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에 복용해야 하는 보충제로 제가 추천하는 건 오메가-3입니다. 오메가-3의 구성 성분은 EPA와 DHA로 나뉘는데 EPA는 중성지방이 간에서 합성되는 걸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중성지방 수치를 줄이고 혈행을 원활하게 하고 DHA는 두뇌와 망막의 구성 성분으로 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오메가-3가 심혈관 질환을 개선하는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각종 연구들의 결과가 혼재되어 있고 메타 분석 결과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사실 제가 오메가-3 복용을 추천하는 이유는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메가-3의 항염증 효과 때문입니다. 염증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메가-3가 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오메가-3를 복용할 때 챙겨야 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1. 충분한 용량
2. DHA와 EPA의 비율
용량은 심혈관계 질환자의 경우 하루 3g 이상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보통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하루 4g 이상을 복용하기도 합니다. 저처럼 예방 차원에서 먹는 경우는 1~2g 정도면 충분합니다.
DHA와 EPA의 비율은 2:1 정도면 적당합니다. 항염증 작용을 극대화하려면 EPA 함량이 높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EPA 함유량만 무조건 높일 수가 없기 때문에 DHA 함량도 같은 비율로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먹어야 하는 알약 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떤 오메가-3 제품을 복용하고 있냐 하면,
Sports Research 사의 Vegan Omega-3입니다. 보통 오메가-3는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으니 동물성이라서 비건들은 못 먹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오메가-3는 사실 녹조류에 풍부합니다. 생선이 이러한 녹조류를 먹기 때문에 먹이 사슬을 따라 이동하게 되어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까지 올라가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먹이 사슬을 따라 올라갈 수록 중금속과 같은 유해 물질도 함께 축적되기 때문에 위험성도 높아지죠.
물론 동물성 오메가-3 오일을 추출할 때 중금속을 여과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그 과정을 신뢰한다고 해도 저는 어차피 비건이라 동물성 오메가-3를 먹을 수 없으니 차라리 안전한 식물성 오메가-3를 먹는 게 낫죠.
이 제품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Algae 오일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보통 오메가-3를 먹으면 불편한 점 중 하나가 속에서 비린내가 올라오는 건데 사람에 따라 구역질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식물성 오일이라서 그런지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으며 나더라도 생선 추출 오메가-3 제품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함량은 2알에 630mg으로 EPA(210mg), DHA(420mg)으로 1:2 비율입니다. 저는 이걸 점심과 저녁 식사 후에 한 번씩 총 두 번 먹으니 하루에 1,260mg 먹게 됩니다. 이 정도면 예방 차원에서 충분한 항염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점심 샐러드에 충분한 견과류(호두, 아몬드, 호박씨, 피칸, 캐슈넛)와 올리브 오일을 곁들여 먹기 때문에 ALA(알파 리놀렌산)를 통한 식물성 오메가-3까지 추가되게 됩니다. 오메가3는 지용성 비타민계에 속하기 때문에 지방이 있어야 흡수와 운반이 잘 됩니다. 따라서 식후에 섭취하는 걸 권장하죠
이 제품은 비건 전용, 글루텐 무함유, Non-GMO입니다. 가격은 60캡슐 한 병에 20.65불인데 하루에 4알을 먹게 되니 한 병에 15일 분량입니다. 한 달에 두 병을 소모하는 꼴이니 40불이 넘어서 거의 5만 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결코 저렴한 게 아니죠.
그렇다면 이런 가격의 오메가-3를 먹는 게 과연 효과가 있는 지 궁금하실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제가 건강 검진을 받을 때마다 항상 염증 수치가 positive로 나왔는데 오메가-3를 복용하고 6개월이 지난 후에 실시한 검진에서 처음으로 염증 수치가 negative가 나왔습니다. 물론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견과류와 올리브 오일도 매일 먹고 있기 때문에 오메가-3만의 효과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저는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꾸준히 복용하려고 합니다.
만성 염증은 그야말로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염증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예방 차원에서도 오메가-3는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등 푸른 생선을 매일 드시는 분들은 상관없으시겠지만요.
아, 그리고 오메가-3는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결국 오일이므로 산패될 위험성이 있으니 가능하면 냉장 보관(특히 개봉하고 나서는) 하시는 게 좋습니다. 상온 보관하시려면 흔히 이야기하는 건냉소에 보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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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기호 식품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커피를 빼놓을 수가 없겠죠. 언제부터인가 유행을 타고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더니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주위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을 정도니까요.
저도 차와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 여행을 갈 때에도 여행지의 커피와 차를 기념품으로 항상 사 갖고 옵니다. 새로운 차와 커피를 시음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이 블로그에도 취미생활 카테고리의 하위 영역으로 '차', '커피'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사실 커피는 과다 섭취를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때문입니다. 호모시스테인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몸 속에 비타민이 충분하면 메티오닌이 몸에 무해한 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으로 바뀌지만 그렇지 못하면 일종의 돌연변이 물질인 호모시스테인으로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호모시스테인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과 함께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3대 물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는 겁니다. 호모시스테인은 혈관 내벽을 산화시켜 손상을 만들고 혈전을 만들어 동맥경화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입니다. 뇌혈관도 수축시켜서 치매 위험성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 밖에도 골다공증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혹자는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보다 호모시스테인이 훨씬 더 해롭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실험실 연구에서는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의 정상 범위를 5~15 umol/L(마이크로몰/리터)로 제시합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9umol/L 이하를 정상 수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9 마이크로몰을 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하겠죠.
호모시스테인 생성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섭취되는 메티오닌 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니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하고, 그 다음에 체내에 들어온 메티오닌을 시스테인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엽산이나 비타민 B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으니 역시나 채식을 하는 게 도움이 되겠죠(채식주의자에게는 B12가 문제가 되기는 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잘 챙겨서 먹어야겠죠).
문제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하지 않고 푸른 잎 채소를 많이 먹어서 비타민 B군 섭취를 충분히 하는 채식주의자라고 해도 커피를 많이 마시면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커피 섭취량과 호모시스테인 수치의 상관 연구는 이미 무수히 많습니다. 커피 섭취량이 증가하면 호모시스테인 레벨이 확실히 올라가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은 것은 커피에 들어있는 어떤 성분이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올리느냐인데 현재 카페인 또는 클로로겐산이 의심을 받고 있죠. 클로로겐산보다는 카페인을 의심하는 연구자들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채식주의자라고 해도 커피 섭취는 최소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아메리카노 커피 기준으로 하루 세 잔 이상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 기능의학자들은 이것도 많다고 합니다. 제 경우 예전에는 하루에 평균 4~5잔을 마셨지만 요새는 하루에 1잔만 마시려고 합니다. 도저히 못참겠으면 오후에 디카페인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요.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차를 마시는 횟수도 줄였습니다. 그래서 하루 최대 섭취량을 커피 1잔, 차 1잔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고카페인 음료를 즐겨 마시는 게 얼마나 몸에 해로운지는 말씀 안 드려도 되겠지요?
호모시스테인 레벨을 낮추기 위한 방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1. 메티오닌이 많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함 -> 가능한 한 채식을 하라는 말
2. 엽산과 비타민 B군(B6, B12)이 풍부한 식품 섭취를 많이 해야 함 -> 가능한 한 채식을 하라는 말
3. 커피(카페인) 섭취를 줄여야 함. ->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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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4일부터 비건 채식을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3년이 조금 지났고 이제 4년차에 접어 들었습니다.
올 9월에 직장에서 실시한 정기 건강 검진 결과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자원 절약 차원에서 결과표를 이메일로 받았고 분명히 잘 보관해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포스팅하려고 찾아보니 실수로 지워버린 것 같습니다. 증거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인증은 내년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 바디 결과가 제일 인상적인데 어느 분야 하나도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는 perfect fit으로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건 제가 종합검진을 받은 것이 10년이 넘었는데 2011년에 채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단 한번도 이런 결과가 나온 적이 없었다는거지요. 과체중은 기본이고 중성지방 수치도 높고, 항상 내장비만 판정을 받아왔습니다. 근데 채식을 시작하던 첫 해에만 과도기여서 그런지 체중은 많이 줄었지만 전년도와 비슷했고 2012년도부터 3년 연속으로 인 바디 결과가 perfect였습니다. 근육량도 전혀 줄지 않았고 특히 체지방이 확 줄어서 한번도 18%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채식을 시작한 이후로 위 내시경 1회, 대장 내시경도 1회 받았는데 채식 전에는 대장에서 용종까지 발견되어 제거 시술까지 받았는데 채식 이후로는 항상 위와 대장이 깨끗했습니다. 뭐 쌓일 만한 걸 먹는 거 자체가 없으니까요;;;
전체 건강 검진 결과 중 유일한 문제는 비타민 D가 부족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원래 동물성 음식을 전혀 먹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영양소는 비타민 B12인데 생뚱맞게 비타민 D가 부족하다고 나왔네요. 햇빛을 자주 쬘 수도 없는 사무직이니 어쩔 수 없이 비타민제를 보충하는 걸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가끔 엄격한 채식을 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염려가 되는 분이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려고 포스팅합니다.
1년만 더 기다려 주시면 내년에는 아예 결과표를 인증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채식만 믿지 말고 기본적인 운동은 좀 해야겠습니다. 걷는 양은 많은 편(매일 평균 8천 보 이상)인데 근육 운동이 확실히 많이 줄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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