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영양제를 별도로 복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치열한 공방이 끊임없습니다. 음식만으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 가능하다고 보는 해외 석학의 대표 주자는 콜린 캠벨입니다. 채식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영양학의 대가이죠. 우리나라에는 메타 분석을 통해 영양제 무용론을 주장하는 명승권 교수가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영양제(정확하게는 비타민 C)를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해외 석학으로는 노벨상 2관왕(화학상과 평화상)에 빛나는 라이너스 폴링이 있고 국내에는 서울대 의대의 이왕재 교수가 있죠. 양쪽 다 라인업이 쟁쟁합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비건 채식인입니다. 그래서 영양소 균형이 잡힌 음식을 잘 섭취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게 기본 입장이었습니다. 작년 말까지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건강하게 살 빼는 법'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작년 말에 건강 상의 어려움을 경험한 것과 건강 검진 결과에서 비타민 D 레벨이 현저히 낮게 나온 것을 보고 영양제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그 결과
음식만으로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환경 오염과 지력 약화로 인해 현대의 식재료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영양소를 더 이상 충분히 함유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꼭 필요하거나 부족한 영양소는 영양제를 통해 보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영양소를 영양제를 통해 섭취하는 건 효율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으니(특히 간에 축적되는 지용성 비타민 계열) 꼭 필요한 영양소로 한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섭취하기 시작한 것이 비타민 C와 D입니다. 비타민 D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기로 하고요.
비타민 C는 굉장히 중요한 영양소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냥 신선한 과일을 많이 먹으면 충분하지 않냐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타민 C는 부신의 핵심 영양소로써 호르몬의 원료이기도 하고 콜라겐을 합성하는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비타민 C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면역을 강화하는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입니다. 면역 기능이 강해야 병에 잘 안 걸리고 설사 병에 걸렸다고 해도 빨리 회복됩니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특히 중요한 기능이죠.
비타민 C의 복용 권장량은 하루에 100mg이지만 이건 괴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한 최소 복용량으로 일종의 마지노선입니다. 사실 비타민 C는 우리 인체의 면역 기제가 싸우기 위한 연료나 자원이라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레모나 한 포 먹는 정도로는 안 먹느니만 못합니다.
기능 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들은 경구 복용 시 보통 하루 6,000mg(6g)을 기준선으로 잡습니다. 비타민 C는 암 세포를 굶겨죽이는 치료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흡수율을 높이기 정맥 주사(IV)를 권장량의 200배 이상으로 투약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면역 체계가 망가진 경우에는 비타민 C 주사를 맞는 게 효과적이죠.
저는 치료 목적이 아니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비타민 C 메가도즈를 하고 있습니다. 경구 복용은 정맥 주사에 비해 흡수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소 6,000mg이 넘어야 합니다.
이왕재 교수처럼 1,000mg 알약을 식사 할 때 두 알 씩 먹는 방법도 있지만 비타민 C는 30분의 반감기를 갖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혈중 농도가 점점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혈중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먹는 것이 좋죠. 그래서 파우더 형식으로 먹는데 비타민 C 파우더를 그냥 입에 털어넣으면 너무 시고 텁텁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물에 타서 그 비타민 C 워터를 수시로 마시는 겁니다.
비타민 C는 수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지 않고 필요량을 흡수하고 나면 남은 건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고 과다 복용을 해도 사실 상 부작용이 거의 없는 영양소이지만 수산염 생성을 증가시키므로 신장 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되는 게 그나마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은데 어차피 비타민 C도 먹어야 하니 물에 타서 먹으면 비타민 C도 충분히 섭취하고 신장 결석이 생길 가능성도 낮추는 일석 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죠.
처음에는 6,000mg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하루 7,000mg 메가도즈를 하고 있는데 목표는 하루 9,000mg까지 늘리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10,000이나 12,000mg까지 복용량을 높이는 경우도 있는데 처음부터 갑작스럽게 높이면 설사와 같은 위장관 증상이 생길 수 있거든요. 서서히 증가시키면서 자신에게 맞는 복용량을 찾는 게 좋습니다.
반 년 이상 비타민 C 메가도즈를 해 보니 확실히 잔병치레가 줄었습니다. 채식과 간헐적 단식의 효과도 있지만 일의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예전에는 체력이 떨어지면 곧바로 감기나 몸살에 걸리는 일이 많았는데 올해는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생긴 적이 한번도 없네요. 이게 모두 비타민 C 메가도즈 때문은 아니겠지만 체험적으로는 확실히 효과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제가 복용하는 비타민 C 제품에 대해 리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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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학 전문가로 베스트셀러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쓴 콜린 캠벨(Colin Campbell)'의 '당신이 병드는 이유(Whole, 2014)'를 북 크로싱합니다.
사실 비건이라면 둘 중의 한 권은 읽어봤을 책이고 이름이라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책과 저자이기 때문에 새롭게 소개하는 게 불필요하지만 혹시라도 채식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북 크로싱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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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콜린 캠벨(Colin Campbell)은 미국 코넬대학교 영양생화학 명예교수로 미국 암연구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미국 보건의료 정책 자문 역할을 담당했던 영양학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비건들에게는 익숙한 'The China Study'로 식습관과 질병 사이의 관계를 다룬 역사상 가장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영양학 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05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집필하기도 했죠.
콜린 캠벨의 대표 저작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인데 정작 저는 그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제가 잘 알고 있는 내용 일색일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먹을 것인가' 이후 거의 10년 만에 나온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저자가 서문에서 강조해서 언급하고 있듯이 '자연식물식(Whole Food, Plant-based Diet)'의 효능과 필요성이 거의 완전히 입증되었는데도 왜 사람들이 여전히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거나 효과 없는 치료법에 수많은 돈과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가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알고 싶어서였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이는 서양 과학과 의학의 주요 패러다임인 '환원론', 그리고 건강관련산업과 언론의 추악한 콜라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피해는 온전히 대중들이 받고 있고요.
원래 콜린 캠벨 박사는 필리핀의 어린이 영양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품 중 싸게 공급할 수 있는 단백질원으로 땅콩을 선택하고 땅콩에 포함된 발암물질로 알려진 아플라톡신의 발암과정을 연구하던 중 그 당시 완전식품으로 알려져 있던 우유 단백질 카제인을 많이 섭취하는 부유한 가정의 어린이들에게서 간암 발병률이 오히려 높다는 믿을 수 없는 결과를 접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동물성 단백질이 MFO라는 화학물질 대사 효소를 활성화시켜 암 발생률이 증가된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이 연구가 그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그 때까지 알고 있던 상식(동물성 단백질이 필수 영양소이며 인간에게 이롭다)과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되는 걸 보고 '자연식물식'만이 인간의 건강에 이롭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 과정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좀 더 상세히 소개되어 있고 이 책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왜 사람들이 여전히 동물식을 먹음으로써 병에 걸려 죽고 있는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합니다.
채식을 시작하면서 꽤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은 확실히 발군입니다. 특히 윤리적, 환경보호, 도덕적 기준보다 과학적, 의학적인 접근에 초점을 맞춰 내용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채식을 하는 좀 더 확실한 근거를 확보할 수 있어서 반가웠던 책입니다.
동물식을 포기할 수 없는 분들에게는 권할 생각 없지만 채식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닫기 * 나는 궁극적으로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첫째, 영양은 인간의 건강에 있어서 핵심 열쇠다. 둘째,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절한 영양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실제로는 부적절한 것들이다. 당신이 평생 암, 심장질환, 당뇨병 없이 살 수 있을지 없을지는 당신 손과 나이프, 포크에 달려 있다.
* 우리는 건강관리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이름이 잘못되었다. 실제로는 질병관리시스템이다.
* 나는 지난 수십 년간 자연식물식 식단의 효과를 연구했다. 왜 이 식단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식사일까? 생화학 지식에 근거해 보면 바로 항산화 효과 때문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는 동안 자유라디칼이 생성되는데, 이에 대한 방어기제로 매우 다양한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들이 자유라디칼에 결합하거나 중화함으로써 산화로 인한 손상을 방지한다. 이것이 바로 잘 알려져 있는 항산화 물질이다. 인간과 포유동물이 식물을 먹는다는 것은 식물의 항산화 물질까지 먹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아웃라이어에 대한 과학적 태도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단순히 우연, 실수, 거짓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라”. 다시 말해 결과를 재연해 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재연할 수 있을 만큼 자세히 실험 과정을 기술하고 그들도 같은 아웃라이어를 얻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아웃라이어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계속 관찰된다면 그 값은 우리의 지식체계로 들어오고, 현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 과도한 단백질, 즉 동물성 단백질의 과다 섭취가 암 발생 및 성장을 촉진한다. 쥐에게 전체 칼로리의 20%가 되게 먹였을 때 거의 예외없이 암을 유발한 가장 중요한 발암물질은 바로 카제인(우유 단백질)이었다. 밀과 콩에서 나온 식물성 단백질은 아무리 섭취량이 많아도 암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동물성 단백질은 발암물질보다 훨씬 더 암 발생을 촉진했다.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을 많이 먹으면 암의 성장이 유발된다는 믿을 수 없는 결과들이 계속해서 관찰됐다. 카제인이 지금까지 밝혀진 어떤 것보다도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이단적이어서 오늘날까지 아무도 이 명백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
* 우리가 입에 넣는 음식이 우리의 영양을 전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이 그 음식들과 함께 조절하는 것이다.
* 식사 때 섭취한 영양소의 양과 우리 몸에서 실제 사용되는(작용하는 주요 위치까지 도달하는) 양, 즉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은 직접적인 관련성이 거의 없다. 이것은 정확히 얼마만큼의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는지 절대 알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섭취한 영양소가 얼마만큼 이용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우리는 초식동물의 특징 대부분을 공유하고, 육식동물의 특징은 거의 갖고 있지 않다.
* 유전자는 무엇이 일어날지 말해주지만, 어떤 경우에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 교훈은 얼마나 많은 암이 식이에 의해 예방되느냐가 아니라 식이가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다.
* 내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소가 유전자 발현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고 절대다수의 경우에 좋은 영양 섭취는 복잡하고 비싼 유전자 치료를 포함한 다른 어떤 것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 40∼50년 전부터 시행된 인구집단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주한 사람들이 유전적으로 변화가 없음에도 이주한 지역의 암 발생 경향을 따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는 모든 암의 80∼90%, 아마도 97∼98%는 유전자가 아니라 음식 및 생활습관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 적절한 영양이 유전자 손상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양은 이미 손상된 유전자에 인체가 어떻게 반응할지 영향을 미쳐, 특별한 치료나 약물 없이도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혹은 완전히 없애버린다.
*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화학물질에 의존해 우리 몸의 복잡한 화학작용 중 극히 일부에 개입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동반한다.
* 많은 연구 결과를 모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규칙적인 비타민제 섭취가 건강을 지킨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 오메가-3 지방산을 많이 먹을수록 당뇨병이 발생한다.
* 음식의 베타카로틴은 낮은 폐암 발생 위험과 관련 있지만, 영양제의 베타카로틴은 폐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 있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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