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서 수가 문제로 많이 두들겨 맞는다고 요새 울상이지만 다른 과에 비해서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그동안 비급여 수가로 잘 먹고 잘 살았지요.
약물 치료 부분은 제가 잘 모르니 심리평가 부분에서 환자/피검자를 등쳐먹는 대표적인 몇 가지 경우를 고발할까 합니다.
검사 비용을 일정 수준 맞춘다는 명목 하에 환자를 등쳐먹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혀 엉뚱한 급여 검사를 추가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검사 내용이 중복된 비급여 검사를 추가하는 방법입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환자에게 불필요한 검사를 무리하게 시킴으로써 환자의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고 그러면서도 그 비용을 환자에게 부담시키는 아주 악랄한 짓입니다.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엉뚱한 급여 검사를 추가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작년 4월에 포스팅 한
'전두엽 관리기능 검사(EXIT)를 모든 피검자에게 실시한다고?'에서 이미 말씀드렸는데 급여 검사이기는 하지만 그 환자에게는 불필요한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지요. EXIT의 경우는 전두엽 기능을 측정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두엽 기능을 측정해야 하는 특정 장애가 의심되지 않는 한 실시해서는 안 됩니다. 환자들이야 심리검사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병원에서 해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하는 것으로 알고 비싼 검사비를 부담하지만 아는 사람이 보면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것이죠. K대 병원에서 이런 짓을 많이 하는데 거기에서 수련받고 갓 전문가가 된 supervisor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최근에 들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자기가 배운 그대로 검사 battery를 구성하고 있다면 무능한 supervisor일 것이고, 알면서도 그런다면 임상가로서의 자질이 없는 형편없는 인간이죠.
둘째, 내용이 중복된 비급여 검사를 추가하는 방법입니다. 주로 자기 보고형 질문지를 추가하는 방식을 씁니다. 자기 보고형 질문지는 초진을 보고 검사 예약을 한 뒤 집에서 작성해 오도록 미리 줄 수 있어 환자의 불평이나 의심을 줄이는 효과도 있죠. 착취당하는 것도 모르고 심리평가비가 비싼데 이것 저것 하게 해 준다고 좋아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_-;;; 예를 들어 MMPI-2만으로도 충분한 것을 우울 관련 질문지인 BDI, CES-D, HAM-D 질문지를 몽땅 시키는 방법(이 검사지들이 급여 검사에 추가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수련받을 때에는 모두 비급여 항목이었습니다)을 씁니다. 게다가 구조화된 면담을 실시한다고 하면서 이마저도 몽땅 검사 비용에 포함시키는 곳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연구를 많이 하는 종합병원급 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제약 회사의 fund나 국책 과제의 연구비를 받는 연구를 수행하면서도 연구 자료는 자료대로 모으고 이 때 발생한 검사 비용을 환자에게 청구하는 파렴치한 짓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 두 가지 방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병원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일반화된 방법이고 두 가지 방법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정신과도 꽤 됩니다.
심리평가에 포함된 심리검사 도구의 수가가 현실화되지 않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 힘을 합쳐 정부와 싸울 일이지 그게 귀찮고 힘들다고 병들고, 돈 없는 환자의 등을 칩니까?
덧. 조만간 월덴3에 심리평가에 포함된 검사 도구와 비용의 적절성을 익명으로 심사하는 신고 센터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병원과 임상심리학자들이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소비자인 환자/피검자를 통해 단매를 치겠습니다. 나중에 손해배상 청구소송 당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리기 바랍니다.
덧2. 최근에 제가 자꾸 정신과와 임상심리학계의 실태를 고발하는 포스팅을 하는데 이니셜로 표시할 때 정신차리기 바랍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점점 표시하는 강도를 올릴 예정이니까요. 이미 법적 자문을 위한 변호사도 확보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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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 바닥에서 소위 BIG 3로 불리는 병원 중 하나가 심리평가를 받는 모든 정신과 내원 피검자에게 전두엽 관리기능 검사(EXIT)를 routine하게 실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말은 전두엽 기능을 측정할 필요가 없는 피검자에게도 실시한다는 건데 아무리 심리검사의 수가가 낮아서 병원이 수익을 올리는데 어려움이 많아도 그렇지 왜 불필요한 검사를 실시하나요?
피검자는 자신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검사를 하느라고 시간 들여, 돈 들여, 힘 들여야 하고, 평가자는 제대로 통합도 안 되는 검사 실시하느라고 시간 낭비에다가 그 보다 더 중요한 양심을 팔아먹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데 말이죠.
저는 전두엽 관리기능 검사(EXIT)는 별로 효용 가치가 높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두엽 기능을 측정해야 하는 신경심리평가에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경험적으로 볼 때 변별력이 그다지 높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신경심리검사도구와 부합도도 낮아서 도무지 case formulation하는데 방해만 되기가 일쑤인 검사 도구입니다.
게다가 이 검사도구는 채점 및 분석에 엄청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평가자의 부담이 엄청난 검사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만약 꼭 사용해야 한다면 정신분열병(Schizophrenia)이 의심되는 피검자에게만 사용해야지 왜 모든 피검자에게 실시하는겁니까?
지금 제정신입니까?
그러고도 전문가 대접을 받고 싶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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