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미국 HBO 채널에서 Band of Brothers의 후속편으로 만든 10부작 드라마입니다.
Band of Brothers가 2차 대전 당시 유럽에 투입된 공수부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Pacific은 일본을 상대로 한 태평양 전쟁에 투입된 미 해병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둘 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공동 제작 프로듀서로 참여했죠.
Band of Brothers가 전투 묘사와 이를 통한 주요 등장 인물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Pacific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2,500억 원이나 투입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대규모 전투씬보다는 끔찍한 장면이 더 많습니다.
미군이 태평양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상륙전인 콰달카날(Guadalcanal) 전투, 금방 끝낼 수 있을 줄 알고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거점이었으나 요새화된 동굴 벙커에서 항복을 거부하고 죽기 살기로 저항하는 일본군에 의해 미군이 큰 피해를 본 지옥같은 펠렐리우(Peleliu)전투, 미군의 고위 장성까지 희생된 오키나와(Okinawa) 전투, 이렇게 세 개의 주요 전투를 축으로 미국과 일본 양 진영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국가주의의 기치 아래 흘린 뜨거운 피를 조명합니다.
BOB와 마찬가지로 실제 참전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실감을 더합니다. 주인공들 중 하나가 자신의 병약함을 극복하려고 참전했다가 무사귀환했는데도 불구하고 PTSD에 걸려 지옥같은 고통을 맛보는 걸 보면서 또 한번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걸 절감하게 됩니다.
애국심, 충성심, 국가안보 등을 팔아 먹으면서 전쟁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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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참 신파스럽네요. ^^
'블칵'의 입사 취소 사건을 제가 이해한대로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명한 한 메타 블로그(라고는 하지만 직원 수 15명 정도의 작은 기업)에서 개발자를 공개 채용했는데 한 블로거가 지원을 했고 서류 심사를 통과하고 면접을 본 후 합격 통보를 받았고 처우 등에 대해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사측에서는 같이 일할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에 급기야 전화로 입사 취소 통보를 하게 됩니다. 황당한 지원자가 전후사정을 따지는 과정에서 '전라도 운운'하는 지역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반응이 사측에서 나왔고 지원자가 이 내용을 정리해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걸 본 관계자가 감정적인 대응 포스팅을 했고 그 과정에서 글 삭제니, 추천수 조작이니 하는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회사의 좋았던 이미지가 땅에 떨어진 사건입니다.
더 자세한 사항이 궁금한 분들은 검색을 하는 정도의 수고는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글들을 읽으면서 불현듯 예전의 제 경험이 떠올라서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예전에 임상심리전문가 레지던십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수련 병원에 시험을 칠 때의 이야기인데 시험도 통과해서 면접만을 앞둔 때였습니다. 이 면접은 몇 배수로 뽑은 1차 합격자를 면접에서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합격한 사람을 그냥 점검해 보는 일종의 요식 행위입니다. 물론 모든 면접 위원이 도저히 안되겠다고 평가하는 경우는 합격이 취소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 당시 면접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편이었고 면접 위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잘 대답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했을 정도로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면접 위원(정신과 과장을 포함한 스탭들과 제 수련을 감독할 supervisor가 면접위원입니다)들 사이에서 저 때문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우리 병원에서 수련받을 자세가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저런 자세로 충성심(개인적으로 이 단어 매우 안 좋아합니다)을 보일 수 있겠느냐, 우리 병원에서 수련받고 싶어하는 간절함이 없는 것 같다 등등 말이죠. 그래서 제 supervisor가 상당히 입장이 난감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들이 위에서 이야기한 자세, 충성심, 간절함을 평가하는데 사용한 기준이 뭐였는지 아십니까? 바로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입사 면접을 보는데 넥타이를 매고 오지 않을 수가 있느냐는 말입니다. 그런데 면접에 대한 복장 규정에는 그냥 단정한 옷차림이라고만 되어 있었거든요. 아마 청바지를 입고 갔으면 면접에서 떨어뜨렸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대체 넥타이와 충성심, 자세, 간절함의 관계는 무엇인가요? 웃긴 것은 그 자리에 배석한 면접 위원 어느 누구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더군요. 저는 지금도 수련 과정과 넥타이의 상관 관계에 대해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넥타이로 상징되는 코드의 이면에 저열한 계급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병장이 되어야 비로소 침상에 누워 TV를 볼 수 있듯이 적어도 스탭이 되어야 넥타이 대신 브이넥 가디건을 입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특권 의식말이지요. 그래서 지금도 그 때 생각을 하면 쓴웃음이 나옵니다. 그리고 궁금합니다. 요새 보니까 남자 선생님들이 많이 수련 레지던트로 뽑히던데 면접 볼 때 아직도 넥타이를 매고 왔는지 아닌지 점검하는지를요.
저는 껍데기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을 참 싫어하고 혹시나 무의식적으로라도 실수를 할까봐 항상 조심하고 경계하는 편입니다. 이미 그런 주제로는 여러 차례(
'호칭에 대한 생각',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이는 알아서 뭐 하게?',
'포장지를 벗기고 알맹이를 보자') 포스팅을 한 적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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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민방위 교육 도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고대 교수로 재직중인 강사분이 환경오염에 대한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면서 '경마장'을 언급하자 자리에 앉아 있던 한 민방위 대원이 큰 소리로 '경마장'이 아니라 '경마공원'으로 불러 달라며 큰 소리로 정정을 하더군요. 그 강사분이 공원은 일반 시민의 편의를 위해 건립된 곳으로 입장료를 받지 않으나 경마장은 그렇지 않으니 경마장으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하자 그 민방위 대원도 지지 않고 평일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으며 공원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우기더군요.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그 강사분은 일단 사과를 하고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주말에는 경마장, 평일에는 경마공원이라며 억지로 우스갯소리까지 하더군요.
어쨌거나 강의가 끝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아까 그 민방위 대원이 드릴 말씀이 있다며 벌떡 일어서더니 공인의 자격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아까의 말실수(?)를 다시 꺼내더군요. 강사분이 사적인 내용은 따로 이야기하자고 하는데에도 그 민방위 대원이 그치지 않고 계속 떠들자 짜증이 난 다른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강의장 밖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떠들더군요.
그 직원은 아마도 마사회 직원이었을 겁니다. 오늘 교육자 명단에 마사회 직원도 있었으니까요. 마사회 직원이 아닌데 '경마장'이냐 '경마공원'이냐로 왈가왈부 싸울 이유가 애시당초 없지요. 일반인들은 대개 잘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 직원의 애사심이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르겠으나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경마장으로 알고 있는 장소를 자기들 마음대로 경마공원이라고 명칭을 바꾸었다고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 것이라고 착각하는 자체가 무리일 뿐 아니라 경마는 레저일 뿐 도박이 아니라고 모든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주장하는 것과도 모순이 되는 행동이지요. 경마가 도박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경마장이라고 부르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지요. 경마는 레저니까요. 정말 레저 공간이라면 무엇으로 부르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더 웃긴 것은 직원들끼리도 과천의 경마장을 '본 장'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는 것이지요. 서울 경마공원이라는 공식 명칭이 있는데에도 말이죠. 그래놓고 일반 사람들에게는 경마공원으로 불러달라니...
경마장에 가면 경마 주로의 가운데 공간(사실 이용할 용도가 마땅치 않습니다)을 어린이 놀이터에 벤치 따위를 만들어놓고 경마공원이라고 생색을 내는데 모르는 사람이 가서 보면 정말 가당치도 않습니다. 경마장 전체 면적이 얼마나 넓은데 그 정도 공간을 조성해놓고 경마공원이라고 불러 달라니...
부정적인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마사회는 수백억을 들여 KT&G를 벤치마킹하여 KRA로 CI 교체 작업을 하고 장외발매소를 KRA OO Plaza로 바꾸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
그러면 뭐 합니까? 회장에서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경마는 도박이 아니라 레저라며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는데요.
그 직원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사람일지는 몰라도 제가 보기에는 바보입니다. 그깟 실익도 없는 명칭을 가지고 강사와 다투는 바람에 100명이 넘는 사람에게 짜증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마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으니까요.
자기가 속한 회사를 사랑하는 것은 분명 아름다운 일입니다. 제가 참 못하는 일입니다. 어디에 가나 단점과 고쳐야 할 점만 보이는 못된 버릇 때문이죠. 하지만 때와 장소가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서 표출된 잘못된 충성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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