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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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싱가포르 여행 다녀오는 길에 비행기에서 본 영화입니다. 오랜만에 본 케빈 코스트너의 모습이 반갑더군요.
작전 도중 뇌종양으로 인해 쓰러진 비밀 요원이 은퇴하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을 찾아 관계를 회복하려는데 묘령의 여인이 접근하여 새로운 실험약을 댓가로 3일 동안의 비밀 임무를 제안합니다.
3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전형적인 'Time Limited' 액션 무비인데 거기에 사춘기 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부정을 결합시켰습니다.
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장면에서는 리암 니슨의
'테이큰'과 살짝 비교되기도 하는데 줄거리도 엉성하고 사람 죽이는 걸 너무 쉽게 묘사하는 것도 눈살 찌푸려지고, 유머 코드도 줄거리와 따로 놀면서 어색한데도 참 이상한 것이 영화가 꽤 볼 만 하다는 겁니다.
묘령의 비밀 요원으로 등장하는 새 얼굴 엠버 허드때문도 아닌 것 같고 액션이 훌륭한 영화도 아닌데 말이죠.
그냥 케빈 코스트너가 마음에 들어서 그랬는지, 피곤해서 살짝 멍 때린 상태에서 본 영화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꼭 챙겨서 봐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간 때우는 용으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덧. 누군가 온라인에 '액션 영화로 위장한 가족 영화'라고 평해놨던데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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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케빈 코스트너, 데미 무어, 윌리엄 허트가 주연한 범죄 스릴러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예쁜 딸을 둔 가장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미스터 브룩스(케빈 코스트너 분)는 살인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문제(아래에서 설명)가 있는 사람으로, '엄지 살인마'로 불리는 연쇄 살인범입니다. 2년 간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AA)에 참석하면서(살인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AA에 참석하는 것이 무슨 치료적인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지만...) 살인 충동을 잘 억누르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순간 앞 건물에 살던 스미스(데인 쿡 분)라는 공학자에게 사진을 찍히는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미스터 브룩스를 찾아 온 스미스가 협박한 내용은 놀랍게도 다음 번 살인에 자신을 동참시켜 달라는 것. 다시는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브룩스에게 스미스의 협박은 상당한 부담이 되고...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한 채 학교도 그만두고 딸이 집으로 돌아온 얼마 뒤 집으로 찾아온 형사들을 통해 딸이 다니던 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브룩스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예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딸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강렬한 살인 충동을 타고났을 거라는 예감 말이죠.
한편 엄지 살인마를 계속 추격해 온 형사 앳우드(데미 무어 분)는 전 남편과의 이혼 소송에 휘말려 막대한 금액을 위자료로 내놓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다시 나타난 엄지 살인마를 쫓는 발걸음을 늦추지 않습니다.
과연 브룩스는 앳우드 형사의 추격을 뿌리치고 스미스의 협박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대로 더 이상 살인을 하지 않고 조용히 살아갈 수 있을런지, 그리고 딸의 살인 충동을 해결할 묘책을 생각해 낼 수 있을런지...
결과는 보시는 분 만이 알 수 있습니다. 끝 부분에 반전 아닌 반전도 있습니다.
많은 경우 연쇄 살인범은 반사회성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를 갖고 있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독특하게도 엄지 살인마인 브룩스가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과거에는 중다 성격 장애로 알려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브룩스에게 살인을 충동질하는 '마샬'이라는 또 하나의 identity가 등장하게 되죠. 마샬(윌리엄 허트 분)은 지극히 본능, 자극, 재미 추구적이고 동정심도 전혀 없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하이드 같은 인물입니다. 또 하나, 영화에서는 '중독'이라고 표현되었지만 제가 보기에 브룩스는 중독이라기보다는 사람을 죽이고픈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중독이라면 '금단 증상'과 '내성'을 동반하는데 금단 증상도 그리 분명하게 표현되지 않는데다가 내성도 없는 것 같아 보였거든요. 굳이 DSM-IV의 진단을 따르자면 Impulse Control Disorder, NOS가 공존 진단으로 내려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브룩스가 고뇌하는 모습을 보고 공감하고 동정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가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성공한 가장이자 사업가인, 멋들어진 연쇄 살인범이 흘리는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남은 인생 전부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차가운 시체가 되어야 했던 수많은 희생자들의 영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덧. 그건 그렇고 이 영화에서도 데미 무어의 존재감은 예전만 못합니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그런지 미모는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얼굴도 뭔가 부자연스럽고 이질적입니다. 아슬아슬하달까요? 또 CSI 라스베가스의 히로인 마그 헬젠버거가 브룩스의 사랑스러운 아내 역할로 나왔는데 비중이 너무 작아서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하긴 CSI 요원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비중이 컸어도 이상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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