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찾아다니는 건 번거로워서 바로 앞에 보이는 Lavazza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습니다. Lavazza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사실 음식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커피는 제대로 나오겠지 하는 단순한 생각에 들어간거지요.
그래서 아이스 커피(한 잔에 130불) 두 잔하고 seafood pasta(300불), 시저 샐러드(180불)를 주문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점심 할인 시간대라서 그런지 총액에서 60불을 할인받았더라고요. 역시나 음식은 그냥저냥이었습니다. 파스타에서 떡볶이 맛이 난다고 하더라고요(응?). 커피는 괜찮았지만....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계속 해안가 길만 걸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다시 한 블럭 안 쪽으로 들어가 걷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나... 아까보다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놀랍게도 차량 통행 제한 구역이 아닙니다. 잘 보시면 오토바이도 지나가고 가끔 차량도 왕래합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타이페이 사람들이 온통 담수이로 집결한 것 같습니다.
여기가 담수이에서도 유명한 원조 카스테라 경쟁을 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 있죠. 그런데 잘 보면 간판에 '사선방향 맞은편에 있던 원조본점은 여기로 이전되었습니다'라고 한글로 써 있습니다. 그런데 맞은편을 보면...
맞은편 가게의 간판에는 '전혀 이전을 하지 않았습니다'리고 한글로 쓰여 있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만의 두 카스테라 가게가 한글로 간판을 만들어서 상대방을 디스하면서 원조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것도 여행자에게는 볼거리죠.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사찰입니다. 공사 중인 것 같네요.
요새는 잘 안 하지만 예전에는 자주 했던 그림자 샷도 한 장 찍어보고
안내판을 보니 1782년에 지어진 '복우궁'이라고 하네요.
누구를 모시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사뭇 독특합니다. 용산사와도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온통 붉은색과 금색으로 치장한 건 중국답습니다.
잠시 둘러보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사람에 치여 너무 힘들기에 숨이나 돌릴까 하고 잠시 들어간 기념품점인데 여기서 주머니가 엄청 털렸습니다. 나무로 만든 냥이 스탬프를 비롯해 예쁜 기념품이 너무 많더군요. 더 오래 있었으면 아마 거덜이 났을 것 같습니다. 이 기념품샵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담수이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현대식 빌딩에 둘러쌓인 예배당 건물도 독특한 분위기지만 사실 관광객들이 여기서 발길을 멈추는 이유는 달리 있습니다.
성당 진입로 양쪽으로 독특한 색감의 벽이 있는데 여기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지요.
파란색 옷을 입고 찍으면 contrast때문에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올 것 같은 색감의 벽이죠.
맞은편 벽도 고색창연합니다. 예전 벽을 그대로 두고 그 뒤에 새로 건물을 지어 올렸기 때문에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담수이 성당 뒷길은 대로에 비해 사람의 수가 현저히 적습니다. 고즈넉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일부러 이렇게 과거의 흔적을 남겨놓고 벽을 올린 것 같은데 과거에서 현재까지 흘러온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골목 사이로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라는 건 언제나 참 좋죠.
바다에 면한 가게라서 반대편 창을 통해서도 바다가 보입니다.
길을 걷다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웰시코기를 만났습니다.
참 편안한 표정이죠. 길에서 사는 애는 아니고 바로 앞에 있는 가게 사장님이 주인인 것 같았습니다.
걷다 보니 홍마오청까지 거의 다 왔습니다. 담수이역에서 홍마오청까지 걸어서 가기에는 조금 먼 거리이니 중간에 자주 쉬면서 가셔야 합니다. 하늘이 정말 파랗고 날씨 또한 화창하네요.
저기 보이는 가게를 지나면 바로 홍마오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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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를 둘러보고 왔던 길을 돌아나와 시장 초입으로 내려왔습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길래 뭔가 하고 봤는데 담수이 명물인 카스테라네요.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가운데 치즈가 들어간 110불 짜리 카스테라를 주문했습니다(우상단에 있는 원가 140불짜리).
오븐에서 나올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인데 이걸 10등분으로 잘라서 팝니다. 노란게 먹음직스럽게 보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굉장히 느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촉촉한 카스테라의 맛이 아니라 계란 냄새가 많이 나는 퍽퍽한 스펀지 케익 느낌이거든요.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요렇게 박스 포장을 해서 테이크 아웃했습니다. 어르신이 드시고 싶다기에 바로 옆에 있는 좌판에서 구운 옥수수도 1개 사고요(25불). 옥수수도 별로였습니다. 퍽퍽해요. ㅠ.ㅠ
하나가 이 정도 크기인데 셋이서 먹기에도 너무 많습니다. 게다가 저는 가운데 치즈가 들어간 부분을 피해서 조금 맛만 봤기 때문에 많이 먹지도 못했고요. 치즈 케익도 아닌 카스테라도 아닌 애매한 느끼함이었습니다. 신기한 먹을거리이기는 하지만 일부러 다시 찾아서 먹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담수이 카스테라가 그렇게 유명한지는 몰랐습니다. 나중에 보니 원조 경쟁이 치열한 명물 간식이더군요.
담수이 시장 길을 따라 홍마오청 방향으로 천천히 걸으면서 거리 구경을 했습니다. 분명히 겨울인데 기온도 그렇고 가로수 잎의 색깔을 보니 꼭 초가을 같습니다.
외관이 독특한 가게가 눈에 띄어 찍었는데 아무래도 신발 가게 같지요?
시장에서 연결되는 길은 꼭 인사동 길 분위기인데 한 블럭만 밑으로 내려가면 바다하고 연결됩니다.
오른쪽은 해안가 도로이고 왼쪽은 상점이 늘어서 있는 아케이드길입니다.
주말이라 나들이나 산보를 나온 시민들도 많은데요.
풍광은 멋지고 바닷바람도 시원하지만 수질이 그리 깨끗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탁도도 높고요. 그래도 꿋꿋하게 낚시를 즐기는 분들이 있네요.
바다에 면한 길은 비교적 한산합니다만....
5미터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인산인해입니다. 그야말로 사람의 바다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걸음을 옮기기 힘들 정도로 붐빕니다. 5분 정도 걸었는데도 인파에 기가 빨려서 그런지 금방 지치더군요. ㅠ.ㅠ
역시나 인기 간식인 오징어 구이가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대만 사람들도 오징어 꽤나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대만 여행하면서 오징어를 파는 좌판을 자주 봤거든요.
옥수수와 카스테라로 간단히 요기를 하기는 했지만 이미 점심 시간이 가까웠는지라 가볍게라도 점심을 먹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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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영향을 받아 비건으로 산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 비건이 된 저 같은 사람에게 빵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게 된 건 고문에 가까운 일입니다. 게다가 '아침 식사는 빵으로'라는 집안의 모토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죠. 아침에 밥을 먹는다는 건 대학 때 MT를 갔을 때나 가능한 일이거든요.
현재는 채식 쇼핑몰의 비건 식빵을 대량 주문한 뒤 냉동시켜놓고 꺼내먹고는 있지만 어려서부터 먹던 맛있는 빵에 대한 욕구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정기구독하고 있는 '월간 비건'에 비건 베이커리가 소개될 때마다 눈이 번쩍 띄여 항상 메모를 해 두곤 합니다.
밤에 다녀왔기 때문에 상호명도 잘 보이지 않는, 비건 베이커리 '더 브레드 블루'입니다. 신촌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2호선 신촌역 8번 출구 -> 할리스 신촌점에서 좌회전 -> 예강 설렁탕에서 우회전하면 만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좌표는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54-58'이고 도로명 주소로는 '서울 마포구 신촌로 12다길 3'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베이커리면서 카페도 겸하고 있어서 비건빵과 커피, 차 등의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아주 넓지는 않지만 오붓하게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사진 오른쪽 창가쪽에는 1인용 좌석이 있어 혼자 앉을 수도 있습니다. 중앙의 계단을 통해서는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데 거기에도 테이블이 있다고 하니 보기보다 꽤 넓은 카페입니다.
인테리어는 여느 커피 체인과 비슷합니다. 비건 베이커리가 핵심이라서 사장님이 카페에는 신경을 많이 안 쓰신 것 같은데 벽 인테리어 정도만 조금 보강하면 더 좋겠습니다. 너무 휑하네요.
브레드 블루에서 파는 모든 빵은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저온 숙성발효를 하며 비건 베이커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달걀, 우유, 버터가 일체 들어가지 않으며 방부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효 기간이 아주 짧죠.
조금 늦은 시간에 방문한지라 이미 진열대가 텅텅 비었습니다. 그래도 남은 빵을 모두 맛보려면 지갑까지 텅텅 빌 것 같아서 다음에 낮 시간에 다시 오기로 하고 평소에 먹어보기 어려운 것만 몇 가지 주문했습니다.
맨 위가 초코소라빵(3,000원), 왼쪽이 햄채소빵(2,800원), 오른쪽이 왕만두빵(3,000원)입니다. 파리 바게뜨나 뚜레주르 같은 베이커리의 비슷한 급 빵과 비교하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맛과 질이 완전 다릅니다. 초코소라빵 같은 경우는 초코가 가득 들어 있고, 피자빵 같은 햄채소빵도 내용물이 가득합니다.
비건들은 커피 전문점을 가서도 라떼 음료는 언감생심인데 브레드 블루에서는 마음놓고 주문해도 됩니다. 카라멜 라떼(3,800원)입니다.
요건 초코라떼(4,000원). 역시 맛납니다. 두유를 넣었는지, 코코넛 밀크를 넣었는지 확인을 못 해 봤는데 비린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비건이라는 말에 사장님께서 맛 좀 보라고 서비스로 주신 생크림 조각 케익이에요. 저녁까지 먹고 간데다 들뜬 마음에 이것저것 맛보느라 배부른데 케익까지 먹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위장과 입이 서로 신호가 안 맞아서리;;;;
이건 포장해서 가져와 나중에 집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얌냠하게 먹었던 카스테라(5,500원)인데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좋은 맛이지만 가격의 압박이... ㅠ.ㅠ 자주는 못 사먹을 듯 하네요.
이것도 추천 받은 쿠키(3,500원)인데 역시나 너무 맛있어서 눈물 흘린....
몇 개 안 들어 있어서 아껴가며 먹었다는.....ㅡㅡ;;;;
비건 베이커리 중에서도 빵의 종류가 다양한 것으로 이름이 알려진 베이커리인데요. 다른 빵이 궁금한 분들은 블로그
'정낭자의 빵&디저트 소믈리에!'에 소개된 포스팅에 사진이 많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빵의 종류에 따라 나오는 시간대가 다르니 원하는 빵이 나오는 시간대를 알고 가시면 아주 신선한 빵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문의 전화번호는 070-4405-0723입니다.
식빵을 대놓고 먹고 싶어 물어봤는데 그 당시 택배 회사를 바꾸려는 중이라서 아직은 택배 주문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되는지 모르겠네요.
비건 베이커리를 많이 가 본 건 아니지만 quality 하나는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베이커리였습니다.
홍대나 신촌 쪽으로 나가게 되면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네요. 가격만 눈 질끔 감을 수 있다면 확실히 추천드릴 수 있는 비건 베이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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