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제목이 좀 낚시성인 '잘 쉬는 기술(The Art of Rest, 2019)'을 북 크로싱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근면 성실이 미덕인 나라에서는 쉬는 기술을 평소에 잘 연마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과로사하기 딱 좋습니다.
아무리 일이 좋아도, 돈을 많이 벌어도, 사회에서 승승장구해도 건강을 잃거나 비명횡사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까요.
워라밸이 깨지기 전에 지키고 싶거나 요새 너무 일하느라 힘들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세요.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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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들 중 일 많이 하기로 항상 1~2위를 다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성실과 근면은 절대 미덕이고, 야근은 필수이며, 휴가를 길게 쓰는 건 죄악이고, 파이어족은 제정신이 아닌 인간 취급을 받곤 하죠.
이 책은 심리학 강사이자 BBC 라디오 4에서 '마음의 모든 것'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클라우디아 해먼드가 135개국의 1만 8천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휴식 테스트'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을 싣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자발적 참여자라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데 당연히 편향된 표본에서 나온 결과일 가능성을 의심해야죠. 어쨌든 이 테스트의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0위. 명상
9위. 텔레비전
8위. 잡념
7위. 목욕
6위. 산책
5위. 아무것도 안 하기
4위. 음악
3위. 혼자 있는 시간
2위. 자연
1위. 책
재미있는 건 쉰다는 느낌을 주는 상위 5위까지의 활동이 모조리 '혼자서 하는 활동'이었다는 겁니다. 인간은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타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인간이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라는 말입니다. Schizoid 인간인 저는 당연히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쉴 때 하는 것과 겹치는 건 아무것도 안 하기(5위), 혼자 있는 시간(3위), 책(1위)이고 여행을 갈 때 주로 자연(2위)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여행지로 선택하네요. 역시나 주로 최상위권에 있는 혼자 하는 활동을 주로 하는군요;;;;;
책장은 잘 넘어가지만 영감을 주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정보를 주는 것도 아니라서 높게 평가할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제가 아래에 정리한 내용만 보셔도 아마 새롭게 느껴지는 건 다 보시는 걸 겁니다.
어쨌거나 잘 쉬는 건 아주 중요하니 다들 열심히 일하시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푹 쉬는 기술도 평소에 잘 연마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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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챙김 명상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을 보면 이는 대개 공식적이고 짜임새 있는 마음챙김 명상에서만 효과를 낸다.
* 마음챙김 명상은 재발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들에게 가장 성공적이었고, 우울증을 한두 차례 정도만 겪은 사람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 결국 문제는 성격 유형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신중함 관련 점수가 높은 사람들이 신경증 점수가 높은 사람들보다 마음챙김 명상 수련 레벨이 높다.
* 미국에서 키르기스스탄에 이르기까지 연구들을 살펴보면, 텔레비전의 주요 매력, 그리고 많은 경우 최고의 매력이 바로 휴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연구의 지적처럼 우리는 '텔레비전을 일종의 신경 안정제'로 이용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제외하고, 휴식 활동 가운데 힘을 안 들이는 활동은 거의 없다. 게다가 책의 후반부에서 알게 될테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보기보다 어렵다.
* 오늘날 학계의 정설은 뇌라는 기관이 늘 분주하다는 것이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마르크 로이크너는 아예 대놓고 말했다. "뇌가 진정으로 휴식을 취할 때는 죽었을 때 뿐입니다".
* 생각 작용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은 곧바로 처리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하지 않는 뇌는 대개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미래를 상상하는 것과 관련된 뇌의 주요 부위 세 곳은 모두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일부이다. 따라서 잡념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대개 앞날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인생을 바꿀만한 시나리오를 꿈꾸는 것이다.
* 따뜻한 목욕은 몸의 심부 체온을 떨어뜨리며, 수면에 도움이 되는 요인 역시 바로 심부 체온 저하다. 양질의 수면을 취하려면 깨어 있는 상태의 체온이 섭씨 1도 정도 내려가야 한다. 그 때문에 침실 온도를 너무 덥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뜨거운 목욕 한 시간이 30분 걸었을 때 소모되는 것과 동일한 열량을 소모한다. 염두에 둘 점은 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섭씨 40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 일주일에 5회나 그 이상 목욕을 하는 사람들은 심장과 순환계가 더 튼튼한 것으로 밝혀졌다.
* 답은 거품을 내라는 말이다. 목욕물을 더 오랫동안 따뜻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말이다. 거품 층은 물에 차단막을 쳐 열이 달아나지 못하게 한다.
* 산책이 제공하는 휴식의 또 한 가지 측면은 시간의 흐름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해 산책을 해야 비로소 시간 흐름이 자연스러운 속도가 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 몸에 힘을 쓰는 동안 뇌가 쉬게 되고 뇌의 수다 또한 잠잠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 심리학자 샌디 만의 주장에 따르면, 존재의 측면에서 볼 때 권태라는 독을 풀어주는 해독제는 재미가 아니라 의미다. 따라서 얼마간 지루함을 느낀다 해도, 장기적으로는 생각이 지루함을 피하는 방향으로 열릴 수 있다.
*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음악을 듣느냐가 아니라 거기에 얼마나 집중하느냐이다.
* 휴식 테스트의 최상위권 5개 활동은 대체로 혼자서 하는 활동인 반면 친구, 가족을 만나거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은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 휴식 테스트에서 성격 요인을 검토하여 발견한 바, 외향적인 사람들조차 혼자 보낸 시간이 타인들과 같이 보낸 시간보다 더 휴식이 된다고 평가했다.
* 중요한 것은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한 통제권을 스스로 얼마나 갖느냐 하는 문제다. 자발적으로 혼자 보내는 시간과 선택지가 없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은 전혀 다르다.
* 자연에 머무는 시간은 얼마나 영향을 줄까? 최소 30분이다. 30분 정도는 자연과 함께 있어야 가장 편안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 세계인이 최고의 휴식으로 꼽은 상위 다섯 개는 대체로 혼자서 하는 활동이다. 많은 이들에게 타인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휴식의 중요한 요소라는 뜻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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