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0일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생활상담연구소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심리평가 없이 어떻게 성격문제(장애)를 detect하고 치료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다룬 자료로 2시간 분량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성격장애 개관
* 성격장애의 구조
* 강박성 성격장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성격장애 개관
* 성격장애의 임상적 정의
* 성격장애의 진단적 특징
* 성격장애 진단 기준(DSM-5)
* 성격장애 진단 기준의 변화(DSM-5)
* 성격장애 별 특징
2. 성격장애의 구조
* 성격 구조
* 성격 조직의 발달 수준
* 방어기제 구분
* 성격 발달 수준에 따른 치료 목표
* 성격 발달 수준에 따른 치료 기법
3. 강박성 성격장애
* 강박성 성격장애의 이해
* 강박성 성격장애의 기본 정동
* 강박성 성격장애의 방어기제
* 강박성 성격장애의 치료
상담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들께 제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입니다만 정신병리학을 공부해 두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DSM-IV 방식에 따른 성격장애의 진단과 임상적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하였습니다. 그런데 DSM-5로 넘어오면서 성격장애도 범주가 아닌 성격의 기능 수준과 차원, 영역을 통해 진단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게 되었죠.
그래서 성격 조직의 발달 수준(정신병 -> 경계선 -> 신경증)과 각 발달 수준 내에서의 방어 양식의 상호작용을 이해함으로써 성격장애(또는 문제) 가능성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치료적 접근 방법을 일반적인 수준에서 소개하였습니다.
또한 상담 현장에서 비교적 자주 만날 수 있고 도덕 발달 수준이 신경증 단계에 있어 다른 성격 장애에 비해 치료적 접근이 다소 용이한 강박성 성격장애를 보기로 들어 기본적인 방어 기제와 정동, 치료 방법을 설명하였습니다.
이 자료는 개략적인 수준에 불과하니 보다 깊은 공부를 원하는 분들은 예전에 소개한 Nancy McWilliams의
'정신분석적 진단 : 성격 구조의 이해(Psychoanalytic Diagnosis, 1994)'를 필두로 해서 좀 더 깊이있는 책들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필요한 분들은 얼마든지 내려 받아 사용하셔도 됩니다. 출처만 분명하게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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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가족들이 열심히 도박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해도 치유의 열쇠는 결국 도박자가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박자가 치유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 관건인데 문제는 자신이 도박에 중독되었다는 인식이 없는 도박자를 가족들이 어떻게 설득하는가입니다.
도박자는 도박 중독이 병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해도 자신이 그 병에 걸렸다는 건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도박자를 설득할 때 중독, 정신병, 병원, 치료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 거부감만 일어나게 되죠. 이보다는 좀 더 순화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예를 들어 도박 중독보다는 도박 문제, 치료보다는 상담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겁니다. 도박자를 설득하는 이유가 도박자를 치유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것이지 도박 중독자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박자가 전문기관을 방문하는 걸 극구 꺼리는 경우에는 현재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기 위해 일단 평가만이라도 받아보자고 설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도박 중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도박자라도 뭔가 잘못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 정도는 경험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선택은 도박자의 몫이라는 걸 강조하는 것입니다. 상담을 받겠다고 결정하든,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거부하든 간에 모든 결정은 도박자가 스스로 내려야 합니다. 도박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면 어떤 방법이든 간에 치유 효과는 반감되게 마련입니다. 또한 도박자가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족을 탓하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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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을 불문하고 중독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건 공통된 현상입니다. 신체적인 금단 증상을 거의 수반하지 않는 행동 중독, 그 중에서도 도박 중독은 특히 자신의 문제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도움을 구하는 것 자체가 치유의 반이라고 할 정도니까요.
도움을 구하러 자발적으로 전문 기관을 방문하는 도박자가 매우 드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가족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방문을 해도 가족에게 준 경제적 피해와 마음의 상처가 미안해서, 혹시라도 가족들이 자신을 버릴까봐 어쩔 수 없이 가족의 강요를 받아들이는 것 뿐 처음부터 자신이 도박 중독자라는 걸 인정하는 도박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처럼 병식이 없는 도박자를 상담할 때에는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윽박지르거나 직면하거나 웬만한 도박자라면 다 아는 뻔한 내용을 교육하라는 말이 아니라 도박자가 갖고 있는 양가 갈등(나는 도박 중독자가 아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도박 중독자라면 어쩌지?)의 빈틈을 정확하게 찔러서 동요를 일으켜야 합니다. 말이 기선 제압이지 설득하는 기법에 더 가깝습니다.
제가 첫 회기에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도박자는 도박 중독이라는 병에 대한 나름의 기준과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영화 타짜에 나오는 것처럼 비밀 골방에서 뿌연 담배 연기에 쩌들어 밤을 꼴딱 넘기는 사람이라든가, 집안 재산을 완전히 날려 온 가족이 길거리로 나앉게 되어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붙잡고 우는 모습이라든가, 회사를 잘리고 감옥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사람 등등.
그들이 가진 도박자의 상은 지나치게 과장되고 왜곡된 모습이 대부분입니다. 왜냐하면 도박 중독자를 그런 이미지로 그려야만 반대로 자신이 도박 중독자가 아님을 자기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의학적인 진단 기준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도박 문제가 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동차의 예를 자주 듭니다.
자신에게 도박 문제가 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1)
삶의 균형이 깨지는 것(타이어의 공기압 차가 생겨 주행 중 차가 흔들림), 2)
통제력을 잃어 멈추고자 할 때 멈추지 못하는 것(브레이크의 이상 작동)입니다.
제 경험 상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경험하지 않는 도박 중독자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차가 좀 흔들리거나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 게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방치하다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 두 가지 기준에 해당되면 일단 더 이상 주행하지 말고 차량 정비소에 가서 점검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데 여기가 바로 그런 정비소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도박자가 자신은 절대로 도박 중독자가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에서 한결 부드러워져서 자신의 애로사항을 털어놓곤 합니다.
도박자가 자신의 도박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해보도록 하기 위해
자동차의 비유를 들 때 도박 중독, 정신병, 치료와 같은 부정적인 뉘앙스를 주는 용어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그런 정공법은 도박자의 방어를 뚫지 못합니다. 게다가 오히려 상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해 임의 탈락할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초기 상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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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가 이 카테고리에 올린 글은 상담과 심리치료를 굳이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이름조차 '상담/심리치료'이죠. 제가 상담과 심리치료를 세세하게 구분하지 않는 이유는 현장에서는 굳이 그런 구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어 이 참에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법 상 의사에게만 치료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의사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치료', '요법'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불법이죠. 그래서 한 때 놀이치료라는 명칭을 쓰려던 학회가 치료놀이학회로 개명을 하는 코미디 아닌 코미디가 연출되기도 했었죠. 어쨌거나 심리치료라는 말을 사용하는 분들은 정신과 의사가 묵인하고 있어서이지 마음놓고 써도 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고 계셔야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임상가들은 정신과 의사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서 상담이라는 말을 일부러 선호하기도 합니다. 저도 좀 그런 편인데 굳이 심리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정신과 의사를 자극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만 있는 자리가 아니라면 가능한 한 상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더 큽니다만.
제가 상담이라는 용어를 심리치료보다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제가 일하는 도박 중독 분야의 특성 때문입니다. 정신병, 병원, 환자, 치료라는 말을 끔찍히 싫어하는 도박자의 특성 상 굳이 심리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조기 탈락율을 높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제 경험 상 도박자는 상담, 상담자와 같은 용어를 훨씬 더 편안하게 느끼더군요.
또한 심리치료라는 말은 듣는 사람이 시작 전부터 자신에게 큰 문제가 있고 고쳐야 할 병에 걸려 있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와 달리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인식론적으로 좀 더 권력 위계를 높이 세우는)를 통해 치료자가 권위의 도구에 의존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슷한 것으로는 굳이 하얀 가운을 입는 것, 큰 책상을 사이에 두고 명패 앞에 앉히는 것, 어려운 전문 용어를 남발하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치료에 비해 상담이 더 내담자의 치유와 행복에 도움이 되는 전인적인 용어에 가깝다고 보는데 심리치료적 기법은 상담 중에 상담자가 적절한 타이밍만 잡으면 언제든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사례 발표를 들어보면 사례 개념화 후 특정 심리치료적 접근법에 따라 상담(?)을 진행하는 걸 자주 보는데 제 경험 상 특정 심리치료적 접근법을 그대로 고수해서 내담자의 문제가 해결된 것을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상담자가 그런 경직된 사고틀을 고집하면 고집할수록 내담자의 치유력을 약화시키거나 심하게는 중도 탈락하게 만들게 됩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부터 상담이라는 용어가 심리치료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폄하하는 스스로의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상담이 전쟁이라면 심리치료는 전투입니다. 전투의 승리는 분명히 중요하지만 하나의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죠.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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