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이은 오감만족 시리즈 네 번째 포스팅입니다. 오늘은 청각편입니다.
원래는 나중에 집을 지으면 음악 감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했지만 2022년 초에 서울의 20평 대 아파트에서 경기도의 30평 대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역전세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전세에서 월세로 옮겼습니다) 거실이 많이 넓어졌고 그에 따라 수납 공간이 많아지다보니 집에 들어갈 때마다 느끼던 답답함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인간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공간이 생기니 음악을 제대로 듣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군요. 집을 언제 지을지도 모르는데 그것만 바라보고 욕구 충족을 계속 뒤로 미루는 것도 싫었고요. 그래서 이참에 적당한 스피커를 하나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스피커를 고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올인원 스피커여야 함 : 아무리 공간이 넓어졌다고 해도 여러 기기를 선으로 연결해서 늘어놓는 건 사양
2. 100만 원이 넘지 않는 가격 : 입문자용 스피커의 가격은 모름지기 100만 원 이하여야 한다고 생각
3. 모든 음역대가 튀지 않으면서 조화롭게 어울려야 함 : 여러 장르의 음악을 골고루 듣기 때문
4. 콤팩트하여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야 함 : 거치대에 올려서 거실 한 쪽을 떡하니 차지하는 건 딱 질색
5. 원목 가구 등 나무가 많은 집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디자인이어야 함 : 대부분 가구가 원목(특히 월넛임)
이 다섯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을 추려낸 결과 마지막에 영국 마샬사의 액톤2(ACTON II)와 스위스 제네바사의 클래식S가 남았는데 결국 제네바사의 클래식S의 손을 들었습니다. 마샬 스피커는 레트로한 감성의 디자인은 마음에 쏙 들었지만 청음을 해 보니 음색이 전반적으로 가볍고 들뜨는 느낌이라서 제 귀가 별로 좋아하지 않더군요. 게다가 겉을 감싼 재질이 가죽이라서 더 고민해 볼 것도 없이 탈락했습니다.
결국 제네바 클래식S 스피커를 구매했습니다.
23.5 X 14.9 X 17.6cm로 아담한 사이즈이며 무게가 3.35kg이니 들고 옮기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물론 유선 스피커이기 때문에 여기저기 옮겨 다닐 일은 없겠지만요. 제네바 스피커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둥글게 튀어나온 전면 그릴입니다. 처음에는 저게 뭐야 싶었는데 볼수록 매력적인 디자인이네요.
정가는 52만 원인데 본체를 수공으로 작업하는 월넛 우드로 선택했더니 5만 원이 추가되어 총 57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이 스피커는 요즘 스피커답지 않게 FM 라디오 튜너가 내장되어 있어 라디오를 들을 수 있습니다. 뒷부분에 위로 뽑을 수 있는 안테나가 달려 있는 것도 아날로그 감성 돋습니다.
항시 전원을 연결해 두는 제품이기 때문에 기기를 끄더라도 전면에 현재 시간이 표시됩니다. 대기 전력은 0.5W에 불과하고요.
실제 재질이 월넛 목재인데다 모서리를 궁글게 가공해서 느낌이 따뜻합니다. 윗면에는 레이저 각인된 터치 버튼이 있어서 터치로 모든 기능을 작동할 수 있습니다.....만 대개는 함께 제공된 리모컨을 사용하기 때문에 터치 버튼을 사용할 일은 없네요.
리모컨도 싸구려 느낌이 아닙니다. 세련된 디자인에 쥐는 촉감까지도 좋습니다. 블루투스 버튼 하나로 설정된 기기와 자동으로 무선 연결되어 음악을 재생하거나 동영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버튼 하나로 Bass, Treble을 조절할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음색으로 튜닝할 수 있고 알람을 설정하거나 FM 방송을 6개 채널까지 프리셋 설정해서 버튼 하나로 옮겨가며 들을 수 있습니다.
거실에 있는 장식장 위에 올려둔 모습입니다. 월넛 원목 가구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고 크기도 아담해서 부담스럽지 않아 좋습니다.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월넛 재질로 하기를 잘했습니다.
클래식S는 블루투스 4.1 A2DP 호환이고 1인치 돔트위터와 4인치 미드레인지 우퍼, 고성능 클래스D타입 앰프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음질은 지극히 주관의 영역이지만 올인원 하이파이 스테레오를 발명한 제네바 스피커의 계보를 이었기에 클래식S는 가장 작은 크기의 올인원 스피커임에도 작은 몸체에서 충분한 저음을 뿜어내고 보컬은 선명하고 또렷하게 들립니다. 고역도 찢어지거나 거슬리는 소리 없이 화사하고 밝은 느낌입니다. 고음이 약간 덜 맑다는 평을 하는 분도 계시던데 저는 충분히 만족합니다.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아주 좋습니다. 오래 들어도 귀가 피곤하거나 하지 않고 편안합니다. 커피로 따지자면 브라질 산토스 원두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제네바 스피커의 강점은 올인원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스피커와 어떤 각도에 있더라도 거의 동일한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 그야말로 데드존이 거의 없습니다. 스피커 크기도 작은데 굳이 정면 앞에서 들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니 아주 편리합니다.
출력은 30W지만 30평대 아파트 거실을 채우기에 충분한 수준입니다. 클래식S 모델 상급 버젼으로 M, L, XL도 있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단독 주택이 아닌 한 충분한 음량으로 올리지도 못할 겁니다. 클래식S로도 차고 넘칩니다.
나중에 집을 지으면 마음껏 출력을 올려서 들을 수 있으니 그 때는 올인원 하이엔드 스피커의 끝판왕 Naim의 뮤조2를 거실로 들이고 이 스피커는 제 사무실에서 사용할까 생각 중입니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충분한 출력을 내고, 밸런스가 잘 잡혀서 어떤 음악도 소화해내는, 적당한 가격에 디자인도 심플해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올인원 스피커를 찾으신다면 제네바 클래식S가 제격입니다.
* 장점
- 블루투스로 작동하는 올인원 스피커인데도 고, 중, 저역의 밸런스가 훌륭해 어떤 음악도 잘 소화해 냄
- 크기 대비 출력이 차고 넘침
- 어느 공간에나 잘 어울리는 깔끔한 디자인
- 작고 가벼워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음
- 저렴한 건 아니지만 올인원 하이엔드 스피커로는 충분히 훌륭한 가격
* 단점
- 요새 올인원 스피커의 추세인 관련 앱이 없어서 EQ 등의 세부 조정을 앱에서 할 수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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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는 해외 여행이기는 해도 이번 여행은 15년 간 일하던 직장을 나와 처음 떠나는 여행이라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원래는 있는 휴가 없는 휴가 몽땅 끌어모아서 일정을 잡은건데 의도치 않게 직장을 나오게 되면서 사직 전에 남은 휴가를 몰아서 쓰는 통에 이 휴가는 자력으로 다녀오는 첫 여행이 되었네요.
프리랜서는 일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기 때문에 미리 예약된 것이라고는 해도 이번 스위스 여행은 일정도 길기 때문에 타격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만 일과 쉼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제 독립의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마음 비우고 편하게 다녀오려고 합니다.
8월 20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 9월 5일 오후 비행기로 돌아오는 14박 16일 일정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다른 나라 기웃거리지 않고 한 나라에만 집중하는 제 여행 특성 상 스위스만 돌아보고 올 예정입니다.
이번 스위스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취리히(1) - 루체른(2) - 융프라우(3) - 마터호른(3) - 생 모리츠(2) - 루가노(2) - 루체른(1)
자연을 만끽하러 가는 스위스이니만큼 도시를 둘러보는 일정은 최대한 줄였기 때문에 최초로 수도를 방문하지 않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베른, 제네바, 바젤 등이 모두 빠졌고 취리히도 하루 둘러보는 것으로 끝입니다.
남은 기간은 기차로 이동하면서 산과 호수에서 하이킹 하면서 힐링하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포켓 와이파이와 태블릿 PC를 가져가니 메일이나 WhatsApp, Viber, Telegram으로 연락주시면 최대한 빨리 답신 드리겠습니다. 중간중간에 트위터로는 현지 소식 전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가 돌아오는 9월 5일까지 최상단에 위치시켜 둘께요.
세계 최고 수준의 고물가 나라 스위스 다녀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ㅠ.ㅠ
덧. 스위스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이틀 정도를 빼고는 날씨까지 도와줘서 확실한 refresh 여행이 되었네요. 흡연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나라라서 비흡연자인 저로서는 도시 지역을 여행할 때 좀 힘들었지만 그 점만 빼면 정말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페루 여행기를 마무리하고 스위스 여행기도 곧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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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올해 (예상) 여행지는 스위스입니다. 작년 말에 몰디브에서 푹 쉬고 오기는 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매년 가는 여행과는 좀 다른 휴양 개념이었고 그 전에는 18일 동안 페루 여행을 조금 힘들게 다녀왔기 때문에 올해는 좀 긴장하지 않고 여유있게 설렁설렁 다니는 여행을 가자고 반려인이 주문해서 스위스로 정했습니다.
남유럽은 스페인과 그리스, 북유럽은 노르웨이, 동유럽은 체코를 다녀왔기에 어찌 보면 처음으로 가는 서유럽 국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얼핏 우리나라의 1/3 정도 크기라고 생각해서 여행 일정을 그리 오래 뺄 필요는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론플을 읽으면서 보니 의외로 들러야 할 곳이 많네요. 대충 꼽아봐도 제네바, 취리히, 융프라우 지역, 마터호른 지역, 루체른 호수 지역은 기본 일정에 포함될거고 거기에 Aletsch 빙하와 Swiss National Park로 연결되는 The Glacier Express 탑승, 거기에 리히텐슈타인에서 1박이나 2박 정도를 한다고 계산하면 역시 2주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코스는 고민을 좀 해 봐야겠지만 취리히 in, 제네바 out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러고보니 처음으로 수도(베른)를 들르지 않는 여행이 될 것 같네요.
이 책은 2015년 판이기는 하지만 최신판이고 스위스같은 선진국은 크게 바뀌는 것이 없을거라는 생각에 읽었는데 제가 지금까지 읽은 론플 중 가장 진도가 안 나가고 힘든 독서였습니다. 구성이야 모든 론플이 동일하지만 저자의 문체가 굉장히 시적이고 만연체 문장이 많습니다. 좋게 말하면 다양한 어휘를 구사해서 생생한 묘사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저처럼 영어 실력이 짧은 외국인에게는 독해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보통 왠만한 영어책은 사전없이 대충이라고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데 이 론플은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그러기도 쉽지 않습니다.
대강 감은 잡았지만 아무래도 다른 가이드북이나 검색을 해서 일정을 짜야 할 것 같습니다. 론플만 보고 일정을 짜기에는 크로스 체킹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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