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 때는 아침 비행기를 타야 해서 새벽부터 서둘렀는데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은 오후 2시 50분 비행기라서 한결 여유가 있었죠.
그런데 한껏 들뜨신 어르신이 짐을 챙겨 아침 8시부터 집에 오시는 바람에 늦잠은 물 건너 갔습니다. 9시 이후에 오시라고 신신당부를 드렸는데도 그러시네요. ㅠ.ㅠ 게다가 고추장, 두부조림 등 온갖 한국형(?) 반찬을 바리바리 싸오셔서 1차 검열을 거쳐 여행짐을 다시 쌌습니다.
도림군이 함께 가겠다고 여행짐에 들어가서 시위 중입니다. ^^;;;
아침도 느긋하게 먹고 늑장을 부리다 10시 50분 쯤 동네를 지나가는 공항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나갔습니다. 정류장으로 가면서도 지난 번 싱가포르 여행 때처럼 빈 차로 공항에 들어가는 택시 기사님이 계시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뜸 말을 거시네요. 3만 원만 주면 가겠답니다.
1인 당 1만 원이 공식 가격이라고 하시네요. 편하게 빨리 갈 수 있는데 3만 원이 대수겠습니까. 냉큼 승락하고 탔습니다. 그래서 차가 막힌 편이었는데도 50분 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루프트한자는 처음 타 보는데 독일인답게(?) 여러가지가 엄격하더군요.
기내 수화물이 8kg 제한이고 크기도 55 X 40 X 20이 넘으면 기내 탑승이 안 됩니다. 게다가 15분 전까지 탑승하지 않으면 탑승을 거부한다고 으름장을 놓더군요.
오늘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는 완전 만석이라고 합니다. 승객이 몽땅 크로아티아로 가는 건 아닌 것 같고 아마도 프랑크푸르트가 유럽으로 연결되는 허브 공항이라서 그런 것 같더군요.
오랜만에 일찍 출국 수속을 마쳐 여유있게 면세점도 둘러보고 크라제 버거에서 베지 버거로 점심까지 챙겨 먹은 뒤 셔틀 트레인을 타고 126번 탑승 게이트로 향했습니다. 매번 까먹는건데
셔틀 트레인으로 이동하는 탑승동에도 면세품 인도장이 있습니다.
비행기에 타 보니 기내 수화물 크기를 왜 그렇게 엄격하게 제한하는지 알겠더군요. 2층이 있는 항공기라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천정이 높아 답답하지는 않지만 대신 머리 위 기내 수납 공간이 너무 작아서 캐리어가 조금만 커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3-4-3 좌석을 갖춘 747기종인데 제가 타 본 비행기 중 실내 조명이 가장 밝았습니다. USB 충전은 안 되지만 최신 영화는 꽤 갖추고 있어서 지루한 비행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었죠. 비행 정보를 보여주는 화면 중에 조종석에서 밖을 보여주는 화면도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승객들 구성은 거의 대부분 대학생급의 젊은 사람들이어서 분위기는 활기차나 조금 시끄럽군요;;;;
탑승 마감 시간이 되니 칼같이 해치를 잠급니다. 기내 방송으로 아직 탑승하지 않은 승객이 1명 있는데 실었던 짐을 내린다고 합니다. 누가 독일인 아니랄까봐.... 무섭네요;;;;; 하지만 그래놓고는 활주로 사정으로 1시간 연발했습니다. ㅡㅡ;;;;
루프트한자는 승무원들이 착륙, 이륙 때 등받이, 테이블을 점검하는 건 기본이고 안전벨트를 몸에 맞게 조였는지도 일일이 확인합니다. 쩝....
이륙한 지 2시간 있다가 점심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채식 기내식은 인도 채식이 가장 낫다는 걸 알게 되어 인도 채식으로 신청해두었습니다. 함께 간 어르신은 일반식이었는데 승무원에게 부탁해서 함께 서빙해 달라고 했습니다(원래 특별식이 먼저 서빙됨). 참고로
루프트한자 특별 기내식은 17종이 있고 2019-0180으로 연락해서 신청하면 됩니다.
커리, 난, 샐러드, 과일, 비건 버터와 빵까지 알찬 구성입니다. 맛도 괜찮고요.
독일 항공을 탔는데 맥주를 안 마셔볼 수 없지요. Warsteiner 맥주를 주는데 향도 풍부하고 목넘김도 좋네요. 만족스럽습니다.
잠 좀 자려고 하니 또 간식을 줍니다. 그야말로 사육 타임이네요;;; 컵라면과 샌드위치 중 선택하는데 혹시 몰라 물어보니 샌드위치는 락토용 샌드위치도 있답니다. 다행히 두 개 남은 걸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괜찮네요. 먹고 보니 사진을 안 찍었더군요. 그래서 사진이 없습니다;;;;
착륙 2시간 전에 나온 저녁 기내식입니다. 조금 가벼운 구성으로 나왔네요. 루프트한자의 기내 음식은 제 입맛 기준으로 중상 이상 수준이네요. 마음에 듭니다.
1시간 이상 연발했는데 역시나 독일답게 원래 7시 15분 도착인데 7시 경에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허브 공항답게 엄청 넓습니다. 표지판을 잘 보고 따라가지 않으면 길 잃기 십상이겠더군요.
셔틀 트레인을 탔습니다. 폭이 좀 좁아 보이네요.
셔틀 트레인을 타야 할 정도로 넓으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셔틀 트레인을 타고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야 할 정도로 엄청 넓습니다. 넓이만 따지면 인천공항보다 넓을 것 같아요. 프랑크푸르트에서 경유할 때 시간이 빠듯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실감했습니다. 경유편 탑승구로 이동하는데만 꼬박 30분 이상이 걸리더군요.
경유편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검색대를 한번 통과하는데 그야말로 완전 정석대로 합니다. 줄이 길어지든, 밀리든 말든 신경 안 씁니다. 열외 1명 없이 외투, 구두는 벗기고 허리띠도 예외 없이 풀게 합니다. 여행 나오면 이런 건 로마법을 철저히 따르자는 저도 좀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이 엄격한 검색 절차는 나중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도 진가를 발휘하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도록 하죠.
경유편은 크로아티아 항공입니다. 8시 15분 보딩인데 10분부터 하더군요. 티켓을 확인하고 회전문을 통과하자마자 버스로 이동해 활주로에서 탑승했습니다.
이제 이거 한번만 타면 드디어 크로아티아로 들어가게 되는군요. 크로아티아 항공이라서 그런지 실감납니다.
비행 시간이 1시간 25분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제선 항공기인지라 제트기입니다. 나중에 보시겠지만 크로아티아 국내 항공은 프로펠러기도 있습니다.
이 비행기는 3-3 좌석인데 좌석이 뭔가 좀 허접합니다. 공간 확보를 위해서인지 몰라도 굉장히 얇고 허접해요. 그래도 깨끗하고 쾌적해서 불만은 없습니다.
비행 도중에 간식으로 받은 과자인데 안에 이런저런 과자류가 섞여 있습니다만 대체로 짠맛입니다. 다 못 먹고 남겼습니다. 여행 도중에 접하게 될 짠맛의 전초전 같은 느낌입니다;;;;
밤 10시 10분에 자그레브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활주로에 내려서 버스로 들어가는 시스템인데 청사로 들어가면 곧바로 출입국 관리소입니다. 심사가 너무 단순해서 살짝 놀랐습니다. 아무런 질문없이 예쁜 여직원들이 도장만 찍고 땡입니다.
입국신고서, 세관신고서 뭐 그런 서류 따위 작성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은 정말 예쁩니다만 미모만큼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어리버리하게 EU citizen 줄에 잘못 섰는데 담당 직원이 여권을 돌려주면서 여기가 아니라고만 고개를 젓더군요. 바로 옆 줄인데!!! 그냥 옆줄이라고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싫으면 손가락 하나만 들어서 가리키면 되는데 그걸 안 하더군요. 아 놔~
크로아티아 공항은 국제선과 국내선이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은 공항인데도 좀 헷갈립니다. 표지판을 잘 보고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AirBnB 앱의 쪽지 기능으로 입국 항공편을 자그레브에서 빌린 아파트 주인장(Bruno)에게 알려줬는데 제 실수로 다른 항공편을 알려주는 바람에 20분 정도 늦게 나왔더군요. 자칫하면 길이 엇갈릴 뻔 했습니다. 결국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는...
Bruno를 기다리는 동안에 환전소에서 700유로를 크로아티아 쿠나(5,040쿠나)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Bruno와 만났습니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크로아티아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까지 그럴 줄은 몰랐는데 구척 장신에 140kg의 거인입니다. 거대한 체구에 걸맞지 않게 저희를 픽업해서 아파트까지 이동하는 20여 분 동안 끊임없이 떠들더군요.
Bruno 말로는 최근에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와서 AirBnB에서 자기 아파트를 빌리는 사람들 중에 한국인이 6번째로 많다고 하더군요. '꽃보다 누나'의 여파가 큰 듯. ㅠ.ㅠ
최근의 자그레브는 예년과 달리 이상기온으로 쌀쌀하다고 하네요. 실제로 체감기온만 보면 밤에는 얇은 잠바를 입어야 하는 정도입니다.
공항에서 20여 분을 달려 Bruno의 아파트에 도착했습니다. 120년 된 건물인데다 법으로 보호받고 있어서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없고 덕분에 자그레브에 도착한 첫날부터 대형 캐리어를 들고 4층까지 낑낑대며 올라가야 했습니다. 나중의 이야기지만 이런 삽질은 흐바르섬에서도 하게 됩니다. ㅠ.ㅠ
내일 다시 보여드리겠지만 Bruno의 아파트는 호텔처럼 깔끔하지는 않아도 필요한 시설은 다 갖춰져 있고 무엇보다 넓어서 답답하지 않습니다. 와이파이는 당연히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요.
밤늦게 도착했더니 시장하기에 가져간 채식 라면을 하나 끓여서 햇반과 함께 야참으로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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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는데 사용한 택시비 : 30,000 원
* 인천공항 크라제 버거에서 먹은 점심값 : 35,600 원
* Bruno에게 준 픽업 비용 : 20유로
★★★☆☆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트위터의 타임라인에 실망했다는 평이 하도 많아서 보기까지 상당히 주저했는데 실망할 것을 단단히 각오해서 그런지 저는 그런대로 볼 만했습니다.
2시간 3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인데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으니까요. 인터넷 영화평을 보면 지루해서 졸았다는 평이 많은 것을 보면 이번 영화는 개인차가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월드 인베이젼'을 보지 않은 덕을 좀 봤습니다. 후반부에 월든 인베이젼과 싱크로율이 80%가 넘는다는 말이 많았거든요. 미국 만세, 러시아 까기, 아시아 폄하에 대해서는 일부러 관심 안 가졌습니다. 그것까지 신경쓰고 SF 영화 보면 머리 아프거든요. 그건 평론가들에게 떠 넘기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봤습니다.
1, 2편을 거치면서 이미 웬만한 CG나 특이한 로봇으로는 더 없이 눈이 높아진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에 마이클 베이 감독이 아예 우주 전쟁 시가전으로 컨셉을 잡고 만든 것 같았습니다. 시카고 하나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그 안에 이런 저런 장치를 심을 수 있으니까요. 30대 이상의 향수를 자극하는 로봇물에 저같은 밀덕들을 자극하는 도시 게릴라전, 거기에 다양한 오마쥬까지...
초대형 건물 하나를 휘감아 작살내는 디셉티콘의 '드릴러'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저항군의 지하기지를 뚫고 들어오는 기계와 닮았고 비행 로봇을 수납하는 '오버로드'는 게임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의 '캐리어'를 빼다 박은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달에서 시카고로 공간이동을 한 디셉티콘이 도망치는 시민들을 학살하는 장면은 흡사 우주전쟁의 한 장면 같더군요.
샤이아 라보프는 침 튀기면서 대사 날리는 건 줄어든 대신 정직하게 몸으로 때우는 연기량이 늘어서 반가웠는데 로지 헌팅턴-휘틀리를 메간 폭스 대신 쓴 것은 감독의 패착인 것 같습니다. 확실하게 섹시한 것도 아니고, 여전사 삘이 제대로 나는 것도 아니고 특기는 힐 신고 잘 뛰는 정도? 메간 폭스가 본넷 열 때와 같은 킬러씬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2% 부족하더군요. 마이클 베이가 여배우를 띄우는 능력이 대단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로지 헌팅턴-휘틀리에게도 그게 통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줄거리가 엉성한 부분을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는데 저는 이야기의 개연성이 아닌 액션의 연결성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봤기 때문에 그렇게 줄거리가 이상하지는 않았어요.
이번 시리즈는 보는 사람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으니 신중하게 고려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 물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것이지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물가가 싼 것이 아닙니다. 생활비는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 동구권 국가라고 물가가 쌀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프라하는 세계 6대 관광지입니다. 물가가 장난 아니에요. 현지에서 사용할 현금을 생각보다 넉넉하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만만하게 보고 갔다가 막판에 여행비 아끼느라 신용카드 쓰느라고 머리 좀 아팠습니다.
* 친절함
공산국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자본주의의 물이 덜 들어 그런지 소비자 위주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생각을 하는 체코인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가짜 웃음을 보기가 어렵고 쌀쌀맞다는 인상을 받기가 쉽죠.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꾸어 본다면 그만큼 돈에 때가 덜 타고 순박하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여행 중 마음이 따뜻하고 정스러운 체코인을 꽤 만났습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처음에는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 마음을 단단히 잡수시기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체코인도 인종 차별을 하나 오해했다는~
* 캐리어(Carrier) 문제
프라하 뿐 아니라 체스키 크롬로프, 텔츠와 같은 지방도시도 거리가 온통 포석(일종의 돌바닥) 형태로 되어 있어 바퀴가 달려 있는 캐리어(Carrier)에게는 쥐약입니다. 아름다운 프라하에서 멋진 자태를 뽐낸다고 버버리 코트에 루이 뷔통 캐리어를 끌고 가면 폼 날 것 같지만 덜그럭 덜그럭 아주 꼴볼견이에요(무슨 패잔병같다는~). 프라하에서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할머니께서 무거운 캐리어를 그냥 들고 운반하는 것도 봤습니다. 될 수 있으면 배낭 추천합니다. 다시 체코로 여행을 한다면 저는 캐리어 절대로 안 가져갈 겁니다.
* 현지 마트 이용
이건 관광지라면 어디나 통용되는 상식인데 프라하에서도 생수와 같은 생필품은 길거리 가판대 등을 절대로 이용하지 말고 현지인이 이용하는 마트를 찾아보세요. 체코의 경우 마트가 잘 눈에 띄이지는 않지만 의외로 관광지 근처에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가격은 현지 가격(관광지 가격이 아니에요). 저희들의 경우는 저녁에 호텔로 돌아갈 때 될 수 있으면 장을 봐서 여행비를 절약했습니다. 물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와 달라서 외국은 음식점에서도 안 주잖아요. 아무래도 생수를 자주 사 먹게 되는데 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래서 2리터 대용량을 마트에서 사서 작은 병으로 옮겨 담아 들고 다녔습니다. 현지 마트만 잘 활용해도 여행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지요. 특히 체코의 경우는 과일이 맛있고 저렴(9~10월의 경우 사과와 포도 추천)해서 마트를 이용하면 수분도 적절히 공급하고 피곤한 도보 여행 도중에 영양 보충도 되고 좋습니다.
* 동물
다른 나라에 비해서 체코는 개를 기르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모든 체코인이 개를 기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많아요. 개를 데리고 산책나온 남녀노소 체코인들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개를 좋아하는데도 우리나라처럼 무조건 예뻐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람 친구처럼 대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거의 볼 수가 없어요. 체코 여행 도중 사람이 기르는 것이 아닌 것 같은(그러면서도 사람에게 살갑게 구는) 야생 고양이 2마리를 본 것이 전부입니다.
* 담배
체코는 단연코 흡연자의 천국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건물 안 금연은 엄격하게 지켜지는 것 같지만 길거리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담배를 피웁니다. 어디서나 담배 냄새를 피하기가 어려워요. 아마도 폐암 유병률이 장난 아니게 높을 듯. 텔츠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되는 꼬마가 담배 연기를 뿜어내면서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바람에 기절초풍하기도~. 고등학교가 끝나면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와 교문을 나서면서 담배를 사이좋게 나눠 피우는 훈훈한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습니다. -_-;;;;
* 동전
체코 여행을 하면서 가장 신경쓰이고 그러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액수가 큰 돈은 극구 받지 않으려고 하고 동전을 잘 안 주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메트로, 버스에서 짐을 싣는 비용, make up을 하는 비용 등 동전을 쓸 곳은 많다는 점이죠. 특히 메트로는 거의 기계를 이용해 발권을 하는데 동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동전이 없으면 표를 끊을 수가 없어요. 물론 나중에는 지하철역 밖의 가판대에서도 표를 판다는 것을 알게 되어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야간의 경우는 문제거든요. 그런데 동전은 어디나 부족해요. 조금만 큰 돈을 내려고 하면 돈을 딱 맞게 내라고 신경질을 내고 동전으로 바꾸어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돌아올 때 쯤 동전이 좀 심하게 많아져서 물건을 사면서 동전으로만 계산을 하니 고맙다고 할 정도입니다. 대체 동전의 시중 공급량이 얼마나 되는 건지 궁금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