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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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현대 의학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책들은 이미 세상에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월덴 3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바가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지만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 유명세를 탄 메멧 오즈 박사의
'내 몸 사용설명서(You Owner's Manual)'도 있고 '건강 카레 사건;;;;'으로 유명한 허현희씨의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도 있죠. 물론 이 두 권의 책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왠만하면 읽지 마세요;;;;
하여간 이 책은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쓴 책으로 저자인 김현정 선생은 외모만큼이나 화려한 이목으로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았던 분이죠. 세브란스가 배출한 최초의 여자 정형외과 전문의, 대한민국 1호 정형외과학 대학교수, 2005년에는 대학교수직을 박차고 인도의 고대의학인 아유르베다(아유르베다로 유명한 심신상관의학 전공 의사가 바로 디팩 초프라입니다. 관련 책으로는
'중독보다 강한'이 있습니다)를 공부한 바 있습니다.
제목만 봐도 어떻게 전개될 지 뻔히 보이는 이 책은 왜 현대 의학의 첨병인 의사들이 정작 자신의 몸을 치료하는데 있어서는 환자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저자는 인체의 자연 치유력을 강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0차 의료해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힘을 키우고, 몸을 많이 움직이며, 인공적인 시술을 가능한 한 받지 말고, 경증에 지혜롭게 대처하며 미니멀리즘 의료를 실천하고 보험을 남용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느리게 사는 삶의 방식을 실천함으로써 건강을 지키자는 것이죠.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사실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알고 있던 내용을 확인한 정도죠. 2012년에 화제가 된 책이라기에 읽어봤을 뿐인데 서점에서 봤더라면 구매까지는 안 했을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굉장히 박식하다는 것. 글솜씨도 훌륭하다는 건 확실히 느꼈습니다. 하지만 허술한 편집이 이 장점을 몽땅 날려버립니다. 이 책의 출판사인 느리게읽기 출판사가 저자의 의료 3부작인 닥터트릴로지만 출판한 것으로 보아 저자가 세운 1인 출판사가 아닐까 싶은데 편집 수준이 정말 형편없어요. 집에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조판한 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입니다. 조판도 허술하고 서체도 유치하며 하다못해 삽화마저도 실로 암담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15,000 원의 정가를 책정한 것을 보면 상업적인 마인드가 전혀 없는 출판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에는 십분 동감하지만 저자의 닥터트릴로지 나머지 책은 안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제외한 나머지 두 권의 구매지수는 거의 제 책 수준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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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의사들은 자신의 환자들에게 권유하는 처방을 자신을 위해서는 선택하지 않을까?
- 의료가 양날의 칼과 같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 근원적인 치료는 자신에게 나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일단 기다리기 때문이다.
- 정부, 학회, 병원에서 만든 지침에서 자유롭고자 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보수적이고(conservative), 보존적이고(preservative), 최소한의(minimal) 의료를 신속하고 조용하게 선택한다.
* 마음의 평정심을 즐겁게 유지하려면,
-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약간은 둔감해진다.
- 작은 것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습관을 들인다.
- 기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음을 다스린다.
* 운동을 하는데 있어 가장 주축이 되는 것 두 가지를 들자면,
- 심폐지구력 : 걷기
- 근력 : 웨이트
+ 유연성 : 요가
* 인공 삽입물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인 태도를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 경증에 대처하는 일반 원칙
- 아프면 일단 쉰다
- 경증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경종이다. 반성할 점이 없는지 짚어보자
- 어떤 증세가 반복되거나 지속될 때, 혹은 분명한 외상으로 인해 기능 제한이 나타날 때는 병원에 가 보는게 좋다
- 검사나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한다
-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에 힘쓴다
* 역설적이게도, 두 배 느리게 사는 방식을 택한다면, 실은 두 배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생존이 아니라 삶이다. 여유가 필요하다. 여유는 저절로 주어지는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내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생기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까지 기다려서는 진정 원하는 것을 영영 못한다. 다른 것 접고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야 그것을 할 수 있다.
* 건강의 기초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 중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 마음 : 마음을 담대하고 쾌활하게 다스린다
- 식이와 섭생 : 음식을 깨끗하게, 적당량, 골고루,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섭취한다
- 운동 : 자신을 서서히 좀먹어가는 편리함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벗어나 몸을 움직인다
- 환경 : 공기와 토양과 물을 깨끗하게 보존한다.
* 0차 의료 해법은 사람을 되찾자는 뜻을 담고 있다. 자본 너머에 간직된 인적 요소, 그 중에서도 환자들 자신의 힘과 역할을 찾고 키우자는 것이다.
제가 일독을 권하는 책으로는
'내 몸 내가 고치는 기적의 밥상',
'약이 사람을 죽인다',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정도가 있습니다. 이 세 권의 책은 한번쯤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국민도서관을 통해 대여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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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한 때의 유행으로 인해 엄청난 수의 자기 계발서들이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점령하고 사람들마다 경쟁적으로 열독하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계발서를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만 정작 자기 계발서를 낸 저자만 성공해서 부유하고 행복해진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만큼 자기 계발서가 과연 얼마나 유용한가에 대해서는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열심히 읽기만 했지 실제로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의 수가 그처럼 적은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그걸로만 설명되지 않는 뭔가 다른 이유가 분명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 책에 그 답이 담겨 있지 않을까 큰 기대를 하고 읽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많은 자기 계발서에 빠져 있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고요.
그런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특정 선입견에 사로잡혀 현상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얼마나 왜곡된 생각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볼 때 이 책의 저자인 미키 맥기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자기 계발서로 성공한 작가들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모든 문제를 개인 차원으로만 귀인했다2. 그럼으로써 사회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집단 압력을 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3. 그 댓가로 이 작가들이 엄청난 부를 누리게 된 것은 파렴치한 것이다.
모든 저작물은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서 해석, 비판해야 합니다. 자기 계발서의 저자들이 알고도 이를 방조하거나 개인적인 요인으로만 귀인하도록 유인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돌파구를 제시했지만 미흡했다고 해석하지 않고 뭔가 불손한 의도가 있었고 그 가운데에서 개인의 이득까지 챙겼다는 식으로 악의적으로 써 놨더군요.
분명히 대부분의 성공한 자기 계발 전문가들이 남성이거나 남성화된 여성이었기 때문에 여성들에게만 부당하게 주어진 성역할의 피해에 제대로 초점을 맞추지 못한 부분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그 책임을 모든 자기 계발 전문가와 저작에게만 돌리는 건 상당히 비겁해 보이더군요.
이런 저자의 칼날은 스티븐 코비, 톰 피터스, 스캇 펙, 디팩 초프라, 웨인 다이어, 스펜서 존슨, 에크하르트 톨레뿐 아니라 마슬로우 같은 심리학자도 피해가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위에 나열한 사람 중 디팩 초프라, 웨인 다이어, 에크하르트 톨레, 스캇 펙은 좋아하고 스티븐 코비, 톰 피터스, 스펜서 존슨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오히려 저자가 악의적으로 맥락을 파악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일부 내용만 선별적으로 인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런지 일부 내용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스캇 펙은 은총이 획득되는 어떤 것이라고 주장하다가도 바로 모순되게 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본질적으로 나는 은총이 획득된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진실임을 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가 은총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은총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우리가 은총을 획득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한다 할지라도, 은총은 여전히 우리를 피해나갈 수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추구할 수 없고, 그것이 우리를 발견할 것이다' - 91p
저는 아무리 읽어도 저자의 시각처럼 스캇 펙이 모순되는 말을 했다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제가 볼 때 스캇 펙은 사실 상 은총이라는 것은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결과라는 말을 한 것 같거든요. 대체 어느 부분에서 스캇 펙이 은총이 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단언했나요?
저자는 이런 아전인수와 자가당착을 바탕으로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대 별로 방대한 양의 자기 계발서를 분해해서 앞 뒤가 달라진 내용(시대의 흐름에 따라 저자가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한 것이 과연 비판받아 마땅한 걸까요? 그럼 틀린 내용을 알면서도 계속 고집해야 하는 건지...)과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적인 차원으로 돌려서 혹세무민한 것처럼 몰아가는데 활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꽤나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상당히 짜증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자가 피해 의식과 질투심에 쩔어서 이런 책을 쓴 건 아닌지하는 의심까지 들더군요.
그래놓고는 저자가 제안하는 자기 계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책의 말미에 요약한 것을 보자면,
1) 관계적이고 다중적인 자아의 모델을 유지하는 것2) 불만에서 집단적 정체성과 세력으로 변화할 역량을 육성하는 것3) 공적 대화와 상호 인정의 새로운 공간들을 마련하는 것4) 상상을 장려하는 것 - 단지 정치적 상상만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사회학적인 상상까지5) 정치적 조직화의 문화가 자기 계발 문화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평가하고 수용하는 것
입니다.
말은 참 그럴듯합니다만 결국 고립적인 자아를 조장하고 탈정치화된 관점에 기반한 자기 계발서(저자의 관점에 따르면)를 버리고 관계 맺기를 통해 연대하고 정치 세력화하여 세상을 뒤엎어야 진정한 자기 계발이라는 말 아닌가요? 그러면서 정치적 상상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사회학적인 상상을 장려한다는 건 또 뭔가요?
저 또한 이 책을 제 선입견으로만 비난했을 수 있으니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1978)',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1976)', 디팩 초프라의
'중독보다 강한',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1997)'와
'Now : 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2005)'를 꼭 읽어보신 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그 비판의 잣대가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평가해 보셨으면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쓴웃음이 나는 경험은 꽤 했지만 화가 나 보기도 참 오랜만입니다. 게다가 읽고 나니 기분까지 나빠지는 책이네요. 작년 1월에 읽은
'경제 상식 사전(2008)'이후 처음입니다.
덧. 비판을 하자니 단점만 눈에 띄는지 모르겠지만 전체 395페이지 중 주석과 참고 문헌만 100페이지에 달하는 걸 17,000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책정한 출판사도 참 용감하고 원문 자체가 그런건지 번역이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직역이 많아 눈에 걸리적거리고 읽기 힘든 것도 제 짜증에 일조했습니다.
덧2. 그럼에도 굳이 읽어보겠다는 분이 계실 지 모르니 이 책도 북 크로싱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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