LLH 성격 유형은 비조직화된(disorganized) 성격 또는 분열형(Schizotypal) 성격이라고 부릅니다.
자율성, 연대감이 모두 low level이기 때문에 당연히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제가 supervision 때마다 늘 이야기하곤 하는 내면 아이 성숙도가 낮은, 그러니까 성격 미발달 문제가 있는 유형입니다.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기 초월 성격'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초월 차원은 자율성을 발휘하는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TCI/JTCI LLL 성격 유형의 이해 : 임상가용'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초월 차원이 낮은 경우는 형이하학적인 방향으로 대처하는 겁니다. LLL 유형은 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 차원이 모두 낮으므로 태아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웅크려서 자신을 보호하듯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는 방식으로 현실적인 대처 방략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럼 이와 반대로 LLH 성격 유형은 낮은 자율성, 연대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냐 하면 자기 초월 차원을 높여서, 그러니까 형이상학적인 방향으로 대처하게 됩니다. LLL 유형이 지극히 현실적인 대처 방략을 선택한다면 LLH 유형은 지극히 이상적인 대처 방략을 선택하는데 극단적인 형태가 공상이나 자신만의 상상 세계로 도피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를 '비조직화된' 성격이라고 해석하고 어떤 경우를 '분열형' 성격이라고 해석할까요? 이걸 구분하는 건 상당히 중요한데 TCI에서는 어떤 성격 장애인지를 변별할 때 DSM 기준으로 기질 유형 8개, 성격 유형 2개를 사용하는 데 그 성격 유형 2개 중 하나가 분열형 성격이기 때문입니다(남은 하나는 편집형).
이를 위해서는 하위 차원 분석이 필요한데 자기 초월 성격에는 '창조적 자기 망각 vs. 자의식',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 '영성 수용 vs. 합리적 유물론', 이렇게 3개의 하위 차원이 있습니다.
보통 비조직화된 성격 유형은 자율성, 연대감이 낮아서 기질을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하위 차원만 높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창조적 자기 망각'이 견인하는 경우는 자신만의 상상이나 예술 세계에 몰입하고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이 특히 높다면 사회 운동이나 활동을 통해, '영성 수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면 신앙을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느 차원이 상승하냐에 따라 비조직화된 성격 유형의 특성이 드러납니다.
이와 달리 분열형 성격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자신만의 세계가 분명하고 특이해서 어느 하나의 차원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비조직화된 성격 유형과 달리 세 하위 차원이 모두 1 표준편차 이상으로 높게 상승합니다. 모든 분열형 성격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하나의 하위 차원이 높아서 자기 초월 성격을 특징짓는 차원을 알아보기 쉬운 비조직화된 유형과 달리 대부분의 하위 차원이 모두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걸 기억하시면 비조직화된 성격 유형인지, 분열형 성격 유형인지 구분하는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분열형 성격이라면 기질이 LLL, LML처럼 A군 특징을 보이는 기질 유형으로 나옵니다. 만약에 기질 유형이 HLH, HMH처럼 B군 cluster에 속한다면 분열형 성격일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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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L, LML, LHL 성격 유형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이 세 유형은 연대감 수준만 다르다는 걸 먼저 눈치채셔야 합니다. 세 유형 모두 자율성과 자기초월 차원이 일관되게 low level이니까요.
세 유형은 각각 다음과 같은 이름으로 명명됩니다.
* LLL : 침울한
* LML : 모방하는
* LHL : 의존적인
세 유형 모두 자율성이 낮으니 내면 아이 성숙도가 낮은 미발달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초월은 자율성이 발휘되는 방향을 결정하는데 세 유형 모두 낮은 수준이니 현실적인 방향으로 낮은 자율성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기 초월 성격' 포스팅 참조).
그러니까 이 세 유형은 성격 미발달로 인해 기질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를 현실적인 방향으로 해결하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이제 연대감의 수준 차이에 따라 어떤 모습을 보이는 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LLL(침울한) 유형
: 자율성, 자기초월 뿐 아니라 연대감도 낮기 때문에 이 유형은 사실 상 답이 없습니다. 연대감의 하위 차원을 살펴봐야겠지만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가 아주 낮다면 대부분의 하위차원 점수도 낮을테고 낮은 자율성을 보완할 연대감도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무기력한 어린 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스스로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상태이기 때문에 지지적 접근을 통한 재애착이 우선되어야 하는 성격 유형입니다. 의외로 이 성격 유형의 내담자가 굉장히 많죠.
* LML(모방하는) 유형
: LLL 유형보다는 연대감이 살짝 높은 moderate level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발달된 연대감을 바탕으로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자원, 기술을 갖고 있는 주변 사람을 (은근히) 따라하게 됩니다. 물론 여전히 자율성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모방 대상을 선별한 능력이 부족하여 자칫하면 착취자나 학대자를 만나 고생하게 되기도 합니다. 모방 대상이 안전한 사람이라면 일정 기간 동안은 안정화되지만 그런 내담자는 상담을 받으러 오지도 않겠죠. 모방 대상의 부재로 인해 상담을 받으러 오고 상담자를 모방 대상으로 생각하나(
'TCI LML 성격 유형의 라포 형성 : 상담자용' 포스팅 참조) 상담 중간에 모방 대상이 나타나면 조기 종결될 위험성이 큰 성격 유형이기도 합니다.
* LHL(의존적인) 유형
: LML 유형보다 연대감 수준이 더 높은데 자율성이 높다면 연대감이 함께 높은 건 장점이겠지만 자율성이 낮은 상태에서 연대감만 높은 건 긍정적인 성격 발달 양상이 아닙니다. 자율성이 낮은 걸 어떻게든 보상해서 살아남고자 연대감을 억지로 끌어올린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기초월 차원이 낮기 때문에
'TCI/JTCI LHH 성격 유형의 이해 : LHL, LHM, LHH 유형의 비교를 통해' 포스팅의 LHH 유형처럼 신을 갈구하는 광신도 마냥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도록 의존할 누군가를 간절히 찾고, 그런 대상을 찾으면 자신의 모든 것을 의지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상담 장면에서도 대상 관계적 접근을 하기에 용이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담자가 부담을 많이 느끼는 내담자 유형이기도 합니다. 역전이 분석을 잘 해야 하죠.
자율성, 자기초월이 둘 다 낮을 때 연대감 수준이 달라지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 지에 대해 신경쓰면서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세 성격 유형의 차이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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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의 하위 차원 분석 시리즈 중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TCI의 성격 차원은 자신과 외부 환경과 관계를 기준으로 구분한 겁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죠.
* 자율성 : 나와
가까운 주변 환경과 관계에서 자신을 자율적 인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
* 연대감 : 나와
사회, 인류와 관계에서 자신을 인류의 통합적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
* 자기 초월 : 나와
우주 만물과 관계에서 자신을 우주의 통합적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
자기 초월 성격은 우주 만물과 관계에서 자신을 우주의 통합적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를 말하기 때문에
영성이나 종교적 신앙의 수용과 관련됩니다.
아주 간단히 도식화해서 설명하면 자기 초월이 아주 강한 사람은 신앙인, 자기 초월이 아주 약한 사람은 과학자와 같습니다.
실제로
자기 초월 척도가 높은 사람들은 몰입하는, 영적인, 이상주의적인, 수용하는 특징을,
낮은 사람들은 유물론적인, 현실적인, 의심하는, 소유욕이 많은 특징을 보입니다.
자기 초월은 연대감보다는 자율성의 영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척도입니다. 정말 그런지 한번 보도록 하죠.
* 자율성이 높고 자기 초월이 낮을 때 : HLL(독재적인), HML(논리적인), HHL(조직화된)
자율성이 높은 이상, 연대감이 아주 낮지만 않다면 자기 초월이 아주 낮아도 비교적 현실적으로 기능하는 유형의 성격이 됩니다.
* 자율성이 높고 자기 초월도 높을 때 : HLH(광적인), HMH(독창적인), HHH(창의적인)
자율성이 높은 이상, 연대감이 아주 낮지만 않다면 자기 초월이 높은 사람은 생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그럼 자율성이 낮은 경우는 어떨까요?
* 자율성이 낮고 자기 초월도 낮을 때 : LLL(침울한), LML(모방하는), LHL(의존적인)
자율성이 낮으면 연대감이 어떻든 자기 초월이 낮으면 미성숙하거나 대인 관계에서 종속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 자율성이 낮고 자기 초월은 높을 때 : LLH(비조직화된), LMH(비논리적인), LHH(감정적인)
자율성이 낮으면 연대감의 정도와 상관없이 자기 초월이 높아도 이성, 감정 모두 무너지게 됩니다.
앞 포스팅에서 연대감은 자율성과 함께 기질을 조절하는 핵심 부품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기능 이상을 일으킬 정도의 낮은 수준만 아니라면
연대감보다는 자율성이 더 중요하고 자율성이 높기만 하다면 자기 초월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이러한 자율성이 발휘되는 양상이 결정됩니다.
즉, 자율성이 높으면 자기 초월이 낮을 때는 구조화, 조직화된 과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게 되고 자기 초월이 높으면 창의적인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게 됩니다.
그럼 이제 자기 초월의 하위 차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자기 초월 차원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하위 차원으로 구성됩니다.
* ST1 : 창조적 자기망각 / 자의식
* ST2 : 우주만물과의 일체감
* ST3 : 영성 수용 / 합리적 유물론
ST1(창조적 자기망각/자의식)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쉽게 '몰입'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반면 반대로 ST1 차원이 낮은 사람은 객관적인 판단력이 중요한 사람으로 예술적인 가치에 감동하기보다는 그림의 보험 가액을 계산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무미건조하고 상상력이 부족할 수 있죠.
'예술가 vs 회계사'의 구도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ST2(우주만물과의 일체감)가 높은 사람은 자신이 자연, 우주 만물과 연결되어 있다는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희생도 감수하는 반면, ST2가 낮은 사람은 자신과 자연, 우주만물이 별개의 것이고 필요에 따라 언제든 조작,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환경보호론자 vs 환경개발론자'의 구도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ST3(영성 수용/합리적 유물론)이 높은 사람은 신앙, 영적인 체험 등을 중요시하는 사람이고 반대로 ST3가 낮은 사람은 과학적 근거와 유물론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신앙인 vs 과학자'의 구도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ST3가 매우 높은 경우 건강하지 못한 사이비 신앙이나 오컬트에 몰입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해석 시 자율성 등 다른 성격 차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자기 초월 차원은 수검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드러내는 영역으로 이상이나 신앙에 기반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느냐 객관이나 과학에 기반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느냐를 보여준다는 걸 염두에 두고 살펴보시면 유용합니다.
* 관련글-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극추구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위험회피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사회적 민감성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인내력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율성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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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한 포스팅(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TCI) 간단 요약')에서 살짝 말씀드린 것처럼 TCI는 Personality Problem이 있는 수검자를 변별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2012년 8월에 종합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건 굉장히 어렵고 또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
'과연 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가')을 쓴 적이 있는데 어찌 보면 TCI가 종합심리평가의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질 유형과 성격 유형 구분을 위해서는 각각 기질 차원 중 3개(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성격 차원 중 3개(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를 사용합니다. 3분 분할점을 채택하여 기질 유형과 성격 유형 모두 27개의 유형(3 X 3 X 3)으로 분류되죠.
3분 분할점의 T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구분 T점수 범위 비율
High(높음) 55<T 30%
Medium(중간) 45<=T<=55 40%
Low(낮음) T<45 30%
이 3분 분할점에 따라 각각 27개의 기질 유형과 성격 유형이 나오고 그 중 전통적인 성격 장애 범주를 기질 유형에 따라 나누면,
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반사회성(Antisocial) H L L
연극성(Histrionic) H L H
수동공격성(Passive-Aggressive) H H H
경계선(Borderline) H H L
강박성(Obsessional) L H L
분열성(Schizoid) L L L
안정된(Staid) L L H
수동의존성(Passive-Dependent) L H H
처럼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질 유형만 갖고 성격 장애를 진단할 수는 없고 성격의 성숙도(개인의 적응도, 성격 장애의 심각도)는 성격 척도 점수(자율성과 연대감)에 기초하여 판단합니다. 즉, 자율성 및 연대감 점수가 개인의 행동이 적응적인지 아닌지(혹은 성숙한지 미성숙한지)를 결정하고, 기질 유형이 개인의 행동 양식을 결정합니다. 따라서
TCI를 활용해 성격 문제를 평가할 때 먼저 성격 척도 중 자율성과 연대감 점수에 기초하여 개인의 성숙도와 성격 장애 가능성을 평가하고, 성격 장애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개인의 기질 유형을 통해 성격 장애의 하위 유형을 판단하게 됩니다.
해석 지침을 제시한다면
자율성 및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가 모두 30점 미만이거나 자율성과 연대감의 합산(TCI 결과지에 SC로 표시) 백분위 점수가 30점 미만인 경우, 적응상의 어려움을 보이고 미성숙하여 성격 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그 다음에 성격 장애의 구체적인 하위 유형은 기질 유형을 통해 판단하면 되고요.
그래서 성격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수검자에게는 선별 검사 도구로 TCI를 활용하여 일차 변별 진단을 해 보고 종합심리평가의 검사 도구를 활용해 내면의 역동을 기술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출처 : '기질 및 성격검사 매뉴얼 by (주) 마음사랑'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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