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청소년을 대하는 일에 종사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당면하면서 동시에 좌절감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욕구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데 어른들도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니 부모의 억압적이고 강요적인 양육 방식에 익숙한 우리네 아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아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아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요?
첫째,
당연한 이유라고 할 수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해 본 경험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냉면을 먹어봐야 냉면이 맛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듯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실제로 경험하고 그 결과에 대한 나름의 정리를 해야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구분할 수 있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부모가 허락해 준 적이 별로 없으니 경험 자체가 없고 그래서
정말로 모르는 것입니다.
둘째,
몇 번의 사소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습관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런 경우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네 사회는 원초적인 즐거움보다는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해서 어떠한 경험이 즐거움을 주는지, 그래서 만족스러움을 경험했는지보다는 경험을 통해 뭘 얻었는지, 공부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만을 따지곤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봉사 활동을 경험했다면 그 활동을 통해 어떤 것을 느끼고 어떤 즐거움을 발견했는지 함께 찾아보기보다는 자원 봉사 점수 몇 점을 획득했는지, 자원 봉사 과정 중에 다른 아이에 비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에만 관심을 갖기 쉽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은 활동 자체를 꺼리게 되죠.
셋째,
두 번째 이유와 연관이 있는 이유인데 남들의 시선에 예민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부모의 강요에 의해 예, 체능 활동을 하는 아이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이유인데 만약 첼로를 다룬다면 악기를 연주해 스스로 어떤 음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통해 즐거움을 얻어야 하는데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해서 또는 콩쿨에 나가 입상을 해야 비싼 돈을 들여 악기를 배울 수 있게 해 준 부모님에게 보답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첼로를 배우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몸에 배게 되면 모든 사물과 현상을 이러한 관점으로만 보기 때문에 남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뭔가 본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자그마한 활동이라도 경험하게 하고 그것이 쌓이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게 될텐데 문제는 아이들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즉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을 것이고 성공할 수 있는 것만 골라서 하면 부모의 기대는 적당히 충족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니 잘 모르는 것, 성과가 양적으로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지 않는 것은 아예 시도조차 않는 것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부모부터 먼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즐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로 소용이 없어 보이지만 즐거움을 주는 활동을 함으로서 행복해하는 본보기가 되어야, 그리고 그러한 본보기가 충분히 누적되어 아이들의 신뢰를 얻게 되는 시점까지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부모는 그렇게 안 하면서 마치 시혜라도 베푸는 양,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해 봐, 공부에 조금 소홀해진다고 해도 당분간 참아줄테니까"와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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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인생을 지향하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그래요, 무조건 즐겁게 : 뭘 좀 아는 이크종의 백수지향인생(2010)'을 북 크로싱합니다.
맛깔나는 글솜씨와 발군의 만화가 어우러진데다 가끔 탐나는 일러스트까지..
눈에 착착 붙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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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원래 책에 대한 평가란 것이 지극히 주관적이기도 하지만 이런 책은 특히 개인 선호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제 후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이 책이 제 스타일이기 때문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저도 10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조직에 딱 맞는 규격화된 인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저는 조직, 위계, 상명하달, 명령, 복종, 충성과 같은 단어에 알러지가 있는 인간이더라고요.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데다 장사는 능력 부족으로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나마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지금의 직장에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습니다(굽신굽신~). 뭐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지상 최고의 직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기 때문에 배부른 투정일 수도 있습니다만.
하여간 이 책은 대기업 직장 98일의 경험 후 과감히 사직서를 던지고 배고프지만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삶을 선택한 이크종님이 쓴 책입니다.
저도 백수지향인생을 지향하는 사람 중 하나로써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이크종의 삶의 철학에 백 프로 동감하면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삶의 페이소스가 맛깔나는 글솜씨와 발군의 만화가 어우러져 재미를 더합니다. 킥킥대면서 읽다보면 줄어드는 책장이 아까워지는 책입니다.
13,800원이라는 가격에 만화만 있으면 아무래도 책값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중간 중간에 일기 형식으로 저자의 단상을 적어 놓아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이크종의 서식 권역인 홍대와 상수동은 너무 번잡해서 싫지만 북카페의 꿈을 꾸고 있는 저로서는 미래의 제 모습을 그려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한 템포 느리게 천천히 살고픈 꿈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크종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블로그 '커피 한잔짜리 일상과 수다' http://blog.naver.com/ppiiick/
홈페이지 www.ickjong,com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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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하면 보통 "어떻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냐? 너 어른 맞냐?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이 사회 생활이지. 인생 너 혼자 편하게 사냐?"와 같은 뻔한 답이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일리있는 지적 같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참으로 암울하고 무미건조한 인생 같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일수록 좋아하는 것이 없고,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지도 않더군요.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도 모른다는 느낌입니다. 자신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면 우리는 대체 왜 사는걸까요?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하다보면 행복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희박한 가능성을 바라보고 무조건 열심히 뛰는 걸까요?
과연 우리는 어른이기 때문에, 사회 생활이란 다 그런 것이기 때문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이니까, 하기 싫은 일을 참고 해야 하는 걸까요?
저도 몇 년 전까지는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는 걸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열정을 다해 빠져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릅니다. 그래서 성취를 이루어내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인정을 받게 됩니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단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가치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의사 결정에 신중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해질 준비 자체가 안된 사람입니다.
세상과 타협할 일은 분명히 있습니다만, 일단 시도해 보는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기로...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기로... 그리고 기왕 좋아하는 것을 하기로 했다면 기다리지 말고 즉시 하기로, 그리고 나중에 후회를 할지언정 지금은 최대한 즐기면서 신나게 하기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분명히 알게 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하고 싶지 않았던 일에서도 재미를 발견하는 눈이 생기고 자신도 모르게 그 일마저도 즐기게 됩니다. 이것이 긍정적인 삶의 시작입니다.
믿거나 말거나입니다만 저를 믿고 시험삼아 한번 저질러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덧. 노파심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자'는 말이 '방종'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려고 이해못하시는 분이 있을까 싶어 이 글에 한해 덧글과 트랙백을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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