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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유기동물이 없을 수는 없지만
지구상에서 임신과 함께 반려동물을 버리는 것이 일상화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월덴 3에서도 몇 차례 소개를 드렸지만 책공장더불어는 동물에 대한 좋은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인데 이 책은 김보경 대표가 아예 집필에 참여해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권지형 선생과 함께 아기와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행복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해 총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해당 사항이 없어서 그런가 저는 임신을 한다고 해서 반려동물을 버린다는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고 도리어 놀랐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일반인들이 많이 갖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모아놓은 것만 봐도 참 기가 차는 게 많은데,
* 개, 고양이를 키우면 임신이 안 된다
* 임신 중 개털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 고양이를 키우면 기형아를 낳는다
* 반려동물 때문에 입덧이 심해진다
* 신생아는 동물과 함께 살면 안 된다
* 개, 고양이 털 때문에 숨이 막혀 죽었다 ㅡㅡ;;;
* 개회충이 아이 눈을 실명시켰다
* 반려동물한테서 피부병이 옮았다
* 알러지가 있다면 동물을 무조건 없애야 한다
* 개, 고양이 때문에 아토피가 심해진다
* 개와 고양이는 균 덩어리이다 -> 사실 인간이야말로 온갖 균 덩어리. 엄마 아빠 입이 개 입보다 더러움;;;
* 개는 물고 고양이는 할퀴어서 위험하다
* 인수공통질병으로 개, 고양이의 병이 옮는다
* 반려동물에게 소홀해져 미안하니 없애는 것이 당연하다. ㅡㅡ;;;
이런걸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믿다니 인간은 참으로 무지몽매한 존재가 맞습니다.
이 책은 서문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철저히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위에 나열한 잘못된 상식들을 하나하나 논파하고 반박하는 형태로 씌여졌습니다.
저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습니다만 실상 유독 많이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고양이라서 특히 관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집안에 임산부가 생길 때 고양이가 버려지는 이유는 톡소플라스마의 유일한 완전숙주이기 때문인데,
1. 고양이와 반려인이 모두 톡소플라스마 항체(IgG)가 없어야 하고
2. 고양이가 '급성'으로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되어 알을 배출하는 2주 동안
3. 그 알을 임신부가 '섭취'했을 경우에만 태아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음
이 모든 조건을 통과했다고 해도 태아가 감염될 확률은 초기 15%, 중기 25%, 후기 60%라고 합니다.
게다가 고양이는 그루밍을 하는 동물이라 대부분의 톡소플라스마 알이 그루밍 과정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반려인이 임신 기간 동안 고양이가 배출한 톡소플라스마 알에 접촉할 확률은 매우 낮죠. 더더군다나 집 안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밖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보다 확률이 더 낮습니다(화장실만 다른 사람이 대신 치워주는 것만으로도 거의 제로 수준).
사실 톡소플라스마가 걱정되는 반려인은 고양이를 내다버릴 것이 아니라 육회, 생선회, 생야채를 먹는 걸 더 조심하는게 맞습니다. 고양이를 내다버리면서 생선회를 얌냠하는 사람은 ㅂㅅ셀프인증하는 거나 다름없죠.
통계 자료로도 국내에서 반려동물에 의한 기형 출산은 사례도 거의 없고, 그 원인이 반려동물이라고 확인된 경우도 없다고 하네요.
뭐든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을 하게 되면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을 버려야 한다는 속설을 믿고 계신 분들은 필독하시고 믿지는 않지만 어른들의 압력을 버텨내는 것이 버거운 예비 산모와 신랑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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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혈압 약 중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당뇨병 약, 항갑상선제 등은 기형 유발 가능성이 높으므로 의사와 상담하여 대체약을 찾아야 한다.
* 톡소플라스마는 태반을 통과해서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생충으로 고양이가 기생충이 체내에서 생존과 번식을 모두 할 수 있는 유일한 완전숙주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 파충류 또는 양서류와 함께 사는 경우 살모넬라 감염은 5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어린이가 만 5세가 될 때까지는 기르지 않는 것이 좋다.
* 산모가 있는 방의 온도를 지나치게 높이면 점막을 건조시켜 회음부절개나 수술 부위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생아가 함께 있는 경우 실내 온도를 24~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 생후 4~5개월부터 돌까지를 바이러스 감염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보는데 만 3세 이후에는 면역기능이 성인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발달하는 걸 알 수 있다.
* 보호자 없이 아기와 반려동물만 두는 일은 없도록 하자.
* 신생아란 생후 4주까지의 아기.
* 가습기는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습도 조절은 젖은 수건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반려동물의 장염은 흔한 질병이 아니지만 사람에게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반려동물이 급성 장염 소견을 보이면 바로 격리시키고 동물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서 감염을 막아야 한다.
*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의 관절 부위에 반려동물에 의해 상처가 났다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관절의 경우는 상처가 깊어 보이지 않아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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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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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책공장더불어'는 동물에 관한 책을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입니다.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처럼 출판사 대표가 직접 쓴 좋은 책도 있고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구매하고 독서 대기 중)처럼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준비를 위해 읽어야 하는 책도 있습니다.
이 책도 역시 책공장더불어에서 내놓은 책입니다. 저는 냥이들과 함께 산 것이 2010년부터였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지만 2007년에 역사상 최악의 사료 리콜 사태가 미국에서 일어났죠. 그 당시 미국산 수입사료를 먹이는 도그맘, 냥이집사들 중에서 시껍했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2007년에 중국에서 수입된 원료(멜라민)가 포함된 사료를 먹고 미국에서만 개, 고양이 수천 마리가 목숨을 잃었고 그로 인해 6,000만 포대의 건사료와 습식사료가 리콜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거든요. 그 사건의 내막이 무엇인지 낱낱이 밝혀줍니다.
이 책의 저자인 Ann Martin은 개, 고양이 사료에 대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로 1990년부터 사료 시장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초판은 1997년에 나왔고 이 책은 2008년에 나온 3판을 번역했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반려동물에게 직접 요리를 해서 먹이는 현대인들은 극히 소수일 겁니다. 대부분 사료 회사에서 제조한 습식, 건식 사료를 사서 먹이죠. 그런데 과연 그 사료는 뭘로 만들어졌을까요? 광고처럼 영양많고 신선한 각종 동식물로 안전하게 제조되었을까요? 이 책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료는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료 성분표에 있는 육분(meat meal)의 재료로 개, 고양이의 사체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바로 렌더링 공장을 통해서죠. 렌더링 공장에서 하는 짓을 간단히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사체 처리를 하는 회사에서 나온 동물 사체, 안락사를 당한 개와 고양이 사체, 동물원에서 죽은 동물, 로드킬을 당했지만 땅에 묻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큰 동물, 식당이나 식료품 점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도축장에서 도축하고 남은 식용 부적합 판정을 받은 부위를 한데 모읍니다. -> 크레실 소독제(락스, 크레졸)와 시트로넬라 등의 화학적 변성제를 뿌립니다. 이들은 모두 독성 물질입니다. -> 이렇게 모은 온갖 쓰레기를 거대한 통에 넣고 찧습니다. -> 그 후에 104.4~132.2도에서 한 시간 가량 익히고 원심분리기로 분리해 표면에 뜬 기름기를 거둬냅니다. 이 기름이 바로 습식 캔을 땄을 때 개, 고양이를 유혹하는 지방입니다. -> 기름기를 제거한 후 남은 원료를 건조시키면 육분과 육골분이 만들어지는데 이걸 이용해 사료를 만듭니다.
경악과 충격이지요. 어떻게 이런 걸로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이 과정을 통제하는 기관이 없습니다. FDA에서 관여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으며 미국 농림부(USDA)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료협회(PFI)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들이 자기 발등을 찧는 규제를 제대로 지킬 수 있을까요?
저자는 문제 고발에서 그치지 않고 이 책의 말미에서 반려동물을 위해 안전하고 영양많은 음식을 조리해서 먹일 수 있도록 다양한 레서피(고양이를 위한 레서피 26가지, 개를 위한 레서피 28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그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들에게 유용한 정보지요. 실제로 생식으로 고양이를 먹이는 수고를 마다않는 집사들도 있으니까요.
이 책은 충격적인 고발과 유용한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좋은 책이지만 저자가 채식에 대해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어 별 하나를 뺐습니다. 저는 채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거나 그냥 비싼 사료 먹이면 되겠지 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던 반려동물의 주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좋은 책입니다. 사료를 먹이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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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는 합법적으로 육골분(meat and bone meal)을 만들어 다른 지역에 보급하고, 개와 고양이의 사체가 섞인 잔여물은 양식장용 사료원료로 가공되어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 한국(?!!)에 수출한다.
* 육분은 도축장에서 렌더링 공장을 거쳐 사료공장으로 이송되고, 육류 부산물은 렌더링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도축장에서 사료 공장으로 바로 이송된다는 점이 다르다. 미국 사료 협회가 강조하는 깨끗한 고기란 '털이나 가죽, 내장과 같은 이질적인 부분이 없다'는 것에 불과하다.
* 고양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습식 캔에 들어가는 생선 부위는 생선머리, 꼬리, 지느러미, 뼈와 내장 등이다. 생선살은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
* 반려동물의 후각을 자극하는 주요 성분으로 반려동물의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사료에 지방을 직접 뿌리거나 다른 성분과 섞는데 인간이 먹지 못하는 폐유, 식당에서 나오는 유지가 주 공급원이고 또 하나의 주 공급원은 렌더링 공장에서 나오는 가축의 기름이다.
* BHA, BHT : 이 두 종류의 방부제는 지방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는 화학적인 항산화제로 이 방부제가 들어간 사료는 유통기한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발암물질로 의심된다.
* 에톡시퀸(ethoxyquin) : 동물 테스트에서 독성이 증명된 항산화 보존제. FDA 수의학센터에서 여전히 동물용 사료에 쓸 수 있는 방부제로 허가하고 있지만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 반려동물의 장례는 매장보다 화장이 좋다. 안락사된 개와 고양이 사체는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데 불법매립을 하게 되면 사체에 남아 있는 안락사 약품인 펜토바르비탈 나트륨이 야생동물을 죽음으로 몰고가기 때문이다. 펜토바르비탈 나트륨은 렌더링 과정의 고열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 동물병원에서 판매하는 여러 종류의 처방식, 비처방식 사료 등을 수의사의 권고만 믿고 먹이지 말 것. 동물영양학을 공부한 수의사의 수는 매우 적다. 수의사가 대학에 다닐 때 들은 영양학 강좌의 강사는 대부분 사료회사 소속이다. 정작 사람이 가는 병원에서는 이런 류의 식품 판매가 금지되어 있는데 동물병원에서는 가능한 것이 아이러니.
* 고양이들이 사료에서 얻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은 아르기닌, 히스티딘, 이소류신, 류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발린, 타우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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