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자유적 사회주의자인 노암 촘스키의 인터뷰집인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를 북 크로싱합니다.
두 명의 빼어난 인터뷰어가 촘스키를 인터뷰했고 역시나 뛰어난 삽화가가 관련 삽화로 이해를 도왔습니다.
추천 대상은 노암 촘스키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동안 궁금했던 분들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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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생성문법이론'으로 일가를 이룬 언어학자이면서 그보다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로 더 잘 알려진 노암 촘스키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책입니다.
1999년 11월 말에 있었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 출간된 촘스키의 저서를 많이 읽어온 사람들에게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는 내용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지적인 자기 방어법 - 왜곡된 선전에 세뇌당하지 않을 최상의 방책'이라는 출판사의 선전이 무색하지 않게 선전과 선동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냉철한 안목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목차만으로도 이 인터뷰에서 촘스키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 팍팍 와 닿습니다.
* 지식인의 역할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 나는 포리송 사건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말했을 뿐이다
*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 자본주의는 없다
* 보이지 않는 세력이 경제를 지배한다
* 이제는 거대 기업이 권력의 중심이다
* 현실의 민주주의는 가짜다
* 언론과 지식인은 '조작된 동의'의 배달부다
* 나는 미국이 지난 세월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잘 알고 있다
이미 21세기가 오기 이전에 촘스키는 다국적, 아니 초국적 기업이 '조작된 동의'를 통해 정부를 좌지우지하는 세상을 예견하였고 그런 시대가 정말로 도래하고 있죠.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금산분리완화, 대기업의 방송 장악 가능성 등을 보면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박노자가 어떠한 종류의 폭력에도 반대하듯이 촘스키는 절대적인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그는 이 책에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데 그 내용을 검토할 이유는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죠.
책 중의 내용 중에 이런 말이 마음에 남네요.
"대중이 혁명 세력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중이 현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을 지 고민이 필요한 말 같습니다.
촘스키빠인 저로서는 강력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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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지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 교육감 선거 결과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따르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현상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하던 차에 미국의 진보 세력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이유에 대해 탁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프레임(frame)'이었습니다.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은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고 프레임은 언어로 작동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을 위해서는 새로운 언어가 요구된다는 것이죠. 그러니 다르게 생각하려면 다르게 말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미국의 보수 세력은 '엄격한 아버지의 가족(strict father family)' 가치관을 따르고 진보 세력은 '자상한 부모의 가족(nurturant parents family)' 가치관을 따른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경우 이 모델로 상당히 많은 정치 현상이 명쾌하게 설명됩니다.
딱 우리나라의 상황에 들어맞는 모델은 아니지만 시청 앞에서 성조기를 흔들며 조지 부시를 찬양하는 어르신네들의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납득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은 힘이 있는 아버지요, 거역해서는 안 될 존재요, 거역하면 처벌을 받게 되니까요.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체성과 가치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를 합니다. 그러니 자신이 노동자 계급에 속하더라도 기득권 세력, 부자에게 동일시하고 있다면 한나라당에 아낌없이 표를 던지는 것입니다. 이건 그들이 불합리한 존재라서가 아니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사람들이 어느 하나의 정체성과 가치관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다른 모델이 작동하도록 프레임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번 광우병 쇠고기 사태에서 우리는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촛볼을 들었던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보았습니다. 이처럼 평소에는 수동적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가치관이 정치적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조지 레이코프는 20세기 언어학의 대가인 촘스키의 제자로 '언어학 전쟁'을 일으킨, 그 쪽 바닥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입니다. 촘스키가 인간의 감각 경험과 상관 없이 존재하는 보편적인 통사 법칙이 모든 언어의 기저에 존재하며, 이를 발견하는 것이 언어학의 목적이라는 입장이었던 데 반해, 레이코프는 언어가 본질적으로 마음의 작용이며 신체와 감각 기관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지요. 소위 합리주의와 경험주의의 한바탕 전쟁이었던 셈입니다. 뭐 실질적으로는 촘스키의 승리였다고 할 수 있지만 레이코프는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아 '인지언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창시하고 연구 결과를 정치 현상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제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 확실히 깨달았다는 것이죠. ^^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코끼리는 생각하면 안 돼'라고 이해해서 처음에 한참 헷갈렸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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