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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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2011)로 유명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2013년 신작인 '잭 더 자이언트 킬러'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잭과 콩나무'를 영화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제가 볼 때는 오딧세우스 이야기 중 '키클롭스'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처럼 보입니다. 외눈은 아니지만 아무런 거리낌없이 인간을 밥처럼 먹어치우는 것이 꼭 키클롭스같거든요.
게다가 이 영화에 나오는 거인들은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거대하기만 하고 우둔한 거인하고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영리할 뿐 아니라 사악하며 무엇보다
'레지던트 이블 3(2007)'에 나오는 변종 좀비들처럼 민첩하고 강합니다.
싱어 감독이 위협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가장 적절한 비율이라고 하는 4:1의 크기로 만들어서 그런지 거인들의 힘과 속도는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인간 군대와 거인들이 실제로 맞붙어서 싸우는 전투씬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박하게 평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불만이 주로 거기에 있죠. 제목이 '잭 더 자이언트 킬러'인데 정작 자이언트 킬러라고 하기에는 죽는 거인의 수가 매우 적거든요.
영화
'아바타(2009)'에 사용된 실시간 증강현실 시스템인 시뮬캠(Simul-Cam System)의 도움으로 매우 실감나는 화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상당히 많은 거인들이 등장하는데도 각자 개별성을 부여해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시켰고요.
남자 주인공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니콜라스 홀트입니다. 머리가 훤칠한 것이 주드 로처럼 되는 것이 아닌가 살짝 걱정되는 모습인데 국내에는 이 영화보다 나중에 개봉하는 웜바디스(2012)의 주인공인데다 2014년에 개봉하는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도 출연하더군요. 요새 뜨는 신성같습니다. 연기는 그런대로 괜찮아요. 저는 이완 맥그리거만 눈에 들어왔지만요. 이 영화에서 이완 맥그리거는 정말 멋지게 나옵니다. 충성스럽고 유머 감각이 넘치는 모습에 영국식 액센트까지 매력적이더군요. 이 영화에 나온 배우들 중에서는 이완 맥그리거와 배신자인 로더릭 역을 맡은 스탠리 투치, 그리고 머리 두 개 달린 폴론 장군의 목소리 역을 맡은 빌 나이 정도만 알아보겠더군요.
워낙 강력한 거인들때문에 끝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고 봤습니다. 몰입도는 괜찮네요. 잭과 콩나무 같은 화기애애한 장면을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적나라하게 묘사되지는 않지만 인간이 산채로 잡아먹히는 장면이 꽤 나옵니다. 머리가 뜯어 먹힌 몸이라든가, 고기만 쪽쪽 빨아먹고 뱉어버린 갑옷이라든가;;;;
인터넷 평 중에 역시 아동용이라서 실망했다는 것도 있던데 그런 분들은 최근에 개봉한 잔혹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보셔야 만족하실 듯 하네요. 저는 별로 아동용같다는 느낌을 못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꽤 재미나게 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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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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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 시리즈는 제 유년기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였습니다. 문고판 시리즈로 보고 또 보고해서 250권이나 되는 문고책 중에서도 한번에 골라낼 수 있을 정도로 낡은 책들이 되었지요.
나중에 모리어티 교수와의 대결에서 셜록 홈즈가 죽는 것으로 끝맺는 장면을 읽고 얼마나 울었던지(결국은 독자들의 빗발치는 성화로 살려냈지만~)...
셜록 홈즈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에 결코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울 겁니다. 일단 독특한 그 모자도 쓰지 않은 곱슬머리의 셜록 홈즈라니... 파이프 담배만 물린다고 셜록 홈즈의 뽀스가 나오는게 아니죠. 게다가 내기 권투를 즐기는 울룩불룩 복근의 셜록 홈즈라... 새로운 셜록 홈즈를 창조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많이 나갔습니다. 왓슨은 그래도 원래의 인물에 비슷하게 묘사되었지만 역시 주드 로가 너무 멋지게 나왔어요. 왓슨은 아무래도 어리벙벙하면서도 착한 것이 매력인데...
무엇보다도 날카로운 관찰력에 근거한 추리가 셜록 홈즈의 매력인데 너무 엉성하게 묘사되었습니다. 추리를 하는 과정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몸으로 부딪치면서 열심히 뛰다가 갑자기 막판에 모든 내용을 알아차린 것처럼 술술 엮어 나가니 전혀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음'에서 본 어떤 네티즌의 댓글이 심히 마음을 울리네요.
"추리는 취미, 본업은 몸싸움, 셜록 홈즈는 없고 성룡 홈즈만 있다" -_-;;;
기존의 셜록 홈즈에 대한 기존 이미지는 전혀 없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라는 걸출한 두 미남 배우의 버디 무비를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추천합니다. 액션 좋고, 볼거리 많고, 흥미진진합니다만 셜록 홈즈의 왕팬인 저로서는 아무리 해도 점수를 후하게 주기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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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실연을 당한 엘리자베스(노라 존스 분)는 우연히 들른 뉴욕의 카페에서 주인인 제레미(주드 로 분)가 만들어 준 블루베리 파이를 먹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그리고 열쇠 단지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결심합니다. 앞으로 나아가기로... 그리고 여행을 떠납니다.
정처없이 일년이라는 기간을 떠돌면서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멤피스에서는
관계 중독이 의심되는 커플을 만나 사랑과 집착,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라스베가스에서는 여류 도박사를 만나 신뢰와 이별에 대해 배웁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원했던 자동차를 사서 타고 그녀를 기다리는 제레미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제레미는 어쨌든 앞으로 나아가는 엘리자베스와 달리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변화를 위해 가게의 의자를 바꿀까 고민하다가도 결국은 그대로 두고, 열쇠 단지는 열쇠를 맡긴 사람이 찾아올때까지 그대로 보관하고, 아무에게도 인기가 없는 블루베리 파이를 계속 만들어내는 사람이죠. 그리고 결국은 돌아온 엘리자베스를 만납니다.
나아감과 멈춤, 떠남과 기다림이 만나는 영화입니다. 나아가는 사람과 그 사람이 돌아올 것을 믿고 기다리는 사람이 만나는 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좋았습니다. 노라 존스는 첫 영화인데도 별로 어색하지 않고 괜찮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나머지 배우들이야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니 두 말 하면 입이 아프고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본 영화라 계속 느낌이 왠지 동양적이다 싶었는데 역시나 왕가위 감독의 작품이더군요. 이 영화는 평이 극과 극으로 엇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양연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스타일리쉬한 작품을 갈구하는 왕가위 감독의 팬들에게는 왕가위 감독의 첫 영어 영화인 이 영화가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많이 공감하면서 봤습니다. 특히 꾸준히 자신의 모습을 일관되게 지키면서 기다리는 제레미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화면과 역동성은 없지만 담담한 심리 묘사에 더욱 치중한 것도 좋았고요.
감수성이 예민한 분들에게 더욱 좋은 영화일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사랑, 실연, 그리고 아픔과 극복, 치유, 상처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기와 같은 단어가 어울리는 분들에게는 마음의 힘이 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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