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영향을 받아 비건으로 산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 비건이 된 저 같은 사람에게 빵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게 된 건 고문에 가까운 일입니다. 게다가 '아침 식사는 빵으로'라는 집안의 모토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죠. 아침에 밥을 먹는다는 건 대학 때 MT를 갔을 때나 가능한 일이거든요.
현재는 채식 쇼핑몰의 비건 식빵을 대량 주문한 뒤 냉동시켜놓고 꺼내먹고는 있지만 어려서부터 먹던 맛있는 빵에 대한 욕구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정기구독하고 있는 '월간 비건'에 비건 베이커리가 소개될 때마다 눈이 번쩍 띄여 항상 메모를 해 두곤 합니다.
밤에 다녀왔기 때문에 상호명도 잘 보이지 않는, 비건 베이커리 '더 브레드 블루'입니다. 신촌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2호선 신촌역 8번 출구 -> 할리스 신촌점에서 좌회전 -> 예강 설렁탕에서 우회전하면 만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좌표는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54-58'이고 도로명 주소로는 '서울 마포구 신촌로 12다길 3'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베이커리면서 카페도 겸하고 있어서 비건빵과 커피, 차 등의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아주 넓지는 않지만 오붓하게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사진 오른쪽 창가쪽에는 1인용 좌석이 있어 혼자 앉을 수도 있습니다. 중앙의 계단을 통해서는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데 거기에도 테이블이 있다고 하니 보기보다 꽤 넓은 카페입니다.
인테리어는 여느 커피 체인과 비슷합니다. 비건 베이커리가 핵심이라서 사장님이 카페에는 신경을 많이 안 쓰신 것 같은데 벽 인테리어 정도만 조금 보강하면 더 좋겠습니다. 너무 휑하네요.
브레드 블루에서 파는 모든 빵은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저온 숙성발효를 하며 비건 베이커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달걀, 우유, 버터가 일체 들어가지 않으며 방부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효 기간이 아주 짧죠.
조금 늦은 시간에 방문한지라 이미 진열대가 텅텅 비었습니다. 그래도 남은 빵을 모두 맛보려면 지갑까지 텅텅 빌 것 같아서 다음에 낮 시간에 다시 오기로 하고 평소에 먹어보기 어려운 것만 몇 가지 주문했습니다.
맨 위가 초코소라빵(3,000원), 왼쪽이 햄채소빵(2,800원), 오른쪽이 왕만두빵(3,000원)입니다. 파리 바게뜨나 뚜레주르 같은 베이커리의 비슷한 급 빵과 비교하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맛과 질이 완전 다릅니다. 초코소라빵 같은 경우는 초코가 가득 들어 있고, 피자빵 같은 햄채소빵도 내용물이 가득합니다.
비건들은 커피 전문점을 가서도 라떼 음료는 언감생심인데 브레드 블루에서는 마음놓고 주문해도 됩니다. 카라멜 라떼(3,800원)입니다.
요건 초코라떼(4,000원). 역시 맛납니다. 두유를 넣었는지, 코코넛 밀크를 넣었는지 확인을 못 해 봤는데 비린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비건이라는 말에 사장님께서 맛 좀 보라고 서비스로 주신 생크림 조각 케익이에요. 저녁까지 먹고 간데다 들뜬 마음에 이것저것 맛보느라 배부른데 케익까지 먹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위장과 입이 서로 신호가 안 맞아서리;;;;
이건 포장해서 가져와 나중에 집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얌냠하게 먹었던 카스테라(5,500원)인데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좋은 맛이지만 가격의 압박이... ㅠ.ㅠ 자주는 못 사먹을 듯 하네요.
이것도 추천 받은 쿠키(3,500원)인데 역시나 너무 맛있어서 눈물 흘린....
몇 개 안 들어 있어서 아껴가며 먹었다는.....ㅡㅡ;;;;
비건 베이커리 중에서도 빵의 종류가 다양한 것으로 이름이 알려진 베이커리인데요. 다른 빵이 궁금한 분들은 블로그
'정낭자의 빵&디저트 소믈리에!'에 소개된 포스팅에 사진이 많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빵의 종류에 따라 나오는 시간대가 다르니 원하는 빵이 나오는 시간대를 알고 가시면 아주 신선한 빵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문의 전화번호는 070-4405-0723입니다.
식빵을 대놓고 먹고 싶어 물어봤는데 그 당시 택배 회사를 바꾸려는 중이라서 아직은 택배 주문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되는지 모르겠네요.
비건 베이커리를 많이 가 본 건 아니지만 quality 하나는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베이커리였습니다.
홍대나 신촌 쪽으로 나가게 되면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네요. 가격만 눈 질끔 감을 수 있다면 확실히 추천드릴 수 있는 비건 베이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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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싱가포르 여행 때 사온 야쿤 카야 잼입니다. 야쿤 카야 토스트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죠. 여행 당시에는 몰랐지만 야쿤 카야 토스트 체인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습니다(
www.yakun.co.kr).
야쿤 카야 토스트는 중국계 이민자인 로이 아곤(만다린식 발음으로 야쿤)이 1944년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에 창립한 coffeestall이 원조입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타이완, 일본, 필리핀, 중국, 버마, 홍콩, 캄보디아에도 진출해 있고 60년 전통의 핸드 드립 방식으로 추출해 연유를 첨가한 야쿤 커피와 함께 가볍게 먹는 먹을거리입니다.
야쿤 카야 잼의 성분은 달걀, 설탕, 코코넛 밀크, 판단(일종의 허브)이라서 락토 오보나 오보 채식을 하는 채식인도 먹을 수 있습니다.
용량이 290g인데 당시 가격으로 4.8 싱가폴 달러니까 우리 돈으로 5천 원 정도 하는군요. 병을 잡으면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입니다.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인 싱가폴 HACCP에 의해 엄격하게 생산되는 야쿤 카야 잼은 인공 색소, 방부제, 합성 착색료, 보존제 등이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발림성이 좋아서 빵에 바르면 좀 헤픈게 흠입니다. 달걀이 들어있어서 그런지(잼 이름 자체가 '달걀의 달콤한 맛'이라는 뜻) 달걀 비린내가 살짝 나고 게다가 달기 때문에 따뜻한 빵에 발라 먹어야 맛있습니다. 식으면 비린내가 더 강해지는 느낌이거든요. 싱가포르에서 먹을 때는 버터도 듬뿍 발랐던 것 같은데 국내에서 먹을 때는 버터는 바르지 않고 그냥 빵에만 발라서 먹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연유가 들어있는 커피와 함께 먹지만 저는 에스프레소나 드립 커피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더군요.
여행 때만 한시적으로 했던 외도(?)라서 개인적으로 다시 구입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달달하면서도 독특한 맛을 찾는 분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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