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10/11 [북 크로싱] 욕망의 진화(The Evolution of Desire, 2003)(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7/10/09 욕망의 진화(The Evolution of Desire, 2003)
- 2015/02/22 [북 크로싱]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2005)(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5/02/21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Us and Them Understanding Your Tribal Mind, 2005) (2)
- 2012/08/02 [북 크로싱]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1976)(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1/09/29 [북 크로싱] 전쟁 유전자 : 전쟁의 생물학적 기원과 더 나은 세계로 가는 길(Sex and War, 2008)(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11/09/21 전쟁 유전자 : 전쟁의 생물학적 기원과 더 나은 세계로 가는 길(Sex and War, 2008) (2)
- 2009/02/04 이타적 인간의 출현(2004) (2)
- 2008/12/29 [북 크로싱] 클루지(Kluge - the haphazard construction of the human mind, 2008)(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8)
- 2008/12/29 클루지(Kluge - the haphazard construction of the human mind, 2008)
- 2006/05/22 [서적] 빈 서판(The Blank Slate) (12)
- 2006/02/18 [진화심리학] 진화심리학에 대한 비판 - 3. 유전자 결정론
- 2006/02/18 [진화심리학] 진화심리학에 대한 비판 - 2. 환원주의
- 2006/02/03 [진화심리학] 진화심리학에 대한 비판 - 1. 범적응주의
- 2005/12/23 [진화심리학] 남자의 질투, 여자의 질투 (2)
- 2005/12/12 [진화심리학] 배우자 선호 테스트 (2)
- 2005/11/28 [진화심리학] 남성과 여성의 바람기 차이 (2)
- 2005/10/23 [진화심리학] 신체적 아름다움의 기준은 보편적인가?
- 2005/08/05 [진화심리학] 마음 이론 모듈 (2)
- 2005/07/07 진화 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
진화심리학의 대중화를 선도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인물인 데이비드 버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욕망의 진화(The Evolution of Desire, 2003)'를 북 크로싱합니다.
진화심리학 책인데다 내용이 인간의 짝짓기 기술의 진화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책이죠.
어떤 관점에서든 한번쯤은 꼭 보셨으면 하는 책이라서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499
★★★★☆
이미지 출처 :
YES24
변방의 진화심리학을 대중적인 관심의 장으로 이끌어 낸 최대의 기여자로 평가받는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부제는 인류의 짝짓기 전략이며 짝짓기를 담당하는 우리 안의 마음(연애의 환희, 열정의 분출, 사랑의 기쁨 등)이 진화가 낳은 산물이라는 것이 데이비드 버스의 주장입니다.
저자가 밝히는 이 책의 목적은 남성과 여성이 짝짓기 과정에서 부딪혀 왔던 적응적 문제들을 살펴보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화해 온 복잡한 성 전략들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페미니즘과 여성주의 심리학 분야에서는 진화심리학에 대해 (한편으로는 꼭 필요한) 강한 비판을 하고 있으나 저는 이러한 비판이 진화심리학 연구 결과의 잘못된 (그리고 의도적인) 적용에 국한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심리, 사회 현상 중 의도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없는 건 거의 없고 심하게는 물리적 현상도 정치적, 사회적 압력에 의해 얼마든지 잘못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그 중 대표적인 분야가 진화심리학이라고 봅니다. 물론 진화심리학의 연구 방향조차도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을텐데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 책부터 한번 읽어보고 시작하는 게 좋겠습니다.
또 한 가지의 해석 방향은 우리 인류가 진화심리학에서 밝혀낸 바와 같이 성선택의 결과로 짝짓기 전략을 진화시켜온 것이 맞다고 해도 그것이 지금의 현대 사회에서도 용인되어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약육 강식의 논리가 진화의 결과물이었다고 해도 그걸 문명화된 사회에서도 따를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어떤 짝짓기 전략을 진화시켜왔는지를 살펴보고 그러한 진화를 계속 용인해서는 안 되는 거라면 법적, 제도적으로 수정, 보완해야 할 겁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자도 책 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데이비드 버스의 설명 한 구절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맥락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진화의 역사 동안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던 맥락이 오늘날 우리가 구사하는 전략을 만들어 냈다. 현재의 특수한 상황과 문화적 조건이 어떤 전략이 활성화되고 어떤 전략이 휴면 상태에 있을 것인지 결정한다. 인간의 성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은 과거에 계속 작용했던 선택압에 의한 적응적 문제들, 그리고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화한 전략적 해결책으로서의 심리 기제, 그리고 어떤 특정한 해결책만을 활성화시키는 현재의 맥락들을 살펴본다"
굉장히 광범위하면서도 오랜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책이니 비판적 태도를 갖고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버스의 의견에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여러가지 생각해 볼 거리를 많이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닫기 * 생존상의 이득이 아니라 번식상의 이득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어떤 형질이 선택되어 진화하는 현상을 다윈은 성선택(sexual selection)이라 이름 붙였다.
* 부정에 대처하기 위해 진화한 심리 전략의 하나가 바로 질투이다.
* 인간 짝짓기를 진화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 한 성이 택한 짝짓기 전략은 다른 성이 택한 전략의 발목을 잡아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를 전략 간섭(strategic interference)이라고 한다.
* 경제적 자원, 사회적 지위, 그리고 연상의 나이와 같은 모든 단서들은 한 가지로 귀결된다. 여성이 자기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쓰려는 자원을 획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남성의 능력이다.
* 많은 증거들은 매력에 대한 사고가 현 시대의 문화적 기준에 점차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후천적으로 습득된다는 통념에 강한 반론을 제기한다.
* 남성들이 특정 양의 체지방 자체에 대한 선호를 진화시키지는 않은 듯하다.
* 동성애자 남성들이 신체적 매력을 중시하는 정도가 이성애자 남성과 유사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동성애자 남성들과 이성애자 남성들은 선호하는 배우자의 성이 다르다는 점만 제외하면, 서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배우자 선호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둘 다 외형을 매우 중시하며, 젊음이 아름다움의 핵심 요건이라 여긴다.
* 우리의 조상 남성들에겐 다른 영장류 수컷들에겐 주어지지 않은 독특한 과제가 주어졌던 것이다. 배란이 은폐된 상황에서 어떻게 나의 부성을 확신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결혼은 그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 된다.
* 많은 사람들이 미는 임의적이며, 아름다움은 살갗 한 꺼풀의 깊이에 불과하며, 문화에 따라서 외형에 두는 중요성이 엄청나게 다르며, 혹은 미에 대한 서구의 기준은 대중 매체, 부모, 문화 기타 다른 사회화 요인들에 의해 세뇌당해 생겨났을 뿐이라는 이상주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살갗 한 꺼풀의 깊이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신체 깊숙이 있는 번식 능력을 반영한다.
* 정자 경쟁이 심하면 그 결과 고환은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몸무게에 비교한 인간 남성의 상대적인 고환의 크기는 고릴라나 오랑우탄보다 훨씬 더 크다. 남성의 상대적으로 큰 고환은 인간의 진화사에서 여성들이 때때로 단 며칠 사이에 여러 남성들과 성 관계를 맺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가 된다. 침팬지의 고환은 몸무게의 0.269%를 차지하며, 이는 인간 남성의 고환 비중의 3배 이상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인간 조상들이 침팬지에서 관찰되는 극도로 문란한 성생활과는 거리가 멀었음을 보여준다.
* 부부가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아내가 혼외정사를 저질러서 다른 남성의 정자가 아내의 생식관 안에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을 때 남편이 사정하는 정자량은 증가한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이 진화 역사를 통해 찰나적인 성 관계와 혼외정사를 꾸준히 해 왔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남성은 아내가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는 사정되는 정자의 수를 늘리는 생리적 기제를 가지고 있다.
* 여성들은 사정이 이루어진 지 30분이 지나기 전에 대략 35%의 정자를 배출한다. 하지만 오르가슴을 경험했다면 정자의 70%를 체내에 그대로 둔 채 30%만 배출한다.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하면 더 많은 정자를 배출하는 것이다. 여성들은 아무 때나 외간 남자와 은밀한 정사를 벌이는 게 아니라, 남편들에게 번식적으로 특히 해로운 영향을 끼치게 되는 시기에 주로 혼외정사를 한다. 여성들은 월경 주기 가운데 배란 가능성이 가장 높고 따라서 가장 임신하기 쉬운 시점에 혼외정사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여성이 주로 현재의 결혼 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혼외정사를 한다는 것이며 반면에 남성의 경우에는 혼외정사를 하는 남편이 혼외정사를 하지 않는 남편보다 특별히 결혼 생활에 더 불만족을 느끼지는 않았다.
* 다른 여성을 헤프다고 말하는 행위는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남성을 단념시키는 데는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결국 여성이 자신의 무기 창고에서 꺼내 쓰는 비방 전술은 단기적인 관계에 쓰일지, 아니면 장기적인 관계에 쓰일지에 따라 그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 오쟁이를 지는 일은 인간의 진화 역사에서 남성이 반드시 해결해야 했던 심각한 적응적 문제였다. 이 문제가 동물계에서도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단서 하나는 포유류에서는 수컷이 자식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투자를 하는 종조차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포유류 수컷이 자식에게 거의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대다수 포유류 수컷이 부성을 지키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 여성의 질투는 배우자의 투자가 다른 여성에게로 새어 나갈지도 모른다는 단서에 의해 촉발되는 반면, 남성의 질투는 배우자가 다른 남성에게 성적 혜택을 제공할지 모른다는 단서에 의해 주로 촉발된다.
* 남성이 자기감정을 털어놓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다소 건조하게 애정 관계에 투자함으로써 다른 여성이나 목표를 위해 쓸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 흥미롭게도 부부는 집에 돈이 얼마나 있느냐보다는 있는 돈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더 자주 싸운다.
* 강간 피해자의 연령 분포는 여성의 번식 가치의 연령 분포와 거의 완벽하게 부합하며, 이는 다른 폭력 범죄 피해자들의 연령 분포와 판이하게 다르다. 이러한 증거는 강간이 남성의 진화된 성 심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 이혼의 원인을 열거한 목록 최상단에 위치하는 두 가지는 번식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것들이다. 바로 ‘부정’과 ‘불임’이었다.
* 지금까지의 증거들은 남녀 모두 성 전략 레퍼토리 안에 일시적인 짝짓기 전략과 헌신적인 짝짓기 전략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관점에 힘을 실어준다. 그들이 이 메뉴에서 어떤 전략을 택하는지는 부분적으로 생애 초기의 경험에 의존하며, 이는 문화에 따라 다르다.
* 남녀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모든 남성들 혹은 모든 여성들 간의 연대 따윈 없다. 단지 한 성의 구성원들은 일련의 전략들을 공통적으로 선호하며, 이 전략들의 집합이 다른 성의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전략들의 집합과 다를 뿐이다.
* 적응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생물학적 적응에도 반드시 요구되는 다음 판단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첫째, 종 특이성이고, 둘째, 경제성이고, 셋째, 어떤 특정한 적응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목적의 정확성이다.
* 동성애 지향은 여성들에 의해 일반적으로 선호된 ‘좋은 남자’ 유전자로 인해 이따금 생겨나는 부산물이다.
* 남성의 성적 지향은 발달 초기에 나타나서 이미 상당 부분 고정되지만, 여성의 성적 지향은 일생을 통해 남성보다 훨씬 더 유연한 것처럼 보인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497
미국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베레비의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Us and Them Understanding Your Tribal Mind, 2005)'을 북 크로싱합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유유상종'이란 것이 마음과 뇌의 작용에 의해 먼저 무리를 짓고 나면 그 다음에 서로 비슷해지는 것이지 비슷한 특질을 가진 사람들끼리 무리를 짓는 것이 아니라는 걸 진화심리학, 뇌 과학, 사회심리학 등의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하는 책입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라는 게 참 취약한 존재들이죠. 조금만 장난질을 쳐도 쉽게 넘어가니까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dung님이 북 크로싱하는 책입니다. 이 공간을 빌어 좋은 책을 북 크로싱 해 주시는 dung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태그 -
Book Crossing,
dung,
그들,
뇌 과학,
데이비드 베레비,
무리짓기,
부류,
북 크로싱,
북크로싱,
사회심리학,
우리,
유유상종,
진화심리학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856
★★★★☆
이미지 출처 :
YES24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베레비의 'Us and Them Understanding Your Tribal Mind(2005)'는 제목 그대로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무리짓기'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유유상종'이라 하여 서로 비슷한 사람들이 한 패가 되고 그렇게 무리를 짓고 나면 우리 무리가 아닌 사람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먼저 한 패가 되고 나면 그 다음에 서로 비슷해진다는 걸 진화심리학, 뇌 과학, 인류학, 사회학 연구를 통해 다각적으로 증명하는 책이죠.
진화심리학 뿐 아니라 사회심리학, 집단역학 등 심리학 연구 결과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심리학 서적으로 분류해 포스팅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베레비는 왜 인간들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지 못할까, 왜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국가, 인종, 민족, 종교적 전통, 이데올로기 속에서 살고 죽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 궁금해하다 이 책을 쓰게 되었는데 뇌와 마음의 과학이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한 수많은 결과들을 통해 앞에서 이야기 한 상식에 반하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심리학도라면 익숙한 심리학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내용에는 친숙할 수 있으나 번역의 문제인지, 저자가 글을 쉽게 쓰지 않는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속한 내집단과 그 밖의 외집단을 굉장히 쉽게 구분하고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뇌와 마음의 과학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상황에 따라,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그런 구분과 분류 기준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쉽게 권력이나 기득권층에 의해 조작되는지도요.
이러저러한 기준에 의해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과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게 얼마나 허망한 착각이었는지, 사실은 그들과 자신이 다를 바 없이 똑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닫기
* 상식에 따르면 우리는 타인들의 실제 모습을 보고 민족, 종교, 국가라는 실제 범주에 따라 분류하지만, 우리 마음에 작용하는 진짜 원인과 결과는 그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언가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게 만드는 원인이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당신 주위에서 무엇을 보고 그것을 자신과 어떻게 연관짓는가-임을 말해준다.
*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상황에 의거해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남'에 대한 이해는 범주에 의거해 설명하려고 한다. 나는 일이 고되어서 늦잠을 잤지만 당신은 지중해식 문화 때문에(혹은 게으른 세대여서, 혹은 성격이 무사태평이어서) 늦잠을 잔 것이다.
* 문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 부류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우리 '마음'에 존재하는 인간 부류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 '정상'이란 말은 결국 자기 부류의 사람들에게 통한다고 배운 방식으로 보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 인종이나 종족에 관한 본질주의자들은 사람들 간에 아무 차이도 없다는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비난한다. 하지만 그러한 비난은 핵심을 비껴간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 간에 차이가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왜 다른 차이는 무시하고 피부색이나 언어 한 가지 유형의 차이에만 본질주의적 신념을 고수하는가 하는 것이다.
* 인간 부류는 사람들 간의 관계로부터- 더 정확히 말하면, 그 관계에 대한 인식으로부터-생겨난다.
* 우리는 인간 부류의 코드가 사람들에 관한 사실에 근거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그들을 범주화할 당시에 그들과 어떤 관계인가- 그들에게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기대하며 무엇을 두려워하는가-에 근거한다. 우리 마음의 코드는 마치 인간 부류가 이런저런 특질을 지녔고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는 것인 양 해석한다. 그러나 코드를 작동시키는 것은 대상 자체에 관한 정보가 아니라 행동-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관련해 우리가 하고 있거나 하려는 행동-에 관한 정보이다.
* 지배자들은 그저 피지배자들이 지닌 인간 부류의 코드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한 코드만 제대로 조정하면 지배층은 나쁜 사람들이자 실은 '우리'가 아닌 사람들 위에 군림할 수 있다. 보통의 피지배자들은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저들을 왜 인간 취급하지 않느냐고 묻지 않을 것이며, 그들처럼 나쁜 부류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배자들은 자신들의 지배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천대받는 지위로 격하시킴으로써 처벌할 수도 있다.
덧. dung님께서 꽤 오래전에 북 크로싱 요청하신 책인데 이제서야 다 읽고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ㅠ.ㅠ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국가,
그들,
내집단,
뇌 과학,
데이비드 베레비,
무리짓기,
민족,
부류,
사회학,
심리학,
외집단,
우리,
유유상종,
이데올로기,
인류학,
인종,
종교적 전통,
진화심리학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851
급진적 무신론의 대표 주자 중 한 사람인 리처드 도킨스의 역작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1976)'를 북 크로싱합니다.
출판된 지 40년이 되어 가지만 여전히 그의 이기적 유전자론의 파워는 여전합니다.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은 꼭 일독하셔야 하는 중요한 책이기도 하죠.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28
생식의학자인 Malcolm Potts와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Thomas Hayden이 함께 쓴 '전쟁 유전자 : 전쟁의 생물학적 기원과 더 나은 세계로 가는 길(Sex and War, 2008)'을 북 크로싱합니다.
매우 두꺼운 책이고 제목만 보면 엄청 딱딱할 것 같지만 생각 외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합니다.
침팬지와 인간에게만 진화되어 유전자 속에 각인된 동종을 공격하는 집단공격 기질의 존재 증거를 보여주고 이처럼 위험한 기질을 억누르기 위한 진화심리학적인 처방까지 친절하게 소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태그 -
Book Crossing,
Sex and War,
말콤 포츠,
북 크로싱,
북크로싱,
섹스,
심리학,
여성,
전쟁,
전쟁 유전자,
진화심리학,
집단공격,
토머스 헤이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697
★★★★☆
이미지 출처 :
YES24
요새 읽은 책 중에는 개인적으로 별 3개 이하로 평가한 책들이 거의 없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많은 정보를 알게 되어 아무래도 참신성이 떨어지다 보니 주관적으로 높은 평가를 하기가 어려운데 최근에 꽤 선방하는 편이죠.
생식의학자인 Malcolm Potts와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Thomas Hayden이 함께 쓴 이 책은 생물학, 인류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지만 심리학으로 분류해도 무방할 정도의 진화심리학 지식을 다루고 있습니다(그래서 저도 심리학 서적으로 분류했어요~).
550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두께에 엄청 딱딱한 내용으로 가득할 것 같지만 의외로 상당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1. 성과 폭력, 2. 자연의 투쟁, 3. 잃어버린 고리, 4. 우리 형제들, 5. 테러리스트들, 6. 여성과 전쟁, 7. 습격에서 전투로, 8. 전쟁과 국가, 9. 전쟁과 기술, 10. 전쟁과 법, 11. 악, 12. 전쟁의 미래, 13. 여성과 평화, 14. 21세기의 석기시대 행동, 15. 최상의 문명
목차만 보면 머리가 아플 것 같지만 절 믿으세요. 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 저자인 말콤 포츠는 산부인과 및 가족계획 분야에서 평생을 온 세계를 종횡무진 날아다니며 일한 야전 전문가 출신인데 이 두꺼운 책의 핵심 내용은 사실 간단합니다.
동종을 공격하는 집단공격 기질이 모든 남성, 특히 젊은 남성의 내면에 있으며 이러한 성향은 서로를 잘 알고 신뢰하며 공통된 전투 경험 속에서 유대를 맺은 수십 명 단위의 개인을 중심으로 구축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기질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세상이 돌아가면 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고요.
전쟁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매우 효과적인 한 가지 방법은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사회 내에서 그들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것이며 여성의 입장에서 볼 때 자율과 평등을 향한 첫걸음은 바로 언제, 몇 명의 자녀를 낳을 지에 대한 선택권을 갖는 것입니다.
집단공격은 4,000여 종의 포유류 가운데 침팬지, 늑대, 점박이 하이에나, 사자, 콜로부스원숭이에게서만 관찰되며 같은 종에 대한 잔혹한 적대감은 인간, 침팬지 한 종, 늑대 정도에만 국한된 것이고 이러한 충동이 조직적인 습격과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은 인간과 침팬지 뿐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가난과 폭발적인 인구 증가의 만남으로 욕구가 좌절된 가난한 젊은 인구의 폭증은 그야말로 불붙은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저출산의 위험을 강조하는 최근의 추세와 상반되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경제 개발을 통해 가족 규모가 감소된 것이 아니며(나라마다 시점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존 주장과 반대로 가족 규모를 감소시키면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출생률을 낮추면 자원 획득 경쟁이 완화되고 장년층 남성이나 여성 대비 혈기왕성한 젊은 남성의 비율이 낮아져 평화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지 근거를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구성도 탄탄하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에 90% 이상 동감합니다. 특히 저는 저출산의 위험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생각하고 저출산이 결과적으로 지구의 미래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전쟁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저자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평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저자의 진화심리학적 해법을 정리해 소개드립니다.
* 여성에게 교육과 다양한 기회를 통해 권한을 부여한다.* 의회 및 각종 입법 기관 내 여성의 수를 늘린다.* 자녀 출산 여부와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을 여성에게 부여한다.*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하지않도록 도움으로써 인구 증가 속도를 늦춘다. - 충동적인 성향의 15~30세 남성(노년층 대비 비율) 감소 효과- 자원 확보 경쟁 감소 효과* 종교와 분리된 보편적, 과학적 교육을 실시한다.* 역사 지식 및 다른 동물의 사례를 참조하여 인류 진화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 자유로운 언론 매체를 발달, 존속시킨다.* 잠재적인 적에게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
덧. 이 책을 보니 혹성탈출의 주인공이 하필 침팬지였던 것이 범상치 않게 느껴져 소름이 오싹 끼치네요.
덧2. 원저의 제목이 'Sex and War'인데 우리 말 제목이 원 제목보다 더 적절하고 나은 책은 아주 오랜만에 봅니다.
덧3.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Sex and War,
가족계획,
말콤 포츠,
섹스,
심리학,
여성,
저출산,
전쟁,
전쟁 유전자,
진화심리학,
집단공격,
토머스 헤이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688
★★★★☆
이미지 출처 :
YES24
경북대 경제학과에 재직 중인 최정규 교수가 쓴 이 책은 진화적 게임이론을 통해 이타적 인간의 진화와 현대 사회에서 이타적 인간의 출현이 갖는 의미를 조명합니다.
진화적 게임 이론은 게임 이론을 활용해 행위 특성의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이죠. 이 책에서는 이타적 행위 특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가설들을 게임 이론을 통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타적 인간이라고 할 때 우리는 흔히 자신의 손해를 무릅쓰고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을 떠올리곤 합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호혜적 인간(Homo Reciprocan)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거래의 반복이 없더라도 스스로 이타적인 행동을 하고, 상대방이 사회적 규범이나 규칙을 어기면 설사 자신에게 손해가 가더라도 이를 응징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이 책은 초반에 '죄수의 딜레마', '공유지의 비극', '내쉬 균형' 등의 개념을 통해 이타적 인간이 자연선택이론에 의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타적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가지 대안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정규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타적 인간은 본성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적인 원인에 의해 나타난다고 가정하고 있죠.
다음은 저자가 제시한 대안 가설 들입니다.
1. 혈연선택가설(kin selection hypothesis)
: 이타적 행동이 굳이 혈연 관계에 있는 개체들 사이에서만 국한되어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는 단점이 있음
2. 반복-호혜성 가설 : Tit for tat 전략
: 이타적 행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협조가 아니라 조건부 협조 전략을 사용해야 하고 게임이 반복되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음.
3. 유유상종(assortative interaction) 가설
4. 값비싼 신호 보내기 가설
5. 의사소통 가설
6. 집단선택 가설
: 개인선택과정에서는 이타적인 사람들이 '추려지지만', 집단선택과정에서는 이타적인 사람들이 적은 집단이 '추려지게' 된다는 내용
7. 공간구조효과
: 국지화를 통해 부분적 유유상종 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그 결과 모종의 집단선택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이타적 행동의 진화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낸다고 설명
위의 가설들은 나름대로 장점을 갖고 있지만 그 만큼 제한점도 많아 이타적 인간의 진화에 대한 완벽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최정규 교수는 궁극적으로 인간이 만든 제도에 의해서 이타적 인간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장이 완전한 경우에는 이기적인 경제적 인간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낳겠지만 알다시피 시장은 불완전하며 이럴 경우 계약을 강제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호혜적 인간이 있어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이를 위해 이타적 인간에게 유리한 제도를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이타주의(altruism)에 관심이 많은지라 이타적 인간을 설명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이론을 기대했기 때문에 조금 아쉽습니다만 게임 이론으로 이타주의를 설명하려는 시도도 참신했고 무엇보다도 글을 이해하기 쉽게 잘 썼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별 네 개로 평가했는데요. 물론 전공자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나열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게임 이론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아주 쉽게 잘 쓴 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각 장에서 중요한 내용은 용어 정리라는 부분에 따로 설명하고 있고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확률 이론을 '게임이론 돋보기'라는 부분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게다가 부록에도 이 책에서 다룬 모든 가설과 이론을 살펴볼 수 있도록 안배해 두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게임 이론과 이타주의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663
그 유명한 진화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의 제자 게리 마커스가 지은 책 클루지를 북 크로싱 합니다.
2008년 11월에 시장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진화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기존 진화 심리학의 접근과 사뭇 다른 시각을 보여줍니다(물론 이 책에서 소개되는 '진화의 관성' 개념이 얼마나 타당한 것이냐는 또 다른 차원입니다만).
리뷰는 여기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607
★★★☆☆
이미지 출처 : YES24
클루지(Kluge)는 공학자들이 결코 완벽하지 않은 엉성한 해결책을 가리킬 때 쓰는 통속적인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체계화하여 정교하게 구성한 해결 방안이 아니라 그 당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느냐의 여부만 생각하고 급조해 낸, '하석상대'식의 임시변통을 말합니다.
그 유명한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제자인 개리 마커스(Gary Marcus)가 쓴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의 기억, 지각, 언어, 신념, 의사결정, 쾌락, 정신장애 등의 심리적 특성들이 유기체가 환경에 적응한 결과라는 진화심리학의 설명을 뒤집어 클루지라고 주장합니다. 즉 지금까지 진화해온 것들을 바탕으로 대충 쓸만한 해결책이 발견되면 그것이 선택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합리적이지 않게 보이는 행동들이 나타난다는 것이죠.
이러한 행동은 인간의 마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뇌가 진화했을 당시의 환경과 현대인이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진화의 관성(evolutionay inertia)에 의해 발생하는데 진화의 관성이란 특정 시점에서 진화의 가능성이 그 이전까지 진화해온 종의 상태에 제약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감정을 다루는 보다 원시적인 동물뇌가 먼저 진화하였고 심사숙고하는 의사결정을 다루는 대뇌피질이 나중에 진화하였기 때문에 관성에 의해 빠른 선택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심사숙고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이죠.
진화의 관성은 다윈 진화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연 선택과 반대되는 주장을 폅니다. 즉 자연 선택이 유기체의 어떤 특성이 진화한 까닭은 그 특성이 해당 유기체에 적응적인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반해 진화의 관성은 반대로 어떤 특성이 별다른 적응적 이익을 유기체에게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진화의 관성 때문에 클루지가 되었다고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책의 핵심으로 보이는 이것이 바로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클루지는 아직 진화심리학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야말로 심리학도가 사회심리학, 집단역학, 인지심리학, 학습심리학, 임상심리학 수업에서 배울 수 있는, 인간의 모든 심리적 특성과 인지적인 오류들을 제시한 후에 이처럼 비합리적인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 클루지이기 때문이라고 아주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얼핏 보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지만 저는 아직 진화심리학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성급하게 진화의 관성이라는 개념을 넣어서 무리하게 설명하려고 시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천 대상은 심리학과 진화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이며 심리학 전공자에게는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진화심리학을 웬만큼 공부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혼란만 생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예들이 사실은 그리 신선하지도 않습니다. 대부분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 읽으면서 지루하기까지 했거든요.
그래도 클루지를 피하기 위해 저자가 제안한 13가지 방안은 '클루지'를 대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함께 고려하라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3. 상관관계가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밑줄 쫙~)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말라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6.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7.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8.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9.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10. 자신에게 거리를 두라11.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12.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13.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스스로에게 자꾸 암시를 걸어라)
덧. 이 책의 장점이면서 단점은 각 장의 말미에 주석을 꼼꼼하게 정리해 놓은 것인데 장점은 역자가 원 저자가 놓친 부분까지 꼼꼼하게 번역하여 역자주를 달아놓아 본문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도움을 준다는 점이고 단점은 그 양이 너무 많아서 책을 읽으면서 앞, 뒤를 오가며 읽는 것이 상당히 귀찮고 짜증이 난다는 겁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본문 내용이 줄어들더라도 그냥 주석을 각 페이지의 아래에 달았으면 좋겠더군요.
덧2. 스승인 스티븐 핑커나 중다지능으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 뿐 아니라 무려 노암 촘스키의 추천평까지 있던데 촘스키가 이걸 다 읽어보고 추천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덧3.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606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언어 심리학과 진화 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Steven Pinker의 2002년 저서로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의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책입니다.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Pinker는 이 책에서 방대한 문헌의 집대성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해 탐구하고 있습니다.
Pinker는 많은 지식인이 '빈 서판(마음은 타고난 특성이 없다. Tabula Rasa, 경험주의)', '고상한 야만인(인간은 선하게 태어나지만 사회 속에서 타락한다, 낭만주의)', '기계 속의 유령(우리 각자는 생물학적 제한과 상관없는 선택을 하는 영혼을 지니고 있다, 이원론)'이라는 서로 연결된 세 가지 dogma를 맹목적으로 옹호함으로써 어떻게 인간 본성을 부정했고 그로 인해 의도한 목적과 달리 얼마나 인류 사회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빈 서판은 분명 매력적인 관점으로 인종 차별, 성 차별, 계급적 편견을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 것을 인류에게 약속했다. 또한 어린이, 소수 인종, 하류층의 처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웠다. 그런데 빈 서판으로 인해 인간 본성에는 공백이 생겼고,전체주의의 대학살을 막지 못했으며, 교육, 양육, 예술을 사회 개조를 위한 형식으로 악용하고 있고, 밖에서 일하는 어머니들을 죄책감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으며, 인간의 고통을 덜 수 있는 생명, 의학 연구를 불법화하려고 한다." - 본문 中 -
Pinker는 인지 과학, 인지 신경학, 행동 유전학, 진화 심리학 등을 통해 밝혀진 인간 본성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광범위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함으로써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간의 본성이 마음의 과학, 뇌, 유전자, 진화 등에 의해 설명될 것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우리가 그 지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있다." - Steven Pinker -
지식인이 되기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36
진화심리학에 대한
세 번째 비판은 진화심리학이 유전자 결정론을 조장한다는 것입니다. 즉 진화심리학자들이 유전자를 과도하게 강조하고 환경을 경시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유전자 결정론은 현상 유지를 정당화하고 사회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비판론자들은 진화심리학이 유전자 결정론을 조장하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 중 많은 것은 불가피하며 고칠 수 없는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은 심장과 두뇌의 크기가 제각각 다르지만, 모두 심장과 두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크기의 마음의 모듈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의 설계는 기본적으로 모두 똑같습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마음의 기본적인 설계 특징, 즉 인간의 본성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이 개인차를 나타나게 하는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의 상대적 중요성에 관해 어떤 말을 할 때에는 행동유전학의 결과를 받아들이는데 이는 인간 행동의 대부분 특성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모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본성이 어떤 것인가를 설명할 뿐이며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는 주장하지 않습니다. 사실 진화심리학을 포함해 과학은 사실 주장을 하는 데서 그치고, 가치 판단의 문제는 윤리학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미루고 있습니다(점점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는 있지만).
출처 : 진화 심리학(by Dylan Evans & Oscar Zarate)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99
진화심리학에 대한
두 번째 비판은 진화심리학이 '환원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판의 선두 주자는 리처드 르원틴(Richard Lewontin)입니다.
진화심리학에 대한 비판자뿐 아니라 간혹 심리학자들도 '환원주의'하면 본능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환원주의는 모든 과학의 기본적인 절차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뉴턴의 중력 이론은 행성과 별들이 보이는 여러 움직임을 한 가지 힘, 즉 중력으로 환원시킵니다. 즉
서로 별개의 것으로 보이는 많은 현상을 하나의 본질적인 원리로 설명하는 것이 '환원'입니다.
문제는 단순성을 추구하는데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정확성을 희생할 때 발생합니다. 이를 미국의 철학자 대니얼 데닛(Daniel Dennett)은 '탐욕스러운 환원주의'라고 부르며 과학적 관행인 환원주의와 구분하였습니다.
사실 진화심리학자들은 서로 달라 보이는 현상들을 일반적인 원리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환원주의자가 맞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다루는 복잡한 현상들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탐욕스러운 환원주의자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마음은 모듈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원리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스티븐 핑커(Stephen Pinker)의 말입니다.
출처 : 진화 심리학(by Dylan Evans & Oscar Zarate)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98
진화심리학은 지금까지 나온 과학 이론 중 큰 성공을 거둔 두 이론인 진화생물학과 인지심리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에도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Stephen Jay Gould에 의해 제기된 것으로
진화심리학이 '범적응주의'라는 비판입니다. 범적응주의는 간단히 말해
모든 것을 적응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마음을 구성하는 module 들은 인체를 구성하는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조상이 살던 환경에서 제기된 특정 문제들을 풀기 위해 자연 선택에 의해 설계된 적응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모든 생물학적 특성이 다 적응은 아니며 어떤 것들은 단순히 적응의 부작용이거나 부산물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뼈가 흰색인 것은 적응이 아니라 뼈가 칼슘으로 만들어진 데서 나온 부수 현상이죠.
마음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는 것이 그렇습니다. 문자는 겨우 5천 년 전에 발명되었기 때문에 자연 선택이 문자를 읽기에 필요한 복잡한 적응을 설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사람의 마음에는 읽기 모듈이 없습니다.
이 사실은 진화심리학자들이 마음의 지도를 작성하려고 할 때,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복잡한 능력마다 거기에 해당하는 모듈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tephen Jay Gould는 진화심리학자들이 바로 이런 오류를 쉽게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진화심리학자들은 범적응주의에 빠져 있을까요?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진화심리학자들은 오히려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어떤 것을 적응이라고 부르는 것을 매우 주저합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미국의 생물학자인 George Williams가 1966년에 출판한 '적응과 자연선택'이라는 책에서 제시한 경험 법칙을 따르고 있는데 그것은 '적응은 그것이 정말로 필요한 곳에만 사용해야 할 특별하고 부담스러운 개념이다' 라는 것입니다.
진화심리학이 태동하던 당시라면 모르겠지만 최근 진화심리학자들은 오늘날 인간 행동의 많은 부분이 다른 것을 위해 설계된 모듈들에서 나온 부수 효과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화심리학은 석기 시대의 생활을 위해 설계된 마음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엄청난 문화적 업적을 이룰 수 있었는지와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출처 : 진화심리학(by Dylan Evans & Oscar Zarate)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97
여러 실험의 결과를 보면 여자가 질투를 할 때에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
'감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둔다고 합니다. 반면에 남자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성 관계를 했느냐의 여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만약 어떤 남자가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했다면 그의 아내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됩니다. 왜냐하면, 남자가 집안의 자원을 그 여자에게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두 집 살림의 경우를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하지만, 여자가 외간 남자와 성관계를 하는 경우, 이것은 남편에게 더 큰 위협이 됩니다. 왜냐하면, 아내가 그 남자의 아이를 가지는 경우, 남자는 딴 남자의 애를 키우느라고 많은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허비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여자는 남자가 자원을 빼돌리는 것에 더 큰 관심을 두고, 남자는 남의 자식을 속아서 키울 위험성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진화론은 남자의 부정이 여자의 생식적 성공에 가하는 위협보다 여자의 부정이 남자의 생식적 성공에 가하는 위협이 훨씬 크기 때문에, 남자는 여자보다 여자의 정절에 더 많은 관심을 두도록 진화하였다고 이야기합니다.
덧1. David Buss의 질투의 성차 가설에 대한 논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Buss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Harries 진영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Buss가 자신들의 반론을 재반박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덧2. Cann, Mangum, & Wells, 2001; Dijkstra & Buunk, 2001; Fenigstein & Peltz, 2002; Geary et al., 2001; Pietrzak, Laird, Stevens, & Thompson, 2002; Shackelford, Buss & Bennett, 2002 등 Harries진영에 비해 월등히 많은 연구자의 연구 결과가 질투의 성차 가설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반 Buss 진영의 갈 길이 앞으로도 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귤님이 지적해 주신대로 Buss의 질투의 성차 가설은 아직 완전하게 검증이 된 것이 아니고 여전히 논쟁 중입니다. 본문이 확정된 이론과 같은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노파심에 첨언합니다.
출처 : 진화심리학(by Dylan Evans & Oscar Zarate)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93
일찍이 1980년대에 배우자 선호에 대한 진화론의 예측을 검증한 사람은 그 유명한
David Buss입니다. 그는
배우자 선호 경향이 자연 선택에 의해 진화해 왔다면 문화권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성립할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했습니다.
Buss는 6대륙과 5개 섬에 걸쳐 33개국, 1만 명의 사람들을 상대로 데이터를 수집하였습니다. Buss가 수집한 자료에는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여자들은 신분이 낮아 보이는 복장을 한 남자하고는 데이트나 섹스 또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신분이 높아 보이는 복장을 한 남자하고는 이 모든 관계를 고려해 보겠노라고 응답했습니다. 모든 사진에서 남자는 똑같은 사람이었는데도 말이죠.
Buss는
모든 문화권에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잠재적인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재정 상태를 높게 평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여자들이 재산이 많은 남자를 선호한다는 진화론의 예측이 옳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지요.
Buss는 또한 전 세계적으로
여자들은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재산을 모으는 능력이 있는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과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남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재산을 모으는데 더 유리한 경향이 있으니까요. 반면에
남자들은 보편적으로 젊은 여자를 좋아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진화론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생식의 성공 확률은 남자보다 여자의 나이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정자의 수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80세에도 아이를 낳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여자는 20대 초반에 출산 능력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30세 이후에는 급격하게 감퇴합니다. 따라서 남자가 젊은 배우자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덧. 가설 검증을 흔히 hypothesis testing이라고 합니다. 제목에 나오는 '테스트'는 그런 의미에서 사용된 것이죠. 그런데 써놓고 보니 확실한 낚시 글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방문자 수의 변화가 기대되는군요. ^^V
출처 : 진화심리학 by Dylan Evans & Oscar Zarate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92
과거 우리의 조상이 직면했던 대부분의 적응 문제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똑같이 중요했습니다. 포식자를 피하고, 적절한 음식을 먹고, 동맹을 맺고 등등. 그렇다면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어땠을까요? 남자와 여자 모두 좋은 유전자가 있고 자식에게 훌륭한 보살핌을 제공할 수 있는 배우자를 원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이것은 생물학자들이
'장기적 짝짓기 전략'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자식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장기적인 부부의 결합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인
'단기적 짝짓기 전략'의 방식에는 명백한 성차가 나타납니다.
남자의 경우 가장 효율적인 단기적 짝짓기 전략은 한 여자와 섹스를 하고 난 후 거기서 생겨난 아이는 혼자 돌보게끔 여자를 차 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임신의 당사자인 여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여자는 장기적 짝짓기 전략을 추구하는 남자와 단기적 짝짓기 전략을 추구하는 남자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여자는 미혼모가 될 위험에 쉽게 처하게 되며 이럴 경우 자식의 생존 확률이 떨어지게 되고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지 못하게 됩니다. 자연 선택은 여자들에게 이를 구별할 수 있는 다양한 기제를 부여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지연 전술입니다. 즉 여자가 남자보다 섹스에 응하는 데 더 신중한 경향을 보이는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지연 전술을 사용하는 동안 남자의 충실성과 신뢰에 대한 증거로 물질적인 것을 요구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여자 조상이 충실한 증거를 제시하는 남자 조상과의 섹스에만 응했다면 자연 선택은 그러한 것을 제시할 수 없는 남자들을 도태시켜버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단기적 짝짓기 전략을 주로 추구하는 남자들은 거짓 맹세 등의 방법으로 여자를 속여왔을 것입니다. 결국, 바람둥이들은 도태되지 않고 현대에까지 이른 것이죠. ^^
그렇다면 여자들은 어떨까요? 여자들은 일부 일처제를 선호할까요? 남자만이 바람을 피우길 원하고 여자는 오로지 충실한 관계를 원한다는 가설은 진화심리학에서는 지지를 받지 못합니다.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는 여자와 남자 모두 장기적 및 단기적 짝짓기 전략을 모두 구사한다고 합니다. 그럼 여자는 바람을 피워서 얻는 이득이 무엇일까요? 남자처럼 아이를 떠넘길 수가 없는데 굳이 단기적 짝짓기 전략을 구사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진화심리학은 이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하나는 여자 조상이 생식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단기적 짝짓기 전략을 사용했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자 조상은 오늘날의 침팬지가 그러하듯이 음식과 섹스를 맞교환했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이미 장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여자 조상이 다른 남자들과 바람을 피움으로써 거기서 생긴 아이들을 자기 배우자의 아이라고 내밀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뻐꾸기식 전략은 여러 애인으로부터 다양한 유전자 혼합을 얻으면서 동시에 자기와 장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배우자의 물질적 자산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잠재적인 이익에도 여자 조상이 바람을 피운다는 것은 남자에 비해 훨씬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장기적인 배우자가 없는 여자는 여전히 혼자서 아이를 부양해야 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장기적인 배우자가 있는 여자는 바람을 피운 것이 들통나서 처벌을 당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자연 선택은 바람을 피우는 것에 대해 남자보다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여자를 선호했습니다.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남자가 여자보다 단기적 전략을 추구하는 경향이 훨씬 강합니다. 비용은 적게 드는 반면, 잠재적인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천 명의 여자와 섹스를 한 남자는 천 명의 아이를 가질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 여자는 평생 동안 아무리 많은 남자와 섹스를 하더라도 아이를 많이 낳지는 못합니다.
- 출처 : 진화 심리학(by Dylan Evans and Oscar Zarate) -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85
오늘날 많은 사람이 미의 기준이 전적으로 문화적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많은 진화심리학 연구는
심미적 선호 경향이 보편적이고 우리 속에 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들을 다수 찾아냈습니다.
첫째,
대칭적인 신체를 가진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성인데 덜 건강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신체적 부상이나 다양한 외부 환경 요인에 의해 신체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칭적인 신체를 가지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신체가 대칭적인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유전자가 평균적으로 우수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칭적인 신체를 선호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을까요? 심리학자 Steve Gangestad와 생물학자 Randy Thornhill의 연구에 의하면 그렇다고 합니다. 이들은 손발의 폭에서 귀의 폭과 길이에 이르기까지 신체의 다양한 부위를 측정하여 전체적인 신체 대칭성 지수를 구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정도를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사람의 매력과 대칭성의 정도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상관이 있다는 것이 인과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대칭적인 사람일수록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추론은 가능할 것 같군요.
미에 대한 또 하나의 보편적인 경향성은
남성들이 고전적인 '모래시계' 체형의 여성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인 Devendra Singh은 문화권에 따라 여성의 이상적인 체중에 대한 선호도는 다르지만 이상적인 허리 대 엉덩이의 비율은 항상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세계 어디서나 사람들은 허리 대 엉덩이의 비가 0.7인 것을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고전적인 '모래시계' 체형입니다.
왜 자연 선택은 남자들이 모래시계 체형의 여성을 좋아하도록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허리 대 엉덩이의 비가 다산성을 나타내는 훌륭한 표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비율이 0.7인 여성은 그보다 더 높거나 낮은 비를 가진 여성보다 출산력이 높습니다. 자연 선택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게 많이 남길 수 있도록 출산력이 높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향성을 발달시킨 것이죠.
출처: 딜런 에번스의 진화 심리학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77
우리의 조상이 영장류였을 때 집단의 크기는 50~100명 정도였습니다. 집단의 구성원은 집단의 결속을 유지하고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tit-for tat 원칙'(우리말로는 받은 대로 갚는다 정도가 되겠습니다)에 의해 주지 않고 받기만 하려는 무임승차자를 골라냈죠. 무임승차자를 골라내지 않으면 집단의 생존 자체를 위협받게 됩니다. 무임승차자는 다른 구성원보다 생존에 유리하고 그 결과 생식에도 성공하여 더 많은 후손을 남기게 됩니다. 그러면 유전자 pool에서 무임승차자의 유전자가 많아지게 되고 결국 그 집단의 모든 개체는 무임승차자가 됩니다. 무임승차자는 아무도 남을 돕지 않으므로 무임승차자로 이루어진 집단은 생존할 수가 없게 됩니다.
집단의 크기가 작았던 고대의 인류는 무임승차자를 잘 골라내기만 하면 되었지만 점차 집단의 크기가 커지면서 집단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집단 구성원의 마음을 읽는 법이 필요하게 되었지요.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telepathy와 같은 것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그들의 생각을 추측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음을 읽는 법은 일종의 모듈(module)이며 진화 심리학자들은 이를
'마음 이론 모듈'이라고 부릅니다.
마음 이론 모듈은 아주 일찍부터 발달합니다.
대개 만 네 살 반 무렵이면 완성이 된다고 하는데 이 나이가 되면 소위 말하는
'허위 신념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닫기
고전적인 허위 신념 테스트로
'샐리-앤 테스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심리학자는 아이에게 샐리와 앤이라는 두 인형을 소개합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샐리는 사탕을 베개 밑에 넣어두고 밖으로 나갑니다. 샐리가 나가고 없는 동안 앤은 베개 밑에서 사탕을 꺼내 자기 호주머니에 넣습니다. 그리고 샐리가 다시 돌아왔을 때, 심리학자는 아이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샐리는 사탕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겠니?" 네 살 반 미만의 아이들은 대개 "앤의 호주머니요"라고 대답합니다. 마음 이론 모듈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와 다른 신념을 가질 수 있다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즉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기가 믿는 것과 똑같은 것을 믿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영국의 심리학자 Simon Baron-Cohen은 적절한 기능을 발휘하는 마음 이론 모듈을 발달시키지 못하는 아이에게 자폐성이 나타난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음 이론 모듈이 없이는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치적 게임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신념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고 그러한 믿음이 틀릴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해야 다른 사람을 잘못된 신념을 가지도록 유도할 수 있는데 만 세 살 미만의 아이는 마음 이론 모듈이 발달하지 않아서 수긍이 가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출처: 딜런 에번스의 Evolutionary Psychology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73
★★★★☆
진화 심리학은 단순하게 말하자면
진화 생물학과
인지 심리학을 결합한 학문입니다. 인지 심리학은 마음이 아주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학문이고, 진화 생물학은 자연의 복잡한 설계가 오로지 자연선택을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문입니다.
진화 심리학은 이를 통합하여
마음의 설계가 자연 선택 과정을 통해 진화했다고 주장합니다.
진화 심리학자인 John Tooby와 Leda Cosmides는 인간의 마음이 각자 자신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특수한 목적 프로그램의 집합(이를 module이라고 합니다)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견해를 '대량 모듈 이론'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마음이 상호 연결된 수많은 모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들이 서로 부드럽게 기능하면서 정보를 처리한다고 주장합니다. 진화 심리학은 이러한 모듈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학문입니다.
심리학 전공자라면 자주 등장하는 친숙한 인물과 내용으로 인해 좀 더 편안하게 읽으실 수 있지만 진화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집중해서 읽으면 3시간이 안 걸릴 정도로 진화 심리학의 핵심적인 내용을 함축해서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가 많이 배치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으며 문고판의 장점인 얇은 두께, 가벼운 무게, 저렴한 가격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진화 심리학에 관심 있는 모든 입문자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덧.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아 앞으로 몇 가지를 뽑아서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