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자신이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혹은 좋아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연히 저도 그랬는데요. 2002년에 뉴질랜드에 가기 전까지는 비행기라고는 타 본 적도 없었고, 왜 비싼 돈, 귀한 시간을 들여 사서 고생하는지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꽉 막힌 타입이어서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여행에 환장하게 된 제 자신이 저도 굉장히 놀라웠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을 돌이켜 보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조금씩 바뀌어 온 것 같습니다.
2000년 대 중반에는 다분히 뭔가 새로운 걸 경험한다는 기쁨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풍경을 눈에 담고, 신기한 먹을거리를 맛보는 즐거움 때문에 여행을 다녔죠. 거기에 나는 돈 아껴서 여행 다니는 남자라는 자뻑도 솔직히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게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기를 얻기 위해 초기에는 외부적인 요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비유하자면 조깅을 열심히 하기 위해 새로운 스포츠 웨어나 조깅화를 구입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그래서 해외 여행을 다니던 초반에는 그런 즐거움을 찾아 다녔습니다. 일정표도 빡빡하게 짜넣고, 가능하면 많은 것을 효율적으로 경험하려고 애를 썼죠. 그 때문에 여행을 다녀와서 몸져 눕기도 하고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겪은 적도 있습니다. 이 때 다닌 곳이 홍콩, 터키, 일본, 그리스 등이었습니다.
2000년 대 후반이 되자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졌습니다. 여행의 매너리즘이라기보다는 삶의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어 일도 재미가 없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고 뭔가 삶의 동력을 잃어버린 듯 했습니다. 우울 장애에 걸린 것처럼 만사 다 귀찮고 세상사가 허무하고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삶의 색조가 옅어지면서 사는 게 뭔지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 당시 떠났던 여행들은 제 나름의 힐링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통해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저를 치유하고 삶의 동력을 다시 얻었거든요. 이 때는 삶을 낯설게 하는 것이 제 여행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익숙해진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지도 네팔, 쿠바처럼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을 골라서 다녔습니다.
그러다 요새는 또 다시 여행을 가는 목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도 좋고, 삶을 낯설게 해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도 여전히 좋지만,
요새는 저 자신과 대화를 하는 목적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네팔을 다녀온 이후 저 자신과 대화를 하려고 산티아고 길을 혼자서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고 네팔의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혼자서 다녀올까 하는 꿈도 꿨지만 꼭 혼자가 아니더라도 여행 중에 얼마든지 제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더군요. 함께 여행하는 지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이나 기차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시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여행 일지를 정리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말을 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노르웨이 여행 때는 피요르드 크루즈 투어를 하면서 제 자신과 대화를 많이 했죠.
제가 살아온 삶과, 얼마나 남아 있을 지 모르겠지만 남은 삶에 대하여, 제 일과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 아직도 여전히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좋아서, 그 다음에는 삶을 낯설게 만들어 생동감을 불어넣으려고, 이제는 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소중해서 여행을 떠납니다.
여러분이 여행을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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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은 여행자의 수만큼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여행의 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몇 가지로 한정짓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행을 하려는 이유와 목적에 따라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날 건지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저는 제가 가는 여행을 크게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의 둘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뭐 '이번에는 비우는 여행을 가자', '다음에는 채우는 여행을 가야지'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건 아니고 다음 여행지를 정할 때 저도 모르게 이 틀에 따라 어느 정도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여행 초반에는 다분히 채우는 여행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계획을 세워 떠났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그랬고, 홍콩 여행도 그랬고, 터키 여행으로 정점을 찍었더랬습니다. ㅠ.ㅠ
그 때는 신기한 걸 최대한 많이 보고, 가능하면 새로운 걸 먹어 보고, 많은 걸 경험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못하면 왠지 비싼 돈내고 여행오는 건데 손해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일정이 엄청나게 빡빡하고, 시간 낭비가 하나도 없게끔 완벽하게 짜려고 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많이 경험하고 '채운' 것도 많았지만 그 여행에는 '쉼'이 빠져 있었기에 몸은 당연히 피곤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앓아눕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비우는 여행'도 간간히 떠나게 되었습니다. 머릿속과 마음속을 여행을 통해 비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다 보니 마음의 평안이 중요해지더군요. 일본 유후인으로 떠난 료칸 여행부터는 여유롭게 마음이 거닐 수 있도록 느슨하게 일정을 짜게 되더군요. 어머니를 모시고 간 그리스 여행도 그랬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겨울철에 다녀온 방콕 여행도 그랬습니다.
물론 여전히 스페인이나 쿠바처럼 쉽게 갈 수 없는 여행지에서는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이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고, 교통편이 딱딱 들어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경유하는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숙박하는 곳의 위치가 애매해서 체크인 하고 시간이 남게 되면 그 때를 제 마음을 비우는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떠나기 전부터 둘 중 하나로 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현지에서도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 둘 다를 해 보려고 생각하고 다닙니다. 그러면 확실히 달라지더군요.
올해 여행지는 노르웨이입니다. 시작은 비우는 여행이었는데 일정을 짜다 보니 채우는 여행으로 치우치는 것 같기에 과감히 몇 개의 일정을 뺐습니다. 노르웨이는 자연을 보러 가는 곳이니까요. 여름철에는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 하던데 스발바르에서 북극곰을 볼 수 있으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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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TV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요새 각광받고 있는 대만처럼 가까운 곳이 아니라서(비행기로 6시간 이상 비행) 그런건지, 아니면 태국이나 베트남과 달리 너무(?) 개발된 동남아 국가라는 부담감때문에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싱가포르는 여행자들이 그렇게까지 선호하는 곳은 아닙니다.
저만 해도 '물가 비싸고 훨씬 더운 홍콩?'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훨씬 더운 건 맞습니다만. ㅠ.ㅠ
미국처럼 Melting Pot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싱가포르는
서울의 약 110% 정도 되는 면적에 530만 명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데도 도심에 통행 억제 구역을 지정해 혼잡 통행료를 부과해서 그런지 차량 혼잡이 별로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교통 체증 때문에 짜증나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내 한복판인데도 차량 흐름이 막히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죠.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 기준으로 5만 2천 불에 달해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높은 세계 9위를 차지한 작은 부국입니다. 살기 좋고 녹지가 있는 효율적인 정원 도시를 만들기 위해 1960년 대부터 정부 주도 하에 치밀하게 도시 계획을 세워 50년 뒤를 내다보고 개발했기 때문에 공중에서 굽어보면 미래의 도시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구조미가 아름답죠.
싱가포르라는 이름의 유래는 14세기 초 싱가포르 해협 건너편의 수마트라 섬에 위치한 스리비쟈얀 왕국의 왕자가 항해 도중 싱가포르 쪽에서 어떤 동물을 보았는데 그걸 사자로 착각한 나머지
'사자의 도시'라는 뜻의 싱가푸라(Singa Pura)라고 명명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그 당시 이 지역에는 사자가 살지 않았다는 것이 깨알같은 반전이죠. 어쨌거나 그래서 그런지 인어와 사자가 합성된 멀라이언이 싱가포르의 공식 마스코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에
쿠바 소개를 할 때도 말씀드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싱가포르도 여성 혼자서 여행하는 걸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치안이 안전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워낙 엄격한 법치주의를 자랑해서 그렇기도 하고 치안 인프라가 워낙 잘 되어 있습니다.
대대적인 관광 진흥책을 통해 세계 유일(F1 나이트 경주 등), 세계 최초, 세계 최대(Singapore Flyer 등) 등의 볼거리를 계속 발굴하고 만들어냄으로써 이제는 잠시 스쳐가는 도시가 아니라 식도락, 쇼핑, 자연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 국가로 변모하고 있죠.
다만 야외에 10초만 서 있어도 땀이 주루룩 흘러 내리는 더위 때문에 이 모든 잇점이 무색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호오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4박 5일의 싱가포르 여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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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야 수도물도 '아리수'라는 상표로 팔아먹을 정도로 정수 시설이 잘 되어 있으니(응?) 더러운 물을 마시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일이 별로 없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믿고 마시기에는 정수 능력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나라들이 꽤 많죠.
특히 여행 중 물을 잘못 먹으면 대부분 여행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오늘 소개하는 제품을 큰 마음 먹고 샀습니다. 무려 2009년에 샀으니 엄청 뒷북 포스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미 오랜 사용으로 굉장히 낡았죠.
그래도 이걸 들고 네팔, 쿠바, 케냐, 라오스를 다녀왔습니다. 특히 네팔에서는 아주 유용했지요.
그럼 어떤 물건인지 보시겠습니다. 이름 그대로 여행할 때 사용하는 휴대용 정수기입니다.
파우치입니다. 보기에는 구려도 나름 내용물을 보호할 수 있도록 푹신한 스펀지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뒤쪽에는 가방 등에 장착할 수 있도록 벨크로가 부착되어 있고요. 아무래도 덜렁거리기 때문에 가방 안쪽으로 장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SteriPEN Journey LCD는 보시는 것처럼 생겼습니다. 색깔이 원색이라 좀 유치합니다만 야외에서는 눈에 확 띄기 때문에 잃어버릴 염려가 없습니다.
크기는 20cm가 채 안 되고 무게는 배터리를 빼면 100g이 안 될 정도로 가볍습니다.
사용할 때는 플라스틱으로 된 뚜껑을 벗깁니다.
LCD창 위에 보이는 회색 버튼을 한 번 누르면 90초 동안 작동하는데 1L를 정수할 때 사용합니다. 두 번 누르면 45초 동안 자외선 램프가 작동하고 500ml 용량을 정수할 때 사용합니다. 이 상태에서 물병에 그대로 꽂으면 끝~ 설정한 시간 동안 기다리면 됩니다.
LCD 창이 있어서 정수 상태와 정수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하죠.
보시는 것처럼 생수병이나 물병에 꽂으면 됩니다. 자외선 램프 옆의 감지기가 수분을 감지해 자동으로 켜집니다.
물의 양이 적어 감지기가 감지할 수 없을 것 같으면 물병을 뒤집어 정수기를 아래로 두면 됩니다. 설정한 시간이 지나면 LCD 화면의 불이 꺼지는데 이 때 정수기를 분리하고 물을 마시면 됩니다.
본체 옆은 고무 그립이라서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자외선 램프와 연결된 부분도 고무 그립이라서 물병에 끼웠을 때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마데입니다만 어쩔 수 없죠. 동전 등을 사용해 나사를 돌려 열면 배터리를 갈아끼울 수 있습니다.
SteriPEN Journey에 사용하는 CR123A Lithium 배터리입니다. 2개를 사용하고요. 아무데서나 살 수 없는 CR123A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이 휴대용 정수기의 최대 약점 같습니다.
* 장점- 휴대에 적절한 크기와 무게
- 사용하기 편리
- 박테리아, 바이러스 99.9% 박멸(안심)
* 단점- 엄청난 가격(2009년 구입가 136,000원)
- 아무데서나 구할 수 없는 특수한 배터리(CR123A)를 동력원으로 사용함(최대 단점)
-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원 연결부의 마감이 좀 허술함
자외선을 이용하여 물 속의 박테리아, 바이러스를 99.9% 파괴하므로 언제 어디서나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약품처리된 정수 알약은 아무래도 찝찝하고 필터 정수기는 사용하기 불편해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제품입니다.
저는 보통 집에서는 활성탄 필터를 사용하는 정수기로 수도물을 1차 정수한 뒤, 이 정수기로 2차 살균해서 마시거나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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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면 마지막으로 도전하게 되는 곳이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라고 합니다(저는 인도가 끝판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만;;;;).
여행지를 선택할 때마다 가능하면 어느 한 대륙에 편중되지 않게 골고루(?) 방문하려고 신경을 쓰는 편인데 그동안 방문했던 나라들을 보니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확실히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빠져 있더군요.
뭐, 워낙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만 왕복 32시간을 감수했던 쿠바도 있었으니 단지 이동 시간 문제에만 국한된 건 아닌 것 같고요.
어쨌거나 최근에 대한항공에서 케냐 직항로를 개설했기에 이 참에 아프리카에도 첫 발을 떼고 싶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아프리카에도 굉장히 많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내전이 진행 중인 나라도 있고 대부분이 기아, 빈곤과 힘겹게 싸우고 있고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방문할 수 있는 나라의 수는 손을 꼽을 정도입니다만 그 중 하나가 케냐입니다. 비교적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밤에도 아무데나 돌아다닐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수도인 나이로비에서도 해가 지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도 적도 부근에 위치한 국가로 동아프리카 지역에 속해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인도양과 접하고 있어서 완전한 내륙국은 아닙니다.
케냐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도 다양해서 북쪽으로는 수단과 에피오피아, 소말리아, 서쪽으로는 우간다, 남쪽으로는 탄자니아가 있지요.
탄자니아에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있다면 케냐에는 마사이 마라가 있다고 할 정도로 이 두 나라는 아프리카 관광의 두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케냐에 가는 여행자의 대부분이 야생동물을 보러 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정보를 모으다 보니 아직까지는 탄자니아의 여행 인프라가 케냐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일단 첫 여행지로 케냐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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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12년 여행지로 라오스를 선택했다고 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으...응, 그렇구나. 잘 다녀와. 몸 조심하고" <- 대부분의 사람들;;;;
"엥? 그런 나라를 왜 가? 더럽고 위험하지 않아?" <- 여행 경험이 별로 없거나 있더라도 개발된 나라 위주인 사람
"와, 부럽다. 나도 가 보고 싶은 나라인데" <- 여행을 좋아하고 라오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극소수)
사실 라오스는
2008년 타임지가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여행지 1위로 선정한 국가이기도 하고 동남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망가지지 않은 보석같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게는 부탄, 몽골 등 몇 개 안 되는 나라와 함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지요.
그러다 진 에어에서 라오스 직항 노선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마음이 급해져서 올해 다녀오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녀오고 나니 빨리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나 한국인들이 몰려가면서 급격하게 망가지고 있더군요(사실은 중국인들때문에 망가지는 부분이 더 많지만...). 제가 현지에서 우연히 만난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에게 그래도 20년은 버티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라오스 한인 사회에서는 대략 5년을 생각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라오스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은 빨리 다녀오셔야 할 듯 합니다. 2010년 쿠바 여행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자본의 물결에 휩쓸리면 망가지는 걸 피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은 태국을 따라가고, 캄보디아는 베트남을 따라가고, 라오스는 캄보디아를 따라가는 것 같더군요.
라오스 여행 준비를 하면서 과거 프랑스인들이 했다는 다음과 같은 말을 Lonely Planet에서 접했습니다. 라오스가 어떤 나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 같아서 소개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쌀을 경작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쌀이 자라는 걸 본다. 그리고 라오스 사람들은 쌀이 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밀린 여행기들이 많습니다만 라오스 여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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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밖으로 나와서 두리번거리니 공항 직원이 택시를 탈거냐고 물어옵니다. 목적지를 물어보길래 미리 예약한 호텔 이름을 알려주니 taxi를 불러서 택시 기사에게 알려줍니다. 타이의 첵랍콕 공항과 비슷한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타이처럼 체계적이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예약한 호텔이 구 아바나 시가지에 있는데 택시비로 25페소를 냈으니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택시비는 대강 그 정도에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노란 택시였는데 깨끗합니다. 쿠바의 택시가 모두 이 정도 수준인 것으로 알고 안심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택시가 쿠바에서 탄 것 중 상태가 가장 나은 택시였습니다;;;;
아바나 시내의 도로는 차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조용한 편이고 속도를 내는데도 어려움은 없지만 순도가 높지 않은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지 매연 냄새가 장난이 아닙니다. 네팔의 카트만두를 연상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나름 산유국인데 얼마나 비싸게 수출하길래 국내에서 사용하는 휘발유가 이렇게 엉망인지 모르겠습니다.
공항에서 40분 정도를 달려 미리 예약한 Raquel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25페소에 팁으로 2페소를 얹어 27페소를 지불하고 내렸는데 Raquel 호텔이 차량 접근 금지 구역(일종의 보행자 전용 구역) 내에 있어 택시 기사가 손짓으로 알려준 길대로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호텔 reception의 직원이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제가 예약을 부탁한 agency가 실수를 해서 저희가 묵을 방이 없다고 하더군요(드디어 악몽의 시작~). 대신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근처에 있는 동급의 호텔로 방을 구해주겠다고 합니다(하지만 이미 기분은 상할 대로 상한 상태. 왜냐하면 Raquel 호텔이 호텔평가사이트의 리뷰를 보고 신중히 고른 호텔이었거든요).
어쨌거나 방이 없다는데 계속 서 있을수도 없어서 호텔 직원의 안내로 한 블럭 정도 떨어진 Conde de Villanueva 호텔로 옮겼습니다(결국 인터넷 예약 대행을 한 Hoteltravel.com의 실수로 판명이 나 나중에 하루 숙박비를 환불 받았습니다). 내일 오전에 agent가 와서 사정을 설명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사실 믿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넷 연결이 형편없어 예약 대행 사이트가 스페인이나 프랑스에 있는데 어떻게 agent가 호텔로 찾아와서 직접 설명한다는 말입니까. 될 법도 아닌 이야기죠.
Conde de Villanueva 호텔은 Raquel 호텔과 마찬가지로 3성급 호텔이지만 분위기부터 전혀 다릅니다. 부유층의 빌라로 사용하던 것을 개조해 호텔로 만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운치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편의 시설이 아주 부족합니다.
보시는 것은 비날레스로 떠나기 전까지 이틀을 묵었던 객실인데 천장은 높아서 답답하지 않지만 가구도 낡았고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사실 물자가 부족한 쿠바에서 깔끔한 뭔가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만;;;;;;
욕실과 화장실이 객실과 천장이 이어져 있는 특이한 구조입니다. 아니할 말로 X싸는 소리가 침대에서 들린다는... ㅡㅡ;;;;
어쨌거나 치밀어 오른 화도 삭일 겸 시차 적응도 할 겸 조금만 자고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창 밖에서 흥겨운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자장가 삼아 2시간 30분 정도 자고 7시 30분이 되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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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워낙 추운데다 시차 때문에 잠이 안 올 줄 알았는데 2번 정도 살짝 잠이 깼던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잘 잤습니다. 어느 정도 시차 적응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CANADA AIR도 웹 체크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발권을 하고 프린터로 출력을 해 두었지만 그래도 11시 10분 출발하는 항공편에 10시 10분까지는 보딩을 해야 해서 8시 30분 쯤에 집을 나서야 했습니다.
다행히 아침부터 서두른 덕에 9시 40분 쯤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출력을 한 e-ticket을 들고 웹 체크인 전용 카운터로 가니 양면 인쇄된 것은 사용할 수 없다고(종이가 아까워서 인쇄 오류가 난 종이 뒤에 다시 인쇄를 했거든요) 항공권 한 장은 새 탑승권으로 발권해 주었습니다. 한국은 뭘 출력을 해 가든 무조건 새 탑승권을 발권해 주는데 한 면만 인쇄된 e-ticket은 절약 정신을 발휘해서 그대로 사용하더군요. 웹 체크인의 취지에 맞는 정책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어차피 새로 항공권을 발권할거면 뭐하러 e-ticket을 출력해오라는건지 모르겠어요.
토론토 국제 공항의 보안 검색은 꽤 철저한 편입니다. 투시기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무조건 가방을 까서 보안 요원이 샅샅히 뒤집니다. 다행히 저희는 무사 통과했습니다. 사실 검색당하는 게 싫어서 여행을 가면 항상 금속이 전혀 달리지 않은 아웃도어(벨트까지 100%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의류를 입거든요.
11시 10분 출발 비행기인데 10시 30분 쯤 탑승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Tim Hortons가 있더군요.
사진은 Barrie에 있는 Tim Hortons입니다. Tim Hortons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저가 커피 체인인데 Tim Hortons 때문에 캐나다에서는 그 흔한 스타벅스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토론토 같은 큰 도시에서도 눈 크게 뜨고 찾아봐야 하는 수준입니다. 가격이 워낙 싸기 때문에 다른 커피 체인은 경쟁이 안 됩니다. 제 기억으로 카페 라떼 라지 사이즈가 2,000 원도 안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경쟁이 될 턱이 없지요.
시간이 조금 남아서 한국에 있는 친지들을 위한 간단한 선물을 구입하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중앙 통로 1개에 양쪽으로 좌석이 2줄로 있는 작은 비행기입니다. 그래도 나름 좌석 앞에 개인 전용 모니터도 있더군요. 성능은 괜찮은 비행기 같았습니다. 스튜어디스는 한 명 뿐 오히려 두 명의 스튜어드가 더 능수능란하게 승객들을 응대하더군요.
11시 10분에 비행기가 이륙해야 하는데 무슨 사정이 생겼는지 활주로에서 상당히 지연했습니다. 토론토에서 쿠바 아바나를 오가는 캐나다 에어는 기내 음료는 무료지만 이어폰(3 CAD), 베개, 담요 등은 각각 빌리는 비용마저도 charge되더군요. 개인의 취향과 선택을 중요시하는 서구인들에게는 상당히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무료 기내용품에 익숙해 있던 저는 좀 불편했습니다.
좌석을 뒤로 젖히는 버튼이 없길래 승무원에게 물어봤더니 원래 비상구 앞 좌석은 비상탈출을 방해하지 않도록 좌석이 젖히지 않게끔 항공법 상으로 규제한답니다.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이네요.
이륙한 지 1시간 정도가 지나면 승무원이 보시는 것과 같은 Tourist Card를
무.료.로 나눠줍니다. 별도의 입국 신고서는 없습니다. 쿠바에 입국할 때에는 Tourist Card가 입국 신고서를 대신합니다. 대신 입국할 때 반쪽을 떼어내고 나머지를 출국할 때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분실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이름, 성의 순서로 기입하게 되어 있는 일반적인 서류에 비해 Tourist Card에는 성, 이름 순으로 기입하게 되어 있어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쿠바 현지 시각으로 오후 2시 50분 쯤에 호세 마르띠 국제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공항은 네팔과 비슷한 분위기(네팔 여행기를 아직 못 올려서 어떤 분위기인지 비교가 안 되겠네요;;;;)입니다. 공항 화장실에는 (당연히) 휴지가 없고 세면대의 수압도 약합니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지 전반적으로 건물 안도 어두운 편입니다.
결정적으로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3G망이 꺼지고 GPS마저도 안 잡힙니다. ㅡㅡ;;;;
입국 심사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여권과 Tourist Card를 제출하면 웹캠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끝입니다. 여행기를 읽어보면 random하게 여행자 보험을 들었는지 물어보고 안 들었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의무적으로 들게 한다는데 그런 거 전혀 없었습니다.
대신 검역 코너에서는 '어디에서 왔냐', '왜 왔냐', '얼마나 머무르냐' 등등의 질문을 꼼꼼하게 하더군요. 영어를 잘 못하는 제가 보기에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습니다.
세관 코너에서는 짐이 지나치게 많은(우리나라로 치면 중국을 왕래하는 보따리상과 같은) 사람들만 검사하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무사통과입니다. 저희는 당연히 무사통과했지요.
1층으로 나오면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공항이 아니라 시장 바닥 같습니다. 혹시나 해서 정보라도 얻을까 중앙안내소를 기웃거려봤지만 담당 직원이 아바나 지도(4 CUC)를 팔려고 하더군요. 물론 안 샀습니다. 저에게는 완소 Lonely Planet이 있으니까요. ^^
1층 환전소에 사람이 많아서 2층에 있는 환전소에 갈까 잠시 고민했는데 어차피 모르는 곳을 찾느라고 시간 낭비하지 말자고 마음 편하게 먹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쿠바에서는 줄을 서는 곳이면 언제나 교통 정리를 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상당히 원칙주의자라서 일행이라고 해도 함께 줄 서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철저히 한 명씩만 줄을 서야 합니다.
쿠바에는 관광객을 위한 화폐와 현지인을 위한 화폐가 따로 있고 이걸 악용해서 환전소에서 환전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기 때문에 환전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봤는데 공항 환전소에서까지(결국 나중에 한번 당하기는 합니다. ㅠ.ㅠ) 환율을 갖고 장난을 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지폐도 한 장 한 장 제 눈 앞에서 세어 총액을 맞추더군요. 어쨌거나 아이폰의 환율을 계산하는 어플로 즉석에서 계산을 해 보니 대략 맞더군요(이 어플도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현재 시점에서 최신 환율을 계산하는데 쿠바에서는 완전 먹통이어서 한국에서 최종 확인한 환율로 계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그 당시 환전했던 500 CAD의 경우라면 500에 compre(이거 중요!!) 1.1431을 곱한 금액을 받아야 맞습니다. 공항 환전소에서 주는 지폐를 보니 가장 큰 단위가 20 CUC짜리더군요.
환전도 했고 하니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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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서 인터넷 발권이 되는 'Web Check-In'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4시간 전(출발 4시간 전까지)에 인터넷을 통해 미리 발권을 할 수 있고 좌석 선택도 가능합니다. 스카이 패스 번호를 알고 있으면 마일리지도 자동으로 적립이 되고요. 다만 탑승권을 출력해서 가져가도 곧바로 탑승하지는 못하고 웹 체크인 카운터에서 다시 항공권으로 교환해 줍니다. 나중에 쿠바에 들어갈 때 이용했던 에어 캐나다도 웹 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해 미리 발권했는데 출력한 종이로도 곧바로 탑승이 가능했던 것과 대조적이더군요. 다시 탑승권을 출력할거면 웹 체크인 서비스를 왜 하는 건지 내 참...
어쨌거나 바코드가 나오는 탑승권을 출력해도 짐을 부쳐야 했기에 웹 체크인 전용 카운터로 가기는 가야 했습니다.
웹 체크인을 미리 한 것만 믿고 공항버스 리무진을 늦게 탔는데 공교롭게 출발 당일에 공항 근처에 짙은 안개가 끼었지요.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기 때문에 길이 막히는지도 몰랐습니다.
공항에 도착해 깨고 나서 보니 저녁 8시 50분에 이륙하는 비행기인데 이미 8시 30분이더군요. -_-;;;; 웹 체크인 카운터로 부랴부랴 달려가니 대한항공 직원이 늦었다고 대뜸 짜증을 냅니다. 뭐 그래봤자 이미 발권을 해서 좌석 번호까지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항공사측에서는 탑승을 거절할 명분이 없더군요. 저희가 비행기가 출발한 뒤에 도착한 것도 아니고요.
캐나다의 지인에게 줄 짐을 부쳤는데 공교롭게도 33kg이 나왔네요. 기본 25kg에 제가 모닝캄 회원이라 5kg을 추가로 더 실을 수 있지만 그래도 3kg이 오버되었죠. 원래는 추가 요금을 내야 맞지만 탑승을 해야 하니 그냥 처리해 주겠답니다. 고맙기는 한데 직원이 하도 신경질을 내기에 이미 기분은 상한 상태였지요. 충분히 미안한데 계속 신경질을 내니 슬슬 화가 나더군요.
저희에게는 빨리 탑승하라고 신경질을 내더니만 정작 깜박 잊고 여권을 돌려주지 않아서 하마터면 X개 훈련을 할 뻔 했습니다. 다행히 뒤돌아서자마자 제가 여권을 받지 않은 것을 기억해내고 이야기해서 돌려받았습니다만.
정신없이 보안 심사와 출국 수속을 마치고 면세 구역으로 나왔는데 아뿔싸~ 인터넷 면세품을 수령해야 하는 문제가 남았더군요. 면세품 인도장은 28번 게이트 근처, 저희가 타야 하는 비행기는 8번 게이트라서 거의 끝과 끝이더군요.
이미 수하물을 받아줬기에 떼놓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저희 때문에 이륙이 늦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헐레벌떡 뛰어갔더니 8시 45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안개 때문에 탑승이 지연되고 있답니다. 털썩~ OTL
뛰어와서 덥고 목도 마른 김에 탑승구 바로 앞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아이스 커피와 웰치스 포도, 뉴욕 치즈 케잌(11,500원)까지 한 조각 먹었습니다. 화장실도 여유있게 다녀오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저는 Skyteam Elite Plus라서 prestige gate로 먼저 탑승할 수 있지만 지인은 그렇지 못하기에 함께 기다렸습니다. 조금 먼저 들어 간다고 혼자서 뭐 하겠어요? ^^;;;;
30분 정도 지나 탑승이 시작되었습니다.
비행기가 신형인지 뭔가 모르게 좋아 보였습니다. 스크린 왼쪽 가운데를 보시면 옷걸이를 걸 수 있는 걸이대가 있고 개인 터치 스크린에 오른쪽 하단에는 USB 충전을 할 수 있는 단자까지 있습니다. 보시는 것은 제 아이폰을 기내 USB로 충전하는 모습입니다.
대한항공에서도 기내 용품으로 일회용 실내화를 주는데 아주 유용했습니다. 터키 항공의 양말에 버금가는 서비스입니다. 잘 챙겨서 쿠바에도 가져가서 잘 사용했습니다.
기내식이 2번 나왔는데 한 번은 비빔밥과 Beef, 다른 한번은 오믈렛과 쌀죽이 나왔습니다. 물론 골고루 달라고 해서 모두 맛을 보았는데 기내식이 대부분 그렇지만 맛은 그냥 저냥이었습니다. ㅡㅡ;;;
체코 여행 이후 오랜만에 10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을 하는지라 피곤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계속 자다깨다를 반복했습니다.
1시간 지연 출발해서 현지 시간으로 오후 8시 50분 정도에 토론토 Pearson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캐나다는 원래 겨울에 춥고 눈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데 저희가 도착했던 그 날은 영상 10도의 따뜻한 날씨에 겨울비까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캐나다의 겨울철에 이런 따뜻한 날씨는 정말 보기가 힘들다고 하더군요.
여권 검사를 하기는 하지만 입국 수속은 비교적 간단한 편입니다. 입국 수속 카드와 세관 신고서가 하나로 되어 있어서 좋더군요. 들고 들어가는 짐이 조금만 이상해도 꼼꼼히 물어보는데 저희는 영락없는 관광객 느낌이라서 그런지 아무런 문제 없이 그냥 통과되었습니다.
캐나다의 지인이 사는 곳은 토론토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Barrie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빗방울이 내리는 가운데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도착하니 밤이 깊어서 선물도 풀어보는 둥 마는 둥 늦은 저녁을 먹고 일단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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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안
제가 쿠바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안전하냐면서 염려하시던데 그만큼 쿠바라는 나라가 얼마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인지 알 수 있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쿠바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안전한 나라입니다. Lonely Planet에서 선정한 여성 여행자가 혼자서 여행 다닐 수 있는 나라 리스트 중 최상위권에 오른 나라이죠. 무기가 허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강력 범죄 자체가 없는 나라입니다. 그 어둠컴컴한 골목을 다녀도 전혀 겁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흔히들 그런 말을 많이 합니다. 시내에 나가면 절반이 군인이나 경찰이라고;;; 이번 여행에서도 밤길을 많이 돌아다녔는데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현지인이 말을 걸어 와도 어디에선가 나타난 경찰이 그 현지인을 불러서 용건을 물을 정도입니다. 삐끼들에게도 오래 시달릴 겨를이 없죠. 오히려 이게 더 무서워요;;;
* 모기
쿠바가 중미 카리브해에 있는 나라라서 모기를 걱정하기는 했는데 저희가 여행했던 시기가 12월이라서 그런지(춥거든요~) 모기는 한 마리도 못 봤습니다.
쿠바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인 11~12월에는 모기를 염려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도 모기 퇴치제를 가져가기는 했습니다만 한번도 사용 못했고 아바나 공항에서 120ml라고 휴대 탑승이 안 된다고 해서 버렸습니다. ㅡㅡ;;;
* 물
현지인과 밀착할 수 있는 배낭 여행이 아니라면 물을 사는 것 조차 쉽지 않습니다. 도무지 잡화점이 눈에 띄지 않거든요. 산타클라라에서 한 군데 봤어요. 그래서 저희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미네랄 워터를 큰 것으로 주문해서 들고 나와서는 작은 병으로 옮겨 담아서 들고 다녔습니다.
* 휴대용 물티슈
10개 들이
휴대용 물티슈는 그야말로 완소 아이템입니다. 가능한 한 많이 가져가세요. 휴지마저도 귀한 쿠바에서 아주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손이나 얼굴을 닦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더러운 곳을 닦거나 화장실을 갈 때에도 아주 요긴합니다. 쿠바의 화장실은 90% 이상 확률로 휴지가 비치되어 있지 않고 휴지를 사는 것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티슈는 한번도 못 봤습니다. 이번 쿠바 여행에서 휴대용 물티슈를 가져가지 않았다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 전기
간혹 상급 호텔에서는 110V와 220V를 한 방에서 모두 쓸 수 있지만 대개는 110V만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110V 연결 어댑터(얇은 이가 두 개 나와 있는 숫놈)만 가져가면 충전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DSLR 배터리, 아이폰도 문제 없이 충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속도는 확실히 느리니까 감안하세요.
* 잡화
쿠바 현지에서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살 수 있다고 해도 대개는 수입품이라서 가격이 후덜덜합니다. 예를 들어 바라데로에서 썬칩 과자 한 봉 가격을 봤는데 대표적인 관광지라고 해도 우리 돈으로 6천 원에 육박합니다. 껌 한 통이나 초컬릿 바 한 개라도 국내에서 구입해서 들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 교통편
관광객들이 접근 가능한 교통 수단은 택시 정도가 다 입니다. 그것도 우리나라처럼 깨끗한 택시는 기대하지 마세요. 코코 택시나 트라이 사이클 같은 수단은 더럽기도 하거니와 위험해서 사고 나면 골로 갈 수 있으니 가능하면 택시를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지에 돌아다니는 버스는 스페인어 능통자는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노선을 알아보기도 어렵거니와 이용하는 현지인이 너무 많아 대충 낑겨타려고 하다가는 압사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서 버스 두 량을 연결한 버스에 사람들이 타는 것을 봤는데 우리나라 푸시맨을 수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ㅡㅡ;;;
* 음식
쿠바의 전통 음식이라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맛보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현지인이 즐겨 먹는 음식을 소개드리겠지만 물자 자체가 귀해서 향신료나 양념을 듬뿍 넣어서 음식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과일과 해산물을 맛볼 기회가 많다는 것에 위안삼아야 합니다. 음식값은 확실히 수도인 아바나보다는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쌉니다. 아바나의 관광지에서도 잘 찾으면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둘이서 1만 원 정도로 잘 먹을 수 있습니다. 굳이 local 레스토랑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돼지고기와 참치가 재료로 들어간 음식은 잘 보고 주문하세요. 참치는 거의 꽁치 통조림 수준이고 돼지고기는 어떤 음식으로 만들어도 고기 비린내가 많이 납니다.
오히려 쇠고기와 새우가 훌륭합니다. 어느 곳에서 먹어도 먹을 만한 수준의 음식이 나옵니다.
* 조심해야 할 것
쿠바 뿐 아니라 해외 여행에서 조심해야 할 공통적인 사항이 될텐데 사기 위험도 순으로 정리하면 1) 먼저 말 걸어오는 현지인(50%), 2) 먼저 말 걸어오는 현지인인데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한다(80%), 3)
먼저 영어로 말 걸어오는 현지인인데 한국말까지 할 수 있다(99%)가 되겠습니다. 이번 쿠바 여행을 하면서 당한 일들을 정리하면서 보니 다른 나라에서도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쿠바 사람들이 워낙 스스럼이 없기 때문에 말을 잘 걸어온다고 하니 영어나 한국말을 하는 현지인을 중점적으로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대개는 '노'하면 순순히 물러서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만.
* 히치하이킹?
쿠바에는 히치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한 가이드북이 많던데 가 보니 대개는 히치하이킹이 아닙니다. 쿠바가 대중교통수단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보니 시외로 나가는 교통편이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외곽 도로에 무작정 나가서 목적지가 같으면 합승을 하는 쿠바인들이 많습니다. 대개는 손에 지폐를 흔들고 있어서 합승을 원하는 사람인지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바나 시내에서도 택시 합승은 기본입니다. 물론 외국인이 타고 있는 택시는 합승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염려할 건 없습니다. 택시 기사가 태워주지도 않아요.
* 시내 풍경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길거리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서 있는 사람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다들 어디론가 바쁘게 가고 있거나 길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대개는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쿠바에서는 길에 그냥 서 있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엄청 많습니다. 낮 시간에 보면 어디나 사람들로 득시글합니다. 그런데 그냥 편안한 얼굴로 앉아서 사람 구경하고 길가다 만난 사람과 서서 잡담을 하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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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여행을 준비하면서 참고했던 자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서적
- Lonely Planet Cuba(5th edition, 2009)
: 최소한 수록된 지도만 건져도 구입할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 Lonely Planet 시리즈 중 Cuba편입니다. 나름 1년 밖에 안 된 따끈따끈한 책을 들고 갔지요. 사실 상 쿠바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믿고 참고할 만한 책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이 책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다만 쿠바의 물가가 워낙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 산정에는 참고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고, 수도인 아바나는 매우 상세한 데 비해 한국인들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비날레스나 산타클라라와 같은 도시 정보가 상당히 빈약하기 때문에 다른 외국 가이드 북으로 cross-checking하는 것이 좋습니다.
- 쿠바 CUBA : 큐리어스(2005)
: 대략 50권 정도 되는 큐리어스 시리즈는 누가 쓴 책이냐에 따라 편차가 많이 나는 편인데 워밍업을 위해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다행히 쿠바라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나라를 어느 한 쪽 시각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2005년이라는 발행 연도만큼 여행자를 위한 정보는 오래된 편이라 Lonely Planet과 같은 가이드 북으로 부족한 정보를 보충해야 합니다.
- 쿠바 : 개도 고양이도 춤추는 정열의 나라(2007)
: 개인적으로 체코 여행 때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인
'퍼펙트 프라하(2006)'를 지은 최미선, 신석교 여행 전문가 부부가 쓴 책입니다. 이 부부의 책은 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읽어보면 좋은데 왜냐하면 좋은 것을 좋다고 하는 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솔직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들러봐야 할 포인트를 선정하는데 참고하면 좋은 책입니다. 저도 Lonely Planet을 읽기 전에 먼저 읽었습니다.
* 인터넷
: 사실 검색을 해 봐도 쿠바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는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 Shawn Kim's 쿠바
: 쿠바를 여행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꼭 들르게 되는 사이트입니다. 주인장이 아마도 쿠바에서 사업을 하는 분 같은데 1996년부터 사이트를 운영했으니 쿠바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정보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쉬운 점은 바쁘셔서 그렇겠지만 새로운 정보가 자주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는 정보도 대개는 배낭 여행자를 위한 것이라서 저 같은 여행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그래도 검색을 잘 해 보면 웬만한 정보는 거의 다 찾을 수 있습니다.
- 뭉그니의 쿠바추억일기
: 2005년 12월 30일부터 2006년 2얼 1일까지 꽤 오랜 기간 동안 쿠바를 여행한 뭉그니님의 쿠바 여행기를 올려놓은 사이트입니다. 여행기를 쓰는 스타일이 놀랍게도(응?) 저와 아주 많이 비슷합니다. 매일 쓴 비용을 정산해서 정리하는 것도 비슷하고요. 뭉그니님의 사이트는 여행 일정을 다 짜 놓고 발견했는데 제 일정이랑 상당히 비슷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쿠바 여행자들이 많이 들르지 않는 산티아고 데 쿠바, 바라코아, 올긴 같은 다소 생소한 곳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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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쿠바에 들어가는 방법은 대략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인천 -> 토론토 -> 아바나, 2) 인천 -> 밴쿠버 -> 토론토 -> 아바나, 3) 인천 -> 칸쿤 -> 아바나, 이렇게 세 가지 코스입니다. 뒤로 갈수록 항공료가 싸고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저는 캐나다 토론토에 지인이 사는데다 항상 그렇듯이 돈보다는 시간을 아끼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첫번째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ㅠ.ㅠ
쿠바는 미국의 적성국으로 아직도 경제 봉쇄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직항편이 없습니다(미국의 시다바리인 우리나라가 쿠바에 직항편을 운행할 리가 없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직항편이 생길 것 같지는 않으니 계속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천 -> 토론토 구간은 대한항공을 이용했고 토론토 -> 아바나 구간은 에어 캐나다를 이용했습니다.
에어 캐나다는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 항공사라서 아시아나에 제휴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합니다.
비행 시간은 인천에서 토론토까지 12시간 30분에 토론토에서 아바나까지 3시간 30분 정도 걸리니 대략 16시간 정도됩니다. 왕복 32시간이니 꼬박 하루하고도 1/3일을 비행기에서 보내야 합니다. 이게 가장 빠른 건데 그럼 대체 경유하면서 보낼 거 다 보내면 어느 세월에 쿠바에 간다는 건지 참...
* 항공료(2010년 10월 기준)
1) 인천 <-> 토론토(대한항공) : 1인당 2,279,900원(정말 후덜덜하게 비싸죠. ㅠ.ㅠ)
2) 토론토 <-> 아바나(에어 캐나다) : 1인당 721.16(CAD) = 816,047원
2인 기준으로 항공료만 620만 원이 드니 왜 쿠바가 먼 나라라고 하는지 알겠습니다;;;;;
* 대략 일정(11월 30일 출국 ~ 12월 13일 입국)
- 11월 30일 저녁 캐나다 토론토 도착
- 12월 1일 토론토 근교 둘러보면서 시차 적응
- 12월 2일 오후 쿠바 아바나 입국
- 12월 3일 아바나 익히기
- 12월 4일 오전 비날레스로 이동(비아술 버스)해 초단기 투어를 하고 곧바로 마리아 라 고르다(택시)로 이동
- 12월 5일 마리아 라 고르다에서 휴식
- 12월 6일 아침 삐나 델 리오에서 아바나로 이동(택시)했다가 오후에 다시 산타클라라(비아술 버스)로 이동
- 12월 7일 산타클라라를 둘러보고 저녁에 바라데로로 이동(택시)
- 12월 8일 바라데로에서 휴식
- 12월 9일 오전 아바나로 이동(비아술 버스) 후 투어
- 12월 10일 오후 쿠바 출국 -> 캐나다 재입국
- 12월 11일 나이아가라 폭포 투어 후 밤 비행기로 출국
- 12월 13일 새벽 인천 공항 입국
거의 2주나 되는 일정으로 지금까지의 해외 여행 기간 중 가장 길었지만 캐나다를 들러오는 일정이 포함되는 바람에 정작 쿠바에서 보낸 것은 8박 9일입니다. 그래도 꽤 긴 기간이었죠.
그런데 이 여행 기간 동안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겪어본 황당한 사건들을 모두 합쳐놓은 것만큼의 사건 사고를 경험하게 됩니다. 아주 파란만장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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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라는 나라 이름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체 게바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시가?
멀고도(지리적 거리) 가까운(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가고 싶어 하는) 나라인 쿠바는 중미권 국가로 미국의 바로 코 아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해안에서 아주 가깝습니다(미국 방송이 잡힐 정도라고 하죠). 쿠바와 함께 중미권역에 속한 다른 나라로는 아이티, 자메이카, 바하마 등이 있습니다.
인구는 2009년 기준으로 약 1,100만 명 정도 되고 언론 자유 지수는 세계 169위에 달할 정도로 엄격히 통제된 국가지만 기대 수명은 남녀 공히 76세, 80세에 이를 정도로 장수 국가이며, AIDS 유병률이 0.01%에 불과합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국가를 합한 것보다 많은 7만 명이 넘는 의사를 보유(인구 당 의사 비율은 미국보다도 높습니다)하고 있으며 무상 교육, 무상 의료가 시행되는 나라입니다.
총기가 허용되지 않고 법이 엄하기 때문에
강력 범죄가 없고 어두운 아바나 시내를 여성 여행자 혼자 돌아다녀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치안이 안전한 나라입니다. 실제로 이번 여행 중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미국의 경제 봉쇄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전반적으로 물자가 부족하지만 나름의 현명함(자급자족농업)으로 극복하고 사는 사람들, 하지만 관광 사업을 활성화하면서 자본주의의 풍랑에 휩쓸릴 위기에 놓인 쿠바에 다녀 왔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쿠바 여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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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Curious 시리즈도 2006년 터키 여행을 준비하면서 처음 접했습니다. 터키편이 워낙 풍부한 정보량에 재미까지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었지요.
하지만 말레이지아편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저와 같은 단기 여행자보다는 장기 체류를 할 사람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여행하려는 나라의 역사와 사회, 문학과 예술, 사람들, 문화 등 적지 않은 분량을 담아내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쿠바편은 제가 앞서 읽은 두 책의 중간 정도 위치에 있는 책이었습니다. 쿠바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설명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면서도 쿠바 사람들과 함께 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쿠바라는 나라를 즐겁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쿠바 여행을 준비할 때 전적으로 의지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결정적으로 이미 나온 지 5년이나 지난 책이라 정보가 너무 오래되었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싣는 책이 담고 있는 피할 수 없는 약점인, 지나치게 주관적인 시각에서 쿠바를 이야기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앞 포스팅에서 소개한 Lonely Planet Cuba와 같은 가이드 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그래도 부족하기만 한 쿠바에 대한 자료들 가운데 단비에 해당하는 책이니 한번쯤 보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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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Lonely Planet 시리즈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바(
'터키 여행 준비편',
'그리스 여행 준비편',
'체코 여행',
'네팔 여행') 있습니다. 2006년 이후로 매년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반드시 살펴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시리즈가 서양인의 시각 중심으로 씌여 있어 이 책에 맞춰 여행을 하게 되면 다소 편협한 시각으로 여행하는 나라를 보게 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선입견과 편견에서 완벽히 자유로운 여행 관련 서적이 어디 있겠어요?
아직까지 Lonely Planet 만큼 세부적인 정보가 충실하고 믿을 만한 가이드북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주로 Lonely Planet 최신판으로 여행의 기본 얼개를 구성하고 몇 가지 다른 책이나 블로그의 여행기를 참고해 보강하는 식으로 여행 준비를 해 왔습니다.
Lonely Planet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제가 탄복하고 또 신뢰하는 부분은 무엇보다도 정밀한 지도입니다. 누가 쓴 것이든 지도만큼은 현지에서 구한 지도보다 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아이폰의 나침반 어플과 Lonely Planet만 있으면 어디에 떨어뜨려놓아도 목적지를 찾아서 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까지도 Lonely Planet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쿠바 여행은 더 더욱 이 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쿠바 여행을 준비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보가 너무 없습니다. 제대로 된 가이드 북은 이 책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고 블로그를 아무리 뒤져도 대개는 배낭 여행자의 여행기이기때문에 시간이 부족해서 타이트한 동선을 짜야 하고 숙소와 교통편을 미리 예약하고 가야 하는 저와 같은 직장인들을 위한 정보는 찾아보기 힘이 듭니다.
그래서 쿠바 여행을 준비하면서는 거의 이 책에 의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쿠바 편의
장점은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상세한 지도와 꼼꼼한 체크 포인트입니다. 특히
올드 아바나와 센트로 아바나의 walking tour가 괜찮았습니다. 네팔에서의 walking tour course만큼은 아니었지만요.
단점은 사소한 것으로는 다른 시리즈와 달리
저자가 상당히 과장적인 문구를 많이 썼기 때문에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점과
급변하는 물가가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아 비용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고 좀 더 심각한 것으로는
지나치게 아바나 위주로 소개되어 있어 그나마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비날레스와 산타 클라라만 해도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특히 비날레스는 알고 보면 상당히 볼 곳이 많은 곳인데도 이 책에는 충분히 소개되어 있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이 책의 상세한 지도만 챙겨가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쿠바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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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일정 때문에 미루어두었던 휴가를 떠납니다.
오늘(11월 30일) 밤 비행기로 쿠바 여행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쿠바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캐나다 토론토를 거쳐 들어갑니다. 가는 김에 캐나다에 사는 지인도 보고 올 예정이고요.
11월 30일에 떠나서 12월 13일 새벽 비행기로 돌아올 예정이니 12월 13일 오전에는 연락이 가능합니다.
supervision 일정은 미리 공지했지만 혹시 긴급한 supervision이 필요한 분들은 13일 오전에 연락주세요.
쿠바는 인터넷 인프라가 취약해 아무래도 메일 확인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긴급한 연락은 휴대폰(꼭 시차를 확인하시고요. ㅠ.ㅠ)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수도인 하바나에서 시작해 비날레스, 산타 클라라, 바라데로를 순서대로 돌아보고 올 예정입니다. 주변의 눈치가 심하게 보일 정도로 휴가를 길게 뺐는데 쿠바가 워낙 먼 곳인데다 캐나다에서 3박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실속이 별로 없네요. ㅠ.ㅠ
그래도 카리브해 연안의 국가는 처음이라 기대가 됩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______^
*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오늘 새벽 비행기로 도착해 여독 풀랴, 여행 뒷정리 하랴, 바쁘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가장 스펙터클하고 파란만장한 여행을 했습니다;;;; 여행기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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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가 가기로 한 여행지는 쿠바입니다. 이미 한 5년 전부터 점 찍어 두었던 곳을 드디어 갑니다. V^^V
쿠바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올리니 가고 싶은 여행지인데 부럽다고 mention을 보내준 트친님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만큼 접하기 쉽지 않지만 다들 한번쯤은 가보기를 꿈꾸는 매력적인 나라이죠. 'Lonely Planet Cuba'는 이미 최신판으로 구입을 해 두었지만 아무래도 한글책 한 권은 읽고 가야겠기에 검색을 해 보았더니 정말 제대로 된 가이드북이 거의 없더군요.
문화 기행이나 에세이집은 그래도 좀 있지만 그런 책들은 여행 일정을 짜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책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함께 사는 사람이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 왔습니다. 2007년 판인데도 이미 절판되어 서점에서는 구할 수도 없는 책이더군요. 그래서 후딱 읽었습니다.
이 책은
'퍼펙트 프라하(2006)'를 지은 최미선, 신석교 여행 전문가가 쓴 책입니다. 체코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책이지요. 아내가 글을 쓰고 남편이 사진을 찍는 이 부부의 여행 스타일이 저는 마음에 드는데 이 책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이 부부의 여행 스타일은 직접 몸으로 부닥치면서, 겪었던 체험담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쓰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정보(예를 들어 버스 시간표, 박물관의 입장 시간과 요금, 대략적인 물가 등)를 빼놓지 않고 꼼꼼히 적는 것입니다.
이국적인 곳을 다룬 여행기들은 지나치게 매력적인 것만 강조해서 금칠되어 있기 쉬운데 이 책에서도 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습니다.
퍼펙트 프라하처럼 이미 3년이나 지난 책이기 때문에 현지의 사정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여행기의 틀을 짜는데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덧. 안그라픽스의 여행 관련 서적은 quality의 편차가 너무 커서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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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어렸을 때 읽었던 많은 위인전이, 진실이 왜곡되고, 사실이 윤색되고, 해석이 편향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오랫동안 전기를 손에서 놓았는데 정말 오랜만에 읽은 평전입니다.
1928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의사, 게릴라 전술가, 외교관, 저술가, 혁명가로 살면서 쿠바, 콩고, 볼리비아의 민중을 위해 39년의 폭풍 같은 인생을 살았던 사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하는, 이타주의(altruism)가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준 사람.
그 사람이 체 게바라입니다.
이 평전 역시 특정한 시각으로 쓰이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평가는 읽어보고 내리시기 바랍니다.
* 반드시 읽어야 하는 사람
1. 쿠바는 독재자 카스트로가 이끄는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며 케네디가 당시 쿠바를 침공했어야 한다고 '아직도' 믿고 있는 사람
2. 체 게바라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는 '간지'나기 때문에 자주 입고 다니는 사람
3. 이유야 어쨌든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우리는 무조건 미국에 (빌)붙어서 이득을 취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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