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5Km가 넘는 거리를 걸었더니 확실히 몸에 무리가 갔는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를 못했습니다. 보통 여행을 가면 전날 아무리 무리를 해도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졌는데 말이죠. 무리를 하기는 했나 봅니다.
어쨌거나 짐을 챙겨서 체크 아웃을 한 뒤 짐을 맡기고 택시를 불러 쇠소깍으로 향했습니다. 오전에 2코스를 걸을 수 있는 곳까지 걷기로 했거든요.
중문 단지에서 가까울 줄 알았는데 그래도 20분 정도는 걸립니다.
쇠소깍 입구에서 쇠소깍까지 들어가는 길은 지난 번 태풍 피해의 복구가 완료되지 않았는지 산책로 여기저기가 무너져 있고 나무가 부러진 곳이 눈에 띄였습니다.
쇠소깍 입구에서 쇠소깍까지도 생각보다 많이 걸어서 들어갑니다.
쇠소깍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인데 경치가 정말 근사합니다.
물빛이 정말 예쁩니다.
뗏배인 '태우'가 보이네요. 줄을 매서 상류와 하류를 왔다갔다 합니다. 시간만 많았으면 저희도 경험해 볼 것을, 시간이 없어서 아쉽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소금막 근처의 풍경입니다. 파도가 바위를 휘감아 돌아가면서 내는 소리가 음악 소리처럼 들리네요.
전경 초소로 오르는 길의 왼쪽 편에는 방파제가 보입니다.
풍광이 꼭 '파타야' 같지 않습니까? ^^
전경초소에 다다랐습니다. 365일 열심히 초소를 지키는 멋진 군인들이 있네요. ^^
제지기오름근처 고 이주일씨 별장입니다. 바닷가 근처에 지어진 멋진 별장인데 이런 풍광을 다시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니 인생무상을 느낍니다. 역시 건강이 최고라능~
고 이주일씨 별장 바로 옆이 제지기오름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표지판입니다. 2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는데
그냥 지나가지 마시고 꼭 올라가보시기 바랍니다. 땀 흘린 보람이 있는 풍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의 산책로같은데 예쁘게 잘 조성해 놓았습니다. 경사가 가파르기는 하지만 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어 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무슨 꽃인지 모르겠는데 향기가 상당히 강하네요. 벌이 상당히 많이 꼬입니다.
정상에 오르면 땀을 들이면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꾸며 놓았습니다. 멀리까지 보이는 풍광이 근사합니다. 정상에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를 배치해 놓았고 둘레에 여기저기 전망대를 마련해 놓았더군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내려와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보목 해녀의 집을 지나 버섯처럼 생긴 문필봉 가족의 농장을 지납니다. 제주 올레에서 소개하기로는 CAPS가 지켜준다고 했는데 그새 SECOM으로 바꾸셨더군요. ^^;;;
제주대학교 연수원 근처의 마을 안 올레길입니다. 곳곳에 감귤밭이 지천입니다. 담이 낮아서 따고 싶다는 유혹을 이기기가 쉽지 않아요.
하수종말처리장과 절경이 어울리기나 할까 싶었는데 근사합니다. 사람들이 많이들 놀러옵니다. 여기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좋겠습니다. 벤치에서 도시락을 까먹든지,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이런 경치를 언제나 즐길 수 있으니까요. 부럽삼~
하수종말처리장에는 운동기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신기해서 찍었는데 이 운동기구는 의자와 연결되어 있어 자기 몸을 들어올리게 되어 있습니다. ^^;;;
이것도 예전에 홈쇼핑에서 많이 팔던 운동기구와 똑같은 원리인데 수동입니다. ^^;;;
'검은여'에서는 무속인들의 굿판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저희가 갔던 날에도 신명나는 굿판이 벌어지고 있더군요. 천막 안이라서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KAL 호텔 근처까지 오니 시간 관계 상 더 걷기가 어려웠습니다. 3시 30분 비행기로 서울로 올라가야 했거든요. 그래서 아쉽지만 이쯤에서 올레 체험 여행을 접기로 했습니다.
콜택시를 불러 한국 콘도까지 왔는데 미터기에 12,100원이 나왔는데도 만 원만 달라고 해서 또 놀랬습니다(대체 왜 미터기대로 안 받고 깎아 주냐고~).
짐을 찾아서 한국 콘도 바로 앞에서 공항버스를 탔고 시간에 딱 맞게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절대 뒤지지 않는 제주의 멋진 길을 실컷 걸어서 원풀이를 했습니다.
제주에 가시는 분들 관광지만 돌아보지 마시고 제주의 아름다운 길을 한번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좋습니다.
덧. 제주 올레 2코스 절반 총평절반도 걷지 못해 평하기는 좀 어렵지만 2코스도 체력이 충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1코스와 달리 해안가에 바짝 붙어서 걷는 길이라서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버스가 다니는 길도 아니고 택시를 부르기에도 마땅치 않습니다.
저희가 걸은 2코스는 쇠소깍 -> 소금막 -> 전경 초소 -> 어진이 횟집 -> 제지기오름 -> 보목 해녀의 집 -> 앞바당 음식점 -> 문필봉 농장 -> 구두미 포구 -> 마을 안 올레길 -> 하수종말처리장 -> 검은여 -> KAL 호텔인데 걷기에 지루하고 조금 멀다 싶은 구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바닷가를 계속 왼쪽에 끼고 걷는 길이라서 바다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로 지루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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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밭 끝자락에서 해안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우회전~
아스팔트 길이지만 해안가 쪽으로 아스콘으로 포장된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서 걷는 맛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바닷가를 왼쪽에 두고 걷게 됩니다.
다리가 아플만 할 때 절묘하게 나타나는 너무나 예쁜 펜션 루마인(Roomine)입니다. 언제 제주에 다시 오면 꼭 한번 묵어보고 싶은 멋진 펜션입니다. 1층에는 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있어서 잠시 쉬다 가기로 했습니다.
분위기가 깔끔하죠. 커피가 5,000 원, 아이스 라떼가 8,000 원이니 결코 싼 것은 아닙니다만 앉아보시면 전망만 하더라도 그 정도의 가격은 지불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의자의 배치도 바다를 마주보도록 되어 있습니다.
실내 소품도 그렇고 화장실의 비품까지 신경을 많이 쓴 기색이 역력합니다.
멀리 성산봉과 우도가 보이는 전망이 정말 훌륭합니다. 펜션의 자리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잡은 것 같더군요.
펜션 뒤에는 귀여운 멍멍이들도 잔뜩 있습니다. ^^
루마인은 1층을 카페 공간으로 활용하고 2층은 펜션으로 이용하는데 복층 공간을 비롯해서 7개의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www.roomine.com에서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종달리 해안도로를 알리는 해녀상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길가에 '준치'를 말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해풍에 반쯤 마른 오징어를 씹으며 걷는 것도 느리게 걷기의 또 다른 재미죠.
사는 김에 집에도 가져가서 먹으려고 넉넉하게 10 마리를 샀습니다. 10 마리에 만원인데 큰 것, 작은 것 한 마리를 추가로 몽땅 천 원에 주시더군요. 인심도 후하십니다. 여기 주인장 되시는 분은 이미 '제주 올레'를 알고 계시네요. 전에 행사하는 것을 봤답니다. 앞으로 도보 여행을 하는 분들이 더 늘어날 거라고 일러드리고 왔습니다.
조금 더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시흥 해녀의 집'입니다. 조가비 박물관 바로 옆인데 그 유명한 조개죽을 맛 볼 수 있는 곳이죠. 식당은 2층입니다. 전화번호는 064-782-9230.
홀도 있고 방도 있는데 저희는 더 편하게 쉬려고 방에 앉았습니다. 생각보다 넓고 주방도 다 들여다보이는 구조더군요.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도 모두 깔끔하게 복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1그릇에 6,000 원인 조개죽 2인분을 시켰습니다. 보시는 것이 기본 상차림입니다. 오른 쪽 아래에 이상한 음식이 보이시죠?
바로 '갱이 튀김'이라고 불리는 게 튀김입니다. 게를 튀김옷을 입혀서 통째로 튀긴 겁니다. 하나 먹어봤지만 맛은 그냥 튀김 같습니다. ^^;;;
요건 '톳'이 들어간 냉국(?)인데 향이 아주 독특합니다.
조개죽이 나왔습니다. 조갯살의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꽤 많이 들어있습니다. 양이 많아서 저도 먹다가 남겼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와 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멀리 '전복죽'으로 유명한 '오조 해녀의 집'이 보이네요.
시흥 해녀의 집에서 성산 갑문까지는 상당히 멀고 지루한 길입니다. 개인적으로 콜택시를 불러서 갑문이나 일출봉까지 곧바로 이동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어쨌거나 저희는 그냥 하염없이 계속 걸었지요. 갑문 근처에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는 포구가 있습니다.
갑문을 지나서 일출봉으로 가는 길에 뒤돌아서 본 모습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갑문도 약간 을씨년스럽더군요.
걷는 시간 조정을 제대로 못해서 어느 새 해가 뉘엿뉘엿 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힘들게 성산 일출봉을 오르지만 저희는 옆으로 빠져나가 수마포 해안으로 향합니다.
모래 색깔이 검은 색이어서 그런지 바다가 더 파랗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일출봉의 바닷가에 면한 절벽에는 일본군이 대공포 진지로 사용하려고 파 놓은 동굴들이 보입니다. 모래가 단단해서 발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해안가를 걸어도 되지만 해안가 밖으로 나가도 산책로를 잘 조성해 놓아서 걷기에 좋습니다. 저희는 여기에서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광치기 해안과 순비기 군락을 보지 못하고 길을 돌게 되지만 제 생각에 순비기 군락까지 해안을 따라 걷다가 역시 택시를 불러서 섭지코지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순비기 군락을 지나고 나면 역시 지루하고 힘든 발걸음이 됩니다. 종반부에 다다르면 피로가 누적되어 걷기가 더 힘들죠.
1~2km 정도를 내륙으로 돌아오느라고 가뜩이나 늦어진 걸음이 더 지체가 되었습니다. 섭지코지에 도착하고 나니 이미 해는 떨어지고 바람이 점점 강해지고 있더군요.
그래도 노을은 멋집니다. ^^
그래도 '올인 하우스'는 구경을 해야 했기에 꿋꿋하게 올라가서 한번 둘러봤습니다. 야간에 제대로 된 조명도 없고 가게도 6시가 넘으면 문을 닫아서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더군요. 관광 상품을 개발하려면 제대로 갖추어 놔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보광 건설이 주차장 부지로 이 땅을 매입해서 공사 중이라 섭지코지도 조만간 비싼 입장료를 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 주민들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섭지코지를 지켜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바람이 점점 강해지기에 대충 훑어보고 주차장에 내려오니 이미 가게들은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오뎅을 파는 가게에 부탁해 콜택시를 불러 콘도에서 짐을 찾고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기로 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2만 5천 원 정도가 나올 것 같다고 기사님이 예상하셨는데 막상 도착을 하고 보니 미터기 요금으로 31,500 원이 나왔더군요. 당연히 3만 2천 원을 냈는데 기사님이 미리 약속을 한 거라며(대체 언제~) 2만 5천 원만 달라고 하시는겁니다. 옥신각신하다가 기사님이 3만 원을 받는 것으로 정리 했습니다. 요금 덜 받겠다고 떼 쓰는 택시 기사는 처음 봤습니다. ^^
제주시에서 중문 단지나 서귀포로 향하는 버스는 해안일주도로를 타지 말고 한라산 중산간 도로(서부관광도로라고 함)를 관통하는 것을 타야 시간이 절약됩니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 단지까지는 버스로 45분 정도 걸립니다.
버스에서 내려 저녁을 먹은 식당입니다. 두 개의 식당처럼 보이지만 같은 곳입니다. ^^ 바지락 칼국수와 찐빵을 모두 팝니다. 바지락 칼국수는 4,000 원, 찐빵은 팥찐빵이 1개에 200 원, 보리찐빵이 1개에 500 원입니다.
바지락 칼국수는 정말 엄청나게 바지락을 많이 주시더군요. 국물도 좋았습니다. 저녁을 먹는 도중에 사람들이 계속 와서 찐빵을 사 가는 것을 보고 저희도 동해서 내일 간식으로 활용할 겸 찐빵을 샀습니다.
장을 봐서 한국 콘도에 체크인 한 뒤 바로 곯아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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