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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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남성들에게는 동성애 코드로 부담감을 만땅 안겨주고, 여성들에게는 훈남 조인성의 봉긋한 엉덩이만 각인시킨 결과 그다지 평이 좋지 않았던 쌍화점을 봤습니다.
제 주변의 여성들은 정사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다 지나치게 노골적이라 부담 백배라고 하던데 포르노그라피 경험치가 삼 갑자 이상은 되는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에게는 뭐 가슴도 뛰지 않는 평범한 수준이었다고나 할까요? 오히려 성에 대해 눈을 뜬 왕후와 총관이 탐닉하게 되는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로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양이 아니라 질이니까요. ^^
정사 장면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하게 등장 인물의 심리묘사와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는데 주진모의 연기는 그야말로 발군이더군요. 대사 하나하나가 예술이요, 눈빛 연기 하나만으로도 연인에 대한 집착과 질투, 아련함 등을 모두 표현하는 것이 타이틀 롤에서 조인성에 뒤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지효와 조인성은 아쉽게도 대사를 칠 때보다는 입을 다물고 있을 때의 연기가 더 나았습니다. 특히 조인성은 소위 '후까시' 연기는 훌륭한데 폭넓은 감정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오버하는 것이 눈에 상당히 거슬리더군요. 아직까지는 자객이나 강호 고수 역할이 더 어울립니다. 송지효는 '~했구나'투에 맞는 톤을 찾는데 실패하여 위엄있게 보이지 않고 철없는 애송이가 고상한 척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대사보다는 오히려 성에 대한 희열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육체에 집착하게 되는 연기가 더 나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세 사람 모두 안타깝고 불쌍한 영혼들입니다. 원나라 공주의 신분으로 부마국에 시집왔더니 남편은 동성애자요, 후사를 위해 남편의 동성 애인과 잠자리를 해야 하고 그러다가 성에 눈을 뜨고 사랑에 빠진 왕후도 그렇고, 동성애자의 애인이 되었다가 뒤늦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달았는데 그것이 금기의 사랑이라 고자가 되고 결국 목숨까지 잃게 되는 홍림도, 믿을만한 사람에게 후사를 부탁해야겠다는 다급함에 자신의 동성 애인을 내 준 것이 치정극으로 발전해 그 애인이 자신에게 한번도 연모의 정을 품은 적이 없다는 독설을 들으면서 죽어가게 되는 왕도 모두 운명의 수레바퀴에 깔린 피해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참으로 지독한 수레바퀴네요.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신분과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되는 법이죠. 왕이 연모의 정 운운할 때 홍림이 조금만 영악했어도 파국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을...
인물들의 심리묘사에만 집중하면서 본다면 상당한 수준의 수작이라고 생각해요.
덧. 제 생각에 주진모는 정말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인데 운이 따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좀처럼 원 톱으로 뜨지 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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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주진모, 김아중 주연의 슬랩스틱(?) 코미디입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좋습니다. 깊이 고민하면서 보면 짜증납니다. ^^
김아중이 전신 성형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를 전반부에 많이 깔아놓기는 했지만 별로 공감이 되지는 않습니다. 95kg의 몸무게를 가진 여성이 일상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에피소드만 부각시켜서 그런 것 같아요.
어쨌거나 김아중이 분한 '강한나'는 협박(실제였다면 당장 공갈협박으로 유치장 신세를 졌겠지만) 한방으로 '제니'라는 인생 역전에 성공해 돈도, 명예도, 남자도 모두 한 손에 거머쥐었습니다. 나중에 온몸에 장착(?)한 실리콘들의 부작용으로 다시 거구의 '강한나'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연 이 영화의 결말처럼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감을 찾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쓴웃음이 났습니다.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 'The winner takes it all'이 떠올라서 재미나게 봤는데도 결국 짜증의 쓰나미가 온몸을 뒤흔들고 가네요.
김아중은 예상 외로 예쁘게 보이려고 오버하지 않고 망가지는 것을 불사하면서 열심히 연기했습니다. 그런데 김아중이 연기할 때의 모습이 왜 그리 '색즉시공'의 유채영과 오버랩되는지 모르겠네요. 이상하네~
주진모는 남자가 봐도 참 잘생겼더군요. 너무 말라버려 최근 등장한 CF에서는 보니데의 말마따나 '아랍거지'처럼 보이는 장동건에 비해 번듯하고 귀티나게 잘생긴 모습이네요. 그 넘 참 잘 생겼다~ ^^
덧. 저는 개인적으로 똑같이 4가지가 없는 사람일 경우 못생긴 사람보다 잘생긴 사람을 더 싫어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질투가 나서 그런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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