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제가 일부러 전시회를 챙겨 보러 다니는 건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맨날 좌반구만 쓰면서 일을 하니 가끔은 우반구에도 좋은 걸 좀 해야한다는 의무감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유명한 전시회가 아니라면 새로운 전시회에 대한 정보가 들어와도 그동안 시큰둥하게 넘겨 버리곤 했죠.
더욱이 그림을 파는 게 주 목적인 상업 갤러리를 일부러 찾아가 그림을 본다는 건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문희정 작가는 갤러리 순례야말로 가성비 최고의 문화 생활이라며 서울 시내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 만점의 갤러리와 미술관을 알차게 추려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나열식으로 정보와 뻔한 내부 사진들만 제공했다면 참으로 심심했을텐데 큐레이터나 갤러리스트 인터뷰, 미술관에서 즐겁게 놀기 위한 다양한 Tip들, 그리고 근처 맛집과 데이트 코스 소개까지 깨알같은 정보가 그득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미술관과 갤러리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 선 컨템포러리
* 표 갤러리
* 헛
* 아르코 미술관
* 국제 갤러리
* 보안 여관
* 간송 미술관
* 상상 마당
* 재지마스
* 리움
* 경인 미술관
* 서울시립미술관
* 오페라 갤러리
* 서울대학교 미술관
* 테이크아웃드로잉
* 그림집
* 쇳대박물관
* 플래툰 쿤스트할레
* 서울 토탈미술관
* 소마 미술관
* 청춘 건투를 빈다 갤러리
* 대림 미술관
* 갤러리 팩토리
* 공근혜 갤러리
* 덕수궁 미술관
* 대안공간 루프
* 신세계 갤러리
* 갤러리 라이프
이 중에 제가 방문해봤던 곳이라고는 서울시립미술관, 덕수궁 미술관, 경인 미술관, 이렇게 세 곳 뿐이니 그야말로 무식이 통통 튀는 월덴지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 덕분에 보석같은 갤러리와 미술관들을 많이 알게 되었으니 잘 챙겨 두었다가 곶감 빼 먹듯이 야금야금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림이나 전시에 문외한인 저 같은 일반 사람들도 미술관에 놀러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 활기찬 문체도 좋았지만 그림이나 전시품 감상에 정답은 없으니 부담없이 자기만의 페이스에 맞춰 즐기라는 응원이 내용에서 절절하게 묻어나는 게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번 용기를 내 볼까 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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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하면서 보니까 전시회/공연 카테고리에 마지막으로 올린 글이 2013년 9월이니 무려 2년 만에 전시회를 다녀왔다는 말이 되는군요(눈물이... ㅠ.ㅠ).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좀 심하네요.
어쨌거나.... 모처럼 휴일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월북작가 이쾌대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3시 30분에 도착했는데 마침 대한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거행하고 있네요. 몇 년 전에 봤을 때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허섭한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quality가 완전히 달라졌더군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명품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제대로 고증을 해서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가 연출되는데다 보시는 것처럼 함께 한 취타대의 연주까지 더해서 귀까지 즐거웠습니다.
본 행사에 앞서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서울의 제대로 된 볼거리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못 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덕수궁 대한문 수문장 교대식은 하루 세 번(11:00, 14:00, 15:30) 거행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궁궐인 덕수궁에서 바라보는 초현대식 건물인 시청사의 모습이 묘하게 대조를 이루네요.
거장 이쾌대전의 관람료는 무료지만 덕수궁 입장료는 내야 합니다. 성인 기준 1,000원에 불과하니 부담은 거의 없죠.
덕수궁은 항상 미술 전시회 관람 때문에만 들렀기 때문에 구석구석 돌아보지 못했는데 이번 전시회는 저녁 7시가 마감이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김에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문도 아기자기 예뻤지만 빗물받이 역할을 하는 기와가 예뻐서 찍어봤습니다.
어느 궁 앞에 있는 것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하여튼 '드므'라고 합니다. 기능은 방화수 통이지만 다 의미가 있네요.
'정관헌'입니다. 고종께서 다과를 즐기면서 음악을 감상하시던 곳으로 지붕은 동양식으로 둘레는 서양식으로 차양을 둘렀기 때문에 굉장히 독특한 건물이 되었죠. 저도 정관헌은 처음 와 봤습니다.
정관헌 내부는 슬리퍼로 갈아 신고 들어가서 실제로 앉아볼 수 있습니다. 조금은 촌스럽게 보이지만 그 당시
고종 황제께서 느끼던 비감을 생각하며 밖을 바라보면 일상적인 풍경도 조금은 달리 보입니다.
정관헌을 나와 석조전으로 이동하는 도중입니다. 여기까지 깊숙하게 들어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고즈넉합니다.
내친 김에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석조전 1, 2층은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운용 중인데 유물 보호를 위해 시간마다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 한 15명 남짓한 수의 사람들만 관람이 가능합니다.
이쾌대전이 열리는 석조전 서관 앞은 분수대로 조성되어 있어 눈이 시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담소를 즐기고 있네요.
이쾌대전이 열리고 있는 석조전 서관입니다. 이쾌대는 1930년부터 1950년 무렵까지 20년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한국의 미켈란젤로'라 불리는 화가입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그가 바라마지 않던 민족미술 중흥의 꿈이 사라지는 비운을 겪은 화가이기도 하고요. 거제도 수용소에서 고생도 하고 결국은 북한으로 가고 말았죠.
그림 수가 많지 않아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는 않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그림이 너무 많으면 나중에 보는 그림은 집중이 잘 안 되거든요. 딱 알맞는 수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아내인 유갑봉 화가에게 보낸 손발 오글거리는 연서와 그 당시 표지 그림을 그렸던 추억의 잡지 등을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예전에 책으로 소개한
이인성과
변월룡이 함께 떠오르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시회 요약* 이름 : 거장 이쾌대, 해방의 대서사
* 기간 : 2015년 7월 22일 ~ 11월 1일 * 시간 : 수,토 : 10:00~21:00, 화,목,금,일 : 10:00~19:00(관람종료 1시간 전 입장마감)*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제 1,2 전시실* 관람료 : 무료(덕수궁 입장료 성인 1,000 원)
Brochure를 올려 드릴테니 관심있는 분들은 살펴보시고 아직 한 달이나 시간이 남아 있으니 놓치지 말고 가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Brochure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대한문 옆에 항상 인산인해로 성황을 이루는 벨기에 정통 수제와플집이라는 'Limburg'에 들러서 시나몬과 누텔라 와플을 호기심에 하나씩 맛 봤습니다.
왼쪽이 시나몬, 오른쪽이 누텔라인데 먹어보니 왜 인기인지 알겠습니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듬뿍 넣었더군요. 값어치를 한다고나 할까요?
물론 버터도 듬뿍 들어가 있을테지요. 비건에게는 불량 식품인 와플을 먹은 값을 나중에 톡톡히 치렀습니다. 그날 밤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계속 들락거렸거든요. ㅠ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먹어봤지만 앞으로는 안 먹을 듯 합니다.
어째 포스팅이 기승전와플로 끝났는데 그래도 거장 이쾌대전은 추천합니다. 내려오기 전에 놓치지 말고 챙겨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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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2014년에는 72권의 책을 읽고 31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2013년 결산 때와 비교를 해 보면 문화생활이 열악해진 듯 보이나 사실 두 영역 모두 밀린 포스팅이 엄청나다는 걸 감안하면 대략 2013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 같습니다(계산하기 불편해서 올해부터 포스팅 완료한 것만 세는 걸로 통일했습니다).
공연, 전시회 관련해서는 경험이 전무한 걸 보면 확실히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ㅠ.ㅠ
그래도 2014년에는 싱가포르와 크로아티아, 이렇게 두 번의 해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015년 여행지로는 노르웨이가 유력해서 드디어 북유럽에 발을 딛게 될 것 같습니다.
2014년은 유달리 외부 강의를 많이 했던 해인 것 같은데 올해에도 강의를 많이 하게 된다면 좀 더 내실을 다지도록 노력할 생각합니다. 물론 각종 자료는 당연히 공유하고요.
함께 사는 고양이 세 마리(똘똘, 모찌, 도림)도 다행히 건강하고 씩씩하게 한 해를 잘 보냈습니다. 이제 슬슬 중년의 나이에 접어드는 만큼 좀 더 건강에 신경을 써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도 을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엄혹한 이 시절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모든 면에서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리 만무해 보이니까요.
평소에 좋아하는 구호는 아니었지만 정말 '화이팅'이 필요한 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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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벌써 5번째가 되었네요.
2012년에 저는 83권의 책을 읽고 12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2012년에 비해 조금 부진했네요. 그래도 2011년에는 한 번도 못 갔던 전시회도 한 번 갔으니 바빴던 한 해 치고는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1번의 해외 나들이(라오스)를 다녀왔고요. 내년에는 첫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2012년에 목표했던 책 출판은 어쩔 수 없이 해를 넘겼습니다만 2013년 1사분기에는 어떻게든 낼 겁니다.
연말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변화(긍정적인 변화이든, 부정적인 변화이든)가 생겨서 아직 좀 얼떨떨한데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맞서겠습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계사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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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처럼의 대체 휴무일이라서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Fernando Botero의 그림을 보러 덕수궁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근처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보다는 덕수궁 미술관을 더 좋아하는데 동선이 직관적이고 전시물의 배치가 관람객에게 편리하게 되어 있거든요.
보시는 것처럼 중앙홀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서 왼쪽과 오른쪽 4군데의 전시실만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헤맬 이유가 없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효율적인 관람이 어려워서 다 보고 나면 항상 지치곤 하지요.
지금까지 봤던 전시회들은 대부분 작가가 세상을 떠난, 유작 전시회였던 것에 비해 페르난도 보테로는 아직 생존해 있는 작가로 오히려 2000년이 지나 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들어온 작품들도 대부분 2000년 이후의 작품들(전시회 방향이 1980년대 이후로 맞춰 있더군요)입니다.
보테로가 누군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그림 한 점을 소개합니다.
어디서 보신 것 같지 않나요? ^^;;;
보테로는 콜롬비아 태생의 화가로 형태의 양감을 강조한 변형을 통해 인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살아있는 거장 중 한 사람입니다. 뚱뚱하면서도 무표정한 인물들을 통해 라틴 문화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주 독특한 화풍이죠.
이번 전시회에는 '정물 시리즈', '투우 시리즈', '서커스 시리즈', '대가들의 패러디 시리즈(?)'가 들어왔고 조각 작품 3점도 함께 들어왔더군요.
보테로의 그림은 라틴 작가들이 보이는 강렬한 색감에 터질 것 같은 양감이 정말 독특하죠. 살짝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보면 상당한 매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는 여자' 추천.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이 비교적 괜찮으니(특히 투우 시리즈) 이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대여료 3,000 원).
평일 오후인데도 방학 시즌이라서 그런지 관람객이 많았습니다. 느긋하게 감상하고 싶은 분들은 방학 시즌이 끝난 9월에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시회 요약
* 이름 : 페르난도 보테로 전
* 기간 : 2009년 6월 30일~9월 17일
* 시간 : 오전 9시~오후 8시 30분(관람 종료 시간 40분 전까지 입장 가능),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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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울시립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제15회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를 보고 싶어서요. 들어가는 초입부터 재미난 설치 작품이 많았습니다. 어린이날을 대비한 걸까요?
땡깡(?)부리는 아기 팬더를 질질 끌고 가는 엄마 팬더의 모습도 있고(temper tantrum을 보이는 ADHD 아동이 겹쳐보이는 것은 나 뿐일까? -_-;;;),
모자이크 똥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똥의 모습을 한 의자가 아닐까 의심했는데 '똥' 맞더군요. -_-;;;
그것도 모자라서 총 천연색 칼라똥까지...
단돈 700 원으로 원래 보고자 했던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뿐 아니라 '신오감도', '신소장작품'까지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정말 싸지요? 게다가 1개월 안에 서울역사박물관을 이용하면 할인도 받을 수 있답니다.
전시회 요약
* 이름 : 제15회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 기간 : 2009년 4월 9일(목)~5월 10일(일)
* 시간 : 평일(10:00~21:00), 주말/공휴일(10:00~19:00), 매주 월요일 휴관
* 특징 : 평일 점심 시간(12:00~13:00)에는 무료 개방, 매월 넷째주 일요일도 무료 관람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는 29년의 역사를 가진 판화 전문 행사로 이번 비엔날레에는 전세계 49개국 364명 677점의 출품작 중 심사를 거쳐 100점을 엄선해 전시합니다.
평일 낮시간이라서 그런지 한가합니다. 재작년 겨울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네요.
3층에 커다란 전시실 2개를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100점이나 되니 아무래도 공간이 많이 필요하겠지요. 보통 판화라고 하면 이철수 판화가의 작품 정도를 떠올리는데(순전히 제 이야기~) 생각보다 놀라운 작품이 많았습니다. 표현의 한계가 거의 없어 보이더군요. 사진과 진배없을 정도로 정교한 극사실 판화도 있고, 수채화를 방불케하는 색채 감각을 뽐내는 판화도 있었습니다.
대상을 수상한 우리나라 돈선필씨의 'Wound & Aggression'은 그야말로 강렬하더군요. 에칭화였는데 세밀한 묘사도 일품이었지만 메시지가 마음에 콱콱 꽂히는 것이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마음에 와 닿았는데 알고 보니 대상 작품이었네요. ^^
우수상을 수상한 Zhang, Minjie(중국)의 'Untitled No. 4'(목판화)와 Yamamoto, Keisuke(일본)의 'StaircaseG'(석판화)도 좋았습니다. 그 외에 Sietins, Guntars(라트비아)의 'Characters VII'와 Goto, Fumiko(일본)의 'Gifted II', 정희경(대한민국)의 'La Transparence II' 등도 인상적이었어요.
판화를 좋아하거나 아니더라도 색다른 판화의 매력에 빠져보실 분들은 방문해 보시면 좋겠네요. 5월 10일까지만 전시한다고 하니 조금 서두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하철로 가실 분은 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로 나가시면 걸어서 금방입니다.
모르는 분이 계실까 해서 안내드렸습니다. ^^
전시회를 둘러보고나서 원래는 삼청동 골목길을 한번 돌아볼까했는데 다리도 아프고 해서 목도 축일 겸 우연히 찾은 '일층 Cafe'라는 곳에 들어갔습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 역 4번 출구에서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카페인데 카페 이름과 달리 3층까지 있습니다. ^^
3층까지 있다고는 해도 공간이 넓지는 않습니다. 1층은 거의 대기석 수준이고 2층도 테이블이 6개 밖에 없어요. 3층은 흡연자를 위한 공간이고요. 넓이로만 보면 미니 카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테리어는 아기자기합니다. 비싸지 않은 소품으로 예쁘게 꾸몄더군요. 단점은 자리를 잡고 기다리면 부저로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주는데 3층에 있다면 1층까지 내려가야하거든요. 귀차니즘의 압박이 상당하다는...
보시는 메뉴 중 티라미슈 케익과 아메리카노 커피 세트가 6천 원입니다. 케익도 3 종류인가 있고 커피는 정말 양이 엄청납니다. 게다가 리필까지 돼요. 그리고 중요한 건 제 입에 맞더군요. ^^
보시는 것은 모카 빙수인데 제가 생각했던 얼음이 많이 들어간 시원한 빙수는 아니지만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얼음도 모카 얼린 것을 그대로 갈아서 만든 것 같고 무엇보다도 아몬드 등 견과류를 듬뿍 넣어서 푸짐하고 든든하게 요기가 됩니다. 왼쪽의 따끈한 에스프레소를 빙수에 뿌려 먹습니다. 특이하죠? 가격이 9천 원이라서 약간 센 편이지만 드셔보시면 돈 값 한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저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추천합니다(이건 맛집 카테고리로 가야 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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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Joan Miro)는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현대 미술 전반을 아우르는 작품 세계를 갖고 있다고 하죠.
호안 미로의 작품을 잘은 모르지만 색감은 참 좋아하는데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전시회가 2월 22일에 끝난다고 해서 마지막 날에 부랴부랴 보고 왔습니다.
성남 아트 센터는 호안 미로전 때문에 처음 가 봤는데 현대식으로 아주 잘 지어놨더군요. 근처에 이런 문화공간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전시회는 미로의 말년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말년에 미로는 회화 작업은 하지 않고 판화와 세라믹, 조각 작품을 주로 했다고 합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주로 에칭과 석판화 103점으로 구성했답니다. 개인적으로 대형 판화가 많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입구의 모습입니다. 관람 요금은 7,000원이었고 도슨트(Docent)는 오후 2시와 4시에 있더군요. 오전에도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성의 없는 기억~).
표를 끊어주기는 하는데 어디에서도 확인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아무나 들어가도 될 법한 분위기... -_-;;;
그래도 중간 중간에 장내 안내와 질서 유지를 위한 직원들이 잘 배치되어 있더군요. 평일이라서 다행히 애들은 별로 없었고 어른들의 수도 적은 편이었습니다.
대형 판화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와 접목한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미로가 그림을 그리고 시인이 글을 쓴 일종의 시화도 있더군요.
한 가지 불만은 전시장이 좁아서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전시를 하고 있던데, 보시는 것처럼 바닥의 붉은 표시선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 층으로 올라가 옆 건물로 이동해 관람을 계속해야 합니다. 뭡니까 대체~ 게다가 찾기도 어렵게 해 놔서 처음에 좀 헤맸습니다.
4시에 도슨트의 안내가 시작되어 따라가봤는데 작품의 배경이나 유래, 미로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하나하나가 무엇을 그린 것인지 일일이 설명하고 있더군요. 설명은 상당히 유창했습니다만 제가 바라는 설명이 아닌지라 중간에 이탈해서 저 보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돌아다녔습니다.
나중에 성남 아트 센터에서 좋은 공연이나 전시회가 또 열리면 다시 오고 싶네요.
즐거운 나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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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1박 2일의 호텔 패키지로 짧은 여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요건 나중에 포스팅~). 호텔이 시청 근처의 서울 플라자 호텔인지라 첫날에 덕수궁 근처로 산책을 나간 김에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전'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워낙 심미안도 없는데다 경험도 짧지만 좋은 음악, 좋은 그림을 감상하는데에는 귀천이 없다는 지론으로 무작정 좋은 기회라면 붙잡고 봅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미술가에 대해서는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 칼로'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무턱대고 들어갔습니다. ^^;;;
입장료는 성인 기준으로 덕수궁 입장료를 포함한 통합권이 1만 원이고 미술관 입장료만 내면 9천 원입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고요. 2천 원에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감상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평소에 오디오 가이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개의 미술 전시회가 그렇지만 라틴 아메리카 거장전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됩니다.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아도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입장하는 곳 로비에 있는 photo zone 이외에는 사진을 전혀 찍을 수 없었습니다.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20세기 라틴 아메리카 거장전은 4개의 section으로 나뉘어 있는데
1. 세계의 변혁을 꿈꾸다 - 벽화운동
2. 우리는 누구인가 -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정체성
3. 나를 찾아서 - 개인의 세계와 초현실주의
4. 형상의 재현에 반대하다 - 구성주의에서 옵아트까지
로 중간에 다리를 쉬어야 할 만큼 많은 작품들이 들어왔더군요. 16개국, 84명 작가의 120여 작품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 칼로 뿐 아니라 페르난도 보테로를 비롯해 멕시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 그야말로 라틴 아메리카의 거장들이 총 출동을 했습니다.
독특한 색감과 구성, 그들의 저항 역사와 문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배경까지...
모처럼 마음이 흡족한 나들이였습니다. 역시 가끔은 이렇게 마음을 채워줘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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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으로 한옥에 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한옥의 참맛을 알 수 있는 나이는 결코 아니나 한옥의 단아한 맛이 참 좋아요. 보기만 해도 좋으니 살게 되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
요새는 현대 문명과 접목해서 한옥의 옛스러움은 최대한 살리면서도 생활의 불편함은 거의 없다고 하니 복층으로 된 미니 한옥을 DIY로 직접 짓고 싶지만 그냥 개집 만들듯이 뚝딱할 수 있는 작업이 절대 아니라고 하니 결국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하여간 제게는 그런 꿈이 있습니다. 아파트가 편리하다고 하지만 아무리 넓고 화려한 아파트를 가 봐도 답답하고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 뿐 도무지 정이 가지 않습니다(
'아파트가 정말 살기 좋은가요?' 포스팅 참조).
그래서 우연히 알게 된 guga 도시건축 '삶의 형상을 찾아서' 2008 정동전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관람료가 없는 무료 전시회라서 그런지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겨우 일주일 밖에 안 하는데 운이 좋았죠. 사진 촬용도 허용된다고 해서 D300 둘러메고 냉큼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경향 신문사 별관에 있는 정동 경향 갤러리였습니다. 1층 공간만 사용한 아담하면서도 알찬 전시회였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벽면에 guga 도시건축이 진행한 여러가지 프로젝트와 작품 해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해 두었습니다. 나중에 brochure와 포스터를 2천 원에 샀는데 brochure에도 인쇄되어 있더군요.
전시 공간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건축 관련 학과 학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전시회가 막바지에 이른 것을 감안한다면 꽤 많은 관람객이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guga 도시건축의 조정구 대표는 2000년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종묘에서 시작해 서울 구 도심을 답사하는 '수요답사'를 진행해 왔고 380회에 이르는 답사를 통해 도시의 나이테를 형상화하는 값진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꿈꾸는 현대식 한옥 건축 설계에 매진하고 있지요. ^^
2001년 이전에 설계한 대치동 K(주택)입니다. 모형만 가지고는 잘 모르겠습니다.
청운동 주택 II입니다. 제가 좋아라하는 형태의 집이네요. 이런 집에서 살고파요. 이건 모형만으로도 느낌이 팍팍 옵니다.
guga 도시건축에서 처음 설계한 아뜨리에(atelier)입니다.
앞에서도 한 장 찍어봤습니다.
충주에 지은 별장이라고 하네요. 별장은 명칭 자체로도 그리 마음에 와 닿지 않습니다.
아, 이건 미처 메모를 못해서 어떤 건축물인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인제군에 위치한 한옥 구조를 활용한 전망대입니다.
이런 형태도 있습니다.
이것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아이들 도서관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서관을 한옥풍으로 꾸민다니 멋지지 않습니까?
바깥 풍경으로 열리는 방사형 한옥입니다.
이렇게 햇볕이 쏟아지는 툇마루에 앉아서 해바라기를 하면 참 좋겠습니다.
이렇게 꼭 기와를 올리지 않아도 됩니다. 전통 기와는 아무나 올릴 수 없다고 하니까요. ㅠ.ㅠ
마당이 꼭 이렇게 넓지 않아도 되고요.
경주에 있는 한옥호텔 '라궁'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곳에 꼭 한번 묵어보고 싶습니다.
답사한 지역을 표시해 놓은 지도인데 정말 어마어마한 작업을 했더군요.
전시장 중앙에는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작업한 것을 3차원 그래픽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공간도 있습니다.
서교 365번지 일대는 옛날 당인리 발전소로 가던 철로(현재 폐선)에 면하여 생긴 폭 4미터가 안되는 길이 250미터에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입니다. guga에서는 바로 이 서교 365번지 일대를 답사, 실측, 조사, 인터뷰하여 자생적인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작업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답사를 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꼴라주처럼 붙여놓은 것인데 도시 건축 뿐 아니라 사진 공부도 많이 되더군요.
혼자서 휘휘 둘러보면서 사진도 마음껏 찍고 전시물도 실컷 감상했습니다. 건축은 어려웠지만 즐거운 나들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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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와 불멸의 색채 화가들'이라는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12월에 포인트를 초대권으로 바꿀 수 있는 베니건스의 이벤트에 신청했는데 당첨이 되었거든요. 그 초대권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보니데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2005년은 야수주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905년 파리의 가을 살롱전을 통해 탄생한 야수주의는 불과 3~4년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이기는 했지만 20세기 초의 색채혁명을 이끈 사조였습니다.
야수주의는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라는 걸출한 색채의 거장을 탄생시켰지요. 마티스는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미술을 이끌었던 쌍두마차로 피카소가 '형태'라면 마티스는 '색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마티스 뿐 아니라 20여 명에 이르는 대부분 야수파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로, 단일 전시사상 유화작품의 숫자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100여 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 도착해보니 본관 로비에서 신년 하례식이 진행되고 있어 조금은 어수선하더군요. 마티스전은 2층과 3층에서 볼 수 있었는데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이 관람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마티스의 작품 수는 적었지만 목판화, 석판화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마티스보다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1877~1968)을 좋아라하기 때문에 키스 반 동겐의 작품을 찾으러 돌아다녔습니다. 대표작인 '라플라자에서, 난간에 있는 여인들'도 좋았지만 '꽃다발을 든 여인'이라는 작품을 보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몸이 빨려드는 것 같은 느낌으로 넋을 놓고 그 그림 앞에 서 있었데 가슴이 쿵쾅거리면서 저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더군요.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없었는데 말이죠. 같이 갔던 어머니께서 조금 놀라셨습니다. ^^
아아, 오늘 정말 눈과 가슴이 호사를 누렸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관람을 하느라고 다리는 조금 아팠지만 아직까지 벅찬 감동으로 가슴이 뻐근하네요.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 화가들' 전시회는 3월 5일까지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열립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고 평일은 오전 10시~오후 9시, 주말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입니다.
관람료는 성인 1만 원, 청소년은 8천 원, 초등학생을 포함한 어린이는 6천 원입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www.matissekorea.com을 참고하시거나 ARS 2124-8800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정영실님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가져왔습니다. 마티스전에서 본 그림과 뭔가 조금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이것도 좋군요. ^^ 정영실님께 감사드립니다.
덧. 아무리 찾아보아도 키스 반 동겐의 작품 중에 '꽃다발을 든 여인'이라는 작품은 없군요. 혹시 이미지를 구하실 수 있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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