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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볼 만한 좋은 책을 많이 북 크로싱 해 주시는 dung님이 보내주신 책 중 한 권입니다. dung님 아니었으면 있는지도 몰랐을테고, 당연히 읽을 기회도 없었을 책입니다.
생각의 나무 출판사에서 내놓은 당대비평 2005년 신년특별호입니다.
노무현 정권 때 나온 책이니 신자유주의 경제 최우선 노선에 맞서 '좋은 삶(good life)'이란 무엇인지, 좋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고자 당대의 진보 진영 논객들이 쓴 글을 모은 모음집입니다.
'고통의 한복판에 띄우는 편지'에는 밀양 성폭력 사건으로 구속된 학생에게 보내는, 성매매 특별법으로 인해 뿔뿔히 흩어진 성노동자 언니에게 보내는, 장애인 운동을 하는 과거 동료에게 보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오태양씨에게 박노자 교수가 보내는 편지 등을 모아놓았습니다.
2005년은 을사보호조약 100주년, 광복과 해방 60주년, 한일협정 40주년,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5주년이 겹치는 의미심장한 해였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탈민족주의, 시민운동의 미래, 참여정부 3년차의 전망, 청년실업, 더불어 살아가기, 과학의 윤리 등 다양하면서도 흥미롭고, 그러면서도 하나같이 중요한 내용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읽어도 충분히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좋은 글들이지만 이명박근혜 정권을 지나는 7년 동안 하도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많이 보고, 겪고, 당하고 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세상의 많은 부조리와 불합리들이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그다지 별것도 아닌 배부른 소리마냥 느껴지는 생경한 느낌을 경험하게 되더군요. 웃프기 그지없습니다.
그렇긴 해도 일독을 권하는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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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관련있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공부하고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2002)'를 북 크로싱합니다.
장애인 정책, 장애 문화사, 장애와 인권의 관계, 차별과 배제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힙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장애(신체 장애, 정신 장애)를 다루고 있는 책 중에서 입문용으로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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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을 소개하기에 앞서 장애인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분들에게 입문서로 더 없이 좋은 훌륭한 책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내용이 그리 밝지 않은데다 출판사가 책 디자인에 별로 공을 들이지 않은 것 같더군요. 추천을 받은 책이 아니었다면 저도 선뜻 집어들기 어려웠을 겁니다. 책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 또한 중요한(어찌보면 내용보다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요.
이 책은 장애와 관련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공부하고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장애와 관련있는 학과의 교수도 있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계시는 분도 있고 NGO에서 일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필자 중에는 실제 장애인도 있고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소설가도 있습니다.
내용도 장애인 정책에 대한 내용, 장애 문화사, 장애와 인권의 관계, 차별과 배제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장애를 다루고 있어요.
이 책은 크게 4부로 내용을 나누어 놨습니다. 1부에서는 장애와 차별이라는 제목으로 장애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과 장애의 사회사, 사회 속의 장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신체 장애, 3부 에서는 정신 장애, 4부에서는 여성과 장애를 다루고 있는데 어찌 보면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내용이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김형수 씨의 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라는 글을 인상깊게 읽었는데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이 글 꼭지를 좀 더 진지하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장애에 대한 인식을 새로 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장애(신체 장애, 정신 장애)를 다루고 있는 책 중에서 굉장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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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적인 장애인 실태 조사에서도 전체의 89.4%가 후천적 장애(2000)일 정도로 장애는 우리 가까이 있다.
* 다양함 혹은 '다름'에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가 하는 것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선택이다.
* 국가가 인구를 정상/비정상의 틀에서 보기 시작하면, 다음 순서는 비표준을 규범화시키는 것이고, 이것이 곧 우생학의 목표가 된다. 장애인에 대한 근대 과학주의의 대응이 바로 이 우생학이었다.
* 우생학에 입각한 사회 운동은 1890년대에 미국에서 태동했다.
* 인간의 사회 행동은 환경이 아니라 유전 형질이 결정한다는 우생학적 명제는 사회 개혁가들의 실패를 정당화해 주었다.
*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는 193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대대적으로 유전적 질병이나 장애인들에 대하여 강제 불임 수술을 시행하였다. 스웨덴의 경우 이 기간에 6만 여 명이 강제 불임 수술을 당해야 했다.
* 운동회는 체육의 종목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전시장이면서 마을 공동체를 국가에 끌어들이는 접점이었다. 학교 운동회는 대부분 전쟁 동원에 필요한 육체적 단련을 체육의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 1980년대 중반 이후 장애인이라는 용어가 국내에 정착되었다.
* 1980년 세계보건기구가 발간한 'WTO 국제장애분류시안'에는 의학적 측면에서의 기능 장애(impairment), 개인 생활적 측면에서의 능력 장애(disability), 그리고 사회 생활적 측면에서의 사회적 불리(handicap)로 분류하고 있다.
* 미국에서 1960년대까지의 장애인 삶의 역사를 시혜의 역사라고 이름 붙인다면, 1970년대 이후는 권리의 역사라고 이름지을 수 있다.
* 자립 생활 운동이란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self-determination)'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장애인이 스스로 결정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적 구조와 장벽을 변화시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상이한 취급 금지의 법리'는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구별하여 명백하게 다른 취급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장애인은 작업 능률이 떨어지고 결근이 잦다'는 등의 일반적인 통념을 기준으로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으면 이는 '상이한 취급'으로 간주된다. 장애인의 결근율이나 산재율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들이대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간접 차별 금지'란 형식상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구별하여 상이한 취급을 하지는 않지만 비장애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현저하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간접 차별에는 본인이 직접 차별하지는 않지만 차별 행위를 하는 단체를 지원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에 의하면 차별적 성향이 강한 단체에 후원금을 내는 것도 차별이다. '적절한 배려의 법리'란 합리적인 편의를 제공하지 않으면 이 또한 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미국의 ADA는 정상화와 차별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독특한 것이 있다.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장애인이 된다. 즉 현재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현재에는 장애가 나타나지 않지만 과거에 장애가 나타났던 경우, 그리고 장애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모두 장애인으로 인정을 받는다.
* 온전한 평등이란 것은 누군가에게 상대적으로 우월한 관념과 가치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과정과 그 가치관까지도 이렇듯 평등하게 되는 과정을 거쳐야만 되는 것이다.
* 장애인에게는 사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고, 봉사와 희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함께 해결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 국가나 사회가 우리 나라처럼 편견과 차별에 대한 해답으로 사랑과 봉사를 강조할수록, 그만큼 국가와 사회의 실질적 책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징벌의 문제를 사랑과 봉사의 이데올로기로 풀려고 하면 할수록 본질에서는 멀어진다. 사랑과 희생으로 봉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국가와 사회는 임금을 줘야 하는 '프로'의 기용을 그만큼 피할 수 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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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섹스 자원봉사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함께 자리하면 안 되는 두 단어가 기묘하게 결합된 느낌인가요? 아니면 말해서는 안 되는 금기 주문을 말해버린 느낌인가요?
이 영화의 초반에 섹스 자원봉사에 대해 거리 인터뷰를 한 내용(물론 각본에 의해 조작된 것이겠지만)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엉덩이에 벌침이라도 맞은 양 화들짝 놀라며 게거품을 물더군요.
우리가 어느날 갑자기 사고를 당해 팔과 다리만 마비되는 영구 장애를 입게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먹고 싸고 움직이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치고 성욕은 어떻게 할까요?
사람들은 장애인이 되면 성욕도 사라져야 한다는 식으로 반응합니다. 장애인은 말 그대로 특정 영역의 기능에만 장애가 있는 것이지 나머지는 비장애인과 똑같습니다. 사지를 사용할 수 없다고 있던 성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장애인은 당연히 성욕도 사라져야 한다는 식으로 반응하고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이처럼 너무나 당연하지만 비장애인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민감한 부분을 비춥니다. 사실 방법을 고민하지는 않았을 뿐 장애인도 당연히 성의 권리를 누려야한다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던 제게 이 영화는 그다지 불편한 진실을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의 차원으로 들어가니 이야기가 좀 다르더군요. 성 기구를 사다주는 것도, 사랑을 나눌 때 체위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직접 자신이 상대가 되어 주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놀더군요.
제가 머리속에서 갖고 있는 자원 봉사의 개념으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대체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스스로 얼마나 편협한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그 바닥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고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뭔가 왜곡된 성애를 자극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을지 호기심을 가졌을텐데 정사씬에서 코끝이 찡해보기도 정말 오랜만인 영화입니다.
페이크 다큐이고 연출도 아주 치밀하지는 않지만 영화를 통해 전하는 울림만으로도 충분히 상쇄되는 좋은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덧. 이 영화는 현재 곰TV, 맥스무비, 벅스뮤직, 유씨네 등의 사이트에서 무료 상영되고 있습니다.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덧2. 이 영화의 후반부에 황천길씨가 힘겹게 써내려간 "배는 안 고파요. 사람이 고파요" 이 말은 장애, 비장애를 떠나 모든 인간에게 체온의 따뜻함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되새겨 주는 금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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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제게 장영희라는 이름은 그저 다리가 불편했던 영문학 교수이자 최근에 암으로 작고한 작가에 불과했습니다.
어찌 보면 그의 죽음으로 인해 이미 2005년에 출판된 이 책이 다시 사람들에게 주목받게 되어 제 손에도 들어오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게는 참 행운이고요.
조선일보에 3년 간 연재되었던 문학 칼럼을 엮어 내놓은 이 책은 제가 쓰레기 취급하는 조선일보였기 때문에 이런 보석같은 글들을 볼 기회를 그동안 놓쳐왔다는 것이 새삼 아쉬운 그런 책입니다.
각각의 에세이에 포함된 주옥같은 책과 시의 소개도 발군이지만 저자 자신의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사랑에 대한 찬미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것이 정말 일품입니다.
저자가 확신하는 문학의 힘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힘있는 에세이입니다. 그리고 읽는 내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양장 하드커버에 불과(?) 12,000 원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무장한 이 책은 최승미의 삽화가 아름다움을 더 했습니다.
누구든 이 책을 읽는 분들이라면 참 좋다고 느끼실거라고 확신합니다. 신종플루가 창궐하는 뒤숭숭한 올 가을에 마음을 위로할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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