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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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영국의 유명 대중 철학자인 앤서니 그레일링이 쓴 책입니다. 저자가 제목에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 그대로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철학적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선택에 따라 살고 이를 통해 좋은 것(그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도 역시 철학)을 이루도록 자극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철학은 사실 모든 질문에 명확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어떤 질문에는 답이 없고, 어떤 질문에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음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철학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과학적, 미학적, 심리학적 영역에 속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철학적 주제와는 조금 다릅니다. 하지만 철학적인 주제가 되면 안 되는 이유란게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소개해보자면,
* 우리가 행복하면 선해질까? 그리고 우리가 선하면 행복해질까?
* 어떤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행동이 완벽해야 그 문제에 대해 윤리적 관심을 표명할 수 있을까?
* 윤리도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 과정에서 나왔을까?
* 아름다움은 주관적인 것일까?
*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불행을 겪거나 피해를 입는 일이 가능할까?
* 칭찬이 상보다 큰 보상일까?
* 무엇이 뉘우치는 것이고, 그것이 진정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다위니즘이 종교적 믿음과 양립할 수 있을까?
*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할까?
* 사실을 아는 것과 방법을 아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
* 개인을 삶의 어느 시점에서나 과거의 그와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 성형수술의 가치를 의심하는 것이 정당할 때는 언제일까?
* 나쁜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용인될까?
* 위선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위선적이지 않을까?
*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일까?
* 시민의 자유는 왜 중요할까?
* 범죄자와 불량배에 맞서 '나서는 것'이 현명할까? 그러는 것이 도덕적 의무일까?
* 스포츠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 왜 그렇게 나쁠까?
보시는 것처럼 굉장히 다양한 영역에서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을 종횡무진하면서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여기저기에 기고한 칼럼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 평소라면 생각지도 못했을 주제에 대해서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지적 자극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철학적인 접근을 하기 보다는 저자 개인의 종교관, 도덕관, 사회관, 가치관을 강요하는 듯 강한 어조로 밀어부치는 글이 많아서 읽으면서 썩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강요받는 느낌을 주는 글을 아주 싫어라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꼈을 수 있으니 직접 읽으면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닫기
* 친구는 진실을 말해 나를 도울 때와 거짓말을 해 나를 도울 때를 아는 사람이다.
* '도덕적(moral)'이라는 말과 '윤리적(ethical)'이라는 말은 각각 라틴어와 그리스어에서 왔는데 '윤리'는 어떤 도덕 체계에 들어 있는 개념과 원리를 철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개인이나 조직이 삶과 행동의 규범으로 채택한 일련의 원칙과 태도, 목적, 기준이다. 이에 비해 '도덕'은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의무와 책임, 결과와 의도 같은 본질적 문제를 다루며 옳거나 좋은 행동과 의도에 관한 것이다. 윤리가 도덕보다 범위가 넓다.
* 분명 사람들이 좋은 방향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 역사에서 언제나 열렬한 도덕주의자들은 최선이 아닌 것은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선에 방해가 되었다.
* 니체는 부당한 비난보다 과분한 칭찬이 우리를 더 곤란하게 한다고 했다.
* 일단 윤리적 테두리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것을 되도록 빨리 형상화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험담하지 마라.
* 아이자이어 벌린은 소극적 자유를 선호했는데 적극적 자유는 국가가 시민에게 가장 이익이 될 거라고 믿는 행동을- 따라서 모든 시민이 무엇을 욕망해야 하는지도, 시민들 각자가 실제로 그것을 욕망하든 욕망하지 않든 -처방하고 심지어는 강요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소극적 자유는 사람들이 외부의 간섭 없이 스스로 선택하고 선호하도록 남겨두어야 할 영역을 규정한다. 그것은 존 스튜어트 밀이 깊이 숙고해서 제시한 자유의 고전적 개념이다.
* 개인의 부를 그 사람이 쓰는 것으로 평가해야지 그가 가진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이 짧은 인생에서-인간의 평균수명이 1000개월도 안 된다는 것을 지칠 줄 모르고 지적해야 한다-부는 경험이고 노력이고 즐거움이고 에너지다.
* 부자의 정의가 돈이 아니라 사고 싶은 것을 '충분히 가진 것'임을 아는 사람이 너무도 적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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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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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그동안 현장에서 상담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경제적인 풍요와 정신 건강이 반비례하는 경향입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거의 예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풍요라는 것은 전적으로 외부의 요인에 의존합니다. 비싼 집, 외제차, 명품 가방 등이 모두 그렇습니다. 그런 외부 요인에 의존하는 풍요란 얼핏보기에는 화려하고 근사해 보이지만 실상은 불안정한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삶이 안정되었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삶은 만족을 모르기 때문에 결코 완벽하게 충족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끝없는 소비를 요구하게 됩니다. 항상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이 책을 지은 쓰지 신이치는 한국계 일본인으로 문화인류학자이자 '나무늘보 클럽(The Sloth Club)'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Slow Life를 되찾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환경운동가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풍요를 이루기 위해서라는 미명 하에 사람들을 세뇌시켰던 경제 성장 지상주의, 소비 지상주의가 오히려 인간에게서 행복을 앗아갔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 행복을 다시금 되찾기 위해 우리는 3S(Soil, Soul, Society)를 되살려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자기 자신, 그리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죠. 그것이 행복의 경제학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성장 지상주의가 싫었고 경제 성장을 위해 약자가, 소수가 희생되어야 하는 구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경제, 성장, 개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구역질부터 납니다. 인간이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일찌기 로버트 케네디가 "GNP는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들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측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이 90위 권, 우리나라가 100위 권인 국가 행복도 지수 조사에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부탄이 당당히 5위를 했다는 것은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가 부끄럽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불쌍합니다.
이 책에는 제가 살고 있는 삶,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든 것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제가 가고 있는 방향이 제가 가고 싶은 방향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서 기쁜 책이었습니다. 특히 돈보다 시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풍요로운 삶보다는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고백해두겠다. 앞서 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일반적인 상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인생 따위에 나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나 깔아뭉개고 밀어붙이는 그러한 인간이 인류의 가장 뛰어난 종족이라거나, 그것이 공업적인 진보의 결과라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성이 가장 좋아지는 상태란 누구도 빈곤하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보다 부유하게 되려고 하는 사람도 없고, 누군가가 앞질러 나아갈 때 다른 어떤 사람이 혹시 뒤쳐지지 않을까 두려워하지도 않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 존 스튜어트 밀 - 정말 멋진 말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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