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름철 날씨가 견디기 힘든 이유는 기온이 높아서라기보다는 습도가 높아서 생기는 불쾌감 때문이죠. 사람이 생활할 때 쾌적하게 느껴지는 실내 습도는 온도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50~60% 정도입니다.
고양이 세 마리와 살고 있는 집사 입장에서는 고양이에게 해롭지 않은 수준으로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은 22~24도, 40~60% 범위의 온습도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겨울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가습기를 사용해왔지만 여름철에는 에어컨의 제습 기능만 사용했는데 기후 변화 때문인지 여름철이 되면 습도가 너무 높아져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더군요. 올해 장마를 겪으면서 보니 앞으로는 비도 더 자주, 많이 내릴 것 같아서 이 참에 제습기를 구매했습니다.
제습기는 30~40평 대 기준으로 20만 원 대 중반부터 가격대가 형성되는데 위닉스, 캐리어, 삼성, LG 등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사용 시간과 빈도가 높은 제품일수록 구매 시 돈을 아끼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어서 국산 제품군 중에서는 가장 비싼 LG DQ203PECA를 구매했습니다. 왜 수입품을 사지 않았냐하면 다이슨과 LG 생태계를 구성해 관리를 편하게 하려고 구매 시 제품을 통일하고 있거든요.
이 포스팅을 하는 현재 가격 비교 사이트 기준 593,000원이 최저가인데 제가 이걸 구매한 6월 말에는 701,500원이었습니다. 같은 평형대와 동일 제습량을 기준으로 해도 적게는 20만 원에서 많게는 40만 원까지 비싼 제품입니다. 10만 원 정도 할인을 받아 구매할 수 있었지만 그러면 제품을 받기까지 2주일 이상 기다려야 해서 그냥 제 값 다 주고 샀습니다. 당장 쪄죽겠는데 2주일을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요.
크기는 415 X 296 X 715mm이니 꽤 큽니다.
왼쪽 옆면에는 들어올릴 때 손가락을 거치할 수 있는 홈이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이지 핸들이 있어 제습기를 이동할 때 손잡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는 물탱크가 결합되어 있고요. 물탱크는 노출형 투명 물통이어서 수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탈착도 쉽고 물을 비우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물통이 다 차면 물통을 비우라고 앱으로 푸시 알람을 보내주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바퀴는 360도 회전하는데 품질이 좋은 고무 바퀴라서 이동 시 소리가 나지 않고 매끄럽게 움직입니다. LG는 이런 디테일까지 꼼꼼히 챙기는 게 마음에 들거든요.
제습 용량은 동급 대비 최고인 20리터입니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금방 물통이 꽉 차기 때문에 고정 배수를 하지 않는 이상 12시간 간격으로 물통을 비워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후면의 흡입구에는 별도의 공기청정키트를 구입해 장착하여 공기질까지 관리할 수 있는데 제습 효율이 감소할 수 있다고 해서 저는 장착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공기 청정기를 별도로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아래에는 케이블을 감아놓을 수 있는 거치대가 있어 케이블이 걸리적거리지 않습니다. 물통을 비우는 것이 너무 번거로워 고정해서 사용하려면 지름 16mm의 호스를 별도 구매해 연결하면 연속 배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윗면의 토출구와 조작부입니다. 보통은 스마트 제습 모드로 사용하는데 목표 습도 50%로 자동 운전합니다. 쾌속 제습 모드는 창문을 열어 환기한 후에 사용하고 저소음 제습 모드는 도서관보다 더 조용한 34db로 소음을 줄여주기 때문에 수면 시 사용하는데 스마트 제습 모드도 충분히 조용해서 굳이 저소음 제습 모드를 사용할 필요 없더군요. 집중 건조 모드는 기본품으로 제공하는 건조 키트를 사용하여 젖은 신발이나 옷장 속을 집중적으로 제습할 때 사용합니다. 의류 건조 모드는 건조대에 빨래를 널었을 때 주로 사용하는데 정말 빨래가 금방 마르더군요. 그래서 이번 장마철에는 빨래도 주저없이 했습니다. 낮에 빨래를 해서 거실에 널고 의류 건조 모드를 작동하면 자기 전에 빨래를 걷어야 할 정도로 빨리 건조되더군요.
스펙 상 90%에서 40%까지 습도를 낮추는 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걸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면 체감 상 더 빠릅니다.
DQ203PECA는 10년 무상 보증하는 듀얼 인버터 기술이 적용되어 저소음 제습 모드로 하루 5.7시간 사용시 하루 전기료가 164원 정도 나옵니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고요.
자동 건조 기능이 탑재되어 있고 제습된 바람을 내보내는 팬을 UVnano로 살균하기 때문에 유해균으로 공기가 오염될 걱정을 안 해도 됩니다.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건조 키트입니다. 제습기와 연결하여 신발을 쾌속 건조하거나 옷장, 서랍 속 등을 집중적으로 건조할 때 사용합니다. 아직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분명히 잘 작동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요새 나오는 대부분의 LG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이 제습기도 LG ThinQ 앱에 등록하여 원격 관리할 수 있습니다. 켜고 끄는 것은 물론 제습 모드, 희망 습도, 풍량, 예약 시간 등을 앱에서 control하면 됩니다.
이 제습기도 UP가전 제품이기 때문에 firmware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기능이 추가됩니다.
가격을 제외하면 흠잡을 곳이 없기 때문에 제습기를 구매할 분들 중 가격에만 눈 감으실 수 있으면 강력 추천하는 제품입니다.
사실 저는 이번에 집을 지으면 365일 항온, 항습, 급탕, 환기가 자동 조절되는 복사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 집을 짓고 나면 이 제품이 필요없게 될 예정이지만 그래도 입주 전까지는 2번의 여름을 더 나야 하니 그 동안이라도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점
- 엄청나게 빠른 제습 속도
- 소음을 신경쓸 필요 없을 정도의 저소음 제습
- 이동 및 관리, 물통 청소가 편리함
- 앱으로 원격 관리할 수 있는 편의성
* 단점
- 동급 제품 대비 넘사벽인 높은 가격
- 20리터 제습량이라고는 해도 고정 배수가 아니면 여름철에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물통을 비워야 해서 귀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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