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상담을 하다 보면 항상 문제가 있는 커플에게는 싸움의 일정한 패턴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패턴 자체가 커플마다 상당히 유사합니다.
문제가 있는 커플도 처음에는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합니다. 그러다 감정이 있는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을 자극하는 버튼을 누릅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죠.
"당신은 언제나 자기 맘대로 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 분명한 이런 말을 듣게 되면 문제가 있는 커플의 상대방이 취하는 행동은 대부분 둘 중의 하나입니다.
진흙탕에 뛰어 들어 곧바로 싸움을 시작하는 것("당신 할 일이나 잘 해", "내가 언제 항상 내 맘대로 했다고 그래?" 등등)과
일단 후퇴했다가 수동-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알았다. 알았으니까 그만하자"해놓고 자기 맘대로 하는 것 등)이 그것이죠.
곧바로 맞받아치거나 수동-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모두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동일하게 행동할 빌미를 주게 됩니다.
또한 이런
패턴이 고착된 커플은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하면서도 정형화된 패턴에 의한 반응을 의레 기대하게 됩니다.
그러니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패턴을 깨야 합니다.
"당신은 언제나 자기 맘대로 해"라고 공격 당했을 때,
평소의 패턴에 따라 상대방이 기대하는 반응을 하지 말고 소위 '맞아주기', '인정하고 수용하기'와 같은 뜻밖의 대응을 하는 것이죠.
"듣고 보니 내가 좀 내 맘대로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네"와 같이 말이죠.
상대방이 '잽'을 날릴 때에는 맞아주는 겁니다. 그깟 잽 맞는다고 죽지 않아요. 상대방과 죽기 살기로 전쟁하는 것이 이제는 정말 지겹다면 잽 정도는 맞아주세요.
처음에는 상대방이 의도를 의심하고 좀 더 강한 잽을 날릴 겁니다. 변화에는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거든요. 그래도 몇 번 더 맞아주세요. 그러면 결국은 상대방도 정형화된 패턴에 따라 행동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문제를 인정하는데 계속 공격하는 것은 죄책감을 유발하게 되니까요.
변화는 패턴을 깨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상대방이 바뀌기만 바라고 있으면 절대로 변화는 오지 않습니다.
패턴을 깨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이 저항을 해도 버티세요. 그러면 결국 변화는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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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커플 상담(역자는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부부 상담이라는 용어로 바꿔쓰고 있지만)의 절충주의적 치료에 대해 소개한 책입니다. 적절히 의역되지 않고 다소 어색하게 직역된 문장이 좀 있지만 번역은 그런대로 잘된 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커플 상담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제시하고 그것의 토대가 되는 행동주의적 접근, 정신역동적 접근과 대상관계 이론, Bowen의 이론, 구조적/전략적 치료, MRI(Mental Research Institute), BFTC(Brief Family Therapy Center) 등, 한정된 분량에 부부 및 커플 상담에 대한 방대한 접근 방법을 무리하게 소개하려고 욕심을 부리다보니 개념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만 것이 아쉽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치료적 접근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오히려 낫습니다. 2장과 3장은 건너뛰는 것을 추천합니다. 1장을 읽고 바로 4장으로 넘어가도 됩니다. 주된 내용은 4장부터 7장에 이르는 세 개의 장에서 소개되는 통합적인 모델입니다. 8장부터는 의사소통훈련, 친밀감 문제와 성, 갈등 해결 과정, 이혼, 외도 등 커플 상담의 주요 주제들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Young이 제안하는
커플 상담의 통합적 접근은 5단계의 순환적 인과관계를 제시하는데
사정 -> 목표 설정 -> 개입 -> 유지 -> 타당화가 그것입니다. 각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치료적 개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정
: 부부 각자의 견해 이해하기, 정보 수집, 상호 작용적 정의의 창출
2. 목표 설정
: 문제의 외재화, 행동적/정의적 목표 설정
3. 개입
: 각 성원의 장점 평가, 개입 설계
4. 유지
: 책임감 도전, 장애물 파악
5. 타당화
: 성공 축하하기, 추후 전략 세우기
통합적 접근의 공통 요소는 '순환적 인과모델', '순환적 질문', '비난 금지', '치료자의 중립성', '외재화', '감정과 행동 모두의 변화', '유지과제 학습', '해결 가능한 문제의 개발', '희망 배양' 등 입니다.
workbook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커플 상담의 기본적인 틀을 잡고 싶은 치료자에게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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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상담이나 심리 치료를 진행할 때, 부부 또는 커플과 같이 특별히 밀착된 두 사람의 관계 유형이 문제의 핵심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유형을 Young의 구분에 따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부모-자녀
이 관계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상대방을 돌보는 부양 책임을 맡고 있는 특징을 지닙니다. '자녀'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을 수도 있으며 전적으로 '부모'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의존합니다. 약물 남용자의 경우가 대표적인 '자녀'의 경우입니다.
2. 샴 쌍둥이
이 유형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너무나 지나치게 몰입되어 있어서 두 사람의 관계 이외에는 다른 삶이 없기 때문에 주변에 친구도 없고, 자율성도 없습니다.
3. 희생자-가해자
오랜 기간 학대 관계에 놓인 부부가 희생자-가해자 관계의 전형적인 예가 됩니다. 이런 문제유형을 다룰 때에는 '가해자'에게는 개인적인 치료를, '피해자'에게는 지지적인 치료와 자기 주장 훈련을 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4. 추적자-도망자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상대방이 허용하는 것 이상으로 지나치게 친밀함을 추구할 때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추적자가 친밀함을 추구하여 파트너에게 다가갈수록 도망자는 더욱 멀어지기 때문에 이는 두 사람 모두에게 좌절스러운 경험이 됩니다.
5. A자형 관계
이 유형에서는 두 사람이 A자 형태로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합니다. 각자 엄격하게 정의된 전통적 부부의 전형적인 역할을 하지만 한 쪽이 없으면 다른 한 쪽도 상실됩니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는 각자 분리된 삶을 살 고 있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특정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한 관계입니다.
6. 병행 관계
흔히 '체념의 결혼'으로 불리는 관계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거의 완벽하게 분리된 삶을 살지만 안정적인 삶의 반대 급부로 돌봄, 친밀함, 우정과 같은 감정적인 교류를 거의 경험하지 못합니다.
출처 : 부부상담과 치료(Counseling and Therapy for Couples) 중 7장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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