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매년 한번은 어떻게든 해외 여행을 나가게 되면서 생긴 좋지 않은 습관 중 하나는 온통 걱정에 휩싸여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비한답시고 반복해서 일정 체크하고 동선짜고 했던 초기와 달리 요새는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똥배짱만 생겨 여행 일정을 대충 짜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행하는 나라에 대해 공부도 덜 하게 되고 Lonely Planet에 정보가 워낙 꼼꼼하게 수록되어 있다보니 항공편과 숙박만 예약하고 나면 마음이 느슨해져서 아무래도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는 총 3일에 걸쳐 한국인 가이드가 이끄는 일일 투어에 참가했던지라 더더욱 스페인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했는데 아무래도 그만큼 몸으로 부닥치면서 깨닫게 되는 체험의 양이 줄었고 믿었던 론플의 지도가 발등을 찍으면서 대신 발품을 꽤나 팔았습니다. 다시 한번 꼼꼼한 준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 여행이었지요.
어쨌거나 그래서 그런지 여행 자료 수집도 그동안의 여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합니다.
* 서적
- 프렌즈 스페인(2010)
: 예전에 체코 여행을 할 때도 느꼈지만 이번 스페인 여행 준비하면서도 여실히 느낀 것이 꽤 알려진 나라라도 정작 준비할 때 보면 한글로 된 국내 여행 서적이 너무 없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해서 2010년까지 거꾸로 뒤졌는데도 제대로 된 책은 이 책이 유일합니다. 그나마도 일본 여행 서적을 그대로 베낀 것이었는데도요. 이 책의 강점은 첫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참고해도 될 정도로 여권과 비자 발급받는 것부터 출입국 서류 작성하는 것까지 아주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너무 세세한 정보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느라 정작 스페인 현지를 소개하는데 소홀하게 되어 론다와 같은 인기 스팟도 달랑 2페이지에 불과합니다.
- Lonely Planet : Spain(2011)
: 항상 마음 든든한 론플을 거의 1,000 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들고갔는데 론플 시리즈를 즐겨 보시는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지만 저자에 따라 문체가 좀 다릅니다. 스페인편의 가장 큰 문제는 나중에 서적 리뷰에서도 말씀을 드리겠지만 공항과 버스 터미널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게다가 공항이나 버스 터미널에서 시내 중심가로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지 않아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 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게다가 부분 지도는 꽤 정확하지만 바르셀로나 같은 큰 도시의 각 권역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없어 그야말로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이번 여행처럼 온통 발로 뛰는 여행이 아닌 경우에는 감을 잡을 수가 없어 마지막 날까지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같은 론플빠도 이번 스페인편은 흔쾌히 추천을 드리기가 어렵겠습니다.
* 인터넷 사이트
- 엘린의 블로그
: 여행을 상당히 많이 다니는 엘린님의 블로그입니다. 사진이 많고 여행기가 자세해 현지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장점이 많은 반면 저처럼 현지 물가 등의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고 정보 내용도 주로 맛집, 파라도르, 부띠끄 호텔 소개에 국한되어 있어 정작 유적, 성, 성당, 박물관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쉽습니다. 저는 특히 이번 여행의 일정과 진행 방향이 반대(바르셀로나 IN -> 마드리드 이동)로 되어 있어 더욱 헷갈렸다는...
- 이재환의 스페인 자전거나라
: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일일 투어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유로 자전거 나라의 이재환 가이드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입니다. 주로 맛집 위주로 정보를 검색했는데 채식을 시작한 뒤라 그리 쓸만한 정보를 건지지 못한데다 정작 일정에 쫓겨 그나마 찾아낸 정보도 활용을 못했다는. ㅠ.ㅠ 바빠서 그런지 요새는 블로그가 별로 업데이트되지 않은 것도 아쉬웠습니다.
- 스페인 관광청
: 스페인에 대해 감을 잡기 위해 가장 먼저 참고한 사이트였는데 들어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정작 스페인에 대한 일목요연한 설명은 전혀 없습니다. 위에서 소개드린 '프렌즈 스페인'이나 'Lonely Planet Spain'을 보시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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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난 후 소화도 시킬 겸, 구 시가 광장으로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천문시계 앞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리는군요.
주말이라 그런지 시청 앞에 관광객을 태우고 시가를 도는 마차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말발굽이 포석에 닿는 소리는 경쾌할 것 같지만 아무래도 비쌀 것 같아서 패스~
구 시가 광장에 장터가 섰는지 사람들이 어디나 빼곡한데 맥주 회사에서 프로모션을 하는 무대 공연이 한창입니다.
역시나 맥주에는 흥겨운 노래와 춤이 제격이죠. ^^b
그렇지 않아도 원래 사람이 많은 곳인데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더군요.
장터 여기저기에서는 길거리 음식을 파는데 사람들이 들고 다니면서 요기를 합니다. (저 녀석 너무 노골적으로 먹고 싶다는 뻐꾸기를 날리는군요) 측은하게 쳐다보는 주인의 표정이 압권~
스메타나 박물관으로 가는 도중에 마리오네뜨 인형을 파는 가게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음악에 맞추어 마리오네뜨를 조종해 춤추게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의 사람과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정교하게 움직이더군요. 생활의 달인 수준입니다. 동영상으로도 찍어 왔는데 다시 봐도 정말 예술이네요. 갑자기 가족 관광객이 방해만 하지 않았으면 더 오래 볼 수 있었을 것을. 참 아쉽습니다.
스메타나 박물관(Bedricha Smetany Muzeum)은 구 시가 광장쪽 까를교 근처에 있습니다. 스메타나는 체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체코를 대표하는 음악가지요. 까를교 근처라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구석에 숨어 있어 찾기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바로 앞에 노천 카페가 있어서 더욱 헷갈립니다.
백조 한 마리가 물 위에 서(?) 있습니다. ^^
블타바 강에는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허가를 받은 사람만 낚시를 할 수 있다고 하죠.
까를교 뒤쪽으로 프라하 성이 보이는 위치라면 대충 어디쯤인지 아시겠나요?
스메타나 박물관의 입장료는 50K입니다. 대신 사진 촬영을 하고 싶으면 30K를 더 내야 합니다. 1층에 티켓 판매소에서 표를 사서 2층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입구에는 방명록이 놓여 있고 지도에 방문객의 국가를 표시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한국 사람도 많이 다녀갔네요.
스메타나 박물관은 공간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잘 꾸며놓았습니다.
신경을 많이 쓴 티가 역력합니다.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2층 맨 안쪽에는 재미있는 장치가 있는데 보시는 것처럼 오케스트라를 상징하는 악보대가 놓여있습니다.
지휘석에 가면 곡명이 적힌 악보대 위치 표식이 있는데 지휘봉을 들고 해당 악보대를 향해 누르면 정해진 곡이 흘러나옵니다.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것이죠.
스메타나 박물관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서 오후 7시에 닫습니다. 프라하의 박물관 중 상당히 늦게까지 여는 박물관 중의 하나입니다.
스메타나 박물관을 둘러보고 카프카 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까를교를 건넜습니다. 사진의 악단은 나름 상당히 유명한 분들이죠. 한국의 가이드 북마다 소개되는 분들인데 애드립이 뛰어난데다 연주 실력도 괜찮습니다. 직접 녹음한 CD를 현장에서 팔기도 하는데 너무 비싸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뒤에 보면 열기구가 보이실텐데 보통의 열기구와 달리 열기구 밑에 의자가 달랑 매달려 있고 거기에 앉아서 경치를 감상하는 겁니다. 그야말로 온몸을 때리고 지나가는 바람을 맞을 수 있는 멋진 체험... -_-;;;;
까를교도 주말 인파가 몰려서 정신이 다 없습니다. 역시 여유있게 보려면 평일에 가야합니다.
까를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아랫길로 접어들어 그 길을 계속 따라가면 카프카 박물관에 다다르게 됩니다.
카프카 박물관(Franz Kafka Muzeum)은 프라하를 상징하는 작가 카프카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입장료는 120K로 비싼 편입니다.
카프카 박물관의 명물이었던 오줌누는 동상은 뭐가 잘못되었는지 수리를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리얼한 모습은 감상하지 못했습니다. ^^
보시는 것이 박물관 입구인데 정작 티켓은 반대편에 있는 기념품 샵에서 팝니다. 아무래도 상술 같은데 그런다고 기념품을 먼저 살까보냐~
카프카 박물관의 분위기는 카프카의 작품 세계를 상징하듯이 어둡고 암울한 느낌을 줍니다. 다 보고나면 기분이 울적해질 정도~
카프카 박물관을 둘러보고 지하철로 Mustek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체코를 떠나기 전에 알폰소 무하 박물관(Alphonse Mucha Muzeum)도 살펴보고 싶었거든요.
다행히 쉽게 찾았습니다. 지금 보니 절대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는데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로 앞에 가야지만 박물관 입구인지 알아볼 수 있게끔 해 놨더군요. 아 놔~
무하 박물관의 입장료도 비싼 편이어서 120K나 됩니다. 게다가 사진 촬영도 안 됩니다. 스메타나 박물관처럼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서 오후 7시에 닫습니다.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소 무하의 다양한 그림과 스케치를 감상할 수 있는데 그림이 정말 매혹적입니다. 언뜻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그림을 연상케 하기도 하고요. 입장료는 비싼 대신 화장실은 공짜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바츨라프 광장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둘러보고,
하벨 시장으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딸기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 먹었습니다.
한 개에 25K인데 샤베트와 비슷합니다.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하벨 시장에 가서 선물용으로 나무 책갈피를 샀습니다. 한 개에 50K인데 꽤 정교하게 만들어서 선물용으로 괜찮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출한 김에 사과도 샀는데 1알에 25K나 받더군요. 완전 도둑놈 심보입니다. 그래도 싱싱은 하기에 그냥 사 먹었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물, 콜라를 한 병씩 샀습니다(공항은 물가가 살인적으로 비싸니). 5시 30분 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고 호텔 직원에게 한국의 토속적인 냄새가 나는 휴대폰 줄을 선물로 줬습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고 될 수 있으면 한국적인 분위기가 나는 선물을 갖고 나가면 여러가지로 좋더군요. 고마운 현지인에게 선물로 줘도 의미가 있고요. 저희는 주로 휴대폰 줄을 애용하는 편입니다.
지하철로 데비즈카역으로 이동해서 마침 대기하고 있던 119번 버스에 올랐습니다.
공항까지는 20분 쯤 걸리는데 공항 비슷한 곳에서 내리지 말고 사람들이 거의 다 내리는 곳까지 기다렸다 내리세요.
우리나라 항공사의 발권 카운터는 181~188번입니다. 인터넷으로 좌석 예약을 해 둔터라 발권은 금방 했는데 항공사 사정으로 20분 연착이 된다고 하여 공항 면세점에서 초컬릿(119K)을 사고 남은 동전(17K)은 탈탈 털어 donation을 했습니다.
출국 심사 때에는 짐 검사를 하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막상 보딩을 하려고 하니 그 앞에 검색대가 있네요. -_-;;;
투시기에 골드나 크리스탈 비슷한 것이 잡힌다고 공항 직원이 제 짐을 열어봤는데 알고 보니 황금 소로에서 산 금속 북마크더군요.
이렇게 체코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닫기
* 1 day ticket : 100K X 2 = 200K
* 점심 식사(우 베이보두)
- 족발 : 259K
- 다크 필스너 : 29.9K X 2 = 59.8K
- 팁 : 15K
* 스메타나 박물관 입장료 : 50K X 2 = 100K + 30K(사진 촬영 티켓 구입)
* 카프카 박물관 입장료 : 120K X 2 = 240K
* 무하 박물관 입장료 : 120K X 2 = 240K
* 딸기 아이스크림 : 25K
* 나무 책갈피 구입(하벨시장) : 50K X 10 = 500K
* 사과 : 25K X 2 = 50K
* Malostranska역 가판대에서 구입한 물, 콜라 한 병 : 55K
* 공항 면세점에서 산 선물용 초컬릿 : 119K X 2 = 238K
* 초컬릿 : 69K
* 공항 donation : 17K
덧. 무려 7개월에 걸친 체코 여행기를 드디어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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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묘지를 떠나려고 하는데 마침 성 베드로 바울 성당에서 결혼식이 끝난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희가 방문한 날이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운이 좋게 결혼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당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네요. 신랑이 대머리이기는 하지만 훤칠하니 잘 생겼습니다.
현악 4중주단(이걸 quartet이라고 하던가요?)의 연주가 흥겹습니다. 사실 이 날 바람이 좀 심하게 불어 추웠는데도 아주 흥겹게 분위기를 이끌더군요.
신랑, 신부도 같이 어울려서 즐기네요. 보기 좋습니다.
성 베드로 바울 성당은 결혼식이 있으면 입장 불가입니다. 또 매주 화요일은 입장을 할 수 없으니 방문할 분들은 참고하세요.
성당을 뒤로 하고 언덕을 내려오는 길은 이미 떨어진 낙엽으로 인해 분위기가 상당히 고즈넉합니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하죠.
중간 즈음에 블타바 강을 굽어볼 수 있는 작은 전망대가 있는데 거기에서 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물론 저희도 질세라 찰칵~
잘 보시면 아래에 트램길이 지나갑니다.
비셰흐라드 밑에서 블타바 강변까지 내려오는데 걸어서 5분도 채 안 걸립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카를교까지는 걸어서 대충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일단 좀 걸어보고 너무 멀면 트램을 타기로 했습니다.
구름이 아주 예술입니다.
벤치도 포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고래를 형상화한건지 모르겠는데 노숙자에게는 애로가 꽃피겠는데요?
과거에는 누군가를 태웠을 조각배도 물결따라 흔들흔들합니다. 날씨가 그래서 그런지 배가 강물에 착 달라붙어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는 느낌이네요.
블타바 강변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비둘기, 오리, 백조가 엄청나게 몰려 있는 곳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빵조각을 뜯어서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죠. 보시는 것처럼 한 마리만 보면 우아한데 백조도 떼로 몰려서 던져지는 빵조각에 따라 우왕좌왕하니 영 모양이 나지 않네요.
날씨가 영 심상치 않고 다리도 아프기 시작해서 남은 거리는 트램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음식 지참과 휴대폰 통화는 안 되는데 반려 동물은 가능하다는 의미일까요?
트램의 내부는 버스와 지하철의 중간 형태인데 날씨가 꾸물거려서 그런지 토요일인데도 한산합니다.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점심도 먹어야겠고 그래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어제 사람이 많아서 헛걸음을 한 U Vejvodu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U Vejvodu는 Mustek역에서 내리면 금방입니다. 음식점이라기보다는 Pub에 가까운 분위기죠. 점심 시간이라서 기다리는 사람이 또 많을까봐 은근히 걱정했는데 의외로 자리가 있더군요. 평소에도 저녁보다 점심이 사람이 더 적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족발(pecene kolno)과 필스너 다크 맥주를 주문했습니다. U Vejvodu는 족발로 유명한 집(무려 400년 역사!)이니 당연히 족발을 먹어야겠지요.
우선 쌉싸름한 필스너 다크 맥주로 목을 축여주시고. 풍부한 거품이 예술입니다.
드디어 그 유명한 족발(pecene kolno)이 나왔습니다. 꼬치에 꿰어 나오는데 직접 칼로 썰어서 아래 보이는 4가지 소스 중 하나를 찍어서 먹습니다. 육질이 야들야들하고 아주 연해요. 입맛에 따라 조금 느끼하다고 느끼실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아주 맛있었습니다. 쌉싸름한 필스 다크너와 아주 잘 어울려요.
족발이 259K, 필스너 다크 맥주 1잔이 29.9K였습니다. 맥주는 비교적 저렴한데 족발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좀 나와주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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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셰흐라드 성벽을 뒤로 하고 내려오면 비셰흐라드 공동 묘지를 만나게 됩니다. 비셰흐라드 공동 묘지는 성 베드로 바울 성당 바로 옆에 있습니다.
비셰흐라드 공동묘지는 묘지라기보다는 조각 공원 같은 인상을 풍깁니다.
묘비가 거의 예술품의 수준인 것들이 많죠. 한번 보시겠습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고인은 말이 없으나 살아있는 자들에게는 경탄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묘석입니다.
이 묘지에는 유명인이 많이 묻혀있는데 그들의 무덤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보르작의 무덤입니다. 상당히 공을 들인 것 같네요. 흉상도 그렇고 말이죠.
호젓한 분위기가 정말 공원같습니다. 관광객들만 없다면 고인들도 편히 쉴 수 있을 분위기입니다.
성 베드로 바울 성당입니다. 이 날 결혼식이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고딕, 바로크, 아르누보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내부가 상당히 화려하다고 합니다.
앞서 본 드보르작의 무덤과 달리 스메타나의 무덤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입니다. 주변의 묘석들과 비교를 해 봐도 좀 평범하게 생겼죠.
스메타나 무덤 맞은 편에 보면 무하의 무덤이 있습니다.
왼쪽을 보시면 체코를 대표하는 화가인 알폰소 무하의 무덤이 있습니다.
알폰소 무하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것 같군요.
둘러보다 우연히 네루다의 무덤도 찾았습니다. 검은색의 묘비가 깔끔합니다.
정오가 되니 성 베드로 바울 성당에서 일제히 종소리가 울리는데 무슨 음악 같습니다. 종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을 만들어 낼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말 환상적이네요. 비셰흐라드 공동묘지를 방문하실 분은 성 베드로 바울 성당 종소리의 교향악을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놓치면 후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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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K짜리 지하철 승차권은 75분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호텔에 짐만 던져 놓고 부랴부랴 호텔을 나섰습니다. 서두르면 바츨라프 광장이 있는 Muzeum역까지 추가 비용 없이 갈 수 있으니까요.
체코 지하철은 사실 그렇게 편리하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몇 번 불평한 것처럼 승차권을 구입하는 것도 불편하고, 열차 내 좌석 배치도 비효율적입니다. 교통 문화가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DMB,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기는 해도 책 읽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순전히 개인적인 생각)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모습이더군요.
바츨라프 광장(Vaclavske Namesti)은 체코 여행자들이 대개 프라하 여행을 시작하는 장소인데 저희는 어찌하다보니 마지막에 들르게 되었네요. 지하철 A선과 C선의 환승역인 Muzeum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 선포, 1948년 사회주의 공화국 선언, 1968년 소련 연방에 대항해 일으킨 자유화 운동 '프라하의 봄', 1989년 민주화를 위한 무혈 시민 운동 '벨벳 혁명' 등 체코의 역사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등장하는 유서깊은 장소가 바로 바츨라프 광장입니다.
바츨라프 광장 초입에 있는 바츨라프 기마상입니다. 바츨라프는 체코 민족의 수호성인인데 10세기 이후부터 체코에 국난이 닥치면 동굴에 잠들어 있는 보헤미안 기사들을 깨워 적군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다는 전설의 주인공입니다. 역사적 장소에 어울리는 의미를 가진 기마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츨라프 기마상 뒤로는 국립 박물관(Narodni Muzeum)이 있습니다. 체코 최대의 박물관이자 세계 10대 박물관 중 하나입니다. 체코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곳이라고 하네요. 프라하에 너무 늦게 도착한터라 이 박물관 관람은 과감히(ㅠ.ㅠ) 포기했습니다.
바츨라프 광장은 밤에 보면 더욱 운치가 있다더니 역시나 그랬습니다. 밤에도 여행자들로 활기가 넘치네요.
바츨라프 기마상을 뒤로 두고 쭈욱 내려가면 무스텍(Mustek) 역을 만나게 되는데 거리 양쪽으로 각종 기념품을 파는 상점과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중앙 화단에는 누군가를 추모하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데 민주화 투사들인지 확인을 못 했습니다. 전부 체코어로만 씌여 있었거든요. ^^;;;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는지 놓여진 꽃들이 시들지 않았네요.
번화가라서 그런지 큼지막한 카지노도 주머니가 두둑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네온사인이 화려하지 않은 체코에서도 카지노만큼은 서구 사회에 뒤질세라 겉보기에도 휘황찬란합니다.
출출한 김에 길거리 음식을 먹어 보기 위해 길거리 가판대에서 핫도그를 샀습니다. 종류가 많기는 한데 그림만 보고 주문해도 좋으니 편리하네요.
빵 사이에 두툼한 수제 수시지를 끼우고 양파와 각종 채소, 감자칩을 얹은 뒤 마요네즈와 케첩을 뿌렸습니다. 가격은 70K. 한 개만 먹어도 든든합니다. 맛도 좋아요. 길거리 음식으로 추천~
바츨라프 광장 주변은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하고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크리스탈 제품이 유명해서 그런지 프라하 어디를 가도 상점을 볼 수가 있죠.
체코 전통 음식 중 하나인 족발(pecene kolno)과 갈비(uzeny veprovy zbirka)를 먹어보기 위해 400년 전통으로 유명한 U Vejvodu에 들렸으나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그야말로 사람으로 폭발할 지경) 내일을 기약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마지막 날이니 한국 음식을 먹어보기 위해 가이드 북에서 추천한 Yami를 어렵게 찾아갔습니다만 메뉴가 바뀌었더군요. 가이드 북에 소개될 당시의 한국 요리사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일식 위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모처럼 왔으니 한국 음식을 해 주겠다고 친절하게 대해주셨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냄새로 불쾌감을 줄까봐 그냥 나왔습니다.
만화 심슨을 패러디한 제품을 전문으로 파는 상점입니다. 문이 닫혀 있어 진열장에 전시된 것만 봤는데 재미있네요. 그럴듯해 보이죠?
유태인 지구에 있는 Marco Polo IV도 찾아갔지만 역시나 너무 늦었는지 이미 문을 닫았더군요. 체코에서의 마지막 날인데 운이 별로 없네요. 할 수 없어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배 위에서 음악과 음식, 술을 즐길 수 있는 유람선이 끊임없이 다리 위를 오가네요. 시끌벅적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금방 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인데도 유럽 대부분의 도시가 그런 것처럼 상업 조명이 많지 않습니다. 네온사인에 익숙한 우리가 볼 때에는 처음에는 어둑해서 무섭기도 하지만 적응이 되면 그런대로 운치가 있고 우리나라가 너무 전기를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치안만 안전하다면 이런 분위기 있는 조명 하나로도 길을 밝히기에 충분하지 않을까요?
결국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서 핫도그를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프지는 않아서 씻고 일찍 자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프라하가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넓이라고 하더라도 계속 걸으니 상당히 피곤하군요. 시차도 한 몫을 했고요.
유럽에서는 체인 호텔이 아닌 경우 고급 호텔이라도 겉에서 보기에는 작고 아담한 경우가 많습니다. Hoffmeister 호텔도 겉에서 보기에는 우리나라 모텔급 정도 밖에 안 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호텔 로비도 아담하고 고전적이죠. 대리석에 조명이 번뜩이는 현대식 호텔하고는 거리가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행 마지막 날이라 푹 쉬는 의미에서 좋은 호텔로 방을 잡았습니다. 요기는 거실입니다. 앞서 묵었던 호텔들하고는 확실히 비교되죠.
요기는 침실입니다. 굉장히 넓죠. 벽에는 이 호텔의 주인이었던 Hoffmeister씨가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습니다. 이분은 미술 쪽에 조예가 깊었다고 합니다.
욕실도 굉장히 넓고 천장도 높습니다.
게다가 shower booth와 욕조가 함께 있어요. 세면대도 두 개이고. 월풀 욕조는 보기 쉬운 것이 아닌데 말이죠.
월풀 욕조를 활용해서 가져간 목욕 소금으로 반신욕을 하고 12시쯤 잠이 들었습니다.
27,199보나 걸었으니 많이 걷기는 걸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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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츠 Celerin 호텔 make up room 비용 : 22K
* 숙박비 결제 : 1,470K
* Chateau 입장료 : 90K X 2 = 180K
* 점심 식사 비용(Pizzerie, 137K)
- 마가리타 피자 작은 것 : 59K
- 치즈 케익 : 32K
- 콜라 한 잔 : 24K
- 오렌지 쥬스 한 잔 : 22K
* 텔츠 -> 프라하 Roztyly 버스 요금
- 차비 : 124K X 2 = 248K
- 짐 보관료 : 17K X 2 = 34K
* 75분 지하철 승차권 : 26K X 2 = 52K
* 바츨라프 광장 핫도그 1개 : 7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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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광장 끝자락에 위치한 Chateau(성)는 14세기 흐라덱 가문이 지은 것으로 고즈넉한 정원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오전 시간인데다 보슬비가 내리는 통에 방문자가 거의 없더군요. 덕분에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조용히 한가로운 시간을 즐겼습니다.
벤치에 앉아 간식을 즐기기도 했지요.
텔츠를 조감한 모형입니다. 보면 담박에 아시겠지만 텔츠는 정말 작은 마을입니다. 하지만 아름답죠. ^^
Chateau의 입장료는 90K('A' tour)입니다. 'A' tour는 원래 guide tour인데 담당 직원이 guide가 안 나왔다면서 설명서만 달랑 줬습니다(우 씨~). 점심 시간에 museum과 gallery가 닫는다는 말도 안 해 주는 바람에 정원에서 산책을 즐기다가 점심 시간 5분 전에 갔더니 이미 모두 닫혀 있었습니다. 참 기분이 상하더군요. 더 불쾌했던 것은 제가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데 꼭 독일어(체코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용하더군요. Chateau의 정원이 워낙 마음에 들어서 참았습니다만 텔츠의 Chateau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Chateau 바로 옆에 있는 비투스 성당은 입장료가 없지만 역시 정오가 되면 칼 같이 문을 닫습니다. 프라하의 화려한 성당에 익숙해져 그런지 제 눈에는 지극히 평범하게 보였습니다. 단체 관광객을 이끄는 가이드가 침을 튀기면서 설명하는 것을 보니 뭔가 역사적인 내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_-;;;
박물관과 갤러리를 못 들어간 화풀이로(는 아니고 출출해서~) Chateau 반대편 광장 끝에 있는 Pizzerie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피자의 종류가 다양하면서도 저렴하고 맛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죠.
조금만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분위기가 식당이라기보다는 Pub 분위기.. @.@
간단히 먹으려고 들어온 곳이기 때문에 마가리타 피자 작은 것(59K)하고 케익도 맛있다고 해서 치즈 케익 한 조각(32K),그리고 콜라(24K), 오렌지 쥬스 한 잔(22K)을 주문했습니다. 모두 합쳐 137K, 우리 돈으로 만 원도 안 되는 돈입니다. 싸기는 싸네요. ^^
요게 마가리타 피자. 담백하고 맛있습니다. 기름지지 않아 느끼하지 않은데다 양도 적당합니다.
요건 치즈 케익. 역시 맛있습니다. 위에 얹은 크림을 발라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습니다. 얌냠~
원래 계획은 오후 3시 45분 차(2시간 걸리는)를 타고 프라하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비가 간간히 뿌리는 통에 그동안 마땅히 할 일이 없더군요. 그래서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3시간), 3시 5분 차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텔츠의 버스 터미널은 프라하보다 훨씬 열악(당연한가?)합니다. 게다가 승강장이 터미널 건물과 꽤 떨어져 있어 목적지를 찾기가 힘이 듭니다(이건 프라하의 버스 터미널도 마찬가지). 버스 시간표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프라하의 Roztyly 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2번 승강장에서 출발합니다. 차표는 1인 당 124K에 짐 하나 당 17K를 받더군요.
기다리는 동안 정말 손이 덜덜 떨리게 귀여운 동네 냥이와 놀았습니다. 이 녀석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자꾸 품으로 파고들면서 야옹거리는데 애교가 장난이 아니네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다시피 체코에는 냥이가 드뭅니다. 강아지가 대세거든요.
3시간 정도를 달려 Roztyly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확실히 중간에 들르는 정류장이 많더군요. 정류장의 수에 따라 운행 시간의 차이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짐을 찾으려고 짐칸을 열었더니 뒤따라 내린 운전기사가 화가 난듯 노려보더군요. 짐작컨대 제가 아마도 자신의 업무 영역을 침범해서 모욕적으로 느꼈나 봅니다. 몰라서 그런거지만 어쨌거나 기분을 상하게 해서 미안했습니다. 사과도 못했는데... ㅠ.ㅠ
일단 예약해 둔 호텔로 가기 위해 지하철 표를 사려고 보니 운이 나쁘게도 동전이 51K만 남았더군요. 1K가 모자라 결국 기념품으로 하려고 미리 빼놓은 동전을 사용해서 지하철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ㅠ.ㅠ
Malostranska 역으로 향했습니다. Malostranska 역은 프라하 성 뒷문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역입니다. 체코 여행을 가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지나게 되는 지하철 역이죠.
체코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해 미리 예약해 둔 Hoffmeister Hotel은 Hyatt나 Hilton같은 체인 호텔은 아니라서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주 매력적이고 고급스러운 호텔입니다. 저는 크고 화려한 호텔보다는 여행하는 나라를 어느 정도 대표하는 멋이 있는 전통 호텔을 좋아하고 여행을 갈 때마다 꼭 묵어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대체로 여행 막바지에 노독을 푸는 의미에서 묵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여행에서는 Hoffmeister 호텔이 바로 그랬습니다.
Hoffmeister 호텔은 프라하 성 뒷문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리고 지하철 Malostranska 역이 근처에 있으며 트램 20, 22번 역까지 있는 그야말로 교통의 요지에 위치했더군요. 호텔 동선이 약간 미로같아서 저희가 묵었던 403호를 찾는데 진땀을 좀 뺐지만 그래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설도 정말 훌륭하고 깔끔하더군요. 체코 여행 마지막을 장식하는 숙소로 강력 추천합니다. Hoffmeister 호텔에 대해서는 나중에 사진과 함께 다시 소개하기로 하고요.
짐만 놓고 체코에서의 마지막 날 저녁을 바츨라프 광장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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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7시에 일어났습니다. 지금까지 묵었던 체코 호텔 중에서 욕조는 가장 넓네요. ^^
체코를 여행하는 동안 미리 예약을 해서 그런지 대부분의 호텔에서 가장 높은 층의 방(그래서 전망이 좋은)을 줬죠. Celerin Hotel은 특히 맨 꼭대기 층의 방을 줘서 특히 전망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방이 넓은데 비해 가구가 없어서 그런지 좀 휑하고 히터가 들어와도 방이 따뜻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게 흠이더군요. 뜨거운 물도 생각보다 늦게 나와서 아침에 빨리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넓은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어제 저녁에 먹다 남긴 부드바 맥주를 부은 뒤 아침부터 맥주 반신욕을 즐겼습니다. 캬아~
8시 쯤에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메뉴는 똑같지만 삶은 달걀이 나왔더군요. 저는 이상하게 해외로 여행을 갔을 때 아침으로 삶은 달걀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터키에서도 그랬고, 그리스에서도 그랬고요.
아침을 먹으면서 일부러 빵을 2개 챙겼습니다. 아침 산책을 나가는 김에 어제 본 백조에게 먹이를 주고 싶었거든요.
날씨가 흐려서 한국에서부터 챙겨 온 우산을 가져갔는데 역시나 중간에 보슬비가 내리더군요.
텔츠의 광장 주변 상가는 통로가 길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비가 와도 구경을 하는데는 아주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광장 끝까지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갈 수도 있어요.
와! 100% 나무 담장이라서 그런지 완전 옛스럽습니다. 사는 사람은 아무래도 관리하는데 불편하겠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고풍스럽고 좋네요.
낙엽이 떨어진 아침 호숫가는 산책하기에 그야말로 안성마춤입니다.
호수 건너편의 숲은 예쁜 단풍으로 물들었습니다.
어제 본 백조 가족입니다. 숫놈 2마리하고 암놈 4마리로 구성된 가족인데 대장인듯한 숫놈이 아주 욕심이 많아요. 막 소리지르면서 다른 놈(특히 다른 숫놈)을 쫓고 난리입니다.
마을 주민과 여행자들이 먹이를 자주 주는지 산책을 하다가 호숫가에 멈춰 있으면 알아서 이렇게 다가옵니다.
이 녀석이 바로 우아하게 생긴 모습답지않게 왕성한 식탐을 뽐내던 대장입니다.
확실히 암컷들은 좀 얌전하게 생겼어요.
어제와 달리 아침 산책에서는 호수 끝까지 걸었습니다.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나가면 버스 터미널로 빠지는 길이 나옵니다. 이 길을 따라 가다가 오른쪽으로 틀어 다시 광장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텔츠는 상당히 작은 마을이거든요. ^^
마을 어귀에 있는 교회 앞에 세워진 십자가인데 프라하에서도 느꼈지만 금박 장식을 참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정표가 알아보기 쉽도록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습니다.
광장 입구에서 바라본 광장의 전경입니다. 왼쪽이 어제 저녁을 먹었던 음식점이지요.
호숫가를 한 바퀴 돌고 광장으로 돌아왔는데 뭔가 좀 모자란 듯하여 마을 반대편에 있는 작은 호수까지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비가 내린 뒤라서 그런지 조금 스산하네요.
이 호수는 규모가 훨씬 작기는 하지만 운치는 더 있습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도 멋지고요.
텔츠도 물빛은 체스키 크롬로프처럼 검고 짙푸릅니다.
호숫가에 외로이 벤치 하나가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맑은 날 아침에 저기 앉아서 새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으면 참 좋겠죠? ^^
다리를 건너와서 돌아본 마을의 정경은 아기자기한 것이 정말 그림 같습니다.
확실히 텔츠는 스펙타클한 맛은 없어요. 그냥 조용히 산책 하고, 책 읽고, 사색하려는 여행자에게 필요한 곳 같습니다. 마음을 정리할 일이 있을 때 오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왠지 별로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 ^^
호텔로 돌아와 조금 쉬다가 남은 동전을 모두 make up room 비용(22K)으로 놔 두고 11시 쯤에 체크 아웃을 했습니다.
하루 숙박료가 1,470K이니 가격 대비 괜찮은 편입니다. 텔츠의 다른 호텔이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지만 체코의 물가가 우리나라에 비해서 결코 싸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가격 같습니다. Celerin Hotel에 묵으실 분들은 저희가 묵었던 다락방(Room 9)을 추천합니다.
가방을 맡겨놓고 어제 못 보았던 곳들을 돌아보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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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터미널에서 오다가 봤던 icoop에 들러 장을 보려고 했는데 벌써 문을 닫았더군요. 나름 관광지인데도 여기도 체코라고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네요. -_-;;;
그래도 다행히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마트를 찾아서 콜라, 물, 과일을 살 수 있었습니다(58K).
처음에 텔츠로 들어올 때 지났던 골목길로 중앙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어느새 어둑어둑해지네요. 대체 식당은 어디에~~~
프라하에서 봤던 것과 아주 비슷한 펌프가 텔츠에도 있네요.
돌아다니다가 시간만 더 지체하고 그동안 남은 식당마저 문을 닫을 것 같아서 광장 초입에 있는 식당에 들렀습니다.
평범한 레스토랑인데 조금 일찍 들렀는지 저희 말고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손님들이 들어왔지만요.
창문에 커튼 대신 발을 드리운 것도 나름 운치가 있네요.
'오늘의 야채 스프'를 주문했습니다(25K). 보시다시피 생긴 것이 별로라서 큰 기대를 안 했습니다만 결과는 대박이었습니다. 후추를 조금 많이 친 쇠고기 국 같은 것이 아주 맛납니다. 게다가 적당히 뜨거우니 빈 속을 개운하게 풀어주더군요. 바닥까지 싹 비워가며 마셨습니다.
버섯 소스로 양념을 한 송어 요리입니다(190K). 이것도 담백합니다만 사람의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네요.
뭔가 좀 부족한 듯 해서 주문한 'breaded fried cheese'입니다(65K). 말 그대로 빵을 입혀 프라이를 한 치즈에요. -_-;;; 뭐랄까요. 치즈 스틱같다고나 할까요? 양이 정말 후덜덜하게 적더군요. 이건 비추~
그리고 필스너 생맥주를 작은 잔으로 2잔 마셨습니다(90K). 밥을 먹으면서 맥주를 마시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는 짓인데 외국 여행만 가면 그 나라 맥주를 꼭 밥을 먹으면서 주문하게 되더라고요. 신기하죠.
총액 320K는 신용카드로 계산하고 tip 32K는 동전으로 냈습니다.
밥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이미 밖은 캄캄하고 돌아다니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텔츠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바로 전망탑인데 문제는 4월부터 9월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는 거. 저희가 갔을 때에는 이미 내년까지 문을 닫은 뒤라서(겨우 며칠 차이로~ ㅠ.ㅠ) 들어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관광객이라도 좀 돌아다니면 거기에 묻어서 돌아다니겠는데 체코는 저녁만 되면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사진 몇 장 찍고 호텔로 돌아와서 프라하에서 들고 온 Budvar 맥주를 마시면서 쉬었습니다. 맛은 그런대로 좋은데 문제는 양이 너무 많다는 거...
오늘 걸은 총 거리는 만보계로 18,193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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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 초코 1잔 : 40K
* 체스키 크롬로프 호텔 숙박비 : 4,600K
* Trdelnik 2개 : 42K X 2 = 84K
* 체스키 크롬로프 -> 부제도비스 버스요금 : 32K X 2 = 64K
* 체스키 크롬로프 -> 부제도비스 짐 요금 : 3K X 2 = 6K
* 부제도비스 -> 텔츠 짐 요금 : 8K X 2 = 16K
* 부제도비스 식당 'Guty' 점심
- 게살잡채 : 69K
- 쿵바오 : 69K
- 밥 : 15K
- 펩시 콜라 가장 큰 용량 : 22K
* 텔츠 마트에서 장 본 것 : 58K
* 텔츠에서 먹은 저녁
- 오늘의 야채 스프 : 25K
- 버섯 소스로 양념을 한 송어 요리 : 190K
- breaded fried cheese : 90K
- 필스너 생맥주 2잔 : 45K X 2 = 90K
- Tip : 3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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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가 조금 넘어 텔츠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텔츠에서 많이 내리더군요. 거의 다 내렸다는... -_-;;;
버스 정류장이 마을 외곽에 있어 중앙 광장까지 걸어가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각오를 좀 해야 할 듯 합니다. 게다가 중간에 로터리까지 있기 때문에 information center 표지판을 잘 보고 따라가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쉽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도 그렇고 텔츠도 그렇고 버스로 이동하면서 자주 봤지만 체코에도 어디나 카지노가 있더군요. 카지노만 네온사인으로 광고를 하고요. 체코에는 도박 중독자의 수가 얼마나 될까 뜬금없이 궁금해졌습니다(이 놈의 직업병).
구름이 묘하게 끼어 있어 날씨가 흐린 듯 하면서도 맑네요. 근처에는 현지인들이 가는 마트가 있습니다. 이따가 여기에서 장을 보게 됩니다.
마을 진입로에 있는 갈림길입니다. 여기에서 오른 쪽으로 가면 중앙 광장이 나옵니다. 텔츠는 작은 마을이기는 하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아와서 그런지 안내판이나 편의 시설은 잘 정비되어 있는 편입니다. 일단 예약해 둔 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마을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Celerin 호텔입니다. 광장의 끄트머리에 있어서 찾기 쉽더군요. 칠도 깔끔하니 새로 한 것 같고요. 저희는 3층에 있는 다락방(?)에 묵었습니다.
시설이 아주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무난한 정도. 좋은 점은 방이 아주 넓다는 점과 전망이 좋다는 것이었죠.
베개 위에 뭔가 놓여 있어서 봤더니,
welcome 초컬릿이네요. 동남아처럼 welcome fruits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귀여웠습니다. 다만 맛은 별로... ㅜ.ㅜ
짐을 놓고 우선 information center로 가서 내일 버스 스케쥴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프라하에서 한번 된통 당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항상 버스 스케쥴을 점검하게 되더군요. information center는 위 사진에서 정면으로 쭈욱 가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짙은 구름 사이로 비추는 햇살이 광각 렌즈와 함께 멋진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이젠 제 기술만 향상시키면 되겠네요. ㅠ.ㅠ
텔츠의 중앙 광장 둘레에는 건물들이 꼭 병풍처럼 세워져 있습니다. 대부분 기념품 샵이죠.
information center로 가서 버스 스케쥴을 프린트 해서 갖고 왔습니다. 돈을 받지 않고 그냥 해 주네요.
brochure를 보니 갤러리와 성은 모두 오후 4시에 문을 닫네요. 몰랐습니다. 이미 4시가 넘은지라 오늘은 텔츠의 호숫가를 산책하고 갤러리와 성은 내일 오전에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텔츠는 호숫가가 메인이라서 성과 갤러리는 안 봐도 그만이지요. ^^
오른쪽이 성이고 왼쪽의 노란 건물은 학교입니다. 나중에 고등학생(중학생일지도 모르는) 커플이 하교하면서 맞담배질을 하는 바람에 깜놀했다는...
텔츠는 거의 호수로 둘러싸인 마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보시는 큰 호수 말고도 작은 호수가 또 있습니다. 호수가 정말 잔잔합니다.
분위기가 정말 호젓합니다. 그림 솜씨가 좀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산책길도 잘 닦여 있어요. 산책길의 길이도 꽤 됩니다.
그림같죠? ^^
저 나무 열매는 국내에서도 봤던건데 뭔지 모르겠습니다.
각종 새들이 한가롭게 호수에서 노닙니다.
클래식이라도 한 곡조 들으면 어울릴 것 같은 풍경이네요.
중간에 잠시 여우비가 내렸지만 나무 밑에서 피하면서 빗소리도 즐겼습니다. 운치있고 좋네요.
비가 내리니까 금방 어둑어둑해지길래 저녁을 먹기 위해 광장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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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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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 U BARVIRE PENZION이 있어 더욱 빛나는 체스키 크룸로프(체코 공화국,cesky crumlov) 큰 것 보다는 작은 것 웅장한 것보다는 아기자기한 것 시끌벅적보다는 고요한 것 바쁨보다는 여유로움 이런 ..
체스키 크롬로프를 떠나 텔츠로 가는 날이 밝았습니다. 아침 7시 쯤에 일어났는데 어제 8시 경에 잠이 든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죽은 듯이 잔 것이죠.
어제 샤워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서 잠이 들었기 때문에 일단 샤워를 하면서 빨래도 해서는 히터에 널고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어제 봐뒀던 길을 따라 블타바 강변 산책을 나갔지요. 양조장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면 적당한 거리가 될 것 같았습니다.
담쟁이가 창문을 휘감아 올라가면서 고풍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군요. 왠지 방안에 벽난로가 피어오르고 흔들 의자에서 책이라도 읽으면 좋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
강가로 나가는 입구입니다.
날씨가 흐리네요. 이러다가 텔츠로 갔는데 비라도 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입니다.
강으로 둘러쌓여 있어서 그런지 체스키 크롬로프는 공기가 참 맑더군요. 다른 것도 좋지만 맑은 공기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강가를 따라 걷는데 오리 가족이 강가를 거슬러 올라가네요.
얕은 물가에서 목욕도 하고 털도 고르고 여유가 있습니다. 사람을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 같지도 않아요.
각양 각색 낙엽이 물결따라 춤을 춥니다. 물이 맑아서 그런지 물 속까지 아주 잘 보입니다.
철조망에는 이름 모를 새가 날개를 쉬고 있습니다. 색깔이 참 예쁘네요.
산책을 하다가 한 무리의 체코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곁에 큰 셰퍼드가 있어서 긴장했는데 굉장히 순하고 사람을 따릅니다. 이름이 '레이디'라고 하네요. 레이디! 하고 부르니 꼬리까지 살랑살랑 흔듭니다. 좋아라~
강가의 중간중간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혓바닥 의자는 이슬이 내려 젖어있지 않았어도 왠지 앉기가 부끄러웠을 것 같네요. ^^;;;
이빨 바이스(!!!)입니다. 설마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제는 몰랐는데 골목 골목에도 볼만한 것들이 꽤 있더군요.
이 토르소는 생각보다 굉장히 무거워요. 속이 꽉 차 있는 토르소더군요.
노상방뇨하는 미노타우르스~
다행히 날씨가 개는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드보르작 호텔 앞에서 핫 초코 1잔을 또 사먹었는데 어제 먹은 것보다 묽더군요. 윽~ 실망입니다. 잘 보고 골라 먹어야 할 것 같네요.
호텔로 돌아와서 짐을 싼 뒤 체크 아웃(4,600K)을 했습니다. 베컴을 닮은 직원에게 기념으로 우리나라 전통 인형이 달린 휴대폰 줄을 선물했더니 좋아하네요.
저기 뿔나팔처럼 생긴 문양이 걸린 곳이 체코의 우체국이니 편지나 엽서를 보낼 분들은 참고하세요.
지금 가면 언제 다시 이 곳에 돌아올지 모르는데 참 아쉽네요.
언제 다시 이 멋진 단풍과 풍경을 볼 수 있을까요.
운이 좋게도 프라하에서 그렇게 찾아도 눈에 띄지 않았던 Trdelnik을 파는 가게를 체스키 크롬로프에 와서 발견했습니다. 크하하~
Trdelnik은 이렇게 생긴 빵(?)입니다. 만드는 과정이 독특한데 아주 유명한 군것질거리입니다. 계피, 코코넛, 아몬드, 월넛은 40K, 자두잼과 Nutela(초코 크림 비슷한)가 들어있는 것은 50K입니다.
계피가 오리지널이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저게 보기보다 묵직하고 찰져서 둘이서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거든요. 참고하세요.
광장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체코 아이들이 종이를 하나씩 들고서 서툰 영어로 말을 걸더군요. 인근 학교에서 영어 현장 학습을 나왔답니다. 덕분에 잠시 즐거운 talking(?)을 했네요. ^^ 저 뒤에 챙 있는 모자를 쓰고 이쪽을 보고 있는 분이 영어 선생님이랍니다.
마을 밖으로 나가는 다리에서 바라보니 저희가 묵었던 호텔이 보이네요. 정말 전망이 좋았죠.
11시 30분 쯤에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에서 텔츠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기 때문에 일단 부제도비스 터미널로 가서 다시 텔츠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합니다. 어제 마을의 information center에서는 부제도비스에서 텔츠로 가는 버스만 예매를 했기 때문에 부제도비스로 가는 버스표는 버스를 탈 때 사야 합니다.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더군요.
local bus라서 그런지 그렇게 좋은 버스는 아닙니다. 의자가 좀 낮더군요. 그래도 등받이가 높아서 머리를 기대고 자기는 좋습니다. 버스표는 버스를 탈 때 기사에게 직접 사면 됩니다(32K). 영수증도 발급해 줍니다. 짐은 아래 짐칸에 싣든, 갖고 타든 갯수에 따라 추가로 비용을 내야 합니다(1개에 3K).
30분 정도를 달려 부제도비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부제도비스는 교통의 요충지라서 버스터미널도 꽤 큽니다. 안에 쇼핑몰도 있어요.
부제도비스에서 버스를 탈 때에도 매표소에서 굳이 표를 살 필요없이 행선지에 따라 승강장에서 기다렸다가 직접 버스표를 사도 됩니다. 대신 버스를 타면서 표를 사면 좌석 번호가 없기 때문에 무조건 표를 가진 사람이 우선이고 비켜달라고 하면 비켜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죠. 외국 여행자의 경우에는 예매를 해 두는 것이 편합니다.
부제도비스에서 텔츠까지는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짐을 싣는 비용도 비쌉니다(8K).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좀 있어 아예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3층이 Platform인데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는 'Guty'라는 중국 fast food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종업원들이 모두 중국인이네요. 어디나 그렇지만 체코에서도 음식점을 운영하는 중국인들이 꽤 많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메뉴판이 그림으로 되어 있어 주문하기가 편합니다. 대신 음식 종류가 너무 많아서 살펴보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
음식이 조금 짜기는 하지만 친절하고 음식도 빨리 나옵니다. 추천할 만 합니다.
74번 게살 잡채(69K)입니다. 담백하고 맛있습니다.
112번 쿵바오(69K)에 밥(15K)을 추가했습니다. 밥이 안남미로 지었지만 우리식으로 약간 진득하게 나오기 때문에 비벼 먹으니 맛있네요. 전반적으로 체코의 중국 음식이 약간 기름지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습니다.
펩시 콜라도 가장 큰 것(22K)을 시켜 나눠 먹었습니다. 국내에 있을 때에는 밥을 먹으면서 콜라를 마신다는 것을 상상도 못하겠는데 외국을 여행할 때에는 이상하게 자연스럽단 말이죠. ^^;;;
식사를 하고 1시 15분에 텔츠로 출발했습니다.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롬로프로 가는 버스는 체스키 크롬로프가 종점이지만 텔츠는 중간 경유지이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려야 합니다. 여행자들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나치면 곤란하니까요.
부제도비츠에서 텔츠까지는 버스로 2시간 정도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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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키 크롬로프에서 가장 유명(?)한 spot입니다. 블타바 강에 걸린 다리에서 위를 올려다 보면 체스키 크롬로프 성의 Castle Tower가 보이고 왼쪽에는 'Parkan', 오른쪽에 맛있는 핫 초코와 핫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드보르작 호텔이 있죠. 여기에서 기념 사진을 많이 찍고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냥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대신 사람이 가장 북적거리는 곳이라서 좀 어수선하기는 합니다.
Parkan의 뒤쪽 뜰도 분위기가 좋은데 제가 갔을 때에는 이미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사람들이 밖에 나와 있지 않더라고요.
웨이터 할아버지의 조각상이 특이하게 생겨서 찰칵~ 너무 우울하게 생겼어요. 이래서야 어디 식사하러 들어가고 싶겠어요? -_-;;;
목욕 소금(맞나?)을 사기 위해 들어갔던 아로마 관련 용품점인데 입구의 장식은 역시 실제 횃불이에요. 멋지다는~
체스키 크롬로프는 아무리 작은 카페라도 뽀스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흉가 같은 건물도 멋지게 활용하는 센스라니~
마을 안쪽에서 반대편으로 다리를 건너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를 가로질러 흐르는 블타바 강의 지류는 깊지는 않지만 강폭이 꽤 넓습니다. 오른 쪽에 길이 보이시죠. 저기에서 내일 아침 산책을 할 예정입니다. ^^
왼쪽으로 다리를 건너면 관광지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 주거 지역이 나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체스키 크롬로프 여행의 백미인 'Josef Seidel Museum'을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아주 운이 좋았다는...
다리를 건너 하염없이 길을 걷다보니 느닷없이 나타나더군요. information desk에서 준 brochure를 유심히 보지 않았으면(사실은 지도를 보다가 찾은 거지만...) 저희도 놓칠 뻔 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거든요.
Josef Seidel Museum은 평생 체스키 크롬로프의 사진을 찍었던 Josef Seidel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사진 박물관입니다. 그가 살던 생가를 개조해서 박물관으로 꾸며 놓았는데 40분 정도의 guide tour 비용이 1인 당 130K정도 됩니다. 저렴한 가격도 가격이지만 무엇보다도 내용이 무지하게 알찹니다. 저희가 찾아갔던 시간이 오후 5시 정도 되었는데 이미 문을 닫을 시간인데도 자고 있던 가이드 아가씨(수잔나라고 하는)를 깨우더군요(미안해서 죽을 뻔 했다는). 저희가 찾아갔던 그 날은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서 일찍 문을 닫았는데 저희가 첫 방문자라고 고맙다면서 너무나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수잔나는 하얀 피부에 금발이 매력적인 아가씨였는데 체코에서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친절하고 붙임성이 좋았습니다.
Josef Seidel Museum은 그가 체스키 크롬로프를 찍은 옛 사진의 가치 뿐 아니라 그 당시 사진을 찍고, 인화, 현상했던 장비와 과정을 아주 세심하게 복원, 재현해 놓았기 때문에 사진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도 상당히 인상깊은 tour가 될 것 같았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Josef Seidel이 사진을 찍었던 그 당시 스튜디오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멋지죠?
수잔나의 설명에 의하면 그 당시에 사용했던 집기와 소품까지 재현할 수 있는 최대 한도로 복원을 했다고 하더군요. 스팀 히터 같은 것도 Josef Seidel이 사용하던 그대로라고 하네요.
친절한 수잔나의 배웅을 뒤로 하고 다시 마을로 향했습니다. 근처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마켓이 있어 사과와 포도를 좀 샀습니다. 제가 여행한 계절의 체코는 사과와 포도가 제 맛이에요.
어느새 저녁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화구점인 것 같은데 간판이 재미있네요.
손가락만 덜렁 세워놓으니까 살짝 무섭기도~
광장에 도착해 보니 저녁놀이 물들고 있네요.
체스키 크롬로프도 꽤 유명한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해가 지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아서 을씨년스럽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좋죠.
저희도 간단히 과일로 저녁을 때우고 8시 쯤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 걸은 총 거리는 만보계로 21,709보가 되겠습니다.
닫기
* make up room 비용 : 20K
* iCOOP에서 구입한 가그린 : 43K
* 부제도비스 -> 텔츠 버스 티켓 : 112K X 2 = 224K
* 체스키 크롬로프 성 Castle Tower 입장료 : 45K X 2 = 90K
* 상해반점 점심
- Noodle(A2) : 69K
- 마파두부(107번) : 130K
- 공기밥 : 30K
* 드보르작 호텔 1층 판매대
- 핫 초코 : 40K
- 핫 와인 : 40K
* 마리오네뜨 박물관 입장료 : 80K X 2 = 160K
* Josef Seidel Museum 입장료 : 130K X 2 = 260K
* 중국인 마트에서 산 과일값 : 사과 3알, 포도 2송이 25.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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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반점은 마을 광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중국 음식점인데 예전에는 감옥으로 사용했던 곳으로 유명하죠. 음식점 앞에 보시는 것처럼 음식의 종류와 가격을 상세하게 적은 메뉴판이 있어 충분히 고민하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감옥이라는 말을 듣고 봐서 그런지 중국풍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음침하고 어두운 느낌이 나더군요. 기분 탓이겠지만요.
Fast Food Noodle 메뉴 중 A2라고 적혀 있는 메뉴(69K)입니다. '나시고랭' 같은 음식이에요. 전체적으로 맛이 괜찮습니다. 같이 나오는 닭고기도 먹을 만 하고요. 메뉴 고르기 어려울 때 추천합니다.
메뉴판 번호 107번 마파두부(130K)입니다. 조금 짜기는 하지만 밥(30K)을 하나 시켜 비벼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개운합니다. 밥도 '안남미'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푸석거리지 않습니다. 체코의 느끼한 음식에 질렸다면 한번쯤 드셔볼 만 합니다.
늦은 점심을 든든히 먹고 다시금 길을 나섰습니다.
거리에서 본 어느 가게의 광고 간판. 패러디인 것 같은데 이걸 코믹하다고 해야 할 지, 엽기적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블타바 강변을 따라 다양한 기념품 샵들이 문을 열고 있습니다. 이 사진의 왼쪽에 앞서 건넜던 다리가 놓여 있죠.
체스키 크롬로프에서는 간단한 횃불 장식도 가짜 안 씁니다. 그을음까지 나는 램프를 제대로 씁니다. ^^;;;
'Parkan' 건너편에는 '드보르작 호텔'이 있는데 1층은 식당 겸 Bar지요. 그런데 도로에 면한 테라스에서 핫 초코와 핫 와인을 파는데 이게 또 별미입니다. 나중에는 이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사서 마셨다는... ^^:;;
가격은 한 잔에 40K인데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직접 퍼 줍니다. 대신 가져가는 것만 됩니다.
핫 초코는 작은 플라스틱 컵에 담아주는데 개인적으로는 핫 와인보다 핫 초코를 더 추천합니다. 진하고 맛있어요. 주문할 때 꼭 뜨겁게 해 달라고 하세요. 식으면 초컬릿이 엉기면서 모양이 좀 안 납니다.
핫 와인은 오렌지 썬 것을 한 조각 띄워줍니다. 데운 와인이라도 와인은 와인이니까 알코올이 많이 증발되었다고 하더라도 한 입 마시면 술 기운이 확 느껴지죠. 제 입맛에는 좀 쓰더군요(당연한가?).
'Parkan' 뒤쪽 뜰에 있는 의자에서 조용히 오후를 보내는 커플의 모습이 한가로워 보입니다. 분위기 참 좋네요.
마리오네뜨 박물관은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을 가로지르는 주 도로에 있어 그냥 길을 따라 돌아다니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1인 당 80K입니다.
좁은 계단을 지나 3층으로 올라가면 아주 넓은 다락방에 마리오네뜨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여직원이 아주 친절(체코에서 만난 사람 중 넘버 쓰리 안에 듭니다)하게 설명해주더군요.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전혀 문제없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는(이제는 별게 다 고맙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작은 마리오네뜨도 있고,
상당히 큰 마리오네뜨도 있습니다. 물론 모두 실제 동작을 하는 것들입니다. 직접 만져볼 수도 있어요.
인형극 용으로 제작된 조금 독특한 마리오네뜨도 있죠.
전시된 것 중에 판매를 하는 것도 있는데 이 왕과 왕비 마리오네뜨는 각각의 가격이 5,500K(대략 385,000원)나 됩니다. 후덜덜.... 도저히 지를 만한 물건이 아니네요.
마리오네뜨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니 딱히 갈 만한 곳도 생각이 나지 않아 그냥 발길 닿는대로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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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le Tower를 둘러보고 나서 내려오니 아까는 눈에 띄지 않았던 분수가 보입니다. 노란 단풍잎이 하나 둘 물 위로 떨어지네요. 이곳이 제 1정원입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단풍잎이 꽃잎처럼 흩날립니다. 멋지네요. 이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왼쪽에 중국인 커플이 바닥에 딩굴면서(?) 낙엽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_-;;;
곰, 멧돼지, 사슴 모양으로 장식한 문이 웅장합니다.
맑았던 하늘에 어느새 구름이 몰려옵니다.
분위기가 독특한 곳입니다. 양쪽 벽은 벽돌처럼 칠을 했을 뿐 벽돌은 아닙니다. 사방이 건물로 꽉 막힌 공간이라서 그런지 꽤 넓은데도 닫힌 느낌을 주죠. 둘레에는 벤치가 곳곳에 놓여 있어 지친 여행자들이 발을 쉬어갈 수 있습니다.
플라슈토브 다리에서 내려다 본 마을의 모습입니다. 과거에 이 다리 위에서 영주가 파티를 열었다고 합니다.
체스키 크롬로프 성에는 해시계가 2개 있는데 이 시계는 겨울 시계입니다. 잘 보시면 오후 3시만 되어도 어둑해지는 이 곳의 겨울 날씨때문에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표시되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여름 시계는 제 1 정원 어디에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못 찾았습니다.
오늘의 하일라이트인 제 4 정원 쪽으로 갈수록 단풍의 색깔이 더 짙어지는군요. 정말 예쁩니다.
이 길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면 영주만이 출입했다는 제 4 정원에 다다르게 됩니다.
일단 제 4 정원은 규모가 엄청납니다. 혹자는 말하기를 정원 안에 마을이 들어가도 남을 정도의 넓이라고 하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잘 정리된 정원수들을 담처럼 정원에 둘러 놓았습니다. 일명 '미로 정원'입니다.
제 4 정원은 체스키 크롬로프 성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여기까지 찾아오는 여행객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결 호젓하죠. 넉넉잡고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개인적으로 강추합니다. 혼자서 조용히 거닐면서 사색을 해도 좋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산책을 해도 아주 좋아요.
시원스레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대도 정원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을이라서 그런지 시원스러운 맛은 좀 덜하네요.
분수대를 마주보고 심어진 거대한 4그루의 나무는 16세기 오스트리아 왕가에서 선물한 것으로 체코의 천연기념물이라고 합니다. 계절에 따라 잎의 색이 달라지기 때문에 '4색 나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저쪽이 마을로 가는 방향입니다.
정원 안쪽에는 야외 공연장도 있습니다.
살짝 출출하기에 야외 공연장 의자에 걸터 앉아 간식을 먹었습니다. 각종 견과류를 꿀 같은 것으로 뭉쳐서 만든 일종의 땅콩바인데 맛은 좋지만 상당히 딱딱하더군요. 조심해서 먹어야겠습니다. 이가 상할 수 있겠더라고요.
제 4 정원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삼림욕을 할 수 있습니다.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지 다람쥐도 여기저기서 뛰어다닙니다. 눈이 쌓인 겨울에 왔으면 더욱 멋졌겠던데요.
곳곳에서 아름드리 나무가 자태를 뽐내고요.
정원 맨 안 쪽에는 보시는 것처럼 아름다운 연못이 있습니다. 아주 넓어요. 이 넓은 정원을 영주 혼자서 거닐었다고 하는데(암살을 두려워하여) 아무리 부유하고 막강한 권력자라고 하더라도 굉장히 외롭고 쓸쓸했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긋하게 정원 곳곳을 거닐었습니다. 이런게 여행의 맛이죠. ^^
하늘이 금방 어둑어둑해지는군요.
아까 지나왔던 곳이지만 신기해서 다시 한 장 찰칵~ 구성이 상당히 아기자기하죠?
체스키 크롬로프 성은 Castle Tower를 제외하고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부담없이 둘러보실 수 있죠.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얼큰한 것이 먹고 싶어 생각난 김에 마을 광장에 있는 상해반점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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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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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서 묵었던 민박집 주인에게 체코의 다른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 우리의 다음 일정이 오스트리아 빈(wien) 이라고 일러주자 주인은 대뜸 지도에서 이곳을 가리켰다. 유네스코..
월덴 3를 원래 심리학 전문 블로그로 운영하려고 하였으나 의도와 달리(정말?) 이미 잡학다식 블로그가 된지 오래입니다만 그동안 개인적인 이야기는 별로 하지를 않았죠. 신비주의 전략을 사용하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괜히 알려져서 귀찮은 일이 생길까 두려워서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익명 블로그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멀리 있는 지인을 비롯해서 제 근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가끔 이렇게 간단히 포스팅하곤 합니다.
우선 10월 초에 체코 여행을 다녀온 뒤로 직장 일은 특별히 밀린 것이 없는 상태라서 기존에 하던 일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담은 계속 증가 추세인데 개인적으로는 도박 중독자보다는 가족 상담이 많이 늘었습니다.
미국 출장 때 사 온 책은 출판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이 되어 조만간 번역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첫 단독 번역이라서 부담이 좀 되는데 모쪼록 잘 해서 도박자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11월 중순에는 충남대에서 열리는 중독심리전문가 심포지엄 참석, 14일부터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네트워크 치료자 워크샵에 참석하느라 주말에는 계속 서울에 없을 예정이고요.
심리평가 supervision은 현재 정기적으로 다섯 케이스, 부정기적으로 두 케이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낮 시간에 소화하는 케이스가 많아서 그런지 예전에 비해 저녁 시간이 많이 자유로워진 편입니다. 게다가 적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 동안 받은 분들이기 때문에 한결 formulation하는 실력이 늘어 supervision 시간이 많이 단축된 것도 저에게는 다행이고요.
체코 여행기는 정리해서 열심히 올리고 있는데 또 역마살이 도졌는지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거려 설 연휴 즈음에 여행을 가려고 검색 중입니다. 문제는 환율인데 그 때쯤에는 어떤 방향으로든 안정이 되리라 낙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별한 취미 생활이 없는 상태에서 가을에 걸맞게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책 쇼핑 중독에 걸렸는지 엄청나게 책을 사들이고 있어서 현재 사 놓기만 하고 읽지 못한 책이 스무 권이 넘습니다. 속도를 좀 더 내야겠지요.
내년에 직장이 이사를 할 예정인데 집에서 훨씬 가까운 곳으로 옮길 예정이라서 내년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권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외모의 변화로는 체코로 떠나기 전에 퍼머를 했는데 다녀오면 좀 자연스러워질 것으로 기대를 했습니다만 석회질이 많은 물에 머리를 감아서 그런지 아직도 상당히 곱슬거리는군요. 커트를 한번 했는데도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ㅠ.ㅠ
그리고 드디어 치아 교정을 시작했습니다. 충치 치료 하느라 3주, 사랑니를 발치하느라 한 달, 그리고 2주에 걸쳐서 위 아래로 교정틀을 끼웠습니다. 오늘 부로 사흘이 되었는데 부정교합 상태가 심하지 않아 통증은 거의 없는 상태이고 일을 할 때에는 이물감도 거의 없네요. 다만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를 닦아야 하는 점이 상당히 귀찮습니다. 혹자는 식욕이 떨어져서 살이 빠진다는데 식욕이 오히려 느는 것을 보면 체중 감소 효과는 없을 듯 싶습니다. 대신 구강 청결은 확실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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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면 아치형 돌문이 나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라고 할 수 있죠. 문의 위쪽은 체스키 크롬로프 성의 건물과 건물을 잇는 교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멀리 갈 것은 아니지만 뭐가 있는 지 대충이라도 살펴보기 위해 문을 지나 마을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오른쪽으로는 체스키 크롬로프 성의 성벽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 있고,
그 앞으로는 작은 냇물이 흐릅니다. 아직 단풍이 완연하지는 않네요. 그래도 짙은 색의 물빛과 어울려 색깔이 도드라져보입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문 오른 쪽에 꽃다발과 향로(?)가 놓여 있습니다. 누구를 추모하는 걸까요? 사연이 궁금해집니다.
체스키 크롬로프 성으로 가기 위해 다시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물빛이 워낙 검다보니까 햇살이 반사되면 더욱 찬란하게 부서지네요.
강위로 튀어나온 테라스에서 향기좋은 커피를 한 잔 해도 분위기가 끝내줄 것 같습니다. 물이 워낙 깨끗하니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강 주변이 온통 청량감으로 가득 차 있거든요.
체스키 크롬로프 성으로 들어가려면 저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저희가 묵었던 Villa Conti Hotel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린다는... -__-;;;
어제 저녁을 먹었던 PARKAN을 지나갑니다. 2층은 숙소로 사용한다고 하니 미리 예약을 하지 않은 분들은 PARKAN에 묵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서 올라갑니다.
파란 하늘과 어울리는 자그마한 골목길이 무척 예쁘네요. 길가에 작은 의자 하나 내놓고 앉아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책이라도 읽고 있으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기 보이는 어르신이 있는 곳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체스키 크롬로프 성의 입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Castle Tower를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멀리서 볼 때에는 잘 몰랐는데 층마다 알록달록 다른 색깔로 칠을 했네요. 그런데 철창에 붙은 저 표지판을 뭐랍니까? 가까이 가서 보니
넘어가지 말라는 경고 표시네요. 왜 이런 경고판이 있냐 하면 이 철창 너머에 곰이 살거든요. -_-;;; 뭔 소린지는 조금 있다가 설명하겠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 성의 정문입니다. 이리로 쭈욱 들어가면 되요.
그야말로 일목요연한 경고판이군요.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고성방가 금지(?), 반려동물 금지, 유적훼손 금지, 꽃을 꺾지 말 것, 자전거 출입 금지라네요.
건물을 통과하면 조금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오른 쪽에는 카페가 있고 왼 쪽으로 가면 Castle Tower로 가는 길입니다. 직진하면 체스키 크롬로프 성으로 들어가게 되고요.
Castle Tower는 높이가 54.5m라고 하네요. 입장료가 45K나 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보는 전망이 아주 훌륭하니 놓치지 마세요.
Castle Tower를 올라가는 도중에 본 입구인데요. 보시는 곳이 곰이 사는 곳입니다. 예전에는 적의 침입을 막는 '해자' 구실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곰이 우리에 들어가 있어서 볼 수가 없었지만 오전 10시와 오후 5시 먹이를 주는 시간에는 곰을 볼 수 있다니까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고요.
이제 왜 철창을 넘어가면 안 되는지 아시겠지요? ^^
계단 수가 162개라고 해서 우습게 봤는데 '경사도'가 만만치 않네요. 상당히 가파릅니다. 그리고 계단이 나무로 되어 있어서 운치는 있을 지 모르지만 왠지 부실해 보여서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되더군요.
수 백 년 전 누군가도 이 창을 통해서 마을을 내려다봤겠지요?
탑의 중앙에는 Castle Tower의 모형을 볼 수 있습니다.
탑의 꼭대기에는 커다란 종이 매달려 있습니다. 실제로 울리는 종인지는 모르겠는데 나중에 마을을 오갈 때 종이 울리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확실하지는 않아요. 하여간 주변 분위기가 꼭 미국 독립 기념 타종을 했던 종과 비슷합니다.
드디어 꼭대기 전망층까지 다 올라왔습니다. 가슴이 탁 트이네요. 상쾌한 바람까지 불어옵니다.
조오기 아래가 성의 입구고요.
왼쪽으로는 성의 바깥을 흐르는 블타바 강이 보입니다.
물빛이 정말 검죠? 얼핏 보면 광산 지역을 흐르는 강 같습니다.
정말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날씨까지 화창하니 더 할 나위 없네요.
체스키 크롬로프를 다룬 그림 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얼짱' 각도입니다. ^^
아니면 이 정도 각도의 사진을 엽서로 쓰기도 하고요. ^^
Castle Tower에서 눈을 시원하게 한 뒤 본격적으로 체스키 크롬로프 성을 둘러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왕실 정원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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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이라서 추울 것 같았는데 이불이 두꺼워서 그런지 추위를 별로 느끼지 못하고 그런대로 푹 잤습니다. 당연히 시차 문제로 새벽에 깼지만요. -_-;;;
새벽에 일어난 김에 어제 못하고 잔 빨래를 해서 히터와 빨래 건조기에 널었습니다. 화장실에 온수로 작동하는 빨래 건조기가 있더군요. 문제는 새벽에만 잠시 가동되다가 꺼졌다는 거. 다 안 말랐는데... ㅠ.ㅠ
구름이 짙게 깔린 것이 영 불안합니다. 비라도 쏟아지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다행히 큰 비는 내리지 않더군요. 오전에 방을 옮길 것이기 때문에 부렸던 짐을 다시 싸느라 아침부터 부산을 좀 떨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죠.
Villa Conti Hotel은 8시부터 아침 식사를 제공합니다. Reception desk가 있는 건물의 1층에 식당이 있는데 reception을 담당하는 직원(베컴을 닮아서 잘 생겼다능~)이 서빙까지 하더군요. 하긴 뭐 작고 아담한 호텔이니까요. 아침은 보통 체코 호텔의 아침과 별로 다를 바 없습니다.
아침을 먹고 텔츠로 가는 버스 티켓을 예매해두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저희가 첫날 묵었던 호텔 건물입니다. 창문마다 꽃으로 장식을 해 둔 것이 밤에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화사하네요. 그래도 내부는 좀 썰렁하다는거... 호텔이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좀....
넒은 창문이 있는 곳이 reception desk가 있는 방입니다. 그냥 사무실 같은 분위기에요.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의 광장입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는 고만고만한 크기라서 걸어서 다녀도 충분합니다. 사실 다른 교통 수단도 없다는....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오후에 보면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잠시 쪽잠을 자기도 하고 간식을 먹으면서 다음 여행 일정을 상의하기도 하는 등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입니다.
광장 한 켠에 information center(Infocentrum이라고 써 있죠)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관광 정보와 티켓 예약 등을 담당하죠.
입구가 좁지만 내부는 상당히 넓고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으니 방문 필수입니다. 유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광장을 지나 어제 들어왔던 길을 따라 버스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는 골목 골목이 호젓하면서도 예쁩니다. 일본의 유후인이고 그리스의 미코노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체스키 크롬로프의 조감도(?)입니다. 우리나라 안동 하회마을처럼 강이 마을을 휘감아 굽이굽이 돌아나가는 모양이죠. 그림으로 봐도 예쁩니다.
버스 터미널로 가는 마을 입구에 민속 박물관이 있는데 거기 담장에 걸려 있는 '리스'입니다. 그냥 예뻐서 찍어봤어요. ^^
인디언 천막같은 것을 복원해 놓은 것이 민속 박물관 마당에 있는데 이상하게도 이틀동안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도 정작 민속 박물관에 들어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결국 못 갔습니다. ㅠ.ㅠ
체스키 크롬로프성과 성당이 형제처럼 한 눈에 들어오는군요. 여전히 구름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로 들어가는 어귀의 다리에서 보면 발코니가 그림같은 레스토랑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 정말 좋겠지요.
완연한 가을은 아니지만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있습니다.
버스 터미널까지 가서 물어보니 티켓을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여기도 프라하 버스 터미널처럼 창구는 단 하나. 게다가 버스 티켓을 팔지 않는다는 문구까지 떡 하니 붙여놓았더군요). 대체 이게 무슨... 체스키 크롬로프는 1992년에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local bus 밖에 없고 체스키 크롬로프 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 티켓은 각 버스에서 사야 한다고 합니다.
체스키 크롬로프에서 텔츠로 가는 직행은 없기 때문에 Budejovice로 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일단 Budejovice로 가는 티켓은 당일에 버스에 오르면서 사면 되고 Budejovice에 가서 텔츠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면 됩니다. 티켓은 직접 사도 되고 광장에 있는 information center에서 미리 살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니 왜 버스 터미널에서는 정작 버스 티켓을 팔지 않는데 information center에서는 티켓을 판답니까?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그래도 뭐 영어도 잘 안 통하는데 창구 직원과 목소리 높여봤자 제 손해이기 때문에 순순히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뭐 information center에서 살 수 있는 티켓은 미리 사 두라는 거네요. 특히 성수기에는 그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돌아오는 길에 본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의 정경입니다. 블타바 강이 마을을 휘감아 돌아가는 아늑한 곳이죠. 저희가 묵었던 Villa Conti도 보이네요. 어디인지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
이게 무슨 나무더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본 나무인데 기억이 통 나지 않더군요. 아시는 분은 제보를...
체스키 크롬로프에도 강아지를 기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아지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기를 들이대니 주인이 참 좋아하더군요. 찍기 편하게 손으로 들어주는 친절함까지...
마을 어귀에 있는 iCOOP(일종의 마켓)에 들러 체코 가그린 한 병(43K)을 샀습니다. 어제 밤부터 목이 간질간질한 것이 미리 대비하지 않았다가 인후염이라도 재발하면 큰일이겠다 싶었거든요. 다행히 몸은 금방 좋아져서 가그린은 한번 사용하고는 한국으로 갖고 들어왔습니다. 사무실에 두고 가끔 사용하는데 우리나라 가그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해서 가글을 하면 입속이 아플 정도입니다. 처음에 파란 색깔만 보고 변기 뚫는 '뚜러펑'인 줄 알았다는... -_-;;;
호텔로 돌아왔더니 '베컴'이 방이 준비가 되었다고 안내를 해 주더군요. reception desk가 있는 건물 2층에 있는 204호실인데 그 방을 보자마자 어제 방이 없어서 '그런 방'을 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제 묵었던 방과 비교해 보세요. ㅠ.ㅠ
화장실도 훌륭합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그런지 아주 깨끗해요. 욕조도 있고 넓어요. 게다가 하늘이 보이는 채광창이라니... 똥 누면서 별도 볼 수 있겠군요. -_-;;;;
전망 하나만으로도 204호 강력 추천합니다. 혹시 Villa Conti에 묵으실거면 최소한 뒷쪽 정원 전망이 보이는 이층방으로 예약을 하세요. 창가 앞에 융단이 깔려 있어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차를 마시면서 보는 전망이 끝내줍니다.
정원 너머를 보시면 다리가 보이는데 거기가 바로 체스키 크롬로프 입구입니다. 왼쪽으로 쭈욱 나가면 iCOOP을 만나고 길을 따라 가면 버스 터미널에 다다르게 되죠.
짐을 풀고 다시 광장으로 나갔습니다.
광장에 있는 이 탑은 중세 시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몰살시킨 흑사병이 다시 돌지 말라는 기원을 담아 세웠다고 합니다. 지금은 수리 중이라서 둘레에 차단막을 쳐놓았습니다.
광장 주변에는 이 탑을 중심으로 호텔, 레스토랑, 박물관 등이 빙 둘러져 있죠. information center로 가니 한쪽 벽에 버스 시간표를 출력한 것을 액자에 끼워서 포스터 전시하듯이 넘기면서 찾아볼 수 있도록 해 놨더군요. 편리하네요. 직원에게 이야기를 해서 일단 Bujedovice에서 Telc로 가는 버스표를 먼저 구입했습니다(1인당 112K).
그리고 Egon Schiele Art Centrum으로 향했습니다.
한쪽 벽이 담쟁이 덩굴로 덮여 운치 있는데다 단풍이 예쁘게 들어서 멋집니다.
분위기 참 좋습니다. 호젓하고...
아쉽게도 저희가 찾아갔을 때에는 에곤 쉴레 전시관에서 Huan Tian이라는 중국 예술가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들어가지는 않고 기념 연필만 한 자루 사서(20K) 나왔습니다. 제가 지금 갖고 다니면서 사용하고 있는데 보통 연필과 좀 다릅니다. 일단 상당히 무겁고 심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광택이 도는 모습입니다. 아껴서 써야죠. ^^;;;
에곤 쉴레 전시관을 나와 체스키 크롬로프성으로 향했습니다. 아침나절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저희가 방문한 시점이 그렇게 붐비는 계절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타바강이 체스키 크롬로프를 둘러싸고 흐르는데 보시는 것처럼 강물이 상당히 시꺼멓습니다. 이것은 물에 철분과 석회질이 많아서 그렇지 사실 엄청 깨끗하답니다. 무려 1급수!!
가을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수량이 많지 않군요.
구름이 슬슬 걷히는 것 같습니다. 햇빛도 간간히 비추고요. 보시는 것이 체스키 크롬로프성입니다.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의 다른 입구입니다. 저 아치형 돌문이 있는 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까만 물빛과 파란 하늘, 그리고 단풍이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오전에는 프라하성에 이어 체코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체스키 크롬로프 성을 주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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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벨스카 시장에서 호텔로 돌아와 맡겨둔 짐을 찾고 Florenc 버스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Florenc 버스 터미널은 지하철 C선과 B선이 교차하는 Florenc 역에서 바로 연결됩니다. 구 시가 광장에 있는 어떤 역에서도 5 정거장이 안 걸립니다.
그런데 Florenc 역은 환승역이라서 상당히 넓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나갔다가 길을 찾느라고 애 먹었습니다. 그러니 버스 터미널로 나가는 출구를 잘 보고 나가야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길 건너편의 출구로 나와야 합니다. 다른 곳으로 나가면 헤매게 됩니다. 지상도 상당히 넓은데다 도로가 복잡하거든요. 그런데 저 출구로 나왔다고 버스 터미널이 찾기 쉽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닙니다. 오른 쪽에 있는 Bar의 간판이 더 알아보기 쉽습니다. -_-;;; Florenc 버스 터미널은 왼쪽에 있는 흰 간판이 걸려 있는 곳이에요. 우리나라 시골 변두리의 시외버스 터미널 수준 밖에 안 됩니다. 매표 창구도 하나 밖에 열어놓지 않았고요. 그나마 매표원이 영어를 좀 할 줄 알아서 다행이었습니다만.
하벨스카 시장에서 시간을 좀 지체하느라고 예상했던 시간 15분 전에 도착해서 살펴보니 2시 출발 버스는 고사하고 오늘 출발하는 버스 표 자체가 없답니다. ㅠ.ㅠ 정말 망연자실이네요.
되지도 않는 영어에 손짓 발짓 섞어가며 알아보니 다른 버스 터미널에서는 3시 25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고 합니다. Roztyly역 근처라고 하네요. Roztyly역은 Florenc역과 같은 C선으로 9 정거장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더군요. 대충 계산을 해 보니 시간은 충분할 것 같아서 일단 표를 끊었습니다(휴우~ 다행이다).
그리고는 부리나케 다시 지하철을 타고 Roztyly역으로 출발~
이것이 천신만고 끝(?)에 끊은 3시 25분 Roztyly발 체스키 크롬로프행 티켓~ 1인 당 버스 요금이 174K이니 1만 2천 원 정도인데 버스 요금은 다른 물가에 비해 꽤 싼 편이네요.
Roztyly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중에 중간에 지하철 안에서도 검표원이 표를 검사하더군요. 체코인 남자 한 명이 무임승차로 걸렸는데 바로 다음 역에서 함께 내리더군요. 벌금 꽤나 물었을 듯~ 한번 선례가 있으니 괜히 검표원만 보면 이제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제 발이 저립니다. ^^;;;
Roztyly 역은 지상으로 나가면 곧바로 버스 터미널과 연결되기 때문에 찾기가 쉽더군요. 표를 사려고 엄청 줄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그새 좋단다~). Florenc 터미널에서 미리 표를 끊고 온 것이 전화위복이었습니다. 역시나 인생만사 새옹지마에요. ^^
Roztyly 역은 지하철과 곧바로 연결되어 편리하기는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있습니다. 정류장들이 상당히 황량한 벌판을 둘러싸며 전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저희가 탈 버스를 기다릴 5번 정류장입니다. 하필 터미널 건물에서 가장 먼 곳에 있더군요. 그냥 칸막이가 있는 작은 booth 하나 달랑 있습니다.
저희가 앉은 곳에서 터미널 건물 쪽을 찍은 사진입니다. 그냥 허허벌판이에요. 게다가 구름도 낮게 드리운 것이 바람도 어찌나 휑하니 불던지...
아까는 시간이 부족해서 허겁지겁 달렸는데 막상 표를 끊고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번에는 시간이 30분 이상 남네요. 날씨는 차가운데... 정류장 앞에 보니 T-mobile 건물이 보입니다. 체코의 KT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IT업체인데 꽤 현대식 건물에 IT Geek같은 젊은이들이 쉴 새 없이 들락날락거리네요.
자세히 보니 1층에 커피 전문점이 있는 것 같아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습니다.
이름이 Coffee Heaven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커피 체인인 것 같더군요. 인터넷 주소가 .eu로 끝나는 것으로 볼 때 유럽 연합에 운영되는 체인점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프라하에서도 봤습니다.
라떼 2잔(medium 63K, large 73K)하고 ham & cheese 샌드위치를 하나(78K) 테이크 아웃으로 주문했습니다. T-mobile 직원이냐고 물어보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직원 할인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여기서 일하는 여직원이 정말 친절했는데 체코에 온 뒤로 이 날까지 호텔 직원 빼고 제게 이빨 보이며 웃어준 백인 여자는 이 아가씨가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알아서 샌드위치를 데워주겠다고 하기까지... 어흑~
'나 스클레다노우'라고 인사(안녕히 계세요 정도에 해당하는 체코어)를 하니 엄청 좋아합니다. 거의 전화 번호를 딸 수 있는 훈훈한 분위기였어요. 아님 영어 공부를 하는 친구인데 연습할 수 있는 기회라서 좋아했을지도. 혼자 망상 속에서 허우적댔습니다. -_-;;;
특이한 건 우리나라 커피 전문점에는 어디에나 있는 메이플 시럽이 없고 대신 꿀이 있더군요!!! 특이하죠. 뭐 넣어서 먹어보니 그 맛이 그 맛이었지만~
10분 전에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뒤에 있던 체코 아가씨가 말을 걸면서 자꾸 먼저 앞으로 가라는거에요. 그러니까 줄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가라는 말... 그냥 서 있겠다고 했지만 등까지 밀면서 극구 앞으로 보내는거에요. 사람들은 웃기만 하고 항의도 없이 가만히 있고... 알고 보니 표를 먼저 끊은 사람이 우선이더군요. 기다리던 사람들은 미리 표를 끊지 않고 버스에 타려던 사람들이었죠.
체코 버스는 터미널에서 표를 미리 끊어도 되지만 현지인들은 대개 그냥 버스를 타면서 표를 즉석에서 끊습니다.
표를 확인하는데 짐이 몇 개냐고 해서 2개라고 했더니 각각 10K의 운송비를 지불하라고 합니다. 영수증은 확실하게 끊어주니 그래도 안심~
화장실 사용료, 짐 보관료 등 필요한 사람은 돈을 더 내는 것이 일견 합리적인 것 같기는 한데 그건 기본 요금이 저렴할 때의 이야기이고 체코의 경우는 왠지 징벌적 요금 같아서 묘하게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지하철만 해도 다양한 요금 제도가 있어서 편리한 것 같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더 없이 복잡하고 헷갈리는 시스템이거든요. 게다가 지하철 검표원이 여행자 특히 동양인만 세워서 검표하는 것도 아주 짜증이에요. 벌금으로 관광수입을 올리는 것 같아서 아주 기분이 나쁘거든요.
하여튼 버스는 그런대로 깨끗한데 우리나라처럼 좌석 번호가 짐칸 주변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좌석 팔걸이 밑에 있어서 모르는 사람이 찾기에는 애 좀 먹겠습니다. 저도 찾느라 힘들었다는...
3시간 30분 정도 달려서 6시 50분에 체스키 크롬로프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명성에 전혀 걸맞지 않게 여기도 버스 터미널이 을씨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_-;;;
이정표는 없지만 시내로 들어가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더군요. 비교적 쉽게 찾았습니다.
미리 예약한 Villa Conti Hotel은 찾기가 어렵지 않을 줄 알았는데 체스키 크롬로프도 갈라지는 작은 골목길이 많아서 헷갈리더군요. 목적지를 지나칠 찰나에 기타를 맨 멋쟁이 체코인이 제대로 가르쳐 줘서 다행히 호텔을 바로 찾았습니다.
Reception desk가 있는 건물이 따로 있고...
저희가 첫날 묵었던 건물은 호텔 바로 앞에 있는데 아마도 다른 Pension을 인수했나 봅니다.
이 건물 꼭대기의 다락방(약간 콘도 비슷한)에 원래 이런가보다 하고 그냥 묵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방이 없어서 임시 변통으로 준거더라는(아침에 와서 공사를 한다고 방을 바꿔 준다기에 뭔가 했더니만. -_-;;;). complaint하려고 별렀는데 두 번째 날 너무 좋은 방으로 바꿔 줘서 걍 참았습니다. ^^
일단 짐을 풀고 저녁도 먹고 거리도 둘러볼 겸 나섰습니다. 이 때 이미 해는 진 상태.
다리 근처에 있는 유명한 음식점 'Parkan'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가이드북마다 소개해 놓은 곳인데 역시나 이름값을 하네요. 직원이 기본적으로 친절한데다 유머 감각도 있고 음식을 많이 시키니 많아서 그렇게는 못 먹을거라고 조언까지 해 줍니다.
일단 추천 메뉴인 꼬르동 블루(180K)에 사이드 메뉴로 고로케(50K)를 시켰는데 고로케는 주문하지 말 걸 그랬습니다. 음식이 너무 많아서 결국 남겼거든요. ㅠ.ㅠ
샐러드는 가격이 80K 밖에 안 되는데 엄청난 양, 풍성한 구성으로 식탁을 압도했습니다. 아주 신선하고 맛있더군요. 강추~
이건 스테이크, 햄 & 에그인데 300K나 되는 가격입니다. 맛은 있었지만 미디엄 웰로 구워더니 너무 익혀서 고기가 퍽퍽하더군요. 미디엄으로 익혀야 제 맛일 것 같습니다.
거기에 Kozel 흑맥주를 한 병 시켰습니다(35K). 역시 맥주는 빈 속에 먹어야 제 맛이죠. ^^b
Parkan은 다 좋은데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옥의 티였습니다. 현금으로 680K이나 내려니 후덜덜하더군요. 체스키 크롬로프에서는 어디서든 신용카드를 안 받는거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상상까지 잠시 들었더랬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밤 9시 밖에 안 되었는데도 이미 대부분의 shop이 문을 닫았네요. 여기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나 봅니다.
Parkan 옆의 다리에서 보면 강을 따라 체스키 크롬로프 성이 보입니다.
올려다 보면 성의 탑이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고요.
체스키 크롬로프의 광장 모습입니다. 운이 나쁘게도 저희가 갔을 때에 여기저기 공사중이라서 길도 막 헤집어 놓고 어수선하더군요.
가로등만이 어두운 밤거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 시내로 들어가는 외곽 성벽에서 바라본 성의 모습입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는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장작을 땐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저녁이 되니 마을 전체에 매캐하면서도 구수한 나무 타는 냄새가 자욱하니 깔리는군요.
프라하에서 버스 터미널이 바뀌어서 허겁지겁 뛰어다니는 바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피곤해서 짐을 풀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만보계로 19,305보를 걸었더군요.
닫기
* 지하철 요금 : 26K X 2 = 52K
* 장 본 것 : 305K
* make up room 비용 : 20K
* 구 시청사 전망탑 입장료 : 70K X 2 = 140K
* U Tri Bubnu 호텔 3일 숙박료 : 387E
* 하벨스카 시장 박스 과일 : 105K
* Florenc 역까지 지하철 요금 : 26K X 2 = 52K
* Roztyly 터미널에서 체스키 크롬로프까지 버스 요금 : 177K X 2 = 354K
- 짐 운송료 : 10K X 2 = 20K
* Roztyly 역까지 지하철 요금 : 26K X 2 = 52K
* Roztyly 정류장 앞 커피 전문점
- medium latte : 63K
- large latte : 73K
- ham & egg 샌드위치 : 78K
* Parkan 저녁 식사비
- 꼬르동 블루 + 사이드 고로케 : 180K + 50K
- 샐러드 : 80K
- 햄 & 에그 스테이크 : 300K
- Kozel 흑맥주 1병 : 35K
- 콜라 1병 : 35K
- tip : 6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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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계획은 바츨라프 광장을 둘러보고 아침을 먹으러 호텔로 돌아가는 것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지도를 보면서 이동을 했는데도 광장이 나오기는 커녕 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레기교를 건넌 뒤에 동쪽으로 쭈욱 가기만 하면 되는데 엉뚱하게도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더군요. ㅠ.ㅠ
그래서 계획을 급 수정하여 '춤추는 건물'을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춤추는 건물(Tancici Dum)은 현대적이면서도 기이한 외관으로 유명한 건물인데 주변에 관광지가 하나도 없는데도 여행자들이 이 건물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신기하게 생긴 건물입니다. 꼭 건물이 흐느적거리면서 춤을 추는 것 같지 않나요? 사실 저는 처음 봤을 때 거인이 콜라캔 우그러뜨리듯이 구겨 놓은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만... ^^;;;
멀리서 봐도 눈에 확 띄는 외관인데 특이한 것은 실제로 사용하는 건물이라는 거. 옥상에 새 둥지처럼 보이는 것이 휴게실인데 사람들이 나와서 담배도 피우고 커피도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이 작기는 하지만 잘 보면 사람들이 보일 겁니다.
춤추는 건물 주위의 선착장에서도 야간에 운행하는 재즈 보트 등이 출발하는가 봅니다.
잠시 춤추는 건물을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슬슬 시장기가 도는군요. 춤추는 건물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B선의 Karlovo namesti역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9시쯤 호텔로 돌아와 꿀맛같은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을 먹고는 데스크에서 버스 터미널 위치와 시간표를 확인하고는 방으로 돌아와 짐을 싸고 내려와 11시 쯤 체크 아웃을 했습니다. 구 시가 광장을 한번 더 둘러보고 하벨 시장을 보면 체스키 크롬로프로 내려가는 버스 시간을 계산해 봤을 때 대충 맞을 것 같았거든요.
저희가 3일을 묵었던 U Tri Bubnu 호텔은 현금으로 계산하면 3% 할인, 신용카드로 계산하면 3% 할증이라는데 막상 체크 아웃을 할 때 보니 원래 예약했던 금액으로 가능하더군요. 아마 예약 없이 방을 구했을 때 적용되는 기준인가 봅니다. 387유로가 나왔는데 이걸 체크 아웃하는 날의 환율을 적용해서 코루나로 받더군요. 그러니 환율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죠.
신용카드로 결제하려고 했는데 계속 오류가 나서 결국은 함께 간 사람의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습니다. 잠시 식은땀이 나더군요. 혹시 모르니 해외에서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한 두 장 정도 더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체크 아웃을 한 뒤 짐을 맡기고 구 시가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코 앞에 두고도 며칠동안 들어가 볼 생각을 못했던 성 미쿨라쉬 교회로 갔습니다.
성 미쿨라쉬 교회(Kostel sv. Mikulase)는 12세기에 지어진 바로크 양식 건물로 보시는 것처럼 교회 중앙에 매달린 대형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유명합니다. 무게가 무려 1.4톤이나 된다고 하네요. 저걸 어떻게 매달아놨지?
성 미쿨라쉬 교회에서는 정기적으로 음악회가 열리기 때문에 항상 교회 앞에서 티켓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정작 교회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천장이 높고 멋진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어 앉아서 천장을 올려다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성당이 다 그렇겠지만 숙연한 분위기라서 조용하지요.
성 미쿨라쉬 교회도 프라하 시내의 여느 교회처럼 화려합니다.
화려한 금장 장식이 멋지네요.
성 미쿨라쉬 교회를 둘러본 뒤 구 시청사(Staromestska Radnice)의 전망대를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구 시청사 전망대의 전망이 또 유명하거든요.
보통 사람들은 구 시청사의 화려한 천문시계만 보고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구 시청사의 1층에는 Tourist Information 데스크가 있어 프라하 여행을 위한 각종 유용한 정보를 구할 수 있으니 프라하에 오면 제일 먼저 둘러보면 좋은 곳입니다. 바로 옆에 있는 천문시계가 워낙 화려해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요.
1층을 통해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말고 옆으로 조금만 벗어나면 벽에 멋진 그림이 그려진 조용한 공간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아서 잘 모르는 곳입니다.
놀랍게도 이 그림은 작은 돌조각을 하나하나 붙여서 만든 모자이크 그림이죠. 멀리서 볼 때에는 저도 전혀 몰랐습니다.
천장에는 가문의 문장을 화려하게 수 놓았습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조용한 곳에서 이런 그림들을 감상하는 것도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 중 하나이죠.
전망대로 올라가려면 일단 보시는 것과 같은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2층을 결혼식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결혼식이 열리지 않을 때에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야하거든요.
구 시청사 전망대의 입장료는 70K이며 보시는 것과 같이 문으로 들어가면,
전망대의 중앙에서 올라가는 투명 엘리베이터가 또 있습니다. 이걸 타고 올라가야 합니다.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라서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구 시청사 전망대의 높이는 70m나 되는데다 사방이 탁 트여 있어 전망대의 바깥쪽에 서 있으면 그야말로 후덜덜~ 한 풍경입니다. 구 시가 광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네요. 몇 장 더 보실까요?
이쪽은 천문 시계가 있는 방향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확실히 사람들이 북적거리죠? 정각이 되면 저 자리가 꽉 찰겁니다.
보이는 골목을 따라 쭉 내려가면 까를교를 만나게 됩니다. 건물의 지붕들이 대체로 빨간 색이 많아서 그런지 사진을 찍으면 정말 예쁘게 나옵니다.
전망대의 높이가 높이라서 올라올 때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훅~ 올라왔지만 내려갈 때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죠.
철제 계단을 내려가면 그 다음부터는 건물의 내벽을 따라 빙글빙글 돌면서 내려가게 됩니다. 물론 중앙에는 올라올 때 탔던 엘리베이터가 사람들을 실어나르죠.
정각이 되어 가는 것 같군요. 어느새 사람들이 엄청 모여들었습니다. 북적거리는 가운데 소매치기에게 털리는 사람이 꼭 있을 겁니다.
저는 관광객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고즈넉한 프라하의 뒷골목이 참 좋더라고요. ^^
체스키 크롬로프로 출발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벨스카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지도를 들고 다니는데도 이상하게 찾기가 어렵더군요. 물론 일단 한번 찾고 나면 머릿속에 지도가 다시 그려지면서 나중에는 쉽게 찾지만요.
어쨌거나 찾기는 찾았습니다. 바츨라프 광장과 구시가 광장 중간 어디엔가 있습니다. -_-;;;
하벨스카 시장은 관광객, 특히 우리나라 단체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필수 코스 중 하나입니다. 각종 기념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해 보면서 살 수 있거든요. 저도 나중에 책갈피를 이곳에서 샀습니다. 하벨스카 시장은 그렇게 넓지는 않습니다. 천천히 둘러봐도 1시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정도이죠.
하벨스카의 진가는 기념품보다는 싱싱한 채소와 과일, 그 중에서도 진짜 맛있는 사과와 포도를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사과와 포도는 꼭 사서 맛 보세요.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시장 한 켠에 보시는 것처럼 수도가 있어 산 과일을 곧바로 씻어서 먹을 수 있습니다. 즉석에서 씻어 벤치에 앉아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바라보며 먹으면 캬~ 침 넘어 가네요.
가끔 산딸기같은 열매 과일을 자그마한 박스에 넣어서 팔기도 합니다. 49코루나라고 하면 3,500 원 정도 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100g 당 가격이라는 거. 저희도 한 박스 사서 먹었는데 저 박스 하나에 200g이 조금 넘습니다. 그러니 금방 7,000 원이 넘어가죠. 결코 싼 가격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별로 달지 않아요. 그래서 저 같으면 다음에는 안 사 먹을 겁니다. -_-;;;
돌아다니다 보면 이처럼 사탕을 덜어서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먹어볼까 했는데 왠지 엄청 달 것 같아서 도전을 못 해 봤습니다. 가이드 북에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고 되어 있던데 말이죠.
이제는 체스키 크롬로프로 내려 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슬슬 호텔로 돌아가 맡겨둔 짐을 찾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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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파 섬(Ile De Kampa)은 프라하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곳으로 구 시가 광장에서 까를교를 건너자마자 왼쪽 돌계단으로 내려오면 시작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악마의 시내(certovka)라고 불리는 블타바 강의 지류가 섬을 휘돌아 나가는데,
수 세기 동안 돌아가고 있는 오래된 물래방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매달려 있지요?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중국 어디엔가 연인이 함께 자물쇠를 채워 놓으면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는 장소가 있다고 사진 설명에서 본 것 같은데 프라하에도 비슷한 곳이 있네요.
여명이 거의 사라지려고 합니다. 곧 떠오르는 햇살에 까를교도 깨어나겠지요.
얼핏 보면 아침이 아니라 저녁 노을처럼 보이죠? ^^
캄파 섬에는 보시는 것처럼 잘 조성된 공원이 있는데 호젓하고 조용합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가끔 종종 걸음으로 공원을 가로질러 갈 뿐 적막하기까지 합니다.
공원을 둘러싸고 시내가 흐르는데 참 운치 있습니다.
비둘기 한 쌍이 벽에 뚫린 빈틈을 보금자리로 삼았네요.
15분 정도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블타바 강을 따라 내려가면 캄파 박물관을 만나게 됩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아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새빨간 토끼와 개들이라니... 좀 그로테스크합니다 그려~
까를교 아래에 있는 다리가 바로 레기교(Legions Most)입니다. 원래는 레기교에서 까를교 방면을 보는 야경이 훌륭하다고 하는데 시간 관계 상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했고요.
레기교 중간에서 본 까를교의 모습입니다. 레기교를 건너다 보면 다리 중간에 전망탑처럼 바깥 쪽으로 둥그렇게 튀어나온 공간이 있어서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단풍이 정말 예쁘게 들었네요.
멀리 프라하 성도 보입니다. 정말 밤에 오면 야경이 장난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듭니다.
레기교를 거의 다 건넜습니다. 차량이 슬슬 늘어나고 있네요.
트램이 다니는 것을 보니 어디쯤인지 대충 알 것 같습니다. 이대로 쭈욱 올라가서 바츨라프 광장까지 찍고 아침을 먹으러 가면 시간이 대충 맞을 것 같습니다.
포크레인과 전차가 뫼비우스의 띠를 따라 무한전진하고 있네요. 흠... 무슨 의미일까요? 산업사회를 고발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공장 벽을 활용하려고 대충 그려넣은 그림일지도요.
저희는 프라하에 머무르면서 주로 현지인들이 드나드는 마트에서 장을 봤지만 웬만한 가이드북에는 다 나와있는 TESCO를 길을 가다 만났는지라 대체 뭐가 그리 유명한 지 궁금해서 일단 한번 들어가봤습니다.
그런데 뭐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형 마트입니다. 그래서 휭하니 둘러보고 바로 퇴장~
바츨라프 광장까지 계속 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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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잠들어서 그런지 새벽 4시쯤 깼습니다(나중에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니 일찍 잠들어서가 아니라 시차 적응을 제대로 못 해서 일찍 깬거더군요. -_-;;;).
잠이 깬 김에 일찍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씻고 5시 쯤 호텔을 나섰습니다. 까를교의 새벽 풍경을 보고 나서 까를교를 건너 소지구에 있는 존 레논의 벽을 둘러본 뒤에 돌아와서 아침을 먹으면 될 것 같았거든요.
새벽이라서 그런지 인적은 거의 없습니다.
가로등만 프라하의 거리를 밝히고 있네요. 밤새 비라도 왔는지 바닥이 젖어 있어 가로등 불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립니다.
우리나라는 하다 못해 청소하시는 미화원 분들이라도 볼 수 있는데 새벽의 프라하는 썰렁합니다. 아, 환전소는 새벽부터 문을 엽니다. 거기만 부지런해요. -_-;;;
항상 사람이 북적대는 까를교도 새벽 5시에는 사람이 거의 없네요. 그래도 새벽 조깅을 하는 인간들은 어김없이 있다는... -_-;;;
엊그제 다녀온 페트르진 탑이 멀리 보입니다. 주변에 불빛이 하나도 없네요.
백조들이 물에 뜬 채 곤히 자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꽃잎처럼 보이는군요.
유빙을 막기 위한 목책은 갈매기들이 쉬어가는 잠자리로 활용됩니다. 어째 지저분해 보이더라니...
까를교에서 보는 새벽 하늘과 블타바강은 그야말로 낭만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멋지네요.
소지구 쪽으로 오니 사람들이 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망탑이 까를교 위에 버티고 선 거인처럼 보이는군요.
캄파 지구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존 레논의 벽(Zed' John Lennon)은 존 레논이 암살당한 1980년부터 체코 공산주의가 붕괴된 1989년까지 반 공산주의자들이 자유를 열망하며 비틀즈의 노랫말과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낙서와 그림으로 표현한 벽입니다. 지금은 여행자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지요.
길이가 30m 정도 되는데 이정표는 없지만 웬만한 가이드북에는 모두 소개되어 있고 까를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꺾어 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되기 때문에 찾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평화의 상징과 IMAGINE이라는 글자를 중심으로 각종 그라피티와 문구가 벽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락카로 그린 것이지만 때로는 헝겊이나 천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것들도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의미심장한 좋은 문구도 많이 있습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면 재치있는 글귀도 많고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여행자의 수준은 이 정도를 못 벗어납니다. 몇 개 찾아봤는데 하나같이 똑같습니다. 참 실망스럽더군요.
이 새벽에도 개를 산책시키는 부지런한 사람들은 항상 있습니다. ^^
기왕 캄파 지구로 내려온 김에 둘러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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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예비 배터리는 갖고 갔는데 예비 메모리 카드를 호텔에 두고 왔더군요. 운이 없게도 프라하 성을 둘러보는 중간에 메모리 카드가 꽉 차는 바람에 호텔에 다시 들러야 했습니다.
프라하 성의 후문으로 내려와 오른 쪽으로 꺾어 5분 정도만 내려가면 Malostranska역입니다. 저희가 묵은 호텔이 있는 Staromestska역까지 한 정거장이죠. 그래도 걸어가려면 다리를 건너가야 할 정도의 거리가 되기 때문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화근은 한 정거장이라고 10K짜리 티켓을 끊은거지요.
Staromestska역은 티켓을 점검하는 감시원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구 시가 광장과 연결되는 역이라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이거든요. 아니나다를까 정복을 입은 감시원이 표를 보자고 잡습니다. 티켓을 보여주니 정색을 하고는 저희를 어디로 데리고 갑니다. 티켓 구매 방법을 설명하는 보드판 앞에서 저희가 산 티켓은 프라하 외곽 지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경우에만 해당이 된다고 부정승차라고 하는 겁니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니 사정을 봐 달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절대로 안 된답니다. 이런...
그래도 계속 사정을 하니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니 원래는 두 명 각자에게 벌금을 물려야 하지만 두 티켓을 한 사람 것으로 인정하고 벌금을 한 사람 것만 물리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벌금이라는 것이 무려 700K(우리 돈으로 대략 5만 원)이나 됩니다. 그것도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내야 그 정도이지 신용카드로 내거나 나중에 내면 추가금액이 더 붙습니다.
분명히 저희가 잘못 안 것이고 그 감시원이야 자기가 할 일을 한 것 뿐이지만 기분을 완전히 잡쳤습니다. 나중에 보니까 다른 역에서는 감시원이 없더군요. 꼭 가장 많은 여행자가 드나드는 Staromestska역에만 감시원이 있고 그것도 여행자가 많이 들어오는 오후 시간대에만 있는 것을 보고 나서는 '이 사람들이 프라하의 티켓 체계를 모르는 여행자들이 내는 벌금으로 장사를 하나'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괘씸하더군요.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시려면 마음 편하게 one day ticket을 끊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쨌거나 호텔에 들러서 예비 메모리를 갖고 나오니 벌써 오후 4시 경이 되었더군요. 유대인 지구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배를 채워야 할 것 같아서 간단히 KFC에서 요기만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유대인 지구도 저희가 묵은 호텔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더군요. 유대인 지구는 5시 30분에 문을 닫기 때문에 조금은 서둘러야 합니다.
KFC에서 트위스터, 징거버거, 치킨 2조각 세트(+ 케첩 -_-;;;)를 279K에 사서 우걱우걱 먹었습니다. 상하이와 마찬가지로 체코에서도 먹은 트레이를 그냥 두고 나가면 직원이 알아서 치워주는 시스템이더군요.
유대인 지구로 알려진 요제포프는 13 세기에 신성 로마 제국이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분리하면서 유대인을 강제 이주시킨 게토(Gheto) 지역입니다. 2차 대전 때에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3/4이 나치에 의해 학살을 당하는 참극이 일어난 비극의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토요일과 유대인의 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습니다. 6개의 회당(synagogue)과 유대인 묘지 등을 둘러볼 수 있는 묶음 티켓이 300K(21,000원)이고 거기에 사진을 찍고 싶으면 사진기 당 1장의 허가증을 40K를 주고 사야 합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회당이 사진 촬영 불가이고 구 유대인 묘지에서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데 그곳은 상당히 엄숙한 분위기라서 사진을 찍을 엄두가 잘 안 납니다. 그러니 사진 촬영 티켓은 될 수 있으면 사지 마세요.
유대인 지구는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추모를 위해 들른 유대인들이죠. 동양인들은 그야말로 거의 없습니다. 저희가 갔을 때에는 한 명도 못 봤습니다. 대부분의 회당은 나이 든 어르신들이 안내와 티켓 확인을 담당하는데 제사를 드릴 때 사용하던 제기와 성물 등을 전시해 둔 회당이 많고 간혹 나치 치하에서 박해받던 유대인들의 물건을 전시한 곳도 있습니다. 분위기가 자연스레 숙연해지더군요.
특히 구 유대인 공동묘지(Stary Zidovsky Hrbitov)는 핀카소바 유대교회당(Pinkasova Synagoga)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핀카소바 유대교회당에는 테레진(Terezin)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수많은 생체 실험실에서 죽음을 맞이한 무려 7만 7천 297명이나 되는 유대인의 이름이 벽면에 온통 빼곡하게 씌여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지는 광경이죠.
구 유대인 공동묘지는 15세기 초에 조성이 되었는데 유대인의 매장이 허용된 유일한 장소라서 묘 자리 한 곳에 평균 12구의 시신을 겹쳐 매장했다고 합니다. 비좁은 공간에 빼곡하게 들어찬 비석의 숫자가 1만 2천여 기라고 하니 대략 12만 명 이상이 매장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유대인 지구에서는 유대인 공동묘지에서만 사진 촬영이 허가되는데 그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셔터를 누를 엄두가 안 납니다. 창끝처럼 빽빽하게 땅 위로 솟아오른 비석들 위에 추모객들이 올려놓은 돌과 편지들이 눈에 띄는데 나치의 잔학상을 사죄하는 독일인의 편지가 기억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보시는 것은 1270년 경에 세워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유대교회당인 신구 유대교회당(Staronova Synagoga)입니다. 골렘이 있는 교회당으로 유명한데 아쉽게도 오후 5시에 문을 닫아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요제포프 유대인 지구의 회당들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기는 하지만 모두 떨어져 있어 지도를 참고해 부지런히 다녀야 합니다. 그래도 2개를 제외한 4개의 교회당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굳게 닫힌 문은 열릴 줄을 모르네요.
마이셀로바 유대교회당(maiselova Synagoga)은 유대 마크인 다윗의 별이 선명해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곳은 현재 유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어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박해한 유대인들의 유품과 기록물을 살펴볼 수 있죠.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유대교 휴일에 문을 닫는다는 게시판입니다.
묶음 티켓을 사니 Kafka 특별전 무료 관람 티켓을 함께 주네요. 저희는 이런 걸 또 절대로 놓치지 않죠. ^^
길을 가던 도중에 만난 5인용 자전거입니다. 타고 가면서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유쾌하게 지나가네요. 힘은 덜 들지 몰라도 사고가 나면 아주 대박인 자전거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Kafka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지역에 있는 Spanish Synagogue입니다. 5시 45분 쯤 도착했는데 아직 늦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본 것은 Jamila Maranova의 특별전입니다. 인상이 참 강하죠?
Jamila는 Kafka의 책 중 'Castle'의 삽화가로 일한 적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그림의 분위기가 매우 어둡고 침울합니다. 대충 보니 변호사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것 같더군요. ^^;;;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카프카 생가를 열심히 찾아 돌아다녔는데 막상 찾고 보니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저희가 묵었던 호텔과 마주보고 있네요. -_-;;; 아래 사진의 건너편이 저희가 묵었던 호텔 건물이고 오른 쪽으로 꺾어지면 바로 구 시가 광장이 나옵니다.
7시 30분 쯤 호텔로 돌아왔는데 너무 피곤해서 씻는 둥 마는 둥 그냥 골아떨어졌습니다. 20,383보나 걸었네요.
닫기
* make up room 비용 : 40K
* 생수 : 15K
* 프라하 성 입장료(ticket B) : 250K X 2 = 500K
* 황금소로 기념품 구입
- 북마크 A : 520K X 2 = 1,040K
- 북마크 B : 150K X 2 = 300K
* 프라하 성 -> 구 시가 광장 지하철 요금 : 10K X 2 = 20K
* 벌금 : 700K
* KFC 저녁(트위스터, 징거버거, 치킨 2조각 세트, 케첩) : 279K
* 요제포프 지구 입장료
- 입장료 : 300K X 2 = 600K
- 사진 촬영 티켓 : 4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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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소로로 가기 위해서는 성 이르지 바질리카의 오른 쪽 길을 따라 쭈욱 내려가면 안 됩니다. 그대로 프라하 성 뒷길로 나가게 됩니다. -_-;;;
중간에 잘 보면 왼쪽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있는데 그리 가야 합니다.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황금 소로로 내려가는 왼쪽에 Toy Museum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장난감이 있는 박물관이라는 정보를 어디에서 본 것 같은데 일정이 촉박한지라 역시 기념 사진만 한 장 찍고 통과~
황금 소로(Zlata Ulicka)는 프라하에서 가장 예쁜 거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앙증맞은 집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작은 거리를 말합니다. 17세기에 연금술사들과 금 세공인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지금과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지요.
티켓을 무슨 식당 분위기가 나는 곳에서 파는 바람에 잠시 당황했습니다. 저희는 황금 소로와 구왕궁, 달리보로탑까지 볼 수 있는 B ticket을 샀습니다(250K X 2 = 500K).
1층은 각종 기념품 샵과 공방이 밀집되어 있고 2층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중세 무기 전시실입니다. 그렇게 길지는 않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세라믹 공방과 전시실을 겸하는 곳이 있습니다.
전시한 작품을 판매도 하고요.
1층에서 가장 유명한 22번지입니다. 카프카의 누이 집이었던 곳인데 그 당시 카프카가 이 곳에서 집필 활동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서점으로 카프카의 작품과 관련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19번지는 하벨 대통령의 전 부인이 세운 '올가 재단'이 운영하는 곳인데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선물 가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특이합니다. 평소에는 올려 두었다가 올라가고자 할 때에는 기계 장치를 이용해 내리고 올라가는 것이죠.
체코에는 목공이 꽤 유명한 것 같아요. 어디나 기념품 상점이 있는 곳이라면 나무로 만든 장난감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맨 왼쪽이 저희가 기념품을 산 상점입니다. 황금 소로의 거의 끝에 있는데 주로 수공으로 만든 금속 bookmark를 팝니다. 선물을 살까 하고 들어갔다가 제가 욕심나서 지른 물건들이 더 많군요. ^^;;;
손 모양으로 된 묵직한 bookmark를 제가 하나, 아버지께 드리려고 하나 사고(520K X 2 =1040K), 가죽 줄의 양쪽에 금속으로 된 bookmark가 달려 있는 것을 2개(150K X 2 = 300K) 구입했습니다. 출혈이 상당히 크네요. ㅠ.ㅠ
2층 무기 전시실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양쪽 끝에도 올라가는 계단이 있지만 이 입구가 가장 눈에 잘 뜨이죠.
시대 별로 각종 갑옷도 전시되어 있고
각종 무기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기는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어요. *^.^* 살짝 만졌는데도 섬뜩함이 느껴지네요.
2층 맨 끝에는 석궁 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5발 쏘는데 50K인데 뭔가 좀 부실해 보여서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사람들이 매우 즐거워 하더군요. 해 볼 걸 그랬나..
황금 소로를 벗어나면 곧바로 달리보로탑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입구에 있는 조각부터 섬뜩하네요.
15세기에 만들어진 달리보르 탑은 감옥으로 사용되던 탑입니다.
입구를 제외하고는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든 이 탑은 깊은 우물과 같은 지하 토굴에 죄수를 가두는데 대부분 굶어죽거나 자살을 해 버리게 되었답니다.
죄수를 묶는 차꼬와 형틀 등을 볼 수 있고 죄수를 가두었던 지하 토굴도 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좀 싱겁습니다. 티켓에는 달리보르 탑 자체가 표시되어 있지도 않아요. -_-;;;
동선이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다시 돌아가서 구 왕궁을 돌아보고 프라하 성 밖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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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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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파릇 봄이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는 하루 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한주의 반이 지나가고 있죠^^ 주말에 약속이나 드라이브, 혹은 짧은 여행 계획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제주도 속 아이들..
역시나 시차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아 7시도 되지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지더군요. 게다가 새벽에는 잠결에 기지개를 켜다가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죽을 뻔 하기도 했습니다(가지가지한다~ -_-;;;).
그래도 오늘은 조금 여유있게 아침을 먹고 8시 30분쯤 호텔을 나섰습니다. 어제 깜박 잊었던 make up 비용까지 합쳐서 40K를 두고 나왔습니다.
중간에 마트에 들러 물 한 병(15K)을 산 뒤 까를교로 향했죠.
체코의 건널목에는 어디나 보시는 것 같은 장치가 달려 있는데 길을 건너고 싶으면 녹색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그러면 조금 있다가 보행 신호로 바뀌게 되지요. 경망스럽게 따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요. ^^
까를교에 도착했습니다. 백조도 잠에서 깨어 유유히 아침 산책을 즐기고 있군요.
까를교를 건너 소지구 지역에 도착해 문을 연 은행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환전을 해야 했거든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기계가 있는데 원하는 업무 버튼을 누르면 서로 다른 종류의 대기표가 나옵니다. 갖고 있는 모든 유로를 코루나로 환전했습니다. 그나마 사설 환전소보다는 은행이 낫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조금 높기는 하지만 역시나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23.3 정도?
게다가 2,000K짜리 지폐(무료 14만 원짜리)를 주기에 작은 단위로 바꿔 달라고 했더니 아주 쌀쌀맞게 일언지하에 거절하더군요. 지폐가 없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냥 안 된답니다. 아주 불친절하더군요. 뭐 예상은 했지만 아침부터 기분 잡치는데 뭐 있습니다.
참 웃기는 것이 체코는 어디나 자기가 돈을 줄 때는 큰 돈으로 내면서 정작 받을 때에는 큰 돈은 안 받으려고 하더군요(대체 어쩌라고~).
네루도바 거리를 지나 프라하 성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다른 곳을 들르지 않고 곧장 가는 것이니 성 비트 성당에서 기다리는 일은 없을거라는 기대를 하면서(결국 무참히 깨졌지만~)....
프라하에서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볼 수 있는데 고양이는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보니 시골에는 그래도 좀 있더군요.
세계 6대 관광도시라는데도 호객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특징적이었습니다.
프라하 성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초입입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 나왔던 장소이기도 하지요.
오르막을 오르다가 찍은 집인데 원래는 작은 들창(제가 원래 다락방과 작은 들창을 좋아라합니다)때문에 찍었는데 지금 보니 지붕이 참 견고하게 생겼습니다. 단단히 겹쳐서 쌓아서 물빠짐도 좋을 것 같고 튼튼해 보입니다.
현재 시각 9시 30분... 확실히 아침이라서 그런지 프라하 성 앞도 한산하군요. 다행입니다.
아침이라 구름이 좀 꼈습니다만 곧 걷히겠지요.
프라하 성 앞에서 만난 'Prague Funfair Orchestra'입니다. 복장도 잘 갖춰입은데다 연주 솜씨도 훌륭합니다. 아침부터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재즈를 듣고 있으니 흥이 절로 나는군요.
성 비트 성당으로 들어가는 길목까지도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 방심했는데 버스로 이동하는 단체 관광객을 계산에 넣지 않았더군요. 이미 성 비트 성당 앞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마 9시 이전에 도착해야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ㅠ.ㅠ
어쨌거나 오늘은 꼭 성 비트 성당을 봐야 하겠기에 줄 뒤로 가서 섰습니다.
물받이의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낙수물을 입으로 뿜으려나요?
가고일(Gagoyle)은 알겠는데 저건 대체 뭔지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빨리 줄어서 금방 들어갔습니다. 어떤 티켓도 끊지 않았는데 성 비트 성당을 들어갈 때에는 확인도 하지 않고 따로 입장료를 받지도 않더군요.
성 비트 성당(Katedrala Sv. Vita)은 프라하 성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규모도 엄청나지만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압권이죠.
입구에서부터 웅장한 모습에 압도당합니다.
천장이 높으니 정말 웅장하네요.
보시는 것은 알폰소 무하의 작품으로 왼쪽에서 세 번째 창문에 그려진 것인데 유일하게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닌 그림입니다.
보시는 것과 같은 정교하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성당의 양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아침 햇살이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을 비추고 있네요.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성당의 안쪽에는 얀 네포무츠키 신부의 관이 있는데 무려 3톤에 달하는 은을 녹여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화려하기 이를 데 없죠.
저게 다 은이라니... 덜덜덜...
제가 갖고 간 가이드 북에는 사진을 찍으려면 촬영 티켓을 사야한다고 나와있는데 막상 가 보니 그럴 필요 없더군요. 입장료가 없는 것 같고 사진도 마음껏 찍어도 됩니다.
성당을 나와 오른 쪽으로 향했습니다.
저기 보이는 빨간색 건물이 프라하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성 이르지 바질리카(Bazilika sv. Jiri)입니다. 뒤편에 보이는 하얀색 탑 두 개는 '아담'과 '이브'를 상징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른 쪽이 '아담', 왼 쪽이 '이브'라고 하더군요. 사진으로는 구별하기 어렵지만 '아담'탑이 '이브'탑에 비해 크고 굵습니다. ^^
특별히 볼 것이 있을까 싶어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사진만 찍고 황금 소로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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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르진 탑으로 가기 위해 아까 잘못 들었던 길로 다시 접어 들었습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호젓한 길이 쭈욱 이어지는데 탑까지 그렇게 멀지는 않습니다. 걸을 만해요.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길입니다. 자동차도 거의 다니지 않거든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좀 걸었네' 하고 생각할 무렵 쯤 페트르진 탑 주변의 가족 공원을 만나게 됩니다.
바닥에 열매가 떨어져 있길래 뭔가하고 봤더니 사과더군요. 올려다보니 많지는 않지만 역시나 사과가 매달려 있습니다. 알은 작아도 사과는 사과죠. 공원에 그냥 유실수를 심나 봅니다.
페트르진 공원(Petrinske Sady)은 프라하 시민들에게 더없는 휴식 공간인데 넓은 잔디밭과 부드러운 흙이 깔려 있어 산보를 나온 시민들로 항상 북적거립니다. 공원의 한켠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도 많죠. 3단 시소가 참 독특합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네요. 보면서 연결 부위에 손이라도 끼면 다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4명이 동시에 탈 수 있는 탈 것(?)도 있습니다. 로데오에 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상당히 어지러울 것 같다는... -_-;;;
그네도 있는데 가족끼리 마주보고 탈 수 있는 앙증맞은 크기입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높은 곳까지 올라가더군요.
페트르진 탑은 에펠탑을 1/5로 축소한 모습인데 높이가 약 62m 정도 됩니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입장료는 70코루나(약 4,900원)이고요.
꼭대기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이게 절대로 만만치 않습니다. 운동이 확실히 됩니다. ㅠ.ㅠ 이 탑의 매력은 전망보다는 오히려 벽이 뻥 뚫려(물론 안전장치는 있지만) 바람이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코스 그 자체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지만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바람의 강도도 강해지기 때문에 아주 제대로 실감 납니다.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가는 계단은 기둥을 타고 번갈아 겹쳐서 배치되어 있어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마주치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만들었다면 비좁은 계단에서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을 듯...
전망대는 중간 즈음에 하나가 있고 꼭대기에도 있는데 오히려 중간 즈음의 전망대가 전망을 즐기기에는 더 좋습니다. 완전히 사방이 개방되어 있어 아찔한 느낌이 드는데 꼭대기의 전망대는 안전을 고려하느라고 2~3개의 창문만 열려 있을 뿐 모두 밀폐된 안전유리창으로 둘러쌓여 있고 사람이 많아서 전망을 즐기기에 아무래도 미흡합니다. 대신 꼭대기의 전망대는 사람이 많으면 바닥이 흔들리는 것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실감이 납니다. ^^;;;
보시다시피 전망은 훌륭합니다. 블타바 강을 비롯해 프라하 시내 곳곳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이니까요. 석양이 참 아름답네요. 멀리 프라하 성도 보입니다.
프라하 성을 줌으로 당겨보니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탁 트인 전망이 정말 예술이네요.
페트르진 탑은 내려오는 길도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짜릿합니다. 시내에서 접근하기에는 조금 멀지만 충분한 시간이 있는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페트르진 탑 근처에 있는 미로의 방(Bludiste)입니다. 거울 미로의 방에 들어가면 정신이 없을 것 같고 저희들 취향도 아니라서 밖에서 지나갔다는 기념으로 사진 한 장만 찍고 그냥 패스했습니다. ^^
원래는 보시는 것과 같은 산악전차를 타고 프라하 시내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길을 잘못 들어 그냥 걸어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오래 걷다보니 나중에는 다리도 아프고 몸 또한 천근만근이 되었지만 체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가감없이 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체코 사람들이 산책을 나오는 호젓한 공원을 거닐기도 하고요.
얀 네루다의 동상이네요.
호젓한 분수대가 참 운치있죠? 물위에 뜬 낙엽이 꽃잎처럼 보이는군요.
트램길을 찾았으니 숙소로 돌아갈 걱정은 덜었습니다. ^^;;; 트램길을 찾으면 지도를 보기가 한결 쉬워지니까요.
우리나라로 치자면 각종 한과에 해당하는 간식거리 같습니다. 다양한 곡물로 만든 전병 같네요. 엄청 달 것 같습니다.
길을 걷다보니 까를교의 소지구 방면 입구가 나오는군요. 입구 근처를 둘러보면 사진과 같은 상점이 있는데 바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마트입니다. 전혀 마트처럼 생기지 않았습니다만... 어쨌거나 생수를 비롯해 장을 보기에 좋습니다. 물가가 확실히 싸니까요. Budwar 맥주와 생수(15K)를 비롯해 장을 좀 봤습니다(264K).
마트 바로 왼쪽에 있는 피자 익스프레스입니다. 다양한 조각 피자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죠. 웬만한 가이드 북에는 모두 소개되어 있는, 유명한 곳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위치가 어디쯤 되는 지 아실 수 있겠지요?
일단 호텔로 돌아와 장 본 것을 풀고 호텔의 reception desk로 내려가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온라인으로 예매하고 예약금으로 300K를 냈습니다. 국립 마리오네트 극장의 정극이라고는 하지만 가격이 격하게 올랐더군요. 1인 당 590K(거의 4만 2천 원)나 하네요. ㅠ.ㅠ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보느라고 현금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늦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사설 환전소에 가서 환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호텔 근처의 환전소에서 50유로를 급하게 바꿨는데 1유로 당 18.62K 밖에 안 쳐주더군요. 완전 도둑놈입니다. 사설 환전소는 될 수 있으면, 특히 야간에는 절대로 이용하지 말아야겠다 결심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립 마리오네트 극장은 절대로 이름답게(?) 보이지 않습니다. 무슨 대학로의 소극장처럼 생겼죠.
워낙 전통이 있는 곳이고 소문이 많이 나서 그런지 동양인들의 모습(사실 거의 한국인.. 모른척 했지만...)도 제법 보입니다.
의자는 정말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불편합니다.
체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인형극을 공연하는 나라이죠. 특히 오스트리아 출신이지만 비엔나보다 프라하에서 더 인정을 받았던 모차르트가 작곡하고 초연까지 한 인형극이 바로 '돈 지오반니'라는...
꽤 몸이 피곤했을 법 한데도 공연이 지루하지 않더군요(사실 뒷 부분에서는 살짝 졸았습니다만 재미가 없어서 졸았던 것은 아니에요. 변명~). 돈 지오반니를 전혀 모르더라도 이해가 되도록 만들어 졌거든요. '돈 지오반니'는 보고 온 사람에 따라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데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극장에서 4만 2천 원을 내고 보라면 안 보겠지만 체코에서나 볼 수 있는 볼거리인데다 독특하고 내용도 재미있어서 돈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원래 2시간짜리 공연인데 1시간 30분 정도 하고 끝나더군요.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보고 나니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면서 레스토랑을 찾아다닐 체력도 없을 정도로 완전히 탈진했습니다. 그래서 구시가 광장 근처의 기로스(Gyros) 가게에 들러 파니니(Panini)하고 프렌치 프라이드 시시(134K)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먹고는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가지고 간 만보계를 점검해 보니 23,882보나 걸었더군요(많이 걷기는 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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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산 방한 장비
- 모자 : 149K
- 장갑 : 159K
* 까를교 전망탑 입장료 : 70K X 2 = 140K
* 테이크아웃 커피
- 카페 라떼 : 65K
- 아이스 라떼 : 65K
- 부가세 : 10K
* 소지구 성 미쿨라쉬 교회 입장료 : (70K X 2) + 3K(엽서값) = 143K
* 로레타 성당 입장료 : 140K X 2 = 280K
* 로레타 성당 화장실 사용료 : 5K X 2 = 10K
* Velka Klasterni 레스토랑 점심
-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 : 15유로
- Greek Salad : 5.5유로
- Goulash with sausages : 5유로
- 아이스크림 : 5유로
- Pilsner 생맥주 두 잔 : 6.6유로
- table charge : 6.8유로
* 페트르진 전망탑 입장료 : 70K X 2 = 140K
* 장 본 것 : 264K
* 국립극장 마리오네뜨 공연 관람료 : 590K X 2 = 1,180K
* Gyros 세트 : 13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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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호프 수도원(Strahovsky Klaster)을 둘러보기 전에 먼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스트라호프 수도원 근처에는 모든 여행 가이드에서 전망 좋은 레스토랑으로 추천하는 벨라비스타(Bellavista)가 있거든요. 온 김에 거기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찾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스트라호프 수도원이 워낙 구석에 있는데다 뒤로 돌아서 내려가는 언덕배기에 있기 때문이죠.
수도원 안쪽에 위치한 문(거인이 강제로 휘어놓은 듯 보이는)을 지나면
곧바로 Bellavista가 나옵니다.
오~ 꽤 넓군요. 범상치 않습니다.
사실 Bellavista의 핵심은 정원이 아니라 멋진 전망이 보이는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테이블입니다. 빈 자리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네요.
테이블에 앉으면 바로 이런 확 트인 전망이 보입니다.
프라하성도 잘 보이네요. 왜 Bellavista가 프라하의 전망 좋은 레스토랑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지 알 것 같습니다.
헉~ 그런데 오후 2시 밖에 안 되었는데도 식사가 안 되고 술과 음료만 된답니다. 뭐 이런 황당한 일이.... 전망이 워낙 좋기에 음료만 마실까도 고민했지만 일단 너무 시장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일어났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망만 즐기시려면 굳이 Bellavista에 들를 필요가 없습니다.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면 중턱에 벤치가 놓인 작은 공간이 있는데 거의 비슷한 전망을 보실 수가 있거든요.
어쨌거나 할 수 없이 다시 수도원 쪽으로 올라와 점심을 먹을 레스토랑을 찾다가 'Velka Klasterni'라는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우연히 찾았는데 결론적으로 대박 맞았습니다. 전망이랄 것도 없지만 서비스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음식이 훌륭하더군요. 돈을 좀 썼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안에 들어가기 싫어 야외의 테이블에 앉았는데 정말 볕이 좋군요. 하늘 색깔도 예쁘고요. 나중에 화장실(공짜랍니다. ^^)을 다녀온 보니데에게 물어보니 실내도 엄청 넓은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
일단 목을 축이려고 Pilsner 생맥주 두 잔(3.3 X 2 = 6.6E)을 시켰습니다. 캬아~ 빈 속에 목마를 때 마시는 맥주의 맛이란... 정말 죽음이군요.
이 레스토랑에서는 코루나와 유로를 모두 받는데 어차피 환전하기 복잡하니 그냥 유로로 계산하기로 했습니다.
Greek Salad입니다. 5.5 유로인데 재료가 신선하고 치즈도 식감이 좋습니다. 추천~
제가 주문한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입니다. 15 유로인데 고기가 정말 좋습니다. 육즙도 풍부하고 쫄깃하면서도 고기 노린내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강력 추천~
보니데가 주문한 'Goulash with sausages'입니다. 빵으로 만든 항아리에 넣어서 가져오는데...
뚜껑을 열면 소시지, 감자, 각종 채소가 요리된 스튜가 들어 있습니다. 이것도 맛납니다. 대신 양이 좀 적다는 점이 아쉽더군요. 가격이 5 유로였을 때 짐작했어야 했는데...
아예 돈 쓰는 김에 후식으로 아이스크림(5 유로)도 먹었습니다. 코끼리 비스킷만큼 나와서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는...
Table charge가 6.8 유로나 붙더군요. 그래서 따로 팁은 주지 않았습니다. 역시 물가가 만만치 않네요.
점심을 먹고 다시 스트라호프 수도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어차피 이 수도원은 미사 때에만 개방하기 때문에 철창 사이로 내부를 잠시 들여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프레스코화가 멋지더군요. 사진 촬영 금지이기 때문에 사진도 못 찍었습니다. ㅠ.ㅠ
스트라호프 수도원에는 도서관과 갤러리도 있지만 모두 사진 촬영 불가인데다 원래 방문하려고 목적했던 곳도 아니어서 과감하게 포기를 하고 페트르진 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수도원 곳곳을 사진으로만 담아왔습니다.
담쟁이 덩굴이 정말 무성하죠. 완전히 건물을 덮다시피 했습니다.
반대편 건물(아마도 갤러리로 기억되는)은 붉은 담쟁이 덩굴로 덮여 있네요.
스트라호프 수도원은 뭐랄까요. 사진 촬영도 안 되고, 미사 때에만 개방하는 곳이라서 쉽게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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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체르닌 궁전을 만나게 됩니다. 체르닌 궁전은 영화 '새벽의 7인'의 motif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한데 현재는 외무부 청사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150m에 이른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건물이 엄청나게 큽니다.
체르닌 궁전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한적한 작은 광장이 나오는데 거기에 로레타(Loreta) 성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듯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프라하 성과는 비교가 될 정도로 한산합니다. 특히 동양인은 거의 보기가 어렵더군요.
로레타 성당은 성지 순례지로 유명하지만 아름다운 종소리로도 유명합니다. 마침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라서 종소리를 듣는 행운을 누렸는데 정말 맑고 청아하더군요. 캠코더로 찍으려고 시도는 했으나 실수로 녹화가 되지 않아 아쉽게도 담아오지는 못했습니다. 다른 성당의 종과 달리 이 성당의 종은 바깥에서 때리는 종이라서 더 낭랑하게 들린다고 합니다.
로레타 성당의 입장료는 무려 140K(거의 1만 원에 육박)나 합니다. 게다가 그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도 사진, 캠코더 촬영을 할 수가 없습니다. -_-;;;
상당히 고민한 끝에 들어가기는 했습니다(140K X 2 = 280K). 아주 호젓하고 조용합니다. 2층에는 전시실이 있는데 다이아몬드가 6천 개나 박혀 있다고 하는 '성체 안치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촬영 금지인 것이 어찌나 원통하던지~). 옛날 어느 돈 많은 과부가 자신의 드레스에 박혀 있던 다이아몬드를 빼서 기증한 것으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화장실을 잠시 이용했는데 깨끗하기는 하나 역시나 사용료(5K X 2 = 10K)가 있습니다. 대체 체코에는 화장실 관리로 먹고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매우 궁금합니다.
로레타 성당을 정면으로 두고 왼쪽으로 향하면 작은 골목길을 만나게 되는데 걷기에 아주 에쁩니다. 이 골목길도 꽤나 유명하다는....
파란 하늘과 빨간 지붕, 노란 담장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군요.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서 이상한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골목길은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창가의 화분에 핀 꽃들도 예쁘고요.
어느 집 마당에 있는 동상에는 나비들이 지친 날개를 쉬어갑니다.
조용한 골목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더 가면 길을 잃을까봐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내려오는 길과 또 다른 멋이 있네요.
낡은 창문도 정겹습니다.
발코니도 독특합니다.
체코에는 곳곳에 이처럼 개의 배설물을 담을 수 있는 봉투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체코 사람들이 얼마나 개를 좋아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로레타 성당으로 올라가던 길 중간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스트라호프 수도원 방면으로 올라가기 위해서지요.
지쳐서 그런지 중간에 사진을 거의 못 찍었습니다. 게다가 길을 잘못 들어 페트르진 전망대로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오기도 했지요.
그래도 호젓한 것이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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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성(Prazsky Hrad)의 정문 앞에서는 매시 정각에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려고 항상 관광객이 붐빕니다. 특히 정오에 열리는 교대식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더욱 인기죠. 운 좋게도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마침 12시였는데 문제는 사람이 무지 많다는 거..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지 않으면 사람들 뒤통수나 쳐다보기 딱 좋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미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죠. 사실 근위병 교대식은 이미
그리스에서 본 적이 있어서 큰 흥미가 없었습니다. 근위병 교대식은 오히려 우리나라가 더 근사하죠.
정문 양쪽에는 '거인들의 싸움'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동상 두 개가 있습니다. 몽둥이와 칼을 들고 내리치는 모습을 한 거인은 오스트리아인이고 밑에 깔린 거인은 체코인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합스부르크 왕가의 통치 시절에 체코가 오스트리아의 압제에 시달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정문 안쪽에는 국기 게양대가 있는데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국기 게양대의 기둥이 거의 거대한 나무 수준입니다. 게다가 원뿔형이라서 저는 드라큐라 백작이 적군을 찔러 죽였던 꼬쳉이가 연상되더군요. 덜덜덜~ 그건 그렇고 보시는 국기는 '대통령의 깃발'이라고 부르는데 대통령이 체코 국내에 있으면 깃발이 게양되고 해외 순방 중이면 깃발을 내린다고 합니다. 국기가 게양되어 있으니 대통령이 국내에 있다는 뜻이겠죠? 운이 좋으면 대통령이 집무 중에 나와서 관광객들에게 사인을 해 주기도 한다는데 저희가 갔을 때에는 그런 행운이 없었습니다.
근위병 교대식을 마친 근위병들이 퇴장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열이 잘 맞지는 않아요. 그리스의 근위병들 군기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
어디나 그렇지만 근위병이 서 있는 곳은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 포인트입니다. 부동자세로 서 있는 군인들 옆에 가서 사진들을 찍곤 하죠. 저희도 찍기는 했지만 사실 왜 찍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남들 찍으니까 얼떨결에 찍기는 했지만... ^^
프라하 성의 정문을 등지고 서면 보이는 광장이 바로 흐라드차니 광장입니다. 광장 끝에 있는 빨간 지붕 건물은 토스카 궁전으로 왕권을 받지 못하는 둘째 아들이 기거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중앙에 보이는 탑은 성모 마리아 탑으로 중세 시대 흑사병으로 체코인의 30%가 사망한 이후에 그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국기 게양대를 지나 건물 하나를 통과하면 나오는 프라하 성 제 2 앞마당입니다. 그 유명한 성 비트 성당의 두 첨탑이 보이네요. 왼쪽에 분수대가 하나 보이시죠?
분수대의 맨 아래를 받치고 있는 것은 헤라클레스입니다. 그 위에 있는 것은 바다의 신인데 바다가 없는 체코인들이 물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세웠다고 하죠. 그 위에는 꼬리가 두 개 달린 사자가 있고 맨 위의 구는 지구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분수대의 오른쪽은 대통령 관저로 체코 대통령이 가끔 집무를 보는데 어디서 집무를 보는 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보안 상의 이유로 그렇게 하겠죠? 저쪽에 보이는 아치형 문을 지나면 성 비트 성당으로 이어집니다.
아치형 문을 통과하면 곧바로 성 비트 성당(Katedrala Sv. Vita)의 입구를 마주하게 됩니다. 프라하 성의 볼거리 중 단연 압권인 이 성당은 무려 1천 년의 기간에 걸쳐 완성된 전형적인 고딕 양식의 성당입니다.
탑의 높이가 무려 100미터에 이르고 성당 내부의 천장 높이만 해도 33미터나 됩니다.
체코의 개들은 보통 주인이 아니면 불러도 아는 척도 안 하는데 이 녀석은 어려서 그런지 사람을 좋아라 해서 기억에 남더군요.
성 비트 성당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항상 줄을 서야 합니다. 기다리면서 성당 외벽에 있는 가고일(Gagoyle)을 줌으로 당겨 찍었습니다.
줄이 너무 길어 오래 기다릴 것 같아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오기로 하고 일단 발길을 돌렸습니다. 단체 관광객의 빠~워를 잊은 것이지요. 그 댓가는 내일 톡톡히 치르게 됩니다. ㅠ.ㅠ
흐라드차니 광장을 통과해서 길을 따라 직진합니다. 워낙 프라하 성이 유명해서 그런지 이 루트를 이용하는 관광객은 수가 확 줄어듭니다. 보시다시피 한적하죠. 저희가 목표로 하는 곳은 로레타 성당입니다.
귀여운 관광 열차가 지나가는군요. 바닥이 돌바닥인데 덜덜거리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됩니다.
지나던 길에 만난 어느 레스토랑의 간판입니다. 대충 보아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 팍팍 오네요. ^^
골목길이 예쁩니다. 가로등이 켜지는 저녁이면 더욱 운치가 있을 것 같네요.
어느 집의 멍멍이가 얌전히 앉아서 바깥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좋아라하는 저희가 그냥 지나칠리가 없지요. 관심 좀 끌어보려고 앞에서 온갖 생쑈를 했는데도 묵묵부답이군요. 좌절입니다. 이건 뭐 점잖은건지, 세상 일에 관심이 없는건지 모르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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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도바 거리(Nerudova Ulice)는 성 미쿨라쉬 교회에서 소지구 광장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가리킵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인인 네루다(Jan Neruda)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죠.
숫자를 사용해 번지를 매기는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인 1770년 경까지 자신의 집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독특한 문양으로 문을 장식했는데 보통 자신의 직업과 관련있는 문양으로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남아있어 관광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상품이 되었죠.
세 개의 바이올린이 겹쳐진 12번지의 문양이 특이한 문양으로 유명하고요.
가운데 두 개의 태양이 있는 이 문양은 거리 이름의 기원이 된 얀 네루다의 생가에 걸려 있는 문양입니다(47번지).
그 밖에도
메두사의 머리라든가
황금 술잔이라든가
황금 술잔을 든 붉은 사자
백조도 있습니다.
거리 중간에 현재 루마니아 대사관으로 사용 중인 모르진 궁전이 있는데 발코니를 받치고 있는 두 개의 거대한 무어인 조각상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상당히 역동적인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어 인상적이죠.
다양한 문양 장식을 볼 수 있습니다.
헥헥~ 거의 다 와 갑니다. 경사가 급한 편이라서 마음 편하게 올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웬지 고풍스런 프라하와는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스포츠카도 보입니다. 문양이 거의 '타올라라 불꽃념'이군요. -_-;;;
네루도바 거리의 끝에서 우회전을 하면 왼쪽에 Schwarzenberg 성이 보입니다.
조금은 경사가 있는 언덕길을 올라가게 되는데 꼭대기에 이르면
이런 경치를 만나게 됩니다.
꼭대기에 다다르게 되면 프라하 성의 정문이 보이죠.
그럴거라 생각하고 움직인 것은 아닌데 운 좋게도 정오에 도착하는 바람에 매시 정각에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많다는 교대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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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를교의 소지구 전망탑을 지나 그대로 직진하면 트램길을 만나게 됩니다. 날씨는 건조하지만 계속 걸어다녔더니 목이 마르더군요.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숨을 돌리기로 했습니다. 곧바로 스타벅스가 눈에 띄었지만 스타벅스는 안 마시기로 결심을 했는지라(이유는
여기!) 다른 커피점을 찾아보니 Segafredo가 있군요. 아이스 라떼(65K)와 라떼(65K)를 주문했는데 어김없이 10K의 부가세가 붙습니다. ㅠ.ㅠ 그래서 총액 140K를 지불하고 take away해서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성 미쿨라쉬 교회 쪽으로 향했습니다.
앞선 여행기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성 미쿨라쉬 교회는 구시가 광장에도 있고 소지구에도 있습니다. 두 교회 모두 건축가 디에젠호퍼가 지었죠. 지금 방문하는 소지구의 성 미쿨라쉬 교회(Chram sv. Mikulase)는 유럽 최대 규모의 천장 프레스코화와 모짜르트가 연주한 오르간으로 유명합니다.
교회 앞인데 차들이 빽빽합니다. 건물 뒤쪽으로 프라하 성이 살짝 보이는군요.
네루도바 거리의 초입에 있는 조형물인데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일단 교회를 둘러보고 다시 살펴보도록 하죠.
성 미쿨라쉬 교회의 입장료는 1인 당 70K(우리 돈으로 4,900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143K를 달라고 해서 뭔가 하고 궁금했는데 입장권과 엽서 2장을 주는군요. 산다는 말도 안 했는데 소리소문없이 강매한 것이죠. 3K라고 해 봤자 210원이니 뭐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도가 좀 괘씸하군요. -_-;;;
교회에 들어서면 곧바로 화려함과 웅장함에 압도됩니다. 멋집니다. 일단 유명하다는 천장 프레스코화부터 봐야죠.
1704년에 다시 지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색채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네요.
돔 부분의 벽화도 정말 멋지네요. 돔 부분을 줌으로 조금 당겨보겠습니다.
주변을 둘러싼 창에서 들어오는 자연광 때문에 돔 부분의 프레스코화는 약간 어둡게 보이는 것이 오히려 신비감을 더하네요.
돔 주변의 프레스코화는 한결 생동감이 넘칩니다.
프레스코화도 멋지지만 양 옆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시죠.
상당히 화려합니다. 아마도 장식을 한 것은 금이겠지요?
교회 입구와 2층을 한꺼번에 잡은 모습입니다. 그 밖에도 눈이 즐거운 풍경이 많습니다.
교회 곳곳이 장식과 조형물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룹니다. 앉아서 보고만 있어도 압도되는 느낌입니다.
벽 곳곳의 조각들도 뒤질세라 정교한 아름다움을 뽑냅니다.
교회의 앞쪽 단상으로 가면 사람들 눈에 잘 띄이지 않는 곳에 2층으로 올라가는 전시 공간이 있습니다.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데 꼭 올라가보세요.
세월의 풍상을 말해주는 2층 난간입니다. 온갖 낙서가 빼곡합니다.
예수님이 등장하는 그림인데 예수님이 어째 장동건을 닮았습니다요~
잘은 모르지만 이것이 1787년 모짜르트가 방문해서 연주했다는 그 오르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띄는 오르간이라고는 이 녀석 밖에는 없더라고요.
저희는 성 미쿨라쉬 교회에서 처음 봤지만 체코의 관광지에는 어디나 이런 주화 자동 판매기가 있더군요. 성 미쿨라쉬 교회는 저녁마다 음악회가 열리는데 저희가 갔을 때에는 '아베 마리아'의 예매표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교회 앞에 놓인 고풍스러운 의자에 앉아 성 미쿨라쉬 교회에서 느낀 웅장함을 잠시 음미할까 하다가 갈 길이 먼 관계로 곧장 다시 길을 재촉했습니다.
아마 성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기념탑 같습니다. 네루도바 거리의 초입에 세워져 있죠.
구시가 광장에서 보던 클래식 카가 있네요. 구시가 광장 기준으로 4명이 클래식 카를 타는데 1,200K정도 하니까 돈이 덤비는 분들은 한번 시도해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네루도바 거리로 접어들었습니다. 네루도바 거리가 끝나면 바로 프라하 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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