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돌아온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하고 '데드풀'의 팀 밀러가 감독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6번째 영화입니다. 보통 이런 시리즈물은 전작의 내용을 바탕으로 후속작이 이어지는데 3~5편의 스토리를 무시하고 2편에서 바로 이어지는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1, 2편의 주요 인물인 린다 해밀턴과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오랜만에 등장했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누가 주인공인지 아시겠지요?
제작비 1억 8천 5백만 달러에 마케팅 비용만 1억 달러를 쏟아 부은 대작인데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했고 국내에서는 240만 관객을 동원하여 사실 상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최초 로튼토마토 지수 56%에 불과(현재는 70%대까지 올라옴)해 매우 식상한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상 2편과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고 2편과 연결된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이 길어 상당히 지루합니다.
게다가 새로 등장하는 액체형 터미네이터 Rev-9도 그냥 T-800과 T-1000의 특색을 합친 후 자가 분열 기능을 추가한 version이라 별다른 특색 없이 식상하고요. 이전 작품에서 사라 코너의 역할을 맡은 다니엘라 라모스가 각성하는 이유도 불분명하고 무엇보다 카리스마가 너무 부족하여 오히려 그녀를 보호하려고 미래에서 파견된 강화 인간인 그레이스가 더 주인공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별 2개로 혹평하려다가 오랜만에 본 린다 해밀턴과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반가워서 1개 더 줬습니다. 1, 2편의 스토리와 존 코너를 그리워하는 원조팬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냥 건너뛰시는 게 나을 겁니다. 그렇다고 SF 액션 영화로만 즐길 사람들은 봐도 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액션씬조차도 너무 평범하거든요. CG를 너무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비판이 자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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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이 기획하고 루이 시호요스가 감독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루이 시호요스는 일본 타이지 지방에서 매년 자행되는 끔찍한 돌고래 살육 축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 2010년 제 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입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힘을 내려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뿌리깊은 편견에 대한 도전장입니다.
나레이션은 미군 특수 부대에서 격투술을 가르치는 종합 격투기 선수인 제임스 윌크스가 맡았는데 그는 스파링 중 양쪽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후 회복과 재활을 위한 공부를 하면서 채식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됩니다.
시작은 가장 강인한 육체를 유지했던 고대 검투사들이 대부분 채식주의자여서 'Hordeari(콩과 보리를 먹는 사람들'라고 불렸다는 사실부터 시작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세계적인 격투기 챔피언인 코너 맥그리거를 때려눕힌 디아스가 채식주의자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육식주의자였던 맥그리거가 기자 회견장에서 디아스를 가젤에 비유하며 놀렸는데 결과는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이 20% 이하의 승률로 점쳤던 디아스가 맥그리거를 일방적으로 두들겨 팹니다.
그 밖에도 스콧 주렉(울트라 마라톤 선수), 칼 루이스(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도치 바우슈(전미 사이클 대회 8회 우승자이자 올림픽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파트리크 바부미안(지구에서 가장 힘이 센 남자) 등이 등장하는데 이들 모두 채식주의자죠. 속도와 지구력, 폭발적인 힘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채식을 하는 전문 운동 선수들의 뛰어난 활약이 소개됩니다. 대표적인 육식주의자였지만 채식주의자로 전향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인터뷰(세계적인 보디 빌더이기도 했죠)도 나오고요.
1,800년 대에 유스투스 폰 리비히라는 독일 화학자가 근력이 동물 단백질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는데 사실 무근(힘을 내는 건 단백질이 아니라 탄수화물임)이었는데도 그의 유명세 때문에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지금과 같은 미신으로 자리잡았죠.
사실 운동 능력은 혈류량을 늘려야 가능해지고 혈류량을 늘리는 건 혈관 내피입니다.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은 혈관 내피 기능을 약화시켜 오히려 운동 능력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식후 6~7시간 동안이나 지속됩니다. 또한 동물성 음식에는 N-글리콜리뉴라민산, 내독소, 헴 철과 같은 염증성 분자들로 구성된 단백질이 들어 있는데 이들은 장의 미생물 균주에 악영향을 미치고 트리메틸아민산화물 같은 염증 매개체를 생산하여 염증 수치가 증가합니다. 당연히 염증은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고요.
이 다큐멘터리에는 성욕과 관련있는 재미있는 연구도 소개됩니다. 남자 대학 운동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루는 동물성 식사, 하루는 식물성 식사를 하게 하고 그 날 밤 사타구니에 착용하고 자는 장비를 통해 수면 중 발기 횟수, 지속력, 강도 등을 평가했는데 식물성 식사를 했을 때 엄청난 차이로 모든 영역에서 스태미너가 강화된 걸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육식을 즐길수록 남성다움을 빨리 잃는거지요.
가끔 콩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아서 채식을 하면 여성화된다고 믿는 분들도 있는데 정작 콩에는 에스트로겐이 아닌 파이토에스트로겐이 들어있고 이건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오히려 수치를 낮춥니다. 반대로 우유 등 동물성 음식을 먹으면 호르몬 레벨이 불안정해집니다. 이건 '우유를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 포스팅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 있죠.
제가 봤던 채식 관련 다큐멘터리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죄책감을 자극하지 않고 유용한 정보를 주면서도 재미있기까지 하거든요.
무엇을 드시고 있든지 상관없이 한 번쯤 보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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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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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폭풍 속으로(1991)'라는 굵직한 걸작을 만든 여성 감독 Kathryn Bigelow의 2008년 작품입니다.
2010년에 이 영화로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을 누르고 제 82회 아카데이 시상식에서 6개의 아카데미상(작품상, 감독상, 감독상, 음향상, 편집상, 음향편집상)을 수상했죠. 재밌는 건 제임스 카메론이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전남편이라는 거. 그래서 시상식 전부터 부부전쟁이니 뭐니 하면서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쉴 틈이 없었죠.
이 영화의 주연인 제러미 레너는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전 세계 유수의 연기상을 싹쓸이하면서 존재감을 널리 알렸죠. 이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거나 다름 없습니다. 이 영화 이후로
'어벤져스(2012)'의 호크 아이로도 출연하고 본 레거시에서 주연으로 강렬한 액션을 선 보이기도 했죠. 어쨌거나 이 영화에서 그의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이 영화는 이라크에서 폭발물을 제거하는 특수부대인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를 다루고 있는데 단순히 특수부대의 활약성을 멋지게 포장해 자랑한 것이 아니라 가장 위험한 전장에서 가장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매일 죽음의 공포와 맞닥뜨리는 EOD 대원들의 심리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에 땀을 쥐고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숨막히는 폭탄 제거 장면도 그렇지만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제임스 중사가 본국으로 귀환한 뒤 장을 보던 중 너무나 많은 종류의 시리얼에 압도되어 선택을 못하고 난감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전장에서 폭탄을 해체하면서는 죽느냐 사느냐의 두 가지 길만 선택하면 되는데 일상으로 돌아오면 사소하지만 너무 많은 선택들이 제임스 중사에게는 오히려 힘겨웠던거죠. 결국 그는 다시 이라크로 재파병을 요청합니다.
이 영화에서 제임스 중사가 모빌에 정신팔린 자신의 아이에게 하는 말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어릴 때 그렇게 몰두하게 만들었던 것들도 어른이 되고 나면 아무런 의미없는 사소한 것들이 되고 마는데 그래서 자신에게는 폭탄을 제거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몰두하게 되는 일이라고.
이 장면을 보면서 제임스 중사가 참 불쌍하고 짠했습니다. 자신을 죽음의 위기 앞에 몰아넣을 때만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감사하게 되는, 그리고 다시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오면 지루해 죽을 것 같아서 결국은 불나방처럼 또 다시 폭탄을 향해 다가가는, 언젠가는 폭사로 삶을 마칠 것이 분명한데도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그가 참 안타까웠습니다.
어쨌거나 영화는 정말 괜찮습니다.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든, 심리 묘사를 좋아하는 분이든 간에 만족하실 영화라고 생각되어 추천합니다.
덧. 당연하겠지만 이라크 바그다드는 2008년 당시에도 미국인들의 출입 및 거주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요르단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덧2. 이 영화의 초반에 등장해 주인공인 제임스 중사와 상반된 캐릭터로 인상에 남는 연기를 보여준 '가이 피어스'와 용병 대장으로 나와 잠깐이지만 역시 존재감이 쩌는 연기를 보여준 '랠프 파인즈' 모두 반가웠습니다.
덧3. 이런 걸작을 만든 감독도 작년에 제가 혹평한
'제로 다크 서티(2012)'같은 엉터리 영화를 후속작으로 내놓는 것을 보면 좋은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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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부화뇌동하는 걸 아주 싫어해서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난리쳐도 굴하지 않고 느긋하게 천천히 보려고 했는데 결국 거의 막차 타듯이 봤습니다. 기왕 느즈막히 보는 거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려고 했는데 2주일 전부터 예매를 해야 하니 이건 뭐...
결국 3D 디지털 극장에서 입체 안경쓰고 봤습니다. ㅠ.ㅠ
입체감이 신비롭기보다는 안경을 쓰지 않고 입체 안경을 쓰면 초점이 맞지 않는 것에 온통 마음이 상해서리... 평소에 눈 관리 좀 할 걸... 안구에 습기가... ㅠ.ㅠ
나비 행성인의 색깔인 푸른색이 민주당을 상징하고 영화의 메시지가 반전이기 때문에 공화당 지지자들이 관람 거부 운동을 했다는 이야기가 돌던데 영화를 보다보니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더군요.
사실 이 정도의 CG(무려 1페타바이트의 저장 공간이 사용되었다고 하죠. 무려 1백만 기가바이트라는 어마어마한 양. @.@)와 특수촬영기술(이모션 캡쳐 등)이 동원된 영화라면 대개는 클라이맥스 액션씬이 흥분되고 기대되는 법인데 아바타는 액션씬보다는 오히려 판도라 행성의 아름다운 자연과 나비 행성인들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더 가슴뛰게 만들더군요.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써도 영화를 보는 내내 백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학살하던 그 당시의 잔혹상이 계속 오버랩되더군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지금까지 들고 나온 영화마다 항상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12년만에 선보이는 '아바타'도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네요.
연기면 연기, 특수효과면 효과, 각본이면 각본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네요.
아쉬운 건 심금을 울리는 임팩트 있는 감동이 좀 부족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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