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I의 사회적 민감성 기질에는 4개의 하위차원이 있고 그 중 '정서적 감수성'과 '정서적 개방성' 하위차원은 정서를 다루는 것과 관련된 기질 영역입니다.
그 중에서 '정서적 감수성' 하위차원은 타인의 정서를 얼마나 예민하게 catch할 수 있느냐를 평가합니다. 일종의 분위기 파악이나 감과 관련되어 있어서 정서적 감수성 기질이 높은 수준인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분이 어떤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 상황에서 나서는 게 나을 지, 가만히 있는 게 알아차리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연애를 할 때도 상대방이 내게 호감이 있는 지 없는 지를 알아차리기 쉽기 때문에 아무래도 유리하죠.
MMPI의 Pa2 소척도는
'MMPI-2/A Pa 임상 소척도의 이해'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목 그대로 예민성을 측정하는 것으로 일종의 감시 레이더가 얼마나 민감하게 작동하는 지를 평가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면 수검자가 현재 레이더를 미친듯이 가동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 처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 얼마나 예민한 사람인지의 여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 정서적 감수성 기질 차원과 예민성 소척도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얼핏 보면 둘 다 예민함을 측정하는 것 같지만 정서적 감수성은 타고난 기질이고 예민성 척도는 현재의 심리 상태를 평가하기 때문에 사실 상 둘은 상관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상담 현장에서는 정서적 감수성 기질이 높은데 예민성 척도도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trauma를 겪은 사람이 정서적 감수성 기질이 높다면 아무래도 예민하기 때문에 상처가 trigger되었을 때 훨씬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Pa2 소척도가 상승하는 것이죠.
따라서 정서적 감수성과 예민성을 연결해서 해석할 때는 수검자가 경험했을 상처나 trauma에 초점을 맞춰 탐색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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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TCI 미니 강의를 할 때마다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는 TCI를 마스터하려면 하위차원 분석을 잘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걸 MMPI-2/A와 비교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MMPI-2/A : 소척도 연결 분석이 핵심
TCI/JTCI : 하위차원 분석이 핵심
MMPI-2/A 결과를 해석할 때 code pattern에만 집착하면 수검자에 대한 detail한 이해가 부족하듯이 TCI/JTCI 결과를 해석할 때도 기질, 성격 유형이나 7개의 상위 차원만 개별적으로 해석하면 수검자의 핵심 특성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하위차원 분석이 왜 중요한 지 기질 차원의 실제 사례를 함께 살펴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자극추구 기질
: 자극추구 기질의 하위차원들은 동질성이 높아서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탐색적 흥분' 하위차원은 보호 요인의 기능도 하기 때문에 증상을 과장하는 경향성이 있으면 반대로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관련 포스팅
'Faking-bad 수검자의 TCI 결과에서 경계성 성격 장애가 나온 것을 검증하는 방법' 참조). 반대로 '탐색적 흥분'만 높다면 지적 호기심으로 높은 자극추구 기질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하위차원이 높은 경우보다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죠. 또한 자극추구 기질이 높은 수검자는 '충동성', '무절제' 하위차원이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자유 분방'까지 높으면 행동화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이 때는 MMPI-2/A의 중독 관련 척도나 외현화 척도들이 함께 상승하곤 합니다.
* 위험회피 기질
: 위험회피 기질의 하위차원도 자극추구 기질처럼 동질성이 높아서 함께 움직이는 편입니다. 하지만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과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둘 다 불안과 관련되어 있어서 유독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이에 비해 '예기 불안'은 우울 취약 기질이기 때문에 따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쉽게 지침' 하위차원과 함께 상승하면 우울 장애 가능성이 증가하므로 MMPI-2/A에서 약물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우울 장애인지 관련된 검사 sign들을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위험회피 기질'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INTR 성격 병리 척도가 상승하는지도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 사회적 민감성 기질
: 사회적 민감성은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과 달리 하위차원의 동질성이 높지 않아서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분석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회적 민감성 기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질을 익힐 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하셔야 합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은 정서를 다루는 하위차원(정서적 감수성, 정서적 개방성)과 대인 관계를 평가하는 하위차원(친밀감/거리두기, 의존/독립)으로 나뉘기 때문에 두 영역을 따로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강할 때 정서적 감수성, 정서적 개방성만 높은 경우와 친밀감, 의존 하위차원이 이를 견인하는 경우는 해석이 많이 달라집니다. 전자는 정서에 민감한 사람이지만 후자는 대인 관계가 중요한 사람이니까요. 예를 들어 동일한 연극성 기질(HLH)이라고 해도 전자는 감정 기복과 정서 조절 및 표현이 중요한 사람이고 후자는 관심 끌기와 대인 관계 갈등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 인내력 기질
: 다른 기질 차원과 달리 인내력 기질은 기질 유형 분류에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분들이 많으나 새마을 운동 정신이 살아숨쉬는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기질 차원입니다. 인내력 기질이 높다면 어느 곳에서든 상당한 우대를 받으니까요. 그래서 상담 현장에는 인내력 기질이 낮은 내담자가 많이 방문하게 됩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모든 하위차원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다지 해석하기 어렵지 않지만 가끔 '근면', '끈기' 하위차원은 낮은데 '성취에 대한 야망' 하위차원만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수검자가 느끼는 괴리감이 크기 때문에 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상담자가 중재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차원은 평균 수준인데 '근면' 또는 '끈기' 차원만 매우 낮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수검자는 자신을 탓하거나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기 때문에 기질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타당화 필요). 마지막으로 드물게는 '완벽주의'만 단독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강박 장애(OCD)나 강박성 성격 장애(OCPD)로 오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완벽주의'만 높은 수검자는 강박과 상관없이 완고하고 융통성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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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결과를 해석할 때 성격 차원은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각 차원의 이름도 직관적이고 내용도 비교적 친숙하니까요. 그에 비해 기질 차원은 용어도 낯설고 개념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TCI를 익힐 때 기질 차원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처음부터 개념을 잘 잡아놔야 나중에 헷갈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질의 경우 자극추구기질과 위험회피기질은 하위차원의 동질성이 강한 편이어서 각 점수가 규준 평균과 비교해서 모두 높거나 모두 낮은 식으로 방향이 일관된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험회피기질에서 '예기불안'과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쉽게 지침' 점수가 모두 규준 집단 평균보다 +1SD 이상 높은데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하위 차원만 규준 집단 평균보다 -1SD 이하로 낮게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처럼 기질의 하위 차원은 대개 방향성이 일관되기 때문에 -1SD~+1SD 범위를 벗어나는 차원을 중심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하지만 사회적 민감성 차원은 좀 다릅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하위 차원을 보면,
* 정서적 감수성
* 정서적 개방성
-> 정서 관련 영역
* 친밀감/거리 두기
* 의존/독립
-> 관계 관련 영역
이처럼 4개의 하위 차원이 각각 정서와 관계 관련 영역으로 나뉘는데다 각 영역에서도 상반된 방향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 정서적 감수성 high - 정서적 개방성 low -> 상담에 많이 오는 유형
* 정서적 감수성 low - 정서적 개방성 high
이렇게 정서 관련 영역의 하위 차원에서도 정서적 감수성과 정서적 개방성의 방향이 반대인 경우가 있고,
* 친밀감 high - 독립 high
* 거리 두기 high - 의존 high -> 상담에 많이 오는 유형
이처럼 관계 관련 영역의 하위 차원에서도 친밀감/거리 두기와 의존/독립의 방향이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
예전에 3단계 해석 방식과 관련된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4기질 3성격 차원과 기질, 성격 유형 분석만으로는 수검자를 이해하는데 충분치 않습니다. 동일한 기질, 성격 유형이더라도 29개의 하위 차원이 어떤 양상을 보이냐에 따라 해석을 달리 해야 하고 특히 하위 차원들의 동질성이 높지 않은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하위 차원의 방향을 잘 고려해야 수검자의 핵심 기질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민감성 기질을 해석하는데 더 많은 공부와 노력을 기울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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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하위차원 중 RD1(정서적 감수성)과 RD2(정서적 개방성)은 정서를 다루는 것과 관련이 있고 RD3(친밀감/거리두기)과 RD4(의존/독립)는 대인 관계 양상과 관련이 있죠. 그래서 RD1과 RD2를 묶어서 이해하고 RD3와 RD4를 연결해서 설명하면 편합니다.
하지만 정서와 대인 관계 양상 각각에 대해서 각 하위차원의 방향이 다른 조합일 때가 가끔 있어서 정리를 해 봤습니다.
1. 정서적 감수성 : 높음 - 정서적 개방성 : 낮음
이 경우 타인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는 레이더는 민감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건 못하기 때문에 또래 관계를 포함한 대인 관계에서 속을 잘 모르겠거나 음흉하다는 평가를 받음으로써 따돌림을 당할 위험성이 커집니다. 특히 자신에 대한 타인의 부정적 감정까지 귀신같이 알아차리기 때문에 더더욱 위축됨으로써 한층 더 빨리 배제되게 됩니다. 상담 장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합이고 위험회피기질까지 높은 사람이라면 우울, 불안 등 신경증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내담자의 어려움을 알아차리고 도와줄 지지망도 없는 분들이 많아서 고통이 가중됩니다.
2. 정서적 감수성 : 낮음 - 정서적 개방성 : 높음
상담 현장에서는 자주 보기 어려운 조합인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건 어렵지 않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둔하기 때문에 남에게 상처되는 말을 자주 하거나 무례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 또한 알 턱이 없기 때문에 자신만 속 편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죠. 본인보다는 주로 주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됩니다.
다음은 친밀감/거리두기 하위차원과 의존/독립 하위차원의 비전형 조합을 살펴보겠습니다.
3. 친밀감/거리두기 : 높음 - 의존/독립 : 낮음
역시 상담 현장에서는 보기 힘든 조합인데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독립된 사람이면서도 개인 생활보다 친밀한 관계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미 탄탄한 지지 체계를 구축한 경우가 많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건강한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면서도 심리적 거리를 잘 유지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질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습니다.
4. 친밀감/거리두기 : 낮음 - 의존/독립 : 높음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에게 아주 자주 나타나는 비전형 조합인데 개인 생활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들(대개는 가족 구성원까지)과 거리를 두고 지내는 걸 선호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사람의 인정과 사랑은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정작 본인이 원하는 애정을 받을래야 받을 수가 없는 안타까운 조합입니다. 예를 들어 방에 혼자 있을 때는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아 들어오지 말라고 문을 걸어 잠그면서도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과 애정을 줄 것을 기대하는 청소년이기 때문에 부모가 아주 예민한 분들이 아니라면 이러한 욕구를 알아차리기기 아주 어렵죠. 주변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 진짜, 대체 어쩌라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조합입니다.
특히 1번과 4번은 상담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담자라면 사회적 민감성 기질을 분석할 때 꼭 알아두셔야 하는 조합입니다.
덧. 이 포스팅에서 높음/낮음의 분류 기준은 1표준편차 이상으로 벗어났을 때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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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의 사회적 민감성 기질에는 '정서적 감수성' 하위 차원이 있고 연대감 성격에는 '공감/둔감' 하위 차원이 있습니다.
이 두 하위 차원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아 이 참에 정리를 한번 해 보려고 합니다.
* 정서적 감수성 :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하위 차원
* 공감/둔감 : 연대감 성격의 하위 차원
naming만 보면 왠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고 둘 다 높거나 둘 다 낮은 '정적 상관'이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공감을 잘하려면 정서적 감수성 수준이 높아야 하지 않나?', '정서적 감수성 수준이 낮으면 공감이 안 되지 않나?' 하는 식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정서적 감수성은 기질이고 일종의 타고난 '레이더' 같은 겁니다. 정서적 감수성 수준이 높게 태어난 사람은 성능이 뛰어난, 민감한 레이더를 장착한 것이고 낮게 태어난 사람은 성능이 나쁜 둔감한 레이더를 장착한 것이죠.
이 레이더는 상대방의 감정을 감지하는 기능을 합니다. 정서적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은 상대방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자신도 모르게) 귀신같이 압니다. 머리를 굴려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감지하는 것에 가깝죠. 정서적 감수성은 기질 차원이기 때문에 훈련한다고 (좀처럼) 높아지지 않습니다.
공감/둔감은 성격이고 일종의 '역지사지 능력' 같은 겁니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쉽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잘 이해합니다. 반대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상대방의 생각, 감정에 둔하기 때문에 관심도 별로 없고 배려도 못합니다. 공감/둔감 성격은 능력이기 때문에 부단한 노력과 훈련을 통해 배양할 수 있죠.
둘의 차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서적 감수성 : 기질, 타고난 레이더, 향상 불가, aware
* 공감 : 성격, 역지사지 능력, 향상 가능, understand
정서적 감수성과 공감 능력이 둘 다 높은 수준이거나 둘 다 낮은 수준이라면 수검자를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실제로 건강한 부모로부터 좋은 기질을 물려받고 태어나서 충분히 사랑받고 자랐다면 둘 다 높은 것이 정상적입니다. 하지만 많은 임상가 선생님들이 곤혹스러워하는 상황은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1. 정서적 감수성 高 / 공감 低
: 정서적 감수성이 높은데 공감 능력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귀신같이 알아차릴 수 있는 뛰어난 성능의 레이더를 장착하고 태어났지만 이러한 능력을 다른 사람에게 배려하는 데 쓰지 않고 자신을 위해서만 (이기적으로) 사용하게 자란 겁니다. 즉,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적 영향이 있었다는 걸 암시하는데 많은 경우 형제자매들 중에서 차별 대우를 받았거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거나, 부모가 너무 바빠서 care를 받지 못했거나, 심성이 차가운 분들이라서 제대로 된 관심을 못 받고 큰 경우입니다.
애정 욕구가 지속적으로 좌절되거나 박탈된 분들이 많죠.
2. 정서적 감수성 低 / 공감 高
: 정서적 감수성이 낮은데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선천적으로 타인의 기분과 감정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이를 극복한 경우인데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지사지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 경우와 이와 반대로
그렇게 보여야만 하는 상황적 압력이 강한 환경에서 성장한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생들을 위해 부모의 빈자리를 채우고 희생할 것을 강요받은 장자/장녀가 대표적인 예인데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는 불행하게도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다만 이 경우는 MMPI-2의 GM, GF, Es, LSE 등 관련 척도 점수를 확인하는 교차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정서적 감수성 기질과 공감 성격이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을 때는 우선 그런 차이를 야기한 환경적 영향이 무엇인지를 가정 환경과 부모-자녀 관계로부터 찾아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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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의 하위 차원 분석 시리즈 중 세 번째 포스팅입니다.
이번 글에는 TCI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하위 차원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지 정리했습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하위 차원이 있죠.
* RD1 : 정서적 감수성
* RD2 : 정서적 개방성
* RD3 : 친밀감 / 거리두기
* RD4 : 의존 / 독립
TCI 이전 버젼인 TPQ의 보상 의존성 기질이 이후 두 개로 나눠지는데 그 중 하나가 사회적 민감성, 다른 하나가 인내력 기질입니다. 보상 의존성은 사람이 어떤 행동을 유지하는 경향을 측정하는데
개념 상으로 사회적 민감성은 심리적 보상, 인내력은 물질적 보상과 관련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회적 민감성은 사회적 보상 신호(타인의 칭찬 등)와 타인의 감정(기쁨, 슬픔, 분노 등)에 대한 민감성의 개인차를 측정합니다. 그러니 사회적 민감성은 대인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인정, 애정, 승인, 평가에 목을 매는 경향이 강하고 반대로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사람은 이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죠.
이를 좀 더 구체적인 기질 유형으로 분류하여 살펴보면,
우선 자극추구 기질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모두 낮은 기질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분열성(LLL) -> 잘 드러나지 않는(LML) -> 강박성(LHL)
모두 자극추구 기질이 약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숨어드는 경향'이 강한 기질 유형인데 위험회피 기질이 강해지더라도 사회적 민감성이 약하기 때문에 타인의 영향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나 증상에 몰입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자극추구 기질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모두 높은 기질 유형을 살펴보면,
연극성(HLH) -> 자기도취적(HMH) -> 수동-공격성(HHH)
이들 유형은 모두 자극추구 기질이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걸 추구하고 호기심이 많고 행동화 경향성이 강합니다. 이 때 위험회피 기질이 강해질수록 타인의 평가와 인정에 좌지우지되는 정도가 조금씩이지만 강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자극추구 기질이 강하기 때문에 위험회피 기질이 강한 수동-공격성 유형이라고 해도 높은 사회적 민감성이 중화되기 때문에 타인에게 예민하기는 해도 직접적으로 분노나 공격성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즉
자극추구 기질의 강약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느냐 안 드러나느냐가 달라지지만 사회적 민감성은 위험회피 기질과 주로 관련되어 있어서 동일한 사회적 민감성 수준에서도 위험회피 기질이 강할수록 눈치를 많이 보고 예민해지는 걸 알 수 있죠.
그럼 이제 자극추구 기질은 약하지만 사회적 민감성이 강한 기질 유형을 살펴보죠.
안정된(LLH) -> 양심적-권위주의적(LMH) -> 수동-의존성(LHH)
자극추구 기질이 낮으면 역시 위험회피기질이 강해질수록 상대방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대신 자극추구 기질이 낮기 때문에 위험회피 기질이 강해지더라도 좀 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죠.
그럼 자극추구 기질은 모두 높은데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사람은 어떨까요?
반사회성(HLL) ->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HML) -> 경계선(HHL)
자극추구 기질이 높을 때 사회적 민감성이 낮으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 마음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위험회피 기질에 따라 조절되게 됩니다. 반사회성 기질은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에 비해 더 마음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고 경계선은 높은 자극추구 기질과 위험회피 기질이 충돌하기 때문에 양가 갈등이 훨씬 심하게 되지요.
정리해 보자면,
사회적 민감성 기질은 위험회피 기질과 관련이 깊어서 동일한 사회적 민감성 수준에서도 위험회피 기질이 강할수록 상대방의 눈치를 더 많이 살피고 경계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생긴 심리적 불편감을 표현하는 방식은 자극추구 기질과 상관 있습니다. 자극추구 기질이 강하면 외현화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자극추구 기질이 약할수록 우회적으로 표현하거나 억압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하위 차원들은 다음과 같이 2개의 군으로 나눠서 살펴보는 것이 유용한데,
RD1, RD2 - RD3, RD4
RD1과 RD2는 정서를 다루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RD1(정서적 감수성)은 타인의 정서를 잘 공감하는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RD1이 높을수록 따뜻한 사람, 낮을수록 차갑고 냉정한 사람입니다.
RD2(정서적 개방성)는 말 그대로 정서를 잘 개방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점수가 높을수록 자신을 잘 드러내고 다른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는 사람인 반면 점수가 낮을수록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 걸 좋아하지 않으며 먼저 다가가지 않습니다.
RD3와 RD4는 대인 관계 양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RD3(친밀감/거리두기)는 어떤 관계를 선호하느냐를 보여주는데 RD3가 높은 사람은 개인 생활보다 친구 관계처럼 친밀한 관계를 더 선호하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RD3가 낮은 사람은 개인 생활이 더 중요한 사람이죠.
RD4(의존/독립)는 다른 사람의 지지를 얻는데 의존적이냐 독립적이냐를 측정하는데 RD4가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인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적 압력에 쉽게 굴복하는 반면 RD4가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결정하고 행동합니다.
정리를 해 보자면,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기질의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인정, 평가, 승인에 예민한데 위험회피기질이 강할수록 더욱 예민하며 RD1과 RD2는 타인의 정서적 신호를 쉽게 느끼고 자신의 것을 잘 개방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RD3, RD4는 대인 관계 양상을 평가하기 때문에 둘 다 높을수록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친밀한 관계를 중시하며 사회적 압력에 쉽게 굴복하는 반면, 둘 다 낮을수록 개인 생활이 더 중요하고 타인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압력에도 잘 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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