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12/14 [북 크로싱] 죽은 자의 집 청소(2020)(국민 도서관에 보관 중)
- 2023/12/10 [서적] 죽은 자의 집 청소(2020) (8)
- 2019/09/16 [서적] 노년예찬 : 나이 든 사람은 행복해야 할 책임이 있다(2011)
- 2018/12/14 [서적] 아침의 피아노(2018) (7)
- 2018/03/28 [북 크로싱] EBS 다큐 프라임 죽음(2014)(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8/03/22 [서적] EBS 다큐 프라임 죽음(2014) (2)
- 2016/10/31 [서적] 어떻게 죽을 것인가(Being Mortal, 2015) (4)
- 2016/03/31 내가 'Now'를 살게 된 계기 (20)
- 2016/03/23 인간의 마음(The Heart of Man, 1977) (6)
- 2016/02/18 [서적] 에로티즘의 역사(L'histoire de L'erotisme, 1976)
- 2015/10/01 [서적] 꾸뻬 씨의 인생 여행(2009) (2)
- 2015/03/01 [만화] 자살토끼(The Book of Bunny Suicides, 2003) (2)
- 2014/12/10 [서적]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Death, 2012) (6)
- 2014/04/22 세월호 침몰 사건을 지원하는 임상가들이 읽으면 좋은 서적 소개 (12)
- 2013/10/25 [북 크로싱]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나(平穩死のすすめ, 2010)(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13/10/05 [서적]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나(平穩死のすすめ, 2010) (4)
- 2013/09/07 [북 크로싱] 2013년 9월 : 부드러운 버드나무 :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1993)(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32)
- 2013/08/30 부드러운 버드나무 :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1993)
- 2012/09/30 실존주의 심리치료(Existential Psychotherapy, 1980) (8)
- 2012/02/24 [서적] 고민하는 힘(惱む力, 2008)
- 2011/11/23 [심리치료] 자살 위험 내담자의 상담 전략 (2)
- 2010/07/11 [북 크로싱] 일하기 싫은 사람을 위한 책(2001)(보관 중) (23)
- 2010/07/09 [서적] 일하기 싫은 사람을 위한 책(2001)
- 2010/04/01 [북 크로싱] 자유죽음 : 삶의 존엄과 자살의 선택에 대하여(Hand an sich legen Diskurs uber den Freitod, 1976)(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8)
- 2010/03/31 [서적] 자유죽음 : 삶의 존엄과 자살의 선택에 대하여(Hand an sich legen Diskurs uber den Freitod, 1976) (4)
- 2010/02/21 [서적]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2009) (2)
- 2010/02/08 마음에게 말걸기(Learning from the heart, 2008) (4)
- 2009/12/22 상실 수업(On Grief and Grieving : Finding the Meaning of Life through the Five Stages of Loss, 2005)
- 2009/10/25 [북 크로싱]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The Five People You Meet In Heaven, 2003)(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09/10/23 [서적]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The Five People You Meet In Heaven, 2003) (8)
- 2009/07/30 [서적] 핏빛 자오선(Blood Meridian, 1985)
- 2009/06/25 [서적]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Tuesday's with Morrie, 1997) (2)
- 2009/04/01 보다 냉정하게 보다 용기있게(Staring at the Sun, 2008)
- 2009/03/01 [북 크로싱]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To Live Until We Say Good-Bye, 1978)(월덴3에 보관 중) (8)
- 2009/03/01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To Live Until We Say Good-Bye, 1978)
- 2008/10/08 최진실의 죽음과 관련해서 안타까운 일과 짜증나는 일
- 2008/02/17 인생수업(Life Lessons, 2000) (2)
- 2007/09/11 조문 시 표정 관리가 어렵다면... (6)
김완 작가의 '죽은 자의 집 청소(2020)'를 북 크로싱합니다.
저자가 특수청소업체를 운영하면서 만난 다양한 죽음에 대한 소회와 느낌을 담담하게 풀어내는데 시인 출신(?)이어서인지 글솜씨가 굉장히 좋습니다.
소개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타인의 불쌍한 죽음을 전시하지도 않고, 타인의 불행한 죽음을 보면서 삶의 가치를 되새기라고 강요하지도 않으며, 무엇보다 자기 멋대로 망자의 생각과 마음을 지레짐작하지 않아서 정말 좋았던 책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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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하지만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1) 고독사(요즘은 고립사라는 말을 쓰자는 분위기더군요), 2) 자살, 3) 살해당하는 경우. 이 세 가지 죽음의 공통 문제는 빨리 발견되지 못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유기체의 당연한 귀결인 부패로 인해 아무나 수습을 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이를 책임지는 것이 특수청소업 종사자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완 작가는 대학에서 시를 전공했고 전업 작가로 살다가 일본에 살면서 경험한 개인적인 일로 인해 특수청소업 회사를 설립하고 '죽은 자의 집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정해진 결말이지만 그 순간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가능하면 생각하고 싶지 않고 미뤄두고 싶은 마지막 이벤트입니다. 하물며 쓸쓸이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들의 마음에 귀 기울입니다.
자살 직전에 분리 수거를 다 해놓고 떠난 사람, 자살 전에 자신의 흔적을 지우는 가격을 문의한 사람, 매일 죽네사네 싸웠지만 함께 저 세상으로 떠난 부부...
저자가 타인의 불쌍한 죽음을 전시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타인의 불행한 죽음을 보면서 삶의 가치를 되새기라고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망자의 생각과 마음을 지레짐작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만 담담하게 말해줘서 좋았습니다.
제 직업이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제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읽는 이마다 달리 받아들이겠지만 확실한 건 정말 울림이 큰 책이라는 겁니다. 꼭 읽으세요. 이 책을 놓치면 큰 실수하시는 겁니다.
덧. 저는 우리나라 사람이 저자인 모든 문화 상품에 깊은 불신과 뿌리깊은 혐오를 갖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중국, 일본, 한국으로 대표되는 동북아 3국에 대한 편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중국은 무례하고 일본은 음흉하며 한국은 중간에서 이 두 가지 악덕을 모두 갖고 있지만 정이라는 포장지로 잘 감추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부러 외면하려고 애쓰지만 우연히 엿보게 된 화려한 무대 뒤의 추악한 민낯처럼 제 편견을 입증하는 상황들을 접할 때마다 인간에 대한 혐오로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아서 우리나라 문화 상품을 접할 때는 아주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말 가끔 제 예민하기 짝이 없는 거름망을 통과한 괜찮은 영화, 음악, 책 등을 만나면 너무 반가워서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올해 만난 우리나라 저자의 책 중 단연코 첫 손을 꼽을 작품입니다. 내용도, 문체도, 하다 못해 작가의 성품까지도요. 언제든 다른 작품을 내 주시면 꼭 다시 읽고 싶습니다.
덧. 이 책은 국민 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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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미 2년 전인 2017년에 노인 비중이 14% 이상인 '고령 사회'에 진입하였고 2026년이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OECD 뿐 아니라 전세계를 둘러봐도 유래가 없는 속도로 빨리 늙고 있죠.
약 8년 전쯤에
'월덴지기가 예상하는 임상심리학의 블루 오션'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에서 앞으로 노인 상담 수요가 점점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블루 오션이라는 용어가 앞으로 각광을 받게 될 영역이라는 말이 아니라서 문제죠;;;).
이 책은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콜레트 메나주가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18명의 저명한 프랑스 작가들, 과학자들, 사회운동가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가 본인부터 70세가 넘은 노인입니다.
크게 네 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파트 1에서는 기억, 나이라는 숫자, 죽음, 할아버지가 되는 것 등의 주제로 노인이 되어가는 것에 대한 개념들을 다루고 있고 파트 2에서는 노인 차별, 퇴직 연금, 노인을 거부하는 사회 등 노인이 맞닥뜨리게 되는 사회 현상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트 3에서는 노화 예방, 알츠하이머병 등 노인들이 알아야 하는 과학 지식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 파트 4에서는 영성, 지혜, 삶의 재구성 등 나이가 들어가면서 필요한 성찰을 다룹니다.
유럽권에서 나온 번역서에 실망한 적이 많아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다소 진부한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의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와 천양지차가 있는 유럽의 노인들, 그것도 기득권층인 저명인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실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앞서 노인이 된 자들이 깨달은 지혜를 벤치마킹한다는 자세로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닫기
* 젊을 때 혹은 좀 아니가 들면 우리는 막연하게나마 ‘아마 늙겠지, 언젠간 70세나 75세가 될 거야’라고 생각하죠. 그게 여전히 먼 이야기라고 느끼면서요. 그러다 진짜 그 나이를 넘으면 어떤가요? 삶의 차원은 특별해지고 내용은 점점 풍부해져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그와 비슷한 다른 것을 떠오르게 합니다. 마치 음악에서 공명현상이 일어나듯 삶의 순간순간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는 거죠. 이것은 나이 들어 힘과 민첩성이 떨어진 우리에게 커다란 위안입니다.
* 나이든 사람은 절대로 불행하면 안 됩니다. 젊은 사람에게 부담을 주니까요. 이게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그리 만만하지 않죠. 하지만 노년이 차츰 당신을 덮치고 때려눕혀도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마음먹어야 합니다.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일만을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 오스카 와일드는 ‘늙어가는 것이 비극이 아니라 늙어도 마음은 여전히 젊은 채로 남아 있다는 것이 비극이다’라고 말했지요.
* 생각의 순환은 혈액의 순환만큼 중요합니다.
* 저는 감수성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강렬하게 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진은 눈물로 앞이 흐려지지 않고서는 볼 수가 없거든요.
* 그냥 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충만하게 살 힘이 있어야 합니다.
* 삶을 계속하길 원한다면 스스로 의무를 부과해야 합니다. 안 그럼 추락해버리거든요.
* ‘뼛속까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야말로 이 노인들이 나에게 준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다.
* 후회와 추억 그리고 쓰라린 감정 안에서 나이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 일종의 새로운 의식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새로운 의식은 하는 일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우리 깊은 곳에 있는 존재와의 관계에 달렸습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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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매일 죽음을 만나거나 다루는 특수한 직업에 종사하지 않는 한은요.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는 때는 가까운 사람들의 부고를 접하거나 실제로 본인이 죽을 뻔한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 뿐입니다.
하지만 인간을 포함해 죽음을 영원히 피할 수 있는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죠. 결국 우리는 언젠가는 죽음을 맞게 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떠한 방법으로 당면하게 될 것인가를 모를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보다 먼저 죽음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기록은 일부러라도 찾아서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은 질병에 의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사람 뿐입니다. 돌연히 사고사를 당한 사람들은 그런 기회조차 없었겠죠.
장영희 교수와 위지안 교수의 책에서 삶의 에너지와 역동성, 힘이 느껴졌다면 김진영 선생님의 이 책에서는 남은 삶을 담담히, 그러면서도 섬세하게 관조하는 세심함이 느껴져서 대조적이었습니다.
2017년 7월 암 선고를 받은 후 2018년 8월 임종하실 때까지 김진영 선생님은 그동안의 삶과 주변과 사람들과 세상을 돌아보면서 비로소 만나고 발견하게 된 의미있는 순간들을 묵묵히 적어나가셨고 그 결과를 묶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와 사랑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존재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면 사람마다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게 된다는데 김진영 선생님은 사랑으로 가득한 분이었나 봅니다.
고통과 싸우는 중에도 사적인 기록을 공적인 매개물인 한 권의 책으로 묶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토로하셨지만 아직 존재의 위기를 맞이하지 않은 제게도 넘치는 성찰과 위안의 독서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부디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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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팀이 기획해 방송한 'Death' 프로그램을 책으로 옮긴 'EBS 다큐 프라임 죽음(2014)'을 북 크로싱합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지만 아무도 깊이 생각해보고 싶지 않은 죽음을 여러 각도에서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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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예전에
'내가 NOW를 살게 된 계기'라는 포스팅에서 제 인생을 바꾸어 놓은 두 개의 키워드로 '죽음'과 '여행'을 든 적이 있습니다. 여행이 살아있기를 잘했다는 걸 체감하게 하는 생생한 삶의 경험이라면 그 대척점에는 죽음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그 무엇도 피할 수 없으며 언제 어떻게 올 지 알 수 없기에 그만큼 두려운 것이 죽음이죠.
모든 존재의 숙명이고 때로는 너무나도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는 죽음이라는 꺼림칙한 대상을 눈에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버리려고만 합니다. 그래서 더 두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팀이 기획한 'Death'라는 프로그램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겁니다.
죽음에 대해 심리학, 철학, 과학, 예술 분야의 저명 인사들의 견해와 다양한 죽음 관련 실험 결과를 실었습니다. 근사체험까지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우리에게 죽음과 사후세계를 알려주지 못합니다.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죠. 그래서 매혹적이면서도 두려운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 1부. 메멘토 모리
: 죽음이란 무엇이고 죽음을 직면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심리 상태와 행동에 대한 다양한 실험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2부. 비탐 애테르남
: 사후세계의 존재, 근사체험, 의식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 3부. 아르스 모르엔디
: 죽음을 멀리하지 않고 함께 이야기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방법, 즉 죽음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만하게 느껴지고 읽으면서도 흐름이 자꾸 끊기는 것이 흠이지만 아무도 피할 수 없지만 누구나 피하고 싶은 죽음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죽음에 대해 여러가지 방면으로 생각을 해 볼 수 있어서 저는 유익했습니다.
이 책을 읽은 김에 그동안 미루던 연명치료 거부 서약서 작성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이참에 죽음을 맞는 방법에 대해서도 반려인과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 싶고요.
제가 지금 죽음에 대해 하고 있는 생각을 10년 전에 미리 했다면 제 인생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로 젊은 분들이 더 많이 읽으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닫기
* 셸리 케이건 교수는 죽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죽음의 필연성-반드시 죽는다”, “죽음의 가변성-얼마나 살지 모른다”, “죽음의 예측불가능성-언제 죽을지 모른다”, “죽음의 편재성-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로 보았다. 이중에서 그는 특별히,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죽음의 예측불가능성 때문에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 사람들이 죽음에 관한 이미지에 노출되었을 때 훨씬 더 극단적인 판단을 내리게 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죽음 현저성(Mortality Salience)’이라 부른다. 즉, 죽음을 인지하면 평소와는 다른 판단과 행동을 하게 되는 현상이다.
* 죽음에 노출되었을 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나 높은 애착 안정성을 가진 이들은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반응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그들은 지위를 갈구하려고 하지 않고, 굳이 승자가 되려고도 하지 않으며, 사치품을 소비하려 들지도 않는다.
*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인식하게 될 때, 성적 충동이 감소되고, 사치품 소비 등을 통해 자신의 문화에서 높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무의식적으로 따랐다. 그런데 실은 죽음 현저성의 상황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특성이 하나 있다. 즉 내집단 편향성이다. 간단히 말하면, “내가 속해 있는 그룹이 무조건 옳다”는 신념이다.
* 사람들은 죽음 현저성 상태에 놓일 때 공격적 행동이나 극단적인 행동 및 조치에 대해 지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죽음 현저성 상태를 만든 후 긴급법안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직접적으로 죽음을 언급하는 것이 어린아이들에게 좋다. 그러나 어린아이의 발달 수준과 나이에 맞추어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정보를 주어야 한다. 어린아이에게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너무 이른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린아이일지라도 가족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눈치를 채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질문을 하면 반드시 답을 원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정직할수록 더 바람직한 답이 된다.
* 필립 아리에스는 20세기를 기점으로 죽음 역사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20세기 이전에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으로 대표되는 섹스가 금기의 대상이었는 데 반해, 20세기에 들어서는 죽음이 섹스 대신 금기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렇게 금기의 대상이 된 죽음은 우리와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다.
*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되는거죠. 언젠게 제게 남은 시간은 어쩔 수 없이 멈추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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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이 책을 내놓은 부키 출판사는 개인적으로 상당한 애증이 있는 출판사입니다.
'채식의 배신(2009)',
'긍정의 배신(2011)' 같은 쓰레기에 가까운 책으로 뒷목을 잡게도 하지만 때로는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2009)',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2010)' 같은 좋은 책들도 출판하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책을 읽을 때마다 소위 긴장을 타야 합니다. 대부분의 출판사는 어느 정도 quality 예측이 가능한 편인데 부키 출판사는 예외입니다. 그야말로 중간이 없거든요. 모 아니면 도 입니다;;;;
다행히 이 책은 좋은 방향으로 극상인 책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죽음을 다룬 책 중 최고(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여사의 책은 상실과 애도를 주로 다루고 있으니 살짝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강추하고요.
출판사에서 내놓은 소개글에는 고령화 사회, 현대 의학의 생명 연장 기술 등 묵직한 글 꼭지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그보다 더 명징한 진실은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언젠가는 찾아올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죠. 부지불식간에 사고로 찾아오는 죽음도 있지만 불치병에 걸려 투병 끝에 맞게 되는 죽음도 있습니다. 이 책은 후자에 초점을 맞춰 그야말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아툴 가완디는 현직 외과의로 의료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과연 어떻게 죽는 것이 인간의 존엄을 기릴 수 있는 죽음인가에 관심을 갖고 이 책을 썼습니다.
암처럼 죽음에 이르는 시간을 급격히 단축하는 병에 걸렸을 경우 지금까지의 의학적인 도움이란 건 생명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술과 공격적인 항암 치료를 통해 우리의 정신을 지지하는 육체를 허물어뜨려서라도 수명만을 연장하고자 했죠. 하지만 점점 그렇게 오래만 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런 의문을 품고 어떻게 죽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아마도 이 책의 목차를 보시면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하실 수 있을거에요.
1 독립적인 삶 _ 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2 무너짐 _ 모든 것은 결국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3 의존 _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리다
4 도움 _ 치료만이 전부가 아니다
5 더 나은 삶 _ 누구나 마지막까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6 내려놓기 _ 인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
7 어려운 대화 _ 두렵지만 꼭 나눠야 하는 이야기들
8 용기 _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순간
앞에서도 소리 높여 추천했지만 어떻게 죽는 것이 역설적으로 가치있게 사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닫기
*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에 이르기전에 일어나는 일들, 다시 말해 청력, 기억력, 친구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생활 방식을 잃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 어느 요양원에서든 노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고사하고, 그들 옆에 앉아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 묻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이것이 바로 삶의 마지막 단계에 관해 생각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일관하는 사회가 낳은 결과다. 이러한 사회는 우리가 병들고 약해져서 더 이상 스스로를 돌볼 수 없게 됐을 때도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가도록 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 토머스는 자신이 '요양원에 존재하는 세 가지 역병'이라고 부르게 된 무료함, 외로움, 무력감을 공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생명을 요양원 안에 들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요양원 노인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것이 전부다. 얼마나 약을 덜 먹고,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것보다 사람답게 사는 일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만큼 더 가치를 두는지 측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
* 삶이 가치 있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 걸까? 하버드 대학의 철학자 조시아 로이스 교수는 우리가 스스로를 넘어서는 대의를 추구하며 그것을 인간 본연의 욕구로 보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대의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위해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점이다.
* 일반적인 의료 행위와 호스피스 케어의 차이점은 치료하느냐 아무것도 하지 않느냐에 있는 게 아니라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이다. 보통의 의료 행위는 생명 연장에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호스피스 케어는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 가장 주요한 과제는 사람들이 그들을 압도하는 불안감에 잘 대처하도록 돕는 것이에요. 죽음에 관한 불안감, 고통에 대한 불안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불안감, 돈에 대한 불안감 등 말이에요.
* 상담자는 환자와 가족이 어떤 치료법을 원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거기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상황에서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앉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성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상담의 목적이다.
* 자신의 삶이 언제라도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는 삶에 대한 초점이 좁아지고, 욕구에도 변화가 생겼다.
* 나이 들어 병드는 과정에서는 적어도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하나는 삶에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다. 이는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는 용기다. 그런 용기를 갖는 것만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용기가 있다. 바로 우리가 찾아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다.
* 가장 두렵고 걱정스러운 게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지, 그걸 이뤄 내기 위해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 우리는 죽어가는 사람들이 단지 안전한 환경에서 더 오래 사는 것 이상의 우선 순위와 욕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데 실패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 나갈 기회를 갖는다는 건 삶의 의미를 지속시키는 데 매우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 근본적으로 볼 때 이 논쟁은 고통을 연장시키는 실수와 가치 있는 생명을 단축시키는 실수 중 어느 것을 더 두려워하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 결국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 우리가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의료진이 개입해 환자로 하여금 희생과 위험을 감수하도록 하는 일은 더 큰 삶의 목적을 위한 것일 때만 정당화될 수 있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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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사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는 책은 무수히 많습니다. 심리학 분야를 비롯해 인문학을 살펴봐도 그렇고요. 힐링을 다루는 많은 책들도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초점을 맞추라고 이야기합니다. 옳은 말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 상 옳은 말일수록 내 것으로 만들기는 더 어렵더군요. 저는 나름 현재에 충실하게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그렇게 되기까지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누구든 그렇게 되려면 단순히 책을 읽고 머릿속으로만 아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고 결정적인 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런 체험이 반드시 있어야만 에크하르트 톨레가 이야기하는 'Now'를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게는 그런 체험의 기회를 준 두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죽음'하고 '여행'입니다.
죽음과 직접 조우했던 건 아니었지만 삶의 유한성에 대해 뼈저리게 통찰했던 경험이었죠. 지금도 가끔 마음을 치고 지나가는 세 죽음이 있습니다.
하나는 장래가 주목되는 심리학 박사였던 제 학부 선배의 죽음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어처구니없이 계단에서 미끄러지면서 머리를 부딪치는 바람에 어이없는 죽음을 맞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조문을 가면 표정 관리가 잘 안 되기는 하지만 그 선배의 장례식장에서는 그야말로 망연자실했던 제 모습이 기억납니다. '아 인생이란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에 빠져 한동안 힘들었었죠.
두 번째 죽음은 가뭄에 콩나듯이 제게는 아주 드문 술 친구이자 고등학교 동문이었던 녀석의 죽음이었습니다. 제 보험 설계사이기도 했는데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오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술 생각 나서 전화했냐?"고 농을 던졌는데 그 녀석이 아니라 그 녀석의 남동생이었습니다. 어제 새벽 귀갓길에 뺑소니 차에 치여 그 녀석이 죽었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전년도 말에 기분좋게 술 한잔 하고 헤어지면서 불콰한 얼굴로 사람좋게 웃던 얼굴이 떠오르면서 '그 녀석은 자신에게 내년이 없을 걸 알았을까?'하는 생각이 몇 달 동안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나에게도 내년이 허락되지 않는 건 아닐까?'하는 두려움도요. 조문을 갔다가 속도위반으로 임신을 한 약혼녀를 보고 가슴이 또 한번 무너졌습니다. 그날 참 많이도 울었지요.
세 번째 죽음은 도박 중독 상담을 받던 제 내담자였습니다. 술 문제도 함께 있던 분이었는데 가족과 함께 상담을 받고 있었고 가족 갈등이 심해서 그 쪽으로 초점을 맞춰 상담을 진행하던 차에 이 분이 술 김에 가족에게 울분을 토로하면서 버리지 않고 갖고 있던 박카스 병에 담아놓은 농약을 충동적으로 마시는 바람에 곧바로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결국 저세상으로 가버리셨습니다. 그 때의 충격으로 포스팅을 한 글(
'임상심리학자들이 피검자/내담자를 자살로 잃는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도 있습니다. 그 당시 남은 가족들을 계속 상담하면서 함께 애도 작업을 했는데 상담자로서는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삶의 유한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지금까지 살면서 저도 병환이나 고령으로 많은 친지들과 사별했지만 선배와 친구와 내담자, 이 세 사람의 죽음만큼 제게 큰 울림을 준 사건이 없었습니다. 이 세 번의 경험으로 제 인생관이 확실히 바뀌었습니다. 생명의 덧없음을, 삶의 유한성을, 죽음의 필연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전혀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미래를 불안하게 느끼지 않느냐면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전보다 훨씬 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하루하루를,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남지 않을만큼요.
그래서 저는 죽음의 존재를 느끼는 순간이 올 때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도망가지 말고 최대한 머무르면서 그 의미를 곰씹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고개를 돌리고 싶겠지만 버티세요. 어차피 죽음은 아무도 피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언제 내게 닥칠 지 모릅니다. 그걸 직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현재를 살 수 있습니다.
죽음만큼은 아니지만 제가 'Now'를 충실하게 살게 된 계기 중 하나로 '여행'도 있습니다. 죽음과는 반대 의미에서요. '삶의 충실함'을 몸으로 느꼈거든요. 몇 번의 경험이 있었는데
'2006년 터키 여행 때 생일날 열기구 위에서 본 떠오르는 아침해', '2009년 네팔 여행 때 본 일출', '2010년 쿠바 여행 때 마리아 라 고르다 해변에 누워 있던 경험', '2011년 스페인 여행 때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고 눈물 흘린 경험', '2013년 케냐 여행 때 라무섬에서 보낸 2박 3일' 등이 대표적입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희열을 느꼈거나 살아있기를 잘 했다는 뿌듯함을 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여행에는 여러가지 장점이 참 많지만 저는 제가 살아있어서 다행이고 행복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기 때문에도 여행을 사랑합니다. 여행을 가면 현재를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중요한지 매 순간 느끼게 되거든요.
세 번의 죽음을 간접 체험한 뒤로 제 현생관이 바뀌었고 여행을 통해 그 가치를 잊지 않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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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이라고 하면 얼마 전에 소개드린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 1956)'이 가장 유명하고 유명세를 떨치게 된 첫 책인 '자유로부터의 도피(1941)'도 잘 알려져 있는데 비해 이 책은 상대적으로 명성이 덜 한 편입니다.
하지만 에리히 프롬 본인이 머리말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이 책은 '사랑의 기술'과 한 쌍을 이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기술에서는 인간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고 반대로 이 책에서는 인간의 파괴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다루고 있거든요. 그러한 능력의 대표적인 세 가지로 '죽음에 대한 사랑', '악성 나르시시즘', '공생적-근친상간적 고착'을 들고 있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들을 묶어서 '쇠퇴의 증세군'이라고 부르고 있고요. 죽음에 대한 사랑에 반대되는 것으로 삶에 대한 사랑, 악성 나르시시즘에 반대되는 것으로 사람에 대한 사랑, 공생적-근친상간적 고착에 반대되는 것으로는 독립성을 들고 이를 묶어서 '성장의 증세군'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모두 전작인 '사랑의 기술'에서 다룬 내용이지요.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이러한 '쇠퇴의 증세군'과 '성장의 증세군'을 모두 갖고 있고 결국 각자가 스스로 선택한 방향, 즉 삶의 방향이나 죽음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시간 순서 상으로는 사랑의 기술이 먼저이고 이 책을 나중에 읽어야만 하겠지만 두 권 다 읽어본 제가 느끼기에는 어떤 책을 먼저 읽든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왕 읽을거라면 두 권 모두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삶의 방향과 죽음의 방향, 둘 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이고 결국은 둘 중 하나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면 어떤 길이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 읽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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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가학증은 모두 하나의 본질적인 충동, 곧 다른 사람을 완전히 지배하고 그 사람을 우리의 의지의 무력한 대상으로 삼고, 그의 신이 되고 마음대로 그를 다루려는 충동으로 귀속된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힘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지킬 방도도 없이 고통을 겪게 하는 것보다 더 큰 지배력은 없기 때문이다.
* 죽음에 대한 사랑의 반대는 삶에 대한 사랑이고, 자기 도취의 반대는 사랑이고, 근친상간적 공생의 반대는 독립성과 자유다. 이러한 세 가지 태도의 증세군을 나는 성장의 증세군이라고 부른다.
* 모든 새로운 종교의 사상 개념은 서로 다르더라도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양자 택일이 있다는 사상만은 공통된 것이다. 사람은 두 가능성, 곧 퇴행의 가능성과 전진의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람은 원초적이고 병리적인 해결로 되돌아 가거나 또는 인간성을 향해 전진하고 인간성을 발달시키거나 할 수 있을 뿐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서 실패하는 까닭의 하나는 바로 그들이 아직도 이성에 따를 만큼 자유로운 순간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하는 점에, 그리고 결정을 하기에는 이미 늦은 때에야 비로소 선택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점에 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래 악하거나 또는 더 나은 삶을 살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살아가는 기술에 있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각성을 하고 언제 갈림길에 서서 결정을 해야 하는가를 몰랐기 때문에 실패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언제 삶이 그들에게 질문을 하며 아직도 그들이 양자택일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인지를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그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더욱 어렵게 되는데, 그것은 흔히 첫번째로 잘못 들어선 곳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한 정력과 시간을 낭비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국민도서관을 이용해주세요~
덧2. 문예출판사에서 2002년에 동일역자의 개정판을 내놓았기 때문에 커버가 바뀌었습니다. 혹시 구매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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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알베르 모리스 빅토르 바타이유(에고, 이름 한번 길기도 하네요;;;)는 20세기 후반에 태어나 1962년에 타계하기까지 문학, 인류학, 철학, 경제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저술을 한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입니다.
그런데 에로티즘, 신비주의, 초월주의 등의 주제를 다루는 글을 많이 썼기 때문에 당대의 지성인들에게 저주의 작가로 불리며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비운의 사상가이기도 하죠
이 책, 에로티즘의 역사는 바타이유의 저술에 일관성을 부여했던, 금기와 위반의 주제인 에로티즘을 총괄적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실제로 여러 곳에 실린 글들을 모아서 이 책을 엮은 것이고요. 그래서 이 책은 바타이유 생전에 출간되지 못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근친 상간, 성 행위와 배설, 죽음의 관계에 대해 주로 고찰하고 있는데 읽으면서 바타이유에게는 현상의 극단적인 이면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탁월함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번역의 문제인지 제 독해력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쉽게 읽히지 않는 책입니다. 일관된 흐름을 갖고 쓴 책이 아니라서 주제 별로 끊기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렇고 내용 자체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조금 더 쉬운(그런 책이 있을까 싶습니다만) 입문서에 해당하는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난도의 책입니다.
이건 여담인데 바타이유는 1928년에 여배우 실비아 마클레이와 결혼했다가 6년 뒤 이혼을 했는데 그녀는 나중에 라캉과 결혼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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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을 자극하지 않는 어떤 대상이 과연 위험한 대상으로 비칠 수 있을까?
* 죽음의 향기는 성 행위의 힘을 보장해 준다. 그것이 바로 고뇌의 의미이며, 그런 고뇌가 없는 성 행위는 동물적 성 행위로 남을 뿐 <에로티즘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 만약 여자들이 소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여자들은 에로틱한 욕망의 <대상>이 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 노동의 몫이 커지다 보면 언젠가는 에로티즘이 제한될 수 있는데, 그러면 과도한 에너지는 전쟁이라는 재앙에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국민도서관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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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프랑수아 를로르의 소설입니다. 원래 저자가 시리즈 물에 등장시킨 인물은 Hector인데 국내에는 꾸뻬씨로 번역되었죠.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시작으로 '꾸뻬 씨의 인생 여행', '꾸뻬 씨의 우정 여행', '꾸뻬 씨의 사랑 여행' 순으로 시리즈 물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전작인
'꾸뻬 씨의 행복 여행(2002)'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기에 이 책도 기대를 많이 하고 봤는데 결론적으로 기대만 못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꾸뻬 씨가 아니라 꾸뻬 씨의 아들 꼬마 꾸뻬입니다. 공리주의자인 아빠와 칸트주의자인 엄마 밑에서 자라는 주인공 꼬마 꾸뻬가 죽음, 용서, 자격, 선택, 비밀, 사랑, 정의, 돈, 예술, 종교, 꿈, 차이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아이의 관점에서 심각한 주제들을 다루는 걸 보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아이처럼 보여서 마음이 영 편치 않았습니다. 등장하는 에피소드들도 문화적인 차이인지, 아님 투영된 저자의 가치관이 저랑 맞지 않아서 그런지 마음에 그다지 와 닿지 않고요.
물론 우리가 자라면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중요한 삶의 교훈들이 많이 나와서 다시 한번 되새기는 의미는 있었지만요.
닫기
* 말을 할 때는 지금 내가 누구에게 말을 하고 있는지 늘 생각할 것
* 인생에 있어 늘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좋은 면을 볼 필요가 있다
* 삶에서 중요한 것은 존중받을 줄 아는 것이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 때문에 다른 시리즈를 읽고 싶었던 분이라면 별로 추천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저처럼 실망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아직 읽지 못한 '꾸뻬 씨의 우정 여행'과 '꾸뻬 씨의 사랑 여행'은 안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덧. 이 책은 직장 자료실에서 대출해 읽은 책이어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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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만화가 Andy Riley의 작품으로 출판되자마자 미국과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만화입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그 이후에 '돌아온 자살토끼', '자살토끼의 귀환' 등 후속작이 계속 나왔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표정한 흰 토끼가 온갖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오는 독특한 만화입니다.
표지를 보시면 전원을 켠 토스터기에 들어가 있는 흰 토끼를 보실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타죽겠지요.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토끼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표지의 만화는 강도가 좀 약한 편입니다.
이 만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앤디 라일리가 역설적으로 자살에 대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죽음만을 연이어 보여줌으로써 삶이 얼마나 치열하게 계속되는지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하고 있다는거지요.
개인적으로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만화를 보면서 그걸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도 의심스럽고요.
물론 기발한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몇몇 컷도 있습니다(그래서 간신히 별 하나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만화가 끔찍한 죽음을 묘사하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데다 죽음 이후의 장면을 묘사하는 컷도 거의 절반 정도에 이르고 있어 더욱 참혹합니다. 그냥 죽음 직전의 모습만 그렸으면 조금 나을 수 있었는데 나중에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어떤 내용이 등장할지 겁이 나기까지 하더군요.
여러모로 작가의 머릿속이 궁금해지는 만화입니다.
하드고어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은 재미있게 보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별로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만 굳이 보겠다는 분은 북 크로싱해서 보세요.
덧2. 내용이 끔찍해서 그런지 하드커버 양장본인데도 7,800 원이라는 책값이 아깝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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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 대학교 철학 교수인 셸리 케이건(Shelly Kagan)이 쓴 책입니다. 열린예일강좌(Open Yale Course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녹화된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엮은 책이죠.
저자가 서문에서도 강조하며 이야기하고 있듯이 이 책은 죽음을 다룬 여느 책들과 달리 인간이 죽음에 도달하는 과정이나 모두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 등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다루지 않습니다. 가까운 이의 죽음과 슬픔의 장면도, 장례 산업과 죽음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 죽음을 외면하려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까요?
다음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죽고 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이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철학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인간의 실체는 무엇인가?', '영혼이란 게 정말로 존재하는가?', '죽음 이후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살아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들에 답하기 위한 여정을 제시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인간의 정체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과 같은 철학적인 개론서를 쓸 때는 서로 다른 다양한 주장을 소개하면서 저자 자신은 중립을 지키는 방식과 독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옹호하는 방식 중에 하나를 택할 수 있는데 저자는 후자를 택하겠다고 서론에서부터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영혼은 없다.
2. 영생이란 절대 좋은 것이 아니다
3. 두려움은 죽음을 바라보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4. 특정한 상황에서는 자살도 이성적,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바라보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매우 상반된 것들이죠.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장. 삶이 끝난 후에도 삶은 계속되는가
2장. 영혼은 존재하는가
3장. 육체 없이 정신만 존재할 수 있는가
4장. 영혼은 영원히 죽지 않는가
5장. 나는 왜 내가 될 수 있는가
6장. 나는 영혼인가 육체인가 인격인가
7장. 죽음의 본질에 관하여
8장. 죽음에 관한 두 가지 놀라운 주장
9장. 죽음은 나쁜 것인가
10장. 영원한 삶에 관하여
11장.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12장.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무거움
13장. 죽음을 마주하고 산다는 것
14장. 자살에 관하여 : 죽음의 선택인가 삶의 포기인가
목차만 봐도 흥미진진합니다만(나만 그런가?), 철학책이라서 그런지 당연히 이 문제들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합니다.
육체와 영혼이 함께 존재한다는 이원론으로부터 시작해서 설사 영혼의 존재를 인정한다고 해서 육체적 죽음으로부터 영혼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장담을 (아직까지는) 할 수 없다는 점, 자유의지와 결정론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양립주의(compatibilism)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꽤 어려운 형이상학적인 질문들을 검증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쉽게 쓰였다는 게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철학적인 전개가 복잡해지면 어김없이 손쉬운 예가 등장해 이해를 돕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장기 상담을 하다 보면 반드시 나오는 본질적인 주제 중 하나가 죽음에 대한 것인데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정립못한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죽음이라는 것이 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문제는 아니지만 생각을 정리하는데는 분명 도움이 되실 겁니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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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한 애꿎은 어린 생명들이 너무나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그 악몽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고요.
총체적으로 무능한 대한민국은 세월호와 함께 동반 침몰 중입니다. 이런 나라에 과연 희망이 남아있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신상 변화도 있었고 세월호 침몰 사건이 너무나 마음 아파 거의 한 달 가까이 블로그를 방치했더랬습니다. 일반 언론은 더 말할 것도 없고 SNS도 가능하면 접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렇게나 애써 피해다녔는데도 많이 힘들더군요.
그래서 지난 주에 임상심리학회에서 세월호 피해자 및 가족들을 지원하는 심리치료인력 모집을 한다기에 지원했습니다. 원래 제가 일하는 직장에서 먼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존자들이 입원해 있는 안산시 인근 병원에 직접 제안을 했습니다만 거절 당한 터에 임상심리학회에서 나서길래 지원했죠.
학회에서 지침과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저도 그렇고 PTSD를 만나는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가 아닌 분들은 이 엄청난 심리적 재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 난감하실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고가 될 만한 책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순서는 제가 생각하는 중요도 순입니다.
* 트라우마의 치유(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3150)
: Jon G. Allen 박사가 쓴 책으로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책 중 가장 comprehensive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 한 권 만큼은 꼭 읽으세요.
* 트라우마(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2713)
: Judith Herman이 쓴 트라우마 관련 명저입니다. 성폭력 피해와 관련된 PTSD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만 역시나 읽어두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트라우마의 치유와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 상실 수업(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2130)
: 죽음 연구의 대가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여사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자 유고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읽은 유족과 관련자들을 상담하실 때 필요한 책입니다. 2000년에 나온
'인생 수업'(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1184)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 자살 심리치료의 실제(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2508)
: 자살 관련 분야의 최고수 중 한 명인 Paul G. Quinnett이 쓴 책입니다. 생존자와 유가족 중 자살 충동을 느끼는 분들을 돕기 위해 필요한 책입니다.
*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2560)
: 언뜻 보면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책은 생존 심리학 서적입니다.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생존자들의 심리나 재난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팁을 많이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합니다.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생존하신 분들과 유가족의 빠른 치유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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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저명한 외과의사로 30년 간 수술실을 지키다 노인요양시설의 상근 배치의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이시토비 고조 선생이 쓴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나(平穩死のすすめ, 2010)'를 북 크로싱합니다.
노화된 상태의 경중과 상관없이 어떻게든 먹이고 봐야 한다는 잘못된 봉양 문화로 인해 수많은 노인들이 병원의 차가운 병상 위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는 실태를 고발하고 의식의 변화를 촉구하는 책입니다.
사람은 먹지 않아서 죽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이 다해 먹지 않는 것이라는 게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주장입니다. 죽음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인체는 스스로 죽음을 맞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영양분의 외부 공급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보약을 많이 먹으면 숨이 잘 끊어지지 않아 힘들게 죽는다는 말을 하곤 했었죠. 저도 어렸을 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요새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저 나이들수록 골고루 많이 먹어야 한다고만 합니다. 쩝...
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에서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연명치료, 고령 환자에 대한 과도한 영양 공급에 불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꽤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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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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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간 외과의사로 일하면서 '환자가 꼽은 외과부문 좋은 의사'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야전 의사 이시토비 고조가 2005년 도쿄의 구립 노인요양시설인 '로카홈'에서 상근 배치의로 일하게 되면서 깨닫게 된 내용을 정리한 책입니다.
일본의 경우 90% 이상의 노인들이 자신의 집이나 요양원이 아닌 병원의 차가운 침상 위에서 죽음을 맞고 있는데(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먹지 않아서 죽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이 다해 먹지 않는 것이라고 하면서 어떻게든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려는 무리한 시도가 당사자와 가족을 더 큰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나이가 많이 들면 언젠가는 자신의 입으로 음식물을 먹지 못하게 됩니다. 무리해서 먹으려고 하면 음식물을 삼킬 때 잘못하여 기관지로 들어가는 현상이 일어나 폐렴에 걸리게 되거든요. 이러한 삼킴 장애는 노화에 따른 것으로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과거에는 입으로 음식물을 넘길 수 없게 되면 생명이 다해 먹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임종을 맞을 준비를 했죠. 그런데 이제는 위에 직접 튜브를 연결하여 영양을 강제로 공급하는 위루 조성 수술(PEG)을 합니다. 하지만 위루술을 해도 직접 위에 들어간 유동식이 쉽게 식도를 역류하여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기관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폐렴이 일어나는 걸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입을 사용하지 않으니 입안이 마르고 타액의 양이 줄어들어 잡균이 번식하기 쉬우며 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문제도 있습니다.
인체는 참으로 신비해서 생명력이 다하면 몸안의 노폐물을 배출하면서 죽음을 준비합니다. 병원에서 과도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받은 환자는 온 몸이 붓고 쉬이 숨이 끊기지 않는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는데 비해 곡기를 끊고 온몸을 비운 환자는 차분하고 안온한 상태에서 평안한 죽음을 맞는다고 하죠. 그런데 끝까지 뭔가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으면 회복을 부정하는 나쁜 보호자인 양 치부하는 상식의 허실 때문에 위루 조성 수술 등을 강제(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의 고령이거나 치매 환자인 경우가 많으니)하는 겁니다. 대체 누구를 위한 수술이고 누구를 위한 의료일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연명치료에 반대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도록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둘 생각입니다.
사전의료의향서 양식은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02-2228-2670)'으로 신청하면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합니다.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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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부드러운 버드나무 :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1993)'입니다.
부부 관계 및 가족 치료 전문가인 조이스 밀스 박사가 쓰고 어린이책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인 캐리 필로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죠.
병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는 아이나 그런 친구를 둔 아이들이 죽음을 공포스럽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조곤조곤 설명하는 책입니다. 자신의 어린 자녀에게 죽음이나 죽어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 지 모르는 부모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 책은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아이들에게 적합합니다. 아이들을 상담하는 임상가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니 꼭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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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문장 완성 검사 결과를 보면 죽음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죽는거다", "내 소원이 마음대로 이루어진다면 첫째 소원은 죽지 않게 해주고...", "내가 제일 걱정하는 것은 죽는 것"
제가 최근에 심리평가를 한 아이들의 실제 반응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이런 검사 결과를 보면 평가자는 당연히 아동이 최근에 가족, 친척, 반려동물 등의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는지 history taking을 할 겁니다.
그런데 아동이 구체적인 경험을 보고하지 못하거나 설사 실제 사건이 있었더라도 세부적인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죽음이라는 것이 주는 정서적인 충격이 크기도 하거니와 일상 생활에서 죽음을 다루는 훈련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죠.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생명의 유한성이라는 실존 주제는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사실 성인이라고 해도 이를 심사숙고하고 정리해서 삶에 적용하는 사람은 아주 드뭅니다. 그러니 자신의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 부모의 수가 적을 수 밖에 없지요.
가장 많은 대처 방법이 말을 얼버무리고 돌리는 것이고 그나마 종교가 있다면 종교적인 설명을 해 주겠지요. 하지만 개신교를 믿는 가정의 경우 사후 지옥의 존재를 알게 됨으로써 죽음에 대한 공포가 더 강해지기도 합니다.
부부 관계 및 가족 치료 전문가인 조이스 밀스 박사가 어린이책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인 캐리 필로와 함께 만든 이 책은 병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는 아이나 그런 친구를 둔 아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굉장히 짧은 그림책이지만 슬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 끝까지 사랑으로 함께 하는 방법, 추억으로 그 사랑을 기억하는 방법 등을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죽음을 변화 과정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것이 참 괜찮았습니다.
부록으로는 제인 에넌지에타 박사가 쓴 부모들을 위한 도움말과 병에 걸린 아이들이 경험하는 통증과 두려움을 조절하기 위한 두 가지 활동이 실려 있습니다.
도움말은 '아이의 병에 대해 이야기하기', '병에 걸린 아이의 감정(상실감, 두려움, 책임감, 슬픔, 노여움 등)에 공감하기'를 다루고 있고 통증과 두려움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치유 과정 그림 그리기'와 '행복한 마법의 숨쉬기'를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어린 자녀에게 죽음이나 죽어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 지 모르는 부모라면 이 책을 한번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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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임상가 중 한 명인 Irvin D. Yalom의 고전 '실존주의 심리치료(Existential Psychotherapy, 1980)'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박하게 평가했냐 하면 번역으로 '똥망'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월덴 3의 심리학 카테고리에 있는 책들은 이렇게까지 엉망인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 책은 2008년 8월에 소개한
'프로이드와 인간의 영혼(2001)'보다 더 형편없습니다. 그 때도 엉망진창인 번역 때문에 제가 게거품을 물었는데 이 책은 그보다 한술 더 뜹니다. 제가 웬만하면 분노를 잘 안 느끼는 편인데 이 책의 번역가는 정말 밉더군요.
아주 대놓고 직역의 진수를 보여주는데 얄롬이 다른 저작에서 얼마나 글을 쉽게 써왔는지 아는 저로서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얄롬이 쓴 책들은 월덴 3에서도 자주 소개했으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게다가 이 책은 실존주의적 접근을 따르는 임상가들은 반드시 봐야 하는 책인데 이런 책을 망쳐놨으니 이걸 대체 어떡해야 합니까?
실존주의 심리치료에서는 죽음, 자유, 소외, 무의미, 이 4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현재가 되어가는 미래(future-becoming-present)를 주요 시제로 다룹니다.
특히 얄롬은 죽음의 의미에 주목하면서 죽음을 불안의 가장 근원적인 요소이고 정신병리의 주된 원천으로 보았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은 '삶의 우선권을 재조정'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 자유'를 누리며 '바로 지금이라는 삶의 향상된 감각'을 느낍니다. 얄롬은 죽음을 직면하게 된 사람들이 보이는 치유의 힘을 깨달았던 것이죠.
죽음과 삶은 상호보완적인데 인간은 보통 죽음을 직면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억압합니다. 죽음의 육체적 성질은 우리를 파괴하지만 죽음에 대한 사상은 우리를 치유할 수 있다고 얄롬은 보았죠. 그는 죽음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면 삶의 관점에 대한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더 본질적인 삶의 유형으로 이동하게 되기 때문에 죽음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 몇 안 되는 죽마고우 중 하나인 술 친구를 잃었던 경험과 제가 상담하던 내담자가 충동적으로 자살했던 경험을 하고 난 뒤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진 저로서는 기존에도 실존주의적인 접근에 끌렸지만 이후로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실존주의적 접근에 대해 다룬 좋은 자료가 있으면 자주 소개하겠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필요한 책이었는데 원서로 다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을 계획이 있는 분들께도 원서 강독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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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 대학 정교수가 된 강상중 교수가 쓴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청년 시절 재일 교포 2세로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 1972년 한국 방문을 계기로 정체성 문제에 대한 답을 알아내면서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본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치열한 고민 속에서 삶의 돌파구를 찾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민하는 힘을 알리는 이 책을 썼습니다.
하지만 평생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었는데도 치열한 고민의 끝이 결국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한 자아(자아라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즉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나'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 39p, 확실하게 말하면 타자를 배제한 자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41p),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의미를 찾기 위해 일하는 인간을 찾는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지도 않고 읽으면서 계속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온전히 자신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결국은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관계망에 들어가는 것으로 타협한 것 같은 찝찝함을 느끼게 만들더군요. 게다가 후반부에는 노령화 사회의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것인지 '늙어서 최강이 되라'와 같은 다소 보기 민망한 장으로 책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장은 안 쓰느니만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청춘은 아름다운가?',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왜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와 같은 제목처럼 그야말로 굵직굵직한 인생의 화두들을 던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저자의 해답은 별로 참신하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저작을 일별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나간 시도가 신선했고 말미에 제시한 연보와 나쓰메 소세키의 저작 소개가 되레 유익했습니다.
그처럼 치열한 고민의 결과가 타인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는 깨달음이라면 저는 그런 깨달음은 거부하겠습니다.
별로 추천드리기 어려운 책이네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강상중 교수의 내한 강연 동영상도 함께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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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위험 내담자를 상담할 때 꼭 알아야 할 몇 가지 전략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 현명한 상담자라면 적어도 내담자가 능숙한 기술을 가진 사람을 찾아왔다고 믿게 해야 한다. 이러한 신념은 희망의 불을 지피는데 결정적이다.
-> 뒤집어 말하면 상담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할만한 어설픈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죠. 일반적인 상담에서 상담자에게 요구되는 덕목과는 조금 초점이 다른 말입니다.
* 당신이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을 명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담자에게 무엇이 문제라고 믿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중요한 건 진단이 공식적이냐, 비공식적이냐, 그 진단이 정확한 것이냐가 아니라 상담자가 진단내린 것과 내담자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를 확인하는 겁니다.
* 사랑하는 사람을 자살로 잃는 경험은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는 사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자살 유가족인지의 여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 상담의 일부가 되도록 노력하라.
* 내담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라. 예를 들면 내담자가 첫 상담과 그 다음 상담의 약속 시간을 정할 수 있게 하라.
-> 내담자가 자신의 삶의 일부분이라도 통제 권한을 갖도록 하는 건 꼭 자살 위험 내담자가 아니라도 중요합니다.
* 어쩔 수 없는 것은 그냥 놔 두고 나머지를 고쳐라. 여기서 해 볼 수 있는 좋은 연습은 내담자에게 기정사실인 것과 아닌 것. 두 가지의 목록을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각각의 제목 아래 기정사실이라서 변화시킬 수 없는 것과 기정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각각 적어 내려가는 것이다.
-> 부정적인 사고의 확산을 막고 연상의 악순환을 끊는데도 효과적입니다.
* 다음 주 계획을 물어라. 많은 자살하려는 사람이 "다음 주에 무슨 계획이 있는지 이야기해 보시겠어요?"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미래를 계획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치유되기 시작했다는 최고의 증거 중 하나이다. 매일 하루씩 더 살라는 것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큰 계획임을 명심할 것.
* 내담자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하라. 수치심은 거의 항상 역기능적인 가족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자살하려는 사람이 죽고자 하는 소망의 원동력이 된다.
-> 수치심은 죽음의 두려움을 잊게 만들어주는 마취제와 같습니다.
* 갑작스럽게 평화로워진 내담자를 경계하라.
* 내담자가 어디에서 자살이 인생의 문제에 대해 수용할만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아주 상세하게 탐색할 것. 반드시 이 기본적인 신념의 기원을 찾아야 한다.
-> 개인적으로 이걸 찾아내지 못하면 결국 상담이 실패한다고, 그래서 내담자를 잃게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 죽음에 대한 논리와 싸우고, 내담자의 생존 가능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당신은 그가 한 모든 긍정적인 진술을 잘 모아 둘 필요가 있다.
출처 : '자살 심리치료의 실제'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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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까지 변변한 직업 없이 잉여인간으로 살면서 일, 인생, 인간 관계에 대해 고민해 온 내용을 책으로 펴내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킨 나카지마 요시미츠의 '일하기 싫은 사람을 위한 책(2001)'을 북 크로싱합니다.
일본식 번역투가 아주 쪼~금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안에 담긴 내용이 충분히 상쇄 하는 책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4년 1월 22일 9:38 현재)
- 김희진(독서 완료) : 9월 6일(신청), 9월 7일(배송), 11월 23일(독서 완료)
- 이루다님(독서 완료) : 11월 17일(신청), 12월 3일(독서 시작), 1월 28일(독서 완료)
- 84yahoo님(독서 완료) : 9월 24일(신청), 10월 14일(독서 시작), 11월 25일(독서 완료)
- 벨라님(독서 완료 & 보관 중) : 1월 5일(신청), 1월 15일(독서 시작), 1월 21일(독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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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저는 제가 하고 있거나 관여하는 대부분의 일을 현재 좋아하고,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말부터 해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일하기 싫은 사람을 위한 책은 대체 뭐 하러 읽었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따라가다가 제 팔로워 중 한 분의 추천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저도 제가 하고 있는, 그리고 해야 할 일에 대해 큰 회의를 품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이 그 행복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어 이 책이 표방하는 바에 끌렸고 다른 하나는 바뀐 제 삶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일말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이 책은 일하기 싫어 죽겠고 그래서 뭔가 탈출구를 찾는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는 처세술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철학적으로 살 것을 권장하는 철학서에 더 가깝습니다.
부조리, 불합리, 우연이 가득한 세상을 무조건 피하면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히키코모리처럼 사는 것은 결국 자신도 용납하기 어렵게 된다는 진리를 명쾌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은 마음챙김과 수용, 그리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쉼 없이, 그러면서도 목표를 세웠으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이었습니다. 그러면 어느샌가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죠.
죽음의 의미를 다루는 Irvin D. Yalom의 냄새도 살짝 나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병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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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생존 3대 작가 중 한 명인 장 아메리의 '자유죽음(1976)'을 북 크로싱합니다.
자살을 단순히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막아야 할 도덕적 죄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 차원에서 조명한 책입니다. 저자가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의 환경적인 측면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기울인 책입니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 장 아메리는 이 책을 지은 2년 뒤 수면제 복용으로 '자유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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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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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죽음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장 아메리 (산책자, 2010년) 상세보기 내가 대학에 입학하던 시기부터 자살에 관한 책들이 참 많이 보였다. 자살에 대한 오래된 고전 뒤르케임의 책 말고도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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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고 있는 사이 고 최진실씨의 동생 최진영씨가 유명을 달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를 갖고 살라는 어줍잖은 충고이죠. 이 말에는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든 옳지 않으며 정당화될 수 없다는 관점이 숨어 있습니다.
특히 자살을 죄악시하는 개신교에서는 신이 주신 목숨을 스스로 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는 것이었습니다. 중세에는 교회 묘지에 묻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시신을 훼손하여 영혼을 모독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현대에도 남아있어서 지인이 자살을 하면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인의 가족들도 죄를 지은 양 극구 숨기려고만 합니다.
저는 아직도 왜 신이 우리에게 자신의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자유 의지를 주었으면서도 그 책임을 지옥에 가는 것으로 속죄해야 하는 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신을 본 따 지은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면서도 왜 신이 수많은 전쟁과 기아와 학대와 폭력을 방치하는지에 대해 물으면 항상 하는 말이 '신의 뜻이기 때문'이면서 말이죠. 그 논리라면 자살도 신의 뜻의 일부 아닐까요?
자살에 대한 많은 접근은 지금까지 인간은 왜 자살을 하는가의 원인 분석이나 어떻게 하면 자살을 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가만 다루었는데 이는 자살을 방조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굳이 종교적이 아니더라도 자살을 방조하게 되면 사회 체제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됩니다. 개인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살아 있어야 사회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은 1970년대에 이미 개인의 선택권 측면에서 자살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또한 늙고 병들어 죽는 자연적인 죽음이 반드시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며 손발을 묶어두고 자연적인 죽음만 기다리라고 하는 게 훨씬 반자연적일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작가 장 아메리가 쓴 책입니다. 프리모 레비, 엘리 위젤과 함께 아우슈비츠 생존 3대 작가로 꼽히는 그는 "죽는 것만 못한 삶이라면, 치욕스러운 좌절과 냉혹한 실패 상태에서의 인생이 추한 것이라면 존엄성과 자유를 가지고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자유죽음이라고 불렀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자유죽음을 좇는 사람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살'이라는 현상만을 추적하는 과학적 연구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 책을 썼노라고 힘있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입장에 완벽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안락사의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는 편이며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기본적으로 당사자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자살(저자의 표현으로는 자유죽음)'의 관점에서 깊이 살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원저의 내용이 난해한 것인지,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참고하세요.
덧. 이 책의 저자 장 아메리는 이 책을 지은 2년 뒤 잘츠부르크의 한 호텔에서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자유죽음을 선택합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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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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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세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세대가 있습니다. 바로 386세대죠.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태어난 사람을 일컫는 이 말은 1990년대부터 널리 쓰였죠. 한국전쟁이란 ‘생존공포’를 평생 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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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이건희의 권세가 하늘을 찔러도 결국은 죽을 수 밖에 없듯이(얼마 남지 않은 듯 보입니다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진리입니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은 1,000 명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쓴 책입니다.
말기 암 환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고통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 바로 완화 의료입니다.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연명 의료와는 많이 다르죠. 그래서 그런지 삶의 의미에 대한 저자의 고뇌가 남다르게 보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누구나 후회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도 제가 당장 죽게 된다면 전혀 후회없이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겠노라고 감히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오츠 슈이치는 그동안 완화 의료 전문의로 일을 하면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하는 후회에는 일정한 공통 분모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그것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이 책을 펴냈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자신의 생을 정리하면서 했던 후회가 언젠가 그 죽음 앞에 겸허하게 서야 할 우리들에게도 큰 가치가 될 수 있다는 사명감에서요.
저자가 정리한 후회 25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2.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3.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4.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5.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6.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7.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8.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9.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10.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11.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12.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13.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14. 고향을 찾아가보았더라면
15.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16. 결혼을 했더라면
17. 자식이 있었더라면
18.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19.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20.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21.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22.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23.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24.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25.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붉은 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제가 인상적으로 생각해서 갈무리를 해 둔 부분입니다.
일견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후회도 있고 굉장히 무게감이 느껴지는 후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후회든 이승을 떠나는 사람의 발목을 붙잡고 힘들게 할 수 있지요.
여러분은 이제 곧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면 어떤 후회를 하게 될까요? 그런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 책이 그 해답을 일러줄 수는 없겠지만 생각해 볼 여지를 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듯이 죽음은 살아 있을 때 그 의미를 새겨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덧.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별 3개로 평가한 이유는 이 책에 삽입된 사진이 내용과 어울리지 않고 따로 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흑백 사진을 유난히 많이 삽입했던데 의도는 대충 짐작하겠습니다만 이 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거든요. 책을 읽는 집중력만 떨어뜨리더군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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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장애로 인해 낙제를 거듭하여 대학을 두 번이나 옮겼고 천신만고 끝에 박사 학위를 받고 촉망받는 심리학자로 탄탄대로를 막 걸어가려던 무렵 33세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교통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어 전신 마비가 된 사람, 그 이후 이혼과 지독한 우울증, 자녀들의 방황, 아내, 누나, 부모님의 죽음을 차례로 경험한데다 둘째 딸이 낳은 유일한 손자가 자폐증 판정을 받은 사람, 그가 바로 이 책을 쓴 대니얼 고틀립 박사입니다.
이 책은 그가 자신의 마지막 책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쓴 책으로 자신의 투병 생활에서 느낀 점과 임상가로서 현장에서 경험한 인생의 지혜들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절망을 딛고 일어선 사람만이 말 할 수 있는 소중한 내용들로 가득한데 결코 투쟁기나 성공담이 아닌 그야말로 내려놓기를 몸소 실천한 한 임상가의 솔직한, 그러면서도 친절하고 따뜻한 자기 고백입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모든 실패와 좌절을 겪어본 사람의 자기 고백이기에 그만큼 더 절실하고 마음을 울리며 다가옵니다.
절망의 나락에서 '수용(acceptance)'과 '내려놓기'를 그야말로 몸으로 체득한 사람의 말이기 때문에 그런 소중한 지식을 너무나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좋다기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사랑, 후회, 연민, 죽음, 불안, 평가, 분노, 연민, 마음, 경청, 평화, 적응, 미래, 인생, 외로움, 영혼, 상처, 사색, 치유...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유머가 마음을 울리는 책, '마음에게 말걸기'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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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죽음 연구의 대가(비록 본인은 그렇게 불리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의 유고작이자 3부작의 마지막 저서입니다.
'죽음의 순간(On Death and Dying)'이 첫 번째 저서였고 두 번째 저서는 2000년에 출판된
'인생 수업(Life Lessons)'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책입니다.
각 장의 제목만 일별해도 내용이 얼마나 좋은 책인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1장. '신은 감당할 만큼만 고통을 준다'2장. '슬픔에게 자리를 내어주라'3장. '눈물의 샘이 마를 때까지 울라'4장. '떠나간 이가 해왔던 것, 그것을 하라'5장. '사랑을 위해 사랑할 권리를 내려놓으라'6장. '몸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라'7장. '슬픔에 종결은 없다는 것을 알라' 8장. '상실의 밑바닥까지 발을 디뎌보라'9장. '신의 이해를 구하지 마라'10장. '상실은 가장 큰 인생의 수업'
우리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듯이 사랑하는 이를 잃는 상실 또한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나에게는 그런 일이 닥치지 않을 것처럼 세상을 살아가고 상실감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에게 흔해빠진 인사나 던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런 슬픔을 앞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준비시키는 좋은 책입니다.
모든 분들이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너무나 훌륭한 책이기에 더 이상의 소개가 필요없습니다.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덧.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2004년 8월 24일 저녁 8시 11분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녀가 항상 하던 말대로 육체로부터 해방되어 은하수로 춤추러 갔을 거라고 믿습니다.
덧2. 이 책은 월덴3의 새 책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닫기
* 우리는 죽어가는 사람이 겪는 죽음의 다섯 단계만 생각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이들 역시 그가 죽기 전 겪는 이 다섯 단계를 똑같이 통과한다.* 예감이 가져다 주는 슬픔은 실제로 일어날 사건만큼이나 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상실의 예감에서 오는 슬픔은 죽음 이후에 느끼는 슬픔과는 별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실의 예감은 앞으로 마주해야 할 고통스런 과정의 전주곡이며, 궁극적으로는 치유되어야 할 이중의 슬픔이다. * 부정은 슬픔의 감정이 몰아닥쳐오는 속도를 더디게 해준다. 이처럼 부정 안에는 자비가 숨겨져 있다. 그것은 인간이 감당할 만큼만을 허락하는 신의 방식이다. * 이제 어떤 일이 생겨도 끄떡하지 않을 것처럼 충분히 안정을 되찾았을 때 분노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대개 분노는 슬픔, 공포, 아픔, 외로움보다 먼저 다가오며 더 강하게 일어난다. * 분노는 사랑의 강도를 나타내는 또 다른 표시이다. * 분노하고 있다는 것은 치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판단하지 말고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분노 그대로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 누구든 당신의 분노를 비난하도록 두지 말라. 심지어 자신이라 할지라도. * 우리 사회는 합당한 슬픔을 치료가 요구되는 우울증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 끝나길 원했던 것은 그의 끝없는 고통이기에 그의 죽음에 다소 후련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자 혼란이 찾아온다.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련함과 슬픔이 복잡하게 뒤섞인다. * 바라던 모든 것을 끝마칠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다 끝마쳤다고 느끼는, 더구나 그것을 잘 이루었다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 정작 피해야만 하는 일은, 쏟아내어야 할 눈물이 충분히 빠져나오기 전에 울음을 억지로 멈춰버리는 것이다. 흘리지 못한 눈물은 슬픔의 샘을 훨씬 더 깊게 채운다. 30분 동안 울어야 할 울음을 20분 만에 그치지 말라. 눈물이 전부 빠져나오게 두라. 그러면 스스로 멈출 것이다. 마지막 눈물 한 방울까지 흘리고 나면 기분이 홀가분할 것이다. * 눈물은 종종 가식적이고 너무 감정적이며 약함의 표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은 내적 고통을 외부로 표현하는 하나의 길이다. * 종종 우리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 어느덧 사랑한 이의 역할들을 떠맡는다.* 그 사건에 대해 계속해서 언급하는 것은 본인에게는 자연재해와 다를 바 없는 그 큰 충격적인 사건으로부터 서서히 치유되고 있는 과정이다. *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한 이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 슬픔과 상실을 도외시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상실을 나누는 방법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말하지 않고 억누르는 것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모시킬 뿐이라는 것을 결국 알게 될 것이다. * 고통과 슬픔이 갑자기 찾아왔을 때 단지 슬픔 곁에 앉으라. 슬프면 자신이 그 슬픔을 느끼게 하라. 분노와 실망에게도 이같이하라. 하루 종일 울어야 한다면 그렇게 하라. 상처를 억누르거나 또는 표현할 정도로 충분히 아물지도 않았는데 인위적으로 꺼내려고하는 것만 피하면 된다. 여기서 얻어야 할 것은 고통을 느끼고 난 후 찾아오는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다. * 인간이 슬픔을 회피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회피하길 원하는 건 상실의 고통이다. * 우리들 삶의 가장 큰 문제점들은 해소되지 않고 치유되지 않은 슬픔에서 생겨난다. 슬픔을 통과하지 않는다면, 영혼과 정신 그리고 마음을 치유할 기회를 잃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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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로 유명한 미치 앨봄의 2003년 작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을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죽음을 다룬 좋은 책이 이미 많이 나와 있지만 소설의 형태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씌여진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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