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아동·청소년의 애착 외상을 다룬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애착 외상이 아니더라도 제목처럼 마음을 다친 아동·청소년을 만나는 임상가에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아동·청소년 외상을 전문으로 다뤄온 심리학자인 Ricky Greenwald의 2002년 저작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성훈, 정운선 선생님이 번역했는데 두 분 모두 외상 전문이라서 그런지 번역도 깔끔하게 되어 쉽게 읽힙니다.
이 책은 정신적 외상근거 치료(trauma-informed treatment)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아동·청소년에게 적용하기 위해 우화 모델(fairy tale model)을 통해 적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화 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필요는 없지만 아동·청소년의 외상을 처음 다루는 임상가가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이론적인 부분보다 실전에서 알고 있어야 할 세부적인 내용들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어(이론적인 내용이 부실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로 아동·청소년을 만나는 임상가에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장. 정신적 외상 이해하기
2장. 정신적 외상 치료의 구조
3장. 정신적 외상근거 치료관계
4장. 당신 자신을 돌보시오
5장. 초기 면담 : 첫 인사에서 병력까지
6장. 정신적 외상 병력 청취하기
7장. 정신적 외상근거 사례 요약
8장. 치료 계약하기
9장. 사례관리
10장. 부모교육
11장. 자기조절 기술 교육
12장. 더 강해지기
13장. 정신적 외상 해결방법
14장. 노출에 대한 준비
15장. 노출치료 시도하기
16장. 노출치료 중의 문제 해결
17장. 치료 성과의 재평가와 강화
18장. 재발 방지와 손상 감소
19장. 문제 사례 : 우화 모델을 적용하기
20장. 안정한 환경 만들기
21장. 훈육은 사랑이다
22장. 성공을 위한 인센티브 사용하기
23장. 마법의 언어 : 인지적 개입
목차를 보면 아시겠지만 5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 20개가 넘는 장으로 잘게 쪼개져 있어 한 장씩 가볍게 읽어도 무방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말미에는 연습, 토론 주제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읽고 나서 스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외상을 다루는 임상가라면 갖고 계시면서 수시로 참고하면 좋은 책이고 어쨌든 한 번은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이미 현장 경력이 어느 정도 된 분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삽화가 정말 구리다는 겁니다. 내용과 맞지 않는 건 아니지만 원저의 삽화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 같은데 우리 문화에 맞는 삽화로만 교체했어도 수준이 확 올라갔을테고 집중도도 높아졌을 겁니다. 삽화가 나올 때마다 독서열이 꺾이는 걸 느낄 정도입니다. 쩝...
닫기
* 우리는 흔히 아이의 '문제'만을 파악하려고 한다. 그러나 문에 외에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며, 아이 입장에서 문제의 의미, 문제 행동이 아이에게 어떤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 '인지-정동-인지 샌드위치(cognitive-affective-cognitive sandwich)'를 활용한다. 감정을 드러내고 사건을 표현하는 부분의 앞뒤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두는 것이 샌드위치 기법이다.
* 치료는 항상 같은 방식으로 시작한다. 일정한 관계는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다. 항상 같은 방식으로 끝내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 RICH 모델 - Respect(존중), Information(정보), Connection(연대), Hope(희망) -은 외상 치료에서 최적의 치료 관계를 형성하는 접근법이다.
* 단순히 "나를 믿어요"라거나 "이제 안전하게 느껴도 됩니다"라는 식으로 말하지 마라. 아이와 가족은 경험을 통해 당신을 신뢰하고 당신과 함께 있을 때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 아이가 성공하는 느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외상근거 치료의 핵심 요소다.
* 다음은 외상 사건의 병력을 청취하기 위해 당신이 따라야 할 단계들이다.
1. 경고한다.
: 다시 말해 "대답하고 싶지 않을 때 어떻게 하는 지 기억하니?"라고 아이에게 규칙을 다시 상기시켜 준다.
2. '목록'을 만든다.
3. 다른 아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 "다른 아이들이 말했던 것들을 먼저 말해 줄게"라는 표현은 아이에게 가장 비정상적이라고 느꼈던 경험이 다른 사람들도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것이라고 느끼게 해 준다.
4. 목록을 얻는다.
5. 목록의 각 항목을 경험했던 연령을 확인한다.
6. 목록의 각 항목에 대한 SUDS(subjective units of distress scale)를 파악한다.
* 아이의 선택은 신경 쓰지 말고 지지하라. 자신의 선택을 치료자와 싸우는 무기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때, 아이들은 자기 자신과 싸우도록 남겨지며 결국 훌륭한 결과가 나온다.
* 외상 해결 단계로 진입하려면 아이가 외상에 대해 "나쁜 일이었지만 지나간 일이니 지금은 괜찮아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상태는 사건이 실제로 지나가 버렸고, 현실에서 모든 것이 좋아졌을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외상 해결은 아이가 최대한 안전하고, 지지받고, 실제로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준비단계가 필수적이다.
* 부모교육 개입법
- 문제 행동은 자녀가 당신에게 부모 역할을 재확인하려는 것이다. 안심해도 된다는 당신의 설명은 자녀를 안정시킨다.
- 당신은 부모다. 당신은 자녀 안전의 원천이다.
- 당신은 책임을 지겠다고 생각할 때 강하고 보호할 수 있다.
- 약속을 지켜라.
-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해라.
- 문제는 빨리 해결할 때 작아지고 다루기 쉽다.
- 부정적인 표현은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강화하라.
* 타임아웃의 대안 기법
: 조용히 있는 시간은 대개 5분 정도 또는 아이의 나이와 비슷하게(예; 7세면 7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타임아웃 동안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가만히 둔다. 주의할 점은 아이에게 가만히 앉아 있거나 꼼짝하지 말라고 하지 않고 방에 조용히 있으라고만 해야 한다는 점이다.
* 좋은 결말에 도달하기
: 중요한 점은 좋은 결말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 이야기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어야 하고 시간, 장소, 행위가 포함되어야 한다. 치료자가 좋은 결말을 TV를 보듯 선명하게 시각화할 수 없다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
- 현재형에서 과거형으로 바뀌는 것은 거리를 두려는 전략이다.
- 기억을 완전히 처리해서 지루해지는 것이 치료 목표다. 지루함은 기억이 완전히 힘을 잃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노출이 성공했다는 신호가 된다.
* 실제 상황에의 노출은 상상노출과 마찬가지로 중간 정도의 고통일 때 가장 효과적이다. 너무 약한 고통은 쉬워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거의 없고, 너무 강한 고통은 실패 위험성이 크고 압도당할 가능성이 많다. SUDS가 5점 전후일 때가 가장 좋다. SUDS가 5점 이상이면 처리하기 쉽게 몇 개로 분할한다.
* 긍정적이고 배려 깊은 훈육법
- 아이들은 안전하지 않거나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문제 행동을 한다. 아이들의 문제 행동은 도움을 요청한다는 의미다.
- 아이들은 훈육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것을 배울 수 있다.
-> 안전하다.
-> 당신에게 의지해도 된다.
-> 행동은 자유롭다. 다만 좋은 행동은 보상을 받고, 나쁜 행동은 보상을 받지 못하고 훈육이 있을 것이다.
* 당신이 아이를 훈육하고 싶다면 먼저 훈육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야 한다.
덧. 이 책은 저도 소장하고 참고할 예정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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