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는 원래 글을 잘 쓰기로 유명한 사람입니다만 특히 'Natural History'에 27년 동안 연재한 자연학 에세이가 백미입니다.
이 중 전성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쓴 자연학 에세이들을 모은 책인 '여덟 마리 새끼 돼지(Eight Little Piggies, 1993)'를 북 크로싱합니다.
고생물학, 진화생물학을 다룬 책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는지 새삼 놀라게 만드는 책입니다.
과학 분야 글쓰기의 정수를 맛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셔야 합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508
★★★★★
이미지 출처 :
YES24
고생물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는 관련 학계에는 '단속평형설'로 유명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전에 22권의 저서, 101편의 서평, 497편의 과학 논문, 300여 편의 자연학 에세이를 남긴 과학계 불세출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 '여덟 마리 새끼 돼지'는 스티븐 제이 굴드가 'Natural Histroy'에 연재한 글을 모은 총 10권의 시리즈 중 6번 째 권입니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1974년부터 2001년까지 무려 27년 간 300여 편에 달하는 자연학 에세이를 연재했는데 복막 중피종이라는 치명적인 암으로 투병하던 시기에도 한 번의 결호 없이 연재를 이어간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 책에 실린 31편의 자연학 에세이는 1985년에서 1992에 걸쳐 쓴 것들로 작가로서 가장 뛰어났던 시절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어서 굴드 자신도 이 책을 '중년의 작품'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그야말로 최고의 글쓰기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2년에 세상을 떠난 굴드를 기리고자 그의 사후 10주년을 기념하여 시카고 대학의 진화생물학자 제리 코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추모글을 포스팅했는데 많은 독자들이 댓글을 달았고 가장 많은 내용이 스티븐 제이 굴드의 자연학 에세이에 대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누구는 오직 굴드의 글을 보려고 Natural History를 정기구독했으며 그의 자연학 에세이를 읽고 고생물학의 길을 선택했다고 고백하는 학자들도 많았다네요.
그만큼 그가 쓴 자연학 에세이는 학계 뿐 아니라 일반에도 큰 영향을 준 과학 분야 글쓰기의 정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처음에는 진화에 대한 상식의 허실을 깨닫는 재미가 좋았지만 점점 굴드의 글 자체가 좋아서 읽게 되더군요. 분명히 고생물학과 진화생물학을 다루는 학문적인 글인데도 그렇게 어렵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7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한 달 동안 아껴가며 읽으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과학 지식의 엄밀성과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책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교양 서적으로 안성마춤입니다. '알쓸신잡'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것 보다 이 책 한 권을 읽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506
★★★★★
이미지 출처 :
YES24
콜로라도 대학교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명예 교수이며 현재는 제인 구달의 Roots & Shoots 프로그램의 대사직을 맡고 있는 마크 베코프(Marc Bekoff)가 쓴 책입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동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여섯 가지 이유'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 6가지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 첫 번째 이유 : 모든 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며 우리는 더불어 산다
* 두 번째 이유 : 모든 동물은 생각하고 느낀다
* 세 번째 이유 : 모든 동물은 온정을 느끼며 온정 받을 자격이 있다
* 네 번쨰 이유 : 교감은 배려로, 단절은 경시로 이어진다
* 다섯 번째 이유 :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
* 여섯 번째 이유 : 온정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세상에 도움을 준다
이런 류의 책은 월덴 3에서도 자주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대개 둘 중 하나의 입장에서 쓰여지죠. 하나는 인간의 이타심과 공감 능력에 호소하는 감성적인 책이고 다른 하나는 동물 행동학이나 생태학의 측면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이성을 설득하는 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은 책 중 이 책을 최고라고 평가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입장을 골고루, 균형잡힌 시각으로 소개하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크 베코프는 이 책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이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연민과 온정을 지닌 존재임을 믿고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수많은 연구 결과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설득력있게 설파합니다.
동물들이 완전히 사라질지 모르는 참담한 현실과 그로 인해 인간 역시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어쩌면 생존마저 위협당할 수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굳이 비건이 되지 않더라도, 유기동물을 입양하지 않더라도, 동물보호단체를 후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작지만 큰,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가능성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동물권리보호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을 고르라면 저는 이 책을 추천하겠습니다. 정말 좋은 책입니다.
닫기
* 단 한 명의 사람과 단 한 마리의 동물에 해당되는 가장 작은 변화라 할지라도 이는 우리가 동물들에게 보다 친절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발걸음이다.
*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당신은 왜 그렇게 동물들을 위해 일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대답은 간단하다. 세계적으로 동물을 위해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사심 없이 일한다는 것이다. 동물을 위하는 것이 인간은 덜 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종 우월주의(speciesism)는 우리가 동물을 학대하고 상습적으로 그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태도를 정당화시키는 이론이다.
* 동물 종들 사이에서 도구의 사용과 의식, 합리성이나 도덕 의식, 유머, 언어와 문화, 그리고 예술은 어느 정도 공유되는 것으로 더 이상 인간과 동물 사이의 차이를 규정하는데 사용되기 어렵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의 많은 부분은 그 본질보다는 정도에 있어서의 차이다.
* 포유류는 감정 처리에 중요한 뇌 구조에 있어서 인간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 인지 능력에 있어서 조류는 포유류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여겨진다.
* 게는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기억한다.
*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에 사는 15세 소년이 금붕어의 기억력이 3초에 불과하다는 통념을 깼다. 금붕어는 최소한 6일 동안 경험에 대한 기억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 경험을 정기적으로 할 경우 무한정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 어떤 동물이 특정 환경에서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모든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동물이 무언가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 동물의 사고와 감정이 인간의 사고와 감정과 똑같은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과 동물의 감정 모두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 인간을 포함한 어떤 동물도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연민과 친절함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
* 다시 말하지만 동물은 도덕적으로 행동한다. 제시카 피어스와 나는 이를 야생의 정의(wild justice)라고 부른다. 이들은 옳고 그름을 구분한다. 실험실에서 우리에 갇힌 쥐 한 마리는 레버를 누르면 음식이 나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면 다른 쥐가 전기 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레버 누르기를 거부했다.
* 고통의 완화에 초점을 맞춘 별개의 연구에서 뉴욕 주립대 버팔로 캠퍼스 의대의 캐런 앨런은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반려동물이 더 마음의 안정과 정신적 뒷받침을 제공할 수도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 당신은 방금 식사를 마쳤다. 아무리 도축장이 우리 눈에 안 띄는 곳에 감춰져 있다 해도 당신은 공모자다. - 랄프 왈도 에머슨 -
* 1960년 대 제인 구달은 자신이 연구하던 침팬지들에게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학계를 놀라게 했다. 구달은 자신의 연구를 전문 저널에 게재한다는 이유로 침팬지들에게 번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거부했다. 그녀는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을 포함해 사람들이 동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게 했다. 우리가 이름을 가진 존재를 먹는다는 사실을 진정 깨닫게 될 때, 우리의 식습관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 우리가 먹는 음식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먹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럴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한 식용으로 기르는 동물에 대한 처우를 바꿔야 한다. 우리가 만일 어떤 동물들에게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요구에 걸맞는 존중심을 가지고 그들을 대해야 한다.
* 붉은 살코기와 유제품 섭취를 일 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는 것이 일 주일 내내 자기 지역 내의 농산물만 먹는 것보다 온실 가스 감소에 훨씬 더 크게 기여한다. 그 이유는 식량 생산에 따른 탄소 발자국이 푸드 마일 즉, 식량 수송 거리에 따른 탄소 발자국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고기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탄소 발자국은 채식주의자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 쥐나 생쥐와 같은 동물들은 연방 동물 복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통계에 포함조차 되지 않는다.
* 많은 동물들이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호수나 강의 수면 아래에서 모피를 노린 사냥꾼들이 놓아둔 덫에 걸려 죽고 있다. 수면 아래서 동물들의 다리를 붙잡고 있는 덫은 익사할 때까지 그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밍크나 머스크랫 그리고 비버와 같은 반수생 동물들은 특별한 산소 보존 매커니즘에 의해 잠수를 할 수 있게 적응되어 있다. 덫에 걸려 익사하는 경험은 극도로 공포스러운 것임에 틀림없다. 생물학자인 프레데릭 길버트와 노먼 고프튼은 덫에 걸린 동물들이 극도로 격렬히 몸부림쳤으며 밍크의 경우에는 죽기까지 4분, 머스크랫은 9분, 비버는 10~13분까지 버텨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밍크는 의식을 잃을 때까지 미친듯이 발버둥쳤는데 이는 극도의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표시다. 수면 아래의 덫에 걸려든 동물의 대부분은 3분 이상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의식을 잃는다.
* FDA에 따르면, 동물 실험을 통과한 100가지 의약품 가운데 92가지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약품 가운데 50% 이상은 동물 실험을 통해 예측하지 않았던 독성의 영향 때문에 회수된다. 동물 실험이 없어질 경우 약품은 실제 더 안전해질 것이다.
* 1990년대 중반, 나는 지도하는 학생들과 함께 덴버 동물원을 찾는 방문객의 20~25%가 동물을 흉내내거나 고함을 지르고 그들에게 무언가 던지면서 동물들을 조롱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 우리는 동물들의 '바람직한 복지'를 이야기할 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동물의 관점으로 해명해야 한다.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 동물들은 사람들이 단순히 잔혹한 행위만을 중단해 주기만 원하는 게 아니다. 그들이 번성할 수 있는 온정적인 세상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 육식을 중단하면 화석 연료 소비를 엄청나게 줄일 수 있는데 그 양은 완전 채식주의자들의 경우 연간 250갤런에 이른다.
덧1. 이 책의 139페이지에 실려있는 놀라운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네요.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덧2. 이 책은 그야말로 완벽한데 반려동물 대신 애완동물이라는 용어를 쓴 것이 유일한 옥의 티네요.
덧3.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Marc Bekoff,
동물,
동물 행동학,
동물권리선언,
동물보호단체,
마크 베코프,
비건,
생태학,
유기동물,
제인 구달,
진화생물학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905
급진적 무신론의 대표 주자 중 한 사람인 리처드 도킨스의 역작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1976)'를 북 크로싱합니다.
출판된 지 40년이 되어 가지만 여전히 그의 이기적 유전자론의 파워는 여전합니다.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은 꼭 일독하셔야 하는 중요한 책이기도 하죠.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28
★★★★☆
이미지 출처 :
YES24
경북대 경제학과에 재직 중인 최정규 교수가 쓴 이 책은 진화적 게임이론을 통해 이타적 인간의 진화와 현대 사회에서 이타적 인간의 출현이 갖는 의미를 조명합니다.
진화적 게임 이론은 게임 이론을 활용해 행위 특성의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이죠. 이 책에서는 이타적 행위 특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가설들을 게임 이론을 통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타적 인간이라고 할 때 우리는 흔히 자신의 손해를 무릅쓰고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을 떠올리곤 합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호혜적 인간(Homo Reciprocan)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거래의 반복이 없더라도 스스로 이타적인 행동을 하고, 상대방이 사회적 규범이나 규칙을 어기면 설사 자신에게 손해가 가더라도 이를 응징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이 책은 초반에 '죄수의 딜레마', '공유지의 비극', '내쉬 균형' 등의 개념을 통해 이타적 인간이 자연선택이론에 의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타적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가지 대안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정규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타적 인간은 본성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적인 원인에 의해 나타난다고 가정하고 있죠.
다음은 저자가 제시한 대안 가설 들입니다.
1. 혈연선택가설(kin selection hypothesis)
: 이타적 행동이 굳이 혈연 관계에 있는 개체들 사이에서만 국한되어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는 단점이 있음
2. 반복-호혜성 가설 : Tit for tat 전략
: 이타적 행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협조가 아니라 조건부 협조 전략을 사용해야 하고 게임이 반복되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음.
3. 유유상종(assortative interaction) 가설
4. 값비싼 신호 보내기 가설
5. 의사소통 가설
6. 집단선택 가설
: 개인선택과정에서는 이타적인 사람들이 '추려지지만', 집단선택과정에서는 이타적인 사람들이 적은 집단이 '추려지게' 된다는 내용
7. 공간구조효과
: 국지화를 통해 부분적 유유상종 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그 결과 모종의 집단선택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이타적 행동의 진화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낸다고 설명
위의 가설들은 나름대로 장점을 갖고 있지만 그 만큼 제한점도 많아 이타적 인간의 진화에 대한 완벽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최정규 교수는 궁극적으로 인간이 만든 제도에 의해서 이타적 인간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장이 완전한 경우에는 이기적인 경제적 인간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낳겠지만 알다시피 시장은 불완전하며 이럴 경우 계약을 강제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호혜적 인간이 있어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이를 위해 이타적 인간에게 유리한 제도를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이타주의(altruism)에 관심이 많은지라 이타적 인간을 설명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이론을 기대했기 때문에 조금 아쉽습니다만 게임 이론으로 이타주의를 설명하려는 시도도 참신했고 무엇보다도 글을 이해하기 쉽게 잘 썼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별 네 개로 평가했는데요. 물론 전공자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나열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게임 이론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아주 쉽게 잘 쓴 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각 장에서 중요한 내용은 용어 정리라는 부분에 따로 설명하고 있고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확률 이론을 '게임이론 돋보기'라는 부분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게다가 부록에도 이 책에서 다룬 모든 가설과 이론을 살펴볼 수 있도록 안배해 두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게임 이론과 이타주의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663
☆☆☆☆☆
이미지 출처 : YES24
제가 가끔 가는 강남역의 레스토랑(조만간 리뷰 예정)에서 와인을 마시고 이벤트 선물로 받아 이틀만에 후다닥 읽어버린 책입니다. 그리고 역시 공짜로 주는 선물치고 제대로 된 것 없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ㅠ.ㅠ
오픈 유어 북의 북 로그를 설치한 이후로 제가 별을 하나도 주지 않을 정도로 가혹하게 평가한 책은 거의 없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저는 내용이 없는 책보다 의도가 좋지 않은 책에 더 가혹한 평가를 내리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의도가 읽혀져서 별을 하나도 주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여러가지 면에서 참으로 놀라운 책입니다.
이런 엉터리 시리즈가 2권까지 나온 것도 놀라운 일이고 이런 황당한 책이 벌써 5쇄까지 인쇄되었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게다가 한국어판 제목이 무려 경제학 콘서트인데 실상 내용은 사회심리학, 사회학, 진화생물학 등 경제학이 아닌 학문의 연구 결과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놀랍습니다. 오~ 경제학 콘서트에서 심리학, 사회학, 진화생물학이 연주를 하는 것일까요? -_-;;;
게다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가 추천사를 썼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끝까지 읽고 추천한 것 맞나?). 더 놀라운 사실은 '삼성경제연구소 선정 CEO 추천도서', '조선일보 선정 올해의 책', 'YES24 선정 올해의 책',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 등 줄줄이 좋은 책으로 선정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Tim Harford는 거만하게도 세상의 모든 것(뒷부분에서는 다소 자신감이 줄어들면서 살짝 꼬리를 내리기는 하지만)이 합리적 선택 이론을 따른다고 주장합니다. 조금 더 보충하면 인센티브의 합리성을 따른다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 상 이 책에서 제시되는 인센티브라는 것이 사례마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저자의 주장에서 합리적이라는 말을 비합리적이라는 말로 바꾸어서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합리적이라는 개념과 다릅니다.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하면 무조건 합리적이라고 합니다. 그냥 세상의 모든 현상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하면 될 것을 교묘하게 합리적 선택 이론이라는 용어로 포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놓고는 오만방자하게도 Kahneman & Tversky의 연구 결과를 연구실 실험의 한계라고 폄하하고는 듣도 보도 못한 경제학자의 실험을 꺼내서 되도 않는 주장을 펼칩니다.
게다가 저자는 곳곳에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해석함으로써 무리한 해석(사실 거의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수준입니다. 담배의 가격이 오르면 니코틴 중독자는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아예 끊어버린다는 괴변에서는 거의 어이 상실입니다)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 저자의 사악한 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곳곳에서 나오는 연구자와 연구 결과가 과연 어떤 것인지 살펴보기 위해 reference를 살펴보았지만 없습니다. '찾아보기'만 달랑 있을 뿐 참고문헌 소개가 없습니다. 그러니 연구자가 심리학자인지, 경제학자인지, 사회학자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와, 정말 사악하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좋은 책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이렇게 혹세무민하는 책이야말로 정말 조심해야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