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 땅콩집 열풍을 불러온 이현욱 건축가가 감수를 했다는 겁니다. 한국어판 추천사에서 밝히고 있듯이 사실 이현욱 건축가가 땅콩집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1998년에 일본 도쿄 여행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다고 하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원조 땅콩집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땅콩집에 대한 관심보다는 집짓기를 결정했을 당시 별채를 만들어서 사무실 겸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얻고자 했음입니다.
이 책에는 작게는 6평에서부터 가장 큰 집도 16.53평에 불과한 타이니 하우스들만 실려 있습니다. 당연히 최소 면적에 집을 지어야 하니 장점을 극대화하거나 넓이가 아니라 부피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 열린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법, 수납을 극대화하기 위한 살림살이 줄이기 등 넓은 집에서는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영역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죠.
원래 타이니 하우스는 면적 대비 시공 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에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간단히 말하면 10평 집은 30평 집에 비해 평당 공사비가 훨씬 더 들어가는 것이죠. 게다가 이 책에 나오는 땅콩집들은 20평 안쪽의 대지 면적에 2층 내지는 3층으로 올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라서 계단을 만들지 않으려는 제 집짓기 목표와 동떨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채광을 확보하는 방법도 천창 등을 활용하는데 이건 제가 목표하는 패시브하우스에서 피해야 하는 방식이라서 여러가지가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Part 2에서 다룬 효과적인 방 배치와 수납 방법은 확실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는 분은 일반주거지역의 좁은 땅에 집을 짓고 싶은 예비 건축주일 것 같으니 구입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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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해부도감 시리즈는 일본 아마존 건축분야 최장기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중국, 대만 등에도 판권이 수출된 유명한 건축 책 시리즈입니다.
이 중 1편에 해당되는 주거해부도감은 당시 주택 설계의 1인자로 불리던 요시무라 준조의 설계사무소에서 9년 간 일한 뒤 1986년에 설계사무소를 내고 이후 주택 설계를 활발히 해 오고 있는 마스다 스스무 건축사가 쓴 책으로 원래 이 책을 구상했을 때의 목적은 건축학도들에게 주택 설계의 실무를 알려주려는 것이었는데 쓰는 과정에서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난도를 좀 낮췄다고 합니다. 그 결과 예비 건축주들에게 대박이 난 것이죠.
이 책의 장점은 굉장한 디테일인데 예를 들어 현관 앞에서 우산을 펴기에 필요한 포치의 최소 길이가 900mm라든가, 여닫이 문은 항상 벽 쪽으로 열리게 해야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든가, 다이닝룸의 식탁을 고려할 때 식사를 위해 필요한 최소 넓이는 한 사람 당 폭 600mm에 길이 800mm라든가, 키친에서 주방기기의 배치는 냉장고-개수대-도마-레인지의 순서로 하는 것이 요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동선이라든가 하는 내용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주택 설계 방식을 반영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것들도 많기 때문에 결국은 설계를 하면서 건축가와 상의해야 하지만 공간 구성이나 가구 배치, 설비 등을 고려할 때 건축주가 참고할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들도 많아서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대부분 예비 건축주라면 주거해부도감 시리즈는 제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거의 읽으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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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단독주택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의 카우스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거의 대부분 허가를 위한 도면(흔히 허가방 도면이라고 하는)을 몇 백 만원에 대충 그려서 그걸로 건축 허가 신청을 하고 세부 공정이 거의 없는 엉터리 도면을 시공사에 넘기면 시공사에서 그동안 해 오던 방식 그대로 그때 그때 현장에 맞는 방식의 어림짐작(?)으로 집을 짓죠. 평당 공사비가 얼마인지만 따지는 시장이죠.
그 결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 난방비 폭탄을 맞게 되고 결로와 곰팡이를 피할 수 없는, 아파트보다 열악한 환경의 집에서 살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집이 그런 것은 아니고 이로부터 자유로운 패시브하우스라는 대안이 있죠.
이 책은 플랜트 엔지니어였던 저자가 세종시에 패시브하우스를 짓게 되면서 공부하고 경험했던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엔지니어답게 정말 꼼꼼하게 정리해서 패시브하우스 집짓기의 참고서 같은 좋은 책이지만 문제는 전문적인 내용을 거의 학술 서적 수준으로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저 같은 초보 건축주에게는 너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게 쓰여져서 이 책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저도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이렇게 꼼꼼하게 챙겨서 집을 지어야 하는구나 하고 믿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저자와 계약한 건축가와 시공사가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건축가와 시공사 입장에서는 완전히 진상 손님이거든요. 자신의 집을 철저하게 짓겠다는 의지는 높이 사지만 저렇게 병적으로 행동하지는 말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결국 내 집을 짓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은 건축가와 시공사니까요. 그들을 믿으면 그들도 마음을 터놓고 타협점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믿을 수 있는 건축가와 시공사를 찾은 다음의 일이지만요.
그래도 어쨌든 패시브하우스를 지으려는 예비 건축주라면 이 책은 꼭 읽으셔야 합니다. 워낙 꼼꼼하게 정리된 책이라서 얻을 것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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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최장기 베스트셀러인 '해부도감' 시리즈 중 실천편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2000년부터 주택 설계를 하면서 현대건축에 전통적인 요소를 도입해 온 건축사 오시마 겐지가 저자입니다. 대중이 건축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각종 매체에 저술 활동을 열심히 하는 건축가라고 합니다.
1장. 쾌적한 생활의 구조에서는 'TV의 자리를 생각한다', '지나다닐 뿐인 복도는 필요 없다', '계단을 가구처럼 친밀하게' 등 쾌적한 생활을 위해 고민이 필요한 부분을 알려주고, 2장. 집 전체의 배치를 생각한다에서는 '쾌적하고 다양한 이점이 있는 지하실', '계단은 공간 배치는 좌우한다', '빛이 집 안쪽까지 들어오게'처럼 구조 배치에서 신경써야 할 점들을 짚어주고, 3장. 집의 얼굴을 만드는 법에서는 '외장재의 특성을 살린다', '차고도 통풍과 채광이 중요하다'처럼 놓치기 쉬운 집의 외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4장. 정리되는 집의 비밀에서는 '신발장이 아닌 현관 수납장', '옷방에도 통풍과 채광을'처럼 수납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5장. 세세한 부분을 빈틈없이에서는 '마감을 하지 않는 천장의 매력', '숨어서 일하는 에어컨', '가습기 정말로 필요할까요'처럼 주택에서 생활하면서 놓칠 수 있는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 주택에 대한 내용이라서 토방이라든지, 마루귀틀과 같은 내용들이 나와서 낯설지만 그래도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많아서 자신의 집을 지을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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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유행을 거쳐 우리나라도 전원주택 등 자신만의 집짓기에 관심있는 예비 건축주들이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집이라고 하면 자산 증식의 수단이든, 실거주를 위한 보금자리든 결국은 아파트부터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와 달리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고 단독주택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건축사도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같은 동북아 3국에 속한다는 거주 문화 측면에서 참고할 부분도 많아서 건축과 관련된 책을 구입하고 나서 보면 일본 건축가가 지은 책이 많더군요.
이 책도 일본 건축가인 구로사키 사토시가 지은 책으로 일본 건축가 특유의 디테일한 삽화와 빼곡한 참고 사진으로 들어차 있습니다.
특히 저자가 직접 설계한 집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설계 의도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목차는
1. 주택 설계의 기본
2. 나만을 위한 최상의 공간 만들기
3.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
4. 최적의 디테일을 찾는 디자인
5. 진화하는 주택 건축 자재
6. 주거 환경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노하우
7. 안락한 도시 생활을 위한 집 짓기
순으로 되어 있는데 동선, 빛과 바람길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습니다.
설계에 대한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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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Top 100 House Collection'이라고 부르는 시리즈 물로 건축주의 취향과 생활상이 반영된 단독주택 100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로 독일어권 국가인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집들이 대부분이지만 프랑스, 벨기에, 영국, 스페인, 미국, 브라질, 멕시코, 호주, 일본 등 세계 여러나라의 참신한 주택도 추가가 되었고 프랑스 최초의 패시브하우스와 미래지향적 태양열 주택, 초소형의 저예산 프로젝트 하우스 등 독창적이고 참신한 단독 주택들도 다수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집에는 도면과 함께 위치, 공사 기간, 면적, 공법, 난방 에너지 요구량 등 단독 주택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들이 궁금해 할 만한 정보들도 꼼꼼히 수록하고 있습니다.
보통 유럽의 주택 도감이라고 하면 왠히 화려하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데 결국 유럽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집을 짓는데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소가 건축 비용이고 그에 맞춘 건축 공법을 선택하고 설계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어디나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하죠.
특이한 건 어떤 건축 공법을 사용하든 유럽에서는 집을 지을 때 거의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네요. 경량 목구조의 경우 2~3개월이면 뚝딱 짓는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나라 기술자들처럼 손이 야물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훨씬 더 꼼꼼하게 지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 책은 자신만의 집을 짓겠다고 결심한 건축주가 어떤 집이 마음에 드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집에 끌리는지 감을 잡기 위해 보면 좋은 책입니다. 저도 이 책을 보면서 대략적인 컨셉을 잡게 되었고 그 다음에
Renee del Gaudio의 'Big Cabin'을 우연히 봤을 때 이거다 싶었거든요.
사실 집을 짓고 싶다고 해도 아파트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 조차 쉽지 않잖아요. 그런 분들이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꼭 자신만의 집을 짓지 않는다고 해도 예쁜 집 보는 걸 즐기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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