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미 2년 전인 2017년에 노인 비중이 14% 이상인 '고령 사회'에 진입하였고 2026년이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OECD 뿐 아니라 전세계를 둘러봐도 유래가 없는 속도로 빨리 늙고 있죠.
약 8년 전쯤에
'월덴지기가 예상하는 임상심리학의 블루 오션'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에서 앞으로 노인 상담 수요가 점점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블루 오션이라는 용어가 앞으로 각광을 받게 될 영역이라는 말이 아니라서 문제죠;;;).
이 책은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콜레트 메나주가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18명의 저명한 프랑스 작가들, 과학자들, 사회운동가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가 본인부터 70세가 넘은 노인입니다.
크게 네 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파트 1에서는 기억, 나이라는 숫자, 죽음, 할아버지가 되는 것 등의 주제로 노인이 되어가는 것에 대한 개념들을 다루고 있고 파트 2에서는 노인 차별, 퇴직 연금, 노인을 거부하는 사회 등 노인이 맞닥뜨리게 되는 사회 현상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트 3에서는 노화 예방, 알츠하이머병 등 노인들이 알아야 하는 과학 지식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 파트 4에서는 영성, 지혜, 삶의 재구성 등 나이가 들어가면서 필요한 성찰을 다룹니다.
유럽권에서 나온 번역서에 실망한 적이 많아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다소 진부한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의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와 천양지차가 있는 유럽의 노인들, 그것도 기득권층인 저명인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실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앞서 노인이 된 자들이 깨달은 지혜를 벤치마킹한다는 자세로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닫기
* 젊을 때 혹은 좀 아니가 들면 우리는 막연하게나마 ‘아마 늙겠지, 언젠간 70세나 75세가 될 거야’라고 생각하죠. 그게 여전히 먼 이야기라고 느끼면서요. 그러다 진짜 그 나이를 넘으면 어떤가요? 삶의 차원은 특별해지고 내용은 점점 풍부해져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그와 비슷한 다른 것을 떠오르게 합니다. 마치 음악에서 공명현상이 일어나듯 삶의 순간순간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는 거죠. 이것은 나이 들어 힘과 민첩성이 떨어진 우리에게 커다란 위안입니다.
* 나이든 사람은 절대로 불행하면 안 됩니다. 젊은 사람에게 부담을 주니까요. 이게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그리 만만하지 않죠. 하지만 노년이 차츰 당신을 덮치고 때려눕혀도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마음먹어야 합니다.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일만을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 오스카 와일드는 ‘늙어가는 것이 비극이 아니라 늙어도 마음은 여전히 젊은 채로 남아 있다는 것이 비극이다’라고 말했지요.
* 생각의 순환은 혈액의 순환만큼 중요합니다.
* 저는 감수성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강렬하게 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진은 눈물로 앞이 흐려지지 않고서는 볼 수가 없거든요.
* 그냥 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충만하게 살 힘이 있어야 합니다.
* 삶을 계속하길 원한다면 스스로 의무를 부과해야 합니다. 안 그럼 추락해버리거든요.
* ‘뼛속까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야말로 이 노인들이 나에게 준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다.
* 후회와 추억 그리고 쓰라린 감정 안에서 나이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 일종의 새로운 의식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새로운 의식은 하는 일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우리 깊은 곳에 있는 존재와의 관계에 달렸습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864
★★★☆☆
이미지 출처 :
YES24
예전에
'월덴지기가 예상하는 임상심리학의 블루 오션'이라는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초고령 사회를 향해 고속 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노인상담 분야의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노인 상담에 별로 흥미를 못 느끼지만 그래도 어르신 내담자의 수가 늘어날 것 같기에 공부 차원에서 이 책을 출발점으로 삼기로 하고 읽었습니다. 이장호 명예교수님과 김영경 선생님이 함께 쓰셨는데 이장호 선생님이 직접 쓰셨다기보다는 주로 큰 얼개와 자료를 제공하고 김영경 선생님이 이를 정리해서 엮어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비슷한 책으로 이장호 선생님과 김환 선생님이 함께 쓰신
'상담면접의 기초(2006)'가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제가 강추하는 책입니다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노인 문제의 현황을 보여주는 부분인데 노인과 발달과업, 현대 사회와 노인문제, 노년기의 성격특성과 심리적응을 다루고 있습니다. 2부가 노인상담의 기초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이 될텐데 노인 상담의 기본적인 개념과 함께 노인 상담의 주요 영역인 우울, 치매, 학대, 성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3부는 노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한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제 기대가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절반이 조금 넘는 노인상담의 기초 영역은 그야말로 너무 이론적이어서 심리학과 학부생을 위한 기초 개론서 같은 느낌을 줍니다. 차라리 선진국의 노인 상담 이론과 실제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상담 현장과 비교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노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내용의 충실성은 둘째치고 1, 2부와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별개의 워크북으로 묶었어야 할 내용을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입니다.
노인 상담에 관심있는 임상, 상담 대학원생 정도나 읽어볼 만한 책이지 현장 임상가에게는 안타깝게도 추천 못하겠습니다.
닫기
* 노인은 생리적 및 신체적 기능의 퇴화와 더불어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나서 개인의 자기유지기능과 사회적 역할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사람이다.
* 생활연령(chronological age)과 기능연령(functional age)
* 노화의 심리적 측면 중 가장 일반적인 특성은 시간전망에 대한 변화와 노화에 따르는 신체적, 경제적 능력의 쇠퇴로 말미암아 의존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 노화에 따른 인지적 변화를 살펴보면 경험기초의 문제해결, 추론적 판단력 등은 별다른 변화가 없고 정보기억, 새로운 사실의 학습 등의 지적 기능은 쇠퇴한다.
* 노인의 일반적 성격특성
: 우울증 경향의 증가, 내향성 및 수동성의 증가. 성역할 지각의 변화, 경직성의 증가, 조심성의 증가, 친근한 사물에 대한 애착심, 유산을 남기려는 마음, 의존성의 증가
* 공통된 주제는 은퇴 후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것
* 직업이 다른 활동으로는 성취되지 않는 목표를 충족시키고 성인기 내내 최고 가치로 간주되었다면, 은퇴를 계기로 직업 가치관의 재조직화가 필요할 것이다. 만일 직업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가치관의 재조정은 거의 필요치 않다.
* 노인에게서 흔히 보는 심리치료의 주제는 1. 상실에 대한 적응, 2.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할 필요, 3. 죽음에 대한 대비 등이다. 또한 새로운 대인관계의 형성, 자존심 문제, 성문제, 분노, 고립 무원감, 삶의 가치결핍 등의 문제도 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심리치료의 특징은 치료자의 역할이 적극적, 지지적이고 융통성이 커야 한다는 점이다. 통찰지향적 분석치료에 의한 인격의 재형성보다는 지지적이고 직접적이며 의존, 상실 및 우울에 대한 대처, 신체적 건강이나 죽음 등 구체적 사안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방법이 요구된다.
* 노인 상담의 특징
- 사고 및 감정 배경의 탐색과 행동 변화의 추구보다는 지금-여기의 생활 향상에 대한 지지과정에 우선적 중점을 둔다.
- 노인 상담의 접근 기법 면에서는 직면, 도전 등의 직접형 접근 방법보다 경청, 명료화적 질문 및 해설식 언급 등의 완만한 간접형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 노인 상담에서 권장되고 있는 회상요법(life review therapy)은 과거의 긍정적 자아상과 현재의 삶을 동일시(통합)함으로써 상실감, 우울, 죄책감 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
* 노인 상담의 지침
- 노인이 최대한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갖도록 하여 통제력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초기면접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노인의 구체적인 욕구를 명확하게 파악한다.
- 노인은 후손과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으려는 욕구가 강하고 가족의 관심과 지지는 자존감 회복에 중요하므로 가족 간의 관계 강화를 돕는다.
- 노인은 삶의 경험을 말하고 싶어 하고 그렇지 못할 때 불만과 소외감을 느끼므로, 적극적인 경청을 통해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고, 이로써 노인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노인 상담에서 적용되어야 할 개인적 특성
- 국부적인 초점의 개입보다는 넓은 배경 접근의 위로가 필요하다.
- 노인의 생존적 측면보다는 삶의 질, 재활 및 기능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 노인 상담의 이론적 접근방법에 있어서도 유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어떤 이론 형태를 따르든 대체로 심리교육적 요소가 뚜렷한 '문제 초점, 이곳-현재 중심'의 접근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노인 상담의 목적은 노년기의 발달과업인 '자아통합'을 이루기 위한 조력(원조)이다.
* 노인은 상담 과정 중 언어적 표현력이 부족하므로 노인 내담자의 비언어적 메시지에 특히 예민할 필요가 있다.
* 구조화의 원칙은 최소화, 비처벌, 행동규범의 구체화이며 구체화를 불충분하게 하면 내담자가 자기방어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구조화의 유형에는 시간제한, 내담자 행동제한, 상담자 역할의 구조화, 내담자 역할의 구조화, 과정 및 목표의 구조화 등이 있다.
* 반영이 내담자의 말과 행동의 정서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바꾸어 말하기는 인지적인 측면과 내용을 강조한다.
* 가족치료과정에서는 면접을 통한 가족 관계 및 가족역동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는 가족 역할의 재조정, 가정 내의 협력체계 구축 등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서비스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 외래 노인내담자들이 제시하거나 호소하는 문제들의 순위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집약될 수 있다.
- 성인 자녀들과의 갈등
- 도우미 측과의 불협화음
- 기억, 인지 기능에 관련된 배우자 및 가족의 불평
- 슬픔, 우울정서
- 생활기능 제약(결핍)에 대한 보상적 요구
- 죽음 관련 불안 및 공포
* 상담자가 노인 상담의 첫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두 가지 주요 과제는 신체의학적인 상태에 대한 평가와 인지기능 수준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덧. 2006년에 나온 이 책은 절판이 되었고 2013년 봄에 개정판이 새로 나왔습니다. 제가 읽은 건 절판된 2006년 판입니다만 내용이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목차 내용에 추가된 게 거의 없거든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