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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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이빨이 많이 빠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의 깡패 경찰로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대국 미국과 맞짱을 떠도 전혀 밀리지 않는 알 카에다가 강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바로 조직이 없어서입니다. 1인자를 암살하든, 2인자를 폭격해 죽이든 간에 수많은 자생적인 조직 단위가 자체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죠. 잡초처럼 강인하기 때문에 제 예상으로 미국은 절대로 알 카에다를 뿌리뽑지 못합니다.
극좌 아나키스트 자치 조직이라고 프랑스 정부가 단언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위원회'의 익명 저자들이 쓴 이 책은 2009년 미국에 정식 번역판이 소개되자마자 극우 논객인 글렌 벡이 폭스 뉴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내가 읽어본 것 중 가장 사악한 책이다. 하지만 피하지 말고 반드시 읽어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 다가오고 있는지 알고 대비할 수 있다"고 경고한 책이기도 합니다.
'코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까지는 다른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것이어서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아무런 조직이 없는 연대를 주장한 건 참신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일곱개의 동심원이라는 '자아', '관계', '노동', '도시화', '경제', '환경', '문명'을 거론하면서 사회의 제반 논리를 가차 없이 뒤집어 엎고 있습니다.
반란을 위한 이들의 행동 강령(?)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 진실한 것으로 느껴지는 무언가에 매달려라. 거기부터가 시작이다. * 정치성을 띠는 우정이라 해서 망설이지 말라.* 단체들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 모든 기존 조직을 경계하고 무엇보다 그중 하나로 포섭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코뮌을 구성하라.*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되게끔 조직화하라. * 탈취하라, 경작하라, 제조하라.* 훈련하고 터득하라.* 영역을 창출하고 불투명한 지대를 늘려라.* 여행하라. 우리만의 소통 경로를 그려나가자.* 모든 장애물을 점진적으로 제거하라. * 가시성을 벗어나라. 익명성을 통해 공격 자세를 취하라.* 자기방어를 조직화하라.* 모든 위기를 활용하라.* 대표권의 행사를 인정하지 마라. 마음껏 발언하라. 총회를 없애버려라.* 경제를 봉쇄하되, 그 봉쇄 능력을 우리의 자기 조직화 수준에 맞춰 조절하라. * 경찰력이 점거하고 있는 영역을 해방시켜라. 그러나 가능한 한 직접적인 대결은 피하라. * 무장을 하되 무기 사용이 불필요하게끔 최선을 다하라. 군대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승리해야 한다. * 권력 체제를 지역적인 차원으로 끌어내려라.
이 책을 읽다보면 기존 정치 조직의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던 우리네 촛불 시위가 떠오르기도 하고 정당 정치의 회복을 돌파구로 제시했던 최장집 교수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조지 레이코프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2004)'에서 프레임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지만 이건 뭐 프레임을 다시 짜는 수준이 아니라 프레임 자체를 거부하는 투쟁 방식을 이야기하네요. 혼란의 질서라고나 할까... 덜덜덜
정치 혐오주의자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아나키스트가 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드는 책입니다. 이런 책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멍청한 정부는 뭘 하나 모르겠어요. 제가 볼 때 이 책이야말로 위험하기 그지없는 책인데...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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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MB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는지 궁금하십니까? 왜 공정택이 서울시 교육감으로 당선되었는지 궁금하십니까?
그러면 이 책을 보십시오(무슨 약장수도 아니고... -_-;;;)
타는 듯한 갈증을 달래주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하지만 한 모금의 시원한 청량음료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은
'리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딱 한번 읽은 책이라서 상태는 양호합니다. 다만 밑줄 그은 부분이 좀 많으니 양해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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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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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 교육감 선거 결과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따르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현상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하던 차에 미국의 진보 세력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이유에 대해 탁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프레임(frame)'이었습니다.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은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고 프레임은 언어로 작동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을 위해서는 새로운 언어가 요구된다는 것이죠. 그러니 다르게 생각하려면 다르게 말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미국의 보수 세력은 '엄격한 아버지의 가족(strict father family)' 가치관을 따르고 진보 세력은 '자상한 부모의 가족(nurturant parents family)' 가치관을 따른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경우 이 모델로 상당히 많은 정치 현상이 명쾌하게 설명됩니다.
딱 우리나라의 상황에 들어맞는 모델은 아니지만 시청 앞에서 성조기를 흔들며 조지 부시를 찬양하는 어르신네들의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납득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은 힘이 있는 아버지요, 거역해서는 안 될 존재요, 거역하면 처벌을 받게 되니까요.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체성과 가치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를 합니다. 그러니 자신이 노동자 계급에 속하더라도 기득권 세력, 부자에게 동일시하고 있다면 한나라당에 아낌없이 표를 던지는 것입니다. 이건 그들이 불합리한 존재라서가 아니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사람들이 어느 하나의 정체성과 가치관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다른 모델이 작동하도록 프레임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번 광우병 쇠고기 사태에서 우리는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촛볼을 들었던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보았습니다. 이처럼 평소에는 수동적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가치관이 정치적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조지 레이코프는 20세기 언어학의 대가인 촘스키의 제자로 '언어학 전쟁'을 일으킨, 그 쪽 바닥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입니다. 촘스키가 인간의 감각 경험과 상관 없이 존재하는 보편적인 통사 법칙이 모든 언어의 기저에 존재하며, 이를 발견하는 것이 언어학의 목적이라는 입장이었던 데 반해, 레이코프는 언어가 본질적으로 마음의 작용이며 신체와 감각 기관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지요. 소위 합리주의와 경험주의의 한바탕 전쟁이었던 셈입니다. 뭐 실질적으로는 촘스키의 승리였다고 할 수 있지만 레이코프는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아 '인지언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창시하고 연구 결과를 정치 현상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제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 확실히 깨달았다는 것이죠. ^^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코끼리는 생각하면 안 돼'라고 이해해서 처음에 한참 헷갈렸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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