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주를 맞아 모처럼 하드 디스크의 이미지 파일을 정리하면서 2019년에는 저희 냥이들 근황 포스팅을 안하고 넘어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쩐 일인지 모르겠는데 2018년 7월 이후로는 근황 소개가 없었더라고요. 보통 근황 포스팅을 할 때는 포스팅을 하던 날짜 기준으로 최근 사진을 올리곤 하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2019년 한 해 동안 찍은 사진이 뒤죽박죽 섞였습니다.
첫째인 똘똘군은 10살이 넘어서인지 살이 좀 빠졌지만 여전히 날렵하고 간식 식탐도 대단합니다. 간헐적으로 발작같은 재채기를 하는 게 염려되어 검진을 받으러 갈 때마다 물어보지만 병원에서는 별 이상없다고 하네요. 그래도 주의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청소하려고 올려놓은 게르 집에 쏙 들어가 자리를 잡았네요. 천상 고양이입니다.
배를 보이며 딩굴딩굴 하는 게 고양이 종특 행동이라고는 해도 고양이에 따라 빈도가 다른데 똘똘군은 저희 집 냥이들 중에서도 가장 안 하는 편이라서 이 사진도 레어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난방을 가동하던 시기 사진인 것 같습니다. 바닥이 뜨끈할 때에만 보여주는 모습이거든요.
둘째인 도림군도 몇 년 전에 PKD 의심 소견을 들은 이후 더 악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신장 내 낭포가 몇 년 째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도림군은 저희 집 귀요미 담당인데 나이가 들면서 먼저 고양이별로 간 모찌군과 표정도, 행동도 비슷해지고 있어서 볼 때마다 짠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래도 귀여운 얼굴은 어디 가지 않아서 가끔씩 이런 모습을 보여주곤하지요.
셋째인 까미양은 이제는 확실히 자기집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지 집사가 부르면 오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다가와서 부비부비를 하는 수준으로 친숙해졌습니다. 눈치가 백 단이어서 약을 먹이려고 할 때마다 귀신같이 알고 도망가는 바람에 3일마다 숨박꼭질 전쟁입니다.
주로 베개나 호박 방석처럼 폭 들어가는 자리를 좋아해서 낮 시간에는 주로 제 베개 위에서 잠을 자곤 합니다.
구석자리를 가장 좋아하는 것도 까미양이라서 캣휠 옆에 긴 스크레쳐를 두었더니 거기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습니다(지금은 자리가 바뀌었지만요).
막내인 미미양은 8kg이 넘어가는 거구로 성장해서 집사들을 걱정시키더니 2020년이 되면서 살이 조금 빠졌습니다(대신 요즘은 화장실 테러를 하고 있지만요;;;;).
미미양은 저희집 빙구미 담당인데 평소에는 완전히 무장해제를 하고 지내지만 집에 누가 오기라도 하면 겁은 많아가지고 그 때마다 숨느라 난리가 납니다.
미미는 해가 들어오는 시간에는 캣타워 맨 윗칸에서 느긋하게 바깥 풍경을 즐기는 걸 좋아합니다. 아침에는 저 자세 그대로 집사들 몸 위에 올라와 눕기 때문에 천연 자명종이 따로 없습니다(숨이 막혀서 안 깰 수가 없어요. ㅠ.ㅠ).
도림군도 그렇고 미미양도 그렇고 발 하나를 내놓으면서 누워 있는 걸 좋아합니다.
똘똘군과 까미양이 한 편(?)이라면 도림군과 미미양이 성격이 비슷해서 저렇게 같이 붙어서 자거나 함께 있는 걸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도림군과 까미양의 사이는 많이 좋아졌지만 미미가 까미에게 하악질 하는 건 나아지지를 않네요. 어릴 때는 그렇게 언니를 따라다니더니만.....
곧 2020년 근황 포스팅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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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동물입니다. 그래서 돈 많은 집사들은 아예 집을 개조해서 벽에 고양이 계단을 설치하거나 대들보에 고양이 길을 만들기도 합니다만 저희에게 그건 언감생심이지만 그래도 캣타워 하나쯤은 제대로 된 것을 하나쯤 해주고 싶었는데 소원을 풀었습니다.
그동안은 동생네에서 똘똘군을 데려올 때 업어온 알마캣 소형 캣타워를 사용했는데 세 녀석이 뛰고 난리를 치는 통에 맨 윗판이 휘어서 돌아간데다 아무래도 안정감이 떨어지더군요. 몇 달 전에는 청소를 하느라고 베란다쪽으로 치워놓은 것을 똘똘군이 뛰어오르다 넘어지는 바람에 큰 사기 화분이 깨지는 대형 사고가 나기도 했죠;;;
원래는 트릴로의 명품 캣타워를 살까 잠깐(아주 잠깐) 고민도 했으나 일단 가격이 풀 세트 기준으로 70만 원에 육박할만큼 후덜덜하고 실물을 봤는데 생각보다 작고 튼튼하지도 않게 생겨서리 그냥 제작하는게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지요.
우여곡절 끝에 함께 사는 사람의 목공 후배에게 하청을 줘서 하나 만들어버렸습니다.
거의 골리앗 크레인에 버금가는 캣타워의 위용~
천장 고정식 캣타워입니다. 좌4단, 우3단에 윗쪽을 브릿지로 연결한 형태입니다. 이게 최초 설치 후 스크래치를 위한 삼줄만 감아놓은 상태입니다.
오른쪽에 동생네에서 강탈해 온 알마캣 캣타워가 보이네요. 요새는 거의 냥이들이 도움닫기 발판으로만 사용한다는 우훗~
받침대는 바닥을 튼튼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발가락을 4개로 만들었어요. 가운데에는 홈이 뚫려 있어서 진공청소기로 털을 빨아들이는데도 편해요.
천장 고정식이라서 나무 패드를 대고 나사로 조여서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고정했습니다. 천장 고정식 행거와 비슷한 원리에요. 아주 단단히 고정되더군요.
나무판을 붙여(집성이라고 하죠) 만들었기 때문에 쪼개지거나 휘지 말라고 뒷판에 결이 다른 방향으로 나무를 박아 넣어서 마감(상감이라고 하더군요)했습니다.
브릿지에는 6개의 구멍을 뚫었는데 쥐돌이나 끈을 매달 수 있습니다.
최소한 6kg이상의 성묘를 감당할 수 있도록 단단하고 두꺼운 홍송 집성목(원목)을 사용했고요.
아랫판에서 윗판으로 올라갈 때는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갈 수 있도록 교차해서 배치했습니다.
냥이들이 좋아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주 좋아하네요. 모찌군이 스크래치하는 모습입니다. 원래는 그냥 나무판이었는데 건너뛰다 미끄러질 염려가 있어서 천을 급조해서 붙였습니다. 미끄러짐은 한결 줄었지만 털을 자주 떼내야 하는 새로운 문제가... ㅠ.ㅠ
위에 누워 집사들을 내려다보다 살짝 잠이 든 똘똘군~
뭘 보냥~
각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았네요. 도림군은 어디 갔는지 안 보이는데 세 마리가 모두 캣타워에 올라가 있는 건 아주 드문 경우라서 사진에 담기가 아주 어려워요. ㅠ.ㅠ
보시는 것처럼 쥐돌이와 꿈틀이 장난감을 줄에 매어 달아 두었는데 저것도 의외로 참 좋아라합니다. 결국 쥐돌군은 떨어져서 어디론가 없어져 버렸다죠.
나중에 이사갈 때에는 나사를 풀어서 분해했다가 다시 설치하는 것이 일이겠지만 그래도 냥이들이 좋아하니 놀이터를 어렵게 마련한 보람이 있습니다.
나무의 원재료값으로 10만 원, 설계, 제작비, 공임, 설치비 20만 원으로 모두 합해서 30만 원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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