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94
★★★☆☆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은 당대비평 편집위원회에서 단행본으로 내놓은 기획작으로 87년 이후 민주화는 과연 실패하였는가에 대한 화두를 정치, 법, 문화, 종교, 노동계, 언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논객들의 입을 빌어 분석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함께 한 필진은 다음과 같습니다(2007년 기준).
김우창 : 고려대 명예교수
최장집 :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상길 :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김두식 : 경북대 법대 교수
권인숙 :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
방현석 : 소설가,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호기 :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장하준 :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
김성태 : 자유기고가
임지현 : 한양대 사학과 교수
박노자 : 오슬로 국립대 교수(한국학)
김기봉 : 경기대 사학과 교수
김진호 :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이국운 : 한동대 법학과 교수
조계완 : 한겨레 21 기자
임영호 :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동진 : 문화평론가
우석훈 : 성공회대 외래교수
보시다시피 꽤 쟁쟁한 분들도 많고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분들이 참여했더군요.
2007년이면 아직 참여정부 시절이고 MB 집권 전이기 때문에 어떻게 분석을 했고 어떤 전망들을 내놓았을까 궁금했는데 MB 이후 박근혜 정권인 지금에서 읽어도 통찰력있는 글꼭지들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김두식 교수의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 박노자, 임지현 교수의 대담인 '외길이 아닌 여러 갈래의 민주주의', 그리고 권인숙 교수의 '6월 민주화 항쟁, 그 이후에 찾은 질문들'이 특히 좋았습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거리들이 많았어요.
아 물론 전혀 동의할 수 없는 글(대표적인 것이 서동진 문화평론가의 '민주화 이후의 문화와 진보를 생각하며')도 있습니다. 평론가에 대한 제 선입견을 한층 강하게 만든 어이없는 글이었네요.
386 세대도 아니고 87년 민주화 항쟁의 핵심에서 살짝 벗어난 시기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지만 그래도 알건 알아야하겠기에 생각을 좀 넓혀보자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 독서였습니다.
세대가 어찌되었든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닫기
* '필연의 영역'이 되어버린 자본주의를 '자유의 영역'인 민주주의가 충분히 견제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지 못한 실패의 파장은 너무도 컸다. 그것을 10년 뒤, 또 20년 뒤에 거듭 안타까워했어야 할 만큼.
* 우리나라 경제 정책은 분배의 문제도 전부 성장을 통해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합니다.
* 성장이냐 복지냐,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 사회 공동체를 성장에 종속시키느냐, 아니면 공동체의 필요를 충족하는 가치에 중심을 두느냐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도덕의 강조는 분명 억압적인 담론입니다. 권력자나 시장에서 경제적인 강자들이 국가의 이익이나 전체 사회, 공공의 이익을 강조하면서 작은 이익이나 갈등의 분출을 억압하고 대안을 막는데 사용하면서 도덕이 이데올로기적인 기능을 합니다.
*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적 특수성으로 우선 들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재정권이 경제 분야에서는 지극히 개입주의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제한하는 것이 민주주의적이고 심지어는 '진보적'인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 우리는 늘 정의로웠다, 우리는 늘 피해자였다, 우리는 가해자일 수 없다와 같은 말처럼 집단을 구별화시키고, 통합시키고, 집단으로서의 명분을 부여하는 데 집단적 정의감만큼 효과적인 게 없습니다.
*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은 프랑스 혁명 이래로 역사와 사회를 독해하는 오래된 문법이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62
★★★★☆
이미지 출처 :
YES24
생각해 볼 만한 좋은 책을 많이 북 크로싱 해 주시는 dung님이 보내주신 책 중 한 권입니다. dung님 아니었으면 있는지도 몰랐을테고, 당연히 읽을 기회도 없었을 책입니다.
생각의 나무 출판사에서 내놓은 당대비평 2005년 신년특별호입니다.
노무현 정권 때 나온 책이니 신자유주의 경제 최우선 노선에 맞서 '좋은 삶(good life)'이란 무엇인지, 좋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고자 당대의 진보 진영 논객들이 쓴 글을 모은 모음집입니다.
'고통의 한복판에 띄우는 편지'에는 밀양 성폭력 사건으로 구속된 학생에게 보내는, 성매매 특별법으로 인해 뿔뿔히 흩어진 성노동자 언니에게 보내는, 장애인 운동을 하는 과거 동료에게 보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오태양씨에게 박노자 교수가 보내는 편지 등을 모아놓았습니다.
2005년은 을사보호조약 100주년, 광복과 해방 60주년, 한일협정 40주년,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5주년이 겹치는 의미심장한 해였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탈민족주의, 시민운동의 미래, 참여정부 3년차의 전망, 청년실업, 더불어 살아가기, 과학의 윤리 등 다양하면서도 흥미롭고, 그러면서도 하나같이 중요한 내용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읽어도 충분히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좋은 글들이지만 이명박근혜 정권을 지나는 7년 동안 하도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많이 보고, 겪고, 당하고 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세상의 많은 부조리와 불합리들이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그다지 별것도 아닌 배부른 소리마냥 느껴지는 생경한 느낌을 경험하게 되더군요. 웃프기 그지없습니다.
그렇긴 해도 일독을 권하는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