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 포스팅과 연결되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반대의 이야기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싫어하는 것을 피하기만 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좋아하는 걸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싫어하는 게 뭔지는 누구나 아는 것이니 싫어하는 것만 적극적으로 열심히 피하기만 해도 중간은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인생이 행복해지기는 어려워도 불행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일, 사람, 취미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싫어하는 것만 열심히 피한다고 해서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싫어하는 걸 피하겠다고 마음 먹는 건 대개 어른이 된 후, 그러니까 소위 머리가 굵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사회화에 의해 필터가 오염되어 있고, 필터가 오염되어 있으니 그 필터를 통해 들어온 내용물 자체가 이미 오염되어 있거든요.
물이 오염되어 있을 때 새로운 오염물이 들어오는 것도 막아야 하고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는 것도 해야 하지만 오염된 물을 퍼내기만 하면 수량 자체가 줄어들어 오염 농도가 그대로인 것과 비슷합니다. 어느 정도는 깨끗하게 정수된 물을 유입시켜 농도를 묽게 만들어야 빨리 정화시킬 수 있는 것이죠.
본인의 인생이 현재 그냥저냥, 고만고만한 수준이라면 싫어하는 걸 아무리 제거해도 남은 게 만족스러울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싫어하는 걸 피하는 것(새로운 오염 물질의 유입을 최대한 막고 기존에 오염된 물을 퍼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걸 적극적으로 찾아서 인생의 pool을 최대한으로 늘려야(깨끗한 물을 유입시키는 것) 인생이 바뀌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좋아하는 걸 어떻게 찾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굉장히 많은 포스팅을 했으니
'진로 적성 코칭의 모든 것' 포스팅에 연결된 글들을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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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어떡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많은 선험자와 멘토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좋아하는 것은 어떻게 찾죠?
좋아하는 걸 찾는게 뭐 그리 어렵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상담을 하면서 만나는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의외로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그게 진짜 중요한 문제인 건 맞는데 정말 어려운 문제이기도 해요.
그래서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방법을요. 2012년에 했던 포스팅의 연장이기도 하고 총정리편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방법이라기보다는 경우의 수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겠네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지극히 이상적인 방법으로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영화에나 나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일단 한번 경험하게 되면 경험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정도로 강렬한 충격을 받게 되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알게 된다는 겁니다. 제 경우에는 여행이었는데 엉덩이가 무거워서 움직이는 거 싫어하고,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걸 경험하는 걸 딱 싫어하는 제 성향 상 여행도 그럴거라 착각했는데 생애 첫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뉴질랜드 여행에서 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딱 한 번 경험한 것 뿐인데 제가 여행을 좋아한다는 걸 완벽하게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주 운이 좋았죠. 물론 이런 경험은 아주 드문 것이라서 이 방법에만 기대면 짜릿한 전류만 기대하다 늙어죽게 됩니다. 그래서 두 번째 방법이 필요하죠.
좋아하는 것을 찾는 두 번째 방법은
태그 클라우딩을 해 보는 겁니다. 태크 클라우딩에 대해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는 방법'이라는 포스팅에서 이미 소개드린 적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찾지 말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보는 것이죠. 다만 태그 클라우딩은 상당히 강력하고 또 효과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느낌에 집중하는 연습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뭐든지 머리로만 판단하고 마음에는 통 물어보지 않는 사람들은 태그 클라우딩을 해도 거의 소용없습니다. 그러니 일단 마음이 하는 말을 듣는 연습부터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태그 클라우딩 방법을 이용해서 발견한 좋아하게 된 것들의 목록은 관련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좋아하는 것을 찾는 세 번째 방법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인내심이 필요한 방법이죠.
마음으로 끌리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던 간에 일단 시작하는 겁니다. 주로 뭔가를 배우는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겠습니다. 제 경우에는 인라인 스케이트였는데요.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때 추석 선물로 받은 싸구려 국산 인라인 스케이트를 버릴 수 없어 그냥 해 보자고 마음 먹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동기였지요. 아이스 스케이트도 전혀 탈 줄 모르는 완전 생초보였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본 동영상을 교재로 해서 기마 자세로 걷기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셀 수도 없이 많이 넘어졌고 금방 다 때려치고 포기하고픈 마음만 들더군요. 하지만 참았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넘어지기만 하고 재미는 하나도 못 느꼈다는 게 너무 억울해서 버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제대로 중심도 못 잡고 비틀거리던 제가 4개월 만에 한강 로드런을 다닐 정도로 실력이 늘어서 이제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그 때 알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건 싫어하는 것이 지나간 뒤에 온다는 것을요.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야 재미를 알게 되고 내가 그걸 왜 진짜로 좋아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러려면 처음에 오는 싫다는 느낌을 버텨내야 합니다. 내가 천재가 아닌 이상 처음부터 좋아하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뭔가를 배워야 하는 것들은 특히 그렇죠. 그래서 일단은 조금 버텨봐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로 좋아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도 저도 안 되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정석인 방법은 역발상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것부터 적극적으로 피하는 방법입니다. 싫은 것을 배제하고 남은 것이 무엇인지 뒤적거려보는거죠. 남이 시키는 걸 억지로 하는 게 지옥같다면 남이 시킨 건 최대한 하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겁니다. 아무도 시키는 사람이 없을 때, 그래서 시간이 남아돌 때 뭔가 하고 싶은 동기가 올라오면 그 때 가서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시도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겁니다. 제 경우에는 일단 남들이 누구나 다 하는 건 적극적으로 반대로 행동하는 방식으로 적용했습니다. 누구나 TV는 본다고 하니 TV를 사지 않았고, 누구나 차 한 대쯤은 사니 차도 안 샀습니다. 심리학자라면 다들 박사 학위는 취득해야 한다고 하니 그것도 일부러 피했습니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이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삶의 방식이 제게는 딱 맞네요. 행복합니다. 이것도 2012년 8월에
'그래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 :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는 방법 2탄'이라는 포스팅으로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하세요.
모두 제가 직접 경험해보고 효과까지 제대로 본 방법이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꼭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서 행복한 인생을 누리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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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겠습니다만 둘 중의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어떨까요?
좋아하는 것을 잘 못하는 경우와 싫어하는 것을 잘하는 경우 중 어느 것이 더 불행할까요?
좋아해서 끊임없이 매달리지만, 원하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력을 뼈저리게 절감하면서 계속해서 열등감에 시달리는 것...
하기 싫어 미치겠는데 남들이 가만 놔두지 않을 정도로 잘해서 도저히 그만 둘 수가 없는 것...
어느 것이 더 불행할까요?
예전에는 당연히 전자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왠지 후자가 더 불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직 철이 덜 든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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