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미국의 유명 칼럼니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쓴 책입니다. 그녀는 이 책 한 권으로 단박에 핫 이슈를 만들었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의 배신', '희망의 배신' 등 이른바 배신 시리즈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이 책의 요점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2000년에 저자가 유방암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에 다른 환자들에게서 '암은 축복'이라는 극도의 긍정적인 태도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이후에 자기 계발서,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 긍정 심리학 등 미국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긍정 이데올로기의 폐해를 추적해 고발했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평소라면 지나치게 많은 추천사가 달린 책은 일단 의심했을텐데 여러 권을 동시에 구매하는 바람에 깜박 놓쳤더니 역시나 제 발등을 찍었습니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동기 유발 산업에 미국인들이 세뇌되어 놀아나고 있다는 지적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기 때문에 별 하나 (간신히) 줬습니다. 사실 이 책을 다 읽은 것만 해도 제 인내심에 오히려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쓰레기와 일품 요리를 뒤섞어 놓고는 몽땅 쓰레기 취급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도 혹평했던 조 바이텔의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론다 번의 '시크릿',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류의 책과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윌 보웬의
'불평없이 살아보기',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과 같은 성질이 매우 다른 책들을 온통 뒤섞어 놓고는 그냥 몽땅 엉터리 자기 계발서 취급을 합니다.
더군다나 인용한 책의 문구를 제 마음대로 왜곡, 윤색한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제대로 읽어나 보고 비판하는 건지 의구심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1986년에 출판된 외과 의사 버니 시걸의 <사랑, 의학, 기적>에서 '강력한 면역 체계는 방해만 받지 않는다면 암을 이겨낼 수 있다. 이 때 더 완벽하게 자아를 수용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감정이 성장하면 면역 체계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인용하면서 곧바로 "이런 이유로 암은 축복이 된다. 희생자로 하여금 이 세상을 더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촉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도 안 되는 왜곡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62p).
게다가 "일반적으로 암은 재생산 가능 연령대가 지난 나이 든 사람들, 따라서 진화적 중요성이 거의 또는 아예 없는 사람들에게 발생한다"고 근거도 없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67p).
"긍정적 사고는 분노와 공포라는 실체적 감정을 부정하고 쾌활함의 분칠 아래 묻어 두도록 요구한다"(68p)는 문구에 이르러서는 저자가 불쌍하고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대체 어느 누가 실체적 감정을 부정하고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라고 한답니까?
이런 아전인수격 해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자신이 받았던 유방암 치료에 있어서도 호르몬 대체 요법과 유방암 발병률의 관계를 긍정적 사고와 암 발병률의 관계로 확대 해석하기도 하고 데일 카네기의 책에서 최고의 성취로 꼽는 것은 진심을 가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라고 멋대로 주장하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혹평했던 미키 맥기의 책,
'자기 계발의 덫'을 좋아라 인용하는 걸 보고 깨달았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다 회의주의의 늪에 빠진 게 바로 저자였다는 걸요. 저도 만만치 않은 회의주의자입니다만 이분은 좀 심하네요.
덧. 한명숙 전 총리와 황인숙 시인이 서문에 추천사를 (그것도 꽤 길게) 썼던데 솔직히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얼마나 읽고 그렇게 찬사를 늘어놓은 건지 고소가 나올 지경입니다.
덧2. managed care system 때문에 미국에서 많은 임상 심리학자들이 옳다고 믿는 방식대로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임상 심리학자들이 치료에서 코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만큼은 동의합니다.
덧3. 혹시나 궁금하신 분이 있을까 싶어 이 책도 북 크로싱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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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북 크로싱해야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만든 미키 맥기의 '자기계발의 덫(Self-Help, INC. : Makeover Culture in American Life, 2005)'을 북 크로싱합니다.
제가 왠만해서는 북 크로싱하면서 별로 고민하지 않는데 이 책은 좀 그러네요.
작가의 불손한 의도가 느껴지는 책이라서 상당히 꺼려집니다. 그럼에도 월덴지기가 잘못 봤겠지라고 생각하는 분이나 '대체 어디가 어때서 저렇게 난리인거야?'라고 확인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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