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에서 보자면 내담자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해 본 상담자일수록 내담자를 더 잘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결혼을 해 본(결혼을 유지하고 있거나 이혼을 한 상태이든 간에) 상담자가 부부 상담을 덜 잘할까요?
자녀가 있는 상담자가 아동/청소년 상담을 더 잘할까요?
도박을 해 본 상담자가 도박 중독 상담을 더 잘할까요?
('도박 중독 치료자는 반드시 도박의 고수여야만 하는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훨씬 더 불리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내담자의 경우를 한번 생각해보죠. 부모, 담임 교사, 학원 선생, 친구처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아동/청소년을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부모, 담임 교사, 학원 선생은 모두 알게 모르게 자신의 욕망을 관계에 투영하기 때문에 아동/청소년 내담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없습니다. 친구는 이보다 덜하지만 대신 아동/청소년과 비슷한 발달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좁은 문제가 있죠.
상담자의 입장도 얼핏 보면 주변 사람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담자와 전혀 상관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객관적 관찰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분석할 수 있고 충분히 잘 훈련되었다면 온전히 내담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자에게 자녀가 있다면, 특히 지금 만나고 있는 아동/청소년과 같은 또래의 자녀가 있다면 객관적 관찰자의 입장에서 공감하기 어렵게 됩니다. 자신의 부모-자녀 관계 역동이 알게 모르게 투사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히려 개인적인 경험은 객관적인 시야를 확보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결혼을 해 본(부부 갈등이 진행중이라면 더더욱) 상담자는 부부 상담을 할 때 더욱 주의해야 하고 도박을 좋아하는 상담자는 도박 중독 상담을 할 때 자신의 역동을 투영하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해야 합니다.
상담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내담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경험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시각으로 내담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을 많이 한 상담자가 오히려 더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이는 전이-역전이 분석을 꼼꼼히 해야 하는 이유와도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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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서 내담자는 어떤 주제로든 어떤 내용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자신이나 타인을 해하겠다는 행동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내담자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입 밖에 낼 수 없었을 부끄러운 개인적인 이야기나, 실수담, 환상, 상처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상담자를 신뢰한다는 것이고 상담의 진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상담자 개인에게는 기쁜 일이기도 하고요.
그런 맥락에서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언제든 궁금한 것을 물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담자는 상담자가 어떠한 질문이라도 진지하게 대할 것이라고 믿게 되었기 때문에 묻는 것이죠.
하지만 상담 장면 안에서 내담자에게 질문할 권리가 주어진다고 해서 상담자가 모든 질문에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좀 더 명확하게 말씀드리면
상담자는 내담자의 질문을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유보하거나 필요하다면 답하기를 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담 수퍼비전을 하다 보니 내담자가 한 질문에 반드시 답을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 때문에 힘들어 하는 상담자가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곧이곧대로 대답을 하자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오픈하는 것이 불편하고, 그렇다고 거절하자니 내담자에게 호응하지 않고 밀어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는거지요.
다시 한번 제목을 빌어 말씀드리면, 내담자에게는 질문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질문에 상담자가 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단순히 상담자로서의 권리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상담자가 답하는 데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것이 전이-역전이 문제 때문이든, 아직 라포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그렇든, 자신의 개인사를 오픈하는 것이 불편하든 간에 결과적으로 억지로 답하는 것이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주장에 동의하는 많은 분들이 불편한 질문을 받았을 때 즉답을 피하고 "그게 왜 ~님께 중요하게 생각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와 같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다루는데 꼭 그러지 않아도 되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연극성 성격 문제가 있는 여자 내담자가 반복된 실연으로 상처를 받고 상담을 받고 있는데 어느 날 남자 상담자에게 묻습니다. "선생님도 제가 사랑받을 만큼 매력있는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군요. 그렇죠?"
이 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질문을 되돌려 주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내담자는 상담자가 대답을 해야 할 만큼 자신이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에 질문을 회피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그게 왜 중요한지 그동안 충분히 이야기를 했는데 상담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실력이 없는 상담자이거나 내 말을 경청하지 않은 주의가 부주의한 상담자라고 단정할 가능성도 있기 떄문입니다.
그러니 이 상황에서는 대답하기를 거절해야 합니다. 문제는 방법이죠.
"저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방향으로 대답하든 우리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제가 매력있다고 대답하면 ~님께 사심이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니 앞으로의 상담에서 상담자-내담자 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고, 그렇다고 제가 매력이 없다고 대답하면 상심하셔서 저를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려우실테니까요. 저는 ~님께 도움을 드리기 위해 제 상담자 역할을 위험하게 할 수 있는 질문에 답하기 싫습니다"
이건 출처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굉장히 유명한 상담자의 일화에서 따온 겁니다. 제 이야기는 아니고요;;;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상담자는 내담자의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를 돕는 것이지 내담자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내담자에게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 올라오는지 찬찬히 관찰하시고 대답하고 싶지 않다면(대답이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면) 어떻게 거절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면 대체 어떻게 거절해야 할 지 전혀 감도 안 잡힐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의무는 없다고 믿으신다면 내담자에게 상처주지 않고 상담을 위태롭지 않게 하면서도 현명하게 대답을 거절할 수많은 방법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까지 찾지 못했던 방법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아야만 발견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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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을 상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상담자 선생님들을 위해 제가 생각하는 아동/청소년 상담의 포인트를 몇 가지 정리해 봤습니다.
* 부모(보호자)가 보고하는 문제가 실제 주 문제인 경우는 거의 없다
: 문제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하나의 정보원도 아쉬운 상담자는 가능하면 많은 정보를 모으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아동/청소년 상담의 경우 라포 형성 전까지 내담자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드물고 많은 아동/청소년들은 대개 자신의 문제를 조리있게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인물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활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사례에서 부모-자녀 관계 문제가 나타나고 관계 갈등의 주 대상이 부모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는 객관적인 관찰자가 아니며 주관에 의한 왜곡과 윤색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에 의해 보고된 정보는 생각보다 정보가가 높지 않습니다. 또한 아동/청소년의 문제라고 보고하는 내용들이 실제로는 부모의 욕구나 기대가 투사된 경우 또한 많기 때문에 부모가 보고하는 문제가 실제로 상담에서 해결해야 하는 주 문제인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가정하는 게 오히려 실수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자면, 자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또래 관계가 좋지 않고 아무래도 왕따를 당하는 것 같다고 부모가 보고할 때 상담자가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또래 관계 양상이 아닙니다. 가정 내에서 부모, 형제자매, 친척들과의 관계는 어떤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소위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새는 경우이거나 부모-자녀 관계 갈등에 대한 문제때문에 쌓인 불편감을 밖에서 호소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자면, 이보다 더 흔히 부모가 보고하는 주요 문제로 자신의 자녀가 통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해 속상하다는 게 있는데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의 집중력의 문제(예를 들어 ADHD)가 주요 문제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불안과 같은 심리적 불편감 때문에 주의가 분산되는 게 관찰되는 것 뿐입니다. 정말 ADHD라면 주의가 산만해서 수업 시간에 앉아 있지 못한다든가 하는 눈에 띄는 행동 문제를 주로 호소할 겁니다.
* 부모와 달리 접근해야 한다
: 저는 상담 초기에 항상 부모의 양육 태도와 훈육 방법을 확인하는 편인데 그것이 자녀와의 상호작용을 상당 부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자기 방을 잘 치우거나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어나서 알아서 학교 갈 준비를 하는 것 등의 행동은 당연하게 생각해 칭찬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것만 지적하고 잔소리를 하거나 심하게는 체벌을 하는 부모라면 부모와 자녀 관계가 건강할 리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동/청소년이 보기에 상담자도 부모와 같은 어른이므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역기능적인 관계 양상을 상담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겁니다. 맨날 부모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잘못한 것에 대한 지적을 당하는 것에 익숙한 아동/청소년은 상담자에게도 그런 반응을 기대하고 그런 반응을 촉발하는 행동을 골라 하게 됩니다. 그러니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방식을 파악한 뒤에는 부모와 달리 행동해야 합니다. 전이-역전이 분석은 필수이며 부모와 의도적으로 다른 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초기에는요. 물론 라포가 형성된 이후에는 이 부분을 다룰 수 있어야겠지요. 굳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방법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죠.
* 호기심을 가져라. 취조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 상담자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 지금의 위치에 왔건 간에 자신이 살아온 궤적에 대한 가치관을 내담자인 아동/청소년에게 대입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선행 판단과 선입견으로 인해 상담이 아닌 취조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요즘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꼰대질이 되면 상담은 하나마나한 일이 되고 맙니다. 자칫하면 상담자가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담자는 어떻게 해야 자신의 가치관을 중립화하면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가장 중요한 게 호기심이라고 봅니다. 상담자들은 사람의 마음에 대한 호기심을 간직하고 공부해 온 사람들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서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상담자가 되고 나니 자신의 공부를 지탱해오던 호기심을 팽개치고 갑자기 자신의 좌절된 욕구를 내담자에게 투사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됩니다. 자신을 상담자가 되게 만든 호기심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온통 게임에만 몰두하고 학교에 가는 것 조차 거부하는 아동이 좋아하는 게임이 마인크래프트라고 한다면 그게 무슨 게임인지, 그 게임은 어떻게 하는건지, 그 게임을 왜 좋아하는건지, 그 게임에서 충족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궁금해 해야지 게임만 하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졸업을 할 수 없고 상급 학교에 진학할 수 없어서 결국은 패배자가 되고 말거라는 기성 어른들의 논리만 읊조린다면 치유적 상담이 가능할 리 만무합니다. 그러니 판단은 뒤로 미루고(없앨 수 있으면 더욱 좋고) 본원적인 호기심을 따라가야 합니다. 그 길을 잘 따라가기만 해도 라포 형성이 되고 치유적 변화가 절로 따라옵니다.
* negative한 건 중요하지 않다. positive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라
: 많은 상담자들이 빠지는 함정 중 하나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는(또는 해결을 돕는) 사람이라는 믿음입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당연히 아동/청소년의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고 그런 문제를 자신이 없애려 하거나 아동/청소년이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하려고만 애쓰게 됩니다. 하지만 상담자가 해결사가 되려고 마음 먹으면 상담은 대결의 장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소중하다고 느끼는(혹은 이차적인 이득을 가져다주는) 것을 지키려는 내담자와 이를 빼앗으려는 상담자의 대결 말이죠.
저는 아동/청소년 내담자가 보이는 모든 증상은 임상적으로 병리적인 것이 아니라면 사실 상의 문제가 아니며 반드시 이차적인 이득이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 이차적인 이득을 건강하게 충족할 수 있게 도와주지 않는 한 그 증상은 모양을 바꾸면서 계속 변형될 것이고 그러한 증상의 변화와 숨박꼭질을 하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설사 겉으로 보이는 그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해도 궁극적인 변화를 유발하는 것은 아동/청소년의 positive한 측면입니다. 그게 상담자가 내담자와 함께 다루어야 할 기본 재료인 것이죠.
재미있는 건 자신의 자녀가 가진 장점과 미덕에 대해 물어보면 거침없이 대답하는 부모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negative한 측면만 바라보는 것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래도 흐믓한 표정으로 장점을 이야기하는 부모의 자녀들이 훨씬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걸 경험하면서 상담의 포인트를 negative한 측면이 아닌 positive한 측면에 맞추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믿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두서없이 말씀드렸습니다만 한번쯤 심사숙고해 보시라고 정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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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화(Intellectualization)
: 상담이 지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말하는' 치료라는 사실 때문에 형성되는 저항의 형태로 '내담자의 저항을 뒷받침해 줄 상담자의 정서적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됨
->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찰을 보이면서 "맞죠?"라고 묻는다면, 여기에 동반된 정서가 얼마나 크던지 간에 상관없이, 이때는 저항이 작동되는 것이다. 통찰이 타당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간에 이런 논설적인 언급은 내담자가 상담자의 동의나 승인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1. 주지화를 감소시키는 방법
1) "왜?"로 시작되는 질문을 가급적 하지 말 것
: "왜"라는 말이 떠오를 때마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떠올려 말해주도록 요구해야 한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또는 "그것이 어떻게 일어난 거죠?"라고 묻는 것이 "왜"라고 묻는 것보다 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가 쉽다. 또한 "왜"라는 질문은 내담자로 하여금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기도 한다.
2) 상담자가 원하는 답을 암시하는 질문을 피할 것
3) 전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가능한 한 피할 것
4) 상담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기 위해 내담자가 반문조의 질문을 사용하는 경우 침묵을 사용할 것
예) "선생님께서는 왜 제가 아내가 집에 있을 때마다 화를 내게 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 질문 그대로에 대해 대답을 하는 것은 주지화를 강화하게 됨. 상담자가 침묵한다면 내담자는 대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게 된다.
5) 내담자가 심리치료나 정신치료에 관한 책을 읽는지 탐색할 것
-> 그런 류의 책을 읽는 내담자의 동기에 대해 탐색하는 것이 더욱 값진 방법인데 동기는 거의 항상 전이적 감정으로부터 유래하기 때문임
* 일반화(Generalization)
: 내담자가 자신의 생활과 반응에 대해 일반적인 용어(general term)로 표현하며, 각 상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피하려 하는 형태의 저항
* 집착(Preoccupation)
: 증상이나 현재의 사건, 과거력 등과 같은 자신의 인생에서 특정 부분에만 집착하는 것도 저항이며 증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행동은 신체화 장애, 공포증 환자에서 특히 흔하다
* 정동의 진열(Affective Display)
: 의미 있는 의사소통에 대한 저항이며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고통스러운 affect를 피하기 위해 emotion을 사용하는 것
-> 지나치게 자주 즐겁게 진행되는 상담(happy session)은 내담자가 우울이나 불안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상담 동안 정서적 만족(emotional gratification)을 충분히 얻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저항을 보인 것이다.
* 경쟁적 전이 및 경쟁적 저항(Competitive transference and resistance)
: 상담자의 생각을 미리 알아 맞추려하거나, "선수를 치려는" 태도도 저항일 수 있음
예) "이것에 대해 선생님이 뭐라고 말씀하실 지 알아요", "지난주에도 선생님은 똑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 "제가 이제 무슨 말을 할 것 같습니까?"라고 되묻거나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해야 하죠?" 라고 말할 수 있는데 내담자의 추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대답해 주지 않도록 유의할 것
* 유혹적인 행동(Seductive Behavior)
: 상담자의 사랑과 마술적 보호를 얻거나 아니면 무장 해제시켜 압도하기 위한 행동을 저항으로 사용하는 것
예) "제 성생활이 궁금하세요?"
-> "저는 당신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응수할 수 있으며 이러한 류의 질문이 반복된다면 "제가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궁금해하시는 것 같군요"라고 덧붙일 수 있다.
* 호의를 요청하는 행동(Asking for favors)
: 상담자에게 약간의 돈을 빌리는 등의 호의를 요청하는 행동도 저항일 수 있음. 내담자의 의존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상담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것.
* 행동의 내향화(Acting in)
: 상담 동안 어느 정도의 긴장(tension)은 방출하면서, 동시에 위협적인 느낌을 피해가려는 무의식적 동기에 의해 유발된 행동이나 습관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
예) 상담 중에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담배를 피우겠다고 하거나, 상담실 안을 서성이는 행동 등
* 행동의 외적 표출(Acting out)
: 상담 또는 상담자에 대한 느낌이 무의식 중에 환경 외부의 인물이나 상황으로 전치되는 형태의 저항
예) 상담자 외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문제를 상의하는 내담자, 부정적인 전이 감정을 다른 권위 대상에게 전치시켜 상담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내담자
출처 :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적 면담(The Psychiatric Interview in clinical practice, 1st, 1971)'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변형 요약
태그 -
acting in,
acting out,
affective display,
asking for favors,
generalization,
intellectualization,
preoccupation,
Resistance,
seductive behavior,
경쟁적 저항,
경쟁적 전이,
내담자,
상담,
상담자,
심리치료,
유혹적 행동,
일반화,
저항,
전이,
전치,
정동,
정신치료,
주지화,
집착,
행동의 내향화,
호의 요청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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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관련 입문 서적을 보면 어떤 책이든 간에 상담 회기 동안에 상담자가 중립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합니다.
상담은 단순한 조언을 하는 자리가 아니며 그러한 조언이 효과적이었다면 내담자가 상담자를 찾아올 리가 만무했을 것이기에 내담자가 스스로 길을 찾을 때까지 내담자의 문제와 그 원인이 파악되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라는 것이죠. 그래서 초기 정신분석의 흐름을 따르는 임상가들은 중립을 깨뜨리는 상황을 극도로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담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중립을 깨고 내담자의 심리적 장(psychological field)에 함부로 뛰어드는 것도 위험하지만 지나친 엄숙주의에 빠져 무조건적인 중립을 고수하는 건 반치유적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우선 기계적 중립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상담자도 나름의 가치관과 도덕 관념을 갖고 있는 한 사람의 인간이며 상담 회기 중에도 그런 가치들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상담자는 기계가 아니니까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전이와 역전이 분석을 통해 비중립적인 사유와 감정들로부터 내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끌어내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중립이라는 것의 개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죠. 중립이 대체 무엇입니까? 내담자와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가만히 있는 것? 관찰하고, 분석하고, 공감하되 개입하지 않는 것?
상담 회기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연결됨으로써 시작됩니다. 연결과 해체는 누구로부터 시작되고 누구에게서 끝이 납니까? 상담자가 그것을 통제할 수 있습니까? 정말로 상담자가 의도적인 중립을 유지할 수 있습니까? 과연 내담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선에서 중립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제 경험으로는 치유적인 흐름을 유지하면서 중립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립이 과연 치유적인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죠. 이 글의 앞 부분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중립을 유지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때까지 상담자가 중립을 지키는 게 과연 꼭 필요한 일일까요? 약간 과장해서 비약해 보자면 상담자가 중립만 지키면 내담자가 스스로 해답을 구할 수 있을까요? 저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게 효과적이라고 믿지도 않습니다.
저는 진정한 상담자의 중립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설사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내담자에게 이로울 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제가 이해하고 있는 중립은 전이-역전이 분석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상담자가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개인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제안을 함부로 조언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심리적 브레이크 정도의 기능입니다.
내담자가 고통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릴 때 그들과 함께 허우적대면서 헤엄치는 법을 돕는(모방하든, 창조하든 간에) 상담자가 될 것인지, 안전한 배 위에서 날카로운 눈으로 내담자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상담자가 될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립의 개념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엄정한 중립을 끝까지 유지했기 때문에 비로소 내담자가 통찰에 이르게 된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섣불리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저는 제 내담자가 제 중립 고수로 인해 받게 될 상처로 아파하기보다는 제 섣부른 개입으로 인해 함께 허우적거리는 속에서 길을 찾는 것이 근본적인 치유라고 믿기 때문에 앞으로도 전자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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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아마존닷컴
1998년에 나왔으니 15년이 넘은 케케묵은 구닥다리 책 아니냐고 우습게 보시면 곤란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임상/상담 수련 과정을 위한 교과서 중 감히 최고라고 평가하는 책입니다.
최근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걸 대학원 때나 수련 1년차 때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에 배가 아플 정도였으니까요.
캐나다 Manitoba 대학 교수들을 주요 집필진으로 해서 David Martin과 Allan Moore가 엮었는데 그야말로 임상/상담 영역에서 다루어야 할 모든 것을 집대성 해 놓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상세하면서도 친절하게요.
내용을 간략하게 함께 살펴보죠.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 Foundations
2. Phases of Therapy
3. Client Populations
4. Contexts
5. Therapists' Considerations
1부는 두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1장에서는 empathy와 sympathy의 차이, 경청, 현존 같은 아주 기초적인 개념을 설명하고 있고 2장에서는 치료 관계, 라포 형성하기, 전이와 역전이 등 관계에 대한 issue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심리치료의 국면에 대한 내용을 5개의 장에 할애하고 있는데 3장에서는 초기 면접에 대해서, 4장에서는 심리평가, 5장에서는 초보 상담자가 맞닥뜨리게 되는 어려운 상황들, 6장에서는 자살 위험성 평가와 개입, 7장에서는 종결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3부 역시 5개의 장을 포함하고 있는데 주요 내담자를 유형 별로 다루고 있습니다. 8장에서는 아동, 9장에서는 청소년, 10장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들, 11장에서는 신체적 장애가 있는 내담자들, 12장에서는 비자발적인 내담자들을 어떻게 상담하는지 알려줍니다.
4부도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4부에서는 현장 및 치료의 유형 별로 임상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죠. 13장에서는 학교 상담실, 14장에서는 가족 치료에 대해서, 15장에서는 집단 치료, 16장은 법적, 윤리적 문제, 17장은 비교 문화적 상담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지막 5부에도 5개의 장이 있는데 임상가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사안들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18장에서는 임상 수련에서 살아남는 방법, 19장에서는 수퍼비전과 관련된 모든 것들, 20장에서는 심리평가보고서를 비롯한 각종 보고서 쓰기, 21장은 심신의 안녕과 관련된 이슈들, 마지막으로 22장은 임상 수련 모델의 시조가 되는 임상가들을 리뷰하고 있죠.
각 부분을 좀 더 심도있게 공부하려면 당연히 세부 전문 서적을 따로 읽어야 하겠지만 임상 수련 과정의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 책 한권만 읽어도 충분할 정도로 내용이 아주 좋습니다.
게다가 총 5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을 22개의 장으로 잘게 쪼개 놓았기 때문에 나눠서 읽기에 별로 부담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제가 특히 마음에 드는 이 책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아주 쉬운 영어로 쓰여져 있다는 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원서 중 이해가 잘 되는 순서로만 따져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겁니다. 이 정도의 원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심리학도라면 앞으로 공부하는데 애로가 꽃필거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책을 꼭 읽으셨으면 하는 추천 대상은 임상/상담 대학원생 등 임상/상담 수련을 앞둔 분들입니다. 1년차들도 꼭 읽으세요. 두 번 읽으세요.
강력 추천합니다.
덧. 아마존에서 2월 말까지 무료 배송(35불 이상인 경우)하고 있으니 45.55$이면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돈값은 확실히 하는 책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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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뭔지 모르는 상담자는 사실 상담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공감은 상담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개념이고 모든 상담 관련 책과 자료의 맨 앞에 나오는 핵심 주제니까요.
그런데 사실 공감만큼 잘못 이해되고 있는 개념도 많지 않을 겁니다.
현장의 상담자가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공감을 단어 뜻 그대로 내담자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내담자가 과거의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흘리면 상담자도 감정에 북받쳐서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그걸 공감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죠.
하지만 제가 볼 때 그건 공감이 아닙니다. 그건 공감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공명입니다. 소리굽쇠를 두드린 후 다른 소리굽쇠에 가져다 대면 그 소리굽쇠도 함께 울리는 공명과 같은 거지요.
물론 공명도 공감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감정의 공명이 아닌, 내담자가 느끼고 있는 감정의 행간을 흐르는 핵심 메시지를 느낄 수 있어야 진정한 공감이라고 할 수 있죠.
내담자가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거기에 반응해서 상담자도 울컥하지만 내담자의 슬픔이 (인지적, 정서적, 영적으로 통합되어) 온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내담자에게 공감한 것인지 상담자의 역전이 때문에 의식 수준으로 올라온 자신만의 또 다른 감정인지 구분하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공감의 이해와 역전이에 의한 공명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상담자 스스로 평소에 상담을 꾸준히 복기하면서 동시에 자기 분석을 통해 자신의 전이-역전이 패턴을 파악해놔야 합니다. 그래야 상담 중 결정적 순간에 그것이 공명인지 공감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지속적인 훈련은 당연히 필요한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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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부터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채 성장해 열등감으로 고통받는 어른이 되었고 그러한 사랑을 대리 충족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풍족하지만 지극히 가부장적인 집으로 시집가서 자신과 똑같은 딸아이를 낳아 투사한 나머지 그 아이는 어릴 때의 엄마 모습과 똑같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고 억압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아이를 상담한 실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전형적인 케이스를 만나셨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오히려 아동 임상 현장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경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자아가 성숙하지 못하고 자아 강도도 약하기 때문에 훨씬 더 세심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죠. 발달 수준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기술의 조율이 필요합니다. 제가 일하는 도박 중독 분야는 상대적으로 포탄이 난무하는 피투성이의 전쟁터이기 때문에 꽃밭의 민들레 한 송이 한 송이까지 모두 살릴 수는 없습니다. 떨어지는 포탄을 막아내기에도 벅차니까요. 그런 점에서 아동의 세심한 마음을 무한 인내심으로 보듬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아주 예민한 악기를 조율하는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겉으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제 마음 한 구석에는 놀이 치료나 표현 예술 치료 등의 치료 기법에 대한 폄하가 자리잡고 있었음을 반성합니다. 문제는 칼이 아니라 그 칼을 쓰는 고수의 내공이었던 것인데 말이지요. 어떤 치료 기법이든지 마찬가지겠지만요.
저는 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도 아동을 심리치료할 때에도 부모에 대한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책의 저자인 이보연 선생님은 부모의 협조 유무와 관계없이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것에 대한 믿음을 한번도 의심하지 않더군요. 상담자의 그런 확신이 미정이가 딛고 일어설 발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후반부에서 전이가 일어났을 때 상담자가 아이의 마음 읽기 요구에 동참하지 않고 스스로 표현할 때까지 끝까지 버텨준 부분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참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아주 좋은 책입니다만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보였는데 실제로는 그랬을 것 같지 않은데 책으로 묶는 과정에서 미정이와 헤어지는 부분(상담의 종결 부분)이 분량때문에 다소 급하게 처리된 듯 보이더군요. 조금 더 깊이있게 다뤄주셨으면 개인적으로 더 좋았을 뻔 했습니다.
아동을 만나는 임상가 뿐 아니라 어린 아동을 둔 부모님이라면 분명히 도움이 될 좋은 책입니다. 이처럼 상담 실화를 매끄럽게 엮은 책을 만나기는 정말 쉽지 않거든요.
덧. 이 책은 열심히 북 크로싱에 참여하시는 별사탕님이 북 크로싱을 위해 기증하신 책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별사탕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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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신건강의학과 세팅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교과서로 꼽히는 '임상에서의 역동정신치료(Psychodynamic Psychiatry in Clinical Practice)'를 쓴 대가 Glen O. Gabbard 박사의 책입니다. 저는 아직 못 읽었지만 오늘 소개하는 이 책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다고 역자께서 서문에서 추천하셨더군요.
Gabbard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아닌 임상심리학자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대가 중 한 사람이죠. 이 책은 미국의 정신과 수련의가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다섯 개 정신치료 중 하나인 정신역동치료의 교과서로 저술된 책입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얇은 책이지만 '역동정신치료의 핵심 개념', '평가, 적응증, 정신역동의 공식화', '정신치료의 기본 요소', '치료적 중재', '치료 목표와 치료 행위', '저항 다루기', '역동정신치료 시 꿈과 판타지의 사용'. '역전이의 발견과 작업'. '훈습 과정과 종결', '지도감독의 이용', '장기 역동정신치료의 핵심 능력 평가' 등 역동정신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내용들을 아주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Gabbard 박사도 언급하고 있듯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깊이는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각 영역에 특화된 전문 서적으로 보강해야합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입문서에 가까운 책이니까요.
하지만 굳이 역동정신치료를 따르지 않는 임상가라고 해도 충분히 도움이 될 만큼 중요한 내용들을 정확하게 다루고 있어서 치료 이론적 접근의 차이와 상관없이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은 책입니다.
다만 미국에서 출판되는 치료 관련 서적은 각 장의 핵심 요약이 발군인 책이 많은데 이 책은 아쉽게도 요약 부분이 상당히 부실하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소장을 권하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닫기
* 표현적인 것과 지지적인 것 중 어느 것을 치료에서 강조할 것인가 하는 것이 회기의 빈도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표현적인 치료인 경우 좀 더 전이를 강조하며, 주당 2~3회 정도 회기를 갖는 반면, 지지적 치료의 경우 주 1회 미만을 갖는다. 회기의 수가 증가하면 전이는 강화되고, 그 전이의 해석이 핵심적인 치료 방법이 된다. 주 1회 미만의 빈도일 때는 회기 사이의 연속성이 방해받을 수 있고, 전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장기 역동정신치료를 하기는 매우 어렵다. * 전이가 치료에 저항으로 작용할 때에만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은 유용한 지침이다. * 역동정신치료의 기본 전제는 감정, 전이, 지각 등에 대해 일정 부분은 액면 그대로를 믿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 있는 복잡한 양면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 가장 흔한 형태의 저항은 이야기가 한 회기에서 다음 회기로 이어지지 않고 마치 매번 새 회기를 시작하는 듯 보이는 것이다. * 프로이트는 꿈 내용을 두 가지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즉 명시적 내용(manifest content)은 꿈꾼 이가 자각하는 꿈의 표면적인 것이고, 잠재된 내용(latent content)은 무의식적인 소망과 생각들이다. 잠재된 내용은 꿈을 꾸는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도록 위협할 수 있기에 꿈에서는 위장되어 나타난다. * 치료자가 꿈 해석에 접근하는 유용한 방식은 환자가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하고 난 뒤에 환자에게 "그 꿈에 대해 생각할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 투사적 동일시와 역전이 재연은 둘 다 비슷한 과정을 포함하지만 전자는 클라인(Klein) 학파와 대상관계이론에서 발생하였고 후자는 미국 자아심리학자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 투사적 동일시의 두 가지 단계 중 1단계는 정서 상태를 동반하는 자신 혹은 타인의 표상이 무의식적으로 자기 안에서 부인되고 상대에게 투사되며, 2단계에서 투사자가 상대로 하여금 투사된 것을 무의식적으로 경험하거나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첫 번째 단계는 전이, 두 번째 단계는 역전이로 간주된다. 그런데 정신치료적 상황이라면 세 번째 단계가 일어난다. 투사를 받는 치료자는 문제자아 또는 타인 표상을 받아들인 후 이를 포용(contain & tolerate)하고 투사된 내용을 잘 소화하여 다소 변화된 형태로 투사한 사람에게 다시 돌려주거나 환자에게 다시 받아들이도록(reintroject)한다. 이 과정을 통해 환자는 자기는 참기 어려운 심리 상태를 치료자가 감내하고 있는 것을 보고 배우게 된다. 환자가 투사된 내용을 다시 돌려받을 때 자아 표상 또는 타인 표상이 수정되고, 여기에 동반된 감정도 바뀌어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의 내적 대상 관계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 치료자는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자신과 환자 사이에 무엇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 투사적 동일시일 수 있다. * 환자에게 치료자의 직접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환자와 딜레마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예를 들자면, "당신의 질문은 저를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군요. 만약 제가 당신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하면 당신은 매우 상심하실 것이고, 만약 제가 그렇다고 하면 당신은 이 치료가 이전에 생각한 만큼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대답을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와 같이 반응할 수 있다. * 훈습 과정과 치료 종결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가 자신이 삶의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느냐는것이다. 내 삶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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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는 내담자가 상담 초기에 불평이나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문제를 논의하는데 주저하는지, 상담자의 자질을 지나치게 궁금하게 여기는지, 확실히 치유된다는 것을 자꾸만 확인하려고 하는지,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대해 회의적인지, 자조 개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등
왜냐하면 상담자에 대한 전이가 내담자가 갖고 있는 스키마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전이 관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내담자의 스키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무능력(회피적) 스키마
: 이 전이 스키마를 갖고 있는 내담자는 어려운 주제와 감정을 회피합니다. 이들은 대체로 모호한 입장을 취하며 상담자가 자신을 거부할 것이라는 기미를 찾습니다. 과제를 올바로 하지 않으면 상담자가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행동을 직면하는 과제를 하기 싫어합니다.
* 무력감(의존) 스키마
: 이 전이 스키마를 갖고 있는 내담자는 끊임없이 확인하려 합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이들은 '느낌'에 대해서 자주 불평합니다. 회기 사이에 상담자에게 자주 전화를 하며 계획에 없던 회기를 연장하려고 시도하기도 합니다. 과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과제가 소용이 없다고 믿으며 상담자가 휴가를 가면 당황해합니다.
* 통제에 취약(수동 공격적) 스키마
: 이 전이 스키마를 갖고 있는 내담자는 회기에 지각하거나 자주 결석합니다. 인지 '수정'을 상담자의 통제로 간주합니다. 그러면서도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를 꺼립니다. 이들의 목표, 느낌, 생각은 전반적으로 모호한데 특히 상담에 대한 입장이 그렇습니다. 과제를 하거나 상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깜빡하기도 합니다.
* 책임감(강박적) 스키마
: 이 전이 스키마를 갖고 있는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이 '지저분'하고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자신을 비이성적이고 비구조적이라고 비난합니다. 상담 중에는 즉시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하고 과제를 완벽하게 해야 하는 시험으로 간주합니다.
* 우월성(자기애적) 스키마
: 이 전이 스키마를 갖고 있는 내담자는 회기에 자주 지각하거나 결석합니다. 상담 비용 지불을 자주 깜빡합니다. 상담자와 상담을 얕보곤 합니다. 자신에 대한 특별한 대접을 기대하며 문제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모욕적이라고 느낍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담이 소용없다고 믿습니다.
* 매력(연극적) 스키마
: 이 전이 스키마를 갖고 있는 내담자는 울다가 웃고 화내는 등 급격히 변하는 감정 표현에 몰두합니다. 외모, 느낌 혹은 자신의 주 문제로 상담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려 합니다. 이성적인 접근을 거부하고 타당성만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출처 : '인지치료에서 저항의 극복'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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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의 저항 중에는 자신의 문제를 상담자에게 인정 받으려는 '타당성 저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상담자들이 상당히 자주 만나는 저항이기도 해서 정리를 해 봤습니다.
* 반추
: 자신의 문제가 얼마나 괴로운지 끊임없이 반추하는 전략입니다. 반추하는 내담자는 그저 불평만 반복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상담자가 알게 하는데에만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풍족한데도 자신의 재정적 문제에 대해 계속 불평하는 내담자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 강도의 상승
: 불평의 강도를 점차 증가시켜 나가는 방법입니다. 내담자 자신이 처음 상태보다 모든 것이 더욱 나빠졌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상담자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심해지면 고함을 치는 단계까지 상승하기도 합니다.
* 상담자에 대한 과소 평가
: 상담자를 벌 주려고 평가 절하하거나 상담자로 하여금 부정적인 느낌을 갖고록 하는 전략입니다. "선생님은 저를 도울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니군요", "이 상담은 돈과 시간 낭비라는 느낌만 듭니다"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스로 무능하다고 느끼는 내담자일수록 상담자가 무능하다는 불평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감정적 거리 두기
: 내담자는 상담 중에 과묵해지거나 전혀 말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내담자가 침묵하거나 말하기를 꺼려 하는 것은 자기가 느끼는 것을 상담자가 통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어차피 말 해도 이해하지도 못하는데 무엇 때문에 귀찮게 말을 하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 전이의 분리
: 두 상담자 사이에서 혹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삶에 존재하는 어떤 사람과의 사이에서 전이를 분리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할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주장하는 내담자는 약물을 처방해주는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말에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신과 의사가 동의한 만큼 나는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 과제의 비순응
: 표준화된 인지행동적 개입을 거절하고 과제를 거부하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을 택하는 내담자는 '내가 정말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선생님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지행동적 과제를 비현실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출처 : '인지치료에서 저항의 극복'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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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transference)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여기에서의 전이 분석이 특히 더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지금-여기(here & now)'는 정서적으로 즉시적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심리치료의 정신역동적 접근은 '통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통찰에만 초점을 맞추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주지적이며, 체험과 동떨어지게 될 위험이 있죠. 그런데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를 다루는 것은 정서적으로 즉시적이며 치료적 상호작용의 힘과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둘째로
'지금-여기'는 현재와 과거의 관계를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지금-여기' 작업의 근본적인 가정은 바람직한 치료적 환경이 일단 조성되고 나면 내담자의 문제와 갈등이 내포된 대처 전략들이 치료 관계에 재연되어 탐색, 이해, 교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내담자는 자신의 대인관계 문제(과거 경험을 통해 형성된)가 치료 과정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지만 차츰 치료 관계가 자신을 애초에 치료받으러 오게 만든 관계 상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지금-여기 작업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갈등적인 방식을 표현도록 북돋는 것입니다. 치료자는 전이를 확인하고 인정하는데 대한 내담자의 저항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회기 내에서 전이가 확장되도록 고무하게 됩니다.
치료 밖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 미리 논의를 하면 치료자는 지금-여기에서 그 감정이 발생하는 것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으로써 치료 밖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두 사람의 관계를 더 정확히 이해하는데 활용할 수 있죠. 그러나 치료 밖의 관계에 너무 오래 초점을 맞추거나 전이 이외의 것에 대해서만 해석하는 일은 정서적인 즉시성이 없기 때문에 주지화를 조장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출처 : '지금-여기에서의 전이 분석'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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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현장에서 심리치료 및 상담을 하는 임상가들에게 반드시 읽어볼 것(+소장)을 권하는 치료전문가용 서적 3종 세트가 있습니다.
지금 소개를 드리는 '정신분석적 진단'과 이전에 소개한 '
정신분석적 심리치료(2007)', '
정신분석적 사례이해(1999)'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세 권의 책을 쓴 Nancy McWilliams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치료자 중 한 사람이면서 제 role model 중 한 명입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어떤 교재도 치료의 효율성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심리치료가 주는 그런 종류의 마음 깊숙이 느껴지는 믿음을 제공해 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제가 이런 태도 때문에 Nancy McWilliams를 좋아합니다. ^^
Nancy McWilliams가 정신역동적 접근을 하는 치료자이기 때문에 그녀의 책 3권이 모두 '정신분석적'이라는 제목을 달고 출판되었지만 사실 상 그녀의 책은 오랜 임상경험이 녹아 있는 개념 충만한 책이기 때문에 자신의 직업 정체성이 정신분석과 전혀 상관이 없더라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제목 때문에 이 좋은 책을 접할 기회를 얻지 못한 분들도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Nancy McWilliams의 책 중 이 책이 가장 먼저 나온 책인데도 국내에는 가장 늦게 소개가 되어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특정한 흐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책을 쓴 순서대로 '진단' -> '사례 이해' -> '치료'의 순으로 읽었다면 맥락에 기초한 공부를 할 때 더 큰 도움을 받았을 것 같거든요.
앞서 번역된 다른 두 권의 책과 달리 '정남운', '이기련' 선생님이 번역을 하셨는데 '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분석(1993)'에서 보여주신 깔끔한 번역 실력을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셔서 원래 Nancy McWilliams가 책을 쉽게 쓰는 편이기도 하지만 더욱 이해하기 좋게 나왔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1부에서는 진단이 왜 필요한지(정신역동적 접근을 하는 치료자라면 다소 뜻밖인 주장)에 대해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이 부분도 재미있습니다)하고 있고 성격 구조에 대해 발달 수준과 그 임상적 함의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 특징적인 것은 일차적(원시적) 방어 기제와 이차적(상위) 방위 기제를 아주 상세하게 설명한 것인데 풍부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어 방어 기제를 이해하는데 있어 더 할 나위없이 좋은 책입니다.
2부에서는 반사회성 성격, 자기애성 성격, 분열성 성격, 편집성 성격, 우울성 성격과 조증 성격, 피학성 성격, 강박성 성격, 연극성 성격, 해리성 성격 등 주요 성격을 '추동', '기질', '방어 기제', '대상관계', '자기', '전이와 역전이', '치료적 함의', '감별진단'의 구분에 따라 현장 치료자들이 확실히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현장에서 성격 문제를 가진 내담자를 많이 만나지만 성격 문제에 대해 참고할 만한 서적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 책 한 권이면 기본적인 감을 잡는데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Nancy McWilliams의 책을 소개할 때마다 제가 정신역동적 접근을 따르지 않는 치료자라고 해도 꼭 필독하시라고 말씀을 드립니다만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장 가치 천만 점의 책이며 임상가라면 꼭 한번은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으로 강추합니다.
덧. 이 책은 새 책으로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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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및 상담 supervision을 해 드립니다.
임상심리전문가/정신보건임상심리사 수련을 받고 있는(혹은 마친) 분 중 심리치료 및 상담에 대한 supervision이 필요한 분은 walden3@gmail.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supervision을 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상담/심리치료 구조화* 치료적 관계의 형성* 심리평가와 치료의 통합* 치료 계획 세우기* 한계 설정하기* 다양한 응급 상황 대처법* 전이와 역전이 다루기* 윤리적 문제들* 상담 종결하기
특수한 치료적 접근의 세부 내용보다는 심리치료 및 상담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덧. supervision을 원하는 선생님은 아래의 정보를 메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어떤 수련 과정에 계신지(혹은 마치셨는지)
- supervision을 받으려고 하는 case에 대한 간략한 정보
:
죄송하지만 국가 공인 자격 소지자이거나 한국 심리학회 산하 수련 과정 또는 전문가 자격 보유자가 아닌 경우 supervision을 해 드릴 수 없습니다!!
덧2. 공부 차원에서 supervision을 받는 것이 아니라 수련 인정도 필요한 분들은 반드시 해당 학회나 수련 위원회에 미리 문의하여 절차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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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역동적 접근을 시도할 때, 치료자가 내담자의 관계에서 거의 반드시 둘 중 하나는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 있는데 바로 '전이 시험'과 '수동-능동 전환시험'입니다. 그래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 전이 시험(transference test)
: 전이 시험에서 내담자는 치료자가 자신의 병리유발적인 신념을 만든 초기 대상처럼 행동하는지를 시험하려고 합니다. 만약 내담자가 엄하고 완벽주의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면서 단 한번의 실패도 용납될 수 없다는 병리유발적인 신념을 갖게 되었다면 내담자는 치료자가 자신의 아버지처럼 실패에 대해 가혹하게 처벌하는지를 알아보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험의 답은 내담자가 치료자를 초기 대상처럼 느끼고 있다고 해석(해석적 개입)하는 것입니다. 이 때 예전에 경험하였던 초기 대상과의 경험과 치료자와의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내담자가 깨닫게 되면 시험에 통과하게 됩니다.
* 수동-능동 전환시험(passive-into-active transformation test)
: 수동-능동 전환시험에서 내담자는 치료자로 하여금 자신이 어린 시절에 받았던 그 대우를 똑같이 경험하도록 행동합니다. 그리고 과연 치료자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자신이 어린 시절 동일한 상황에서 만들어낸 그 병리적 신념에 의지하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지를 면밀히 지켜보게 됩니다. 위의 예에서 내담자는 치료자가 실수를 하는 것에 대해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가혹하게 치료자를 비판하면서 치료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할 것입니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결점을 드러냈다는 생각으로 감정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방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그 상황에 반응하면 통과하게 되는데 이를 재현(enactment)이라고 합니다.
출처 : 정신분석적 사례이해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첨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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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이(transference)란?
: 심리치료 과정에서 환자 자신의 내면화된 자기 및 타인 표상, 특히 초기 아동기의 대상 표상이 환자가 치료자에게 보이는 의식적, 전의식적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
* 전이분석의 해석 초점이 되는 세 가지 관계 상황
1. 과거 어린 시절의 관계
2. 분석 당시 과거 대상과의 현재 관계
3. 환자와 치료자 사이의 지금-여기에서의 즉시적 관계(가장 중요)
* 초기 전이분석과 최근의 경향 비교
1. 초기 전이분석
: 현재 갈등의 심리적 기원을 과거에서 찾아내는 과정에서 전이 신경증(유아기 신경증의 핵심적 갈등이 현재 상황에 재연된 것)을 최대한 발달시킬 수 있는 기법들이 고안되어 사용됨.
-> 치료를 상당히 장기화시키고 최적의 행동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비난
2. 최근 전이분석
: 환자와 치료자 사이의 즉시적 대인관계(지금-여기)를 과거의 대인관계에 뿌리를 둔 부적응적인 대처 전략을 수정하는데 활용하게 됨.
출처 :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분석 중 1장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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