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가 2호선 강남역 부근의 회사에서 일을 하는 관계로 퇴근할 때 강남역 부근에서 외식을 하는 때가 왕왕 있습니다. 사실 그 근처에 음식점이 많기는 하지만 제가 잘 모르기도 하고 해서 예전에 소개 드렸던 '커리 스토리'를 자주 가곤 합니다.
이 집은 커리도 맛나지만 사실 과일 샐러드가 예술이라서 많이 가는데 제가 이 집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나 제 아내는 둘 다 성격이 까칠해서 아무리 음식이 싸고 맛있어도 서비스가 엉망이거나 불친절하면 두 번 다시 발걸음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집은 최소한 90점 이상은 줄 수 있는데 항상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훌륭합니다. 둘이 가서 샐러드와 커리를 하나만 주문하면 양이 부족할까 봐 밥이 부족하지 않은 지 꼭 물어보고, 자리가 부족해 손님을 기다리게 하면 반드시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정중한 인사가 따라옵니다. 단골이면 눈썰미있게 음료수 서비스를 한다든가, 식탁에 놓인 tea light가 꺼질만하면 번개같이 나타나 새것으로 바꾸어 놓는 등.
며칠 전에는 저희 옆 테이블로 커리를 나르던 남자 직원이 실수로 커리를 한 방울 제 구두에 떨어뜨렸습니다. 별것 아니라서 제가 냅킨으로 얼른 닦았는데 너무 미안해 하면서 닦을 수건을 가지고 뛰어오고 해서 오히려 제가 좀 민망했습니다. 게다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할 때 그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정중하게 다시 사과를 하더군요. 손님이 불평하는 것을 막으려고 인사치레로 하는 인사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기분을 공감하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이기에 솔직히 감동했고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제가 그 집의 사장이라면 그런 직원은 월급을 더 주더라도 계속 일하게 할 겁니다.
앞으로도 그 집은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단골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죠. 손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만 잘해도 되지 않을까요?
덧. 커리 스토리에 가시면 검은 뿔테 안경을 쓴 남자 직원을 주목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사장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만만치 않게 친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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