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책을 안 읽는 민족도 드뭅니다. 가까운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MB가 목 매는 G20 국가 만 봐도 독서량으로 따지면 우리나라의 위치는 밑에서 세는 것이 훨씬 빠를 겁니다(아마 꼴찌 아닐까요?). 사는 것이 팍팍해서 도저히 책을 읽을 엄두를 못 내겠다고 투덜거려봐야 별로 공감되지 않습니다. 삶이 풍족해진다고 해서 책을 더 읽게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2008년부터 제가 결산한 내용을 보니 4년 동안 395권의 책을 읽었더군요. 한 해 평균 대략 100여 권의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책벌레 고수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저보고 바쁜 와중에 어떻게 그렇게 책을 빨리 읽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서 생각을 좀 해 봤습니다. 물론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읽는 속도가 빨라지기는 하지만 그건 별로 도움되는 말씀 같지는 않고요. 제 경험 상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면 많이 읽을 수 있는 것 같더군요.
우선
차를 타지 말고 BMW(Bus, Metro, Walk)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물론 독서광들 중에는 자가용을 몰고 다니면서 오디오북으로 책을 듣는 분(정말 대단한 분들이죠~)도 계시지만 많지는 않으니까요. 출, 퇴근을 승용차로 하면서 책을 많이 읽기를 기대하는 건 제가 볼 때 무리한 욕심입니다. 가장 많은 여유시간이 출, 퇴근 시간인 직장인이 대부분인데 이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대체 책을 언제 읽나요? 저는 차를 한번도 사 본 적이 없지만(
'자동차가 없는 게 뭐 어때서? - 부제 : 뚜벅이 예찬' 참조) 제가 읽은 책의 최소한 절반은 출, 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다음으로는
집에 있는 TV를 없애면 좋습니다(
'TV가 없는게 뭐 어때서?' 참조). TV를 없애면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을 하지 않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지만 TV의 폐해는 사용 시간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집중력 분산의 문제가 더 큽니다. 집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TV를 켜는 분들이 많은데 TV를 켜놓고 독서를 해 보세요. 책이 눈에 들어올리가 만무합니다. TV가 있는 집에서 독서를 하는 분들이 저는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조건 책을 들고 다녀야 좋습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푸념하면서도 정작 알고 보면 그런 사람들 중에 책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 없습니다. 책을 읽고 못 읽고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책이 없으면 외출이 불안해질 정도로 항상 책을 갖고 다니는게 좋습니다. 일단 들고 다니기만 하면 읽을 시간은 얼마든지 있거든요.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해서 상대방이 나올 때까지 잠깐,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는 짜투리 시간, 화장실에 간 여자친구를 기다리면서 한 페이지,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기까지의 짧은 시간을 모두 책 읽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끔 보면 다른 사람이 내가 읽는 책을 평가하는 것이 부끄러워 안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던데 그런 걸 보고 바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라는 속담이 있는 겁니다. 만화책을 들고 다니면 또 어떻습니까? 스마트폰으로 고도리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죽이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습니까?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 집에서는 항상 TV를 켜놓으며, 책을 들고 다니지도 않으면서 책을 많이 읽겠다는 건 무리입니다. 무리~
그러니 무슨 책이든 항상 들고 다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세요. 집에 있는 TV는 아예 이 참에 없애 버리시고요. 어차피 종편이니 수신료 인상이니 짜증나지 않습니까? 수신료 모아서 책 사면 일거양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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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사에서 도서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기자 두 분이 내노라하는 독서광들을 인터뷰하여 엮은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 지식에서 행동을 끌어내는 독서력(2009)'을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미 독서삼매경에 빠져 계신 책벌레 여러분들은 굳이 읽으실 필요 없습니다. 저만 해도 대충 아는 내용들이더군요.
책을 읽고 싶으나 동기 부여가 되지 않거나 시간을 내기 어렵거나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몰라서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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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독서광(책벌레라고 쓰기 싫어서 독서광이라고 쓴 건데 느낌의 차이가 별로 없네요. ㅡㅡ;;;)들은 왜 책을 읽을까요?
만만치 않은 활자중독자(아이패드로 책읽기를 시도해 본 결과 나 자신이 활자중독자임을 알게 되었삼) 중 한 사람으로서 저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이유 이상으로 책을 읽는 이유가 있을 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들의 책 내공도 만만치 않은데 바쁜 일상과 직장생활 속에서도 책읽기로 자기경영을 하고 있는, 그야말로 책쟁이 수십 명을 만나 그들의 경험담 속에서 뽑아낸 공통점과 특별함을 잘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을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정말 사람 수만큼 책을 읽는 방법과 이유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자신만의 책 읽는 이유와 방법 찾기가 되어야 한다는거죠. 저는 무엇보다도 '재미'있어서 책을 읽습니다만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된다든가 마음이 순화된다든가 하는 보너스를 얻기도 하겠지요.
이 책의 장점은 보다 보면 책이란 게 별거 아니구나. 나도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는 겁니다. 단점은 이미 독서광의 대열에 합류한 사람에게는 별로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독서 시간을 내는 방법은 이미 제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특히 말미에 실려 있는 명사의 인터뷰 중 정운찬씨의 것을 보고 기분이 확 상해서 별 평가를 하나 깎았습니다. 독서량이 아무리 많아도 사람이 망가지는 건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읽기를 하고는 싶은데 망설이게만 되고 자극이 좀 필요한 분들께 추천합니다.
닫기
* 책이 정답을 가르쳐주지는 않아도 기준은 제시해준다. * 독서의 묘미에 빠지기 위해서는 책에 대한 지나친 신성시보다 책이란 만만하고 부담 없는 것이라는 태도가 훨씬 유리하다.* 무엇을 읽든 내게 감동을 주는 책이야말로 진정한 자기계발서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 독서가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 책을 읽어서 생기는 가장 중요하고 놀라운 효과는 '통찰력'이다. * 독서의 좋은 점은 다양하게 생각이 뻗어나가게 된다는 점이다.* 망설임이 없어진 것도 독서의 장점이다. * 책읽기는 할 때는 목적에 눌리지 말고 즐겁게 해야 한다. * 바빠서 책을 못 읽는다고들 하는데, 실은 안 읽어서 바쁘다는 말이 맞다. 책을 읽지 않으면 여기저기에 모르는 것을 물어봐야한다. 책을 열심히 읽은 사람은 그런 것을 알아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활용 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 강박을 가지고 책을 읽지는 말라는 것이다. 목적을 위해 책을 읽으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짜증이 나거나 책에 질리기 쉽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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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보통 책을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책의 내용을 좋아하는 것이죠.
그런데 책을 좋아한다는 것에는 여러가지 종류와 수준이 있습니다. 책의 디자인을 좋아하기도 하고, 서체라든가, 페이퍼 백이냐 양장본이냐를 구분하기도 하고, 미색 모조지냐 재생지냐로 취향이 나뉘기도 합니다. 희귀본이나 한정판을 모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종이로 만든 책이라면 무작정 환장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당연히 책 냄새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죠. 밑줄을 긋거나 귀퉁이를 접는 것은 물론이고 책을 활짝 펴는 것조차도 질겁을 하는 사람(이 책에서 궁정식 책 사랑법이라고 분류한)이 있는가 하면 물고 빨고 하는 수준에서 책을 이용하기도 하고 책을 분책하거나 다 읽은 부분은 뜯어서 먹는 사람의 수준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제 경우는 다 읽은 페이지 번호에 동그라미를 치고 자를 대고 밑줄을 긋던 시기를 지나 일단 손에 들어온 책은 버리지를 못하고 무조건 보관하던 시기를 거쳐 지금은 다시 볼 책이 아니면 과감하게 북 크로싱해서 날리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을 나열해서 스펙트럼을 만든다면 중간 정도의 수준?
대부분 bookmark나
book dart를 사용하지만 필요하면 언제든 귀퉁이(dog-ear라고 하는)를 접고 낙서도 하고 메모도 거침없이 합니다. 상당히 지저분하게 보는 편이죠. 그것이 인간의 독서 생활을 위해 희생한 나무들을 기쁘게 할거라고 (마음대로) 생각하는 쪽입니다.
이것과 관련된 내용을 전에 포스팅한 적도 있군요.
해외 여행을 가면 독특하고 예쁜 bookmark를 사 오기도 하고 선물을 받는 것도 아주 좋아하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줘 버리기도 합니다. book dart는 제 것이 아닌 책에만 사용하는 편이고요. 그러니 확실히 궁정식 책 사랑법은 아닙니다.
대신 뭐든지 읽는 것은 좋아해서 장르를 가리지 않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의 저자처럼 자동차 메뉴얼이나 홈 쇼핑 카탈로그에서 희열을 느끼는 수준은 아니고요.
이 책은 '책을 위한 책'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목부터 Ex Libris(장서표)입니다. 책벌레가 쓴 책벌레를 위한, 책에 대한 에세이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재 결혼 시키기(두 책벌레가 결혼했을 때 각자의 책장을 합치는 것), 오, 탈자를 강박적으로 교열하는 것, 한정본에 대한 사랑, 책을 쓰는데 사용하는 필기구에 대한 집착, 표절에 관한 내용, 책과 연합된 강렬한 감정, 낭독의 쾌감에 이르기까지 책벌레들을 흥분시킬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아쉬운 점은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책들과 풍자와 유머, 라이프 스타일이 지극히 서구적인 것이어서 마음에 별로 와 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훨씬 더 맛깔난 비유를 사용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역자가 번역 잘 하는 정영목씨니까 아마도 번역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아니면 제가 이 책을 좋아라 할 정도의 책벌레가 아니라서 그럴수도 있겠습니다.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의 책벌레라면 마음에 드실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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