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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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전에
'자유죽음 : 삶의 존엄과 자살의 선택에 대하여(1976)'라는 책을 소개할 때 아우슈비츠 생존 3대 작가로 프리모 레비, 장 아메리, 엘리 위젤을 꼽은 적이 있습니다. '자유죽음'은 장 아메리가 쓴 책이고 이 책은 프리모 레비가 쓴 책입니다. 두 작가 모두 아우슈비츠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는데도 불구하고 결국은 둘 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죠.
프리모 레비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인
'이것이 인간인가(1947)'도 월덴 3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인간인가의 내용이 아우슈비츠의 부나-모노비츠 수용소 체험기를 중심으로 한 거라면, 이 책 휴전은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저자가 고향인 토리노로 돌아오기까지 8개월 간의 여정을 담은 자전적 소설입니다. '이것이 인간인가의 속편'이라고도 할 수 있죠. 러시아에서 폴란드,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루마니아,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통과하는 예측 불가능하고 너무나 혹독한 귀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프리모 레비가 이것이 인간인가 이후 15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1963년 제 1회 캄피엘로 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인가'가 양심의 명령을 그대로 받아 그야말로 폭발하는 활화산처럼 써내려갔다면 '휴전'은 저자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심사숙고해 얼개를 짜고 그만의 탁월한 묘사력과 문체를 유감없이 발휘한 문학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록에서 작품 해설을 맡은 서경식 선생님이 평하듯이 프리모 레비는 이 책의 등장인물에 대해 주관적인 가치관을 일체 주입하지 않고 그야말로 동물학자나 곤충학자처럼 지극히 건조하면서도 정확하게 관찰하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가히 탄복할 만합니다.
'이것이 인간인가'도 문학적으로 훌륭한 작품이지만 '휴전'은 문학적 향기가 더더욱 물씬 풍깁니다.
프리모 레비의 회고록은 이 책을 거쳐 1975년에 발표된 '주기율표'에서 일단락 되는데 우리나라에는 휴전보다 주기율표가 먼저 번역, 소개되었죠. 주기율표도 이미 구입 완료했으니 조만간 읽고 소개드리겠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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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선생님의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2005)'을 북 크로싱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고 토로하고 있고, 이 책을 통해 프리모 레비나 장 아메리에 입문했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방향이 반대였지만요.
제가 지금까지 읽은 에세이의 형태를 띤 책 중 가장 무게감이 있는데다 '차이'와 '차별', '내부'와 '외부'를 명확하게 보여준 책입니다.
서경식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디아스포라가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은 이 책부터 시작하면 아주 좋습니다.
월덴지기가 일독을 권하는 훌륭한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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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생존 3대 작가 중 한 명인 장 아메리의 '자유죽음(1976)'을 북 크로싱합니다.
자살을 단순히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막아야 할 도덕적 죄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 차원에서 조명한 책입니다. 저자가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의 환경적인 측면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기울인 책입니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 장 아메리는 이 책을 지은 2년 뒤 수면제 복용으로 '자유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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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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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죽음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장 아메리 (산책자, 2010년) 상세보기 내가 대학에 입학하던 시기부터 자살에 관한 책들이 참 많이 보였다. 자살에 대한 오래된 고전 뒤르케임의 책 말고도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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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고 있는 사이 고 최진실씨의 동생 최진영씨가 유명을 달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를 갖고 살라는 어줍잖은 충고이죠. 이 말에는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든 옳지 않으며 정당화될 수 없다는 관점이 숨어 있습니다.
특히 자살을 죄악시하는 개신교에서는 신이 주신 목숨을 스스로 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는 것이었습니다. 중세에는 교회 묘지에 묻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시신을 훼손하여 영혼을 모독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현대에도 남아있어서 지인이 자살을 하면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인의 가족들도 죄를 지은 양 극구 숨기려고만 합니다.
저는 아직도 왜 신이 우리에게 자신의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자유 의지를 주었으면서도 그 책임을 지옥에 가는 것으로 속죄해야 하는 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신을 본 따 지은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면서도 왜 신이 수많은 전쟁과 기아와 학대와 폭력을 방치하는지에 대해 물으면 항상 하는 말이 '신의 뜻이기 때문'이면서 말이죠. 그 논리라면 자살도 신의 뜻의 일부 아닐까요?
자살에 대한 많은 접근은 지금까지 인간은 왜 자살을 하는가의 원인 분석이나 어떻게 하면 자살을 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가만 다루었는데 이는 자살을 방조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굳이 종교적이 아니더라도 자살을 방조하게 되면 사회 체제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됩니다. 개인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살아 있어야 사회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은 1970년대에 이미 개인의 선택권 측면에서 자살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또한 늙고 병들어 죽는 자연적인 죽음이 반드시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며 손발을 묶어두고 자연적인 죽음만 기다리라고 하는 게 훨씬 반자연적일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작가 장 아메리가 쓴 책입니다. 프리모 레비, 엘리 위젤과 함께 아우슈비츠 생존 3대 작가로 꼽히는 그는 "죽는 것만 못한 삶이라면, 치욕스러운 좌절과 냉혹한 실패 상태에서의 인생이 추한 것이라면 존엄성과 자유를 가지고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자유죽음이라고 불렀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자유죽음을 좇는 사람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살'이라는 현상만을 추적하는 과학적 연구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 책을 썼노라고 힘있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입장에 완벽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안락사의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는 편이며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기본적으로 당사자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자살(저자의 표현으로는 자유죽음)'의 관점에서 깊이 살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원저의 내용이 난해한 것인지,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참고하세요.
덧. 이 책의 저자 장 아메리는 이 책을 지은 2년 뒤 잘츠부르크의 한 호텔에서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자유죽음을 선택합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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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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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세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세대가 있습니다. 바로 386세대죠.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태어난 사람을 일컫는 이 말은 1990년대부터 널리 쓰였죠. 한국전쟁이란 ‘생존공포’를 평생 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