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심리검사 사례집(2010)'을 북 크로싱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누구나 심리평가 결과를 사례에 접목해 정확하게 해석하는 능력에 대한 갈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각 사례를 진단 별로 묶을 땐 진단이 정확한 게 가장 중요한데 아쉽지만 이 책은 그렇지 못합니다. 저자 세 분 모두가 학교에 계신 교수님들이어서인지, 아니면 임상 심리학 전공이 아니라서 정신병리학에 입각한 formulation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진단이 거의 다 틀렸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과 개입 방안에 대해서는 꽤나 정확하고 날카로우며 특히 그림 검사의 해석 만큼은 진단의 정확성과 별개로 읽어두면 좋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어떤 목적으로 읽으실 지 잘 판단하고 읽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품절이라 이 책을 읽을 분들은 국민도서관에서 빌려 읽으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덧. 북 크로싱이 완료되면 덧글을 지우겠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135
임상심리학 파트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상담심리학 전공의 임상가들이 특히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로 과거 치료력을 그대로 신뢰하는 게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상담이나 심리평가를 받으러 내방한 내담자가 과거에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다면 그 진단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이죠. 하지만 막상 심리평가를 실시해보면 과거의 그 진단이라는 것과 얼토당토 않게 다른 결과를 받아들고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과거에 아무리 유명한 병원에서, 이름난 의사에게 진단을 받았든 말든 간에 일단 모든 진단은 의심해야 합니다.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외래, 입원, 약물 치료를 막론하고)를 받은 병력이 있는 내담자를 보게 되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 진단이나 치료의 근거가 무엇인가
문진이나 BDI 등 false positive error 확률이 높은 자기 보고형 검사 결과가 그 근거라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기존 진단은 머릿속에서 싹 지우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진단을 받은 지 오래 지난 환자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맨 처음 진단이 틀렸을 경우 환자가 여기저기 병원을 옮겨다니며 진료를 받을 때 나중에 환자를 문진한 의사가 기존 진단을 뒤집고 전혀 새로운 진단을 내리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기존 진단이 옳다는 전제 하에 약을 바꾸거나 증량하는 등의 수정 조치를 취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을 때는 첫 진단을 잘 받는 것이 아주 중요하죠.
2. (종합)심리평가를 실시하였고 그것에 근거해 진단이 내려진 경우
일단 기존 진단을 신뢰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갖춰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다음의 두 가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1. 심리평가보고서 사본 확보. 2.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한 임상가의 전문성 확인. 심리평가보고서에 기인해 진단을 내렸다는 건 전해들었지만 내용을 볼 수 없다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반드시 심리평가보고서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또한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임상가가 작성한 보고서라면 이 역시 믿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런 임상가가 심리평가를 잘 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그 희박한 가능성에 내 내담자를 맡길 수는 없으니까요.
3. (종합)심리평가보고서의 내용이 미심쩍은 경우
내담자 또는 보호자에게 이야기 해 심리평가 원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원자료를 복사해 오라고만 하면 절대로 제대로 된 자료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심리평가 원자료를 선뜻 내주는 병원이나 기관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MMPI-2의 결과지 1번에서 6번까지, 문장완성검사 앞, 뒷면 사본, 로샤 검사의 반응 기록지와 반응 영역 기록지, 구조적 요약지 등등 필요한
원자료 목록을 정확하게 적어서 그대로 의무 기록 복사를 해 오라고 주문해야 합니다. 병원의 원무과나 의무기록과로 직접 간다고 해도 어차피 정신건강의학과의 담당의나 심리평가를 실시한 임상가에게 연락이 가기 때문에 그들과 직접 통화해서 검사 원자료를 보려고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대로 된 기관이나 임상가라면 취지를 이해하고 복사해 줄 겁니다. 만약 내규, 원칙, 규정 등을 내세우면서 복사 안 해주려고 버티면 고발하는 등의 조치(엄밀하게는 친고죄로 고소하는 것이며 의무기록 복사를 거부하는 의료인은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의거 자격정지 15일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됩니다(그런 일은 가능한 한 있으면 안 되겠지만요).
간혹 심리평가를 실시한 기관이 폐업을 했거나 기간이 오래되어 파기를 했거나 아니면 망실된 경우도 꽤 많은데 그럴 경우는 결국 심리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합니다.
단계적으로 살펴보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제 경우는 예전에 Big 5에 속하는 종합병원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supervisor가 supervision한 심리평가보고서에서 떡 하니 Paranoid SPR로 진단받은 환자가 미심쩍어 다시 평가해봤더니 Malingering이어서 큰 충격을 받은 이후 어떤 기관에서 어떤 전문가가 실시한 심리평가보고서도 거의 믿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실시하고 제 눈으로 확인한 검사 결과만 믿습니다.
그러니 상담자 선생님들은, 특히 심리평가에 약하다고 자인하는 선생님들일수록 항상 회의주의적인 자세를 굳건히 유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엄한 내담자에게 낙인을 찍지 않을 수 있거든요.
태그 -
문진,
상담,
상담심리학,
상담자,
심리평가,
심리평가보고서,
의무기록복사,
임상가,
임상심리전문가,
임상심리학,
정신건강의학과,
종합심리평가,
진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130
저도 병원에서만 꼬박 3년 동안 수련받은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주된 수련 현장이 병원 장면인 임상심리전문가 선생님들께 꼭 드리고 싶은 조언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말씀드리겠지만 핵심은 이것입니다.
'client를 병리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
조금 심한 표현을 쓰자면 병원 독을 반드시 빼야 합니다. 대표적인 병원 독으로는 진단을 남발하는 것(진단을 붙이지 않은 심리평가보고서를 쓸 때 불안해지는 증상), 성격적인 문제가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나르니 히스니 하는 딱지를 붙이는 낙인찍기, 내가 치료할 거 아니니 보고서만 내면 땡이라는 식으로 치료적 관점에서 수검자를 바라보지 않는 무사안일주의 등이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전문가가 되자마자 곧바로 상담 현장에서 상담을 시작했기 때문에 제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상관없이 병원 독을 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임상가로서의 길을 걸어가는데 있어 이게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3년이 채 안 된 junior 전문가 선생님들께는 이 말씀을 꼭 한번쯤 드리고 싶었습니다.
1. 어떻게든 개인 상담을 많이 할 것
: 요새는 병원 수련 현장에서도 개인 상담 수련을 늘리고 있지만 제가 볼 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여전히 집단 치료의 보조 치료자로 들어가서 자리만 채우고 앉아 있는 정도이고 낮 병원 등에서 activity를 진행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걸로는 어림 없습니다. 전문가가 되자마자 최대한 빨리 개인 상담을 시작해야 합니다. local NP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든, 개업을 하든, 상담 센터에 취업하든 간에 무조건 개인 상담을 빨리, 많이 해야 합니다.
개인 상담을 많이 하는 것이 수련 중에 얼마나 인간을 병리적으로만 바라봤는지를 체험하고 교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2. 진단명을 붙이지 않고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는 노력을 기울일 것
: 병원에서야 진단이 붙지 않으면 여러가지로 곤란해집니다. 처방을 하는 것도, 추가 치료를 하는 것도 껄끄러워지죠. 그래서 꼭 진단이 붙지 않아도 되는 client들까지 진단을 붙여야 한다는 암묵적인 압력을 내,외부에서 받게 됩니다. 하지만 상담 현장으로 나와보면 도움을 줘야 하는 수많은 client들 중에서 진단을 꼭 붙여야 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극히 소수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문제는 수련 과정에서 습관적으로 진단을 붙이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진단 없이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확하지 않아도 그냥 비슷한 진단을 내리는 비슷비슷한 보고서를 자동적으로 쓰게 되는데 이래서는 안 됩니다. 진단명을 붙이지 않고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려고 노력해야만 내가 이 수검자를 담당한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 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상담을 진행해야 할 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진단만 내리기 위한 심리평가를 진행했을 때와 다른 내담자의 심리적 면모가 비로소 보이게 됩니다. 동일한 문제를 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죠.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니 진단을 붙이지 않고 수검자의 문제를 formulation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세요.
3. chart 등을 보지 말고 case formulation에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이끌어 내도록 연습할 것
: 병원에서야 chart만 훑어봐도 전문의가 이미 임상적 진단도 붙여 놓았고, 사회복지전문가가 history taking도 꼼꼼히 해 놓았기 때문에 별도의 면담이 필요없을 정도입니다. 그저 변별 진단에 필요한 진단 기준들만 몇 가지 확인하면 됐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진단적 면담일 뿐입니다. 진단명을 붙이지 않는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려면 그 정도 정보로는 어림 없습니다. 대부분의 진단은 현재 이 수검자가 어떤 상태인지를 보여줄 뿐이지만 치료적 관점에서 client를 보려면 영향을 미쳤거나 현재도 미치고 있는 다양한 원인들을 일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문가 수련을 받을 때보다 훨씬 더 넓은 조망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멀게는 부모-자녀 관계에서의 애착 외상 문제부터 분리-개별화 문제, 성역할 동일시의 문제, 성 정체감의 문제, sibling rivalry 문제, 가족 내 소외 문제, 기본적인 신뢰의 형성 및 일반화 문제, 의존 대 독립의 문제까지 살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다양한 영역의 공부를 새로 해야 합니다. 대학원 때의 텍스트로 돌아가야 할 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정신병리학과 심리평가에 대한 공부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4. 종단적인 관점을 제공하는 심리검사 도구를 추가할 것
: 앞서 병원 수련 과정에서 히스니 나르니 보더니 하는 성격 문제를 기본으로 깔고 보는 못된 버릇이 생긴다는 지적을 했습니다만 우스운 건 그러면서도 정작 성격 장애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현재 심리상태를 횡단적으로 잘라서 보는 종합심리평가로는 한 개인의 사회화 과정이 종단적으로 녹아들어간 성격 문제를 명징하게 보여주지 못하니까요. 로샤 검사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며 특히 Exner 방식의 양적 해석 방식만으로는 어림없습니다. 그래서 수검자의 기질이나 성격, 성격 역동을 살펴볼 수 있는 추가적인 검사 도구를 공부해서 심리평가 과정에 추가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TCI, TAT, 로샤의 질적 해석 방법을 추천합니다. TCI로는 좀 더 구조화된 방식으로 기질 및 성격 문제에 접근할 수 있으며 TAT로는 성격적인 문제가 녹아들어간 관계 역동을 살펴볼 수 있고 로샤의 질적 해석 방법으로는 원가족 역동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병원의 임상심리실에 소속되어 의사가 이미 내린 임상적 진단을 그대로 베껴 내는 보고서만 줄창 쓰면서 살 게 아니라면 제 조언을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태그 -
case formulation,
history taking,
TAT,
TCI,
로샤,
병원,
사회복지사,
상담,
심리평가보고서,
임상가,
임상심리전문가,
임상적 진단,
전문의,
진단,
집단 치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129
임상심리학자의 경우 수련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심리평가이고 실제 임상 장면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도 심리평가지만 정작 심리평가와 관련된 전문성을 배양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임상가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수련 과정에서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은 심리평가를 실시하느라 완전히 물려서 그렇기도 하고 또 다른 이유로는 낮은 수가(수검자가 내는 비용이 적다는 의미가 아니라 심리평가를 실시하기 위해 투입되는 자원 대비 수가가 낮다는 이야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러고보면 심리평가는 그야말로 월급값을 하는 도구로 전락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종합심리평가를 구조화된 면담+질문지 묶음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저간의 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저는 여러가지 이유로 이에 반대합니다.
평가자가 아무리 숙련되어 있다고 해도 수검자의 반응 속도와 어떻게 줄이든 검사에 걸리는 최소 시간을 고려하면 종합심리평가 한 케이스를 실시하는데 두 시간에서 세 시간은 걸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게다가 평가자도 사람인만큼 기계처럼 일을 할 수가 없으니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종합심리평가의 수는 3건을 넘기 어렵습니다(간혹 이 이상의 검사를 소화하는 수련 기관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노동 착취에 준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구조화된 면담+질문지 묶음으로 대체하면 구조화된 면담을 아무리 꼼꼼히 한다고 해도 최소한 두 배 이상의 수검자를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수가를 낮춘다고 해도 병원 입장에서는 후자가 훨씬 이득이죠. 그래서 병원 측에서는 이런 변화를 대놓고는 아니어도 지지할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병원에 이득이 되는게 수검자에게도 이득일까요?
또한 아직까지 자기보고형 척도들은 연구용으로 개발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상용화되지 않았고 그래서 보험 수가 청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요구하는 어느 정도 수준의 종합심리평가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왜냐하면 가격을 매기기 나름이니까요. 즉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질문지를 끼워넣어서 마음대로 책정한 가격을 수검자에게 청구하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과연 구조화된 면담+질문지 묶음이 종합심리평가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요? 질문지 묶음으로 대체하자는 쪽의 논리는 어차피 심리학자가 대학원 과정에 이르기까지 배웠던 연구 중심의 결과물이 척도들인데 현장으로 나오면서 종합심리평가만 사용하고 질문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연구가 잘 되어 있는 척도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자는거지요. 얼핏 보면 옳은 말 같지만 상당히 많은 척도들은 임상 장면에서 개발된 것들이 아닙니다. 학교 장면에서 개발된 척도들이 많아서 임상 장면에 적용해도 좋은지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척도들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자기보고형척도들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그것을 치료진과 평가자에게 솔직하게 오픈할 자세가 되어 있는 수검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심리평가를 받으러 오는 수검자의 상당수는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며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지 않은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보고 신뢰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그러니 자기보고형 척도 묶음으로 측정된 것이 수검자의 문제를 정확하게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자신하지 못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숙련하는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굳이 종합심리평가를 익히는 건 시간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수검자를 평가하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합심리평가가 무조건 최고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일례로 종합심리평가는 기질과 성격적인 부분을 평가하는데 약하기 때문에 TCI같은 도구를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 대안이 좀 더 철저히 종합심리평가 도구를 공부하고 관련 지식을 쌓고 그 틀 안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지 종합심리평가를 버리고 구조화된 면담과 질문지형 도구로 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종합병원급의 대형 병원에 환자가 너무 몰려서 검사가 밀리니 수급 조절을 위해서, 임상심리학자의 업무 로딩을 줄이기 위해서, 병원의 현실적인 요구를 감당하기 위해서 등등 이유를 대자면 끝도 없겠지만 정작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근본적인 목적인 정확한 진단과 사례 개념화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우려스럽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치열한 고민없이 수검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대충 둘러대지 마세요.
종합병원급의 대형 병원에서 종합심리평가 도구의 유용성과 한계, 각 장애군에 대한 검사 profile DB 만들기, 심리검사 도구에 대한 최신 지견 등에 대해 얼마나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제가 수련받던 2000년 대 초기 이후로 그런 워크샵이나 발표회를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솔직히 현장에 종합심리평가를 도입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정작 종합심리평가보고서 작성법에 대한 책은 달랑 한 권 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게 현재 임상현장의 현실이고 민낯입니다. 달을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달이 가려진답니까?
이익을 위해 무리한 검사 요구를 하는 병원에 맞서 싸우기 어려우니 좀 더 손쉬운 부담 전가의 대상으로 수검자를 희생양으로 선택한거라면 심리평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라 도리어 부끄러워 해야 할 일입니다.
덧. 종합심리평가로 진단하거나 case formulation하기 어려운 장애가 분명히 있으니 그에 특화된 질문지를 활용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박하는 분들이 계실텐데 정말 그런 장애가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따져는 보고 이야기한 겁니까? 본인이 모르겠으니 그냥 손쉬운 대안에 주저앉은 건 아니고요?
태그 -
검사,
구조화 면담,
사례 개념화,
수검자,
수련,
심리평가,
임상가,
임상심리학자,
종합심리평가,
종합심리평가보고서,
진단,
질문지,
치료진,
평가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632
★★★★☆
이미지 출처 :
YES24
지난 4월 27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재난심리 사전교육에 참석했을 때 공짜로 얻은 책입니다. 참석자에게 무료로 나눠주더군요.
2판을 새롭게 출판하면서 학지사에서 남은 1판 책을 재난심리 위원회에 기증했나 봅니다. 두 번째 페이지에 기증 도장이 찍혀 있더군요. 2판은 아직 못 읽어봤지만 이 책도 충분히 좋습니다.
저도 몰랐지만 이화여대에는 트라우마센터가 있었고 이 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그동안 국가적인 재난이 일어나면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피해자와 생존자를 돌보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책은 2008년에 출판된 책이라서 그 노하우를 모두 담지는 못했던 것 같지만 서문에도 소개하고 있듯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더 체계적으로 위기 개입을 하는 미국의 자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내용이 참 좋습니다.
참고문헌을 빼면 14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적은 분량의 책인데도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담고 있어서 이번 세월호 참사처럼 충분한 훈련없이 현장에 투입되어야 하는 임상가들이 field manual로 참고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Part 1. 심리적 응급처치에 대한 기초
1. 심리적 응급처치란 무엇인가
2. 급성 스트레스 반응
3. 심리적 응급처치의 원리 및 목표
Part 2. 심리적 응급처치의 일반적 지침
4. 심리요원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기술
5. 현장에서의 일반적 행동지침
6. 심리요원의 자기관리 및 고려사항
Part 3. 심리적 응급처치의 실제
7. 단계에 따른 심리적 응급처치
8. 심리적 응급처치의 구체적 방법
Part 4. 심리적 응급처치에서의 선별 평가
9. 평가의 쟁점
10. 선별 평가의 실제
보시는 것처럼 심리적 응급처치의 이론과 실제를 모두 담아내고 있는데 물론 이 책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중에 소개드릴 '위기 개입'처럼 좀 더 comprehensive한 책을 연결해서 읽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쨌거나 위기 개입과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한 권쯤 갖고 계시면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현재 절판된 상태이고 2014년 1월에 제목이
'재난과 외상의 심리적 응급처치'로 살짝 바뀐 2판이 출판되었으니 이 책을 구입하시면 되겠습니다. 2판에는 1판의 저자인 권정혜, 안현의, 최윤경 선생님과 함께 새롭게 주혜선 선생님이 합류하셨는데 재난심리 사전교육 때 강의를 들어보니 이론과 경험이 모두 풍부하시더군요. 게다가 제가 지금까지 본 심리학자 중 최강 동안임;;;
닫기
* 초기 심리적 개입(Early Psychological Intervention: EPI)이란 재난 혹은 외상사건이 발생한 후 첫 4주 동안 제공되는 모든 종류의 심리적 개입을 지칭한다.
* 위기상태의 사람들은 대개 4~6주가 지나면 평형상태로 돌아온다. 따라서 이 시기의 개입은 내담자가 위기 이전의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현실적으로 위기에 대한 반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이때에 삶에서의 주요 변화를 시도한다든지 성격변화를 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인간재해는 자연재해보다 심리적 후유증이 더 만성적이고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목표
- 심리적 안정을 찾게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 단기적 기능을 개선한다.
* 초기 심리적 개입에서 생존자에게 심한 스트레스 사건 후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알려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재난 후 반응단계
1. 충격단계 혹은 급성단계(0~48시간) : 사건이 일어난 직후의 단계
2. 구출단계 혹은 반응단계(0~1주) : 재난전문가에 따라서는 '영웅기', '밀월기', '환멸기'로 구분
3. 회복단계(1~4주)
4. 재통합단계(2주~2년)
* 재난 생존자의 경험
1. 죽음에 대한 각인
2. 생존자의 죄책감
- 자기비난에는 행동에 대한 비난과 성격에 대한 비난이 있다.
- 대개는 어떤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더 느낀다.
- 자신의 성격이 어떠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더 부적응적이다.
3. 심리적 마비
4. 도움에 대한 갈등
5. 의미에 대한 추구
- 생존자는 재난을 설명하고 이것에 대한 숙달감을 얻기 위해 그들의 경험을 개념화하려는 노력을 한다. '개념화(formulation)'는 심리적 처리과정의 핵심과정이다.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것이 인생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찾게 된다.
* Caplan의 대처방법
- 스트레스가 되는 일을 바꾸는 것
- 상황에 대한 시각이나 관점을 바꾸는 것
- 스트레스 사건이 지나가거나 좀 덜 힘들어질 때까지 견디는 것
* 다음과 같은 부적응적인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특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 상실을 경험하고도 상당 기간 동안 감정을 최소화하고 부정하는 것
- 술이나 마약을 하는 것
-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일에 파묻히는 것
- 주위 사람들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
* 재난 후 심리적 개입은 생존자의 고통이 지나치게 심하거나 자기 앞에 놓인 여러 과제나 도전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원칙
- 근접성
- 즉시성
- 기대성
: 상담의 배경을 가진 심리요원은 생존자의 반응을 병리화하기 쉬운데,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스트레스 반응이 장기화되도록 이끈다
- 단순성
: 재난상황에서는 짧고 단순한 개입이 효과적이다. 생존자들은 혼란과 무력감을 느끼며, 주의나 사고의 폭이 상당히 좁아져 있다. 따라서 전문적 용어의 사용이나 심리치료적 기법의 사용은 적절하지 않다.
* 심리적 디브리핑
: 재난이 발생했을 때 생존자에게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생리적, 심리적, 행동적 반응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로써 대개 집단으로 행해진다. 교육적인 개입으로 생존자가 자신의 경험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주 목표로 한다. 심리적 디브리핑은 재난 발생 후 48시간에서 72시간 내에 행해지며, 15~20명 정도의 집단으로 실시한다. 다분히 인지적으로 지향된 절차이다.
-> 최근에는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존자의 재적응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어 생존자가 자발적으로 요청하는 때가 아니면 제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심리적 응급처치는 비정상적인 사건에 반응하는 정상인에 초점을 맞춘다는 측면에서 전통적인 심리치료와 다르다. 따라서 심리적 응급처치는 생존자들을 병적으로 보거나 환자 취급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비정상적인 사건에 대해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심리요원의 전문성과 관련된 자질
: 생존자와 그 가족들의 목소리에 공감해 주고, 그들이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존재라고 힘을 실어 주는 것(empowering) 또한 일반적인 상담자의 자질인 동시에 심리요원의 필수 자질이다. 공감하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과 내적 상태가 어떨 것인지를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지, 결코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생존자의 분노와 행동에 동의를 해 주는 것이 아니다.
* 항상 모든 질문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심리요원은 알고 있어야 한다. 즉, 단순히 궁금해서 물어본다거나 현재의 문제 해결에 당장 필요하지 않는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질문의 적절성을 알 수 있는 기준은 '내가 방금 한 질문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인가?' 하고 스스로 되물어보는 것이다.
* 과거의 감정보다는 현재 나타내고 있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은 오래전에 발생했던 일에 대하여 여전히 강한 감정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현재의 감정에 대해 공감해 주는 것이 문제 해결에 훨씬 효과적이다.
* 심리요원이 정확하지 못한 감정 공감을 하거나 상대방이 심리요원의 감정 공감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면, 사과하지 말고 대신 상대방에게 그가 느끼는 것에 대하여 좀 더 설명하도록 부탁하고, 다시 그 감정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재난현장에서는 심리요원이 생존자에게 중요한 지지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역할 모델이 되기 때문에 실수한 것에 대해 자책적인 표현을 하거나 부정적인 자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생존자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 현장에서의 기본 지침
- 생존자의 얘기를 들어 주는 동안, 간간이 생존자가 어떠한 자기보호 행동을 취해 왔는지를 찾아내어 그것을 강점으로 인정해 주는 것은 생존자로 하여금 무력감을 덜 느끼게 해 준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목적은 극심한 정서적 충격을 안정시키고, 당장 필요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적응적 회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 절대로 충격적 경험 자체나 애도반응을 다루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심리요원이 피해야 하는 행동들
- 생존자들이 현재 어떤 마음상태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안다고 추측하지 말아야 한다. 생존자들을 병리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증상', '진단', '정신장애' 등과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아야 한다.
- 무력한 상태에 있는 생존자들을 은연 중에 낮추어 대하거나, 생존자들의 실수나 장애, 약점, 무력함 등에 초점을 두지 말아야 한다.
- 모든 생존자들이 심리요원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거나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리요원과 대화를 나누지는 않더라도 심리요원이 현장에서 지지적이고 안정된 모습으로 오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심하고 스스로 대처능력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 상담자가 말하는 내용의 처음 3분의 1 정도의 내용이 가장 잘 기억되므로, 중요한 내용은 앞부분에 제시하는 것이 좋다.
* 심리요원의 소진 이유(James & Gilliland, 2001)
- 역할 모호성(role ambiguity)
- 역할 갈등(role conflict)
- 역할 과부하(role overload)
- 불합리성(inconsequentiality)
- 고립(isolation)
- 자율성(autonomy)
* 심리요원의 소진 단계
- 1단계 : 열정(enthusiasm)
- 2단계 : 침체(stagnation)
- 3단계 : 좌절(frustration)
- 4단계 : 무감각(apathy)
* 첫 접촉과 라포 형성
- 소개가 이루어진 이후 일차적으로 물어봐야 하는 것은 지금 당장 생존자나 가족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이다. 특히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최우선적 순위를 차지한다.
-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 대화를 시도하기 전에 먼저 부모나 다른 보호자에게 심리요원을 소개하고 아동/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되는지 허락을 구하는 것이 좋다.
* 가족이나 가까운 이가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특별한 주의
- 사람들마다 애도와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상대방이나 자신의 슬픔의 표현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도 피하고, 다른 이들의 표현 방식을 존중해야 함을 설명한다.
- 곧바로 위로하려 들기보다는 상대방이 그 사실에 대해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매우 강한 정서적 반응이 나타날 것임을 미리 예상하되, 초기의 그와 같은 강한 정서적 반응은 대체로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 심리요원은 단순히 사회적 지지 체계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을 권유하기보다는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적극적 행동을 유도한다.
- 사망자의 유품이나 사체, 사진 등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 가급적 가족구성원들이 소집단으로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때 아동/청소년은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지나치게 세부적이고 상세한 설명은 아니어도 사망자의 발견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심리요원이 가급적 피해야 하는 말들
-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 아마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에요
- 그분은 아마 지금 좋은 곳에 가 있을 거에요
- 그분의 삶이 거기까지였나 봅니다
- 적어도 숨이 빨리 끊어져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 다른 얘기를 하도록 하지요
- 이 일을 극복하도록 노력하셔야 해요
- 당신은 이 일을 극복할 만큼 강한 사람입니다
- 이런 큰 일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 당신은 곧 나아지실 거에요
- 당신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셨어요
- 현재의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충분히 애도과정을 거치셔야 합니다
- 적어도 당신은 살았으니 다행이에요
- 그건 아마 신의 뜻이었을 겁니다
- 신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난을 주십니다
* 심리요원이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반응
- 슬퍼하고 있는 이에게 그런 반응들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사망한 사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사용한다(가급적 '망자'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말 것)
* 생존자나 가족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쇼크 반응
- 초점이 없는 멍한 눈빛
- 질문에 답변이 없거나 느림
- 행동에 지향점이 없음(의미 없거나 목적 없는 행동을 반복)
- 강한 정서적 반응(울음을 그칠 수 없음, 숨쉬기가 어려움, 몸을 앞뒤로 흔듦)
- 통제할 수 없는 강한 신체적 반응(부들부들 떨림)
- 미친 듯이 뭔가를 찾는 행동
- 위험한 행동의 시도(차도에 뛰어들기 등)
* 생존자가 혼자 있고 싶어하더라도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있는 것이 예후가 훨씬 좋다
* 생존자가 극심한 심리적 반응을 보이면서 진정이 되지 않을 경우 사용하는 질문들
- 지금 제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저를 바로 쳐다보세요
- 당신 이름은 무엇인가요? 지금 여기는 어디지요?
- 우리가 방금 직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 지금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 몇 가지만 말해 보세요
- 지금 몸이 의자에 닿는 느낌에 집중해 보세요. 손바닥이 의자 손잡이에 닿을 때 촉감이 어떻습니까? 발이 바닥에 닿고 있는 그 느낌은 어떻습니까?
*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
1단계 : 지금 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존자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털어놓는다면 그중에서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분류하도록 한다.
2단계 :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구체적인 행동 계획 수립)
3단계 :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 개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의 달성 과정에 생존자들을 어떻게든 참여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능동적인 의사결정자임을 경험하게 하는 것
* 평가의 중요성
- 생존자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전인적 존재로 보지 못하고 정서적 반응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빈번하다. 정서가 일단 안정되면 눈에 띠는 증상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치료가 조기에 종결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반응들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심리요원은 정서적 측면 뿐만 아니라 신체적, 인지적, 행동적 영역까지 평가해야 한다.
* 생존자의 정서반응(Crow, 1977)
- 분노 : 폭력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
- 불안이나 두려움 : 가장 전형적인 반응
- 슬픔 : 자살 사고에 주의
* 화가 난 생존자에게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이 더 효과적이다.
* 불안이 주된 정서 반응이라면 면담을 구조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면담의 구조가 불안을 감소시킴으로써 정보의 수집이 용이해질 수 있다.
* 생존자의 인지적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면 외상적 사건이 있은 지 몇 년이 지난 뒤에라도 심리적 문제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 생존자가 외상적 사건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반응이 생존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 인지적 반응은 크게 위협, 상실, 위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존자의 시간 개념은 인지적 반응과 관련이 있는데 위반은 현재, 위협은 미래, 그리고 상실은 과거와 관계가 있다.
* 평가 과정에서 반복되는 내용은 매우 중요하다. 생존자가 특정 인생 차원을 빈번하게 언급할수록 그 영역에서 고통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생존자가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이나 외상적 사건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때 유용한 전략은 타당화다. 생존자의 경험과 감정이 타당화되면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해하려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 외상적 사건이나 위기에 대한 행동적 반응
- 접근(approach)
- 회피(avoidance)
- 부동(immobility)
* 자살 가능성이 의심될 때는 '지금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혹시 죽음이나 자살을 생각하고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시작하라.
* 약물 치료는 회피, 부정, 정서마비 증상보다는 우울, 불안, 과민반응 등의 증상에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그 -
EPI,
psychological first aid,
고립,
권정혜,
급성 스트레스 반응,
밀월기,
불합리성,
생존자,
세월호,
세월호 참사,
소진,
심리요원,
심리적 디브리핑,
심리적 마비,
심리적 응급처치,
안현의,
역할 갈등,
역할 과부하,
역할 모호성,
영웅기,
이화여대,
자율성,
재난과 외상의 심리적 응급처치,
재난심리 사전교육,
재난현장의 심리적 응급처치,
정신장애,
죄책감,
주혜선,
증상,
진단,
최윤경,
트라우마센터,
피해자,
학지사,
환멸기,
희생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638
2014년 3월 20일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생활상담연구소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심리평가 없이 어떻게 성격문제(장애)를 detect하고 치료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다룬 자료로 2시간 분량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성격장애 개관
* 성격장애의 구조
* 강박성 성격장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성격장애 개관
* 성격장애의 임상적 정의
* 성격장애의 진단적 특징
* 성격장애 진단 기준(DSM-5)
* 성격장애 진단 기준의 변화(DSM-5)
* 성격장애 별 특징
2. 성격장애의 구조
* 성격 구조
* 성격 조직의 발달 수준
* 방어기제 구분
* 성격 발달 수준에 따른 치료 목표
* 성격 발달 수준에 따른 치료 기법
3. 강박성 성격장애
* 강박성 성격장애의 이해
* 강박성 성격장애의 기본 정동
* 강박성 성격장애의 방어기제
* 강박성 성격장애의 치료
상담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들께 제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입니다만 정신병리학을 공부해 두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DSM-IV 방식에 따른 성격장애의 진단과 임상적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하였습니다. 그런데 DSM-5로 넘어오면서 성격장애도 범주가 아닌 성격의 기능 수준과 차원, 영역을 통해 진단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게 되었죠.
그래서 성격 조직의 발달 수준(정신병 -> 경계선 -> 신경증)과 각 발달 수준 내에서의 방어 양식의 상호작용을 이해함으로써 성격장애(또는 문제) 가능성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치료적 접근 방법을 일반적인 수준에서 소개하였습니다.
또한 상담 현장에서 비교적 자주 만날 수 있고 도덕 발달 수준이 신경증 단계에 있어 다른 성격 장애에 비해 치료적 접근이 다소 용이한 강박성 성격장애를 보기로 들어 기본적인 방어 기제와 정동, 치료 방법을 설명하였습니다.
이 자료는 개략적인 수준에 불과하니 보다 깊은 공부를 원하는 분들은 예전에 소개한 Nancy McWilliams의
'정신분석적 진단 : 성격 구조의 이해(Psychoanalytic Diagnosis, 1994)'를 필두로 해서 좀 더 깊이있는 책들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필요한 분들은 얼마든지 내려 받아 사용하셔도 됩니다. 출처만 분명하게 밝혀주세요.
태그 -
DSM-5,
DSM-IV,
Nancy McWilliams,
강박성 성격장애,
경계선,
방어기제,
상담,
성격 구조,
성격문제,
성격장애,
신경증,
심리평가,
정신병,
정신병리학,
정신분석적 진단,
진단,
학생생활상담연구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591
★★★☆☆
이미지 출처 : YES24
임상심리전문가 조영은 선생님이 작년에 내신 책입니다. 일반적인 임상심리전문가와 달리 상담실에서 마음 아픈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으시고 치유에 대한 관심도 많은 분이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공감도 잘 되었고요.
이 책에는 저자가 상담하면서 만난 22명의 이야기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담겨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충분히 각색되어 있고요.
Part 1은 사랑하는데도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착 문제, 각종 성격 장애, 기분 장애를 다루고 있고요. Part 2는 집착과 중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쇼핑 중독, 알코올 중독, 게임 중독이 등장합니다. 도박 중독도 있었다면 저로서는 더 재미있게 읽었겠지만 도박 중독자는 일반적인 상담 장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문제라서 게임 중독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Part 3에서는 불만족과 완벽함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삶이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거식증, 강박적 성격, 신체 변형 장애와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Part 4에서는 분노와 두려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화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전환 장애, 자살 문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정신 병리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쉽게 썼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이해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을 정도입니다.
병원에서 일하는 임상심리학자들은 대개 심리평가를 통한 정확한 진단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조영은 선생님은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평소 그러한 문제의 원인 탐색과 해결 방안 찾기까지 염두에 두고 계시는지 똑같은 병리 현상을 보는 시각이 좀 남다릅니다. 그게 일반인 독자에게 어필하지 않나 싶은데요.
아쉬웠던 점을 딱 하나만 이야기 해 보자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례들 중에는 사실 일반 상담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심각한 병리적 문제가 많아서 자가 치유가 쉽지 않고 대부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각 문제에 대해 개인이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범위와 당장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준을 변별하는 일종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으면 실제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의사 결정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부록에 전문가를 찾는 방법,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리스트를 상세하게 소개하셨지만 이 책을 그냥 재미삼아 읽는 사람보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싶어 읽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이 책을 읽는 정도로 자신의 문제를 이 참에 해결해야겠다고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임상심리전문가의 입장에서 새로운 정보가 기대보다 많지 않아 별 3개로 평가했을 뿐 어차피 일반인을 대상으로 썼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별 평가때문에 좋은 책이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미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전문가들에게는 권하지 않지만 현재 수련 중이거나 수련 예정인 임상/상담 전공자와 일반인들은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부록의 '심리학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블로그 리스트'에 월덴 3도 올라 있어서 깜놀했습니다. 이 바닥이 좁다고는 해도 조영은 선생님도 제 블로그를 아시다니... ^^
소울메이트 출판사에서 선물로 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닫기
* 불안정 애착 유형인 사람도 안정 애착 유형인 연인을 만나면 애착 유형이 바뀌기도 하고 안정되고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양가형과 회피형의 만남이다.
* 건강한 사람은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전혀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제 발로 상담가를 찾는 사람이다. -> 절대 동감!
* 질투 망상의 경우에는 낮은 자존감과 배우자에 대한 깊은 열등감이 기반이 된다.
* 온라인 게임 자체가 가진 중독성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게임 중독에 빠지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현실에서 좌절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강박적 성격,
거식증,
게임 중독,
기분 장애,
도박 중독,
두려움,
분노,
불만족,
불안정 애착,
상담,
상담가,
상담실,
성격 장애,
소울메이트,
쇼핑 중독,
신체 변형 장애,
심리평가,
안정 애착,
알코올 중독,
애착,
양가형 애착,
열등감,
완벽함,
왜 나는 늘 허전한걸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임상심리전문가,
자살,
자존감,
전환 장애,
정신과,
조영은,
중독,
진단,
질투 망상,
집착,
화병,
회피형 애착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525
전에도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것 같지만 심리평가를 할 때
평가자가 빠지는 함정 중 하나는 불안한 마음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정보의 홍수에 빠지는 바람에 오히려 길을 잃는 것입니다.
정보가 많으면 어떻게든 수검자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는 case formulation을 방해하기만 할 뿐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핵심적인 정보를 골라내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방법 중 하나는 의뢰 사유를 명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의뢰 사유를 명확하게 해야만 가설을 정확하게 세울 수 있게 되고, 가설을 정확하게 세울 수 있어야만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정보를 골라내는 또 다른 방법은 정확한 근거가 없는 정보는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치료력을 조사하던 중 과거에 다른 병원에서 특정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받았던 내용을 알게 되었다고 해보죠. 이 때 평가자가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건 그 진단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내려졌느냐는 겁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문진에 의한 것인지, 약식으로 실시된 자기보고형검사 결과에 기초한 것인지, 종합심리평가를 실시한 것인지, 실시했다면 심리평가보고서를 구할 수 있는지, 어떤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실시한 것인지 등등을 확인해봐야 하는 거죠. 진단 근거와 관련된 아무런 정보를 구할 수 없다면 이런 정보는 아예 처음부터 없는 셈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배경 정보의 유효 시한(?)인데
배경 정보는 가설을 세울 때 사용한 뒤 머릿속에서 지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제 방식을 따르자면
대면 검사를 실시하기 전에 없애는 것이죠.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까지 배경 정보를 남겨두면 검사 결과가 제대로 해석되지 않거나 자료가 불충분한 경우 배경 정보를 동원해 그 간극을 메우고 싶은 강한 유혹을 받게 됩니다. 그야말로 소설 쓰기가 시작되는 것이죠.
배경 정보는 사실 굉장히 불완전한 정보입니다. 심리적 고통이 큰 경우 수검자의 주관적 보고는 윤색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보호자가 수검자에 대해 잘 아는 signicificant others가 아닌 경우 불완전하거나 편향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상당수의 정보는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의 오랜 과거 자료로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배경 정보는 심리검사 의뢰를 받고 chart 확인 후, 혹은 심리검사를 위한 면접 후 가설을 설정할 때 사용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정확한 case formulation을 위해 더 낫습니다.
태그 -
case formulation,
significant others,
가설,
배경 정보,
수검자,
심리검사,
심리평가,
의뢰 사유,
진단,
치료력,
평가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449
* DSM-IV의 Mental Retardation이 Intellectual Disability로 변경
* ICD-11에서는 Intellectual Developmental Disorder라고 명명하고 DSM-5에서는 괄호를 이용해 병기
: Intellectual Disability(Intellectual Developmental Disorder)
* Neurodevelopmental Disorder군으로 분류.
* 진단 기준
A. Intellectual Function의 결손 : 추론, 문제 해결, 계획, 추상적 사고, 판단, 학습 등의 결손 여부
B. Adaptive Functioning의 결손 : 집,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환경에서 독립 생활, 사회 참여, 의사소통과 같은 일상 생활의 적응적 기능 결손 여부
C. 이러한 결손의 onset 시점은 발달 기간(childhood~adolescence) 내여야 함
=> A, B, C 진단 기준을 동시에 충족할 것
* Specifier : Mild, Moderate, Severe, Profound
: 심각도 판정은 세 가지 domain(Conceptual Domain, Social Domain, Practical Domain)의 내용을 참조하여 임상가가 하게 됨. 임상가의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해지며 개인적으로 사회 성숙도 검사의 판정 기준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음.
예를 들어 Severe 수준의 경우 각 domain 별로 다음과 같은 제한이 있으면 specifier를 붙이게 됨.
1) Conceptual domain : 일반적으로 개념적인 기술의 습득에 제한을 받으며 숫자, 양, 시간, 돈의 개념을 학습하거나 쓰기 언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음.2) Social domain : 말하기 중 적절한 어휘나 문법 사용에 상당한 제한이 따르며 단일 단어나 어구의 사용에만 국한됨. 3) Practical domain : 식사, 옷 갈아입기, 씻기, 화장실 사용 등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데도 주변의 도움이 필요함.
* DSM-IV와 차이점1. 진단 및 심각도 판정에 IQ지수 사용이 필수는 아님. 단 진단 기준 A의 충족 여부를 위해 지능 검사는 계속 사용될 듯2. 18세 이전 발병 여부 기준이 발달 기간 동안에 발병하는 것으로 변경되어 기준이 다소 loose해 짐.* Global Developmental Delay(315.8)
: 초기 아동기 동안에 임상적으로 심각도 수준을 신뢰롭게 평가할 수 없는 5세 이하의 아동인 경우 진단됨. 추후 재평가를 요함.
* Unspecified Intellectual Disability(319)
: 발달 지연 등의 증상이 두드러지며 intellectual disability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5세 이상의 아동이기는 하나 신체적인 손상이나 감각 결함으로 인해 평가 자체가 불가능할 경우 진단됨. 극히 제한적으로 진단되어야 하며 추후 재평가를 요함.
태그 -
Adaptive Functioning,
Adolescence,
Childhood,
Conceptual domain,
DSM-5,
DSM-IV,
Global Developmental Delay,
ICD-11,
Intellectual Developmental Disorder,
Intellectual Disabilities,
Intellectual Function,
Mental Retardation,
mild,
Moderate,
Neurodevelopmental Disorder,
Practical Domain,
Profound,
Severe,
Social Domain,
specifier,
사회 성숙도 검사,
임상심리학,
지능 검사,
진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361
개인적으로 진단명을 남발하는 것에 알러지가 있습니다만 심리평가의 주 의뢰 사유가 진단인 경우 의심되는 공존 장애가 많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R/O을 붙여서 되는대로 나열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 의뢰 사유가 치료 계획 수립이나 향후 대처 방법의 모색인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주의집중을 잘 못하는 초등학교 1학년 남아가 심리평가 의뢰 되었는데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면서 등교를 거부하고 밤에는 혼자서 안 잘려고 심하게 떼를 쓰는데다 억지로 혼자 재우면 어김없이 야뇨를 하고, 시험 기간이나 학습지 선생님이 방문하는 날이 되면 눈을 심하게 깜박이는 문제를 보일 때 어떻게 formulation해야 할까요?
정확한 변별 진단만 필요하다면 ADHD, Transient Tic Disorder, Enuresis, Adjustment Disorder, Separation Anxiety Disorder 등등의 가설을 세운 뒤 검사 sign으로 검증하면 될테지만 아동에게서 관찰되는 증상이 다양하고 여러가지 진단이 동시에 의심될 만큼 혼재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 찾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검사 sign을 정리하면서 진단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각 장애로 단독 진단을 한다면 어떤 것이 피검자의 심리적 상태를 가장 잘 설명하는지를 특히 염두에 두고 보는 것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아동의 경우 핵심 문제가 평가 불안의 문제인지, 애착의 문제인지, 파괴적 관심 끌기인지, 아니면 근본적인 주의력 문제인지 말이죠.
핵심적인 문제를 찾아내면 거기부터 시작해서 다른 장애의 중복 진단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예상되는 진단 가설이 많을 때에도 좀 더 손쉽게 피검자의 문제를 formulation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연습이 평소에 잘 되어 있지 않으면 핵심적인 문제를 골라내는 눈이 안 생기기 때문에 전에
'임상심리평가보고서 이렇게 쓰면 안 된다 II'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R/O 진단을 남발하게 됩니다.
그러니 다양한 진단이 동시에 의심되는 경우에는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독 진단을 먼저 찾고 그 진단을 통해 피검자의 핵심 문제를 찾는 것을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태그 -
ADHD,
Adjustment Disorder,
Enuresis,
formulation,
R/O,
Separation Anxiety Disorder,
Transient Tic Disorder,
검사 sign,
공존 장애,
심리평가,
심리평가보고서,
애착,
의뢰 사유,
장애,
주의력,
중복 진단,
진단,
파괴적 관심끌기,
평가 불안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302
2013년 4월 9일 충북청소년종합지원센터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상담 현장, 그 중에서도 아동 및 청소년 상담을 할 때 흔히 접할 수 있는 정신병리문제를 모아서 3시간 분량으로 만든 자료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ADHD* 소아/청소년 우울증* Delayed PTSD(성폭력 생존자)* 학교 부적응 문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ADHD
* 주 호소 문제의 변별
* ADHD 신화 : 허위 긍정의 오류
* 주의할 점 : 주의력 문제의 구분
* 진단
* 평가
* 평가도구
* 치료
2. 소아/청소년 우울증
* 증상
* 우울증의 구분
* 우울 사고 vs. 우울 정서
* 연령에 따른 차이
* 자살 위험성 평가
* 분노 폭발 : 열등감 내재 확인
3. Delayed PTSD(성폭력 생존자)
* PTSD의 진단 준거
* 왜 Delay되는가
* 변별 진단
* 여아의 자해
* 왜 말하지 못하는가
* 근친 성폭력
* 치유에 중요한 요인들
* 심리평가
* 치유의 3단계
* 치유 단계 별 주의할 점
* 상담의 point
* 성폭력에 대한 통념
4. 학교 부적응 문제
* 1단계 : MR, BIF, BA 배제
* 2단계 : Adjustment Disorder 배제
* 3단계 : 스트레스 요인이 집(PCRP 고려)
* 4단계 : 스트레스 요인이 학교(왕따 고려)
이전에 심리평가자가 아닌 상담자의 입장에서 정신병리적 문제를 다룰 때 고려해야 하는 실질적인 내용을 다룬 자료인
‘상담에서 만나는 정신병리문제’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면 이 자료는 아동, 청소년 상담을 하는 상담자가 자주 만나는 네 가지 정신병리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필요한 분들은 얼마든지 내려 받아 사용하셔도 됩니다. 출처만 분명하게 밝혀주세요.
태그 -
ADHD,
Adjustment Disorder,
BA,
BIF,
Delayed PTSD,
MR,
PCRP,
PTSD,
근친 성폭력,
변별 진단,
분노 폭발,
상담,
성폭력,
성폭력 생존자,
소아/청소년 우울증,
심리평가,
아동,
열등감,
우울 사고,
우울 정서,
우울증,
자살 위험성 평가,
자해,
정신병리문제,
증상,
진단,
청소년,
충북청소년종합지원센터,
치료,
치유,
평가,
학교 부적응,
허위 긍정의 오류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235
상담 장면이 아닌 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정상 수준의 심리평가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 것입니다.
진단을 내려야 할 정도로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있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더 많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들은 알게 모르게 뭔가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대내외적인 압력을 받기 쉽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심리평가 결과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간혹 Normal Profile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오게 되면 당황하게 되죠.
MMPI-2에서도 유의한 수준 이상의 척도 상승이 하나도 없고, 지능 검사 결과도 평균 수준의 고른 수행, 문장 완성 검사에서도 평이한 내용 뿐이고, 믿었던 로샤마저도 평범 반응 일색이라면 그야말로 멘탈붕괴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 피검자가 다소 취약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충분한 resiliency를 갖고 있다고 보거나 너무 예민해서 도움을 받으려는 성급한 마음에 병원으로 달려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잃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뭔가 진단은 내려야겠고 검사 sign은 도와주지 않으니 들쳐보게 되는 것이 이전 병력을 기록한 chart와 검사 전,후 면담 내용입니다.
그 중에 단서가 되는 걸 하나라도 찾으면 마음대로 진단을 내려버린 뒤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인 검사 sign 중 하나라도 어떻게든 엮어서 사후 설명을 하게 됩니다. 그마저도 모르겠으면 무책임하게도 그냥 의사가 내린 인상적 진단을 그대로 따르기도 합니다.
아무런 진단을 내리지 않으려니 마음도 불안하거니와 심리평가를 의뢰한 의사와 의견 충돌이 생길 것 같아서 그걸 피하고 싶거든요. 거기에 내가 검사 sign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정작 환자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도 한 몫 할 겁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안전제일주의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자신감은 사라지고 공부도 게을리하게 되고 좋은 게 좋은거라는 보신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자승자박인거지요.
정상적인 수준의 평가 결과를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래야만 스스로도 결과 해석에 자신감이 붙고 결과적으로 전문성과 공신력을 인정받게 됩니다.
Normal Profile을 자의로 해석하는 것만큼 전문성을 갉아먹는 행동도 없습니다.
태그 -
MMPI-2,
normal profile,
resiliency,
검사 sign,
로샤,
문장 완성 검사,
병원,
상담,
심리평가,
심리학자,
정신건강의학과,
지능 검사,
진단,
피검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88
2012년 9월 7일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소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상담 현장, 특히 학생생활상담소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정신병리문제를 모아서 2시간 분량으로 만든 자료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강박적인 내담자
* 신체화를 하는 내담자
* 가족이 정신질환자인 경우
* 학교 부적응을 호소하는 내담자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OCPD or OCD
* 상담의 목표
* 주의할 점
* 방어 기제
* OCPD의 핵심
* Approach
* 수치심이냐 죄책감이냐
* 상담자의 바람직한 자세
2. Somatoform Disorder
* 신체적이냐 신체화이냐
* 고려해야 할 신체적 문제
* 감별진단
* 주의할 점
* 방어 기제
* 통찰을 통한 해결
* 접근 point
3. 가족이 정신질환자인 경우
* 대처 양식 확인
* 대처 기제의 문제 확인
* 시간에 따른 대처의 변화
* 변화 불가능성에 대한 평가
* 애도와 우울의 차이
* 부인, 마술적 사고, 병리적 신념 확인 및 교정
4. 학교 부적응을 호소하는 내담자
* 부적응 문제의 정확한 파악이 가장 중요
* 진단이 필요한 문제인지
* Persecutory Ideation의 문제라면
* 열등감이 핵심 문제라면
* 의존성이 핵심 문제라면
* 대인 관계 패턴의 문제라면
* 일반적인 접근 방법
상담 현장은 정신의학과와 같은 임상 현장과 상황이 좀 다르죠. 심리평가자가 아닌 상담자의 입장에서 정신병리적 문제를 다룰 때 고려해야 하는 실질적인 부분을 짚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필요한 분들은 얼마든지 내려받아 사용하셔도 됩니다. 출처만 분명하게 밝혀주세요.
태그 -
OCD,
OCPD,
Persecutory Ideation,
Somatoform Disorder,
감별진단,
대처 기제,
마술적 사고,
방어 기제,
병리적 신념,
상담,
상담자,
서강대,
수치심,
신체화,
심리평가자,
애도,
열등감,
우울,
의존성,
정신병리,
정신의학과,
정신질환자,
죄책감,
진단,
통찰,
학교 부적응,
학생생활상담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58
이 포스팅의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평가를 통해 성격 장애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될 수 있으면 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바입니다.
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부분의 임상가는 병원 장면, 그것도 대학병원급의 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을 하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심각한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무조건 진단을 내리는 것이 상례이고 진단을 내리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래서 false positive error가 상당히 높은 편이죠. 저도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때는 몰랐는데 supervision을 하면서 학생생활상담소, local NP, 종합병원 급의 정신건강의학과, 개업 상담 센터, 국가 기관 등 다양한 임상/상담 현장에서 일하거나 수련받는 분들의 사례를 반복해서 접하다 보니 대형 병원에서 얼마나 과잉 진단을 많이 하는지 저절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일부 대형 병원에서는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DSM의 Axis I 진단이 이미 내려진 환자에게도 반드시 성격 장애 진단을 내리거나 성격 문제를 찾아내도록 교육시킵니다. BIG 5 병원 중 하나입니다. 반성하세요.
성격 문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폭넓게 피검자를 살펴보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마는 그걸 이론적 근거도 없이 무조건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게다가
심리평가에 포함된 심리검사 도구의 본질적인 제한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성격 장애는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성격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그렇기 때문에 기질이나 특성까지 염두에 두고 종단적으로 살펴봅니다. 그런데 이를 진단하는 심리검사 도구는 대부분 횡단적인 도구입니다. Full Battery에 포함된 검사 도구 중 성격 문제를 잡아내는 종단적인 검사 도구는 사실 상 없습니다. 그나마 TAT가 가능성이 가장 큰 도구이지만 정작 Full Battery에는 빠져 있기 때문에 결국 남는 후보는 로샤 밖에 없습니다.
자 여기에서 질문입니다. 로샤 검사가 정말 성격 문제를 명징하게 드러냅니까? 로샤 검사로 찾아낸 것이 정말 성격 문제 맞습니까? A, B, C군의 성격 장애를 로샤로 정확하게 변별할 수 있나요?
성격 장애는 충분한 상담을 통해 발달력을 포함한 개인력을 포괄적으로, 그러면서도 깊이 있게 살펴봐야지만, 그것도 어림짐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인간의 성격이라는 것은 다면적인데다 DSM의 Axis I에 속한 장애와도 관련성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칼로 무우 자르듯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왜 DSM-5에서 DSM-IV의 성격 장애가 4개나 빠지는지(40%의 탈락율)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심리평가하고 난 뒤에는 더 이상 볼 일이 없으니 의사들의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면서 그렇게 무책임하게 진단하지 마세요. 성격 장애가 약물만으로 치료 됩니까? 그런데 왜 자기가 치료하지도 않으면서 정확하지도 않은 진단을 함부로 내립니까? 본인이 성격 장애 진단을 내린 근거를 명확하게 심리검사 sign으로 교차 입증하지 못한다면 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심리평가에 사용되는 심리검사도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특히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데 있어 기존의 Full Battery는 무용지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설쓰기의 위험성을 상당 부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취약한 도구들입니다.
잘려나가는 것이 내 살이 아니라고 그런 무딘 칼 함부로 휘두르지 마세요. 우리가 다루는 건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부끄러운 줄을 좀 아세요.
심리평가만으로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기존의 Full Battery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덧. 정신병리연구회 사례회의에 참석했을 때 병원에서 수련받는 임상심리 레지던트들과 수련 감독자가 이구동성으로 피검자가 histrionic 하다느니, narcissistic 하다느니 하는 걸 듣고 기가 차서 하는 포스팅입니다(DSM-5에서는 histrionic PD가 빠지죠. 훗). 정작 어이없는 것은 그 사례는 Full Battery 검사도 안 했다는 거. 치료도 안 하면서 소설 그만 쓰세요. 병원에서 성격 장애로 함부로 진단내리면 정작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상담센터 등의 현장 임상가들이 뒷수습하느라고 얼마나 힘든지 압니까?
태그 -
Axis I,
DSM,
DSM-5,
DSM-IV,
false positive error,
Full Battery,
local NP,
supervision,
TAT,
로샤,
사례회의,
성격 장애,
수련 감독자,
심리평가,
임상가,
임상심리 레지던트,
정신건강의학과,
정신병리연구회,
정신장애,
진단,
피검자,
학생생활상담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32
심리평가를 잘 하려면 DSM에 익숙해야 한다는 말은 임상심리전문가 과정을 밟는 임상심리학자들에게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는 어찌보면 뻔한 조언입니다.
수련 제도 자체가 정신건강의학 관련 분야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데다 대학원부터 DSM 체계에 따른 심리평가보고서 작성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니까요.
그런데 임상심리학자가 아닌 상담심리학자나 기타 정신건강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는 DSM에 따라 피검자를 분석하는 것이 매우 낯설고 어색한 일일 수 있습니다.
물론 DSM도 여러 가지 단점이 있고 그런 단점들 때문에 계속 개정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임상 장면에서 심리평가를 할 때, 특히 진단이 필요한 피검자를 formulation할 때에는 DSM에 따른 다양한 정신 장애를 가설로 설정한 뒤 심리검사 결과를 통해 이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뿐 아니라 피검자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오류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DSM을 활용하지 않을 때의 가장 큰 문제는 평가자의 사전 지식과 정신병리 지식의 수준에 따라 가설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학의 학생생활상담소에서 대학생의 진로와 연애 문제만 주로 상담한 상담자가 DSM 체계를 모르면 정신분열병이 발병해서 문 밖 출입이 어려운 피검자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겁니다. 정신분열병 환자에 대한 frame 자체가 없으니까요.
그러니 아직도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심리평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기존의 DSM 체계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DSM도 모르면서 심리평가를 잘 하려는 건 무모한 욕심입니다.
최소한 Axis 체계와 10가지 장애 범주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각 범주에 속한 장애들의 변별 진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은 갖고 있어야 합니다.
태그 -
Axis,
DSM,
DSM-IV,
상담심리학자,
심리검사,
심리평가,
임상심리전문가,
임상심리학자,
정신건강의학,
정신병리,
정신분열병,
진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01
전형적인 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 combined type 아동의 경우는 DSM 진단 기준에 따라 구조화된 면담만 충실하게 해도 대부분 가려낼 수 있는데 문제는 매스컴에 ADHD 아동이 너무 자주 조명되는데다 각급 학교에서 screening questionnaire에만 의존해 주의력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모두 정신보건센터나 정신과 의원 등에 의뢰하는 통에 주의력 문제는 있으나 ADHD가 아닌 아이들의 수가 많이 늘어나 현장의 임상가들이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검사를 실시하기 이전에 전형적인 ADHD를 가려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 주의사항1) 이 방법은 남아에게만 해당됩니다. 여아에게는 잘 들어맞지 않습니다. 2) 이 방법은 초등학교(가능하면 3학년 이하의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할 때 정확도가 높습니다.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전형적인 ADHD 아동을 가려내는 방법이라고 해서 무슨 대단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주의력 전문검사를 포함한 Full Battery를 실시하는 것이 기본이니까요. 다만 가설 설정 단계에서부터 헷갈리는 선생님들이 많아서 말씀드립니다.
ADHD 진단 기준은 아시다시피 세 가지 영역으로 크게 나뉩니다. Hyperactivity, Impulsivity, Inattention이 그것입니다. 이 세 영역의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모습이 있는지 배경 정보나 Chart, 면담, 행동 관찰을 통해 찾아봐야 하는데 그 중에서
전형적인 ADHD 남아에게 (거의) 반드시 나타나는 문제는 hyperacvity입니다.
inattention 문제는 child/adolescent depression에서도 흔히 나타나며 impulsivity 문제는 행동화 경향이 두드러지는 장애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지만 신경학적인 손상이 원인이 되지 않는 한 hyperactivity 문제는 ADHD이외의 장애에서 보기 어렵습니다. 양극성 장애에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 경우는 다른 진단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며 주의 산만 문제로 병원을 찾지도 않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변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inattention, impulsivity 문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hyperactivity 문제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하고 hyperactivity 문제가 없는 아동이라면 ADHD가 아닌 다른 문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평가를 하셔야 합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989
아직까지 임상심리학회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표준화된 심리평가보고서를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형식 면에서는 미국의 것을 차용해 그런대로 비슷한 report form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 면에서는 그야말로 중구난방이라서 임상 현장마다 제각각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평가자가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심리평가보고서의 기술 방향이 결정되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현장 두 곳을 중심으로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임상 현장에 따라 유의해야 할 부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가장 많은 심리평가보고서가 작성되는 병원 장면입니다. 대부분 정신과(요새는 정신 건강 의학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이거나 심리적 문제와 관련이 많은 과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은
심리평가 의뢰자가 거의 대부분 의사이다보니 의사의 진단적 임상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유, 무형의 압력을 느끼거나 최소한 진단을 붙여서 보고서를 내보내야한다는 강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이 평가한 수검자가 자신에게 맡겨진다면 어떻게 치료나 상담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무리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치료에 방해가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무조건 진단을 내리는 습관을 고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상담센터입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기관이고 국가와 voucher 협약을 맺은 곳도 많죠. 상대적으로 정신 건강 의학과에 비해
문제 행동이나 증상의 심각도가 가볍기 때문에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반대로 모든 문제를 PCRP나 애착 문제로 귀인하려는 선입견을 갖기 쉽습니다. 게다가
평가를 하는 기관이 심리치료나 상담을 병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심리평가와 심리치료를 연동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작 필요한 문제 별 부모 교육이나 사회 기술 훈련, 의사소통 기술 훈련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는 매우 드물며 센터에서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놀이치료나 미술치료만 기계적으로 의뢰합니다. 그러다보니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이는 무조건 놀이치료?'라는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수검 아동/청소년의 문제와 상관없이 routine하게 센터에서 가용한 심리치료만 제공하는 것이죠.
따라서 상담센터에서 심리평가를 하는 임상가의 경우에는
오히려 정신과적 진단이 필요한 아동/청소년이 아닌지 좀 더 세심하게 진단 가설을 설정해야 하고
자신이 속한 기관에서 제공할 수 없는 치료적 기법이 필요하다면 수소문을 통해 연계망을 구성하는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심리평가를 위해 방문하는 아동/청소년의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현황을 파악하여 필요한 심리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치료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양성해야겠지요.
심리평가 작성법에 대한 이해에 앞서 자신이 일하고 있는 현장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태그 -
PCRP,
report form,
voucher,
놀이치료,
미술치료,
상담센터,
심리검사,
심리치료,
심리평가,
심리평가보고서,
의사,
임상,
임상가,
임상심리학회,
정신 건강 의학과,
정신과,
진단,
평가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845
학교 적응을 못하는 문제로 심리평가를 받으려는 아동들의 수가 원래 많기도 하지만 점점 더 늘고 있다는 걸 체감하는 요즈음입니다.
거의 모든 부모들이 앞다투어 보고하는, '공부를 열심히는 하는데 도무지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걸 보니 ADHD 아닌가',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지 않는다' 등등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동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이런 아동을 심리평가할 때 가설을 세우는 3단계 방법을 소개합니다.
* 1단계 : MR이나 BIF 혹은 BA가 아닌가
: 지적 제한으로 인해 학교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 짓을 하거나 선생님으로부터 negative feedback을 반복적으로 받게 되어 학교에 안 가려고 하거나 또래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적 능력 부족으로 아동이 경험하는 주관적인 불편감과 문제가 대부분 설명될 수 있다면 굳이 추가적인 진단을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당 수의 아동이 지적 제한으로 인해 학교 부적응을 경험하는 것이니까요.
* 2단계 : 공존 장애로 Adjustment Disorder 진단 고려
: 지적 제한이 없거나 혹여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아동의 문제를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때, 추가적인 진단이 필요할 정도로 고통감이 크다면 그런 고통감을 야기하는 요인이 확인 가능한 스트레스 요인(identifiable stressor)인지 점검하고 만약 그렇다면 Adjustment Disorder 공존 진단을 고려하는 겁니다. 이 때 어린 아동의 경우 with anxiety, with depressed mood와 같은 specifier를 습관적으로 붙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어린 아동일수록 정서가 제대로 분화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부적 정서가 우울인지, 불안인지 구체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쉽지도 않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치료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 3단계 : 문제와 관련된 추가적인 요인 고려
: 추가적인 진단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원인 확인이 어렵다면 Anxiety Disorder나 Depressive Disorder, Reactive Attachment Disorder, ADHD 등의 중복 진단을 고려해보고 진단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거나 그 심각도가 공존 장애를 진단내려야 할 수준이 아니라면 PCRP나 PRP 등을 통해 설명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많은 평가자들이 3단계의 진단부터 먼저 고민하다가 정작 핵심적인 부적응을 설명할 수 있는 지적 능력 부족 문제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구체적인 원인 확인이 가능한 경우에 내릴 수 있는 진단인 적응 장애 또한 간과하는 경우도 많아 안타까운 마음에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태그 -
ADHD,
Adjustment Disorder,
Anxiety Disorder,
BA,
BIF,
Depressive Disorder,
MF,
Reactive Attachment Disorder,
specifier,
공존 장애,
심리평가,
적응 장애,
진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820
예를 들어 이미 정신분열병으로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동안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받던 환자에게 심리평가를 실시하였더니 normal profile에 준하는 결과가 나와 당황하는 평가자가 많습니다. 심리평가 결과를 따르자니 진단을 내릴 수가 없고 과거 진단과 병력을 따르자니 이를 지지하는 검사 sign이 도통 없으니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심리평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평가자일수록 과거 진단을 그대로 베끼고 없는 검사 결과를 쥐어짜 심리평가보고서를 씁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가 볼 때 이런 경우는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첫째. 실제로 정신분열병 환자가 맞고 초발 때 증상을 잘 잡아서 완전히 관해된 상태인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 진단의 재평가가 아니라면 이런 환자는 다시 평가를 받으러 기관을 방문할 일이 없습니다.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잘 적응하고 살테니까요. 그러니 뭔가 문제가 있어서 재평가가 필요한 것일테고 증상이 남아 있어서 재평가가 의뢰된거라면 당연히 심리검사에서 이를 반영하는 검사 sign이 나타나야 합니다.
게다가 완전히 관해된 SPR, residual type이라고 해도 양성 증상은 잡혔어도 음성 증상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restricted affect 등이 검사 sign에서 나타납니다. 완전히 정상적인 profile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full battery에 속하는 모든 검사에서 아무런 sign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첫번째 경우는 상당히 드문 일에 속합니다.
둘째. 이전에 잘못 진단해서 말도 안되는 치료를 한 케이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의료사고에 해당한다고 보는데 환자의 지능이 낮은 걸 간과했거나 SES가 낮거나, 재산 분배 등의 가족 갈등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secondary gain이 있거나 등등의 외부적인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내지는 보호자의 증상 보고만 믿고 기계적으로 진단한 경우입니다.
두번째 경우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전 진단 시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춘 임상심리학자가 심리평가를 실시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제 경우는 심리평가보고서와 원자료까지 모두 의무기록복사를 신청해서 가져오라고 보호자에게 부탁합니다. 심리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단순 문진만 갖고 진단해서 치료한 경우는 오진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의외로 오진하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심리평가보고서가 없는 진단은 무시하는 것이 현명하며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blinded test를 하는 것이 선입견에 의한 평가 결과 왜곡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물론 심리평가가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심리평가에도 잡히지 않는 SPR이 있을 수도 있으니 주의 관찰할 필요는 있지만 심리평가 결과 상 SPR spectrum에 전혀 속하지 않는 사람을 이전 치료력에만 기초해서 진단하는 건 그야말로 소설을 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럴거면 뭐하러 심리평가를 실시합니까?
태그 -
blinded test,
Full Battery,
normal profile,
residual type,
restricted affect,
secondary gain,
SPR,
SPR spectrum,
검사 sign,
관해,
심리검사,
심리평가,
심리평가보고서,
정신분열병,
진단,
치료력,
환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776
자살 위험 내담자를 상담할 때 꼭 알아야 할 몇 가지 전략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 현명한 상담자라면 적어도 내담자가 능숙한 기술을 가진 사람을 찾아왔다고 믿게 해야 한다. 이러한 신념은 희망의 불을 지피는데 결정적이다.
-> 뒤집어 말하면 상담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할만한 어설픈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죠. 일반적인 상담에서 상담자에게 요구되는 덕목과는 조금 초점이 다른 말입니다.
* 당신이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을 명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담자에게 무엇이 문제라고 믿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중요한 건 진단이 공식적이냐, 비공식적이냐, 그 진단이 정확한 것이냐가 아니라 상담자가 진단내린 것과 내담자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를 확인하는 겁니다.
* 사랑하는 사람을 자살로 잃는 경험은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는 사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자살 유가족인지의 여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 상담의 일부가 되도록 노력하라.
* 내담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라. 예를 들면 내담자가 첫 상담과 그 다음 상담의 약속 시간을 정할 수 있게 하라.
-> 내담자가 자신의 삶의 일부분이라도 통제 권한을 갖도록 하는 건 꼭 자살 위험 내담자가 아니라도 중요합니다.
* 어쩔 수 없는 것은 그냥 놔 두고 나머지를 고쳐라. 여기서 해 볼 수 있는 좋은 연습은 내담자에게 기정사실인 것과 아닌 것. 두 가지의 목록을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각각의 제목 아래 기정사실이라서 변화시킬 수 없는 것과 기정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각각 적어 내려가는 것이다.
-> 부정적인 사고의 확산을 막고 연상의 악순환을 끊는데도 효과적입니다.
* 다음 주 계획을 물어라. 많은 자살하려는 사람이 "다음 주에 무슨 계획이 있는지 이야기해 보시겠어요?"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미래를 계획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치유되기 시작했다는 최고의 증거 중 하나이다. 매일 하루씩 더 살라는 것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큰 계획임을 명심할 것.
* 내담자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하라. 수치심은 거의 항상 역기능적인 가족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자살하려는 사람이 죽고자 하는 소망의 원동력이 된다.
-> 수치심은 죽음의 두려움을 잊게 만들어주는 마취제와 같습니다.
* 갑작스럽게 평화로워진 내담자를 경계하라.
* 내담자가 어디에서 자살이 인생의 문제에 대해 수용할만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아주 상세하게 탐색할 것. 반드시 이 기본적인 신념의 기원을 찾아야 한다.
-> 개인적으로 이걸 찾아내지 못하면 결국 상담이 실패한다고, 그래서 내담자를 잃게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 죽음에 대한 논리와 싸우고, 내담자의 생존 가능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당신은 그가 한 모든 긍정적인 진술을 잘 모아 둘 필요가 있다.
출처 : '자살 심리치료의 실제'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태그 -
내담자,
삶,
상담,
상담자,
수치심,
심리치료,
유가족,
자살,
죽음,
진단,
평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742
2010년 11월 13일 대전 침례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중독심리학회 창립기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도박 중독 관련 자료입니다.
포함된 내용의 소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박중독치료는 왜 어려운가* 도박중독자에 대한 심리평가는 필요한가* 도박중독치료에서 진단은 중요한가* 도박중독자의 자살 위험성은 과연 높은가* 도박중독자는 언제 치료 장면에 끌어들이나* 도박중독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나* 동기강화상담이 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직접적인 조언은 도박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가* 도박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치료가 되나* 도박자는 진정으로 도박을 끊고 싶어하는가* 단도박이 중요할까, 삶의 변화가 중요할까* 도박중독치료의 긍정 심리학적 적용은 어떻게 하는가* 도박중독자를 감시, 통제하는 것은 효과가 있나* 도박중독치료에 걸림돌이 되는 가족의 문제는 무엇일까* 가족에 대한 치료적 개입이 과연 필요할까* 도박중독자와 가족 중 누구를 먼저 상담해야 하는가* Total Abstinence or Controlled Gambling?* 도박중독은 정말 마음의 병이기만 할까* 도박중독자의 가정에서 재정 분리는 왜 중요한가* 채무 변제 관리는 왜 해야 하는가* 도박중독자가 숨겨 놓은 적은 액수의 빚* 단도박 모임과 신앙 생활은 하는 것이 좋은가* 도박중독자의 집단 상담은 필요한가* 도박중독자에게 직업 재활은 필요한가* 도박중독자를 위한 거주 시설은 필요한가* 도박중독자에게 의무 상담이 도움이 되는가* 도박중독치료에서 약물 치료는 필요한가* 도박중독치료에서 재발은 불가피한가* 도박중독치료의 종결 시점은 어떻게 아나* 도박중독치료에서 치료 성공률이 의미 있을까* 도박중독치료에서 개인 정보 보호의 중요성* 향후 도박 중독의 추세 전망
간단한 PPT자료이기는 하지만 도박중독치료와 관련해 현장에서 실제로 이야기되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필요한 분들은 아래의 첨부 파일을 내려받아 사용하시면 됩니다.
태그 -
controlled gambling,
Total Abstinence,
거주 시설,
단도박,
단도박 모임,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도박중독치료,
동기강화상담,
심리평가,
약물 치료,
의무 상담,
자살 위험성,
중독심리학회,
직업 재활,
진단,
집단 상담,
학술대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25
저는 전문가 자격을 취득한 이후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가능한 한 진단을 내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물론 저도 예전에 종합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진단을 내리곤 했습니다. 종합병원에서는 진단을 내리지 않기가 더 힘이 듭니다.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일종의 집단압력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심리평가보다는 심리치료와 상담이 중시되는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또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어 진단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내리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진단을 내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현재 우리나라의 정신과 의사와 임상심리학자가 진단을 내리는데 주로 활용하는 DSM 체계의 문제 때문입니다. DSM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부정확한 소수의 정보에 의해서도 과잉 진단(false positive)이 내려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족한 정보를 토대로 빠른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병원 장면에서는 효율적인 도구일 수 있지만 심리치료를 주로 하는 제가 보기에 DSM-IV는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고 DSM-V도 그다지 개선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둘째, 임상심리학자가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심리평가를 실시하게 되면 진단보다 더 중요한 심리적 문제를 놓치거나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의사가 특정 진단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진단과 일치하지 않는 검사 sign을 의사가 원하는 진단에 맞추어 누락하거나 왜곡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물론 의사의 잠정 진단을 완전히 무시하고 백지 상태에서 진행할 수도 있지만 저는 아예 처음부터 의뢰 사유에 집중해서 진단을 요구하는 상황(정신장애 진단, 병사용 진단서 발급, 법정에서 사용할 참고 자료 등)이 아니라면 진단을 염두에 두지 않고 심리평가를 실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현실적인 문제인데 의료법 상 치료 권한을 의사가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진단을 내리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우울한 기분이 들어 심리평가를 받으러 온 초등학생이 있을 때 진단 상 depressive disorder라고 진단을 내리게 되면 그게 반응성 우울인지 따질 필요도 없이 정신과 의사는 쉽게 항우울제를 처방할 겁니다. 실제로 이 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상담일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그래서 차라리 심리적 고통감과 문제를 명확하게 기술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의사가 보고서의 내용과 달리 약물을 처방하려고 해도 아무래도 부담을 느낄테니까요.
그래서 진단을 내리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 이상 심리평가보고서에 진단명을 쓰지 않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태그 -
DSM-IV,
DSM-V,
false positive,
supervision,
상담,
심리검사,
심리평가,
심리평가보고서,
임상심리전문가,
임상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진단,
치료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42
세상에서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할 때에도 적용됩니다.
물론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심정적으로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은 막막함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가장 기초적인 단계로 내려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점검하고 헷갈리거나 분명하지 않은 것을 따로 list up해 supervision 때 다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할 때마다 supervision point를 물어봅니다. 이 케이스를 왜 supervision 받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요. 이 질문을 자꾸 던지는 이유는 supervision을 준비할 때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알고 싶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의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case formulation이 어렵기 때문에 supervision을 받으려고 하지만 point를 잡기 위해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자신의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고 이 취약점을 보강해야 supervision을 통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평가 supervision을 받을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supervision point를 몇 가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진단의 문제인가
:
진단이 헷갈리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가설 검증 방식에 의한 case formulation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진단을 위해 필요한 정신병리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검사는 그런대로 하겠는데 진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항상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정신병리에 대한 지식을 더 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검사 결과를 대충 꿰맞추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자신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단명을 붙여 제출하게 됩니다.
2. 검사 sign 통합의 문제인가
: 검사 sign이 통합되지 않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역시 가설 검증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보다 중요한 검사 sign을 선별하지 못함)이고
다른 하나는 각각의 검사 sign이 어떠한 심리적 상태, 증상, 문제와 연결되는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과도한 정보에 압도되어 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수많은 정보를 늘어놓고 골라내는데 어려움을 겪게되고 후자의 경우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해 혼란을 겪게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가설 검증 방식으로 접근하는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후자의 경우는 각 검사 sign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검사 별 manual과 해석서를 보다 심층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3. 검사 sign과 배경 정보의 불일치 문제인가
: 심리검사의 실시 및 채점, 해석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도 겪게 되는 이 문제는
대부분 배경 정보의 신뢰도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자녀를 방임한 어머니의 주관적 보고를 의심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 등)
screening에 실패하거나 꼭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해(병력이 있는 정신분열병 환자가 복용하던 약물 미확인 등)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심리검사 실시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한 나머지 검사 실시, 채점, 해석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죠. 이 경우는
부족한 정보를 수집하는 노하우를 익히게 되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4. 검사 실시 및 채점, 해석의 문제인가
: 수련 과정에서 가장 많이 다루고 중요시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등잔 밑이 어둡다고 맹점이 많은 부분이 바로 이 문제입니다. 종합병원 급 수련 기관에서도 검사의 실시, 채점은 대학원에서 충분히 익히고 왔다고 가정하며 1년차 때 윗년차가 몇 번 관리 감독하는 것으로 마스터했다고 여기는데 실제로 전문가가 된 이후에도 잘못된 검사 실시 방법을 본인도 모르는 채 고집하는 경우가 많으며 검사 도구 자체에 대한 지식마저도 부족(예를 들어 K-WAIS의 언어성-동작성 지능의 유의미한 차이 점수가 연령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모름)한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세부적인 지식을 supervision을 통해 교정해야 합니다.
5. 심리평가 보고서 작성법의 문제인가
: 이건
임상심리학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데 현재 어느 수련 기관에서도 어떻게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지 체계적으로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수련 레지던트의 자질하고는 하등의 상관이 없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심리평가보고서 작성법에 대한 참고 서적이 한 권도 없으며 Clinician's Thesaurus와 같은 외국 서적을 참고할 수 밖에 없습니다.
supervision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표준화된 보고서 작성법보다는 적절한 용어 사용, 군더더기 없는 기술, 논리적인 연결법 등입니다.
6. 심리평가 보고서 활용의 문제인가
:
심리평가 보고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술 방법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신지체 판정을 위한 보고서이냐, 심리치료를 위한 평가이냐, 학교 제출용이냐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고 제언(recommendation)도 달라지게 됩니다. supervision에서는 이러한 각각의 활용도에 따라 심리평가 보고서를 어떻게 달리 작성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그 밖에도 많은 점검 point가 있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만 정리를 했으니 심리평가 supervision을 받는 선생님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태그 -
case formulation,
supervision,
supervision point,
가설 검증 방식,
검사 sign,
레지던트,
수련,
수련 기관,
심리검사,
심리평가,
심리평가 보고서,
임상심리학회,
전문가,
진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33
임상 심리학자가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심리치료와 상담이라고 아무리 목소리 높여 외쳐봐도 아직까지 현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물을 보고서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비유를 들자면 임상 심리학자에게 심리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숨을 쉬는 것과도 같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안 하면 죽게 되는(이거 중요한 말입니다. 밑줄~) 그런 것이죠.
그런데 매일 하는 일이 되어서 그런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보고서가 틀에 박힌 것 같고 사용하는 문구도 매번 똑같아서 정체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Somatization Disorder와 Conversion Disorder, Dysthymic Disorder 등 Neurosis 계열의 장애를 진단하는 각각의 보고서를 진단 명만 바꾸어 내도 별 무리가 없다고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아무런 고민 없이 공부도 안 하고 그냥 항상 쓰던대로 보고서를 쓰는 전문가는 어차피 제 발로 무덤을 파는거니까 신경쓰지 말도록 하고요.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움이 되실까 해서 제가 사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 드립니다.
첫째, 다양한 문구를 사용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 영어를 배울 때 미국인들은 똑같은 단어를 다시 사용하지 않고 비슷한 의미의 단어로 바꾸어 쓴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나실 겁니다. 이걸 보고서 작성에 적용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인다'는 흔히 사용되는 종결 문구입니다. 이걸 동일 보고서에서 '~생각된다', '~나타났다', '~드러났다', '~시사한다' 등으로 다양하게 바꾸어 보는 겁니다. 물론 앞뒤 맥락을 고려해 볼 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문구로 바꾸어야 합니다. '~예상된다'도 '~가능성이 있겠다'로 바꾸어서 사용할 수 있고 '~가능성이 커 보인다'와 같은 변형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 방법만으로 보고서 작성의 매너리즘에서 곧장 빠져나올 수는 없습니다만 일단 보고서에 활력을 불어넣어 읽는 사람의 지루하다는 느낌을 줄여주고 본인에게는 문장력을 높여주는 연습이 되기 때문에 적극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둘째, 다른 평가자의 보고서를 탐독한다.
: 다양한 문구를 사용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고 해도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고 글쓰기 연습을 하는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모든 전문가에게 그걸 요구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럴 때에는 다른 전문가가 쓴 보고서를 읽는 것이 도움이됩니다. local NP에서 프리랜서로 평가를 하는 선생님이라면 다른 선생님이 쓴 보고서를, 수련 레지던트라면 윗년차가 쓴 보고서를 자꾸 읽는 겁니다. 이 때 매너리즘에 자주 빠지는 특정 장애가 있다면 그 장애에 대해 다른 선생님이 쓴 보고서를집중적으로 읽으면서 어떻게 formulation을 하는 지 눈여겨 보는 겁니다. 제가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하면서 큰 도움을 받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다양한 스타일의 보고서를 매일 읽으니까 저도 모르게 표현력이 늘게 되더군요. 이것도 모르고 심리평가 supervision을 안 하는 supervisor들은 어리석은 바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저 supervision을 귀찮은 일이라고만 생각하겠지요. 그런 썩어빠진 정신의 supervisor는 뭘 해도 제대로 할 리가 만무합니다.
셋째, 다양한 표현을 수집하고 변형해 내 것으로 만든다.
: 다른 평가자의 보고서를 읽는 것과 연결해서 사용하는 방법인데 보고서를 읽으면서 인상깊은 표현이나 구절을 적어서 나름의 관용어구 사전을 만들어 두는 겁니다. 제가 예전에 소개한
'글쓰기의 공중 부양'에서 이외수옹이 추천했던 방법이지요(참고로 말씀드리면 외국에는 이미 심리평가 보고서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모아 놓은 책이 나와 있습니다). 그 다음에 그걸 그대로 베껴쓰는 것이 아니라 변형시켜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체화시켜 사용하는 겁니다.
지겹다~ 지겹다고만 하면 아무리 재미있는 일도 지겨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심리평가 보고서를 쓰는 일이 지겹다고 느껴질 땐 나름의 재미를 찾아보세요.
제가 설명드린 방법 말고 나름의 노하우가 있는 분들은 제보를 해 주시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태그 -
formulation,
local NP,
supervision,
supervisor,
매너리즘,
보고서,
수련 레지던트,
심리검사,
심리평가,
심리평가 보고서,
심리평가보고서,
임상심리학자,
전문가,
진단,
평가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79
현재 우리나라 임상 심리학은 미국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입니다. 한국적인 임상 심리학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한국적인 접근을 찾는 시도가 증가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미국 임상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세력권 안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상 현장에서 DSM-IV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고 정신과나 상담 센터에서 진단이 강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용자의 특성 상 상담 심리학자가 만나는 내담자는 상대적으로 정신병리적인 수준의 문제를 동반한 경우가 적은 편이지만 상담심리전문가의 수련 과정에서도 점점 심리평가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고 실제 상담 현장에서도 정신병리적인 문제를 가진 내담자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상담 심리학자들도 점점 진단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의사가 치료진의 장을 맡고 있는 병원 장면에서 진단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병원에서 심리평가를 수행하는 임상 심리학자들이 심리평가 보고서에 진단을 내리지 않으면 진단을 요구하는 의사와 마찰을 빚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과연 심리 치료나 상담에 진단이 꼭 필요할까요?
제 원칙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는 정신과 의사이면서도 정신과적 진단을 좋아하지 않았던 Yalom의 견해를 따르고 있는데 치료에 정말로 필요한 임시적 분류가 아니라면 실제 치료에서는 진단이 (거의) 필요없다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DSM-IV의 분류 체계가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으며 오히려 임상가가 내담자/환자를 보는 시각을 굉장히 협소하게 제약한다는 이유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담자/환자를 특정 진단 기준에 의해 labeling하는 것이 바로 그 내담자/환자의 자가 치유 능력을 제한하고 억누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단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우울증이라는 원인 이외에 자신의 문제를 설명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울증이라는 주어진 장애를 치료하는 것 이외의 다른 방법을 찾아볼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게다가 그저 우울증 환자의 역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는 그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 환자 모드로 바뀌게 되어 있던 식욕도 없어지고, 의욕도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일종의 medical student's syndrome처럼 실제로 없는 문제도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집중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일부 정신 장애를 제외하고는 굳이 진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 환자/내담자에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임상가가 하는 일은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돕는 것이니까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841
도박 중독자에게 도박 중독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치료에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요. 이는 가족들은 물론이고 현장의 치료자들도 궁금해 하는 부분입니다.
스스로 치료 기관을 찾든, 가족이나 지인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방문을 하든 대부분의 도박 중독자는 양가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도박으로 인해 재정적인 손실이 발생하였고 그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죄책감, 미안한 마음, 그리고 도박 때문에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고 계속 이렇게 살다가는 큰 일 나겠다는 불안감이 하나의 축에 있다면 반대편에는 그래도 도박은 시름을 잊게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용기를 주고, 짜릿한 기쁨과 위안을 주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러니 도박자가 둘 중의 하나를 선뜻 버릴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달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양가 감정 상태에서 치료 기관을 방문하는 도박자에게 도박 중독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치료 기관에서는 첫 방문 시 자기 보고형 질문지를 작성토록 해 도박 중독 상태를 평가합니다. 그래서 방문한 도박자가 어느 정도의 중독 상태에 있는 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어떤 치료자들은 "당신이 스스로 작성한 진단 척도 상 도박 중독이라고 평가되었습니다. 당신은 도박에 중독된 상태입니다"라고 가능한 한 빨리 말해줌으로써 양가 감정 상태를 끝내고 한시라도 빨리 치료 장면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어떤 도박자는 이미 자신이 도박에 중독되었다는 생각 쪽으로 많이 기운 상태에서 방문하며 공인된 전문 기관에서 자신을 도박 중독으로 결론 내려주기를 내심 희망하기도 합니다. 그래야 도박을 포기할 명분이 생긴다고 믿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초기에 도박 중독 진단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료자가 도박 중독이라고 단호히 진단하는 것은
중독 치료에 가장 중요한 치료 의지를 약화시키거든요. '아, 나는 도박 중독자구나. 그 무서운 도박 중독에 걸렸구나. 이제 나는 끝났다'라고 내심 자포자기하는 도박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이렇게 자의반 타의반 자신을 도박중독자로 낙인찍고 나면 치료를 받아야한다는 절박감과 도박 중독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가족에 대한 의존성이 강화되면서 가족이 떠날까봐 전전긍긍해하면서 매달리고 때로는 재발을 당연시하면서 치료에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됩니다.
물론 저도 해석 상담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상태인지 알려는 줍니다. 하지만 도박 중독이니 정신질환에 걸렸느니,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느니 하면서 위기감을 조성하는 말은 일체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본인의 선택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과 전문적인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효과적으로 도박을 그만둘 수 있는 측면을 강조해서 이야기 해 줍니다.
내담자가 도박을 그만하기로 결정한다면 굳이 도박 중독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 무슨 추가적인 도움이 되겠습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도박자의 자기 결정권과 책임의 문제를 더 깊이 다루는 것이 낫습니다.
태그 -
내담자,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 치료,
도박중독,
도박중독치료,
상담,
심리치료,
진단,
진단 척도,
치료 기관,
해석 상담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675
DSM 진단 체계에서 NOS는 말 그대로 특정한 진단 요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Psychotic Disorder, NOS는 SPR spectrum 상의 어느 진단 기준도 완전히 충족하지 않는 비전형적인 장애 양상을 보일 때
제한적으로 내리는 진단 기준입니다.
그런데 임상 현장에서 가끔 평가자가 환자의 증상과 문제를 제대로 formulation할 수 없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NOS를 붙여 진단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직무 유기에 해당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정보가 부족하면 보고서 제출을 미루더라도 정보를 더 탐색해서 모으고, 검사가 미비하다면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지식이 부족하면 원자료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대충 NOS 진단을 내리다니요. 잘 모르면 다 NOS입니까?
게다가 일부 병원에서는 습관적으로 NOS 진단을 남용하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평가자는 자신에게 진단과 치료를 의지하는 환자와 다른 치료자의 기대를 업고 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평가자가 NOS 진단을 남용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환자에 대해 고민하고, 원자료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소위 '풀빵 찍어내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NOS 진단을 내려야 할 때에는 과연 이 진단 이외에 가능한 진단이 없는 지 고민에 또 고민을 거듭해서 해야 합니다.
그것이 환자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303
인터넷 중독 연구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Kimberly Young 박사가 개발한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1996)입니다.
(0=전혀 아니다, 1=드물지만 있다, 2=보통 그렇다, 3=자주 그렇다, 4=대부분 그렇다, 5=항상 그렇다)
닫기
1) 원래 하려고 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는가?
2) 인터넷 때문에 집안일(또는 학업, 업무)을 미룬 적이 있는가?
3) 가족이나 친구들과 있는 것보다 인터넷에서 더 흥미를 느끼는가?
4) 온라인상의 친구를 만들어 본 적이 있는가?
5) 인터넷을 너무 오래한다고 주위 사람들이 불평하는가?
6) 인터넷 사용 시간 때문에 학교나 직장에 지장이 있는가?
7)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먼저 인터넷에 접속부터 하는가?
8) 인터넷 때문에 학교 성적이나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는가?
9) 누군가가 인터넷에서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 숨기거나 변명을 하며 얼버무린 경험이 있는가?
10) 일상생활의 괴로운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을 한 적이 있는가?
11) 인터넷을 사용하고 나서도 다시 인터넷을 사용할 때를 기다리는가?
12) 인터넷이 없다면 따분하고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가?
13) 인터넷을 하는 동안 방해받았을 때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거나 귀찮은 듯이 행동하는가?
14) 밤늦게까지 접속해 있느라고 잠을 제대로 못 하는가?
15) 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에도 접속할 생각에 몰두해 있거나 접속해있는 듯한 공상을 하는가?
16) 인터넷을 할 때 "조금만 더 해야지" 하면서 계속 하게 되는가?
17) 온라인 접속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가?
18) 온라인 접속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줄여서 이야기하거나 숨기는가?
19) 다른 사람과 밖으로 나가 어울리기보다 인터넷을 사용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은가?
20) 접속해있지 않을 때에는 우울하고 불안했다가도 접속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가?
각 문항의 점수를 더하여 총 점수를 구합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인터넷 사용의 중독 정도와 문제가 큰 것을 의미합니다. 진단 기준에 의하면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에 다음과 같이 분류될 수 있습니다(단,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표준화되지 않았으므로 해석 시 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 80점 이상 : 인터넷 중독
* 50점~79점 : 중독은 아니지만 인터넷 사용에 있어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는 수준
* 50점 이하 : 정상적인 인터넷 사용자
- 온라인 문법 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