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30분쯤 호텔로 돌아와 일단 짐부터 쌌는데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돌아다니느라 지쳤는지 갑자기 맥이 풀리길래 일단 좀 쉬기로 하고 낮잠을 청했습니다.
3시간 쯤 자고 일어났는데도 피곤이 안 풀렸지만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겠기에 일단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아레끼빠는 페루에서도 꽤 유명한 관광도시지만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조명이 어두워져 살짝 무섭습니다.
원래는 호텔 근처에 Lakshmivan이라는 채식 레스토랑이 있다는 정보를 론플에서 챙겨 두었기에 구글맵을 켜고 돌아다녔지만 폐업을 한건지 도무지 못 찾겠더군요.
그래서 일단 대성당 근처의 번화가까지 내려가서 먹을 만한 게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호텔에서 다섯 블럭 정도 내려가니 대성당이 보이네요.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어 치안 상태도 좋아 보였습니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형성된 번화가에는 피자헛이나 버거킹, KFC 등 다양한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저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없었습니다.
대성당 주변은 저녁이 되고 해가 졌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대성당은 낮에 봐도 웅장했지만 조명이 들어오니 더 화려하고 멋지네요.
음식점을 찾아 대성당 주변을 돌아다니다 호객 행위를 하고 있는 어떤 식당 직원에게 비건 메뉴를 물어보니 근처 채식 식당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근데 조명이 어두워서 그런지 길 찾기가 정말 쉽지 않더군요.
찾다 찾다 포기하고 호텔로 올라가는 길에 그야말로 우연히 발견한 채식 레스토랑 Mandala입니다. 천만다행이었죠. 자칫했으면 쫄쫄 굶고 자야할 뻔 했거든요.
아주 허름하고 조명도 어두운 식당이라서 처음에는 영업을 하는지 의심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나름 채식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반려인이 주문한 비건 볶음밥(14솔)입니다. 역시 큼직한 옥수수 알갱이가 인상적입니다.
제가 주문한 비건 햄버거 세트(15솔)입니다. 고산 지대에 들어오고 난 뒤부터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아서 입맛이 없길래 결국 남기기는 했지만 보기보다 맛이 좋았습니다. 평소였다면 다 먹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직접 짜서 만든 오렌지 주스(5.5솔)와 레모네이드(6솔)를 음료로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음식 사진이 참 맛대가리 없게 나왔지만 분위기는 사실 괜찮았습니다. 손님도 없어서 오붓하게 저녁 식사를 했죠.
저녁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다이아막스 반 알을 먹고 10시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야 하거든요.
닫기
* 야나우아라 전망대 매점
- 생수 1병 : 2솔
- 화장실 사용료 : 0.5솔
* 치즈가 안 들어간 치즈맛 아이스크림 : 3솔
* 성 까탈리나 수녀원 기념품 구입
- 장미 묵주 목걸이 : 50솔
- 장미 묵주 팔찌 : 15솔
* 현지 가이드 ‘리스’수고비 : 20솔
* 아레끼빠 시내 매점
- 생수 1병 : 1.3솔
- 잉카 콜라 1병 : 2.5솔
* Mandala 레스토랑 저녁 식사
- 채식 볶음밥 : 14솔
- 채식 햄버거 세트 : 15솔
- 오렌지 주스 : 5.5솔
- 레모네이드 : 6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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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길을 나서기는 했는데 햇볕이 장난 아니게 강합니다.
선글래스를 안 쓰고 다니면 눈이 상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 정도입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구름이 많이 꼈기 때문에 안 그래보이지만요;;;;;
기온은 높은 대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바람이 안 불어도 덥다는 걸 느끼지 못합니다. 게다가 울란바타르 시내 중심가에도 바람이 많이 불고요.
새로 지은 대형 건물이 아닌 경우에는 실내에 에어컨을 틀지 않아서 대체로 실내보다 밖이 오히려 시원합니다.
환전을 먼저 해야 하느냐 점심을 먼저 먹느냐로 살짝 고민을 했는데 문제는 오늘이 일요일이라 은행도, 사설 환전소도 문을 연 곳이 없다는 거.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식당도 문을 닫은 곳이 많다는 겁니다. 새삼 우리나라처럼 휴일에도 노동자의 등골을 빼먹는 나라가 세상에는 별로 없다는 걸 이런 방식으로 느꼈죠. 하여간 당시에는 큰 문제였습니다. 달러만 갖고 길을 나섰는데 환전소는 문을 닫았고 요기를 할 식당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니.... 슬슬 지치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구글 지도만 참고하고 가다가 길을 잃었습니다(크로아티아 흐바르섬에서 애먹인 이후로 이번에 또 다시 절 물 먹이네요;;;;).
일단 배를 채워야 움직일 수 있기에 론플에서 추천하는 채식 레스토랑인 Luna Blanca를 찾아갔는데 결국 못 찾았습니다. 아무래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근처에서 러빙헛을 발견했지만 역시나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네요. ㅠ.ㅠ
다행히 찾고 있는 레스토랑들이 한 두 블럭 안에 모두 모여 있어서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이미 배가 많이 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데미지가 컸습니다.
마지막으로 역시 채식 레스토랑인 Stupa Cafe라는 곳을 찾아갔는데 'CODE'라는 페이스트리 카페로 바뀌었더군요. 이 때쯤 되자 더 이상 돌아다닐 기운도 없어서 그냥 여기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물어보니 다행히 신용카드 결제가 된다네요(안 돼면 어쩔 뻔했냐;;;;).
실내에도 자리가 있지만 답답하기도 하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밖이 더 시원하기에 야외 자리에 앉기로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지만 햇빛이 너무 강해 밥을 먹으면서도 계속 의자를 옮기느라 애 좀 먹었죠;;;
가로수가 침엽수라서 카페 야외 자리에 앉아서 보는 풍광도 괜찮은 편이네요.
허기가 져서 그랬는지 음식을 너무 많이 주문했네요. ㅡㅡ;;;
오른쪽에 있는 것이 지중해식 샐러드(9,900투그릭)인데 맛이 괜찮습니다. 뭉텅 썰어넣은 가지가 인상적이죠. 왼쪽이 차가운 토마토로 만든 냉가스파쵸(6,900투그릭)입니다. 스페인에서 맛나게 먹었던 추억이 있어 주문한 건데 괜찮기는 했지만 올리브유를 많이 뿌렸는지 조금 느끼한 편이어서 최상의 맛은 아니었네요. 역시 가스파쵸는 스페인이 최고죠. 맨 위에 보시는 건 베지테리안 파스타(12,900투그릭)인데 역시 괜찮은 맛이지만 살짝 느끼했습니다. 여기에 애플 쥬스(3,500투그릭), 제로 콜라 두 캔(3,500X2=7,000투그릭)으로 배불리 먹었습니다. 저 빵은 기본으로 나오는거에요. 알았다면 음식을 이렇게 많이 시키지 않았겠죠. ㅠ.ㅠ
여기까지만 했어야 했는데 제대로 챙겨 먹는다고 후식으로 초컬릿 빵(2,500투그릭)과 초대형 크로와상(3,100투그릭)까지 먹었습니다. 부가가치세 포함 총 45,800투그릭이 나왔으니 우리 돈으로 대략 22,000원 정도 되네요. 역시 물가가 싸기는 쌉니다.
늦은 점심을 배불리 먹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수흐바타르 광장.
도로를 보시면 머리 위로 전깃줄 같은 것이 거미줄처럼 빼곡하니 지나가는데 저건 전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선입니다. 울란바타르는 승용차, 저상버스, 전차까지 섞여서 다닙니다. 트램만 없는 것 같더군요.
지하철이 없기 때문에 지상이 복잡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도 항상 길이 막힌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울란바타르에서도 꽤 높은 건물인데 공사가 중단된 듯 보입니다. 규모가 큰 건물이기 때문에 꽤나 흉물스럽게 보이더군요. 그 뒤에 있는 파란색 건물이 울란바타르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The Blue Sky Tower입니다.
돛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 같은데 워낙 큰 건물인데다 독특하기 때문에 울란바타르 시내 어디에서도 잘 보입니다. 이정표로 삼고 돌아다니는데 잘 써 먹었죠.
수흐바타르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왼쪽이 수흐바타르 광장인데 마르코 폴로 동상이 있네요? 꼭 광화문 느낌이라서 찍어 봤습니다.
수흐바타르 광장까지 오기는 했지만 더운 날씨에 걷느라 목도 타고 너무 더워서 Central Mall의 Lavazza에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마시러 들어왔습니다. 위의 사진은 Lavazza에서 내려다 본 거리 풍경입니다. 왼쪽에 접근성이 좋아서 한국인들이 많이 묵는다는 샹그릴라 호텔이 보이네요. 이렇게만 보면 서울 을지로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블루베리 스무디(6,500투그릭)하고 애플&오렌지 주스(6,900투그릭)를 주문했는데 주스보다는 스무디 종류가 훨씬 시원합니다. 화장실을 잠시 다녀왔는데 화장실에서 흡연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이 50,000투그릭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더군요.
The Blue Sky Tower는 특이한 외관만큼 눈길을 확 끌기는 하지만 수흐바타르 광장 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어 입점해 있는 호텔에 묵을 일이 아니라면 마땅히 갈 일이 없어서 좀 그렇더군요. 울란바타르에 있던 내내 이정표로만 잘 사용했습니다.
Central Mall을 나와 이동하는 중에 색감이 좋아서 찍은 사진입니다. 붉은빛이 도는 벽과 문이 앞에 주차된 차량의 빨간색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흐바타르 광장은 꽤 넓은 것에 비해 강렬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이 거의 없어서 조금만 돌아다녀도 머리가 어질합니다.
기마민족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동상임에는 틀림없으나 이를 감상하기에는 역시나 땡볕이 적입니다. ㅠ.ㅠ
수흐바타르 광장의 중앙에 위치한 건물에는 칭기즈칸의 좌상이 있습니다. 양옆에는 칭기즈칸의 왼팔과 오른팔이었던 장군이자 형제(이름은 까먹었습니다. 죄송)상이 위치하고 있고요. 이렇게 보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짐작하기 어려운데,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웅장한지 대략 짐작이 갑니다.
근엄한 모습으로 앉아서 사람들을 굽어보고 있는 칭기즈칸. 어느 나라나 상징하는 대상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만 몽골은 칭기즈칸과 게르가 그것입니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죠.
칭기즈칸 좌상이 위치한 건물에서 남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뻥 뚫려 있어서 조망이야 좋지만 햇볕을 피할 곳이 없습니다. 너무 더워요. 그래서 잠도 부족하고 힘들기에 시내를 대충 한 바퀴 돌아본 것에 만족하고 호텔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온전히 걸어서 돌아다녔으니 제대로 돌아다녔다고 할 수 있겠죠.
호텔 근처에서 본 일종의 주상복합건물입니다. 우리나라처럼 거대한 건물은 아니지만 나름 규모가 있습니다.
습도가 낮다고는 해도 워낙 날씨가 더워서(이 날은 섭씨 33도 정도) 땀을 많이 흘렸더니 탈수 증상이 일어나기에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물도 많이 마시고 죽은 듯이 쓰러져 잤습니다.
점심도 많이 먹었기에 저녁도 건너뛰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닫기
* 인천 공항행 카카오 택시비 : 47,900원(toll비 7,100원 포함)
* 캠핀스키 호텔 porter 팁 : 1불
* CODE 점심 식사
- 지중해식 샐러드 : 9.900투그릭
- 토마토 가스파쵸 : 6,900투그릭
- 베지테리안 파스타 : 12,900투그릭
- 애플 주스 : 3,500투그릭
- 제로 콜라 : 3,500 X 2 = 7,000투그릭
- 초컬릿 빵 : 2,500투그릭
- 크로와상 : 3,100투그릭
= 45,800투그릭(VAT포함)
* Lavazza 음료
- 애플 & 오렌지 주스 : 6,900투그릭
- 블루베리 스무디 : 6,500 X 2 = 13,000투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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