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에 2주 동안 짧게(?) 산티아고 길을 걷고 오신 한티님이 공수해 준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한티/옥미르님 부부와의 인연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데 예전에 여행 준비를 하면서 우연히 알게 된 이후 여러 모로 저희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저희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죄송~) 좋은 인연으로 알고 온라인 상의 왕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에 제주 올레 길을 걷고 난 이후에 올해는 네팔 트래킹을 계획하다, 티벳의 정세가 불안정한 관계로 체코로 급선회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저희보다 먼저 산티아고 길을 걷고 오신 한티님이 자극을 주시려고 그랬는지 선물을 가져오셨습니다.
상자도 예쁘네요.
뚜껑을 열었더니 뽁뽁이로 내용물이 꽉꽉 잘 포장되어 있고 예쁜 카드도 들어있습니다.
선물은 바로 조개껍질입니다. 로마에서 처형당한 사도 야고보의 시신이 배에 실려 스페인에 돌아왔을 때 그의 관에 조개껍질이 붙어 있던 것에서 순례자의 상징이 되어 산티아고 길을 걷는 사람들이 하나씩 배낭에 붙이고 다닌다고 합니다.
이런 선물이야말로 정말 가치를 따지기 힘든 마음의 선물이죠. 평소에 마음이 없다면 이런 선물을 준비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산티아고 길을 꼭 걸으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선물이라니...
솔직히 감동 먹었습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언젠가는 산티아고 길을 걷겠다는 목표를 잊지 않으렵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포장을 한꺼풀 걷어내니 산티아고 길과 관련된 책도 한 권 들어있습니다. 한티님이 산티아고 길을 준비하면서 읽은 5권의 책 중 가장 감명이 깊었던 책이라고 하는 '조이스 럽'의 '느긋하게 걸어라'입니다.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데다 여행책이라니... 여행책은 북 크로싱도 하지 않고 모으고 있거든요. ^^ 잘 읽겠습니다.
마음이 담뿍 담긴 선물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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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밭 끝자락에서 해안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우회전~
아스팔트 길이지만 해안가 쪽으로 아스콘으로 포장된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서 걷는 맛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바닷가를 왼쪽에 두고 걷게 됩니다.
다리가 아플만 할 때 절묘하게 나타나는 너무나 예쁜 펜션 루마인(Roomine)입니다. 언제 제주에 다시 오면 꼭 한번 묵어보고 싶은 멋진 펜션입니다. 1층에는 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있어서 잠시 쉬다 가기로 했습니다.
분위기가 깔끔하죠. 커피가 5,000 원, 아이스 라떼가 8,000 원이니 결코 싼 것은 아닙니다만 앉아보시면 전망만 하더라도 그 정도의 가격은 지불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의자의 배치도 바다를 마주보도록 되어 있습니다.
실내 소품도 그렇고 화장실의 비품까지 신경을 많이 쓴 기색이 역력합니다.
멀리 성산봉과 우도가 보이는 전망이 정말 훌륭합니다. 펜션의 자리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잡은 것 같더군요.
펜션 뒤에는 귀여운 멍멍이들도 잔뜩 있습니다. ^^
루마인은 1층을 카페 공간으로 활용하고 2층은 펜션으로 이용하는데 복층 공간을 비롯해서 7개의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www.roomine.com에서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종달리 해안도로를 알리는 해녀상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길가에 '준치'를 말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해풍에 반쯤 마른 오징어를 씹으며 걷는 것도 느리게 걷기의 또 다른 재미죠.
사는 김에 집에도 가져가서 먹으려고 넉넉하게 10 마리를 샀습니다. 10 마리에 만원인데 큰 것, 작은 것 한 마리를 추가로 몽땅 천 원에 주시더군요. 인심도 후하십니다. 여기 주인장 되시는 분은 이미 '제주 올레'를 알고 계시네요. 전에 행사하는 것을 봤답니다. 앞으로 도보 여행을 하는 분들이 더 늘어날 거라고 일러드리고 왔습니다.
조금 더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시흥 해녀의 집'입니다. 조가비 박물관 바로 옆인데 그 유명한 조개죽을 맛 볼 수 있는 곳이죠. 식당은 2층입니다. 전화번호는 064-782-9230.
홀도 있고 방도 있는데 저희는 더 편하게 쉬려고 방에 앉았습니다. 생각보다 넓고 주방도 다 들여다보이는 구조더군요.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도 모두 깔끔하게 복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1그릇에 6,000 원인 조개죽 2인분을 시켰습니다. 보시는 것이 기본 상차림입니다. 오른 쪽 아래에 이상한 음식이 보이시죠?
바로 '갱이 튀김'이라고 불리는 게 튀김입니다. 게를 튀김옷을 입혀서 통째로 튀긴 겁니다. 하나 먹어봤지만 맛은 그냥 튀김 같습니다. ^^;;;
요건 '톳'이 들어간 냉국(?)인데 향이 아주 독특합니다.
조개죽이 나왔습니다. 조갯살의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꽤 많이 들어있습니다. 양이 많아서 저도 먹다가 남겼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와 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멀리 '전복죽'으로 유명한 '오조 해녀의 집'이 보이네요.
시흥 해녀의 집에서 성산 갑문까지는 상당히 멀고 지루한 길입니다. 개인적으로 콜택시를 불러서 갑문이나 일출봉까지 곧바로 이동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어쨌거나 저희는 그냥 하염없이 계속 걸었지요. 갑문 근처에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는 포구가 있습니다.
갑문을 지나서 일출봉으로 가는 길에 뒤돌아서 본 모습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갑문도 약간 을씨년스럽더군요.
걷는 시간 조정을 제대로 못해서 어느 새 해가 뉘엿뉘엿 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힘들게 성산 일출봉을 오르지만 저희는 옆으로 빠져나가 수마포 해안으로 향합니다.
모래 색깔이 검은 색이어서 그런지 바다가 더 파랗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일출봉의 바닷가에 면한 절벽에는 일본군이 대공포 진지로 사용하려고 파 놓은 동굴들이 보입니다. 모래가 단단해서 발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해안가를 걸어도 되지만 해안가 밖으로 나가도 산책로를 잘 조성해 놓아서 걷기에 좋습니다. 저희는 여기에서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광치기 해안과 순비기 군락을 보지 못하고 길을 돌게 되지만 제 생각에 순비기 군락까지 해안을 따라 걷다가 역시 택시를 불러서 섭지코지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순비기 군락을 지나고 나면 역시 지루하고 힘든 발걸음이 됩니다. 종반부에 다다르면 피로가 누적되어 걷기가 더 힘들죠.
1~2km 정도를 내륙으로 돌아오느라고 가뜩이나 늦어진 걸음이 더 지체가 되었습니다. 섭지코지에 도착하고 나니 이미 해는 떨어지고 바람이 점점 강해지고 있더군요.
그래도 노을은 멋집니다. ^^
그래도 '올인 하우스'는 구경을 해야 했기에 꿋꿋하게 올라가서 한번 둘러봤습니다. 야간에 제대로 된 조명도 없고 가게도 6시가 넘으면 문을 닫아서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더군요. 관광 상품을 개발하려면 제대로 갖추어 놔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보광 건설이 주차장 부지로 이 땅을 매입해서 공사 중이라 섭지코지도 조만간 비싼 입장료를 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 주민들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섭지코지를 지켜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바람이 점점 강해지기에 대충 훑어보고 주차장에 내려오니 이미 가게들은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오뎅을 파는 가게에 부탁해 콜택시를 불러 콘도에서 짐을 찾고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기로 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2만 5천 원 정도가 나올 것 같다고 기사님이 예상하셨는데 막상 도착을 하고 보니 미터기 요금으로 31,500 원이 나왔더군요. 당연히 3만 2천 원을 냈는데 기사님이 미리 약속을 한 거라며(대체 언제~) 2만 5천 원만 달라고 하시는겁니다. 옥신각신하다가 기사님이 3만 원을 받는 것으로 정리 했습니다. 요금 덜 받겠다고 떼 쓰는 택시 기사는 처음 봤습니다. ^^
제주시에서 중문 단지나 서귀포로 향하는 버스는 해안일주도로를 타지 말고 한라산 중산간 도로(서부관광도로라고 함)를 관통하는 것을 타야 시간이 절약됩니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 단지까지는 버스로 45분 정도 걸립니다.
버스에서 내려 저녁을 먹은 식당입니다. 두 개의 식당처럼 보이지만 같은 곳입니다. ^^ 바지락 칼국수와 찐빵을 모두 팝니다. 바지락 칼국수는 4,000 원, 찐빵은 팥찐빵이 1개에 200 원, 보리찐빵이 1개에 500 원입니다.
바지락 칼국수는 정말 엄청나게 바지락을 많이 주시더군요. 국물도 좋았습니다. 저녁을 먹는 도중에 사람들이 계속 와서 찐빵을 사 가는 것을 보고 저희도 동해서 내일 간식으로 활용할 겸 찐빵을 샀습니다.
장을 봐서 한국 콘도에 체크인 한 뒤 바로 곯아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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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방의 애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바람에 아침 7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일찍 일어난 김에 아침(대명 콘도에서는 아침도 주네요. 신기해라)을 먹고 제주 올레 1코스의 출발점인 시흥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시흥 초등학교로 가는 길은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일주도로행 '성산포'가는 시외버스표를 구입(3천 원)하고 4번 승강장에서 타면 1시간 15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물론 저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택시를 탔습니다만... ^^;;;
* 제주 올레 1코스 총평
걷는 것을 좋아하고 평소에도 걷기 운동을 충분히 한 분들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힘든 코스입니다. 걷기에 어려운 길은 별로 없지만 거리 자체가 매우 멉니다. 시사IN 이벤트 후기를 보니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걸었다고 하던데 솔직히 못 믿겠습니다. 그 거리를 아무런 불평없이 완주할 수 있는 아이들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든 코스입니다.
1코스는 시흥 초등학교 -> 돌담길 -> 말미오름 -> 종달리 -> 종달-시흥 해안도로 -> 성산갑문 -> 성산일출봉 -> 수마포 -> 광치기 사구언덕 -> 순비기 군락 -> 신양 해수욕장 -> 섭지코지의 15km 코스로 이루어지는데 이 거리를 6시간에 완주하려면 상당히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합니다.
중간에 걷기에 지루한 곳이 몇 군데 있기에 제가 추천하는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흥 초등학교 -> 돌담길 -> 말미오름, 여기에서 다른 교통 수단으로 종달리까지 이동 -> 종달-시흥 해안도로를 따라 시흥해녀의 집, 여기에서 다시 다른 교통 수단으로 성산일출봉까지 곧바로 이동 -> 수마포 -> 광치기 사구언덕 -> 순비기 군락, 여기에서 다시 다른 교통 수단으로 섭지코지까지 곧바로 이동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할 것을 추천하는 구간이 걷기에 지루하고 거리도 먼 구간입니다. 참고하세요.
시흥 초등학교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세상에나~ 초등학교 운동장이 잔디 운동장입니다. 이 학교 졸업생들이 예비군 훈련하러 모일 때마다 틈틈이 잔디를 심어서 조성했다고 하네요.
멀리 말미오름(현지에서는 두산봉이라고 한답니다)이 보이네요.
학교를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돌아서 (서귀포 방면으로) 조금 내려가니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설치한 표지판이 보입니다.
말미오름까지는 야트막한 돌담길이 계속 됩니다. 인적이 거의 없는데다 차량의 통행도 별로 없어서 느긋하게 걸어볼 만 합니다.
길이 헷갈릴라치면 어김없이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매어 놓은 파란색 리본이 제대로 된 길을 안내합니다.
말미오름 입구에는 제주 방언으로 쓰여진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경계석도 있어서 입구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되는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정말 강~추하는 절경이 펼쳐집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제주 올레 1코스에서 이 구간은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매트를 깔아 놓았습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깔아놓은 것인지 목장 주인이 깔아놓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오르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코스모스인지 벌개미취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즈막하게 바닥에 깔려 피는 것을 보면 벌개미취같은데 말이죠. 항상 헷갈립니다. ^^;;;
곤드레 만드레에 나오는 곤드레 꽃입니다. 예쁘죠?
첫오름으로 가는 길은 갈대가 무성합니다. 가을 정취가 물씬이네요.
목장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이걸 제대로 닫지 않으면 소나 말이 나갈 수 있으니 꼭 잘 닫고 다녀야 합니다. 막상 가 보니 노끈으로 칭칭 동여매 놨더군요. 풀기가 복잡할 것 같아서 그냥 넘어서 들어갔습니다.
첫오름으로 올라가는 길 오른쪽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건 뭔지 모르겠네요. 갈대도 아닌 것이 멋집니다.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출발지인 시흥 초등학교가 보이네요.
정말 그림 같은 풍경 아닙니까? 실제로 보면 훨씬 더 멋집니다.
첫오름에서 내려오는 길입니다. 가끔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등산객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곤드레 꽃밭입니다. 계속 파란 리본만 따라서 가면 됩니다.
여기서 잠시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이리로 가면 안 됩니다. ^^;;
이리로 그냥 쭈욱 가야합니다.
목장 입구가 나올 때까지 계속 갑니다.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될 수 있는 길이니 조심하기 바랍니다. 저희가 갔을 때에는 다행히 땅이 다 말랐더군요. 역시 문을 잘 닫고 나갑니다.
이처럼 가끔 방목한 소떼를 만날 수 있습니다. 놀리거나 해서 소를 흥분시키지 마시고 조용히 지나갑니다.
제주 올레를 걸으려면 맑은 날에는 챙이 있는 모자와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입니다. 제주의 햇볕을 무시했다간 새카맣게 타실겁니다. 네... 바로 제가 그랬습니다. ㅠ.ㅠ
1코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화장실 부족입니다. 최소한 해안도로로 나가기 전까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한군데도 없습니다. 계속 수분을 섭취하면서 이동하게 되는데 여성들의 경우 곤란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앉아서 쉴만한 곳 또한 마땅치 않습니다. 적당히 알아서 다리를 쉬어야 합니다. 작은 나무 벤치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오름으로 오르는 문입니다. 역시 들어가서 문을 잘 닫아야 합니다. 방목하는 말이라도 풀려나면 상당히 골치가 아파집니다.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저기 멀리 보이는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목표입니다. 돌격 앞으로~ ^^
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곳곳에 깔려있는 말똥 무더기를 잘 피해서 올라가야 합니다. 물론 대부분 잘 말라서 밟아도 발에 묻지는 않습니다.
알오름 정상 부근입니다. 방목한 말떼가 보이네요. 말도 예민한 동물이니 놀리거나 흥분시키지 말고 조용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첫오름 정상에서 보는 전망도 역시 끝내줍니다.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옵니다.
알오름이 넓다보니 내려가는 출구를 찾기가 좀 어렵습니다. 목장의 인부들이 다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말미오름에서 내려오는 길도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일단 그늘이 거의 없어서 땡볕을 걸어야 합니다. 종달리로 가는 길 또한 만만치 않게 멉니다.
아스팔트 길을 터덜터덜 걷고 있노라니 뒤에서 오던 경운기가 섭니다. 무뚝뚝하지만 마음씨 좋게 생긴 종달리 어르신이 타라고 하셔서 냉큼 올라탔습니다. ^^
경운기를 타고 종달리로 들어오면서 들었던 생각... '이 길을 걸어서 갔으면 반드시 퍼졌을 것이다' -_-;; 마땅한 교통 수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걸어서 가는 것은 비추입니다. 경운기를 히치하이킹 하시던지 해서 체력을 비축하도록 하세요.
종달리 마을 초입에 있는 종달 초등학교입니다. 여기도 잔디 운동장입니다. 제주도 아이들이 정말 부럽삼~
종달리 어르신들은 저희가 도보 여행을 하는 줄도 모르고 경운기를 가져다 놓고 나오시더니 어디까지 가느냐고 자꾸 물으십니다. 지름길을 알려주시는데 마을을 통과해서 가겠다고 하니 왜 돌아가느냐며 말리시는데 이것 참 곤란하네요. ^^;;;
마을 중앙에 있는 리민회관입니다. 토요일이라서 당연히 휴관이지요. 종달리 마을은 아기자기한 것이 예뻤습니다. 걸으면서 자꾸 그리스의 미코노스섬이 연상되더군요. 조금만 신경써서 가꾸면 충분히 미코노스섬보다 예쁜 마을이 될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인공적으로 꾸미는 것이 과연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마을 입구의 폭낭 그늘에 도착했습니다. 일종의 쉼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종달리는 그렇게 크지 않아서 쉬엄쉬엄 걸어도 충분합니다.
폭낭 그늘에서 바로 연결되는 소금밭입니다. 예전에는 염전이었는데 지금은 갈대만 무성합니다.
오른쪽에는 확실히 갈대숲인데...
왼쪽은 갈대가 아닌 것 같은데 뭔지 모르겠습니다.
소금밭을 관통해서 나가면 종달리-시흥 해안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이 구간을 정리해보면, 말미오름은 강추합니다. 꼭 올라가 보시기 바라고, 말미오름 아래에서 종달리까지는 다른 교통편으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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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ption desk에서 택시를 불러달라고 해 한림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제주도는 해가 지고 난 뒤에 볼 것이 별로 없다는 정보를 듣고 간데다, 짐을 풀고 나니 금방 오후가 되었기에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아서 한 두 군데만 찍어서 움직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한림 공원'과 '용수리 풍력발전소'였습니다. 두 군데 모두 제주도의 북서쪽 해안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식물원을 보고 싶었는데 유명한 '여미지 식물원'은 평이 별로 좋지 않더군요. 나중에 택시 기사 한 분도 예전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어서 볼 것이 없다는 평이라며 소문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대명 콘도가 제주도의 북동쪽 해안에 있기 때문에 상당한 거리 차가 있더군요. 그래서 가는 길에 푹 잤습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림 공원은 기대만큼 괜찮았습니다. 굉장히 넓은 곳을 깔끔하게 관리해 놓았더군요. 제주도에서 공원을 둘러보신다면 한림 공원 하나만 보시면 충분합니다.
입장료는 1인 당 7,000원으로 비싼 것 같지만 다 보고 나왔을 때 입장료가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들어가는 입구 표시를 알아보기가 어려워 처음부터 헤매게 만든 것은 좀 미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빠른 수정이 요망됩니다. ^^;;
보시는 순서는 야자수길 -> 협재, 쌍용 동굴 -> 석, 분재원 -> 재암민속마을 -> 새가 있는 정원 -> 재암수석관 -> 연못 정원 -> 아열대 식물원이라고 하네요.
맨 처음에 만나게 되는 야자수길입니다. 1971년에 미국에서 '워싱토니아'라는 수종을 들여와서 30년 넘게 길러 가꾼 야자수라고 합니다. 모래까지 수입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네요. 한림 공원의 사장님되시는 분이 그 때부터 제주도의 살 길은 관광뿐이라는 일념으로 30년 동안 가꾼 결과로 지금의 한림 공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선견지명이 있는 분이셨네요. ^^
엄청나게 큰 야자수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공원 안에 굴이 두 군데가 있습니다. 하나는 협재굴이고, 다른 하나는 쌍용굴인데 이곳은 기억으로 쌍용굴 입구인 것 같습니다. 동굴 안에는 다양한 종유석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볼 수 있는데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것이 적당한 길이라서 좋더군요.
다음 코스인 석,분재원 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개인적으로 석재, 분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여기는 그냥 대충 훑어보면서 지나갔습니다. 한림 공원이 유명하기는 유명한 곳인지 사람들이 참 많이 드나들더군요.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이건 뭔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떠오르게 만드는 그런 모습이라서리... 느낌이 묘했어요.
민속 마을도 지나갔지만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어서 급한 마음에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통과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새가 있는 정원'이라고 있던데 사파리 같은 공간이 있더군요. 무거운 쇠사슬을 늘어뜨려 새가 나오지 못하도록 문을 만들었는데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새들이 생활하는 것을 바로 곁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넓은 공간에 다양한 새들이 있는데 아주 깨끗하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관리를 아주 잘 했더군요.
한림 공원은 상당히 넓어서 천천히 둘러보면 2~3시간은 훌쩍 갈 것 같았습니다. 중간 중간에 기념품 상점을 지나갈 수 밖에 없도록 동선을 짜 놨지만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수익이 발생해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으니까요.
다시 택시를 불러서(제주도는 콜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아주 편합니다. 콜비를 받지 않는 택시도 많아요. 저희도 콜비를 딱 한번 냈습니다) 제주도 풍력 발전소로 향했습니다.
택시 기사분도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하긴 누가 풍력 발전소를 보러 가겠어요? ^^;;;
이거야말로 정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라퓨타 천공이 연상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게 불었습니다. 택시 기사 분께는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사진만 몇 장 찍었지요.
바람도 바람이지만 풍력 발전소가 주는 위압감이란 정말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거대한 풍차의 날개가 돌아가면서 내는 소리도 위력적이지만 바로 아래에서 날개를 보고 있으면 정말 무섭습니다. 머리를 쪼갤 것처럼 세차게 돌아가는 날개를 보고 있으면 '살아서 행복해요', 이런 느낌입니다. 멀리서 보고 있으면 그저 신기하고 낭만적인데 가까이서 보는 풍차는 정말 무섭더군요. ㅠ.ㅠ
다시 택시를 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제주 시내의 횟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서 예약 필수라는 말을 듣고 미리 전화를 했는데 예약 자체가 안되는 집이라네요. 그 정도로 장사가 잘 되나 봅니다. 7시쯤에 근처에 도착했는데 9시나 되어야 자리가 날 거라고 해서 2시간을 때우기 위해 근처 찜질방에 갔습니다. 이용하는 사람 수에 비해 쓸데없이 크더군요. 유지가 될까 싶었습니다. 어쨌거나 매서운 바닷바람에 굳은 몸도 풀고 푹 쉬다가 9시쯤에 나왔습니다.
저희가 갔던
'청해일'은 제주 경찰서 근처에 있는 유명한 횟집입니다. 가는 길은 제주 경찰서 후문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가다가 첫 번째 골목에서 우회전 후 100미터 정도 들어가다 좌회전 해서 다시 100미터 정도 들어가면 됩니다.
전화 번호는 064-756-2008입니다. 일단 강력 추천합니다. 맛도 있고 정말 음식이 끝도 없이 나옵니다.
닫기
생긴 것은 아주 평범한 식당입니다. 내부도 별로 넓지 않아요. 그런데 사람은 정말 인산인해입니다. 아주 바글바글해요. 9시에 갔는데도 달랑 한 자리 있더군요. @.@
1인당 2만원짜리 코스를 시켰는데 기본 상차림부터 남다릅니다.
일단 해물 한 접시가 나와주시고...
당연히 참치도 나와주시고요.
슬슬 나오기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또 나오고...
꽁치도 나와주시고...
연달아 알밥이 나옵니다.
탕도 나오네요.
튀김까지 빠지지 않고 나와주시네요.
잘 먹었습니다. 배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
간단하게 장을 봐서 콘도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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