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까탈리나 수녀원을 나와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벽에 새겨진 문구를 보니 아무래도 경찰서로 보이죠?
두 블럭 남쪽으로 내려오면 대성당(La Catedral)을 만나게 됩니다.
햐얀 화산석인 Silla로 만든 꽤 큰 규모의 성당입니다.
오전 입장 시간(07:00~11:30)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은 문이 닫혀 있습니다. 오후 5시가 넘어야 다시 문을 여니 내부를 보려면 천상 저녁 때 다시 와야겠네요(입장료는 무료).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종탑이 웅장합니다. 하얀색 종탑이라서 그런지 파란 하늘과 더 잘 어울리네요.
대성당 앞은 광장(Plaza de Armas)입니다. 관광객들 뿐 아니라 현지인으로도 항상 북적이는 곳입니다.
소풍을 나온 유치원생들도 많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아이들은 귀여워요. 뜨거운 페루의 태양을 가리려면 챙넓은 모자가 필수죠. :)
한 쪽 그늘에는 구두를 닦는 시민도 보이네요. 한가로운 풍경입니다.
광장을 떠나기 전에 파노라마 샷을 한 장 남겼습니다.
광장을 가운데 두고 대성당과 대각선으로 빗겨난 곳에 Iglesia de La Compania가 있습니다. 론플에 '대성당의 크기에 질려 좀 더 작고 아담한 교회를 원하는 여행자에게 딱'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제수이트 교회입니다.
1660년대 스페인 스타일의 장식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이나 세고비아에서 본 고성과 비슷한 느낌인 것 같기도 합니다.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1층은 식당과 기념품점이, 2층은 카페가 들어차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사진 중앙에 파라솔 4개가 펼쳐져 있는 곳이 오늘 쿠킹 클래스가 열리는 La Benita입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해서 잠시 밖에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La Benita는 꽤 독특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입니다. 식당 밖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네요.
식사 때와 겹쳐서 그런지 손님들이 정말 많습니다.
함께 음식을 만드는 정식 쿠킹 클래스는 아니고 주방장이 나와서 페루 전통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을 하면서 시연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굉장히 성실하게 설명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생모도 꼼꼼히 쓰고 있네요.
쿠킹 클래스가 끝나고 나온 최종 결과물.
이건 치즈가 들어있는 요리로 제가 먹은 건 아닌데 비쥬얼이 예뻐서 찍었어요.
쿠킹 클래스는 채소를 갖고 진행했지만 이 식당의 특선은 기니 피그 요리거든요. 먹어본 멤버의 말로는 오리고기와 비슷한 맛이라고 하더군요. 이게 기니 피그로 만든 요리로 기억하는데요.
기니 피그가 워낙 귀여운데다 함께 여행한 멤버 중에는 집에서 반려동물로 기니 피그를 키우는 사람도 있어서 실제로 기니 피그 요리를 주문한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한 두 명을 빼고는 다들 평범한 요리를 먹었죠.
이게 아마 제가 먹은 감자, 채소 요리인 것 같은데요. 담백하고 맛있었어요.
이것도 또 다른 채소 요리인데 향신료 덕분인지 약간 새콤한 맛이었어요.
이건 단호박으로 만든 파이 같은 디저트인데 너무 달기도 달지만 식감이 묘해서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죠. 저도 맛보느라 한입만 먹었습니다. 너무 달아요;;;; 대형 건포도의 압박~
이 집에서 마신 치차(Corn Beer). 치차 모라다보다 향과 맛이 더 좋더군요. 얼핏 '샹그릴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La Benita는 분위기도, 음식맛도 괜찮았습니다. 쿠킹 클래스도 진지하고 성의 있어서 좋았고요.
내일 아침에 국내 항공으로 쿠스코로 이동할 예정이니 새벽 6시 30분까지 집합하라는 Cheo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일단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싸기로 했습니다.
La Benita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만난 성 어거스틴 교회입니다. 주택가를 걷다가 이처럼 정교한 형태의 교회가 툭 튀어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현지인 마트에서 생수(1.3솔)와 잉카 콜라(2.5솔) 1병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역시 생필품은 현지인 마트에서 사야 저렴하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635
방에서 쉬다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 로비로 내려갔는데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거라는 제 예상과 달리 버스를 타고 30분이나 이동하더군요.
근처에 인가도 없고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서 뭔가 토속적인 느낌의 전통 음식점으로 갈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건 아니었고요.
San Marcelo 호텔이라고 굉장히 외진 곳에 있는 호텔의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호텔이 큰 편인데 투숙객이 많지 않은지 전반적으로 한산한 느낌이었고 식당의 손님도 저희 뿐인 것 같았습니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식당 뒤로 가 보니 보시는 것처럼 새로 만들어진 흙더미가 보였습니다. 오늘 점심은 폴리네시안 스타일로 만든 '파차망카(Pachamanca)' 요리를 먹는다고 합니다.
가이드 Cheo가 파차망카 요리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Cheo 때문에 파차망카 요리가 묻힌 곳이 멕시코 마약상의 암매장지처럼 보이네요. ㅡ.ㅡ;;;
파차망카를 만드는 법은 뜨거운 돌을 40분 정도 가열해서 구덩이 아래에 넣고 여러가지 재료를 보시는 것처럼 바나나 잎에 싸서 1시간 30분 정도 묻어두어 돌의 열기로 익히는 거라고 합니다.
흙을 걷어내고 포대(?)를 치우니 위에 얹은 바나나 잎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화롯불, 요즘에는 캠프파이어 할 때 호일에 싼 고구마, 감자를 묻어서 익혀 먹는 것과 흡사합니다.
점심을 먹을 사람 수가 많다보니 묻어놓은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릇에 옮겨 담고 있습니다. 위에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이고 아래는 고기가 깔려 있더군요.
저는 고기쪽은 얼씬도 할 필요가 없기에 고구마, 옥수수, 감자 쪽으로 왔습니다.
양념을 해서 묻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식재료(?)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고 보시는 것과 같은 소스를 찍어서 먹는 겁니다.
페루는 감자의 원산지인만큼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감자가 있는데 요리에 사용하는 감자가 다 다릅니다. 당연히 맛도 다르고요. 페루의 옥수수는 우리나라 것과 달리 알갱이가 굉장히 큽니다. 근데 아주 달아요.
반려인은 아직 생선을 먹기 때문에 생선도 한 토막 올렸습니다. 토속적인 느낌이 물씬 나네요.
한 접시 더 가져왔습니다. 접시 위쪽에 담긴 꽃잎처럼 보이는 건 양념 피클 같은 건데 새콤매콤합니다. 입맛을 자극하는 맛이죠. 음식점마다 흔하게 볼 수 있는데 페루 여행하면서 자주 먹었습니다.
이건 저희가 고기를 못 먹는 게 불쌍하다며 주방장이 특별히 만들어 주신 페루식 빈대떡입니다. 브로콜리가 들어 있는데 모르고 먹으면 정말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빈대떡 맛이 납니다.
근처에 사는 미묘냥이 야옹거리면서 자기도 점심 먹겠다고 다가왔습니다.
옥수수와 감자가 맛있다고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기에 빈대떡을 많이 나눠줬습니다. 잘 먹네요. 페루 사람들은 동물들에게 음식을 나눠준다고 전혀 싫어하는 티를 내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페루의 전통 음료인 '치차 모라다'를 마셨는데 향은 아주 좋았지만 맛은 향에 못 미치는 편(약간 닝닝함)이어서 살짝 실망했습니다. 원래 이런 맛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마신 치차 모라다는 맛있던 걸 보면 이 치차 모라다가 맛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