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평가보고서는 Full Battery를 기준으로 Cognitive Functioning과 Personality & Emotion의 두 영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사고 장애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에 Thought Process & Content 영역을 추가하거나 ADHD 진단이 필요한 경우라면 Attention & Concentration과 같이 주의력 영역을 더하기도 하는 등 큰 틀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변화를 줄 수는 있습니다.
Cognitive Functioning 영역은 인지 기능 평가의 핵심 검사 중 하나인 지능 검사가 포함되는데 지능 검사는 사실 상 단일 검사로는 가장 많은 검사 시간이 걸리는데 비해 각 소검사 별로 굉장히 건조하게 기술해버리는 평가자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Cognitive Functioning 영역을 세 단락으로 나눈 뒤, 전체 지능, 언어성 지능, 동작성 지능을 한 단락에 기술하고, 다음 단락에 언어성 영역에 속한 소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휘력은 양호, 이해 판단력은 평균, 추상적 사고력은 저하... 이런 식으로 나열한 다음에 마지막 단락에 동작성 영역의 기능에 대해 시공간 구성 능력은 잘 유지되고 있고, 사회적 상황에 대한 판단력은 부족한 편이고 등등 이렇게 각 인지 기능을 개별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각 인지 기능이 파편화되어 유기적인 통합이 일어나지 않으며 투사법 검사를 포함한 다른 검사 sign과 연결점을 찾기도 어렵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기술한 각 기능들이 수검자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So What?)를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기술 방식은 로샤나 HTP, BGT와 같은 검사의 결과와 연결점까지 찾아서 쓰는 것이지만 그것까지는 이 짧은 포스트에 소개하기 어렵고 지능 검사 결과를 기술하는 대략적인 순서와 방법만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합니다.
1. 전체 지능(FIQ) 기술2. 언어성 지능(VIQ)과 동작성 지능(PIQ)을 기술하고 두 지능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으면 가능한 원인 추론3. 병전 혹은 잠재 지능을 추정하고 현재 지능과 양적 차이가 있는지 살펴볼 것. 차이가 있으면 의미 설명4-1. 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의 차이가 없는 경우 전체 평균을 기준으로 소검사 편차 점검 후 profile 분석4-2. 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의 차이가 있는 경우 언어성, 동작성 각 영역 별로 소검사 편차 분석5. 강점과 약점 분석 후 설명6. 소검사 profiling을 통한 기술: '기본 지식'과 '어휘', '이해'와 '차례 맞추기', '숫자 외우기'와 '산수', '토막 짜기'와 '모양 맞추기' 등
최소한 각 소검사 별 특성과 matching을 통한 설명 정도는 보고서에 기술을 해 줘야 읽는 사람이 수검자의 인지 기능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좀 더 숙련된 평가자라면 투사법 검사와 BGT 같은 검사 결과와 통합까지 하겠지만요.
Cognitive Functioning 기술에서 가장 어렵고 경험이 많이 요구되는 부분은 소검사 profiling이니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지능 검사에 임해야 하고 익숙한 전문가에게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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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면 이 바닥에서는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한 K-WISC-III 워크샵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합니다. 제가 supervision하는 선생님이 제보해 주신건데 포스팅하지 말라고 극구 말렸지만 손이 근질거려서리.... 이 자리를 빌어 그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꾸벅~
잠재(병전) 지능을 추정하기 위한 소검사를 선택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흔히 '어휘', '토막 짜기' 소검사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는 이 두 검사가 언어성 영역과 동작성 영역 각각 외부의 심리적, 정신적 타격에 대해 resiliency가 가장 높은 소검사라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부터 설명드리려는 추정 방법은 제가 전해 들은 바로는 이 두 소검사를 사용하는 것까지는 똑같은데 원점수를 산출하는 방법이 매우 독특하더군요.
'어휘' 소검사를 예로 든다면 일단 최종적으로 점수를 획득한 문항을 찾습니다. 그리고는 위로 올라가면서 틀려서 0점을 맞은 문항에 일괄적으로 1점을 준 뒤 모든 점수를 합산해서 그 점수를 '어휘' 소검사의 원점수로 사용하라고 했다는군요.
당연히 피검자가 맞은 원점수보다 높은 점수가 나올텐데 문제는 왜 그렇게 하는 지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 0점인 문항에 1점을 주는 지, 2점이 아니라 하필 1점인지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그 원리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 원리를 사용한다면 '토막 짜기' 소검사의 경우는 0점을 맞은 문항에 일괄적으로 4점을 주라는 건데 이게 말이 됩니까?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어떠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느냐 하면 대충 생각해도 당장 몇 가지가 떠오르네요
첫째, Mild Mental Retardation으로 진단되는 아동의 경우에 잠재 지능을 추정해 보면 약간 과장해서 이야기했을 때 평균 지능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 아동은 정신 지체일까요? 아니면 정신 지체 수준으로 지적 수행이 저하된 보통 아동일까요? 물론 현재 지능이 MR인 경우에는 보통 잠재 지능을 추정하지 않습니다만 황당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예로 들었습니다. 둘째, 소검사 간 scatter가 크게 나타나는 profile의 경우 편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도 해석이 어려워집니다. 셋째, 무엇보다도 이 추정 방법은 DK(Don't Know)반응과 틀린 응답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1점을 주기 때문에 수행 동기 수준이 낮거나 의욕이 없는 피검자의 잠재(병전) 지능이 과도하게 추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황당한 추정 방법은 대체 reference가 뭘까요?
제가 정말 몰라서 그러는데 이 워크샵을 들으셨거나 이 추정 방법의 reference를 아시는 분은 제게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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