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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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의 1977년 저서입니다.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의 저작들은 월덴 3를 통해서도 몇 차례(
'자발적 가난 : 덜 풍요로운 삶이 주는 더 큰 행복',
'내가 믿는 세상 : 슈마허가 제시하는 풍요로운 인간중심 사회',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학') 소개드린 바 있죠.
슈마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로 유명세를 탔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내놓은 지 4년 만에 강연 여행 도중 심장발작으로 운명을 달리했고 이 책은 1959년에 런던대학에서 강의한 '현대생활의 근본문제'라는 주제의 강의노트를 토대로 하여 그가 사망하던 1977년에 완성되어 출판된 책입니다. 일종의 유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슈마허의 책 대부분이 강연 원고나 발표된 글을 새로 고치고 다듬어 사후에 출판된 것들이 대부분인 데 비해 이 책은 강연 원고를 바탕으로 하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책으로 낼 생각으로 전체 구조를 머리에 그리고 집필한 유일한 책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슈마허의 기존 저작과는 조금 궤를 달리해서 경제학에 해당하는 내용보다 철학, 종교학에 해당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현대산업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보여주는 일종의 지도가 필요하지만 기존의 지도들은 백해무익하기만 할 뿐 진정한 지도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포스팅을 하면서 슈마허가 유일하게 전체 얼개를 머릿속에 그리고 집필한 유일한 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좀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읽은 슈마허의 전작들은 사후에 원고들을 짜깁기해서 낸 책인데도 쉽게 이해가 되는 반면, 오히려 이 책은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거든요. 철학과 종교학에 대한 내용이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같은 난도를 기대하시면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그가 이끄는 존재단계를 따라가다 보면 철학적 사유를 통해 '신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그 과정은 이해하지만 온전히 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높게 평가한 책은 아닙니다만 평가는 독자마다 다를 수 있겠지요.
닫기
* 스콜라 철학자들은 말했다. "온전하게 인간다우려면, 단지 인간다움을 넘어서야 한다"
*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에게 어울림이 있는 사실과 현상만이 '존재한다'
* 생각은 깨어남에 이를 수 없다. 생각에서 깨어나 '보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타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우리 자신의 의도에 비추어 자신을 이해하는 반면, 타인들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보이는 그들의 행동에 비추어 그들을 이해하기 때문에 오해와 불의가 일상적으로 저질러지는 틀 속에 갇혀버렸다.
* 지식의 제2영역을 탐구하는데 동정심이 반드시 필요하듯이 제3영역의 탐구에는 이타심이 꼭 필요하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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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다보면 혼동되는 것 중 하나가 뭘 위해 소비를 하는지 잊기 쉽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욕구가 먼저 있고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소비를 하는 것일텐데 어느새 욕구가 있는지 확인하지도 않은 채 광고와 주변 압력의 폭격, 자기 합리화로 인해 그냥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중에는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남도 가졌다는 이유로, 혹은 반대로 남들은 못 가졌으니 나만 갖고 싶다는 이유로 닥치는대로 사들이게 됩니다. 가난한 부자가 되는 것이지요.
이 책은 E.F 슈마허를 비롯해 에크하르트, 장 자크 루소,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수많은 사상가와 철학자가 한 말들을 '자발적 가난'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엮은 책입니다. 2003년 4월에 출판된 책의 보급판으로 재생 종이에 인쇄해서 그랬겠지만 좀 더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가격도 좀 내렸고요.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이 책은 빈곤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 아닙니다. 목차를 한번 보시죠.
1. 자발적 가난을 위하여
2. 가난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3. 가만히 욕망을 들여다보기
4. 덜 풍요로운 삶이 주는 더 큰 행복
5. 생산의 논리는 생명의 논리가 아니다
6. 생명의 논리
7. 모든 것을 버리고 여행자로 살아가라
8. 내일 일을 염려하지 않는다
9. 단순하게 살아라
10. 자발적 가난과 현대 사회
이 책의 권두언을 쓴 안드레 밴던브뤼크의 마지막 말에 가슴이 뜨끔합니다.
"이 책은 가난한 부자들, 필요 이상의 부를 소유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소비 지향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것이 숨막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닫기
* 부가 가져오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단순히 소유를 포기하는 것 보다는 그것을 추구하게끔 하는 가치관의 재정립이 중요하다.
* 조금이라도 과잉의 기미가 보이는 곳에서, 즉 기본적 필요가 충족되고 난 후 불필요한 것들이 삶을 어지럽히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자발적 가난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 사람들은 보통 빈곤과 가난을 혼동한다. 이러한 실수는 빈곤과 가난이 서로 이웃이라는 사실에서 연유한다.
* 나는 세상의 어떤 부자도 인간애의 진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것은 발전에 헌신한다는 소수의 부자들조차 마찬가지다. 오직 위대하고 순수한 인격만이 고귀한 관념과 고귀한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돈은 이기주의를 부르고 불가피한 남용을 끌어들인다. 카네기의 지갑으로 무장한 모세나 예수 또는 간디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 알버트 아인슈타인-
(프린스턴 대학의 수표를 책갈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문명의 진정한 의미는 의식적이고 자발적으로 욕구를 축소하는 것이지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욕구의 축소만이 오로지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간디 -
* 우리의 소비 습관과 낭비, 우리의 취향과 우리의 방탕한 생활 수준, 그리고 우리의 가치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하지 않고 진행되는 가난에 대한 토론은 위선이다. 도덕적 질문에 대한 기술적 대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 테오도르 로자크 -
* 처음에는 심술궂은 의지에서 탐욕이 솟아나지만, 채워짐에 따라 탐욕은 습관이 된다. 그리고 저항하지 않는 습관은 필수가 된다. - 아우구스티누스 -
* 자연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우리 손닿는 곳에 마련해 두었다는 것은 놀라운 섭리이다. 하지만 자연은 철과 금, 은 등은(모두 피와 학살의 도구이며 그에 해당하는 값어치를 지닌) 지구 밑바닥에 깊숙이 숨겨 두었다. - 세네카 -
* 모든 낭비 중에서도 가장 큰 낭비는 노동의 낭비이다. - 러스킨 -
* 난파되어도 잃어버리지 않을 것들만 소유하라. - 알가잘리 -
* 노동은 자유 시간의 반대말이다. 그러나 여가의 반대말은 아니다. 여가란 다른 세계에 속한 자유 시간이다. 우리는 그 둘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습관에 젖어 있다. 누구든지 자유 시간이 있다. 그러나 누구나 여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유 시간은 특정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특정한 방법을 가리킨다. 여가는 존재의 차원을 가리킨다. - 세바스티안 데 그라지아 -
* 특정한 목표나 돈, 명성이나 다른 어떤 것을 위해서조차 일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 스와미 비베카난다 -
*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미묘한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요, 학파를 세우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지혜로움이 시키는 대로 단순한 삶을 살며, 그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다. - 소로 -
* 위대한 사회는 값을 묻는 것만이 아니라 그 가치 또한 물으며, 부를 창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쓸지도 묻는다. - 린든 잭슨 -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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