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으로 어그로를 좀 끌었습니다.
행복과 성공은 정답이 없는 주제죠. 뭐가 행복이고 뭐가 성공인지 사람마다 기준도 다르고 무엇보다 정의 자체가 다릅니다. 맨날 논쟁해봐야 쓸데없습니다. 하지만 행복하면서 성공한 사람은 남에게 자세히 설명을 못하더라도 그 느낌이 뭔지 다들 압니다.
일단 저는 행복하고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니가 뭐가 행복하냐 하나도 안 행복해 보이는데", "니까짓게 뭐가 성공했다고 나대냐"고 이야기하면 더 이상 진행이 안 되니까 그냥 그렇다고 해 주세요. 그래도 시비를 거시겠다면 너님이 무조건 옳습니다.
행복하면서 성공하는 건 의외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행복한 건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의외로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성공하는 것도 탁월한 재능이 있으면 꽤 쉽고 설사 그런 재능이 없더라도 부단한 노력으로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행복과 성공을 동시에 이루는 건 결코 쉽지 않아요. 약간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행복은 마음과 영혼의 영역이고 성공은 현실과 물질의 영역이거든요. 행복에 집중하면 성공을 소홀하게 되기 쉽고 성공에 집중하면 행복을 놓치기 쉽습니다. "아닌데? 연봉 수백 억의 일타 강사나 빌딩 사 제끼고 명품 플렉스하는 성공한 연예인은 행복해 보이던데?"라고 말씀하실 수 있겠죠. 그들을 보면 행복으로 성공하는 건 어려워도 성공(명예, 인기, 금전 등)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아닙니다.
이걸 제가 어떻게 아냐 하면 제 내담자의 상당수가 그렇게 극강의 성공을 이루었던 사람들이었거든요. 이름만 대면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아는 유명인도, 재산이 1조에 가까운 부자도, 학계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저명인사도 만나봤지만 그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성공한 사람들 중에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합니다. 제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 내담자들과 그들의 입을 통해 들은 그들만의 세계에 사는 소위 성공한 사람들은 별로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대중 앞에서는 행복해 보이는 열연을 펼치지만 다들 뒤로는 일, 운동, 약물, 도박, 섹스에 중독되어 지옥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일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 '하루종일 운동만 해도 행복하다'는 사람 보셨죠? 그거 일, 운동에 중독된 겁니다. 일과 운동을 할 때 생성되는 도파민에 중독된 상태에요. 이것과 관련해서는
'중독이란 무엇인가'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5년 동안 이런 분들을 만나면서 행복하면서 성공하는 방법, 그 둘의 균형을 잃지 않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찾았습니다.
바로 '재미'였습니다.
"에이~ 장난해?"라는 원성이 어디선가 들리는 것 같은데 정말로 진지하게 말씀드리지만 행복하면서 성공하는 방법은 '재미' 뿐입니다. 물론 재미만 추구해서는 안 되고 '싫어하는 일을 최대한 안 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전략도 추가해야 하지만요. 이건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일을 적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포스팅에 이미 정리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재미있는 일을 파고 들려면 싫어하는 일을 최대한 안 해야 가능하거든요.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하면 그만큼 재미에 집중해야 할 시간을 빼앗기는 건 물론이고 무엇보다 정신적인 에너지와 동기를 소진하게 됩니다. 그러면 절대로 재미를 실력으로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재미를 통해 행복과 성공을 얻고 싶은 분들은 최대한 싫어하는 일을 멀리해야 합니다.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하면서 재미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심리학 영역에서 30년을 먹고 살았지만 자신이 재미를 느끼지 않는 영역에서 성공한데다 행복감까지 느끼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천재는 성공할 수 있지 않나요?" 라고 물으실 수 있을텐데 그 사람이 자신의 영역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성공은 했다해도 아마 행복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 그리고 재미를 추구하는 삶은 결국 실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든 자신이 못하는 영역에서 계속 재미를 유지할 수가 없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흥미로 시작하지만 실력이 너무 없어서 계속 못하면 결국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계속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건 그것이 무엇이든 결국 그 분야에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하나, 일시적인 흥미와 재미를 혼동하시면 안 되는데 흥미는 잠깐 끌리는 것이고 재미는 이러한 끌림이 쭈욱 지속되면서 점차 강도도 강해지는 겁니다. 흥미는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일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고 결국 실력이 생겨야 재미가 유지되는 거죠.
이야기가 좀 길어지는데 이제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 한 바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보면 비슷한 주제로 쓴 포스팅이 꽤 많이 있습니다.
저는 온전히 심리학이 재미있어서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물론 제 아버지가 심리학자라 그 영향을 받았을 수는 있습니다만 그 어려운 시기에 아무런 전망도 없는(흔히 '심사철'이라고 불리는 세 학과가 그랬죠) 심리학과에 만학도로 입학하신 걸 보면 아버지도 저처럼 재미에 끌리셨을거라고 짐작합니다. 그 재미 추구 유전자를 제가 물려받았고요. 어쨌든 그렇게 입학한 심리학과의 수업은 그야말로 재미없었습니다. 한자를 섞어서 필기한 노트를 최대한 많이 채워야 좋은 점수를 주는 한심한 교수도 있었고 대체 교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는 게 없는 교수도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심리학 학술 동아리에 들어가서 4년 내내 스터디를 하면서 선배들과 심리학 공부를 독학했습니다. 그 공부로 타대 대학원에 갔고요. 그리고 대학원 때 IMF가 터졌습니다. 저는 조직 심리학 전공이라 대부분의 선배들이 경영학 냄새가 물씬나는 집단 역학이나 조직 공정성 같은 주제로 논문을 쓸 때 실직자의 심리적 경험을 주제로 그 당시에 흔히 사용하지 않던 공변량 구조 분석을 했습니다. 그냥 제 마음을 따른거죠. 그리고는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외국 컨설팅 회사에 취업하는데 저는 임상심리전문가 수련을 받기로 합니다. 임상 심리학을 조직 심리학에 접목시키면 재미있겠다 싶었거든요. Organizational Health Psychology를 하고 싶었던거죠.
안타깝게도 3년의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과정이 제 인생에서 가장 재미가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도저히 못견뎌서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고 실제로 supervisor 선생님과 진지하게 상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재미가 없는 3년을 버티는 게 제 영혼을 갉아먹는 것 같았거든요. 그동안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 꾸역꾸역 버텨냈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무능하고 형편없는 performance를 보였던 3년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무능해서 제 몫까지 동기 선생님이 떠맡는 바람에 수련 자체도 힘든데 고생을 두배로 하셨지요.
전문가가 되고 난 이후에는 임상심리전문가의 다음 코스인 박사 과정이나 종합병원 supervisor 따위는 생각도 안 했습니다. 둘 다 재미가 없어 보였거든요. 그래서 재미있어 보이는 상담 영역으로 넘어왔습니다. 그것도 불모지에 가까운 도박 중독 치료부터 시작했습니다. 도박의 근원지인 마사회에서 도박 중독 치료를 한다는 게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병 주고 약 주는 게 어떤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그 안에서 여러가지 재미를 찾았습니다. 상담, 중독, 애착 외상, TCI, 블로그, 여행, 채식, 고양이 등등 말이죠.
그래서 5,435일 간의 직장 생활을 접고 독립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온전히 제 재미를 위해 supervisor와 강사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병원 수련 3년을 빼고 제 인생은 온전히 재미만을 추구한 삶이었습니다. 재미가 없으면 수행도 엉망이었고 재미가 있으면 항상 결과가 좋았습니다. 재미가 있으니 시간과 노력과 창의성과 열정을 계속 쏟아부을 수 있었고 그래서 약간의 재능만 있어도 결과가 나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성공했습니다.
'프리랜서일수록 삶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는 일 년에 열 달만 일하면서도 남부럽지 않은 수입을 얻고 있고 그러면서도 일과 휴식의 밸런스를 잘 맞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여행을 원 없이 다녔고 이제는 저만의 집짓기에 도전하고 있죠.
기승전 제 잘난 척이 된 것 같지만 핵심을 다시 말씀드리면 행복하면서 성공하는 법은 '재미'를 잃지 않고 계속 붙들고 늘어지는 겁니다. 마음수련을 통해 행복할 수 있고, 재능과 노력을 통해 성공은 할 수 있지만 재미가 없으면 절대로 둘을 동시에 얻을 수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제 모든 것은 재미가 있어서 지속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이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가 없어지면 당장 내일이라도 문을 닫을 겁니다. 2004년 7월 4일 이후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걸 보면 이미 흥미가 아닌 재미의 영역으로 넘어간 것 같아서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요.
이 긴 글을 읽은 모든 분들도 꼭 재미가 유지되는 영역을 찾아서 행복과 성공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시기 바랍니다. 계묘년과 찰떡궁합인 덕담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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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우리는 누구나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 가능하면 힘들지 않은 일, 하면서 재미있는 일, 남들보다 보람있고 좋은 평가를 받는 일을 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경제가 많이 어려워져서 일할 수 있는 자리만 주어져도 감지덕지인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평생 해야 할 일이라면 가능하면 위에서 나열한 특성들을 갖춘 일을 누구나 하고 싶을 겁니다.
심리학이 인기 있는 분야가 된 지금 심리학을 공부해서 심리학으로 먹고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했고 그러다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분들의 문의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픈 사람들은 심리학으로 큰 돈을 벌기는 어렵다는 정도는 대체로 알고 물어봅니다. 궁금한 건 이거죠. 자신이 지금 갖고 있는 호기심과 설레임, 열정을 계속 유지하면서 심리학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가.
보수 수준, 직업의 안정성과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다분히 심리적인 속성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재미나 보람, 열정을 주는 일을 찾아 헤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건 파랑새를 찾는 것과 같거든요.
우리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을 해도, 아무리 흥분되는 모험을 해도 그러한 즐거움을 영원히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다음과 같은 기준이 평생 할 일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질리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가'입니다.
어떤 일이든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 쉬운 부분과 힘든 부분을 갖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비율의 문제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질리지만 않을 수 있다면 결국은 그 안에서 다시 긍정적인 내용, 쉬운 내용, 즐거운 내용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제게는 심리학이 그렇고, 여행이 그렇고, 블로깅이 그렇고, 고양이가 그렇습니다.
심리학과 여행과 블로깅, 그리고 고양이는 질리지 않더군요. 아직까지는요.
그러니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을 한 방에 찾아주는 일을 찾기보다는 질리지 않아서 계속 꾸준히 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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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한눈에 봐도 딱 나와 비슷한 취향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안타까운 관계의 사람도 있고, 주는 거 없이 미워서 가능하면 안 보려고 애서 피하게 되는 사람도 있죠.
자신의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1.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 뿐이고 그들 모두를 좋아하며 내 생활이 만족스럽다 -> 이 포스팅 미대상자. 통과!
2. 나와 굉장히 다른 성향의 사람들 뿐이고 그들 모두가 비슷한데 나는 그들이 별로이다. -> 혹시 착취당하고 있나요?
3.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도 서로서로 굉장히 다르다. 아는 사람이 많아서 좋을 듯 하지만 난 여전히 외롭다. -> 마저 읽어주세요.
이 포스팅은 3번에 해당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나와 맞지 않는 각기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내 주변에 많은 이유가 혹시 내가 나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지 않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이야기하지 못하고 카멜레온처럼 만나는 사람의 취향과 스타일, 분위기에 맞춰 연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세요.
그렇게 사는게 재미있고 활기차다면, 그래서 행복하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헤어져서 혼자가 되었을 때 금방 외롭다고 느끼고 마음이 허전하고 공허하며 자신의 생활이 뭔가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이 지속적으로 든다면 당신은 자신의 색깔을 아직 모르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자신의 색깔과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에너지를 방전시키기만 할 뿐 입니다(당신이 다른 사람을 착취하는 인간형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서).
나만의 색깔이 분명한 사람에게는 색깔이 다른 사람이 함부로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설사 호기심이 생긴다고 해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죠. 접점을 찾아야 하니까요. 반면에 무채색인 사람에게는 의도가 어찌되었든 일단 접근하기 쉽고 결과는 지금의 그런 모습일 수 밖에 없습니다.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면 나와 색깔이 같은, 죽이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클럽에 놀러가면, 야구장에 관람을 하러 가면, 한강변에서 나처럼 자전거 출근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금방 말문이 트이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는 서로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오고 난 뒤에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색깔이 무엇일지만 탐색합니다. 왜냐하면 무리 속에서 괴짜라고 불리거나 그로 인해 따돌림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삶이 집단 속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는 있어도 삶의 재미와 행복을 보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안전을 지향하는 삶은 호기심과 활력을 억누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남은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색깔은 그 사람의 가치관, 인생관, 성품 등을 반영하는데 그걸 극명하게 드러낼수록 서로를 충전시킬 수 있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됩니다.
다른 사람과 달라보이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과 같은 색깔을 가진 사람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들도 자신의 색깔을 감추고 있을 뿐이니까요. 당신이 먼저 내면의 색깔을 드러내면 그들도 호응할겁니다.
마음 읽기하려고 애쓰지 말고 자신의 색깔을 펼쳐 보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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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이화여대 명예교수인 이근후 선생님이 쓰신 나이 듦의 지혜를 다루는 책입니다.
저는 못 읽어봤지만 20만 명에게 읽힌 '서른 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의 저자 김선경이 이근후 선생님의 이야기를 엮어서 펴낸 책이죠.
저는 아직도 제가 한창 젊다고 생각하지만 요새 들어 제 윗선배들이 추하게 늙어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걸리는 걸 보면 이미 저도 모르게 나이들고 있나 봅니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갑자기 노추가 되지 않기 위해 아름답게 늙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거든요.
이 책은 제목에 확 끌려서 구매했는데 특히 '재미'라는 단어에 꽂혔습니다. 월덴 3를 자주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익히 아시겠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가치관 중의 하나가 '재미'거든요. 아무리 있어 보여도, 아무리 남들 보기에 근사해도, 제아무리 많은 돈을 벌 수 있어도 저는 재미가 없으면 극구 피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인근 분야에서 50년 이상을 일하신 노 임상가가 들려주는 재미있게 나이듦의 비결이 대체 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서평을 보면 저자의 가족들이 부럽다, 며느리가 부럽다, 가족애가 부럽다는 내용이 많은데 저는 그런 건 별로 궁금하지 않았어요. 단지 재미있게 나이듦 하나만 봤습니다.
그리고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선택한 인생길이 제가 원하는 길이 맞다는, 모르긴 몰라도 재미는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게 나이들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닫기
* 러셀은 말했다. "재미의 세계가 넓으면 넓을수록 행복의 기회가 많아지며, 운명의 지배를 덜 당하게 된다"고.
* 나이 들어 좋은 점은 딱 하나, 더 이상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다는 점이다. 자존심을 세워 주는 그럴 듯한 자리라도 나는 명예보다는 즐거움, 책임보다는 재미를 택하면서 살기로 했다.
* 인생은 어느 시기건 그에 알맞은, 그때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그것을 충분히 느끼며 산다면 성공한 인생이다.
* 소위 고부갈등은 서로에게 싫다, 좋다는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 소로가 말했다. "사랑은 솔직하고 정직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성립한다"
* 아들딸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알고 싶은데, 도통 말을 안 한다고 원망하지 말고 10퍼센트에서 출발해 보라. 우선 중요한 것은 말을 거는 것이다.
* 긴 노년의 시간을 잘 보내고 싶다면 막연한 바람이나 환상을 떨쳐 버리고, 시간을 편안히 보내겠다는 생각 대신 시간을 마음껏 쓰겠다고 생각하라.
* 자유로움은 구할 때까지 어렵지, 한번 실천하고 나면 무척 쉽고 행복하고 시원하다. 나를 옭아매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핑계 대지 말고 한번 실천해 보고 벗어나 보고 깨트려 보라. 생각보다 간단하고 쉽다.
* 존 러스킨은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 부모가 자식에게 남겨줄 수 있는 최고의 재산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내 부모는 정말로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 나이 들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지혜는 '받아들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었기에 북 크로싱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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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짓기를 다룬 책
'두 남자의 집짓기(2011)' 소개글을 비롯해 몇 차례 말씀을 드린 바 있는데 저는 멀지 않은 미래에 평생 살 집을 제.대.로. 짓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땅을 사 둔 것도 아니고 돈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집에 대한 좋은 책이라면 항상 솔깃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제넘게 난도가 터무니없이 높은
'칸 : 침묵과 빛의 건축가 루이스 칸(1997)'같은 책도 읽곤 하지요.
이 책은 지인의 추천을 받아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던 책인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 '심봤다' 수준의 책이었습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라는 일본 건축가가 쓴 이 책은 주택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시점, 즉 보통 사람의 일상생활이라는 측면에서 '집이란 무엇인가', '집을 구성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는 저자의 그간의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집이 갖추어야 할 열두 가지 풍경으로
1. 풍경 :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집2. 원룸 : 건축가는 원룸으로 기억된다3. 편안함 :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안락한 공간4. 불 : 집의 중심에는 불이 있다5. 재미 : 재미와 여유, 그리고 집6. 주방과 식탁 : 아름답게 어질러진 주방7. 아이들 : 아이들의 꿈이 커가는 집8. 감촉 : 손에서 자라나는 애착9. 장식 : 적당한 격식, 효과적인 장식10. 가구 : 가구와 함께 살아가는 집11. 세월 :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집12. 빛 : 두 가지 의미의 빛
을 제시하고 있는데 단순히 합리적인 기능성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일상 생활은 물론 그와 더불어 편안한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하는 장소를 집으로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이 책 곳곳에서 듬뿍 묻어납니다.
각 장에는 세계적인 대가의 작품 뿐 아니라 저자가 설계한 집의 사진, 전개도, 삽화 등이 저자의 편안한 글과 함께 시각적으로 잘 배치되어 있어 눈과 마음이 모두 즐거운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원룸 설계의 재발견, 계단 공간의 활용, 빛과 공간의 어울림, 가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 집을 지을 때 설계를 맡기고 싶을 정도로 집에 대한 철학이 마음에 쏙 드는 건축가여서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을 다 한번 읽어볼 작정입니다.
덧. 이 책은 소장할 예정이라서 북 크로싱을 하지 않으려고하지만 읽고 싶은 분들의 성화가 빗발치면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하는 것도 고려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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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인생을 지향하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그래요, 무조건 즐겁게 : 뭘 좀 아는 이크종의 백수지향인생(2010)'을 북 크로싱합니다.
맛깔나는 글솜씨와 발군의 만화가 어우러진데다 가끔 탐나는 일러스트까지..
눈에 착착 붙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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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책에 대한 평가란 것이 지극히 주관적이기도 하지만 이런 책은 특히 개인 선호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제 후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이 책이 제 스타일이기 때문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저도 10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조직에 딱 맞는 규격화된 인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저는 조직, 위계, 상명하달, 명령, 복종, 충성과 같은 단어에 알러지가 있는 인간이더라고요.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데다 장사는 능력 부족으로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나마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지금의 직장에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습니다(굽신굽신~). 뭐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지상 최고의 직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기 때문에 배부른 투정일 수도 있습니다만.
하여간 이 책은 대기업 직장 98일의 경험 후 과감히 사직서를 던지고 배고프지만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삶을 선택한 이크종님이 쓴 책입니다.
저도 백수지향인생을 지향하는 사람 중 하나로써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이크종의 삶의 철학에 백 프로 동감하면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삶의 페이소스가 맛깔나는 글솜씨와 발군의 만화가 어우러져 재미를 더합니다. 킥킥대면서 읽다보면 줄어드는 책장이 아까워지는 책입니다.
13,800원이라는 가격에 만화만 있으면 아무래도 책값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중간 중간에 일기 형식으로 저자의 단상을 적어 놓아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이크종의 서식 권역인 홍대와 상수동은 너무 번잡해서 싫지만 북카페의 꿈을 꾸고 있는 저로서는 미래의 제 모습을 그려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한 템포 느리게 천천히 살고픈 꿈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크종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블로그 '커피 한잔짜리 일상과 수다' http://blog.naver.com/ppiiick/
홈페이지 www.ickjong,com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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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반려동물을 보면 그 주인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 개와 고양이만 놓고 비교해 봐도 두 반려동물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죠.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물 자체를 좋아합니다. 저만해도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할 정도니까요.
그렇더라도 특별한 동물에 끌리는 이유는 그 사람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마리의 냥이와 인연을 맺은 지 4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제가 고양이에게 특히 끌리는 이유는 제게 그런 특성이 많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함께 사는 사람도 저보고 고양이 같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칭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_-;;;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동물입니다. 어떤 것에 소위 꽂히면 직성이 풀릴 때까지 아무리 말려도 듣지를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집의 페실(페르시안 실버 태비 종)은 빨래 건조대를 무척 좋아하는데 빨래를 널기 위해 빨래 건조대를 펴면 분무기로 물총을 맞는 것도 감수해가며 달려듭니다.
또 고양이는 하기 싫은 것을 절대로 억지로 하게 못 합니다. 기본적으로 안기는 것을 좋아하는데도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평소와 달리 발버둥칩니다. 그래서 한낱 동물이라고 해도 어떤 기분 상태인지를 면밀히 살피지 않고 인간이 기분 내키는대로 함부로 대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처럼 사람이든 동물이든 기본적인 존중과 거리감이 바탕이 되는 관계를 좋아합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놀이를 좋아합니다. 사실 인간만큼 본성에 충실하게 놀이를 즐기지 못하는 불쌍한 족속이 없죠. 그런데 고양이는 그 중에서도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본성이라고 할 정도로 놀이에 특화된 동물입니다. 비닐 봉지나 택배 박스 하나로도 정신없이 놀 수 있는 것이 고양이이고 놀아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다른 동물과 다른 수준입니다.
호기심, 재미, 개인주의
이런 키워드가 고양이라는 동물을 정의하는데 저를 정의할 때에도 꽤나 그럴듯하게 어울리는 것을 보면 저도 고양이를 닮은 인간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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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지만 제가 대학에 들어가던 당시만 해도 대학 입학에 있어서 적성과 흥미는 그다지 고려되는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모의고사 점수에 의해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의 커트라인이 정해졌고 그 가운데에서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학교보다 학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입학한 이후 정말 행복했습니다. 수학을 싫어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심리학과에서 확률과 통계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을 빼놓고는 제가 원했던 심리학을 원없이 공부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 당시에도 참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을 해 보면 그 때는 진정한 재미로만 공부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엄습하는 가운데에서 학점과 진로의 부담을 안고 공부를 했으니까요. 열심히도 했고, 치열하게도 했지만 여유로운 가운데에서 생기는 진정한 학문의 재미는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항상 뭔가에 쫓기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인생의 방향이 정해지고 어느 정도 틀을 갖춘 요즈음 공부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그 때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알고 싶다'는 순수한 동기가 생기는 것을 느낍니다. 더 좋은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도 아닌, 그냥 궁금하고 알고 싶다는 순수한 학문의 동기가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치열하게 공부를 할 때에도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상당히 괴로울 겁니다. 재미는 중요하죠. 하지만 뭔가 무게의 쏠림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학문의 여유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치열함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한다고나 할까요?
그러니 지금 공부가 재미없다고, 힘들다고 느끼는 분들은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미래의 어느 날을 기대하면서 젊음을 불살라보기 바랍니다.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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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웬만큼 아는 분들은 대충 짐작하시겠지만 제 인생의 모토는 '재미있게 살자'입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강해져서 재미있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기가 싫습니다. 재미있게 살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니 할 수 없잖아요(세상에 시간만큼 아깝고 소중한 자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지금은 실제로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
관련된 이야기를 예전 포스팅에서 한 적도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제가 어떻게 재미있게 사는 지 제 나름의 비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뒤집어서 말한다면 자신의 인생이 재미없는 분들은 제가 알고 있는 비법을 한 번 귀담아 들어주세요.
사실 비법이랄 것도 없는 것이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합니다.
우선 재미란 것의 본질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언제 재미있다고 느끼십니까?
사람들은 흔히 호기심과 재미를 착각(첫눈에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킬 정도의 문화적 충격을 받은 사람은 제외)하는데 저는
이것이 사람들이 재미있게 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TV에서 멋지게 스윙 댄스를 추는 커플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재미가 아니라 대부분 호기심입니다. 또는 막연한 동경이죠. 물론 호기심과 동경은 재미있는 삶을 위한 도화선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지만 여기에서 그친다면 재미있는 삶이란 결국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재미있는 삶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인내입니다. 엥? 재미와 인내의 관계라.. 뭔가 어울리지 않는 한 쌍처럼 보이죠? 그런데 재미를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정말로요. 왜냐하면 진정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가슴이 뛰고 피가 끓는 재미를 느끼는 단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힘든 과정을 견뎌낼 수 있는 인내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저는 2003년에 인라인을 시작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당시에 엄청난 인라인 붐이 일었습니다. 저는 우연히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처음으로 인라인을 접했고 강한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마침 제 손에는 선물로 받은 국산 인라인 한 족이 들려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 제게는 많은 시간이 있었습니다. 놀고 있었거든요. ^^;;; 하지만 문제는 제가 스케이트를 전혀 타지 못한다는 것이었죠. 그래도 저는 인라인을 잘 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서 기초 강습을 위한 훈련 동영상을 다운 받아서 보고 또 보고, 시키는대로 혼자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동네 공원 귀퉁이에서 뒤뚱뒤뚱 8자 걷기부터 시작했지요. 거짓말 안 보태고 넘어지기를 수천 번, 하루에 4시간 이상씩 미친듯이 연습했습니다. 그만두고 싶은 적이 많았지요. 내가 바보같이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래도 인라인 스케이트를 잘 타고 싶었습니다. 결국 플라스틱으로 된 스케이트 부츠가 쪼개질 정도로 연습을 한 결과, 웬만큼 타게 되었습니다. 인라인 동호회에 가입해서 한강 로드런도 하고, 나중에는 기술을 배운답시고 슬라럼용 부츠도 따로 살 정도로 인라인에 푹 빠지게 되었지요.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러 인라인 스케이트를 제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자 드디어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뭐랄까요. 마약에 중독된 것과 비견할 정도의 집중력과 비현실감, 예민해지는 감각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진정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인라인을 잠시 접었지만 그런 경험을 한 번 하고 나자 다른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때마다 어떻게 하면 진정한 재미로 연결할 수 있을 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재미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야지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고 진정한 재미를 경험해야만 그 분야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의 단계에서 멈추지 마세요. 처음에는 지루하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익히고, 연습하고, 노력해서 일정 단계에 올라가면, 미칠듯한 재미는 여러분의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요새 사진의 세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재미를 느낄 때까지 제게 포기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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